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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사건의 국제재판관할에서 의무이행지와 실질적 관련
Ⅰ. 사안의 개요 한국 회사인 원고가 일본 회사인 피고에게 러시아에서 선적한 냉동청어를 중국에서 인도하기로 하고, 대금은 선적 당시의 임시검품 결과에 따라 임시로 정하여 지급하되 인도지에서 최종검품을 하여 최종가격을 정한 후 임시가격과의 차액을 정산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피고가 정산금을 미지급하자 원고는 정산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피고는 적정 매매대금을 초과하여 지급했으므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반소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중국에서 제소했으나 소가 각하되었다. Ⅱ. 원심판결 원심판결(부산고등법원 2006. 10.11. 선고 2006나2049(본소), 2006나2056(반소) 판결)은 과거 대법원판결의 추상적 법률론을 따라 “… 국내의 재판관할을 인정할지 여부는 … 우리나라의 성문법규도 없는 이상 결국 … 기본이념에 따라 조리에 의하여 결정함이 상당하고, … 민사소송법의 토지관할 규정 또한 위 기본이념에 따라 제정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위 규정에 의한 재판적이 국내에 있을 때에는 우리나라에 재판관할권이 있다”는 취지로 설시하고, 원고인 한국회사의 주소지가 대금지급의무의 이행지라고 보아 민사소송법 제8조를 근거로 한국의 국제재판관할을 긍정했다. 놀랍게도 원심판결과 1심판결은 국제사법의 개정을 몰랐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중국에서 이 사건 청어에 대하여 최종검품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및 그 결과가 무엇인지가 주로 문제되므로 분쟁이 된 사안과 가장 실질적 관련이 있는 법원은 청어의 인도지로서 최종 검품 예정지였던 중국 법원이나 …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중국 법원에 제기한 소가 각하된 점, 청어에 포함된 성자(成子)의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인 청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피고가 청어를 인도받고 처분한 시점으로부터 약 5년이 경과하여 이제 와서 한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부정한다면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도외시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점, 피고가 반소를 제기했으므로 원·피고 사이의 분쟁을 종국적으로 일거에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점, 원고가 한국에서 관련 서류를 팩스로 전송받는 방법으로 계약을 체결했고, 정산금을 송금받기로 한 곳이 한국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에도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는 근거로 우리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민사소송법 제8조와,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이행지의 관할을 인정할 수 있다는 설시는 하지 않았다. Ⅳ. 연구 1. 문제의 제기 섭외사법 하의 과거 대법원판결에 따르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청구의 기초가 되는 의무, 즉 대금지급의무의 이행지인 한국의 국제재판관할을 긍정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도메인이름에 관한 대법원 2005. 1.27. 선고 2002다59788 판결을 인용하면서, 계약사건의 의무이행지관할에 관한 별다른 설시 없이 실질적 관련을 기초로 위와 같이 판시했다. 대상판결은 판례공보에 게재되지 않았는데 아래에서는 대상판결에 대해 간단히 논평한다. 2. 국제사법 하의 국제재판관할규칙 섭외사법 하에서 국제재판관할의 배분에 관하여는 逆推知說, 관할배분설과 수정역추지설 등이 있었으나 2001년 7월 개정 국제사법이 시행됨으로써 학설 대립은 의미를 상실했고, 이제는 국제사법에 따라 精緻한 국제재판관할규칙을 정립해야 한다. 국제사법은 소송원인인 분쟁이 된 사안 또는 당사자가 법정지인 한국과 ‘실질적 관련’을 가지는 경우 우리 법원에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고,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과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한다(제2조 제1항). 실질적 관련은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하는 궁극적 잣대로서 기능하는 매우 탄력적인 개념이다. 국제재판관할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법원은 민사소송법의 토지관할규정 등 국내법의 관할규정을 참작해야 하나, 재판적에 관한 규정은 국내적 관점에서 제정된 것이므로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제2조 제2항). 따라서 과거 판례가 발전시킨, 토지관할규칙을 기초로 국제재판관할규칙을 정립하는 접근방법은 상당부분 유지될 수 있으나, 일단 「국제재판관할규칙=토지관할규정」이라고 보고 그 결론이 부당한 경우 특별한 사정을 근거로 결론을 뒤집을 것이 아니라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올바른 국제재판관할규칙을 정립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토지관할규칙을 ① 국제재판관할규칙으로 삼을 수 없는 것, ② 곧바로 국제재판관할규칙으로 삼을 수 있는 것과 ③ 적절히 수정함으로써 국제재판관할규칙으로 삼을 수 있는 것으로 분류하고, ③의 유형을 어떻게 수정할지를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④ 토지관할규칙이 망라적이지 않으므로 그 밖의 국제재판관할의 근거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물론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3. 계약사건에서 의무이행지에 기초한 국제재판관할-종래의 논의 특별재판적을 정한 민사소송법 제8조에 따르면 재산권에 관한 소는 의무이행지의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대법원 1972. 4.20. 선고 72다248 판결은 섭외사법을 적용하여 문제된 국제계약의 객관적 준거법을 일본법이라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의무이행지를 결정한 뒤 구 민사소송법 제6조(민사소송법 제8조에 상응)를 적용하여 의무이행지인 한국의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했다. 문면상으로는 ‘재산권에 관한 소’에 법정채권에 관한 소도 포함되나, 그 경우까지 의무이행지관할을 인정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이유로 학설은 이를 채권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무에 한정한다. 요컨대 제8조는 위 ③의 유형에 속하는 토지관할규칙인데 이를 국제재판관할규칙화함에 있어서는 적절한 수정이 필요하다. 가.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 종래 학설은 제8조의 의무는 계약관계를 특징지우는 의무가 아니라 ‘청구의 기초가 된 계약상 의무’라고 본다. 이에 따르면 의무이행지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누가 어느 의무에 기하여 제소하는가에 따라 관할법원이 다르게 되어 한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분쟁의 관할을 집중할 수 없다. 따라서 유럽연합의 브뤼셀Ⅰ규정(제5조 제1호)은 특징적 급부의무에 착안하여, 물품매매계약과 용역제공계약의 경우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에 관계없이 통일적인 이행지를 규정하나, 다른 유형의 계약에 관하여는 여전히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에 착안한다. 나아가 1999년 헤이그 예비초안(제6조)은 브뤼셀Ⅰ규정과 유사하나 매매계약, 용역제공계약과 양자의 혼합계약에 관하여만 의무이행지관할을 인정한다. 나. 이행지의 결정 민사소송법 제8조를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을 정하자면 의무의 ‘이행지’를 결정해야 한다. 문제는 당사자가 이행지를 합의하지 않은 경우인데, 이행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종래 ① ‘저촉법을 통한 우회공식’을 따르는 견해와 ② 국제민사소송법 독자의 관점에서 이행지를 결정하는 견해가 있다. 전자는 국제사법에 의하여 결정되는 준거실체법상의 의무이행지에 착안하고, 후자는 절차법적 이익에 봉사하는 통일된 절차법적 이행지 개념을 도입한다. 위 대법원 1972년 판결은 우리 섭외사법에 따라 지정된 계약의 준거법을 정하고 그에 의하여 채무의 이행지를 결정함으로써 ①설을 따랐으나 학설은 ②설이 유력하다. ②설의 문제점은 절차법적 이행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첫째, 대상판결은 종래 학설 및 1972년 대법원판결과 같은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의 이행지에 착안하는 형태의 의무이행지관할규칙을 따르지 않았다. 둘째, 대상판결은 가장 실질적 관련이 있는 법원은 청어의 인도지이자 최종 검품 예정지인 중국 법원이라고 보았는데, 이는 청구의 기초가 된 정산금지급의무가 아니라 계약의 특징적 급부의무를 중시한 점에서 종래 학설 및 1972년 대법원판결과 다르고, 결과적으로 브뤼셀Ⅰ규정 및 헤이그 예비초안과 유사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특징적 급부의무에 착안한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 관련의 판단과정에서 그런 결론에 이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셋째, 대상판결이 의무이행지관할규칙과 결별하고 실질적 관련만에 기하여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한 것인지도 애매하다. 대상판결이 원고가 정산금을 송금받기로 한 곳이 한국임을 언급하므로 청구의 기초가 된 의무이행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기타 제사정도 고려하면서 실질적 관련에 기하여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였다. 의무이행지관할의 정당성에 대하여는 비판이 있고, 미국에서는 계약사건에서 의무이행지라는 이유만으로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하는 대신 적법절차의 맥락에서 법정지와의 어떤 접촉이 특별관할권을 정당화하는가에 관하여 다양한 판결이 있는데(Born/ Rutledge, International Civil Litigation in United States Courts (2006), p.151 이하), 대상판결은 여러 접촉(contacts)을 고려한 점에서 미국 판결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국제사법 제2조 하에서 우리가 미국식 접근방법을 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실 국내관할규정에 대한 고려없이 실질적 관련을 근거로 국제재판관할을 인정한 것은 도메인이름에 관한 위 2005년 대법원판결에서 비롯되었으나, 필자는 그것은 도메인이름의 특수성과, 결과발생지 결정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선해했다. 하지만 전형적인 계약사건인 이 사건에서 대상판결의 설시는 수긍하기 어렵다. 브뤼셀Ⅰ규정(제5조 제1호)과 일본 국제재판관할연구회의 2009년 7월 중간시안(제2의 1)은 의무이행지관할규칙을 유지하는데, 대상판결이 이를 배척할 의도라면 그 취지와 근거를 밝혀야 했다. 대상판결은 제사정을 열거하고 한국에 국제재판관할이 있다는 결론만을 내렸을 뿐이고, 1972년 대법원판결 및 국제사법 제2조(특히 제2항)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어떤 논리적 과정을 거쳐서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제시하지 않는데 이는 유감이다. 국제사법상 법원은 국내관할규정을 참작해야 하므로 대상판결이 실질적 관련을 판단함에 있어서 대금지급의무의 이행지에 좀더 비중을 두고, 기타 사정을 부수적으로 설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요컨대 대상판결은 대법원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아직 입장이 정리된 것 같지는 않다. 섭외사법 하에서 토지관할규칙에 지나치게 구속되었던 대법원이 이제는 거꾸로 토지관할규칙을 과도하게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비록 국제사법 제2조가 개방적인 일반조항이지만, 법원이 이것을 恣意的 判斷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 법원은 제2조에 따라 우선 토지관할규칙 등 국내관할규정을 참작하여 精緻한 국제재판관할규칙을 정립해야지, 단지 다양한 사정을 열거하고 법원이 원하는 결론을 내리는 것, 즉 실질적 관련을 법원의 恣意的 結論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제2조에도 반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앞으로는 아무쪼록 대법원이 제2조에 충실한 접근방법을 취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2009-11-12
국제물품매매협약(CISG)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우리 판결
Ⅰ. 사안의 개요 중국 회사인 매도인(원고)과 한국 회사인 매수인(피고)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오리털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피고는 제3자에게 오리털을 전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원고도 계약 체결시 이 사실을 알았다. 원고는 일정 기간에 걸쳐 피고에게 오리털을 공급했으나 그 중 일부는 선박운항회사의 실수로 환적되지 않아 도착 예정일이 지나도록 공급되지 않았다. 이를 이유로 피고는 계약을 해지하고 대금의 지급을 거부했다. 원고는 미지급 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피고는 ①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공급의무의 일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② 소송 중에 가사 원고의 잔존 물품대금채권이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계약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기하여 상계한다는 항변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2009년 6월9일 현재 항소심에 계속중이다. Ⅱ. 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수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물품을 공급했으므로 피고는 미지급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한편 협약상 계약위반은 위반 당사자의 귀책사유를 요구하지 않는데 원고는 물품 일부의 공급을 지연했으므로 피고에게 손해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피고는 잔액을 원화로 지급할 것과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익일부터 완제시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다. 상계항변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대금채권은 상계적상에 있었는데, 피고가 준비서면에서 상계의 의사표시를 했으므로 원고의 채권은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소멸했으니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상판결은 피고의 계약해지 주장은 아래의 이유로 배척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UN협약(CISG)(이하 ‘협약’)이 발효했으므로 가입국인 중국과의 이 사건 매매계약에 관하여는 협약이 민·상법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협약(제49조)은 해제권의 발생사유를 ① 매도인의 본질적 계약위반과 ② 매수인이 매도인의 의무이행을 위해 합리적인 추가기간을 정했음에도 매도인이 물품을 인도하지 않거나 인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경우(제47조)로 제한한다. 한편 협약(제25조)은 본질적 계약위반의 개념을 정의하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일부 오리털에 관한 납기부준수만으로 본질적 계약위반이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해지주장은 근거가 없다. Ⅲ. 연구 1. 문제의 제기 1980년 국제연합에서 채택된 협약은 2005년 3월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발효되었다. 그 결과 협약은 우리 법질서의 일부가 되었으므로 협약 가입은 우리 私法의 국제화에 획을 긋는 일대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협약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 대상판결은 필자가 아는 한 협약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최초의 우리 판결인데 대체로 무난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항소심에서 좀더 훌륭한 판결을 해줄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코멘트를 한다. 2. 계약의 해제 대상판결은 ‘해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나 협약은 해제와 해지를 구분하지 않고, 협약상 해제는 소급효가 없으므로 협약의 맥락에서는 굳이 양자를 구별할 필요는 없다. 아래에서는 ‘해제’라고 한다. 관보에 공표된 공식국문본도 같다. 대상판결은 원고의 이행지체만으로는 본질적 계약위반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아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여러 차례에 걸쳐 물품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한 것이므로 이는 협약(제73조)이 말하는 ‘분할인도계약(instalment contracts)’ 또는 계속적 공급계약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는 그 중 일부에 대해서만 이행지체에 빠진 것이므로 피고의 계약해제는 협약(제73조 제1항)이 규정하는 문제된 분할인도부분의 계약해제로 이해된다. 대상판결이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또한 대상판결은 협약상 부가기간의 설정에 의한 계약해제가 가능함을 언급하면서도 이 사건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그 이유는 설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고가 인도기일을 맞출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오리털의 재생산과 항공편에 의한 인도 및 선하증권 상의 도착지의 변경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응하지 않았다면, 피고가 부가기간을 설정했는데 원고가 이행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좀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를 부정한다면 문제된 분할인도부분에 관한 대금지급의무와 인도의무 및 장래의 분할인도부분은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궁금하다. 3. 상계 대상판결은, 피고의 손해배상채권과 원고의 미지급 물품대금채권은 피고의 상계에 의하여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대등액 범위에서 소멸했다고 보았다. 원고와 피고의 채권은 모두 협약에 의하여 규율되는 이 사건 매매계약으로부터 발생한 것인데, 협약은 상계를 규율하지 않으므로 상계의 허용성과 그 요건 및 효과의 준거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 사건 매매계약에 협약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그 준거법을 결정해야 하는데, 우리 국제사법(제26조)에 따르면 매도인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법인 중국법이 준거법이 될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면 상계의 요건과 효과는 중국법에 의할 사항이다. 다만 독일의 유력설은 이 경우 협약에 내재하는 메커니즘에 따라 상계할 수 있다고 보는데, 만일 이를 긍정한다면 그 메커니즘은 협약의 기초를 이루는 일반원칙으로서 준거법에 우선한다(그러나 상계의 효과를 어느 법에 따라 판단하는지는 애매하다). 대상판결이 유력설처럼 협약에 내재하는 상계의 메커니즘을 따른 것인지 아니면 준거법에 대한 고려 없이 상계의 요건과 효력의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본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후자일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는 잘못이다. 상계의 준거법이 중국법이라면 상계적상의 존부는 중국법에 따를 사항이다. 그때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의 통화도 문제된다(우리 판례에 따르면 민법상 손해배상채권의 통화는 원칙적으로 원화이다). 이 사건에서 협약상 또는 중국법상 피고의 손해배상채권의 통화가 무엇인지, 만일 그것이 미달러화가 아니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자의 대용급부청구권이 인정되어 상계적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4. 외화채권과 채권자의 대용급부청구권 이 사건에서 원고의 대금채권은 미달러화채권인데 원고는 원화지급을 청구했다. 대상판결은 채권자인 원고가 민법 제378조의 해석상 대용급부청구권을 가짐을 당연한 전제로 원화지급을 명했다. 이는 대법원 1991. 3.12. 선고 90다2147 전원합의체판결을 따른 것이다. 즉 대상판결은 협약이 적용되는 사건에서도 채권자가 대용급부청구권을 가진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① 협약의 해석론상 채권자의 대용급부청구권이 긍정되는지, ② 만일 부정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378조가 협약에 의하여 규율되고 보충적 준거법이 중국법일 개연성이 큰 이 사건 매매계약에 적용되는 근거를 밝혔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의무이행지도 정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5. 손해배상의 범위 당사자의 관심의 대상은 손해배상의 범위이다. 협약(제74조)에 따르면 손해배상액은 이익의 상실을 포함하여, 위반의 결과 상대방이 입은 손실과 동등한 금액이나 그 범위는 위반 당사자의 예견가능성에 의하여 제한된다. 대상판결은 피고가 다른 곳에서 대체물품을 구하느라 지급한 대금과 이 사건 매매계약상 대금의 차액, 대체물품의 항공운송비용과 피고가 전매수인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의 합계를 손해액으로 인정했다. 대상판결이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를 부정하면서도 대체거래에 의해 손해액을 산정하는 근거는 협약 제74조에 비추어 설명을 요한다. 해제를 부정한다면 문제된 분할인도부분과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당사자의 권리의무는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6. 지연손해금의 비율 대상판결은 피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일자부터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선고일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익일부터 완제시까지는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의문이 있다. 첫째, 연 6%의 지급을 명한 것은 채무자 국가의 법을 적용한 것으로 선해할 수도 있으나 아마도 만연히 우리 상법을 적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협약이 적용되고 보충적으로 중국법이 적용될 개연성이 큰 이 사건에서 우리 상법을 적용하는 근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둘째,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도 종래 우리 판례에 반한다. 즉 대법원 1997. 5.9. 선고 95다34385 판결은 지연손해금은 준거법에 따라 판단할 사항이라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종래 필자는 지연손해금은 당사자의 권리·의무에 관한 것이므로 실체(substance)에 속하지만, 특례법상의 지연손해금은 한국에서의 소송 촉진이라는 소송정책적인 고려에 기하여 부과하는 소송상의 제도이므로 법정지법에 따를 사항이라고 본다. 7. 맺음말 대상판결이 이 사건 매매계약에 협약을 적용하고 본질적 계약위반의 개념과 손해배상의 발생요건과 범위 등에 관해 정확히 설시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으므로 항소심에서는 사실관계를 좀더 심리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협약이 적용되는 매매계약이더라도 협약이 모든 사항을 규율하지는 않으므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협약이 규율하는 사항과 아닌 사항을 구별하고, 후자는 국제사법에 의해 결정되는 준거법에 따르고, 전자의 경우 협약이 통일규범을 두고 있으면 그에 의하지만, 협약이 명시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문제는 협약의 기초를 이루는 일반원칙에 의하고 그것이 없으면 비로소 준거법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협약 제7조). 무엇보다도 협약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 협약에 대한 연구가 긴요하다. 또한 협약은 Lando 위원회의 유럽계약법원칙과 UNIDROIT의 국제상사계약원칙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결과 이제 협약의 개념과 용어는 국제계약법의 공용어(lingua franca)가 되었는데, 근자에는 위 troika를 기초로 세계계약법원칙(내지 세계계약법)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으므로 우리도 방관해서는 아니 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성안할 민법개정안에는 2004년 개정안과는 달리 협약의 내용 중 취할 바를 가려내어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해둔다.
2009-06-15
건물공사 중 건축주가 변경된 경우 건물 소유권의 원시취득 시기
Ⅰ. 사실관계 대상 판결에서 문제가 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18층의 아파트 및 판매시설인 소위 주상복합건물로서, 피고 주식회사 동신주택이 1992. 2.경 6층 골조공사까지 마친 후 부도가 나서 공사가 중단되었다. 1992. 9.경 소외 주식회사 백상주택건설이 매매대금을 건물 완공 후 아파트 일부에 대한 소유권을 피고 동산주택에게 이전해 주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하고 신축 중인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아 공사를 진행하다가 다시 부도가 나 위 약정기한까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1994. 4. 피고 동신주택은 이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백상주택건설은 매매계약 해제에도 불구하고 계속 공사를 진행하다 1994. 10.경 공사를 중단하였다. 백상주택건설의 공사 중단 당시 이 사건 건물 중 18층 구조의 좌측 부분은 18층까지 골조공사, 17층 일부 벽면까지 조적공사, 16층 일부까지 미장공사가 되어 있었고, 7층 구조의 우측 부분은 7층까지의 골조 및 조적공사, 지붕 및 옥상공사가 되어 있었으나, 18층 구조의 좌측 부분의 옥상 지붕공사, 17층 일부 및 18층 전체의 조적공사는 되어 있지 않았고, 건물 전체적으로 일부 배선설비 외에는 전기설비공사가 대부분 시공되지 않았고, 외장 및 실내공사, 난방, 상·하수도 배관설비공사 등은 전혀 시공되지 아니한 상태였다. 원고 주식회사 삼원주택은 1998. 8. 28. 피고 동신주택으로부터 위와 같은 상태에 있던 이 사건 건물을 양수받아 이 사건 건물 공사를 재개하여 18층 지붕공사 및 17층까지를 포함한 조적공사 및 전체 건물의 외장공사 및 실내공사 등 전체적인 잔여 공사를 시행해 이 사건 건물을 완공했다. Ⅱ. 대상 판결의 요지 건물이 설계도상 처음부터 여러 층으로 건축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고 그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건축주의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와 같이 중단될 당시까지 이미 일부 층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그 구조물을 토지의 부합물로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제3자가 이러한 상태의 미완성 건물을 종전 건축주로부터 양수해 나머지 공사를 계속 진행한 결과 건물의 구조와 형태 등이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한 경우에는, 그 구조와 형태가 원래의 설계 및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건물 전체를 하나의 소유권의 객체로 보아 그 제3자가 그 건물 전체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옳고, 건축허가를 받은 구조와 형태대로 축조된 전체 건물 중에서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있던 층만을 분리해 내어 이 부분만의 소유권을 종전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고 볼 것이 아니다. 또한,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시점은 원칙적으로 건물 전체가 완성되어 당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된 시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 등 참조),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종전 건축주에 의하여 축조된 미완성 건물의 구조와 형태가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Ⅲ. 미완성 건물의 완성과 소유권 귀속에 관한 종전 판례 1. 종전 판례의 일반적인 법리 건축주의 사정으로 건축공사가 중단되었던 미완성의 건물을 양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마치고 완공한 경우,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원래의 건축주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3다1527·1534 판결, 대법원 1997. 5. 9. 선고 96다54867 판결,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다26194 판결,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350 판결 등 다수). 이때 사회 통념상 독립된 건물이라 하기 위하여는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주벽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누173 판결, 대법원 1996. 6. 14. 선고 94다53006 판결,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51872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판결 등 다수). 2. 건축허가상 계획된 건물 일부의 기둥·주벽·슬라브 등이 완성된 구체적 사례 종전에 대법원은 건축허가상 계획된 건물의 일부만이 기둥·주벽·지붕이 건축되었을 때 그 건물이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그 건물의 일부도 원래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며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이 사건 공작물은 위 경락 당시 지하 1, 2층 및 지상 1층까지의 콘크리트 골조 및 기둥, 천장(슬라브)공사가 완료되어 있고, 지상 1층의 전면(남쪽)에서 보아 좌측(서쪽) 벽과 뒷면(북쪽) 벽 그리고 내부 엘리베이터 벽체가 완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작물은 최소한의 지붕과 기둥 그리고 주벽(主壁)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어서 미완성 상태의 독립된 건물(원래 지상 7층 건물로 설계되어 있으나, 지상 1층만으로도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임이 분명하다)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51872 판결) 「지하 3층 지상 12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 중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후 신축 건물이 경락된 경우 신축 건물이 경락대금 납부 당시 이미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기둥, 주벽 및 천장 슬라브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하 1층의 일부 점포가 일반에 분양되기까지 하였다면, 비록 토지가 경락될 당시 신축 건물의 지상층 부분이 골조공사만 이루어진 채 벽이나 지붕 등이 설치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지하층 부분만으로도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신축 건물은 경락 당시 미완성 상태이기는 하지만 독립된 건물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 Ⅳ. 대상 판결의 검토 대상 판결은 건물이 건축허가 및 설계도상 여러 층으로 건축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을 경우에는 제3자가 미완성 건물을 양수하여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하였을 때 그 구조와 형태가 원래의 설계 및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건물 전체를 하나의 소유권의 객체로 보아 그 제3자가 그 건물 전체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여, 건물의 일부만이 기둥·주벽·지붕이 건축되었을 때 그 건물이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그 건물의 일부도 원래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는 위의 종전 판례들과는 배치되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은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것으로 건축주가 1회 변경된 사안으로 대상 판결의 경우 건축주가 2회 변경된 것을 제외하면 그 사실관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편 대상 판결의 원심 판결은 일반적인 독립건물과 각 구분소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합건물의 경우를 나누어서 일반적인 독립건물의 경우에는 종전의 판례와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으나, 각 구분소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집합건물에서의 ‘독립한 건물’의 개념은 1동의 건물 전체가 독립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구분소유권의 목적인 각 세대별 구분건물 부분도 독립한 건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구조상·이용상의 독립성이나 개별성을 갖춘 후에야, 비로소 집합건물로서 ‘독립한 건물’의 물리적 완성도를 갖추었다고 보아야 한다며 집합건물의 경우에 있어서는 결론적으로는 대상 판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일반적인 독립건물과 집합건물의 경우를 나누지 않고 여러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인 모든 건물에 적용되는 일반론을 펼친 것이다. 또한 대상 판결은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시점은 원칙적으로 건물 전체가 완성되어 당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된 시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 등 참조),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종전 건축주에 의하여 축조된 미완성 건물의 구조와 형태가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상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은 집합건물의 어느 부분이 전유부분인지 공용부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 관한 것으로 건물의 소유권의 귀속시기에 기준이 되는 판결이라 할 수 없다.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건물이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되려면 건물이 완공되어 사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대상 판결의 논리에 의하면 건물을 완벽하게 완성하여 사용승인을 받은 시점의 건축주가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되어 건물의 기둥, 벽, 보, 지붕 등이 완성되어 그 구조물을 토지의 부합물로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에는 독립한 부동산으로 보아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는 종전의 판례 이론이 성립할 여지가 없게 된다. Ⅴ. 결론 대상 판결은 여러 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이었던 건물의 건축주가 변경되었을 경우에 원시취득자에 대한 종례의 대법원 판례들과는 배치되며, 집합건물의 경우에 관한 것으로 대상 판결과 유사한 사안에 관한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을 폐지하지 않았다.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한 정도의 건물을 완성한 건축주가 건물 전체를 원시취득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을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지는 변경된 여러 건축주들 중 누구의 보호가 아니라, 제3자, 즉 건축주의 채권자 보호에 관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대상 판결과 같이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한 경우 건물 전체를 원시취득한다고 본다면 건물의 상당 부분을 완성하였던 당시의 건축주의 채권자가 민사집행법 제81조 제1항 제2호, 제291조에 의하여 미완성인 미등기 건물을 압류 또는 가압류하여 부동산등기법 제134조에 의하여 소유권의 처분제한의 등기촉탁에 의하여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가 경료되었다 하더라도, 원래의 건축주가 미완성인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여 제3자가 건물을 완성하였을 때 건물을 양도받아 완성한 제3자가 원시취득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원래의 건축주는 미완성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처분제한의 뜻이 기재된 소유권의 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 이런 결과는 원래의 건축주의 채권자에게 뜻하지 않은 피해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원래의 건축주가 이러한 결과를 노리고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방법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대상 판결의 경우에 건물의 원시취득의 시기를 종전 판례와 마찬가지로 건물 공사가 중단된 때 이미 일부 층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부분은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 것이나, 건물 완성 당시의 건축주에게 양도된 것으로 이론 구성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부 완성된 건물이 소유권의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가 경료된 후 그 원시취득자인 피고가 이를 원고에게 양도한 후 위 소유권보존등기에 터잡아 소유권을 양도받은 다른 피고들에 대하여는 원심에서의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과 같이 원래의 건축주와 피고들의 배임행위에 기한 등기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계약에 기한 등기로 민법 제108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라고 이론 구성을 하면 대상 판결과 그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이론 구성을 한다면 종전의 판례의 이론과도 배치되지 않고 원래의 건축주의 일부 완성된 건물의 압류·가압류 채권자도 보호될 것이다. 또한 원래의 건축주의 채권자가 일부 완성된 건물을 압류·가압류하였다 하더라도 미완성건물을 양수받는 자는 부동산등기부에서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건물의 매매과정에서 매매대금의 정산시 불이익을 입지 않을 것이다. 대상 판결은 사실상 종례의 판례를 변경한 것이나, 종례의 판례를 폐지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여러 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이던 건물의 건축주가 변경되는 사안의 경우 어느 대법원 판례를 따라야 할지 혼란을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유사 사례에 있어서 대법원이 명확하게 이론을 정리하기를 기대한다.
2007-02-22
FIO 특약과 선상도
1. 사건의 경과 가. 우리나라 수입자 X는 오스트리아 수출자로부터 철제화물을 수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위 수입자의 의뢰로 신용장개설은행은 수익자를 수출자로 하여 C&F(운임포함조건) FO(하역비 화주부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취소불능화환신용장을 발행하였다. 나. 원고회사는 위 수출자와 사이에 러시아의 바비노항에서 포항항까지 철제화물을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수하인을 신용장개설은행, 통지처를 수입자 X로 한 선하증권을 발행하여 화물을 포항항까지 운송하였다. 다. 부두운영회사인 피고회사는 수입자 X로부터 하역작업 및 내륙의 자가보세장치장까지 보세운송을 의뢰받고 화물을 하역하여 부두에 일시 야적하였다가 위 수입자로부터 선하증권이나 화물인도지시서 등을 받지 아니하고 화물을 위 수입자의 자가보세장치장까지 보세운송하였고, 수입자가 이를 반출하여 소비하였다. 라. 원고회사는 선하증권을 소지하게 된 신용장개설은행으로부터 화물의 불법반출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받아 그 판결금액을 지급한 다음 이 사건에서 피고회사를 상대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공동면책에 따른 구상청구를 하였다. 마. 1, 2심 법원 모두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을 전제로 피고회사의 과실비율에 따른 구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2. 大法院의 판결요지 해상운송에 있어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은 수하인, 즉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그 계약상의 의무이행을 다하는 것이 되고, 그와 같은 인도의무의 이행방법 및 시기에 대하여는 당사자 간의 약정으로 이를 정할 수 있음은 물론이며, 만약 수하인이 스스로의 비용으로 하역업자를 고용한 다음 운송물을 수령하여 양륙하는 방식(이른바 '선상도')에 따라 인도하기로 약정한 경우에는 수하인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가 운송물을 수령하는 때에 그 인도의무의 이행을 다하는 것이 되고, 이 때 운송인이 선하증권 또는 그에 갈음하는 수하인의 화물선취보증서 등과 상환으로 인도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선하증권상의 통지처에 불과한 실수입업자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로 하여금 양하작업을 하도록 하여 운송물을 인도하였다면 이로써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 대한 불법행위는 이미 성립하는 것이고,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하역업자가 운송인의 이행보조자 내지 피용자가 된다거나 그 이후 하역업자가 실수입업자에게 운송물을 전달함에 있어서 선하증권 등을 교부받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별도로 선하증권의 소지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3. 평석 가. 문제의 제기 FIO 특약이란 “Free In & Out”의 약어로 일반적으로 항해용선계약에서 용선자가 자체의 비용으로 선적 및 양하작업을 수행하는 조건을 말한다(항해용선계약의 Gencon 표준약관이 대표적이다). 대상사건에서 대법원은 FIO 특약에 의하여 하역업자가 화물을 수령하는 때에 ‘선상도’가 이루어졌다고 하고 있어, FIO 특약과 운송인에 의한 화물인도의무의 이행 또는 그 인도시점의 관련성이 주목되고 있다. 나. FIO 특약의 내용, 그 효력과 운송물인도와의 관련성-대상판결의 문제점 상법 제788조 제1항은 운송인의 운송물의 수령, 선적, 적부, 운송, 보관, 양륙과 인도에 관한 주의의무를 규정하고 상법 제790조 제1항에서 위 제788조의 규정에 반하여 운송인의 의무 또는 책임을 경감 또는 면제하는 당사자간의 특약은 효력이 없다고 하고 있다(선하증권에 관한 국제협약인 헤이그/비스비규칙이나 미국해상운송법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대법원의 판례는 없으나 다수의 미국연방항소법원은 미국해상운송법 제3조 제2항에 규정된 운송인의 의무는 위임불가능한(nondelegable) 의무로서 FIO 특약은 그러한 의무를 화주에게 전가하여 운송인의 의무를 면제하는 것으로 같은 조 제8항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한다. 영국의 경우, 최고법원인 귀족원(House of Lords)은 The Jordan II(2005) 사건에서 헤이그/비스비 규칙 제3조 제2항은 운송인이 절대적으로 인수하여야 할 서비스의 범위를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인이 인수한 서비스의 이행상 주의의무의 기준(“carefully and properly")를 통일적으로 규정하고자 취지의 규정이라는 이유에서 헤이그비스비규칙의 제규정에 반하지 아니하고 유효하다고 보는 종래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FIO 특약은 운송인과 송?수하인 사이에 운송용역의 조건이 아니라 그 범위를 한정함에 불과한 것으로 제790조의 규정에 실질적으로 위반되지 아니하여 유효라는 하급심판결들이 있다. 무효설에 의할 경우 FIO 특약은 아무런 법률상 효력이 없고 여전히 운송물의 양륙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운송인이 부담하게 된다면 양륙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법률상 인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의 판시내용과 같이 운송물이 선창을 떠나 양륙이 개시되는 때에 곧바로 인도가 일어난다고 보게 되면 법률상 인도의무를 이행하려는(또한 인도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서 양륙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법적 이익이 있는) 운송인으로서는 의무이행행위가 곧 불법행위가 되는 불합리한 입장에 처해질 수 있다. 유효설의 경우에도, 선하증권 소지인이 아닌 용선자 또는 수입자에 의하여 하역작업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운송인은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한 관계에서 여전히 법률상 인도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하역작업이 개시되는 때에 곧바로 인도가 일어난다고 보게 되면 인도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서 양륙이 선행되어야 할 법적 이익이 박탈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따라서 FIO 특히 양륙 및 인도와 관련되는 FO(Free Out) 계약조건의 구체적 내용을 확정하고 그 효력을 검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사실관계에서 설시한 FO 계약조건의 내용이 비용부담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나아가 의무와 책임까지도 수하인에게 이전한 것인지에 관해 확정되지 아니하고, 또한 운송물의 매매계약 또는 신용장상의 조건을 곧바로 운송계약의 내용으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신용장상에 기재된 C&F FO 조건만을 근거로 “운송물을 하역하는 것은 운송인의 의무가 아니라 수하인의 의무이다”라고 단정하고 있다. 또한 대상판결은 FIO 특약의 유효성을 당연히 전제한 것으로 판단되나 그 근거를 생략하고 있고 운송물인도와의 관련성에 관한 분석도 찾기 어려워 판결이유의 설득력이 우선 반감되고 추후 유사한 사례에서 선례로서의 지침을 제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 FIO 계약조건에서의 운송물의 인도시점 (1) 수입화물의 인도시점(=불법행위의 성립시점)에 관한 종래의 판례 태도 모든 수입화물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박으로부터 하역작업을 거쳐 반드시 보세구역에 장치하게 되므로(관세법 제155조 내지 제157조), 해상운송인이 수하인에게 화물을 인도하기까지 하역, 보세장치장 입고, 통관 및 반출 등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보통이어서 해상운송인이 화물을 인도하고 계약상의 의무를 벗어나는 시기가 언제인가가 논란이 되어 왔다. 대법원은 종래 운송물의 인도시점과 관련하여 화물의 인도는 사법상의 개념으로서 그 화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의 이전”이라는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왔다. 보세구역에 장치되어 있는 화물에 관하여 현실적으로 보세구역의 종류에 따라 관세행정목적상 세관의 감독과 규제의 정도가 다르므로 운송물을 일반보세장치장에 입고하는 경우와 자가보세장치장에 입고하는 경우, 즉 하역된 화물이 누구의 점유하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그 인도시기를 달리 보아 왔다. 일반보세장치장에 입고되는 화물은 출고시 운송인의 화물인도지시서등을 제출받는 관행을 근거로 수입자와는 별개로 운송인과 사이에도 중첩적 임치계약이 존재하므로 선하증권상의 통지처(또는 그 지정하역회사)에 의하여 하역되고 창고에 입고된 사실만으로는 화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화물의 인도시점은 보세장치장에서 출고된 때로 보고, 선측에서의 하역작업에 의하여 운송물의 점유가 하역회사에게 이전된 때가 아니라고 보았다. 한편, 수하인이 하역업자를 고용하여 운송물을 하역하고 이를 자가보세장치장에 입고한 경우 운송물이 수입자의 이행보조자에 의하여 수령되어 수입자의 보관하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하역업자가 화물을 수령하는 순간(하역시)에 운송물은 수입자의 지배하에 들어가 그 인도가 있었다고 본다. 결국, 대법원은 종래 운송물에 관한 ‘사실상의 지배의 이전’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해 어떤 특정 시점의 당사자의 인식이나 행위가 아니라 사후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양하에서 인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이해된다. (2) FIO 특약은 ‘선상도’의 약정인가?-양륙과 인도의 구별 대상판결이 인도의무의 이행방법 및 시기에 대하여는 당사자간의 약정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한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판시와 같이 수하인이 운송물을 선상에서 수령하여 ‘양륙’하기로 하는 약정, 즉 FIO 특약이 곧 운송물을 선상에서 ‘인도’하기로 하는 약정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심각한 의문이 있다. 왜냐하면 양륙과 인도가 개념상 구별될 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대상판결의 선고 후에도 일관되게 화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운송물의 인도 여부를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거의 확립된 것으로 판단되는데, 설사 FIO 특약에 따라 실수입자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가 양하작업을 완료하였다고 하더라도 화물이 ‘일반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라면 여전히 화물은 운송인의 지배하에 있게 되므로 FIO 특약에 따라 화물이 선상에서 수령되어 양하되었다고 하더라도 양하 당시에 선상에서 인도(‘선상도’)가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대상판결이 ‘수입자에 의한 양륙 이후에도 운송물에 대한 운송인에 의한 사실상의 지배와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즉 화물이 누구의 점유하에 들어가는지와 무관하게 FIO 특약에 의하여 선상에서 양하가 개시되는 시점에 인도가 이루어진다’라는 취지라면 이는 지금까지의 대법원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에 의하여 판례를 변경하였어야 할 사안으로 판단된다. (3) 대상사건에서 운송물의 인도시점 대상판결은 실수입업자의 의뢰에 따라 하역회사에 의해 양하된 다음 부두에 일시 보관된 다음 보세운송되어 실수입업자의 자가보세장치장으로 입고된 사안이다. 종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화물에 대한 보세운송 신고를 할 수 있는 자는 화주 또는 그 위임을 받은 보세운송업자뿐이므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보세운송 과정 중의 화물은 화주의 사실상의 지배 아래에 있다. 따라서 대상 사건에서 인도시점은 다음의 두 시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첫째, 아무리 늦어도, 보세운송을 위하여 부두에서 반출된 때이거나 둘째, 하역회사가 선상에서 화물을 수령하여 양하를 개시할 때이다. 만약 첫째의 경우라면 하역회사의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여지가 있는데, 화물이 언제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났다고 볼 것이냐에 관한 판단에 달려 있다. 이는 즉, 운송물을 양하하여 부두에 일시보관중인 하역회사와 운송인의 관계가 어떠한지, 즉 하역회사가 운송인을 위하여 운송물을 보관하고 있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에 좌우된다. 화주의 의뢰를 받은 하역업자가 화물을 양하하여 부두에 보관하게 되는 경우라도 운송인과 사이에 임치관계나 보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운송인은 하역업자를 통하여 운송물을 간접점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항항에서 그 화물의 반출시 운송인의 보세운송동의서나 화물인도지시서를 제출받는 부두운영실태나 관행이 형성되어 있어야만 부두에 보관된 화물에 대한 운송인의 일정한 통제가 이루어져 화물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그 때 앞서 본 중첩적 임치계약관계 성립의 근거가 갖추어졌다고 볼 것이다. 이러한 관행은 소송과정에서 사실조회 등에 의해 입증되어야 할 사실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대상사건의 포항항 제8부두는 보세구역이 아니어서 하역회사의 일반보세창고가 없었고, 하역된 화물은 즉시 다른 곳으로 운송되거나 그대로 적치되어 일시보관된 후 다른 곳으로 운송되기도 하여 왔다는 점에 비추어 위와 같은 관행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상사건에서 부두에 보관된 화물에 대하여 달리 명시적인 보관위임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이상 하역회사와 운송인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하역이 개시된 이후에는 화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인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판결이 “하역회사인 피고가 보세운송을 함에 있어 실수입업자로부터 선하증권등을 교부받는 관행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그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하역업자는 실수입자의 이행보조자로서 양하시점에 운송인으로부터 운송물을 수령하였을 뿐 원고의 이행보조자 내지 피용자에 해당하지 않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 라. 결론 결론적으로 ‘선상도’가 이루어졌다고 본 대상판결의 구체적 결론은 지지될 수 있으나 판결이유의 설시에 있어서 이론적 근거나 분석이 미흡하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대상사건에서 화물은 부두에서의 반출시가 아니라 선상에서의 하역시에 실수입자에게 불법적인 인도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FIO 특약에 따른 약정의 효과라기보다는 운송인이 하역시점에 운송물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잃고 운송물의 점유가 실수입업자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적?양하작업의 비용과 책임에 관한 FIO 특약을 ‘인도(선상도)’에 관한 약정으로 등치시켜 FIO 특약이 있으면 하역을 위하여 실수입자의 하역업자가 운송물을 수령하는 때에 곧바로 운송물의 인도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단정하는 듯한 설시를 하고 있어 실무상 혼란이 초래될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운송물의 인도시점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견해를 변경하거나 그것과 크게 배치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2006-11-06
채권자대위권행사시 채무자의 처분권 제한을 중심으로
Ⅰ. 주요 판시 사항 [1]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가 대위사실을 통지받았거나 알고 있는 경우 그 피보전 권리의 처분으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甲이 乙로부터 매수한 부동산을 다시 甲으로부터 매수한 丙이 채무자인 甲, 乙에 대하여 순차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중 乙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이 상고심에 계속중 甲이 乙의 매매잔대금 지급최고에 응하지 아니하여 乙로 하여금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경우, 이는 채무자인 甲이 丙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여 甲과 乙은 丙에게 그 계약해제로써 대항할 수 없다 Ⅱ. 사건의 개요 및 진행 과정 1. 1차 판결요지(대법원 93.4.27. 선고 92다44350 판결과 관련하여) (1) 민법 제405조에 의하면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채무자가 자기의 채권이 채권자에 의하여 대위행사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처분을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매도인인 제3채무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려고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지급받은 매매대금을 공탁한 데 대하여, 매수인인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 없이 공탁의 취지에 따라 공탁금을 수령함으로써 계약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행사하고 있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장 부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이후 채무자가 제3채무자가 공탁한 매매대금을 이의 없이 수령함으로써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도록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2. 2차 판결요지(대법원 1994.11.25. 선고 94다12234 판결) (1) 각서의 내용이 갑이 소정기일까지는 틀림없이 잔존채무를 이행할 것을 약속하며 만일 그때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할 때에는 을측에서 매매계약을 해제하여도 이의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면, 갑이 기한을 다시 해태하면 그 이후에는 을측에서 새로운 이행의 제공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2)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해제권을 갖는 자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를 갖기에 이르러 그 후 새삼스럽게 이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해제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3)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은 무렵을 기준으로 볼 때 무려 1년 4개월 가량 전에 발생한 해제권을 장기간 행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잔존채무의 이행을 최고함에 따라 상대방으로서는 그 해제권이 더이상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였고 또 매매계약상의 매매대금 자체는 거의 전부가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신뢰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면, 그 후 새삼스럽게 그 해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이제 와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다시 이행제공을 하면서 최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한 사례. 3. 3차판결요지(광주고등법원 95나527호,대법원1998.10.13.선고) (1) 위 두 번째 파기 환송 사건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은 1997.5.22. 경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일정금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7.8.8.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라고 하여 채권자(전득자)의 승소판결을 하였고, (2) 3번째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두 번째 판결요지와 같은 취지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4. 4차 진행과정(본 판결, 대법원 2003년1월10일 선고 2000다27343 판결) (1) 매도인은 등기이전서류를 변호사 사무실에 맡기고 매수인에게 잔대금청구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일정기한내에 동시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해제통지없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였으나 매수인은 위 통지서를 받고도 최고된 기간이 지나도록 매도인에게 위 잔존채무금을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내어 매수인에게 도달하였다. (2) 매도인(원고,제3채무자)이 피고(대위채권자)에게는 이행제공의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채 매수인(채무자)에게만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하여 필요한 서류의 이행을 제공한 다음, 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효력이 없다. (3)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인바(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4350 판결 등 참조), 이를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종전 소송의 재파기환송 후 그 청구를 인용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여 그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되어 있던 중에, 채무자인 매수인에게 반대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으나 매수인(채무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매도인(제3채무자)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채무자(매수인)의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대위채권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제3채무자인 원고 또한, 그 계약해제로써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Ⅲ. 처분권 제한과 관련된 사항 검토 1. 처분금지가처분과 관련된 효력의 범위에 대한 검토 가. 처분금지가처분의 효력이 미치는 인적 범위와 관련하여, 종래에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처분행위는 절대적무효설의 입장도 있었으나, 현재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행위는 그 당사자 사이에서나 다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완전히 유효하고 다만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을 뿐이라고 하는 상대적무효설이 통설적 입장이고 판례 또한 같다. 나. 대법원은 “부동산의 전득자(채권자)가 양수인 겸 전매인(채무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양수인을 대위하여 양도인(제3채무자)을 상대로 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경우 그 피보전권리는 양수인의 양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일 뿐 전득자의 양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자대위소송에 의한 소유권이전순차등기청구 소송이 진행 중일지라도 양도인은 전매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줄 수 있다고 하여 채권자대위권행사 이후에도 채무자의 변제수령은 허용됨을 명백히 하였다. 위 판례에 따르게 되면 채권자대위소송 중에도 양도인은 전매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가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전매자(채무자)는 전득자(채권자) 이외에 제3자에게 목적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어 버리면 전득자(채권자)로서는 채권자대위소송의 실익을 상실하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2. 채권의 압류, 가압류에 대한 고찰 우리 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판결에 의하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행하여지면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에게 등기이전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것이나, 가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채권자의 압류나 가압류가 이루어진 경우에조차도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서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예: 부동산매매대금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한 경우에 채무자(매)와 제3채무자(매수인) 사이의 매매계약)를 해제하여 부동산매매대금채권을 소멸시켜 버리게 됨으로써 채권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3. 채권양도에 대한 고찰 채권의 귀속 자체가 변경되는 채권양도에 있어서도 채무자는 양도 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제2항) 그리하여 양도통지가 있은 후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한 계약상 반대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채무자가 피양도채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계약을 해제한 경우(예: 매도인이 매매대금채권을 양도한 경우 그 후 그가 자신의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이에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해제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합의해제와 법정해제의 구분 필요성 합의해제(해제계약)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자발적인 의사표시를 통해 합의해제를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는 처분행위가 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법정해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한 법정해제는 채무자의 객관적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 인하여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해제권의 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대법 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에 의하면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와 관련하여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관계를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합의해제에도 채권가압류의 처분 제한효가 미친다고 판시한것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즉 앞서 살펴본 판례(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 등에 의하면 가압류 또는 압류된 채권에 대하여서도 )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대법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는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를 인정하고 있음은 법정해제와 합의해제의 구별의 실익이 있음을 시사하는 듯도 하다고 하겠다. Ⅳ. 결어 민법 제405조 제2항의 권리처분 제한 규정에 의해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의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는 없다고 본다. 민법제 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는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합의 내지는 단독적 처분 행위에 의하여 채권자의 권리침해가 되는 것을 막자는데 있다고 본다면, 제405조제2항이 전제하고 있는 처분행위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또 다른 제3자에게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인 채권관계를 처분하여 버림으로써 채권자의 대위권 행위가무위로 돌아가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대법 2000.4.11.99다51685판결처럼“채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있어도 그 발생원인인 기본적법률관계인 매매계약을 해제할수 있다”고 하여 민법 제544조의이행지체에 따른 계약해제권을허용하고 있고, ② 채권자 대위권의 행사보다도 더 깊이 본질적인 권리귀속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권리양도에서조차도 채무자는 양도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451조 제2항), 채권자대위권을 달리 해석할 이유가 없으며, ③이러한취지가대법1991.4.12.선고90다9407 판결에서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되어 있는 사건에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대위행사 후에도 채무자는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고 보여지며, ④ 또한 본 발표대상 판례에서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잔대금을 계속하여 지급을 하지않고, 채권자 역시 제3채무자에게 지급의무가 없다면 결국 채권자는 잔대금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동시이행 판결이 나게 될 채무자와 제3채무자사이의 중간경유등기에서의 동시이행의 조건성취가 어려워져결국 등기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될 것이며, ⑤ 뿐만 아니라 본건 사안에서와 같이 사실심 변론 종결후 변호사 사무실에 소유권이전서류를보관시켜 상대방에 대한 이행지체의 책임을 물었을 경우 그 이후에도 계속 하여 이행지체에 빠져있게 된다면 판결 확정 후에“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사유를주장하면서 제3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청구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고 보이며, ⑥ 무엇보다도 채권자대위권의행사와 관련된 민법 제405조 제2항은“채무자가 전항의 통지를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못한다”라고 하여 통지후 권리처분 제한의 대상자를 채무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채무자의 상대방의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채무자의 상대방은채무자의 채권자의 채권자대위행사 때문에 부당하게 권리행사를제한받을 수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위 판례는 채무자의 상대방의정당한 권리행사까지 불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은 민법 제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를 초과한 부당해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대상판례와 같이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있는 경우제3채무자나 채무자의 해제권의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민법 제405조 제2항의 해석을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때문에 민법 제405조 제2항의입법취지가 권리관계를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그근본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원인채권 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까지 금지시킬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가되어있지 않는 전매자를 상대로불안정한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데에서 오는 불이익은 감수하여야 한다면 대상판례에서매매계약의 이행지체로 인한 상대방의 해제까지 불허하는 판례는 변경되어야 마땅하다.
2003-07-21
채권자대위에 의한 처분금지효가 제3채무자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것에도
Ⅰ. 事實關係 대법원판결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관계를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간단하게 보면 다음과 같다. 원고가 1987년 8월에 甲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하였는데, 甲은 대금을 다 지급하기 전에 이를 피고에게 매도하였다. 피고는 1989년 1월에 갑에 대하여, 그리고 甲을 대위해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었다. 이 소송은 대법원이 두 차례나 파기환송되는 곡절을 겪으면서, 1998년 10월에야 상고기각으로 종결되었다(원고에 대한 대위청구부분에 대하여는 “원고는 甲으로부터 매매잔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甲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그 소송이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계속 중이던 1997년 7월에, 즉 사실심에서의 변론종결 후에, 원고는 甲에게 기간을 지정하면서 잔금의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이 도과하면 매매계약은 해제된다는 내용의 서면을 보냈다. 甲이 그 기간을 도과하자 피고는 동년 8월에 甲에게 매매계약이 해제되었다는 뜻의 서면을 다시 보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사건명이 「채무부존재확인」인 점 등으로 미루어 보면, 원고가 위와 같이 甲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하였으므로 피고가 前訴에서 대위행사하였던 甲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이제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것을 청구한 것으로 추측된다. 원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 이유는 요컨대 원고가 대위채권자인 피고를 관여시킴이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이를 피고에게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는데, 그 이유는 원심판결에서과 같이 신의칙 위반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 Ⅱ. 判決趣旨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인데…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종전 소송의 재파기환송 후 그 청구를 인용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여 그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되어 있던 중에, 채무자인 甲에게 반대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으나 甲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원고로 하여금 甲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채무자인 甲이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채권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제3채무자인 원고 또한 그 계약해제로써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Ⅲ. 評釋 1. 序 민법 제405조 제2항은 채권자대위의 목적인 채무자의 권리를 채무자가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대상판결은, 피대위권리가 매매계약에 기하여 발생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인 경우에 그 상대방(즉 매도인. 이하 피대위권리의 상대방을 제3채무자라고 부르기로 한다)이 채무자(즉 매수인)의 매매대금지급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催告要件을 준수하여 당해 契約을 解除하는 것도 위와 같이 제한되는 「처분」에 해당됨을 정면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見解에는 찬성할 수 없다. 여기서는 이 구체적인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 가령 원고의 주장이 원심판단과 같이 신의칙에 위반되는가는 검토하지 아니하고, 단지 이 추상적 견해 그 자체의 當否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 역시 여러 관점에서 행하여질 수 있겠지만, 민법 제405조 제2항의 연혁이나 입법례에 비추어 본 문제점, 그 규정에 대한 입법론적 비판 등에 관하여는 지면관계로 생략하기로 한다. 또한 對象判決이 그 효력을 제한하고 있는 언필칭 「처분」이 있은 것은 채권자대위소송의 사실심변론종결 후이다. 그리하여 대상판결은 채권자대위로 인한 채무자의 처분제한은 언제까지 그 효력이 미치는가 하는 문제도 제기한다. 그것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행사하고 있는 동안에 한정되는가? 아니면 만일 채권자대위소송이 제기되었다면, 그 事實審의 변론이 종결된 후에도, 나아가 그 소송이 모두 종결된 후에도, 채무자는 여전히 자신의 권리를 처분하지 못하는가? 그러나 이 점 대하여도 역시 논하지 않기로 한다. 2. 다른 處分制限制度와의 均衡 (1) 아마도 채권에 대한 처분제한의 전형적인 사유는 채권의 押留 또는 假押留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大判 82.10.16, 82다카508(集 30-3, 179) 이래 근자의 大判 2001.6.1, 98다17930(공보 2001하, 1482)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 판례는 일관하여 채권압류의 처분금지효는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하는 효력은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305면:[Ⅳ], 208면도 참조). 그리하여 大判 2000.4.11, 99다51685(공보 2000하, 1177)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행하여지면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에게 등기이전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이나, 가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 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만일 對象判決과 같이 채권자대위권이 행사된 경우에 제3채무자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적법하게 해제한 것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채권자가 집행권원에 기하여 正式의 강제집행절차를 통하여 채무자의 채권을 압류하는 것보다도 더욱 강력한 효력을 채권자대위에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 과연 누가 이것을 타당한 처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2) 특히 채권압류의 경우에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자신의 채무를 이행할 수 없고 채무자가 이를 수령할 수 없음은 물론이며(民執 제227조 제1항 등 참조), 이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압류된 경우라고 하여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채권자대위에서는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채무를 변제할 수 있으며 채무자는 이를 유효하게 수령할 수 있다고 한다(우선 民法注解[IX], 795면(金能煥 집필) 참조). 특히 大判 91.4.12, 90다9407(공보 1991, 1366)은, 對象判決의 사안에서와 같이 부동산이 甲으로부터 乙, 乙로부터 丙으로 전전 매도된 후에 丙이 乙의 甲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한 후에 乙이 丙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事案에 대하여, 타당하게도 “채무자의 변제수령은 처분행위라 할 수 없고, 같은 이치에서 채무자가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것 역시 처분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대위행사 후에도 채무자는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처럼 채권자대위에서는 일반적으로 채권압류에서보다 채무자가 행할 수 있는 「處分」의 범위가 넓은 것이다(물론 변제의 수령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나, 이로 인하여 채권이 소멸된다는 점에서 이 맥락에서는 통 상 처분에 준하여 처리된다). 그런데 하필 피대위채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기본적 계약관계의 해제에 관하여 채무자의 「처분」을 더욱 제한하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3. 債權者代位에서 第3債務者의 地位 원래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이 된 권리의 상대방, 가령 피대위권리가 채권이면 그 상대방이 되는 제3 채무자는 채권자대위권이 행사되었다고 해서 자신의 법적 지위에 기본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채권자는 단지 채무자에 대위해서 채무자의 채권을 행사하는 것뿐이므로,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 자신이 그의 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 비교해서 불이익한 지위에 놓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채권의 귀속 자체가 변경되는 債權讓渡(즉 처분의 「제한」을 문제삼기 전에 이미 채권, 나아가 그 처분권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제도)에 있어서도 채무자는 양도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 대하여 생긴 사유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 제2항). 그리하여 양도통지가 있은 후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한 계약상 반대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채무자가 피양도채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계약을 해제한 경우(예를 들어 매도인이 매매대금채권을 양도하였는데 그 후 그가 자신의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해제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일치하여 해석되고 있다(우선 民法注解[X], 592면(李尙勳 집필) 참조. 일본의 학설로, 我妻榮, 525면; 奧田昌道, 442면; 林良平 등(補訂版), 503면 등 참조). 그렇다면 권리의 귀속 자체에 아무런 변경이 없는 채권자대위권의 경우에 제3채무자는 대위채권자에의 대항사유라는 점에서 채권양도의 경우 이상으로, 아니면 적어도 동등하게 보호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4. 合意解除와 法定解除를 구별할 必要 (1) 對象判決에 대하여는 혹 다음과 같은 설명이 가능할는지 모른다. 즉 大判 93.4.27, 92다44350(공보 1993, 1551)(이 사건의 제1차 환송판결이다); 大判 96.4.12, 95다54167(공보 1996상, 1516) 등 종전의 재판례는 채권자대위에서의 채무자의 처분제한이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대위행사의 목적이 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되는 계약을 당사자 간의 합의로 해제하는 것에도 미친다는 태도를 취하여 왔다. 대상판결은 그 취지를 법정해제의 경우에 연장하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먼저 종전 재판례의 태도가 타당한지가 문제이다. 그것은 일단 앞의 2.(1)에서 본 채권압류의 효력이 기본적 법률관계에 미치지 않는다는 판례의 태도와 수미일관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필자는 채권압류의 경우에도 合意解除(약정해제권이 행사된 경우가 아니라, 解除契約이 체결된 경우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채권압류의 처분금지효가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해제계약에 동의하는 채무자의 의사표시에는 채권압류로저지하려는 「채권 자체의 처분」이 성질상 당연히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하여는 梁彰洙, “債權假押留 후 債務者와 第3債務者 간의 契約關係消滅에 관한 合意의 效力”, 同, 民法硏究, 제5권, 429면 이하=저스티스, 31권 2호, 122면 이하 참조). (2) 그러나 채무불이행책임의 한 내용으로서의 법정해제의 경우는 달리 보아야 한다. 물론 해제계약이 채무자의 채무불이행문제를 처리하는 일환으로 행하여진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그러한 의미에서 최근의 大判 2001.6.1, 98다17930(공보 2001하, 1482)가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가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관계를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합의해제에도 미친다는 뜻으로 종전에 없는 판시를 한 것은, 새로운 법전개의 端緖라는 면에서 흥미롭다), 법정해제와 해제계약은 혹 그 법률효과에서는 서로 유사할지 모르나(그래도 판례는 해제로 인한 금전반환의무에 관한 민법 제548조 제2항이 해제계약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성립원인이나 법적 성질에 있어서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특히 채권자대위나 채권압류의 효력으로서의 「처분제한」에서와 같이 집행채권자 또는 대위채권자의 권리만족 내지 실행확보의 이익을 도모할 필요와 채무자의 자유를 보호·신장할 원래적 필요의 조화가 문제되는 국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거칠게 말하면, 법정해제는 채무자의 객관적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3채무자의 정당한 법적 대응이고, 해제계약은 채무자의 의사행위를 하나의 요소로 하여 채권관계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3) 이와 관련하여 對象判決은 “채무자 甲이 제3채무자인 피고의 매매대금 이행최고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피고로 하여금 해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채무자의 피대위채권에 대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는 어떠한 의미에서도 處分이라는 법개념의 부당한 확장일 뿐만 아니라, 앞의 2.(2)에서 본 대로 채권소멸을 가져오는 변제의 수령도 여기서의 處分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이 이제 와서 돌연 이러한 무리를 하여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5. 實際的 問題 對象判決과 같은 입장은 실제적으로도 부당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채무자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 때문에 제3채무자가 매매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의 매매대금 지급과 相換으로만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것을 대위채권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다. 그리하여 前訴에서의 확정판결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러한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더라도, 제3채무자로서는 어쨌거나 그 후 매매대금을 지급받기까지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그 확정판결 후에도 채무자가 종내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해 보자. 그러면 제3채무자로서는 그 때 이행최고를 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음은 물론일 것이다. 만일 그가 이 권리를 행사한다면, 그는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기 위하여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그 사유를 주장하여 채권자를 상대로 請求異議의 訴(民執 제44조)를 제기하여야 할 것이다. 제3채무자에게 이와 같이 迂遠한 방도를 취하게 강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차피 채무자가 그의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는 이상에는,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에서 제3채무자로 하여금 원래대로 해제를 허용하고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을 간명하게 처리하는 길이다. 6. 結論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對象判決의 판결취지는, 채권자대위에서의 제3채무자의 법적 지위의 파악이라는 점에서도, 다른 처분제한의 경우나 기타의 제도와의 균형이라는 점에서도, 「처분」이라는 법개념의 왜곡이라는 점에서도, 실제적 문제해결의 타당성이라는 점에서도 찬성할 수 없다. 혹 문제의 근원은 채권자대위에서 채무자의 처분제한을 별다른 제한 없이 인정하는 듯이 표현되어 있는 민법 제405조 제2항의 문언 자체에 있을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하여는 별도의 論考에서 다루기로 한다.
2003-04-07
부동산의 계약명의신탁과 횡령죄
[사실관계] 피고인은 1996. 9월초경 김 0 외 9인과 함께 태백시 황지동 산 10 임야 43,737 평방미터 중 43,737분의 7,237지분을 매수하되 다만 편의상 피고인이 단독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등기명의인도 피고인의 단독명의로 하여 두기로 약정을 한 사실, 피고인은 소유자인 정0수와 매매대금을 3억4천만원으로 약정하여 이 사건 토지지분을 매수하기로 약정을 한 다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1996.10.25. 피고인 단독명의로 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위 매매계약 당시 피고인은 자신이 단독으로 이 사건 토지 지분을 매수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소유자도 피고인이 단독으로 이 사건 토지 지분을 매수하는 것으로 안 사실, 한편 피고인은 1997.6.19.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여 제일은행 보라매지점에 채권한도액 2억원, 제일은행 화곡 2동 출장소에 채권최고액 4억 6천만원인 근저당권을 각 설정하였다. [판결이유]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인 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2조제1호 및 제4조의 규정에 의하면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 약정을 맺고, 이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기하여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수탁자 명의로 경료한 경우에는, 그 소유권이전등기에 의한 당해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유효하고, 한편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약정은 무효이므로, 결국 수탁자는 전소유자인 매도인 뿐만 아니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게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볼 수 없다. [평 석] 1. 본 判決의 意義 이번 판결은 1995.7.1.부터 不動産實權利者名義登記에관한법률(이하 ‘不動産實名法’이라 함)이 시행된 이후 비록 契約名義信託의 경우에 관한 것이지만 명의수탁자의 부동산 처분행위에 대한 형법적 평가를 분명히 한 최초의 판결이다.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전까지 대법원은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부동산 취득시 부동산의 대외적인 소유자는 명의 수탁자이지만 실질은 보관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으므로(대판 1971.10.30, 71도740(전원합의체); 1996.11.29, 96도1755) 사실상 대내적인 실권리자인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 보호되었다. 그러나 부동산실명법의 시행 이후에도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 필자는 1997.10. 형사판례연구회에서 발표한 판례 평석을 통하여 새로운 결론도출이 불가피한 점을 지적하고,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해서 횡령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바 있다(박상기, 부동산명의신탁과 횡령죄, 형사판례연구(6), 266면 이하; 박상기, 형법각론(박영사), 347면 이하). 그 후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그 가운데는 필자의 견해와 다른 견해가 주류를 이루었다(백재명, 부동산명의신탁과 횡령죄, 형사판례연구(7), 367면(이 판례 평석은 본 평석 대상 판례의 원심법원 판결에 대한 것으로서 검사가 항소한 내용과 같이 수탁자의 횡령죄를 인정); 장영민, 명의 신탁된 부동산횡령행위의 죄책, 고시계 1997/12, 37면 이하(수탁자의 배임죄를 인정). 손동권, 명의신탁부동산의 처분행위에 대한 횡령죄의 성립여부, 고시연구 1997/12, 46면 이하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에는 필자와 견해를 같이 한다). 또한 이후에 개진된 학설도 부동산실명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탁자에게 명의신탁유형에 따라 횡령죄나 배임죄와 같은 형사책임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 다수설이다(이재상, 각론, 336면 이하; 배종대, 각론, 476면 이하; 백형구, 각론, 202면). 그러나 이번의 대법원 판결은 기본적으로 명의신탁에 의한 부동산 취득시의 법률관계에 대한 다수설의 입장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서 이 문제에 관한 한 대법원의 입장은 분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판결은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에 부합되는 것임은 물론 동 법의 논리구조에도 합치되는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이 판결은 명의신탁이라는 畸形的 方式에 의한 불법적인 부동산거래를 차단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며, 사회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 契約名義信託과 橫領罪 성립여부 대상판결이 내용으로 하고 있는 명의신탁은 소위 契約名義信託에 해당하는 것이다. 즉 피고인은 김 0 외 9명과 함께 당해 부동산을 매입하기로 하고 다만 편의상 피고인 단독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리고 피고인은 매도인 정0수와 단독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약정에는 위임 내지 위탁매매의 형식에 의한 경우도 포함하고 있으므로(동법 제2조 1호) 사안과 같은 경우는 계약명의신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소유자인 정0수는 피고인이 김 0외 9인과 공동으로 매수하지만 형식적으로 피고인이 단독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며, 피고인이 단독으로 이 토지지분을 매수하는 것으로 알았다. 부동산실명법은 제3조 제1항에서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4조 제1항은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제2항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하며, 제2항 단서에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그 일방당사자가 되고 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에 부동산의 원소유자인 매도인이 명의신탁사실을 모르는 경우에는 매도인과 수탁자 사이의 물권변동은 유효하며 수탁자 앞으로 경료된 등기는 유효하고,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서는 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명의신탁약정에 의한 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에서 신탁자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인한 권리·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이러한 입장은 원심판결이 판시한 바이다). 그 결과 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해서 이번 판결이 판시한 바와 같이 횡령죄를 인정할 수는 없다(반대로 계약의 타방 당사자인 원소유자, 즉 매도인이 명의신탁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동 법의 규정취지에 따라 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소유권은 원소유자에게 복귀한다. 그 결과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는 原所有者에 대한 관계에서 橫領罪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 수탁자의 행위는 신의칙에 반하며 정의관념에도 반한다는 등의 이유로 수탁자에게 橫領罪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백재명, 위 논문, 381면; 백형구, 각론, 202면) 혹은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에 사실상의 신임관계를 인정하여 수탁자에게 背任罪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장영민, 위 논문, 40면; 이재상, 각론, 337면; 배종대, 각론, 477면)가 있다. 그밖에도 수탁자의 형사책임을 인정하여야 하는 이유로는 부동산실명법의 목적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도록 하는 것에 있는 것이지 신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백재명, 위 논문, 383면 참조). 이러한 주장이 전면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와 명문규정에는 반하는 해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법적 논란의 원인제공자는 어디까지나 명의신탁자이지 수탁자가 아니다. 또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신임관계는 동 법의 취지상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신임관계에 해당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다수설이 수탁자에게 횡령죄 혹은 배임죄를 인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신탁자가 신탁부동산의 진정한 소유권자인 것과 같은 외관을 여전히 남겨둠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 3. 맺는 말 명의신탁이라는 방식에 의한 부동산 거래의 필요성을 전면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래서 부동산실명법도 예외적으로 명의신탁방식에 의한 부동산거래를 합법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동 법 제8조 참조).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명의신탁방식에 의한 부동산거래를 통하여 검은 돈의 은닉 내지 세탁방법으로 활용하거나 부동산 투기와 탈세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한 부동산거래를 차단할 목적으로 제정된 부동산실명법은 私法的 論理構造에는 정확하게 부합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은 동법이 명의신탁방식에 의한 부동산 취득을 투기나 탈세와 같은 反社會的 行爲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므로 이를 근절하겠다고 규정한 점이다(동법 제1조). 부동산실명법의 해석은 이러한 입법취지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동법은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하여 명의신탁방법을 통한 부동산취득이 신탁자에게 절대적으로 위험한 거래임을 주지시키는 전략적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선택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刑事政策的 意義까지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이 법 해석의 허용되는 한계 내에 있음은 물론이고 동 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이 아님은 더욱 더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판결의 입장은 앞으로 다른 유형의 명의신탁의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이 점에서 대판 1999.11.26, 99도2651 판결은 재고되어야 한다). 즉 2자간 혹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도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이를 임의 처분한 수탁자에게 횡령죄를 인정할 것은 아니다(다만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신탁자가 아니라 원소유자인 賣渡人에 대한 관계에서 수탁자에게 횡령죄를 인정하여야 한다).
2000-04-13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의 배상
【대법원판결요지】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확대손해 내지 2차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부담시키기 위하여는 매도인이 목적물 인도시에 매수인이 요구하는 품질과 성능을 갖춘 제품이라고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보증하였는데 공급받은 제품이 그러한 품질과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무위반의 사실뿐 아니라 매도인에게 그러한 의무위반에 대한 귀책사유가 존재해야 한다(이 사건에서는 하자의 부존재 및 매도인의 의무위반이 없음을 이유로 배상책임을 부정했다). 【사실관계】 농기계의 제조판매업을 하는 원고(A, 매수인)는 피고(B, 매도인)가 제조판매하는 커플링(coupling)을 개당 1천원에 8백개를 공급받아(1994년9월) 그것을 부품으로 하여 농업용난로를 제작하여 판매했다. 소외인 C(최종소비자)는 A로부터 난로를 구입하여(1994년10월) 비닐하우스에 설치, 가동했으나 난로의 작동불량으로 농작물의 냉해피해를 입고 A로부터 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소외인 D도 A로부터 구입한(1994년10월) 농업용난로의 작동불량으로 냉해를 입어 1천5백만원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커플링은 버너와 모터와 오일펌프를 연결하는 동력전달장치이다. 그런데 냉해사고를 일으킨 난로의 버너부분을 분해한 결과 마구리부분이 마모되어 오일펌프의 축과 커플링이 헛도는 현상이 발생했음이 판명되었다. 【원심판결】 원심은 이 사실을 기초로 C와 D가 A로부터 구입한 난로의 작동불량의 원인은 B가 판매한 커플링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보고, B는 A에게 냉해의 손해배상금에 관한 배상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심은 과실상계를 인정하여 A가 C와 D에게 배상한 총2천5백만원중 2/3에 해당하는 1천5백만원과 그 지연이자의 지급을 명하였다(수원지방법원 1996년8월7일 선고, 95다7526). 【대법원판결】 대법원은 커플링의 제조판매자인 피고는 난로의 작동불량으로 인한 농작물냉해에 대해 전혀 손해배상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중 피고패소부분을 파기하여 환송했다. 【판례평석】 【문제의 제기】 이 사건에서 문제의 초점이 된 법률문제는「하자담보책임」이다. 하자담보책임은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 즉 계약관계가 존재하는 당사자 사이에서 문제되는 책임으로서「물건의 하자」가 책임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 사례는 통상의 하자담보책임에서와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가진다. 이 사례에서 매도인은 부품을 제조, 공급하는 사업을 하였고 매수인은 완제품을 제조, 공급하는 사업을 하였기 때문에, 통상 담보책임에서 문제되는「상인과 소비자 사이의 책임」과는 달리 이 사건에서는 「부품제조자와 완제품제조자 사이의 책임」이 문제되었다. 또한 통상 담보책임에서 매수인이 입은 직접피해가 문제됨에 반하여 이 사례에서는 매수인의 매수인, 즉 최종소비자 입은 피해로 인한 매수인의 간접피해(2차손해)가 문제되었다. 이 사례는 농업용구 및 그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영세업자들의 문제로서 손해액이 그리 크지 않지만, 이 판례의 법리가 부품공급업자와 완제품제조자 사이의 부품하자를 둘러싼 분쟁에 언제나 적용된다면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크게 될 것이다. 【하자의 존재 및 인과관계】 이 사건에서는「문제된 커플링에 하자가 있는가」및 하자가 인정된다면「그 하자로 인하여 난방기의 작동이 중단되었는가」라는 점에 관해 원심과 대법원이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즉「하자의 존재」및「하자와 손해와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판단을 달리하였다. 하자의 존재 및 인과관계의 인정은 순수하게 사실입증의 문제만이라고는 볼 수 없고 하자담보책임 및 손해배상의 인정을 위한 규범판단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에서는 C와 D가 구입한 난방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B가 A에게 판 커플링자체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즉 커플링의 샤프트가 모터의 회전중력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일펌프가 연결된 흠의 미끄럼방지장치가 쉽게 마모되어 버려 커플링이 모터의 동력을 오일펌프에 전달하지 못하고 공회전하여 오일펌프에서 연료가 분사되지 않은 때문에 난방기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았다. 반면에 대법원판결에서는 다음의 근거에서 문제된 커플링(플라스틱제품)에 하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첫째, 대법원은 이 사건 DK커플링 2개가 플라스틱 커플링의 샤프트가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이나 성능조차 갖추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는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커플링이라고 하여 언제나 불량하다고 볼 수 없고 커플링의 용도를 떠나서는 하자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 피고는 개당 1천원짜리 DK커플링 이외에 특수고무로 제작한 개당 2천원 내지 3천5백원짜리 커플링도 판매하고 있었다는 사실, 피고가 1994년 약1만8천개 정도의 DK커플링을 제작판매했으나 내한성이 문제된 경우는 이 사건 농업용난로에 사용된 2개뿐이었던 사실, 이 사건 농작물냉해가 발생한 날의 기온이 다른 날에 비하여 유난히 낮았던 사실, 농업용난로가 상당기간 잘 가동되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날에 가동이 중단된 점등이다. 둘째, 대법원은 B가 A에게 이 사건 커플링에 관하여 품질과 성능을 보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는 농업용난로의 제작자인 A가 커플링의 재질에 따라 등급, 가격, 용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모를 리 없으며 B가 A에게 이 커플링을 냉해용으로 공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등이다. 셋째, 대법원은 감정의견을 원심과 달리 해석하여 난로의 작동불량의 원인이 커플링에 있다는 인과관계를 부정하였다. 사견으로는 이 사건 커플링은 하자있는 부품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품제조자가 커플링이 농업용난로에 사용되는 부품이라는 점을 알았다는 사실, 농업용난로는 추운 날씨에도 잘 작동되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는 점, 부품제조자가 싸기 때문에 성능이 미달하는 커플링을 팔때에는 그러한 성능미달을 매수인에게 알려 주었어야 한다는 점등을 근거로 한다. 【품질보증】 대법원판결은 품질보증에 관한 종전 판례(大判 1995년6월30일, 95다2616, 2623 공 1995, 2564)의 입장을 답습하고 있다. 1995년 판례는「매매계약 당시 매수인 스스로 매도인이 제공하는 카달로그 등에 의하여 자신이 매수하여 가공·완성할 제품의 재원과 사용 목적, 사용 방법을 검토, 고려하여 성능과 용량이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제품중 특정종류를 선택하였다면, 매수인으로서는 매도인에게 매매목적물에 관한 성능과 용량의 차이로 인한 결함을 들어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하여 그 매매계약 체결당시의 특약 등에 관한 심리미진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사견으로는 매도인이 성능이 다른 여러 종류의 제품을 제공할 때에 그 중 어떤 제품은 통상 기대되는 성능을 갖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수인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이 판례가 일률적으로「성능차이로 인한 결함을 들어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상품은 그 가격에 불구하고 통상 그 제품에 기대되는 성능을 갖추어야 하며 선택가능성은 더 우월한 기능을 보증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생각된다. 통상 기대되는 기능에 관하여는 특별한 품질보증은 필요없다고 보아야 한다. 【2차손해에 대한 채무불이행 책임】 대법원판결은 하자로 인한 확대손해 내지 2차손해에 대한 매도인의 배상책임의 요건은「매도인이 채무의 내용으로 된 하자없는 목적물을 인도하지 못한 의무위반사실」과「그러한 의무위반에 대한 귀책사유」라고 판시하였다. 이것은「확대손해는 하자담보책임으로는 물을 수 없고 채무불이행책임으로만 물을 수 있다」는 취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하자에 의한 2차손해가 민법 제580조 및 제581조에 의해 배상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제581조 종류매매를 직접 언급하는 이론은 없고 제580조의 특정물매매에 관해서만 이론이 전개되고 있다. 부정설은 2차손해(부가적 손해)는 제580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제될 수는 없으며 귀책사유를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책임에 의하여 해결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김형배, 채권총론 2백46면). 긍정설을 취하는 사견으로는 민법의 담보책임규정에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함만 정하고 있고 배상범위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으므로 배상범위는 일반원칙(제393조)에 의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졸저, 채권각론, 2백28면). 따라서 하자로 인한 2차손해, 확대손해, 하자결과손해등도 담보책임의 범위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대법원판결은 이상의 학설대립을 의식하여 부정설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앞에서 보듯이 대법원이 이미 하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여 손해배상의무는 발생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이론의 피력은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대법원은 그 하자로 인하여 담보책임은 물론이고 채무불이행책임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사견으로는 하자로 인한 2차손해가 담보책임에 의해서 배상될 수 있다는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겠다. 첫째, 우리 민법에는 담보책임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둘째, 담보책임을 본질적으로 채무불이행책임을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면 구태여 배상범위를 제한할 이유가 없다. 셋째, 근래 독일에서는 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을 통합하여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법의견이 강하다. 그리고 독일민법의 해석론으로서도 부정설과 긍정설이 대립하고 있다. 원래 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의 배상범위를 구별하려는 법리는 독일의 양책임구분의 이원적 사고에서 기인하는데 현재에는 적절치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넷째, 채무불이행책임으로 처리하더라도 물건의 인도채무에서 채무자의 의무위반 및 귀책사유는 실제로 중요하지 않다. 하자가 있는가 없는가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현재 과학기술로 개선책이 없는 경우를 하자라고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대법원판결에서도「하자존재의 판단」에서 모든 사정을 고려했는데, 그것은 이러한 법리를 반영한 것이다. 다섯째, 손해배상청구권을 발생시키는 하자에「1차손해만 배상하는 하자」와「2차손해까지 배상하는 하자」의 두 종류가 있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부정설을 취하면 이 두 종류의 하자를 구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過失相計】 원심은 과실상계를 인정하여 A가 C와 D에게 배상한 총2천5백만원중 1/3에 해당하는 부분은 원고 A의 과실부분으로 보고 피고 B에게 2/3에 해당하는 1천5백만원을 배상토록 명하였다. 과실상계를 인정한 근거는 B는 A로부터 그 커플링을 사용하여 제작한 농업용난방기가 작동되지 않아 C가 피해를 입었다는 연락을 받고 공급한 8백개의 커플링을 개당 3천5백원짜리의 것으로 교체해 준 사실(1995년1월), 커플링의 교체작업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 등을 인정했다. 따라서 A로서도 그 피해사건 이후 사고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후 B가 공급한 커플링을 사용한 난방기의 구입농가를 파악하여 새 커플링으로 신속하게 교체해 주어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잘못이 있고 이는 D가 입은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 B의 배상액산정에 참작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과실상계인정은 대법원에서 배척하였다. 사견으로는 원심이 책임분담을 위해 사용한 과실상계의 법리는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여기서는 무과실의 담보책임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손해배상범위에 관하여는 과실상계의 기본원리를 유추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품제조자와 완제품제조자는 소비자피해에 대하여 공동원인을 제공했지만 소비자는 완제품제조자에 대하여만 매매계약상의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인 배상액분담은 과실상계의 법리에 따르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커플링의 매수인(A)은 최종소비자가 아니라 완제품(난로)의 제조자로서 자기의 제품의 완전성을 위하여 각부품의 성능을 검사하고 우수한 부품을 선택하여 사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완제품제조자는 자기 제품의 하자를 막기 위하여 적절한 부품을 선택하여 사용할 의무를 소비자에 대한 관계에서 부담한다.「부품의 하자」와「완제품제조자의 과실」이 합성하여 완제품의 하자의 원인을 구성한 경우에, 각 원인제공자는 자기의 관여분에 따라 손해배상의무를 분담해야 할 것이다. 【맺음말】 대법원은 이 사건 커플링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사견으로는 원심과 같이 그 커플링은 하자있는 부품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상 기대되는 기능에 관하여는 특별한 품질보증은 필요없으며, 어떤 상품이 그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하자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결국 모든 상품은 그 가격에 불구하고 통상 그 제품에 기대되는 성능을 갖추어야 하며 선택가능성은 더 우월한 기능을 보증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은 하자로 인한 2차손해에 대하여는 채무불이행책임만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했지만 사견으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2차손해도 담보책임으로 처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법에 담보책임의 배상범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음에도 고전적 책임분리론에 따라 담보책임을 축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하자」의 인정이므로 실제 결과는 담보책임이든 채무불이행이든 책임성립상 차이가 없게 된다. 한 건의 손해배상사건은 담보책임이든 채무불이행책임이든 한 소송에 의해 처리되는 것이 소송경제상 바람직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1997-06-23
경영권의 양도와 표견대표이사의 성부
法律新聞 第2607號 法律新聞社 經營權의 讓渡와 表見代表理事의 成否 金敎昌 〈辯護士〉 ============ 14면 ============ 대법원 1994년12월2일선고, 94다7591판결 ●판례요지 주식회사가 대표이사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양수인에게 회사대표권한을 부여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과 거래한 제3자가 그 양수인에게 대표권이 없음을 알지 못한데에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회사는 제3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판례평석 이 사건에서 양수인은 대표이사로부터 대표권을 양수했을 뿐이지 주총서 이사로 선임되는 등 적법한 선임을 받은 바 없어 법률상 대표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이를 제3자가 알지 못한데 중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제3자를 보호하는 것이 금반언내지 외관보호의 법리에 비추어 타당, 表見代表理事성립을 인정한 대법원판시에 찬성한다 【判決要旨】 株式會社의 代表理事가 經營權을 讓渡하면서 그 讓受人에게 會社를 代表할 權限을 부여한 경우에는, 그 讓受人과 거래한 제3자가 그 讓受人에게 代表權이 없음을 알지 못한데에 重過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제3자에 대하여 會社는 책임을 져야 한다. 【評 釋】 1. 사건의 개요 이 事案은 原告들이 被告會社와 차량운행권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代金을 지급하였다가, 被告會社에게 歸責事由가 있음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그 代金의 반환을 청구한 事案이다. 被告會社는 運輸業을 경영하는 會社로서 그 代表理事는 甲(실제상 1人株主임)인데, 被告會社를 代表하여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甲이 아니라 乙이다. 被告會社가 乙의 代表權을 다투어 表見代表理事의 成立 與否가 이 事案의 爭點으로 되었다. 甲은 위 매매계약의 체결 전에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그의 柱式 전부를 乙에게 양도하고 중도금을 수령한 상태에서 會社의 經營權마저 乙에게 讓渡하였다. 그래서 乙이 被告會社를 代表하여 原告들과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 뒤 乙이 甲에게 양수한 柱式의 잔대금을 내지 아니하여 甲과 乙간의 위 양수도계약이 해제되고 甲이 다시 經營權을 맡게 되었다. 그러자 甲이 乙에게 代表權이 없다는 이유로 原告들과 乙간의 거래는 會社에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다투어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乙은 被告會社의 代表理事는 물론 理事로 선임된 바 없다. 代表理事로부터 經營權의 讓受에 따라 代表權을 넘겨받은 것만으로는 아직 적법하게 會社의 代表權을 가지지 못한다. 原判決(서울고법 1993년12월10일 선고 93나13201판결)은 이렇게 乙에게 代表權이 없고, 原告들이 이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는 이유로 原告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審(서울지법남부지원 1992년12월30일 선고 91가합25544판결)은 原告들의 청구를 認容하였는데, 이를 취소하고 그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위의 讓渡時에 甲은 乙에게 全權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委任狀을 작성하여 주고, 代表理事의 印鑑과 고무인도 인도하였으며, 사무실도 넘겨 주었다. 그리하여 그 이후 乙이 실제상 代表理事로서 被告會社를 경영하였다. 그 예로써 Y를 副社長으로 임명하여 乙의 경영을 돕도록 한 것, 노사분규를 수습한 것, 原告들과의 매매계약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종류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 들을 들 수 있다. 原告들과의 계약시에는 被告會社의 불이행으로 인한 대금반환채무의 담보로 原告들에게 被告會社의 차량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까지 하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判決要旨와 같이 表見代表理事의 成立을 인정하고, 이와 견해를 달리한 原判決을 破棄하였다. 還送後 법원(서울고법 1995년6월16일 선고 94나44332 판결)은 대법원의 判示에 따라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을 인정하여 原告들의 청구를 認容하였다. 2. 正代表理事와 副代表理事 代表理事는 株式會社의 필요기관으로서 理事가운데에서 理事會의 決議 또는 株主總會의 決議로(商法 389조1항 본문과 동 단서) 選任된다. 代表理事는 會社의 營業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 즉 代表權을 가진다(商法 389조3항, 208조). 법률상으로 株式會社의 대표기관은 代表理事 뿐이다. 법률상으로 代表理事 이외에는 법률상으로 代表理事 이외에는 會社의 代表權을 가지는 자는 없다. 그런데 오로지 代表理事만이 會社를 대표하여 상대방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하여서는 거래의 폭이 좁아진다. 그래서 거래의 폭을 넓히려고 실제로 대부분의 會社들은 代表理事 이외의 사람에게도 전반적 또는 부분적으로 代表權을 授與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도록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와 거래하는 상대방들도 이에 상응하여 실제로 반드시 代表理事와 상대하여 거래를 하지 않고, 代表理事 이외의 代表權者와 상대하여 거래를 한다. 이에 법률상으로 代表權을 가진 기관인 代表理事를 正代表理事라 부르고, 代表理事 아닌 사람으로서 실제로 代表權을 가진 대표기관을 副代表理事라고 부르기로 한다. 副代表理事의 설치 근거는 定款, 規程 등에 의하기도 하고, 理事會의 決議나 代表理事의 授權에 의하기도 한다. 副代表理事의 지위는 대체로 代表理事 이외의 理事들이 차지한다. 하지만 반드시 理事이어야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자체가 실제상의 것이므로 어디에도 그런 제한은 없다. 理事아닌 사람이라도 위 설치 근거에 의하여 代表權을 부여받으면 얼마든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副代表理事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흔히 社長, 副社長, 專務, 常務 기타 會社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을 사용한다. 이들중 專務, 常務의 경우 이들이 理事이면 專務理事, 常務理事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理事가 아니면 그저 專務, 常務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 副代表理事들이 가지는 代表權의 범위는 일정하지 아니하다. 그 범위는 正代表理事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전반적인 代表權으로부터, 그 폭이 넓거나 좁은 부분적인 代表權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이 있다. 이들 正·副代表理事가 그 권한내에서 법률행위를 하면 그 행위는 바로 회사 자체의 행위로 되고(鄭東潤 會社法 388면), 따라서 당연히 會社에 그 법률효과가 미친다. 3. 正·副代表理事와 表見代表理事 법률상으로 正代表理事는 전반적인 代表權을 가지지만, 會社내에서 그 권한에 제한을 가하여 실제로는 그 권한에 제한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그가 이런 제한을 어기고 법률행위를 하면, 그 행위의 효과는 원칙으로 회사에 미치지 아니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 내부적인 제한을 모르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에 法은 會社로 하여금 이런 제한을 가지고는 善意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제389조제3항, 제209조제2항). 그 결과 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그 행위의 효과가 會社에 미치게 된다. 副代表理事들은 어차피 전반적인 代表權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 이들이 그 권한 밖의 代表權을 행사하면 그 행위의 효과가 원칙으로 會社에 미치지 아니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 外觀을 信賴하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會社가 그 理事의 代表權을 다툴 때에 상대방더러 그 권한의 존재를 立證하라고 하면 그 立證이 어렵다. 그러면 그런 理事들과 상대방이 거래를 꺼리어 거래의 폭이 좁게 된다. 이에 法은 상대방의 보호라는 이유로 그런 名稱의 사용을 허용한 會社로 하여금 責任을 지도록 하였다. 그 理事가 代表權을 가지지 아니한 경우에도 善意의 제3자에 대하여는 責任을 지도록 하면서, 이런 理事를 表見代表理事라고 부른다(제395조). 그 결과 이런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그 행위의 효과가 會社에 미치게 된다. 실제로는 어느 범위에서 代表權을 가진 副代表理事가 그 범위내에서 법률행위를 한 경우라도 會社가 그 代表權을 다투면 상대방이 그 범위내의 법률행위임을 立證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도 상대방은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주장하여 會社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다. 판례는 이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두가지 경우에 확대하여 적용한다. 그 하나는 公同代表理事 1人의 행위에 대한 것이고(대법원 1992년10월27일 선고 92다19033 판결, 동 1993년12월28일 선고 93다47653 판결), 또 하나는 理事아닌 사람으로서 副代表理事로 인정할 만한 名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것이다(대법원 1985년6월11일 선고 84다카197 판결, 朴俊傭 「表見代表理事制度」 司法硏究資料 6권 172면, 鄭東潤 「表見代表理事」 鄭熙喆華 甲紀念 商法論集 83면 이하, 朴吉俊 「表見代表理事」, 徐燉珏 停年紀念 商事法論集 189면 이하), 이 事案은 그 중 後者에 해당하는 예이다. 4. 表見代表理事의 法理 이 法理는 表現代理(民 제125조, 126조, 129조), 表現支配人(商14조)의 法理와 함께 禁反言 내지 外觀保護의 法理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요건은 첫째로 代表權이 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의 사용이다. 그러한 名稱으로 法이 위에 들고 있는 것은 例示이다. 그 밖에 會長, 副社長, 理事長, 副理事長, 代表理事代行者(鄭東潤 會社法 394면), 總裁, 副總裁, 銀行長(崔基元 「表見代表理事의 行爲와 會社의 責任」崔基元華甲記念 商事判例硏究〔1〕 567면이하) 등도 그런 名稱에 해당한다. 表見代表理事가 自己의 명칭으로 거래하든 眞正한 代表理事의 명칭으로 거래하든 그것은 상관없다(대법원 1979년2월13일 선고 77다2436 판결, 鄭東潤 會社法 395면, 拙稿 「表見代表理事의 行爲」商事法의 硏究 186면이하). 그 요건은 둘째로 會社의 歸責事由로서 이에 대한 會社의 許容 내지 默認이다. 代表理事 1인 또는 理事과반수가 그런 명칭의 사용을 許容 내지 默認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년9월22일 선고 91다5365 판결, 朴吉俊 전게, 崔基元 전게, 鄭東潤 전게「表見代表理事」). 그 요건은 셋째로 제3자의 善意, 無重過失이다(대법원 1973년2월28일 선고 92다1907 판결, 鄭東潤 전게 397면). 이 法理는 非營利法人에도 유추적용되고 있다(대법원 1989년3월28일 선고 87다카2152, 2153 판결). 非營利法人 중에는 代表機關인 理事長 또는 會長을 非常勤의 명예직으로 두고 있는 法人이 적지 않다. 이런 法人의 일상업무는 대부분 常勤副社長(또는 專務, 常務, 事務總長…이하 같다)이 처리한다. 이에 상대방은 그 副社長이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믿고 그들과 거래한다. 이 판례의 事案은 바로 그런 法人의 副社長 겸 事務總長(甲)이 理事長의 명의로 어음에 背書를 한 事案이다. 이 事案에서 대법원은 그 法人에게 어음상의 責任을 지웠다. 甲이 法人을 대리할 權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어음을 受取한 사람에게 그렇게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表見代理의 法理를 가지고 그 法人에게 責任을 지운 것이다. 甲이 사용한 名稱은 株式會社의 경우에 代表權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이다. 대법원이 직접으로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유추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名稱이 계기가 되어 法人에게 責任이 지워졌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이 法理가 유추적용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5. 이 事案의 表見代表理事 이 事案의 乙은 代表理事인 甲으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한 사람이다. 그 뿐이지 乙은 株主總會에서 理事로 選任된 바는 물론 理事長 또는 株主總會에서 代表理事로 選任된 바(이하 적법한 選任이라 함) 없다. 代表理事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한 것만으로는 이 事案의 原判決判示와 같이 법률상 代表權을 가지지 못한다. 적법 ============ 15면 ============ 한 選任을 받아야 법률상의 代表權을 가진다. 이 事案의 原告들은 乙이 甲으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하였을 뿐이지 적법한 選任을 받은 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 그래서 原判決은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을 否定하였다. 이 事案의 乙은 甲으로부터 經營權을 讓受하여 실제로 전반적인 代表權을 행사하였다. 이러한 경우는 비록 乙이 적법한 選任을 받은 바 없어 법률상 代表權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甲으로부터 代表할 權限을 부여받았으므로 原告들과의 거래가 어쩌면 그 권한내의 거래일른지도 모른다. 그러나 甲이 이를 다투어 原告들로서는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援用하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요건중 會社의 歸責事由로는 代表理事 1人에 의한 許容 내지 默認으로 족하다. 이 事案은 바로 그런 例의 하나이다. 乙은 甲으로부터 그런 名稱을 부여받고 代表權을 행사하였으므로 그를 실제상 代表權을 가지는 者라고는 믿을만 하다. 乙에게 代表權이 있는지의 與否는 법률문제인데, 이를 原告들이 알지 못한데에 重過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甲이 乙에게 代表權을 수여하면서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하였는지는 더욱 제3자가 알기 어렵다. 乙에게 代表權이 있는 것으로 믿은 原告들을 보호하는 것이 禁反言 내지 外觀保護의 法理에 비추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법원은 그렇게 믿은 原告들에게 重過失이 없다고 判示하였다. 대법원의 判示에 贊意를 표,한다.
1997-06-16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에 상법 제190조를 준용하는 입법취지
法律新聞 2585호 법률신문사 株主總會決議 不存在確認의 訴에 商法 제190조를 준용하는 立法趣旨 일자:1995.9.15 번호:95다13302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一. 事實槪要 원고 주식회사 일진전기의 설립당시의 발행주식총수는 1만2천주로서 그 주주는 소외 A(3천7백20주), 그의 처인 소외 B(1천2백주), 그의 동서인 소외 C(1천주), 그의 질부인 소외 D(1천1백99주) 및 소외 E(3천6백주), 소외 F(6백주), 소외 G(4백80주), 소외 H(1천2백주)였는데,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인 대주주인 위 A가 1987년3월25일 부도를 내고 회사일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게 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그 당시 이사이던 위 E, H와 상의하여 위 E를 대표이사로 하기로 결정하고 그때부터 위 E가 회사일을 관장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위 E가 대표이사가 된 후에도 회사의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부채에 쪼들리게 되자 위 A는 1987년7월10일 실제 그 소유이던 주식 합계 6천1백20주(본인 및 위 B, C, D의 명의로 된 주식)를 소외 I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차용금채무에 대한 담보조로 소외 J에게 양도하였고, 위 J는 1988년2월27일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던 위 E가 실제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소외 K등을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기재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여 가지고 오자 같은해 3월3일경 그 소유 주식의 의결권행사를 위 H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1988년2월27일 주주총회 개최일자에 맞추어 소급하여 작성해 주어 이를 사후에 추인하였다. 피고 김광국은 소외 K가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상 등재되어 있는 동안인 1989년10월20일 원고회사를 대표한 위 K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9년10월26일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접수 제41035호로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위 K의 처남인 소외 M이 위 E로부터 그 명의의 주식 3천6백주를 대금 3천만원에 양도받음과 동시에 원고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을 장악하여 회사를 운영하면서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당시 주주명부상 주주로 되어 있던 자신과 소외 N, H등 주주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는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원고주장의 요지는 위 매매계약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도 정관상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법인등기부상에만 이사 및 대표이사로 등재된 자이므로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권한이 없었고, 또한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회사의 공장건물 및 그 부지로서 원고회사의 영업활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재산이므로 이를 처분할 경우 원고회사의 영업을 폐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는 바, 이러한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상법소정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함에도 원고회사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도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로서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二.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제1민사합의부는「…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등기가 있으면 일응 그 등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경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인 바, 법인의 경우는 적법한 대표자에 의하여 그 재산처분과 관련된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유효한 원인행위에 터잡아 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62년12월27일 선고, 62다630 판결 참조), 원고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위 등기의 추정력을 복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87년9월7일 원고의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부채정리를 위하여 원고소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주주 전원이 동의한 사실이 엿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1993년5월14일 선고, 92가합3844)는 것이다.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는「…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주주총회는 실제 소집, 개최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을 작성한 것이어서 형식상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위 E, M이 사실상 원고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터에 그 주도하에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어 그들이 위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하게 함으로써 원고회사도 이에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형식상 위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피고에 대하여는 원고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매매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체결되었거나 특별결의없이 이루어져 무효임을 내세우는 원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1995년1월20일 선고, 93나31032)라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제2부는「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상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해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상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 청구의 소에 있어서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그 결의에 기초한 법률관계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 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1년8월18일 선고, 91다14369 판결; 1993년9월14일 선고, 91다33926 판결등 참조)」라고 전제하면서「…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상법 제37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1995년9월15일 선고, 95다13302)고 하였다. 三. 評 釋 1) 判例의 변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둘러싼 소송사건중에는 결의부존재확인의 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소가 소송상 허용되는지, 소로서 허용된다면 소의 성질·대상은 무엇인가를 놓고 판례·학설이 다투어 온 바이다. 판례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총회의 결의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결의부존재의 소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송은 통상의 소송으로서 일반민사소송법의 적용을 받아 그 확정판결은 그 당사자간에 있어서만 효력이 있고 제3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대판 1968년2월20일 67다1979, 1980)을 취하였으나, 대법원은 1982년9월14일 전원합의체판결에서 현행상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판결(80다2425)을 한 것이다. 1984년4월10일자의 상법개정시에 제380조의 규정에 부존재확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들어오게 되었는 바, 이 규정은 1995년11월30일자의 상법개정에서 다시 종래 상법 제190조의 본문만 준용되고 단서는 준용되지 아니하는 규정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2) 議決不存在의 原因 상법상 결의부존재의 원인은「…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하는 경우이다(380조 후단). (가) 1984년전의 상법밑에서 판례에서 다루어진 경우를 보면, 총회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되고 이 총회에서 어떤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실제 총회소집도 없었고 또 결의도 없었는데 허위내용의 의사록을 만들어 총회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한 경우(대판 1964년4월21일 63마31; 대판 1969년9월2일 67다1705, 1706), 회사의 총주식 1만주중 도합7천주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적법한 소집통지를 함이 없이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71년8월31일 71다1325; 대판 1978년11월14일 78다1269; 대판 1980년12월9일 80다128), 시장이 실질적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의 결의를 가지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하는 경우(대판 1975년7월8일 74다1969), 주주가 아닌 지입차량양수인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한 결의(대판 1977년6월7일 77다54), 주주명의대여자가 한 총회의 결의(대판 1980년12월9일 79다1989)등이다. (나) 1984년 개정상법후의 판례에서는 결의부존재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로서 결의의 사실이 물리적으로서 부존재한 경우이다. 예컨대 주주총회를 소집·개최하거나 결의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양 허위의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회사등기부에 이사선임등기를 한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表見決議(Scheinbeschlusse)로서 총회 및 결의라고 볼 만한 실체가 사실상 존재하지만,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경우이다. 예컨대 아무런 소집통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가 다방에 모여 결의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表見決議의 경우만이 상법 제380조의 적용대상이 되고, 非決議의 경우는 상법 제380조의 규율밖에 있다고 한다. (다) 위 사실개요에서 보면 1988년2월27일자 및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였다는 것이니 이는 분명히 이른바 주주총회의 非決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판결은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것에 회사지배주주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에 예외적으로 회사에게 그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3) 議決不存在確認判決 效力 상법 제380조에서 제190조 본문만을 준용하고 있는 현행법에서 판결의 대세적 효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상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급효를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를 학설과 판례의 해석에 맡겨져 있는 상태이다. 이 대법원판결은 비록 1995년11월30일전의 상법밑에서 내려진 것이라 할지라도 불소급효를 인정한 판결이라 보아서 주목할만한다. 즉「…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사항을 놓고 볼 때 거래상대방의 보호를 중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지만, 상법 제434조의 적용을 받는 상법 제374조의 요건에 대한 사실인정이나 법적 가치판단이 없이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거래의 상대방 보호를 기한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74조의 적용을 받는 부동산을 매매하는 계약을 의결한 것이 부존재결의에 해당하면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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