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배임증재죄는 위와 같이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경우에 각 성립하고(형법 제357조 제1항, 제2항), 한편 이들 배임수증재죄는 재물 또는 이익의 취득 또는 공여만으로 바로 기수에 이르며, 그 청탁에 상응하는 부정행위 내지 배임행위에 나아갈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
여기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 있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자를 의미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한 대외관계에서 그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는 법령의 규정, 법률행위, 관습 또는 사무관리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임무에 관하여’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위탁받은 사무를 말하는 것이나 이는 그 위탁관계로 인한 본래의 사무뿐만 아니라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범위 내의 사무도 포함되며, 나아가 고유의 권한으로서 그 처리를 하는 자에 한하지 아니하고 보조기관으로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그 처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한편 ‘부정한 청탁’이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형식,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임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 피고인이 회사의 이사로 취임한 후 실제 그 회사의 매각업무에 담당하지 아니하였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배임수재죄 및 상피고인에 대한 배임증재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사로서 다른 이사들에 대한 감시의무가 있고, 이사 본래의 사무로서 이사회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의결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회사의 매각업무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으며, 실제 이사 취임을 전후로 인수회사 그룹에 매각업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수업체로 추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수회사와 사이에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위 매각절차에 관련한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고, 위 정보제공 및 상피고인으로부터 특별한 대가를 받을 이유가 없는 점, 일부 금원은 인수회사의 비자금에서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추인함이 상당하고 피인수회사의 이사와 인수회사의 대표회사 사이의 위 청탁은 사회상규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부정한 청탁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배임수재죄 및 상피고인의 배임증재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