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구욱서·具旭書 부장판사)는 23일 옷로비사건과 관련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부인 이형자(55)씨와 이씨의 동생 영기(51)씨 자매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00노3142).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6월과 1년의 실형이 선고됐던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55)씨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62)씨에 대해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배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1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00노314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와 배씨가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국회 청문회에서조차 진술을 왜곡하거나 은폐한 것은 결코 가볍게 보아넘길 수 없고 배씨는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해온 점을 비추어보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정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청문회에서의 위증이 김태정 전장관의 부인 연정희씨의 부탁때문인 점, 배씨와 정씨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3년간에 걸쳐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상당한 고통을 받은 점등을 감안,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객관적 증거없이 각자 진술이 상반되고 여러 수사기관에서 중복 수사를 하면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순된다"며 "각 진술 사이의 모순과 진술자의 표정, 태도 등을 종합해 볼 때 배씨와 정씨의 위증 사실은 인정되고 이씨 자매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과 증거는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