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질서벌은 행정질서유지를 위한 의무의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하여 과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고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나, 위반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 그것을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그 의무의 이행을 그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
살피건대, 갑 제4, 5, 9, 10, 17 내지 20, 22, 23, 26, 27, 35, 4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가 평소 F를 비롯한 이 사건 업소의 직원들에게 미성년자에 대한 신분증 확인을 철저히 하도록 교육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청소년인 윤00, 정00은 성년인 일행 2명과 함께 이 사건 업소에 들어온 점, ③F는 윤00, 정00로부터 신분증을 제시받아 이를 확인하였고, 특히 정00의 신분증을 확인함에 있어서는 다른 일행들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세심하게 살펴본 점, ④ 윤00, 정00은 이 사건 업소에 가기 전에 다른 음식점에서도 술을 주문하여 마셨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업소에 들어간 후에 F가 이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하자 정00은 곧바로 화장실로 들어갔고, 윤00은 F으로부터 신분증을 확인받자마자 이를 들고 화장실로 따라 들어가 정00에게 위 신분증을 건넸으며, 이후 정00이 화장실에서 나와 위와 같이 윤00로부터 건네받은 신분증을 F에게 제시하였던 점, ⑤ F은 위 청소년들에게 주류를 제공한 사실로 울산지방법원 2014고약13589호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같은 법원 2015고정96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이에 위 법원이 2016년 2월 16일 앞에서 본 사정들을 이유로 F가 정00, 윤00에게 청소년임을 알면서 주류를 판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검사가 위 법원 2016노382호로 항소하였으나 2016년 7월 7일 항소가 기각되어 그 무렵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인정되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F는 원고의 교육에 따라 윤00, 정00에 대하여도 신분증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위 청소년들이 계획적으로 성년의 신분증을 사용한 탓에 F로서는 이들이 청소년인 사실을 알 수 없어서 성인인 것으로 믿고 주류를 판매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 청소년들에게 주류를 제공하게 된 데에는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워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