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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 故 박기래 씨 재심 무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당시 이른바 '통일혁명당 재건 사건'에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고 17년간 옥고를 치른 고(故) 박기래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3084). 통혁당 재건 사건은 1968년 8월 당시 박정희 정권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북한 지령을 받은 인사들이 통혁당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다. 박 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1975년 4월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1983년 무기징역, 1990년 징역 20년으로 감형된 박 씨는 1991년 석가탄신일 특사로 가석방됐다. 17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박 씨는 통일운동가로 활동하다 2012년 별세했다. 박 씨의 유족들은 2018년 12월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2020년 5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재심에서 이례적으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심 재판부는 "경찰과 검사가 작성한 박 씨와 공동피고인들의 피의자신문조서, 진술서 등에는 공소사실을 자백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그 내용에 따르면) 불법체포, 구금된 상황에서 수사를 받았고 수사과정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임의성 없는 자백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씨의 1심과 재심 개시 전 원심에서의 법정진술은 공소사실 중 상당수의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일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부연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안사에서 불법구금, 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하며 한 진술은 임의성이 없고, 그러한 심리 상태는 원심과 재심 개시 전 원심 법정에서도 계속됐기 때문에 (법정진술 또한) 임의성 없는 자백으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이 작성한 압수 조서와 압수물은 형식적으로 박 씨가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보안사 수사관들에 의해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실질은 불법수사 과정에서 얻어낸 진술에 기초해 강제로 수집된 증거"라며 "그럼에도 영장 없이 압수가 이뤄져 증거능력이 없고, 그 외의 증거들도 증거능력이 없거나 그 증거들만으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통일혁명당
재심무죄
박기래
이용경 기자
2023-05-18
형사일반
(단독)[판결] 영장 발부 받은 피고인이 먼저 기소됐다면 해당 영장 집행 종료… 유효기간 남은 영장으로 다시 압색할 수 없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압수한 대마 판매자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새로운 구매자로부터 메시지가 와 수사기관이 위장수사를 해 그 구매자를 검거했다면, 적법하게 증거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경찰이 앞서 발부 받은 영장 집행을 계속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해당 영장을 발부받았던 피고인이 그보다 먼저 기소됐다면 기소 당시 해당 영장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5336). 2019년 3월 5일 경찰은 대마 광고와 대마 매매 혐의로, 'B 씨가 소지, 소유,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약류 취급 관련자료' 등에 대해 유효기간이 '2019년 3월 31일'로 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이틀 뒤인 7일 B 씨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 등을 압수했다. B 씨는 같은 달 21일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죄 등으로, 다음달 26일 대마 매매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각 기소됐다. 한편 경찰은 4월 8일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서 대마 구입 희망의사를 밝히는 A 씨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B 씨 행세를 하며 메시지를 주고 받는 위장수사를 해 같은 달 10일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 등을 영장 없이 압수한 다음 12일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한 압수·수색영장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한 허가장으로서 거기에 기재되는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를 의마하는 것 뿐"이라며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해 그 집행을 종료했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해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고, 동일한 장소 또는 목적물에 대해 다시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그 필요성을 소명해 법원으로부터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지, 앞서 발부 받은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있다고 해서 이를 제시하고 다시 압수·수색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가 메시지를 보낸 2019년 4월 8일 경까지 경찰이 해당 영장의 집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B 씨가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2019년 3월 21일 공소제기된 점에 비춰봤을 때 경찰은 늦어도 그 무렵에는 이 사건 영장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경찰은 4월 8일 이후로 이 사건 메시지 등의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해당 영장을 다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경찰에 자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무통장 송금 명의자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수사보고만 제출되었을 뿐 B 씨가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까지 별건 수사에 사용해도 좋다고 동의한 사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접속해 메시지 등을 송·수신할 수 없다"며 "경찰이 위법하게 취득한 메시지 등을 기초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이상, A 씨에 대한 현행범 체포와 그에 따른 피고인 소지품 등의 압수는 위법해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더라도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수집한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도 A 씨의 혐의 가운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마약
영장
유효기간
박수연 기자
2023-04-20
형사일반
[판결] 마사지 업소 관리자 동의 없이 손님 수색해 음주측정 요구해 거부했다면… "위법"
경찰이 마사지 업소 관리자의 동의 없이 손님으로 업소에 들어간 피고인을 수색해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것은 위법한 수색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무면허운전 유죄, 음주측정거부는 무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5985). 음주운전죄로 벌금 6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운전면허가 취소돼 취득결격기간 중에 있던 A 씨는 2021년 5월 새벽 3시반 경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음에도 술을 마신 뒤 차를 운전해 마사지 업소에 도착했다. A 씨는 마사지 요금을 결제한 후 내실로 들어갔다. 음주운전 의심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업소에 도착해 관리자의 동의 없이 A 씨가 있던 내실로 들어가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거부한 A 씨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으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경찰 측은 "업소 주인에게 조금 전 들어온 손님이 있는지 등을 물었고 그렇다고 대답해 '잠시 들어가도 되겠냐'고 물어봤더니 고개를 끄덕였으므로 동의를 받고 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폐쇄회로TV(CCTV)에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전혀 촬영되어 있지 않고 주인의 진술을 보더라도 경찰 측에 출입 내지 수색을 동의하는 취지로 어떠한 언동을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경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심은 "음주측정은 주취운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한 수사절차로서의 의미를 가지는데 도로교통법상의 규정이 음주측정을 위한 강제처분의 근거가 될 수 없어 이러한 음주측정을 위해 운전자를 강제로 연행하려면 수사상의 강제처분에 관한 형사소송법상의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며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측정요구가 이뤄진 경우 음주측정요구를 위한 위법한 체포와 이어진 음주측정요구는 주취운전이라는 범죄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해 연속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개별적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봐 위법한 음주측정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A 씨에게 경찰공무원들의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대해서까지 그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음주측정거부에 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면서 "업소 주인이 경찰들의 수색에 대해 명시적 동의에 준하는 묵시적 동의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음주측정거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A 씨의 무면허운전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명령 80시간, 수강명령 40시간을 명령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음주측정
무면허운전
강제연행
박수연 기자
2023-04-07
형사일반
[결정](단독) 접근금지 잠정조치 만료됐어도 재범 우려 소명되면
스토킹 행위자에게 내려진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검사는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을 소명해 동일한 스토킹 범죄사실을 이유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재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검사가 청구한 잠정조치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2022모2092)에서 항고를 기각했던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22년 7월 스토킹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기간이 같은 해 9월 초 경까지인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내려졌다. 검사는 접근금지 기간이 만료된 후인 같은해 9월 중순 경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이 있다면서 A 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내려달라고 청구했다. 당시 청구서의 범죄사실은 종전 잠정조치 청구 당시 범죄사실과 동일했다. 앞서 원심은 “종전 잠정조치 결정과 동일한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다시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없다”며 검사의 청구를 기각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목적, 규정 체계,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특성 등을 종합하면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제3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의 연장 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되면 효력을 상실하고, 그 이후에는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가 기존에 청구한 스토킹 범죄사실과 동일한 사실을 청구서에 기재하면서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소명하면 제8조 제1항에 의해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제9조 제1항에 의해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의 균형을 위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서만 추가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만료 후 새로운 스토킹범죄 발생 전이라도, 스토킹행위자가 제3자에게 추가 스토킹범죄를 예고하는 등 스토킹처벌법 상의 5가지 행위 유형에 속하지 않거나 범죄 단계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행위를 하는 등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잠정조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재구속이나 재체포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재(再) 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며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도 허용된다”고 했다. <스토킹처벌법 관련 규정> 검사는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제9조 제1항 각 호의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제8조 제1항),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접근금지 등 일정한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제9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2호(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및 제3호(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따른 잠정조치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검사는 수사 또는 공판과정에서 잠정조치가 계속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해당 잠정조치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고(제11조 제2항), 법원은 직권 또는 위와 같은 검사의 청구에 의해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그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각 접근금지 잠정조치에 대해 두 차례에 한정해 각 2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9조 제5항, 제11조 제3항).
스토킹
접근금지
잠정조치
스토킹처벌법
박수연 기자
2023-03-09
국가배상
형사일반
[판결] "국가, '중곡동 살인사건' 유족에게 2억여원 배상해야"
2012년 30대 주부가 흉기로 살해된 '중곡동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건이 발생한지 11년 만이다. 서울고법 민사19-2부(김동완·배용준·정승규 고법판사)는 1일 피해자의 남편과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국가는 피해자의 남편에게 9375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 595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22나2027480). 서진환은 2012년 8월 서울 중곡동에서 주부 A 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유치원에 가는 자녀를 배웅하고 돌아온 A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찰은 서진환을 체포한 이후에야 그가 위치추적용 전자발찌 착용자라는 것을 파악했다. 이에 A 씨의 유족은 "수사기관 및 보호관찰소의 업무 소홀 등 위법행위로 인한 서진환의 연이은 범행으로 A 씨는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유족 측은 "서진환은 해당 범행 직전인 2012년 8월 초,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경찰이 범행 장소에 전자발찌 부착자가 있었는지 확인했다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범행 현장에서 경찰은 서진환의 DNA를 발견했으나 이를 통합 관리하지 않아 조기 검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에게는 신속하고 원활한 수사를 위해 법령에서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돼 있는 만큼 구체적인 범죄의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로서는 그 범죄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조치를 통해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며 "당시엔 전자감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범의 위험을 배제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할 것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있었다. 그런데 해당 범행이 발생한 후 체포되고 나서야 전자장치 피부착자임을 알게 됐고, 범행 이후에서야 비로소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 범행 장소 근처에 전자장치 피부착자가 존재했는지 조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 서진환에게 높은 재범 위험성과 반사회성이 있음을 인식했음에도 적극적인 대면조치 등 이를 억제할 실질적인 조치를 소홀히 한 것은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판단되고,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지속적으로 서진환을 지도·감독했다면 국가기관으로부터 계속 관찰을 받고 있다고 인식해 함부로 재범으로 나아갈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한 점 등에 비춰 보면 직무상 의무 위반은 피해자의 사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공무원의 과실로 인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위법성이 인정돼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와의 사이에는 단순한 조건관계를 넘어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과 해당 범행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심은 "수사기관 또는 보호관찰소 측의 제반 조치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가배상책임을 져야 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서진환에게 높은 재범 위험성과 반사회성이 있음에도 적극적 대면조치 등 이를 억제할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신체에 관해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서진환이 저지른) 직전 범행의 담당 경찰·보호관찰관이 자신의 직무상 의무를 다해 전자장치 위치정보를 조회했다면 신속히 서진환을 수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고, 연달아 범행을 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법령위반'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서진환은 지난 2013년 4월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국가배상
직무상의무위반
살인
한수현 기자
2023-02-02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긴급조치 제1·4호 피해자도 국가배상책임 인정
지난해 8월 대법원이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로 피해를 본 국민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데 이어 긴급조치 제1호와 제4호 피해자에게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긴급조치 제1·4호 위반으로 체포됐던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다201184)에서 원고승소 취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1974년 긴급조치 제1·4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돼 수개월 동안 구속됐다. 이후 기소가 이뤄지지 않아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속이 취소돼 풀려났다. 1,2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A 씨가 2008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돼 보상금을 받고도 시효 3년을 훨씬 넘긴 2019년에야 소송을 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A 씨 상고심이 계류 중이던 작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긴급조치 제9호 피해자 7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2018다212610). 대법원은 A 씨의 사건에서도 국가의 불법행위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법률적·제도적 변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만큼 원고가 소를 제기할 때까지도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긴급조치 제1·4호의 발령 및 적용·집행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됨을 처음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긴급조치 제1·4호 위반과 관련된 국가배상책임에 관해 그동안 진행되어 온 일련의 법률적·제도적 변화가 이뤄지기 이전까지는 그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음을 부가적으로 설시함으로써, 긴급조치 제1·4호로 인한 피해자의 구제를 실질적으로 보장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같은 날 1977년 긴급조치 제9호를 위반한 혐의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B 씨에 대해서도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했다(2020다210976).
긴급조치
국가배상
민주화운동
박수연 기자
2023-01-2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피해의 무게와 거리 먼 위자료 배상은 피해자에 좌절”
1972년 10월 당시 발령된 계엄포고는 그 자체가 위헌으로서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의 당사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위자료 5억 원을 인정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문성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2일 A 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57476)에서 "국가는 A 씨에게 4억8700여만 원을, 가족들에게 1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부산 철도청 공무원이었던 A 씨는 1972년 10월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발령된 계엄포고 제1호를 위반해 불법집회를 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돼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을,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다. 이듬해 7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13년 재심을 신청한 A 씨는 2016년 1월 재심에서 계엄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대법원은 2018년 12월 "계엄포고가 당초부터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라며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위헌·위법으로 무효인 계엄포고에 따라 영장없이 체포·구금됐고, 계엄포고를 적용한 공소제기와 유죄 판결로 형을 집행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과거사정리법에서 말하는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한다"며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특히 "오늘날 사실심 법원이 국가가 헌정질서 파괴행위를 통해 한 인간의 삶을 훼손한 것에 대해 그 무게와는 거리가 먼 위자료 액수를 배상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판단한다면, 이는 명목상의 피해 구제를 통해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거듭 좌절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국가가 수호해야 할 법의 지배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공적 신뢰를 재건할 기회마저 상실시킨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가배상에 의한 실효성 있는 구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 따라 원고들이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법익 침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계엄법을 위반한 범죄자라는 오명을 쓰고 재심이 확정될 때까지 46년 간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권위주의 정권 아래 출소 이후에도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고, 민주화가 이뤄진 뒤에도 국가로부터 50년 간 적절한 명예회복 조치나 보상·배상을 받지 못했다"며 위자료 5억 원으로 정했다. 다만 A 씨에게 이미 지급된 형사보상금 1200여만 원을 공제해 4억8700여만 원을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A 씨의 가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트라우마와 극심했던 경제적 어려움 역시 인정하고 국가가 배우자 B 씨에게 위자료 1억 원을, 두 자녀들에게 각각 위자료 3000만 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계엄
국가배상
인권침해
이용경 기자
2023-01-12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국가, '화성연쇄살인' 누명 쓴 윤성여 씨에게 18억 배상해야"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누명을 쓰고 20년간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사진) 씨에게 국가가 18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김경수 부장판사)는 16일 윤 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합543272)에서 "국가는 윤 씨에게 18억 6911만 8999원을, 윤 씨의 형제자매 3명에게 각각 1억 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 자택에서 자고 있던 박모(당시 13세)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윤 씨의 나이는 21세였다. 1심에서 범행을 인정했던 윤 씨는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고문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윤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윤 씨는 20년간 복역 후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그러던 중 해당 사건의 진범인 이춘재가 2019년 10월 부산교도소에서 범행을 자백하자,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윤 씨는 재심을 청구해 2020년 12월 무죄를 확정 받았다. 이후 윤 씨와 그의 형제들은 2021년 6월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 체포, 구금, 가혹행위 등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과정 및 결과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수사의 위법성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에 대해 "구금기간 동안 보통 인부 소득 상당의 일실수입은 1억 3005만 743원이고,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에 따른 고통의 내용과 정도, 유사한 사건의 재발 억제·예방 필요성, 유사한 국가배상 판결에서 위자료 인정금액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40억 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씨가 지급받은 형사보상금 25억 1721만 3600원을 공제하고 일실수입에 대한 지연손해금, 일실수입 원본, 위자료 원본의 순서로 차례로 공제하면 고유 위자료는 18억 1911만 8999원이 남는다"며 "윤 씨의 부친에게 인정된 위자료 2억 원에 대한 상속분은 윤 씨를 포함한 형제자매에게 5000만 원씩 인정되므로, 국가가 윤 씨에게 배상할 금액은 18억 6911만 8999원"이라고 판시했다. 윤 씨의 형제자매 3명에 대해서는 고유 위자료로 5000만 원, 상속분 5000만 원을 인정해 국가가 이들에게 각각 1억 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이춘재
형사보상
화성연쇄살인
이용경 기자
2022-11-16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9호’ 판례 변경 전합 이후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1심 첫 국가배상 판결
유신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됐던 부마민주항쟁 피해자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지난 8월 긴급조치 제9호는 그 자체가 위헌이므로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체포·구금된 개별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12610)이 나온 이후 첫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이정권 부장판사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45784)에서 "국가는 A 씨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7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부산대 재학 중이던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돼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10일간 구류된 뒤 석방됐다. A 씨는 2017년 9월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에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은 뒤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9년 12월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 이후 A 씨는 2020년 7월 형사보상금 500만 원을 지급받고 같은 해 9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A 씨가 석방된 때로부터 30년 이상이 지난 뒤 소가 제기돼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5년,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지났다"면서 "또 과거사정리기본법에 따라 진실규명이 결정된 2010년 5월부터 3년이 지나 소가 제기돼 A 씨의 손해배상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이 부장판사는 전합 판결(2018다212610)에 따라 "A 씨는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체포·구금돼 수사받고 즉결심판이 청구돼 구류형을 복역했다"며 "A 씨는 이에 따라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경험칙상 명백해 국가는 A 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고, A 씨의 형사보상 청구에 의해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 행사가 있었다고 볼 것"이라며 "이 사건 소는 재심 무죄 판결일로부터 3년이 되지 않았고,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되지 않은 때 제기돼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은 신의칙에 어긋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전합은 "긴급조치 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일련의 국가작용은 전체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평가되고, 긴급조치 9호의 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선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2015년 3월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종전 판례(2012다48824)를 7년여 만에 변경한 것이다. A 씨를 대리한 변영철 법무법인 민심 대표변호사는 "대법원 전합 판결 이후로 재판부가 부마항쟁 관련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해 준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A 씨는 석방된 이후에도 당시 사회 분위기에 의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 위자료 산정에 이 같은 요소가 결여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긴급조치9호
부마민주항쟁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2-10-24
행정사건
[판결] "'성 정체성' 이유로 자국에서 처벌 받았다면 '난민' 인정해야"
성 정체성을 이유로 자신의 국적국에서 처벌을 받았고 추후 박해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18일 말레이시아인 A 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결정 취소소송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무슬림인 A 씨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10세부터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됐고, 15세부터 여성호르몬제 투약을 시작했으며 20대 중반 무렵 외국에서 가슴보형물 삽입 수술을 했다. A 씨는 2014년 6월 지인의 결혼식 축하파티에 여성처럼 보이는 차림을 했다며 체포·기소돼 말레이시아 법원으로부터 벌금형 및 7일간의 구금형을 선고받았다. 말레이시아는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형법과 무슬림에게 적용되는 샤리아 형법을 통해 남성이 여성처럼 행동하는 행위 등에 징역형, 벌금형 등을 내리고 있다. A 씨는 2015년 10월 말레이시아를 떠나 2017년 7월 한국에 입국해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낸 것을 직접적인 이유로 말레이시아에서 경찰에 체포돼 구금형 및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고, 말레이시아의 해당 법령이 계속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 씨로서는 자신이 처한 위협에 대해 국가에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닌 것이 명백해, 이러한 위협이 A 씨의 성정체성으로 인한 부당한 사회적 제약 정도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없고 이를 넘어서 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이 발생하는 경우로서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의 신분증에 종교와 성별이 명시돼 있고, 성별 기재를 고칠 수도 없어, A 씨가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할 경우 말레이시아의 경찰관이 A 씨의 신분증을 확인하는 정도로 A 씨가 샤리아 형법에 따라 처벌받을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점 등 A 씨로서는 '국적국으로 돌아갔을 때 박해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를 가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해
성정체성
난민
한수현 기자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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