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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민사일반
재수술비용 등
원고가 피고 운영 병원에서 하안검 수술을 받은 후 부작용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한 사례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5년 7월 17일 피고가 운영하는 'C'(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 내원하여 상담을 받은 후 피고로부터 하안검 수술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수술을 받기 전인 2012년경 다른 병원에서 한 차례 하안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수술 결과에 대해서 불만족하여 다시 이 사건 수술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17년 1월 5일경 피고에게 이 사건 수술을 받은 후 눈밑 주름이 더 깊게 파였다며 항의하고 피고로부터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원고는 위 레이저 시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여 2018년 1월 31일경 피고에게 하안검 재수술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피고는 원고의 위 재수술 요청을 거절했다. 다. 피고의 직원인 D는 원고의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진료 일시를 일부 변조하고, 2018년 8월 30일경 원고에게 위와 같이 변조된 진료기록부 사본을 건네주었다. 2.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의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수술을 받은 후 주름이 더 깊게 패이는 증상이 발생하는 등 미용 개선의 효과를 얻지 못했고, 피고가 이 사건 수술 전에 원고에게 이 사건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나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시술 여부에 관한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진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단 가. 진료상 과실 여부 질병의 치료가 아닌 미용적 개선효과를 기대하는 성형수술이라고 하여 이를 시술하는 의사에게 환자가 기대하는 외모 개선의 효과를 달성시켜 줄 결과책임이 진료계약상 주어진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다58087 판결 등 참조). 즉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치유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 즉 수단채무이므로,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바로 진료채무의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1295 판결). 원고의 주장과 같이 심미적으로 만족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진료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수술 이후 원고에게 안검외반, 흉터 등의 하안검성형술의 합병증 내지 부작용이 발생했다거나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수술 과정에서의 과실, 그리고 경과관찰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특히 미용성형술은 외모상의 개인적인 심미적 만족감을 얻거나 증대할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질병 치료 목적의 다른 의료행위에 비하여 긴급성이나 불가피성이 매우 약한 특성이 있으므로 이에 관한 시술 등을 의뢰받은 의사로서는 의뢰인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감과 의뢰인이 원하는 구체적 결과에 관하여 충분히 경청한 다음 전문적 지식에 입각하여 의뢰인이 원하는 구체적 결과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시술법 등을 신중히 선택하여 권유하여야 하고, 당해 시술의 필요성, 난이도, 시술 방법, 당해 시술에 의하여 환자의 외모가 어느 정도 변화하는지,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부작용 등에 관하여 의뢰인의 성별, 연령, 직업, 미용성형 시술의 경험 여부 등을 참조하여 의뢰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함으로써 의뢰인이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시술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2다94865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은 의사 측에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2)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병원에서 이 수술에 앞서 원고와 상담하고 일정한 사항을 설명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수술은 미용성형술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높은 정도의 설명의무가 요구되고, 피고 병원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수술을 하면서 미용성형술을 의뢰 받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설명의무, 즉 원고에게 수술의 방법 및 필요성이나 위험성, 수술 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 수술로 원고가 원하는 구체적 결과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명을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는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재수술비용
재수술
하안검
병원
2021-05-20
민사일반
손해배상(기)
지하철역 환승통로 계단에 있는 휠체어리프트 추락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지하철을 관리·운영하는 교통사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가.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3다2449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인정사실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 역무원 호출버튼을 누르려고 약간 후진하다가 전동휠체어와 함께 추락하여 발생한 것인데,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의 역무원 호출버튼이 계단에서 91.5㎝ 떨어진 매우 위험한 곳에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앞에는 폭 24㎝의 배전상자가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 점, ② 망인과 같은 왼쪽 팔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배전상자가 앞을 가리고 있고 호출버튼과 계단의 짧은 이격 거리 때문에 계단 바로 앞에서 계단을 등지거나 휠체어가 계단과 나란히 선 상태에서 호출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어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된 계단은 총 계단수가 74개이고 총 높이가 12.03m로 추락할 경우 매우 위험해 보임에도 추락 방지를 위한 보호장치도 설치 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망인이 전동휠체어 조작을 잘못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가 장애인의 이용 상의 불편이나 위험성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의 역무원 호출버튼을 매우 위험해 보이는 계단으로부터 91.5㎝ 떨어진 장소에 설치하고 추락 방지를 위한 보호장치도 설치하지 아니하여 망인이 추락하여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바, 따라서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호출조작반 포함)의 설치·보존자인 피고가 호출버튼을 휠체어 이용자의 추락사고 발생 위험성이 높은 장소에 설치하면서 추락 방지를 위한 보호장치도 설치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휠체어리프트(호출배전반 포함)는 그 위험성에 비추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여 그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지하철
추락
2019-11-07
형사일반
형사비용보상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 형사비용보상을 정하는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1항의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서 말하는 ‘무죄판결’에 주문무죄가 없는 이유무죄판결도 포함되는지(적극) ◇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1항은 '국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하여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보상제도는 국가의 잘못된 형사사법권의 행사로 인하여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기 위하여 부득이 변호사 보수 등을 지출한 경우, 국가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도록 함으로써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에 내재한 위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출한 비용보상청구권자의 방어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입법 취지와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뿐만 아니라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재판에 소요된 비용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방어권 행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법원은 이러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2항 제2호를 유추적용하여 재량으로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 ☞ 재항고인은 ‘전처인 피해자에 대한 폭력행위로 인해 징역형의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자 그 보복의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등)죄로 기소되었는데 법원으로부터 "재항고인에게 보복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하여 판결 이유에서 무죄 판단을 받고,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는 폭행죄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담긴 합의서가 공소제기 전에 수사기관에 제출되었다"는 이유로 주문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항소심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음. 이에 재항고인은 "기소된 범죄사실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등)의 점이 이유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확정되었으므로 비용보상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 제1항의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형사비용보상을 청구하였음. 그런데 원심은 이 사건 비용보상청구의 대상이 된 판결의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되지 않고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비용보상청구를 기각하였음. 대법원은 이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선언하면서 원심결정을 파기하였음.
폭행
판결주문
무죄
형사보상
2019-08-05
민사일반
손해배상(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지고 목재 재단작업 중 손가락이 톱날에 닿아 상해를 입은 사안에서, 사용자에게 소속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손해배상을 명한 사례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1재해 당시 원고는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에게는 위 사다리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상에서 고정하여 줄 다른 근로자와 공동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안전배려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으며, 둥근톱을 사용하여 목재 재단작업을 하는 경우 부상을 당할 위험이 상존하므로 사전에 작업자에게 기계 작동방법 및 위험성 등에 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톱날접촉 예방장치 부착 또는 절단방지장갑을 지급하거나 감독자를 배치하여 수시로 감독함으로써 작업자가 둥근톱 사용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피고는 산업안전교육 등을 실시하는 등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재해는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라 부담하는 위와 같은 안전배려의무 또는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각 재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사다리와 절단용 둥근톱을 이용한 작업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를 이용하거나 조작함에 있어 위험요소를 회피하기 위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피고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여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을 하여야 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이러한 과실도 이 사건 각 재해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한다.
안전배려
공장
보호의무
상해
2019-05-02
헌법사건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1.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이하 ‘자기낙태죄 조항’이라 한다)과,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이하 ‘의사낙태죄 조항’이라 한다)이 각각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2.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사례 [재판관 유남석, 서기석, 이선애, 이영진의 헌법불합치의견] 임신·출산·육아는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全人的) 결정이다. 현 시점에서 최선의 의료기술과 의료 인력이 뒷받침될 경우 태아는 임신 22주 내외부터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자기결정권이 보장되려면 임신한 여성이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하여 전인적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을 실행함에 있어서 충분한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이면서 동시에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이하 착상 시부터 이 시기까지를 ‘결정가능기간’이라 한다)까지의 낙태에 대해서는 국가가 생명보호의 수단 및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낙태갈등 상황에서 형벌의 위하가 임신한 여성의 임신종결 여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사정과 실제로 형사처벌되는 사례도 매우 드물다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자기낙태죄 조항이 낙태갈등 상황에서 태아의 생명 보호를 실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인하여 낙태에 관한 상담이나 교육이 불가능하고, 낙태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될 수 없다. 낙태 수술과정에서 의료 사고나 후유증 등이 발생해도 법적 구제를 받기가 어려우며, 비싼 수술비를 감당하여야 한다. 또한 자기낙태죄 조항은 헤어진 상대 남성의 복수나 괴롭힘의 수단, 가사·민사 분쟁의 압박수단 등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모자보건법상의 정당화사유에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갈등 상황이 전혀 포섭되지 않는다. 예컨대,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에 대한 우려, 소득이 충분하지 않거나 불안정한 경우, 자녀가 이미 있어서 더 이상의 자녀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상대 남성과 교제를 지속할 생각이 없거나 결혼 계획이 없는 경우, 혼인이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태에서 배우자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게 된 경우, 아이를 임신한 후 상대 남성과 헤어진 경우, 결혼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이유로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전면적·일률적으로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함으로써 법익균형성의 원칙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자기낙태죄 조항과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를 처벌하는 의사낙태죄 조항도 같은 이유에서 위헌이라고 보아야 한다. [재판관 이석태, 이은애, 김기영의 단순위헌의견] 헌법불합치의견이 지적하는 기간과 상황에서의 낙태까지도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하여 헌법불합치의견과 견해를 같이한다. 다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른바 ‘임신 제1삼분기(first trimester, 대략 마지막 생리기간의 첫날부터 14주 무렵까지)’에는 어떠한 사유를 요구함이 없이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숙고와 판단 아래 낙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 자기낙태죄 조항 및 의사낙태죄 조항(이하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헌법불합치의견과 견해를 달리 한다. 임신한 여성이 임신의 유지 또는 종결에 관하여 한 전인격적인 결정은 그 자체가 자기결정권의 행사로서 원칙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태아의 성장정도, 임신 제1삼분기를 경과하여 이루어지는 낙태로 인한 임신한 여성의 생명·건강의 위험성 증가 등을 이유로 제한될 수 있다. 한편, 임신한 여성의 안전성이 보장되는 기간 내의 낙태를 허용할지 여부와 특정한 사유에 따른 낙태를 허용할지 여부의 문제가 결합한다면, 결과적으로 국가가 낙태를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여 주는 것이 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사실상 박탈하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태아가 덜 발달하고, 안전한 낙태 수술이 가능하며, 여성이 낙태 여부를 숙고하여 결정하기에 필요한 기간인 임신 제1삼분기에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여 그가 자신의 존엄성과 자율성에 터 잡아 형성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하여 숙고한 뒤 낙태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항들은 임신 제1삼분기에 이루어지는 안전한 낙태에 대하여조차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자유권을 제한하는 법률에 대하여, 기본권의 제한 그 자체는 합헌이나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기 때문에 위헌인 경우에도 헌법불합치결정을 해야 한다면, 법률이 위헌인 경우에는 무효로 선언되어야 한다는 원칙과 그에 기초한 결정형식으로서 위헌결정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심판대상조항들이 예방하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형벌조항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들 조항이 폐기된다고 하더라도 극심한 법적 혼란이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언하고 사후입법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형벌규정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이 소급하도록 한 입법자의 취지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그 규율의 공백을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가혹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들 중 적어도 임신 제1삼분기에 이루어진 낙태에 대하여 처벌하는 부분은 그 위헌성이 명확하여 처벌의 범위가 불확실하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들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낙태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각각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됨으로써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입법자는 위 조항들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하기 위해 낙태의 형사처벌에 대한 규율을 형성함에 있어서, 결정가능기간을 어떻게 정하고 결정가능기간의 종기를 언제까지로 할 것인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실현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결정가능기간 중 일정한 시기까지는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까지를 포함하여 결정가능기간과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과 같은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 것인지 여부 등에 관하여 앞서 우리 재판소가 설시한 한계 내에서 입법재량을 가진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각각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재판관 조용호, 이종석의 합헌의견 요지] 태아와 출생한 사람은 생명의 연속적인 발달과정 아래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인간의 존엄성의 정도나 생명 보호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태아와 출생한 사람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태아 역시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된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로서 매우 중대하고, 생명권 침해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할 때 형벌을 통하여 낙태를 강하게 금지할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의 중요성은 태아의 성장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으며, 임신 중의 특정한 기간 동안에는 임신한 여성의 인격권이나 자기결정권이 우선하고 그 이후에는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한다고 할 수도 없다. 다수의견이 설시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는 그 개념과 범위가 매우 모호하고 그 사유의 충족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도 어렵다.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따른 낙태의 허용은 결국 임신한 여성의 편의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자는 것인데, 이를 허용할 경우 현실적으로 낙태의 전면 허용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여 일반적인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인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어느 정도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제한의 정도가 자기낙태죄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자기낙태죄 조항은 법익균형성 원칙에도 반하지 아니한다. 한편, 현실에서 임신한 여성은 모성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국가는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외에, 미혼부(未婚父) 등 남성의 책임을 강화하는 ‘양육책임법’의 제정,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구축, 여성이 부담없이 임신·출산·양육할 수 있는 모성보호정책, 임신한 부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육아시설의 확충 등 낙태를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입법을 하여야 한다. 의사낙태죄 조항은 그 법정형의 상한 자체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작량감경이나 법률상 감경을 하지 않아도 선고유예 또는 집행유예 선고의 길이 열려 있으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태아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태아의 생명을 박탈하는 시술을 한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 또한 크므로, 입법자가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동의낙태죄(제269조 제2항)와 달리 벌금형을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에 반하여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 및 의사낙태죄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낙태
형법
의사낙태죄
2019-04-15
형사일반
살인 등
평소 갈등을 겪고 있던 공사업자 및 공무원 등 다수의 사람들에 대하여 살인 범행을 예비하고, 이웃에 대한 살인미수를 저질렀으며, 면사무소의 공무원들에 대해 엽총을 발사하여 공무원 2명을 살해한 피고인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판결 [선고형의 결정 : 무기징역] 피고인은 이웃과의 수도 공급 문제 등으로 인하여 갈등을 겪다가 급기야 자신의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면사무소 공무원 및 파출소 경찰관들에게까지 불만을 가지게 되었고, 이러한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그들을 살해하기로 결의한 다음 엽총과 실탄을 구입하여 사격연습을 하는 등 범행을 계획하였다. 피고인은 계획한 범행을 실행하기 위하여 공사업자 및 공무원 등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살인 범행을 예비하였고, 이웃인 A를 향하여 실탄을 발사하였으나 상해만 입힌 채 미수에 그쳤으며, 마지막으로 ◈◈사무소에 진입하여 업무를 처리하던 공무원들을 향하여 엽총을 발사하여 공무원 2명을 살해하였다. 이와 같은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계획성, 잔혹한 범행수법, 발생한 결과의 중대성 및 사회적 위험성,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본다면, 피고인을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형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4178 판결, 2006. 3. 24. 선고 2006도354 판결, 2007. 6. 15. 선고 2007도2900 판결 등 참조). 현재 우리나라는 사형제도의 존폐를 둘러싸고 위헌 여부가 끊이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한 이래 현재까지 사형 확정자에 대한 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엠네스티는 대한민국을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략)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에다가 무기징역 역시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지 않을 뿐 사회로부터의 영원한 격리를 내용으로 하는 매우 중한 형벌인 점, 형법 제72조 제1항 등 관련 법률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수형인 중 20년이 경과한 자에 대하여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가석방 여부는 수형기간 외에도 수형성적, 재범위험성 등에 관한 가석방심사위원회의 별도 심사를 거쳐 결정되므로, 판결 이후 형 집행 단계에서 가석방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무기징역을 사실상의 유기징역과 동일시하고 이를 양형의 결정에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가석방에 필요한 무기수의 최소 수형기간 및 피고인의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이 사건은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여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7명 중 4명 역시 사형 선고에 동의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정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적용 결과, 그리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과반수의 배심원들이 무기징역의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피고인을 기한의 정함 없는 무기징역형에 처하여 사회에서 격리하는 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살인
무기징역
엽총
2019-02-21
형사일반
살인, 절도, 부착명령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하자 앙심을 품고 회칼로 피해자의 명치 및 목 부위 등을 수회 찔러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했고 피해자가 메고 있던 가방을 가지고 가 절취한 사건 1. 범죄사실 1) 살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서 2017년 9월경 건설공사 현장에서 함께 일하다 알게 된 중국 국적의 조선족인 피해자 김○○(여· 54세)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였으나 피해자가 2017년 9월 20일경부터 피고인을 피하고 전화도 받지 않는 것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7년 11월 6일 04시57분경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미리 준비한 회칼(칼날 길이 약 21cm)을 소지한 채 피해자의 집 앞인 서울 구로구 구로중앙로에 있는 공영주차장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가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오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회칼을 겨누며 “왜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느냐. 우리 집으로 같이 가자”라고 말하며 한 손으로 피해자를 잡고 약 10m 끌고 가다가 피해자가 “이러지 마라”라고 소리치며 완강히 거부하자, 회칼로 피해자의 명치 부위를 1회 찌르고, 쓰러진 피해자의 목 부위, 귀 부위를 7회 찔러 심장 관통 및 좌측 경정맥 절단 등에 의한 실혈로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절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도망가다 도피자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 현장으로 되돌아가 피해자가 메고 있던 가방을 벗겨 감으로써 가방 및 그 안에 들어 있던 지갑, 현금 12만 원, 신용카드 등을 절취하였다. 2.양형의 이유 1)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0년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범행 후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며 자수한 점,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고인이 우울증으로 인하여 우울감, 불안, 초조, 불면 등의 증상을 나타내면서 사회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점 △불리한 정상 : 절대적인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그 결과가 매우 중하고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전혀 없는 엄중한 범죄인 점,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부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피해자의 주거지 근처로 이사와 계속하여 만남을 요구하였고,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어서 범행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는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에 사용하기 위한 회칼과 노끈을 미리 구입하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 점, 피고인은 준비한 회칼로 피해자를 협박하며 끌고 가다가 피해자가 저항하자 회칼로 피해자의 명치 부위를 심장이 관통할 정도로 깊이 찔러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졌음에도 이에 더하여 피해자의 왼쪽 귀 부위를 찔러 기도를 자르고 목을 관통하는 자창을 가하는 등 수회 얼굴과 목 부위를 찌름으로써 피해자에게 치명상을 가하여 현장에서 그대로 사망하게 하였는바, 그 범행수법이 대담하고, 집요하며, 잔인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범행 전후로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등 비난가능성이 큰 범행을 일으킨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후 피해자의 금품을 절취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였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은 점. 3. 부착명령청구에 관한 판단 1) 청구의 요지 피고인은 중국 국적의 조선족으로서 2009년경 방문취업비자로 입국하여 일용노동을 하면서 국내에 체류하였고, 2011년경부터 우울증 증세로 통원 및 투약치료를 받아오던 중 판시 범죄사실 제1항과 같이 피해자를 살해하였는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수법 등에 비추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 2) 판단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에 규정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란 재범할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부착명령청구자가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살인범죄의 재범의 위험성 유무는 판결 시를 기준으로 피부착명령청구자의 직업과 환경, 당해 범행 이전의 행적,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개전의 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2도2289, 2012감도5, 2012전도51 판결 등 참조). 증거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형사처벌 전력,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자수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이 판결에 따른 수형생활을 통해 살인범죄의 재범을 방지하고,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완화되거나 교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점 등을 더하여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살인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부착명령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4항 제1호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사망
절도
상해
협박
2018-04-10
행정사건
부당이득금반환 등
◇국가계약법령상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이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와의 합의에 기초하여 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인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이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적용 대상인 공기업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이하 편의상 ‘공공계약’이라 한다)은 국가 또는 공기업(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하는 사법(私法)상의 계약으로서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 당사자는 계약의 내용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하여야 하는 등(국가계약법 제5조 제1항)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비롯한 사법의 원리가 원칙적으로 적용된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33604 판결 참조). 한편 국가계약법상 물가의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계약상대자가 계약 당시에 예측하지 못한 물가의 변동으로 계약이행을 포기하거나 그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여 공공계약의 목적 달성에 지장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공계약의 특성상 계약체결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시점에서 계약금액을 구성하는 각종 품목 또는 비목의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하락한 경우 계약담당자 등으로 하여금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내용을 공공계약에 반영하게 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방지하고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하게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지 않으려는 뜻도 있다. 따라서 계약담당자 등은 위 규정의 취지에 배치되지 않는 한 개별 계약의 구체적 특성, 계약이행에 필요한 물품의 가격 추이 및 수급 상황, 환율 변동의 위험성, 정책적 필요성, 경제적 변동에 따른 위험의 합리적 분배 등을 고려하여 계약상대자와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계약금액을 구성하는 각종 품목 등의 가격은 상승할 수도 있지만 하락할 수도 있는데, 공공계약에서 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약을 한 후 계약상대자가 이를 신뢰하고 환 헤징(hedging) 등 물가변동의 위험을 회피하려고 조치하였음에도 이후 물가 하락을 이유로 국가 등이 계약금액의 감액조정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계약상대자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점에 비추어도 그러하다. 위와 같은 공공계약의 성격, 국가계약법령상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위 규정은 국가 등이 사인과의 계약관계를 공정하고 합리적·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계약담당자 등이 지켜야 할 사항을 규정한 데에 그칠 뿐이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와의 합의에 기초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러한 계약 내용이나 조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것이 아니다. 다만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조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국가계약법령 및 관계 법령에 규정된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 또는 조건을 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공계약에서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은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어떠한 특약이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조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특약이 계약상대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특약을 정함으로써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인지는 그 특약에 의하여 계약상대자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불이익 발생의 가능성, 전체 계약에 미치는 영향, 당사자들 사이의 계약체결과정, 관계 법령의 규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다15695 판결,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06270, 2015다206287 판결 참조). ☞ 원고들이 집단에너지 시설공사를 도급받으면서 ‘원고들이 국외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부분에 관한 계약금액 고정특약’에 합의한 뒤 국외업체로부터 가스?스팀터빈을 매수하면서 매매대금을 스웨덴화(크로나), 일본화(엔)로 지급하였는데,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상승하여 계약금액 조정을 요청하였으나 위 특약을 이유로 거절당하자, 위 특약이 국가계약법령상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위 규정은 국가 등이 사인과의 계약관계를 공정하고 합리적·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계약담당자 등이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한 데에 그칠 뿐이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와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로 합의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 ☞ 다수의견에 대하여, 국가계약법령상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공공계약에 대하여 사적 자치와 계약 자유의 원칙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 또는 효력규정에 해당하고, 이를 배제하는 약정은 효력이 없다는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재형의 반대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의 보충의견, 대법관 조희대의 보충의견이 있음
경남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
롯데건설
국가계약법
2017-12-29
손해배상(기)
원고가 피고 증권회사의 직원에게 주식매매 등 운영과 관련하여 포괄일임약정을 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고객보호의무위반 및 충실의무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주식 거래가 기본적으로 원고의 결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주식투자 경험, 피고 증권회사 직원의 원고에 대한 상담 및 설명의 충실도, 원고가 주식매매거래 현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점을 등을 근거로 그 책임을 부정한 사례 가. 원고의 전체적인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계좌를 통한 주식매매 등 운용과 관련하여 피고와 사이에 포괄일임약정(투자자가 투자할 증권의 종류, 종목, 가격, 수량, 매매 방법 등을 명시하지 않고 투자중개업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는 약정)을 체결하였는바, 피고가 과당일임매매를 시작한 2014년 2월 18일경부터 포괄일임관계 내지 약정이 종료된 2014년 11월 20일경까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손해가 발생하였고, 이는 고객보호의무 위반 또는 충실의무 위반(과당매매) 등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손해액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고객보호의무 위반 여부 가)원고는 2011년 10월 18일부터 2013년 8월 19일까지 약 2년간 우리투자증권을 통하여 약 209개 종목을 대상으로 주식거래를 한 바 있고, 이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피고를 소개받아 피고 회사에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한 이후에도 35개의 종목을 대상으로 직접 주식거래를 한 바 있었다. 또한 원고는 우리투자증권에서 주식거래를 할 당시에 주식담보대출거래를 한 사실도 있었던 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주식거래 등에 관한 경험 및 지식이 비교적 풍부한 사람으로, 신용거래에 수반되는 위험성 정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나)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좌의 거래기간 동안 무리하게 신용매매를 권유한 정황은 찾아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통화내용을 보면, 원고와 피고는 지속적으로 신용거래를 할 경우 담보비율이 충분한지를 체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담보비율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와 관련된 원고의 질문에 충실히 답변하였던 사정이 인정된다. 원고는 HTS(Home trading system) 등을 통하여 이 사건 계좌의 현황을 수시로 파악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용거래 여부 및 그 구체적인 금액까지도 명확히 알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물론 피고 회사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담보부족 상태를 스스로 해소한 바 있다. 즉 원고의 이 사건 계좌를 통한 신용거래는 피고의 무리하고, 적극적인 권유에 기인했다기 보다는 이전의 투자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수익의 극대화라는 원고의 의사에 바탕을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원고는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한 이후 수차례에 걸쳐 피고와 전화통화 등을 통하여 주식거래에 관한 상담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위 상담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투자 종목, 수량, 신용융자거래 등에 관하여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정도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반면, 오히려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그 결정 여부를 심사숙고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주식투자 경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상담 및 설명의 충실도와 그 빈도 등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신용거래의 위험성에 관하여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거나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신용거래에 관하여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신용거래는 원고의 결정에 의하여 개시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개개의 주식거래에 있어서도 원고가 피고에게 신용거래를 지시하는 등 신용거래 여부 내지 그 범위 등은 원고의 결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각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고객인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과도한 신용거래를 함으로써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손해액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충실의무 위반(과당매매) 여부 피고의 이 사건 계좌에 대한 지배권이 인정되기 어렵고, 이 사건 계좌에 대한 거래횟수 및 방식에 대한 원고의 승인·추인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원고 주장의 사실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이익을 무시하고 피고 회사의 영업실적만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과당매매를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7-10-18
구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2호 위헌제청
심판대상조항은 다른 사람의 자동차등을 훔친 범죄행위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강화하여 자동차등의 운행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함으로써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자동차등의 절도 범죄로 야기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임의적 운전면허 취소 또는 정지사유로 규정함으로써 불법의 정도에 상응하는 제재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도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하여 구체적 사안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일절 배제하고 있다. 절도 범행으로 취득한 자동차등의 운행과정에서 교통의 안전과 원활에 장해를 초래하거나 인적·물적 피해를 일으키거나 다른 범죄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하여 심각하고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야기하는 경우와 같이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할 경우도 있지만, 그 밖에도 자동차등의 절도에 포섭될 수 있는 행위 태양은 다양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규제할 필요가 없는 범죄행위까지 이에 포함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이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공익이지만, 자동차 절취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태양, 당해 범죄의 경중이나 그 위법성의 정도, 운전자의 형사처벌 여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할 여지를 전혀 두지 아니한 채 자동차등을 훔치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모든 경우에 필요적으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그것이 달성하려는 공익의 비중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 소지자의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어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김창종 재판관 반대의견의 요지] 운전면허 취소사유와 그 취소 후 면허결격기간 등 운전면허제도의 구체적 내용은 각각 나라마다 교통량, 교통사고발생률, 준법정신, 교통질서에 대한 시민의 의식수준이나 문화풍토 등에 따라 그 규정상 의무이행의 확보 수단과 그 규제의 강도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과 같이 다른 사람의 자동차등을 훔친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 그에 대한 행정적 제재조치로 어떤 수단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 역시 입법자가 자동차등의 절도 행위의 행태나 그 위험성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로서(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필요적 취소사유로 규정한 예도 있고, 임의적 취소사유로 규정하거나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은 예도 있다),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야이다(헌재 2006. 5. 25. 2005헌바91; 헌재 2007. 12. 27. 2005헌바95 등 참조). 운전면허 취득자는 자동차등을 운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음과 동시에 도로교통법상의 목적에 맞게 운전을 해야 할 의무도 부담하게 되는데, 운전면허를 본래의 목적에 배치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제재로서 운전면허를 취소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등을 대상으로 절도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에는 범죄로 취득한 자동차등의 운행과정에서 교통의 안전과 원활에 장해를 초래하여 인적·물적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크고, 이를 다시 다른 범죄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심각하고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자동차등을 훔친 운전면허 소지자는 법규에 대한 준법정신이나 안전의식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어 자동차등을 운행할 기본적인 자격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자동차등의 절도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그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하여 일정기간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교통의 안전과 원활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해당하여 운전면허가 취소되더라도, 운전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다시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다. 입법자는 준법정신, 시민의 의식수준이나 운전문화풍토 등이 변화함에 따라 다른 사람의 자동차등을 훔친 행위에 대한 행정적 제재조치의 내용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 시행 이전의 구 도로교통법에서 이를 운전면허의 임의적 취소·정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다른 사람의 자동차등을 훔친 운전면허 소지자에 대하여 반드시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자동차등을 훔친 범죄행위로 인하여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입는 피해를 방지하여야 할 공익적 중대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한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직업의 자유 내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0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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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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