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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광고와 영리목적의 환자소개·알선·유인행위
I. 사실관계 및 하급심의 판단 1.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온라인 광고대행 회사(A), 그 법인의 대표이사(B), 안과의원 원장(C)이다. 피고인 B와 C는 A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라식/라섹 수술에 대한 이벤트 광고를 하기로 하고 유상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A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홈페이지에 2008년 3월 11일부터 2008년 3월 24일 까지 '라식/라섹 90만원 체험단 모집'이라는 제목으로 "응모만 해도 강남 유명 안과에서 라식/라섹 수술이 양안 90만원 OK, 응모하신 분들 중 단 1명에게는 무조건 라식/라섹 체험의 기회를 드립니다"라는 이벤트 광고를 게재하고 위 기간 동안 2회에 걸쳐 위 사이트 30만 명의 회원들에게 위와 동일한 내용의 이벤트 광고를 이메일로 각 발송하고, 응모 신청자 중 20명이 90만원에 라식·라섹수수을 받도록 하였다. 2. 하급심의 판단 제1심은 피고인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여 의료법 제88조, 제27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인 A를 벌금 2백만원에, 피고인 B를 벌금 3백만원에, 피고인 C를 2백만원에 처하는 판결을 내렸다. 한편, 제2심은 홈페이지 광고에 대해서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반면, 불특정 다수인에게 직접 수령되는 전자메일을 발송하여 광고한 것은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위험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의료법 제88조, 제27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인들을 벌금형에 처하였으나 제1심보다는 벌금액이 낮아졌다. II.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의료광고는 그 성질상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지니므로 의료광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의료광고행위는 그것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거나 또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정하는 환자의 유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그러한 광고행위가 의료인의 직원 또는 의료인의 부탁을 받은 제3자를 통하여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환자의 소개·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C가 피고인 A를 통하여 이메일을 발송한 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 의료광고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환자의 유인이라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광고행위가 피고인 C의 부탁을 받은 피고인 A와 B를 통하여 이루어졌더라도 환자의 소개·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III. 평석 1.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의 금지 현행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판시대상 행위의 행위시점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의료법이 이와 같이 환자 소개·알선·유인행위 등을 금지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환자 유치를 둘러싼 금품수수 등의 비리를 방지하고, 나아가 의료인 사이의 불필요한 과당경쟁에 의한 폐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의료인 숫자의 증가와 의료의 상품화 현상으로 인하여 의료시장에서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그 과정에서 의료인의 과잉진료 내지 요양급여 과다청구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법 제27조 제3항 본문의 기본 취지는 현재에도 충분히 그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유인행위의 제한적인 해석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1981년 의료법 개정 당시에 동법 제25조 제3항으로 입법된 것으로서 당초에는 사회적 폐해를 야기하던 소위 의료브로커들의 무분별한 유인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던데 그 목적이 있었으나, 입법 심의과정에서 그 규제대상이 의료인에게까지 넓혀졌다. 의료브로커들의 활동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직·간접적인 승인 하에 이루어졌던 현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입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환자의 유치행위 자체가 기본적인 직업수행의 일부를 구성할 수 있는 만큼 '유인'행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필연적이라 하겠다. 대법원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 소정의 유인행위를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환자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라고 판시하면서도(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도1126판결), 제3자가 개입되지 않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만이 관여한 환자유인행위에 대해서는 "환자유치 과정에서의 위법행위는 상당 부분 구 의료법 제46조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의료기관·의료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그 과정에서 환자 또는 행위자에게 금품이 제공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의료법 제25조 제3항(현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환자의 유인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입법목적이나 의료현실을 고려할 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도5724판결, 2007. 4. 12. 선고 2007도256판결, 2008. 2. 28. 선고 2007도10542판결). 3. 의료광고 규제 완화의 고려 대상판례에서 대법원이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의료광고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환자의 소개·알선·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의료광고 규제의 맥락에서 함께 살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규정된 금지행위 중 특히 유인행위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적용하는 경우 의료광고의 순기능적 성격, 즉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료인 사이의 경쟁촉진과 의료서비스 수요자인 환자의 정보접근권 내지 선택권의 보장이 저해될 수도 있으므로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의료서비스 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비교형량이 필요하다. 의료법은 1951년에 국민의료법으로 제정된 이래 의료광고에 대해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 방식을 취하여 왔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특정 의료기관이나 특정 의료인의 기능·진료방법에 관한 광고금지조항이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으며(2005. 10. 27. 선고 2003헌가3 결정), 이에 따라 의료법은 2007. 1. 3. 법률 제8203호로 개정되어 의료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일정한 유형의 의료광고만을 예외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는 의료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보다 폭 넓게 제공하도록 허용하여 의료인의 표현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와 함께 환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의료광고 관련 의료법 조항이 개정된 점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법원이 대상판결에서의 이유 설시를 통해 이 점을 확인한 것은 의료법 개별 조항의 체계적·조화로운 해석의 측면뿐 아니라 의료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별 주체들 상호간의 이해상충의 문제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균형 있게 해결하고자 하고자 한 것으로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결론 대상판결은, 제3자가 개입되지 않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의 환자유인행위에 대해서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 의료법 제25조 제3항의 환자의 유인이라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것에서 더 나아가 "그러한 광고행위가 의료인의 직원 또는 의료인의 부탁을 받은 제3자를 통하여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환자의 소개·알선 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현행 의료법 하에서 허용될 수 있는 제3자를 통한 광고행위의 한계를 넓혀 준 것으로 이해된다.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이 직접 수행하는 광고보다는 광고대행업체를 통한 의료광고가 늘어나고, 광고수단도 종래의 오프라인 광고에서 인터넷 및 이동통신수단을 이용한 온라인 광고로 변화하고 있는 의료계 현실을 반영할 뿐 아니라, 의료소비자인 환자의 알권리 신장과 의료인 및 광고대행업자의 직업수행 자유의 보호 측면에서도 대상판결은 바람직한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대상판결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저촉될 수 있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광고행위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향후에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개별 의료광고의 의료법 제27조 제3항 위반 문제는 대두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2-10-15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Ⅰ. 사건개요 1. 사실관계 원고 환자는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자 2004. 2.16.에 피고의사에게 방문하여 초진시 피고가 작성한 진료기록부에 ① 맘모그램 영상에서 석회 침착을 동반한 결절 음영이 나타났고, ② 초음파영상에서 원고의 좌측 유방의 좌측에서 잘 분화된 저 에코 음영의 다발성 종괴가 관찰되었다는 취지와 함께 '섬유선종 > 악성종양'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또한 원고의 좌측 겨드랑이에서 잘 분화된 저 에코 음영의 종괴가 관찰되었다는 취지와 함께 '지방종 > 섬유선종'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③ 향후 일부 종괴에 대해서는 절제술, 일부 종괴에 대해서는 맘모톰을 계획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조직검사를 하여 악성종양인지 여부에 대한 확실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은 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원고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지내다가 멍울이 점점 커지는 듯하자 피고 병원을 재방문하여, 피고는 같은 해 6.12.에 원고에게 2차 유방 초음파검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는 종괴는 크기가 늘어난 상태였다(21.0mm→22.7mm, 15.5mm→25.1mm).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절제술과 함몰유두교정술을 계획하였고, 같은 해 6.18.에 절제술 등을 시행한 후 떼어낸 종괴에 대한 조직검사를 의뢰하였다. 피고는 같은 해 6.23.에 '침윤성 유관암, 일부 림프관 침윤 의심'이라는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원고를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를 하였다. 원고는 같은 해 6.29.에 유방암 3기로 진단받고 2차례 항암화학요법치료를 받은 후 좌측 유방 및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하여 넓은 국소 절제술을 받았다. 원고는 2006. 2. 13.에 컴퓨터 단층촬영상 다른 조직인 간으로 원격전이된 상태로서 병기가 4기 상태이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2004. 2. 16. 초진시 원고의 종괴를 양성종양으로 속단하고 조직검사의 필요성을 알려주지 아니한 과실로 그로부터 약 4개월간 치료가 지연된 결과 유방암이 3기로 진행하였으며, 피고에게는 악성종양의 가능성, 합병증, 치료방법, 요양방법 등을 설명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는데, 이는 의료과실과 동일시할 정도의 과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초진시 원고에게 조직검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조직검사계획을 고지하였음에도 원고가 피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4개월 동안 검사를 방치한 것이라고 다툰다. Ⅱ. 법원의 판단 1. 원심법원의 판단 원심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2008. 6.26. 선고 2007나45489 손해배상(의) 청구사건에서 원고의 항소에 대하여 피고에게 진단과정에서 의료상의 과실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의사의 진료상의 설명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안에서 해당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을 기준으로 하는데, 원고의 좌측 겨드랑이에 44.1mm 직경의 림프절로 예상되는 음영이 관찰됨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즉시 조직검사와 악성종양의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고,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방법으로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아니한 결과 유방암의 진단 및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고, 위와 같은 진료상의 과실이 없었더라면 원고는 유방암을 좀 더 조기에 발견하여 그 진행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비록 종국적으로 완치가 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다소나마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을 터인데, 피고의 진료상의 과실로 인하여 유방암의 조기발견 및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그러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과실로 인한 원고의 재산상 손해는 ① 조기발견에 실패함으로써 잔존여명이 감소함에 따라 그 감소기간의 생활비를 제외한 일실수입, ② 위자료 등이라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대법원 2009.1.15. 선고 2008다60162 판결에서 피고가 초진시 원고에게 일단 악성종양일 가능성을 인식하였다면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방법으로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함과 아울러 원고로 하여금 향후 유방암의 존부에 관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방암의 발병 및 전이속도, 치료방법, 요양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설명하지 아니한 채 더 이상의 검사로 나아가지 아니한 결과 유방암의 진단 및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한 과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초진시 피고의 진료기록부의 기재는 초음파검사 결과에 의하여 발견된 여러 종괴들은 양성종양일 가능성이 높고, 확진을 위해 절제술이나 맘모톰을 시행한 다음 조직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으므로, 피고가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아니한 진료상의 과실을 부정하였고, 초진시에도 림프절 전이가 이루어져 이미 3기 이상으로 병기가 진행하였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피고의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하여 병기가 2기에서 3기로 진행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Ⅲ. 본 대법원판례의 검토 1.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한 과실 대법원이 의사가 환자를 진료 과정에서 일단 악성종양일 가능성을 인식하였다면 환자에게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조직검사 등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방암의 발병 및 전이속도, 치료방법, 요양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조기에 치료하지 아니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보는 대법원판결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2. 조직검사를 하지 아니한 주의의무위반 본 대법원판결은 피고가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아니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으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원심 법원의 판단과 같이 초진시 피고가 원고에게 악성종양의 의심이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와 악성종양이 있다면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이 없었고, 4개월이 훨씬 지난후인 2004. 6. 29.에 2차 유방 초음파검사에서 종괴는 크기가 늘어난 상태(21.0mm→22.7mm, 15.5mm→25.1mm)에서 조직검사를 실시하여 유방암 3기로 진단받았다면, 원고가 초진시 적어도 유방암 3기 이전의 상태에 있었을 것이고, 유방암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고 유방암 검사는 조직검사가 중요한 점에 비추어 볼 때에,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은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조직검사를 즉시 실시하여 유방암을 좀 더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잔존여명이 감소라는 원고에게 중대한 피해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3. 입증책임 문제 본 대법원판결은 입증책임의 공평한 분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에,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의 입증의 정도에 관하여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의 잘못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며, 환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의료적 침습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라고 하는 것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에게 입증책임을 전환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설명의무 법리에 비추어 타당한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환자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이라는 과실을 입증한 이상, 의사는 설명의무를 다하였더라도 중대한 피해결과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을 분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Ⅳ. 결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법원판례가 의사의 진료상의 설명의무위반과 주의의무위반을 인정하고 있는 점은 과거의 판례에 비하여 장족의 발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고, 초진시부터 4개월이 훨씬 지난 후인 2004. 6. 29.에 2차 유방 초음파검사에서 종괴는 크기가 늘어난 상태(21.0mm→22.7mm, 15.5mm→25.1mm)에서 조직검사를 실시하여 유방암 3기로 진단받았다면, 원고가 초진시 적어도 유방암 3기 이전의 상태에 있었을 것이고, 유방암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고 유방암 검사는 조직검사가 중요한 점에 비추어 볼 때에 원고는 피고가 위와 같은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조직검사를 즉시 실시하여 유방암을 좀 더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잔존여명이 감소라는 원고에게 중대한 피해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진료상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의 입증의 정도에 관하여 일반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논리에 따라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의 잘못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며,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은 의사의 일반적 주의의무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면, 의료 전문가가 아니고 의료기록을 보유하지도 아니한 원고에게 과도한 입증책임을 부담시키게 되므로 원고가 피고의 설명의무위반이라는 과실을 입증한 이상, 피고는 설명의무를 다하였더라도 중대한 피해결과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을 분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08-19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대법원판결의 분석과 향후 논의과제
Ⅰ. 서론 2009년 5월21일 대법원은 타인의 ‘자연스런 사망’에 지나치게 개입하여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의 판결(2009다17417)을 선고했다. 우린 오랫동안 다투어 온 존엄사 내지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논의에 큰 획을 긋는 판결을 맞이했고, 2009년 6월23일 10시21분 그 판결의 실행을 생명경외의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런데 연명장치가 제거된 환자가 자기호흡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연명하자, 다시 우리 사회는 이 문제를 근본에서부터 다시 논쟁하려는 모습, 즉 논의의 역류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이유는 위 판결에 ‘옥의 티’가 있었고 그 티가 너무 부각되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하에서는 지면관계상 위 판결의 다수의견과 대법관 안대희, 대법관 양창수의 반대의견(제1 반대의견)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간략하게 평석하고, 상세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Ⅱ. 연명치료 중단의 허용요건에 대한 각 의견의 요지 1. 다수의견 다수의견은 연명치료의 중단을 허용하는 요건을 제시하였고, 연명치료의 중단을 허용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다. 다수의견의 설시 내용은 (1) 연명치료 중단의 법적 성질, (2) 중단의 허용요건, (3) 허용요건의 구비 여부 등 세부분으로 구분된다. (1) 연명치료의 중단을 의료계약의 해지로 보았고 환자에게 원칙적으로 계약 임의해지권과 그 연장선에서 계약내용 변경권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중단 내지 변경이 환자의 생명에 직결되는 경우에는 엄격한 요건이 구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그래서 다수의견이 제시한 허용요건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즉 객관적 요건으로서 ‘환자의 상태(狀態)’와 주관적 요건으로서 ‘환자의 의사(意思)’에 관한 것이다. 1) 첫째 요건인 객관적 요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환자의 상태(狀態)’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이 단계에 진입한 것인지 여부를 세 가지 요소로 판단한다. 즉 다음 세 요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인데 ① 의식 회복의 불가능, ② 생명관련 생체 기능 회복의 불가능, ③ 짧은 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하 ‘사망임박’은 이를 의미함)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전문의사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 등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러한 단계에 진입한 환자에게 시행하는 연명치료는 치료목적이 없는 신체침해행위이고 이는 죽음의 시작을 막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죽음의 종기를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2) 이어서 다수의견은 인간의 생명권이 존엄성에 부합되는 방식으로 보호되어야 하는데 인격체로서의 활동이 기대되지 않는 위의 단계에 이른 환자에게 연명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이고, 이러한 단계에서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의사를 존중하는 것은 사회상규에 부합하고 헌법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부분 설시는 아래 ‘환자의 의사’를 허용요건으로 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이유 내지 논거로도 이해할 수 있다. 3) 둘째 요건인 주관적 요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환자의 의사(意思)’가 연명치료의 중단이어야 중단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 요건은 환자의 사전의료지시 또는 추정의사로 충족된다고 한다. 다수의견은 사전의료지시(“미리 의료인에게 자신의 연명치료 거부 내지 중단에 관한 의사를 밝힌” 표시)를 진료중단 시점에 자기결정권을 행사한 것으로 의제(擬制)한다. 이러한 의제의 요건으로 ① 의사결정능력, ② 의사의 설명, ③ 결정의 진지성, ④ 중단시점상 증명가능성(증명수단은 ⓐ 의료인을 상대방으로 환자가 직접 작성한 서면, 혹은 ⓑ 진료과정에서 의료인이 환자의 의사결정을 담은 진료기록 등)이다. 이 ④ 요건에서 다수의견은 위 ⓐ·ⓑ 요소를 통하여 의료인의 관여를 중시하며, 이 점이 결여되면 설사 환자가 직접 작성한 것이라도 사전의료지시는 아니지만, 위 ① ② ③ 등 다른 세 요건이 구비되면 환자 의사를 추정하는 자료가 될 뿐이라고 한다. 한편 사전의료지시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소로 환자의 중단 의사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사회상규에 부합한다고 한다. 다수의견에 의하면, ‘추정의 방법’은 객관적이어야 하고, ‘추정의 기준’은 환자의 최선의 이익에 객관적으로 부합하는지 여부이며 그 ‘부합의 판단기준’은 환자의 평소 가치관이나 신념 등이다. 환자의 가치관이나 신념 등을 파악하는 자료는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3) 이 사건이 위 허용요건을 구비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이를 긍정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2. 제1 반대의견(대법관 안대희, 대법관 양창수) 제1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이 제시한 연명치료 허용요건의 기본골격에 대하여 찬성하지만 이 사건이 그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고 보아 원심파기 의견을 냈다. (1) 환자의 상태(狀態)에 대한 이견: 제1 반대의견은 우선 ‘환자의 상태(狀態)’에 대하여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본다. 환자 담당의사의 판단을 중시하여 그가 환자의 의식회복가능성이 5% 미만이라고 하였지만 아무튼 그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 담당의사를 포함한 전문가의 의견 가운데 최단기인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이라는 점을 든다. (2) 환자의 의사(意思)에 대한 이견: 제1 반대의견은 연명치료의 중단을 구하는 추정적 의사가 환자에게 없다고 한다. 그 논거는 이렇다. 우선 추정적 의사를 가정적 의사 또는 의제된 의사와 구별한다. 추정적 의사는 정황에서 추단된 현실적 의사이며 이 의사표시를 묵시적 의사표시라는 것이다. 가정적 의사를 기초로 한 자기결정은 인정될 수는 없으며, 이 사건에서 원심이 제시한 사정들로는 다수의견이 말하는 위 1.(2). 3)의 ① ② ③ 요건이 구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가정적 의사에 의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한다면 자기결정의 왜곡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견은 환자 주변사람들이 가지는 중단의사를 관철하기 위하여 그들만이 제시 증명하는 정황만에 기하여 환자의 현실의사가 아닌 “이른바 ‘추정적 의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는 것이다. 한편 원고 대리인이 추정적 의사를 묵시적 의사라고 강조하였으므로, 처분권주의 및 변론주의에 따라 법원은 묵시적 의사 존부에 의해서만 판단해야 하는데 그러한 묵시적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3) ‘환자의 의사(意思)’라는 요건의 선택적 대안(代案)으로 “객관적 법질서의 관점”을 제시: 제1 반대의견은 위와 같은 의사추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즉 다수의견의 둘째 요건인 ‘환자의 의사(意思)’가 없어도 예외적인 엄격요건으로 중단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즉 환자의 자기결정에 의하여서만이 아니라, 법질서 일반의 관점에서 정당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요건의 핵심은 치료중지의무이며 이를 위임 규정인 민법 제681조의 “위임의 본지(本旨)”에서 찾는다. 이를 제1반대의견은 연명치료 강요가 환자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경우라고 하는 다수의견에 상응하는 것으로 본다. 이 존엄성 침해 여부는 환자 및 의사 양측 제반 사정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족의 동의는 독자적 요건일 정도로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따라서 설사 환자의 가정적 의사가 중단에 반대하는 것이라도, 존엄성 침해라는 요건이 구비되면 법질서 일반의 관점에서 이익형량 내지 가치평가의 문제로서 연명치료 중단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3. 제2 반대의견, 보충의견, 별개의견 이 의견들도 검토의 가치가 매우 높지만 분량의 제한상 요지를 지극히 간략하게 본다. 제2 반대의견(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김능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연명치료의 착수 이전에 그 거부에 대해서만 인정되어야지 이미 착수된 연명치료의 중단에 대하여는 행사될 수 없다는 점 등을 설시하여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연명치료 허용기준에 대한 보충의견(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차한성)은 제2 반대의견의 각 논거를 반박한다. 끝으로 중단절차에 대한 별개의견(대법관 김지형, 대법관 박일환)은 연명치료 중단의 허용요건 구비 여부에 대한 판단을 신중하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내릴 수 있는 법적 절차에 금치산자의 요양감호에 관한 민법 제947조 제2항의 유추적용을 제시한다. Ⅲ. 평석 1. 다수의견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대체로 필자를 포함한 기존의 의료법학자들이 주장한 내용을 대체로 수용하였다. 하지만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라는 객관적 요건에 ‘사망임박’(“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란 티가 붙어있다.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의료법학자들이 존엄사를 허용하는 요건에 ‘사망임박’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존엄사를 허용하는 것은 ‘곧 사망할 사람’을 ‘바로 사망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존엄사의 허용은 이미 사망의 길로 들어서서 못 고칠 사람에게 치료 효과도 없는 호흡기 같은 인공장치를 그 사람의 뜻과 달리 무의미하게 달아 놓지 말자는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에서 장치가 제거된 이후 그 생명은 자연사의 길을 걷는 것이며 남은 기간은 생명 자체의 몫이다. 제거를 신청한 자, 이를 허용한 자, 이를 실행한 자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며 생명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존엄사를 허용하는 것은 자연사(自然死)의 방해를 금지하는 것이지 결코 사망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현상이 신비함을 감안한다면 ‘사망임박’이란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이 요건에 집착한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하는 판결은 이제 거의 나올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하급심판결에서 이 사망임박이란 요건은 무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무시한 하급심판결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면 대법원은 판례변경의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의 대법원 판결은 결과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다. 환자가 인공호흡기 제거에도 불구하고 바로 사망하지 않고 자기호흡으로 연명하고 있으니 ‘사망임박’ 요건의 충족을 오판했다고 하여, 대법원이 환자에게 호흡기의 제거를 금지하여 장착한 채로 두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매우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다. 2. 제1 반대의견에 대하여 추정적 의사에서 그 추단의 대상인 의사를 현실적 의사로 보고, 이를 묵시적 의사표시의 그것으로 보면서, 이렇게 본 원고 대리인의 주장을 변론주의의 틀로 묶어 원심을 파기해야 한다는 논증은, 유력한 학설의 하나로 인정될 수는 있지만, 사견으로는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묵시적 의사표시와 명시적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방법상 차이이며, 언어에 의한 명시적 의사표시와 달리 묵시적 의사표시는 언어 외의 수단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묵시적’ 의사‘표시’라는 용어에서 ‘묵시적’이 수식하는 대상은 ‘의사’가 아니라 ‘표시’라고 할 것이다. 현실적 의사란 명시 혹은 묵시로 표시된 것이어야 한다. 이와 같이 제1 반대의견과 다른 시각에서, 추정적 의사는 현실적 의사와 대립하는 용어로서, 일정한 요건 하에 인정된 추정적 의사가 현실적 의사를 대체하는 것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을 뿐이고, 다수의견은 필자 등 다수 의료법학자들의 견해와 같이 이를 인정한 것이라 하겠다. 이렇다면 ‘환자의 의사(意思)’라는 주관적 허용요건의 대안으로 제시된 법질서 일반의 관점이란 논리는 불필요하게 된다. 더구나 위임인이 환자 자신이라면 “위임의 본지(本旨)”를 탐색하는 것과 환자의 ‘가정적 의사’를 탐구하는 것이 과연 다른 것인지도 의문이다. 결론에 이르는 논리의 차이일 뿐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법질서상 이익형량 등의 이름으로 연명치료의 중단을 환자 아닌 다른 사람의 의사 내지 결정에 맡긴다는 것은 오히려 중단을 쉽게 허용할 우려가 있으며 아울러 생명의 처분에 대한 기본적 시각의 문제라고 하겠다. 그 밖에 현실적 의사와 추정적 의사 및 가정적 의사의 관계, 의료계약에 대한 위임규정의 적용, 허용요건으로서 환자 자신이 아닌 가족의 동의 등 논쟁점들이 많지만 지면관계상 이만 줄인다. Ⅳ. 결론 다수의견에 따라 ‘사망임박’이란 요소가 포함된 요건인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있다고 인정되어 인공호흡기가 제거된 환자가 자기호흡으로 연명하고 있음을 놓고, 일견 당황해 하는 주변의 모습은 모두 위 ‘사망임박’이란 티 때문이다.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곧 사망할 줄 알았던 환자가 자기호흡을 통해 연명하고 있는 모습에 대하여 우리가 느낄 것은, 생명현상에 대한 경외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판단의 잘못이 이야기되고 있다. 호흡기를 단 의료진의 판단, 제거를 신청한 자녀들의 판단, 연명치료 중단요건의 충족에 대한 법원의 판단 등. 이들을 둘러싼 문제제기, 즉 안달아도 될 호흡기를 달았다고 책임을 주장하는 모습, 곧 돌아가실 줄 알고 제거를 신청한 자녀들과 판결에 따라 제거를 실시한 의료진의 어색한 느낌, ‘사망임박’이란 티로 인하여 판결에 가해지는 설왕설래 등 모두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는 방향을 제대로 잡아서 남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환자의 상태가 의학적 치료가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며, 환자의 의사가 기계에 의존한 연명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 의사를 존중하여 연명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내지 합의는 각종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문제의 ‘사망임박’이란 티를 제외하면 이 대원칙에 따른 것이 이번 대법원 판결의 태도이다. 남은 논제 두 가지는 우선 전문가의 영역이라 하겠다. 먼저 연명치료 중단의 객관적 요건인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는 방법 내지 절차의 문제, 이는 의학 전문가의 몫이다. 다음으로 존엄사의 주관적 요건인 ‘환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객관적 요건을 구비한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 현실적 의사를 기대할 수는 없다. 환자의 의사를 어떻게 추정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우선 사전의사(living will) 제도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가 이제 우리 사회가 논의해야 할 과제이다. 사망으로 효력이 비로소 나타나는 유언의 법리를 사전의사에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관련 제도 없는 사전의사는 역시 추정의 근거일 뿐이다. 위 제1 반대의견도 우려한 추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논의가 필요한 단계이다. 그리고 법원 판단의 ‘신중’과 ‘신속’을 모두 도모하고자 제시된 법적 절차에 관한 위 별개의견의 제도화도 마찬가지이다.
2009-07-06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인가?
1. 문제의 소재 ‘요양급여기준’이란 국민건강보험법 제39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하고 있는 요양급여(진찰·검사, 약제·치료제의 지급, 처치·수술 등)를 행함에 있어 그 방법·절차·범위·상한 등에 대하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정한 기준을 말한다. 동법 제39조 제2항 및 제3항의 위임에 따른 국민건강보험요양급여의기준에관한규칙 제5조 제1항에서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하여 일반적인 원칙을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을 다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보건복지부장관 고시로 정해지고 있으며, 현재 3,000여개 정도가 존재한다. 이러한 요양급여기준은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진료 및 진료비 청구에 대한 지침이 될 수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입장에서는 심사기준이 된다. 따라서 심평원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기준에 위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그 비용을 삭감 또는 조정하고 있다. 또한 이미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된 경우라도, 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때’로 판단하여 지급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하고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으로부터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또는 과징금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행정처분에 대해서 요양기관이 심평원이나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 관련 요양급여기준의 법적 성격이 문제된다. 행정규칙에 대해서 법규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학설이 분분하지만,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보건복지부 고시인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법규성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17807 판결 등). 그런데 이러한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만약,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하게 된다면,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은 무효가 된다. 또한 의사가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를 하면, 그 자체로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나 보험공단 역시도 그에 반하는 행정행위를 할 수 없고, 법원도 그에 구속되어 재판을 해야 한다. 2. 대법원 2001. 7. 13. 선고 99두12267 판결의 내용 위 사건의 쟁점은 원고(재단법인)가 설립한 병원이 요양급여기준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수진자 본인으로부터 그 비용을 지급받은 행위가 구 의료보험법 제45조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하여 보험급여비용을 받을 경우’에 해당되는지 여부이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이 요양급여기준 … 등과 진료수가기준의 관련 규정 등은 구 의료보험법 제29조 제3항, 제3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 법률상 위임 근거가 있는 법규명령이고 강행규정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를 함에 있어서는 요양급여기준과 진료수가 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요양급여를 시행하고 진료수가를 징수해야 할 것이고, 비록 수진자의 사전동의하에 임의적 비급여 진료를 시행하고 그 차액을 징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으며, 그 비용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의 ‘요양급여나 분만급여의 비용’, 제45조 ‘보험급여 비용’에 해당하고, 이를 수진자 본인으로부터 받은 것은 법 제33조 제2항 제1호의 ‘요양급여비용나 분만급여의 비용의 청구에 있어서 부정이 있을 때’, 제45조의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위 법리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법 제33조 제2항 제1호, 제45조의 규정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이 직접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에 해당된다’고 설시한 게 아니어서, 위 판결 내용만을 가지고 대법원의 입장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청은 위 판례를 근거로 의사의 진료행위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의사가 요양급여기준에 위반하여 약을 처방한 경우에 그 처방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그로 인한 약값을 의사로부터 환수하고 있다. 행정법원 판례 중에도 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은 무효이다’라고 판시한 사례가 종종 있다. 3. 대법원 판례의 문제점 만약, 대법원이 요양급여기준의 강행법규성을 인정하고 있다면, 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 법치주의 원칙 위반 ‘강행법규’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있는 규정을 말하며 따라서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강행법규의 예로는, 사회의 기본적 윤리관이나 가족관계 질서의 유지에 관한 규정, 사회일반의 이해에 직접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 거래의 안전이나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한 규정 등이 있다(민법주해 II, 257~258면 참조). 최근 대법원 판례 중에 강행법규성이 인정된 것으로는, 부동산중개수수료 제한에 관한 구 부동산중개업법 제15조(2007. 12. 20. 선고 2005다32159), 국민주택기금의 운용제한에 관한 규정인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10조의4 제1항(2006. 12. 21. 선고 2004다17054), 중재인의 고지의무를 규정한 중재법 제13조 제1항(2005. 4. 29. 선고 2004다47901) 등이 있다. 위와 같이 강행법규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우선 법령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이나 동법 시행령 어디에도 ‘의사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되어 진료를 해야 한다’거나 또는 ‘의사(의료기관)와 환자는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고시에 불과한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한 것은 국회입법의 원리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운용되고 있는 보건복지부 고시가 무려 3,000여개에 달하고, 그 제정이나 시행 과정에 어떠한 법적인 통제 장치도 없어서 그 내용에 법리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하자가 많은데, 그러한 모든 요양급여기준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한다면, 이는 사실상 보건복지가족부가 임의로 강행법규를 제정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나. 의사와 환자의 기본권 침해 요양급여기준이 강행법규에 해당된다면, 의사는 요양급여기준에 구속되어 진료를 해야 하고, 의사와 환자는 요양급여기준에 반하는 진료계약을 체결해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요양급여기준은 한정된 보험 재정을 바탕으로 모든 보험 가입자에게 보편적인 진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원하는 최선의 진료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요양급여기준 중에는 의학적으로 불합리한 기준들이 상당수 존재하여, 진료에 제약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에까지 요양급여기준에서 정한 진료만을 강요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권과 환자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다. 최선의 진료의무와의 충돌 판례와 의료법은 의료인에게 최선의 진료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요양급여기준은 최선의 진료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요양급여기준에 강행법규성을 인정하게 된다면, 의료인의 요양급여기준 준수 의무와 최선의 진료 제공 의무 사이에 의무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의사에게는 최선의 진료의무가 우선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보험 재정 안정보다는 더 우선적인 가치이다. 라. 행정규칙의 법규성의 한계 보건복지부 고시는 행정규칙에 해당되고, 그 법규성은 제한적·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도 “고시의 법규성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효력이므로 특정 고시가 비록 법령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규정 내용이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일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 역시도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거나 기타 헌법에 위반될 경우에는 법규성이 부정된다. 위와 같이 제한적으로만 법규성을 인정받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대해서 강행법규성을 인정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부당하다. 마. 부당청구에 대한 통제 장치 굳이 요양급여기준의 강행법규성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건강보험과 관련된 진료비 부당청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 먼저, 요양급여기준에 위반된 의사와 환자간의 계약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제109조(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따라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 다음,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때’에는 그 진료비를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당한 방법’이란 ‘위법한 방법’ 보다 그 개념이 훨씬 넓다. 따라서, 위 규정을 통해서 부당한 진료비 청구를 방지할 수 있다. 4. 결론 건강보험이 한정된 재원으로 최적의 요양급여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부담수준, 국가의 재정수준이라는 한계 하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보험급여의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되고,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요양급여기준에 관한 사항을 보건복지부 고시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복지부 고시는 건강보험법령과 결합하여 법규성을 가지지만, 그 법규성은 건강보험법령의 위임 범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넘어서 강행법규성까지 인정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의사의 최선의 진료의무와도 충돌되며, 행정규칙의 법규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어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2008-08-18
미용성형수술에 있어서의 시술의사의 주의의무
1. 사안의 개요 이 사건 피해자는 2004년 11월 15일경 피고인1 의사로부터 안면 주름 및 오른쪽 볼부위 볼거리 흉터 제거수술 등을 시행받은 뒤, 익일에 전날 성형수술시 묶어놓은 안면부 혈관이 풀려 혈종이 발생하여 얼굴이 부은 상태가 발생하게 되어 재내원했고, 이에 피고인1은 전날 성형수술 당시 절개한 부위를 다시 절개하고 혈종을 제거한 뒤 봉합했으나, 이후에도 피해자가 이상증상을 계속 호소하여 같은 달 19일과 21일 계속하여 절개부위를 다시 절개해서 혈종을 제거하거나 상태를 들여다 본 다음 다시 봉합하는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같은 달 19일의 1차 봉합수술이후 피고인1은 상피고인이 피해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켜 줄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전원 요구에 응하지 않고 간호사도 배치되어 있지 않은 입원실에 피해자를 입원시키는 조치를 하는 등 피해자와 대치하다가 결국 같은 달 22경 피해자측의 강력한 요구에 못이겨 ○○병원으로 이송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피해자는 안면 오른쪽 귀 근처 수술부위의 창상이 벌어진 채 부종 및 감염상태가 매우 심각한 상태의 상해를 입었던 사안이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업무상과실치상 외에 의료법위반,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위증교사·위증 등 여러가지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문제되었고, 대법원에서는 피고인1에 대한 초진기록 미송부에 의한 의료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했으나, 업무상과실치상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이 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상의 점과 관련하여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할 때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하고,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하여 일반적인 의료행위에 있어서 의사의 주의의무를 설시하는 한편, “특히 미용성형을 시술하는 의사로서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에 입각하여 시술 여부, 시술의 시기, 방법, 범위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그 미용성형 시술의 의뢰자에게 생리적, 기능적 장해가 남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뿐 아니라,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경우 그 미용성형 시술을 거부 내지는 중단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해 별도로 미용성형수술 의사의 주의의무에 대하여 논한 뒤, “이 사건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피고인1이 시행한 안면 주름 및 오른쪽 볼 부분 볼거리 흉터 제거수술의 목적과 방법, 위 피고인의 위 수술에 대한 지식의 정도와 시술경험, 위 수술 이후 피해자의 상태 변화, 피해자의 증상이 악화된 이후 피해자를 ○○병원에 이송할 때까지 위 피고인이 취한 조치의 내용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위 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확대시키는 데 있어서 피해자의 과실이 있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미용성형 시술을 하는 의사로서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위와 같은 성형수술 이후 그 회복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수인해야 하는 범위를 초과하여 생리적·기능적 장해를 입게 되었다고 보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 대한 판시 업무상과실치상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옳다”고 판시했다. 3. 문제의 제기 이 사건 대법원판결은 미용성형의 경우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가 의사의 일반적인 주의의무와 비교해 볼 때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에 관한 형사적 관점에서 판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판시 내역에 주목하면서 일반적 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주의의무를 살펴본 뒤 미용성형수술 의사의 주의의무가 어떠한 점에서 차별화되는지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4. 일반적 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주의의무 대법원은 일반적 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주의의무에 관해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의 의사의 과실은 일반의 의사가 그 당시 의학상 일반적으로 인정된 지식과 기술에 의해서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여 의사가 행하는 의료행위의 경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관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불법행위에서 보다는 한층 더 높은 주의의무 또는 최선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 한편, 이러한 일반적인 의료행위에 있어 ‘의사가 기울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위와 같은 기준으로는 추상적이고 애매한 경우가 많으므로 의료행위가 행해지는 주변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법원도 수차례 “의사의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겱택펯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하며, 또한 진단은 문진·사진 ·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 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과정에 있어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 잡아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고 하여 의료과실의 구체적 판단규준에 관해 제시해 왔다(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496 판결,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20755 판결,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다33875 판결 등 참조). 5. 미용성형수술 시행 의사의 주의의무 미용성형수술의 경우 피시술자가 정상적인 외관과 기능을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피시술자의 개인적인 심미적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되는 것이므로 의학적 적응성과 치료의 긴급성이 질병과 상해에 대한 치료가 주목적인 일반적인 의료영역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또한 미용성형수술의 경우 영리적 목적이 강하고, 적극적으로 행해지는 의료광고를 통해 피시술자가 수술시행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시술 전에 의사와 피시술자 사이에 구체적 결과에 대한 상호협의 후에 이루어지는 등 도급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일반적 의료행위에 있어서 요구되는 것과는 다른 고도의 주의의무가 부과될 필요성이 있다. 대법원 역시 위 판시내역과 같이 미용성형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에 대해 보다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듯 하다. 즉, 미용성형수술의 경우 첫째, 의학적 필요성이 적고 긴급성이 없기 때문에 시술자인 의사로서는 피시술자의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감과 피시술자가 원하는 구체적 결과에 관해 충분히 경청한 뒤 현대 임상의학의 발달수준에 맞추어 피시술자가 원하고자 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해 숙고해야하고, 둘째, 피시술자의 특이체질 등에 관하여 면밀한 검사를 거친 뒤 시술 여부 및 시술방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셋째, 만약 피시술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거나 미용성형수술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되는 경우 시술을 중단해야 할 의무까지 부과하고 있고, 넷째, 미용성형수술을 시행하는 의사가 시술을 시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때 향후 미용성형수술로 남을 수도 있는 피시술자의 생리적·기능적 장해에 관한 예견가능성도 확대되며, 다섯째, 수술 후 피시술자에게 위 장해가 남지 않도록 피시술자가 알아야 할 대처에 관한 요양방법의 지도의무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미용성형수술 의사의 주의의무가 일반 의료행위 시술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와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보는 반론도 있으나, 일반 의료행위의 경우 의학적 적응성과 치료의 긴급성이 있을 경우에는 그 의료행위로 인해 생명에 위험이 야기되는 경우에도 구명(救命)의 가능성이 있다면 시술을 중단해서는 안 되고 시행해야 하며, 또 그 의료행위로 인해 사전에 예상되는 후유증이나 수술자국 등 장해가 남는다고 하더라도 그 의료행위가 추구하는 구명의 목적이 달성되었다면 이를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보여진다. 6. 이 사건 판례의 검토 및 결론 미용성형을 시술하는 의사가 지녀야할 주의의무에 대해서는 일찍이 민사판결인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판결에서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적시한 법리가 판시된 바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는 그러한 민사상 적시되어 온 미용성형수술 의사의 주의의무를 형사상의 미용성형수술 의사의 주의의무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됨을 명시화한 것으로 보인다.
2008-06-16
이른바 처분적 시행규칙의 문제점에 관한 소고
Ⅰ. 事案의 槪要 우리나라 제지 생산·판매업체인 동아제지(주) 등은 2002. 9. 30. 무역위원회에 대하여 인도네시아 및 중국으로부터 정보용지 및 백상지가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되어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으므로 관세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위 물품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필요한 조사를 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무역위원회는 2002. 11. 14. 조사대상물품을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로서 일정한 것과 조사대상공급자로서 일정한 업체(원고)로 하여 덤핑사실과 실질적인 피해 등의 사실에 관한 조사개시결정을 하였다. 무역위원회는 이 사건 덤핑 및 산업피해 조사와 관련하여 조사신청회사들과 원고들 사이에 쟁점이 되었던 문제에 관하여, 원고인 인도네시아 4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한 다음에, 2003. 9. 24. 조상대상물품의 덤핑수입으로 인하여 동종 물품을 생산하는 국내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있다고 판정하고, 이에 따라 국내산업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원고들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각 8.22%, 에이프릴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2.80%, 중국 4개 업체가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5.50% 내지 8.99%의 덤핑방지관세를 향후 3년간 부과할 것을 피고(재정경제부장관)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재정경제부장관)는 위 건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2003. 11. 7. 원고들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2003. 11. 7.부터 2006. 11. 6.까지 8.22%의 덤핑방지관세율을 부과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재정경제부령 제330호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에 관한 규칙’(이하 위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부분을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을 제정·공포하고 같은 날 관보에 게재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주위적으론 피고가 2003. 11. 7. 제정·시행한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관한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관련 규정 부분의 무효확인을 구하였고, 예비적으론 피고가 2003. 11. 7. 제정·시행한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관한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관련 규정 부분의 취소를 구하였다. Ⅱ. 被告의 본안전 항변에서의 주장 이 사건 규칙은 일반적·추상적인 법령으로 규칙 시행만으로는 원고들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고, 가사 이 사건 규칙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규칙의 무효 확인보다는 위 규칙에 따라 수출물품에 대하여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 이를 다투는 것이 더 발본색원적인 수단이므로 이 사건 소가 분쟁해결을 위한 직접적이고도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어 그 확인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Ⅲ. 對象判決의 (處分性與否의 물음과 관련한) 要旨 이 사건 규칙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행정입법이나 조례가 집행행위의 개입 없이도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는 경우 그 조례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8003 판결 참조), 관세법 제53조 제1항은 재정경제부장관은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가 종결되기 전이라도 그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 및 기간을 정하여 잠정적으로 추계된 덤핑차액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잠정덤핑방지관세를 추가하여 부과할 것을 명하거나 담보의 제공을 명하는 조치(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관세법 제54조 제1항, 제2항은 당해 물품의 수출자 또는 재정경제부장관은 덤핑으로 인한 피해가 제거될 정도의 가격수정이나 덤핑수출의 중지에 관한 약속을 제의할 수 있고, 위 약속이 수락된 경우 재정경제부장관은 잠정조치 또는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없이 조사가 중지 또는 종결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관세법은 조사대상공급자에게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절차상 잠정조치의 대상 또는 협상 상대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점 및 관세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관세율표에 의한 기본세율 및 잠정세율과는 달리 덤핑방지관세는 덤핑으로 인하여 국내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을 지정하여 당해 물품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물품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규칙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규칙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위 규칙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향후 조사대상물품을 수입하는 수입자들에게 부과될 관세부과처분과 관련된 모든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분쟁해결을 위한 직접적이고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Ⅳ. 對象判決의 問題點 대상판결은 자신의 논증의 출발점을 이른바 ‘두밀분교통폐합조례사건’에 두고 있다. 동 사건에 관한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8003 판결은 이제까지 의례적 논의에 머물렀던 이른바 ‘처분적’ 명령(조례)의 존재를 처음으로 시인하였다(한편 곧바로 처분성이 인정되는 양 誤解를 낳는 ‘처분적’ 명령(조례)이란 용어는 하루바삐 시정되어야 한다. 日人學者(山田 晟)의 ‘ドイツ法律用語辭典’(1984)에서도 ‘Mabnahmegesetz’을 措置法으로 바르게 옮겨 놓고 있다(p.251)). 종래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법규헌법소원심판이 적어도 조례의 경우에는 보충성의 원칙으로 인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법원으로선 법규헌법소원심판에 대해서 처분성확대를 통해 크로스카운터 펀치를 날린 셈이다. 그 후 대법원 2003. 10. 9. 자 2003무23 결정에서 특정 ‘고시’(항정신병 치료제의 요양급여 인정기준에 관한 보건복지부 고시)의 처분성이 인정되었다(당해 결정에 대한 동지적 평석으로는 박해식, 고시의 처분성과 제약회사의 당사자적격, 대법원판례해설 제47호, 2003. 하반기, 642면 이하 참조). 이제 대상판결을 통해서 법규명령의 전형인 시행규칙까지도 처분성의 인정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95누8003 판결이후 10년 만에 ‘조치적(처분적)’ 명령이 행정작용형식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를 두고서 결과적으로 법규에 대한 헌법재판의 가능성을 축소하긴 했지만, 법원이 전향적으로 처분성확대를 도모하였다고 호평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행의 공법질서 특히 규범체계로선 심각한 난맥상에 처하게 되었다. 입법자가 선택한 규범으로서의 법적 성격이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부인되는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종래 법형식의 선택이 법적으로 특히 권리구제의 측면에서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리고 법형식과 그 실질이 불일치할 때 무엇이 최종적인 가늠자가 되는지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殆無하였다. 이하에선 이런 문제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95누7994·95누8003판결의 문제점에 관해선, 졸고, ‘措置的 命令 내지 個別事件規律的 命令에 대한 權利保護에 관한 小考’, 법조, 2002.11. 90면 이하; 김남진 교수 역시 법규명령이나 조례가 ‘처분’의 성질을 갖는다 하더라도, ‘규범통제’라는 正道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역설한다. 동인, ‘행정상 확인소송의 가능성과 활용범위’, 고시연구, 2005.5, 22면 주15)). Ⅴ. 권리구제방도를 嚮導하는 行政作用形式 행정작용형식의 체계는 이론적으로 다양한 착안점에서 전개할 수 있다. 공통된 적법성요건, 공통된 법효과와 공통된 하자효과가 독립된 작용형식을 성립케 하는 유형화징표이다. 본시 연계된 효과(Wirkungen)와 법적 결과(Rechtsfolgen)에 의해서 鑄造된 작용형식이 문제되었기에, 작용형식은 본래 하자유형체계에서 비롯되었다. 공법에선 오래 전부터 현행 법질서와의 모든 相違를 ‘법하자’(Rechtsfehler) 즉, ‘위법’(Rechtswidrigkeit)으로 여겼다. 하자결과(Fehlerfolgen)의 개념이란, 절차법이나 실체법에 반하는 국가행위의 법적 운명에 관한 물음 즉, 법하자에 대한 제재수단에 관해서 추상적으로 만들어진 집합명사이다. 요컨대 현행의 권리보호체제하에서 하자결과(효과)에는 무효, 消效可能性(취소가능성, 폐지가능성), 무결과(Folgenlosigkeit, 대단치 않음, 유효) 뿐만 아니라, 원상회복청구권(부작위청구권도 포함하여)과 (원상회복불가능시엔) 손실보상청구권도 포함된다. 그리하여 하자결과의 관점에서 행정의 작용형식체계는 행정행위, 법률하위적 규범, 공법계약, 그리고 사실행위의 네 가지 유형으로 완성된다(상세는 졸고, 行政의 作用形式의 體系에 관한 小考, 공법연구 제30집 제4호, 2002.6., 297면 이하 참조). 그에 따른 권리구제방도와 관련해서 행정행위, 법률하위적 법규범에 대해선 각기 항고소송, 규범통제가, 공법계약과 사실행위에 대해선 당사자소송(독일의 경우엔 일반이행소송)이 강구된다(이를테면 법형식과 권리구제방도의 牽聯關係). 요컨대 입법자는 그가 택한 法形式을 통해서 司法的 권리보호의 방법을 정한 셈이 된다(Mutius, Rechtsnorm und Verwaltungsakt, in: FS fur H.J. Wolff z.75. Geburtstag, 1973, S.181). Ⅵ. 行政作用形式의 가늠잣대-形式인가 實質인가 ? 작용형식을 정한다 함은, 해당 행정작용을 지배하고 그에 대한 법적 판단을 내리는 법제도를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법형식과 실질(실체)이 交錯할 때 무엇이 가늠자가 되어야 하는가? ‘두밀분교통폐합조례’와 이른바 ‘법규명령형식의 행정규칙’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판례는 기본적으로 실질에 절대적 비중을 둔다. 독일의 경우에, 이 문제는 우리나 일본에서와는 다른 의미에서, 형식적 행정행위냐 아니면 실질적 행정행위냐를 둘러 싼 논의가 전개되었다. 독일의 과거 지배적 입장은 실질을 규준으로 삼았지만, 오늘날의 지배적 입장은 형식을 규준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행정행위와 같은 ‘個別事件的 規律’이 법률, 법규명령, 조례의 형식으로 발해진 경우에 내용적으론 행정행위에 해당할 순 있겠지만, 결코 형식적으로는 행정행위가 아니며, 따라서 행정행위처럼 쟁송취소의 대상은 될 수가 없고, 규범통제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반면 만약 법규명령으로 발해야 할 것을 잘못하여 법규명령 대신에 행정행위로 발하였다면, (위법한 행정행위로서) 그것의 쟁송취소가 허용되고 이유있게 된다고 한다. 즉, 행정행위와 명령의 구분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문제의 규율의 외부적 형식에 좌우되어야 하되, 다만 그 형식이 다의적이거나-형식선택의 자유를 전제로 하여-권리보호를 제한하기 위한 명백한 형식남용이 있는 경우에만 규율의 실질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된다. Ⅶ. 맺으면서-處分性認定의 限界 일찍이 95누8003 판결이 취한 처분성인정의 공식-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성격-자체가 문제점을 내포한다. 법효과란 궁극적으로 법규범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과거보다 도드라진 법(권리)인식으로 인하여 결과를 선취한 것은 아닌지 저어된다. 그리고 대상판결의 시행규칙이 관세법 제51조에 의한 위임규정인 점에서, 대상판결이 처분성논증에서 제시한 법효과가 과연 동 시행규칙으로부터 구체적 직접적으로 발생하는지 의문스럽다. 결과를 선취하여 이를 법적 성격에 바로 직결시키는 판례의 경향은, 개별공시지가결정, 관리처분계획, 도시계획변경입안제안의 거부 등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이런 기조에 벗어나서 환지계획의 처분성을 정당하게 부정하기도 하였다. 입법, 판례, 법학계, 행정실무, 어느 누구도 행정법도그마틱의 造形에 관해서 독점을 누리지 못하고 나름대로 각기 분화되어 무엇이 행정법인지를 공동으로 결정한다(Bachof, VVDStRL 30(1972), S.224f.). 사실 행정법의 작용형식의 유지, 체계화, 적응화 그리고 창설은 전통적으로 판례와 행정법학이 담당한 소임이나, 이는 입법자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자명하게 통용된다(Ossenbuhl, Eine Fehlerlehre fur untergesetzliche Normen, NJW 1986, S.2805(2806)) 권리구제의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처분성의 확대인정 자체는 異論이 있을 순 없지만, 법집행행위를 무색케 만드는 과도한 처분성인정은 규범통제의 항고소송화는 물론, 행정법도그마틱의 不全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요컨대 처분성인정에서 미미해선 아니 되지만(過少禁止), 지나쳐서도 아니 된다(過剩禁止). 政策法院이 立法法院으로 誤解되어선 아니 된다.
2006-07-27
산재보험법상의 재요양승인요건
法律新聞 2457호 법률신문사 産災保險法上의 再療養承認要件 일자:1995.9.15 번호:94누12326 全光錫 翰林大法學科助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머리말 업무상의 원인으로 질병 또는 부상이 발생하면 산재보험법상의 요양급여가 지급되고, 신체의 완전성에 대한 훼손이 더 이상 치유될 수 없는 고정된 상태에 이르면 장해급여가 제공된다. 그런데 장해등급이 결정되고 장해급여가 제공되고 있는 중 다시 치료의 필요성이 생기는 경우 요양급여가 제공된다. 이때 장해로 판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필요성이 긍정되어 다시 요양급여가 제공되는 요건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 평석의 대상판결은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평석은 원래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 쓰여진 것이다. 그리고 고등법원의 판결이 이 사건과 관련된 쟁점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으므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결론 부분에 간략히 언급하도록 한다. II. 事件의 內容과 高等法院 및 大法院 判決의 內容 원고는 1979년11월 산재보험적용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상해를 당하여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받았으며, 이 요양은 1985년3월 종결되었다. 원고는 장해급여를 받고도 장해부위에 대해서 계속해서 통원 혹은 입원치료를 받아왔으며, 이러한 치료는 재요양 신청전까지는 간헐적으로 계속되었다. 이에 원고는 1992년11월 재요양신청을 하였다. 원고의 재용양신청에 대해서 피고인 관할 지방노동사무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승인을 하지 않았다. 즉 치료종결시나 장해급여지급 당시의 상병상태에 비하여 그 증상이 현저하게 增惡되어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상태가 아니며,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의학적인 소견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불승인처분에 대해서 원고는 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고등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첫째, 요양대상이었던 신체상태와 재요양이 신청된 상태에 同一性이 인정되어, 後者는 前者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아야 한다. 둘째, 적극적인 치료를 하여도 현저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셋째, 치료종결후 재요양신청까지의 기간 및 원고의 나이(1924년생)등에 비추어 원고의 현재의 증상은 기존의 장해가 시간의 경과로 인하여 自然的으로 증가된 것이다. 네째, 일상적인 생리활동 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사정만으로 재요양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판단에 違法이 있다고 보고 파기환송하였다. 특히 대법원은 재요양승인요건으로서 첫째, 최초의 상병과 인과관계가 있고, 둘째, 재요양조치를 통하여 어느정도 치료의 효과가 기대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상태가 현저히 악화되어 적극적인 치료효과가 기대되어야 하는 것이 재요양승인의 요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III. 評 釋 1. 최초의 상병과 재요양신청 대상인 상병과의 同一性에 관한 문제 먼저 고등법원이 들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패소판결의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최초 요양급여를 필요로 했던 증상과 재요양신청의 원인이 된 증상간에 동일성이 인정된다는 것은 오히려 재요양신청된 상태가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징표하는 중요한 사실이다. 즉 반대로 만약 최초의 증상과 재요양신청된 증상간에 동일성이 없다면 業務基因性을 부인하는 하나의 징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동일성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업무기인성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고 보다 세밀한 因果關係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2. 惡化의 程度 및 治療의 必要性 (1) 再遼養承認과 관련된 行政指針 재요양승인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요양관리 및 요양급여 업무처리규정」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를 재요양승인의 기준으로 들고 있다. 첫째, 최초의 상병과 재요양신청된 상병사이에 醫學的 因果關係가 있어야 한다. 둘째, 재요양신청된 상태가 최초의 상병상태에 비해서 현저히 增惡되어 적극적인 治療의 必要性이 있고, 재요양함으로써 治療의 效果가 충분히 기대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등법원은 위 행정적 기준이 법적 기속력이 없다고 하면서 실제는 이 기준을 그의 판결의 기초로 삼고 있다. 따라서 고등법원의 판결을 비평하는 것은 재요양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는 행정지침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2) 疾病과 障害 이 사건에서 중심적인 쟁점은 원고의 현재의 상태가 疾病인가, 아니면 장해에 따르는 自然的인 現象으로서 연금에 의한 보호외에 현행법상 다른 보호조치를 예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가하는 점이다. 질병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治療의 必要性과 可能性이 인정되어야 한다. 반면 장해는 비정상적인 건강상태가 고정된 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치료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치료의 필요성 역시 부정되는 상태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단 장해로 확정된 후에도 장해의 후유증으로 장해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번째는 신체의 훼손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러 장해급여를 하였으나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 발생하여 치료의 필요가 생기는 경우이다. 둘째는 치료의 과정이 장기간 계속되어 요양급여개시후 2년이 지난 후 장해상태가 제거될 수는 없지만 치료의 필요성은 계속 있는 경우이다. 이 후자의 경우에는 특별히 傷病補償年金이 지급된다. 실제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왜 상병보상연금이 아니고 장해급여지급의 결정이 이루어졌는지는 명확치 않다. 원고에게 판정된 장해등급 제3급3호는 상병보상연금산정의 기준이 되는 폐질등급 제3급제3호와 동일하다. 이러한 의문은 일단 접어두고라도 장해급여 결정후 재요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질병으로서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상태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인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중요한 기준은 원고가 재요양을 신청하는 상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自然的인 身體機能의 減少로서 판단될 것인가, 아니면 최초의 업무상의 災害와 因果關係를 갖는 疾病인가 하는 점이다. 생각건대 이러한 상태는 단순히 자연적인 신체기능의 퇴화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관계를 보면 1985년 최초 요양급여가 종결되고 1992년 재요양신청을 하기까지 원고는 계속해서 동일한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아왔다. 물론 이 사실이 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법원은 명확한 판단을 하지 않고 있으나 일단 치료의 필요성 인정여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이 사건을 보면 원고에 대한 요양급여가 단순히 원고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질병상태가 장기간 계속된다고 해서 이에 대한 의료적 처치가 요양급여로서의 성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 치료효과가 충분히 기대될 때 재요양급여가 승인된다는 것도 질병의 본질에 기초한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 의사의 소견서를 보면 모두 치료조치를 통해서 현저한 치료효과가 기대될 수는 없으나 경미한 호전은 기대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특히 원고를 치료한 의사의 소견서에는 재요양신청 당시 원고의 상태는 치료종결시에 비하여 현저히 악화되어 있으며, 치료를 통해서 현 상태의 유지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질병의 요건인 치료의 필요성이란 개념은 疾病의 完治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의료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질병상태의 惡化를 防止할 수 없는 경우가 포함된다. 나아가서 적어도 의료조치의 도움으로 고통을 멈추게 하거나 줄일 수 있다면 이때에도 치료의 필요성이 긍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행정적 기준이 말하는 현저한 치료효과, 즉 치료조치와 치료의 정도와의 관계를 재요양승인의 요건으로 드는 것은 질병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해석이다. 현저한 치료효과의 정도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요양급여를 할 경우 치료효과가 나타날 可能性이 충분하면 이로써 치료의 필요성이라는 요건은 충족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치료의 필요성의 개념을 넓게 이해하면 원고의 상태에 대해서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재요양급여신청은 승인되어야 했다. 따라서 대법원도 지적했듯이 현저한 상태의 악화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 행정기준의 태도는 비판되어야 한다. 3. 目的論的 解釋의 必要性과 可能性 및 限界 장해급여는 장해로 인한 소득의 상실을 보전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장해를 당한 자가 의학적, 직업적 혹은 일반 사회적 재활조치를 통해서 사회에 再復歸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 문제는 고등법원이 제시하는 네 번째 판결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고려되어야 하며, 解釋上의 問題와 政策的인 問題가 混在되어 있는 질문이다. 위와 같은 장해보호의 정책론적 취지는 목적론적 해석의 기초를 제공하며 또 위와 같은 결론에 보충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즉 이미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장해에 대한 보호에 있어서는 현금급여를 통한 소득의 보전 뿐만 아니라 社會에의 再復歸를 위해서 재활조치가 필수적인 보호의 방법으로 채택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산재보험법은 이러한 급여의 종류를 청구권의 형태로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우리는 이러한 법의 불충분을 어느 정도는 해석론적으로 극복하여야 한다. 그 이론구성이 바로 치료의 필요성이라는 질병의 개념요소에 대한 해석을 넓게 하면서 되도록이면 장해의 후유증을 산재보험급여를 통해서 보호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은 일상적은 생리활동 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사정만으로는 재요양신청이 승인될 수 없다는 점을 원고패소판결의 이유로 들었다. 물론 고등법원의 판결대로 단순히 介護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요양이 승인될 수는 없다. 그러나 개호를 필요로 하는 상태도 장해에 수반되는 중요한 사회적 위험의 하나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정책론적으로는 산재보험법에 개호급여를 보충하는 정책론적 개선을 통해서 극복되어야 하는 문제이며 입법론적 과제를 제시해주고 있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개호를 급여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지만 요양급여의 한 종류로서 규정되어 있어 장해에 대한 보호를 위한 특유한 급여로서 형성되어 있지는 않다. IV. 맺는말 이미 언급했듯이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하여 사회보장에 충실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 필자 역시 대법원의 판결결과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치료의 결과 증세의 호전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대법원이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였더라면 좋았다는 아쉬움은 있다. 즉 증세의 호전이라는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악화의 방지라든가 혹은 고통의 경감등을 치료의 필요성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하여 재요양승인의 요건을 보다 확대해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우리에게 산재피해를 극복하기에 필요한 해석론적인 시도를 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며, 동시에 정책론적인 과제를 부과하는 판결이다. 정책론적인 문제에 관한한 보다 産災危險의 構造를 多元的으로 이해하고 이에 상응하는 입법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법원에게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서 현행법의 불충분함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1995-11-27
보험자의 현물급여와 대위권 발생시기
法律新聞 第2415號 法律新聞社 保險者의 現物給與와 代位權 발생시기 金星泰 〈延世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94年12월9일宣告 94다46046判決 사실개요 의료보험의 피보험자가 제3자(오토바이 운전자)의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고 의료보험 요양취급기관에 입원, 치료를 받은 후, 치료비 및 손해배상조로 1천1백여 만원을 받고 가해자와 합의를 하였다.그 후 의료보험조합(보험자)이 요양기관에 치료비중 의료보험조합부담분 9백여만원을 지급하고,가해자를 상대로 구상(대위)를 하자,가해자는 위 합의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여 구상권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항변,본건 소송에 이름. 【원심의 판단】 의료보험법제46조1항의 「보험급여를 한때」라 함은 보험자가 현실적으로 요양기관에 보험금을 지급한 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 구상권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 (원주시 의료보험조합)의 청구를 기각. 【대법원판시】 원심파기 :「의료보험법상의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보험자 또는 보험자 단체가 지정한 요양취급기관에 의하여 질병 또는 부상이 치유 되기 까지 요양케 하는 현물급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보험자가 요양취급기관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 현실적으로 보험급여가 이루어지므로 의료보험조합은 그 보험급여의 한도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보아야 한다」 【평 석】 본건은 사회보험의 일종인 의료보험에 있어서,보험자가 현물급여를 한 경우에 어느 시점에서 보험자의 대위권이 발생하는 가 가 문제된 사건이다. 물론 사회보험은 사보험과는 그 기본적 성격이 다르다.구체적으로 보면 제도의 목적, 운영주체, 가입에의 강제성유무,재정운영과 보험료방식, 보험기간의 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며, 따라서 그 적용법리도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다.사보험은 상법보험계약법의 적용을 받지만 ,사회보험은 관련특별법령에 의한 다.예컨데 구 산업 재해 보상 보험법상 보험관계가 성립되는 시기에 관하여 (대법원95년3월14일선고 93다42238판결)은,『…사업주는 당연히 산업재해 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어 당해 사업개시일에 보험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이 당연 가입되는 사업주가 사업을 개시한 후에그 사업에 소속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때에는 그는 당연히 위법소정의 보험급여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사업주가 동법 시행령 제 4조 제 1항 소정의 보험관계성립의 신고를 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하는 등의 절차를 밟은 후에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한하여 보험급여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라고 설시하여 ,사회보험의 특성을 지적한바 있다. 그러나 사회보험 사보험양자는 「보험제도 로서의 공통적 기반을 갖고 있으므로 ,그 한도에서는 동일한 원리에 의하여 처리 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예컨데 위험률을 기초로 보험재정이 운영된다든지 ,보험급여의 성격이 실손보상적 성질을 갖는 경우에 보험자에게 대위(구상)를 허용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 예이다. 그러므로,이처럼 동일한 보험원리가 적용되는 한도에서는 양제도의 법리해석의 결과에도 차이를 둘 이유가 없으며 ,상호간의 법 운영은 크게 참고 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본건은 이런 점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며 ,현물급여와 관련된 판례가 전무한 사보험 분야에서 향후 법해석의 지침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므로 보험자 대위일반론을 간단히 검토하면서 판결의 타당성을 음미하기로 한다. 1)피보험고자의 권리의 「당연」이전 제3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자의 보험금액의 지급에 의하여 보험자 대위의 효과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가지는 제3자에 대한 권리가 「법률상 당연히 」보험자에게 이전한다(상법682조). 이 권리의 이전에는 당사자 특히 피보험자의 의사표시는 요건이 아닐뿐더러, 법률의 규정에 의한 이전이므로 지명채권양도시에 필요한 대항요건(민법제450조참조)등도 필요하지 않는다. 특히 피보험자가 제3자와 함께 공동불법행위를 한 경우가 문제되는데 ,교차로에서의 자동차 충돌로 그 승객이 다친 사건에서 대법원(94년12월13일 선고, 94년도 33743,33750판결)은 『공동불법행위자중의 1인과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이나 공제계약에 따라 보험자나 공제사업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액으로 지급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공동 면책된 경우 보험계약이나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동불법행위자가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공동 면책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공동불법행위자는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의 부담 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갖게 되지만, 그 구상권은 상법 제682조의 보험자 대위의 제도에 의하여 그 발생과 동시에 보험자나 공제 사업자에게 법률상 당연히 이전하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당원1989년12월12일 선고 ,89다카568판결참조),공동불법행위자 자신이 직접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를 상대로 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런데 종래 대법원(92년2월11일 선고 ,91년 다12738판결; 대법원94년5월27일 선고, 94다6741판결)은 공동 불법행위에 있어서 「국가」에 대한 대위를 금지하여 왔다. 그러나 헌재(94년12월29일,93헌바21결정;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위헌소원)는「국가배상법제2조제1항 단서중『군인…이…직무집행과 관련하여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 또는 그 유족이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재해 보상금·유족연금·상이 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 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의 규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부분은, 일반 국민이 직무집행중인 군인과의 공동불법행위로 직무집행중인 다른 군인에게 공상을 입혀 그 피해자에게 공동의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한 다음 공동불법행위자인 군인의 부담부분에 관하여 국가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 한다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으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위 헌법규정은 군인 등이 법률이 정한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는 직접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손해배상청구권행사를 허용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같은 사안에서 일반 국민이 국가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까지 허용하지 않는가는 분명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위규정의 입법목적과 헌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해석 하여야 한다. 1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고, 헌법 제 29조제2항은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국가배상청구권을 헌법내재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므로 그 적용범위에 대하여는 엄격하고도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 29조제2항의 입법목적은 ,군인 등이 법률이 정하는 보상외에 국가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범위내에서, 즉 일반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 시키지 아니하는 범위내에서 군인등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상대적으로 소멸시킴으로써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을 금지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인다고 하는 의미로 제한하여 이해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 29조제2항은 이사건의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서와 같이 일반 국민이 직무집행중인 군인과 공동법률행위를 한 경우에는 일반국민이 국가에 대한 구상권의 행사를 허용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2 군인연금법 제 41조제2항은,『국방부장관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급여의 사유가 발생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때에는 그 급여액의 범위안에서 수급권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반대로 공동불법행위자인 일반 국민이 군인에게 손해배상을 하게 되면, 그 급여액의 범위 안에서 군인연금법에 의한 급여 등 을 지급하지 아니하게 된다. 일반국민은…국가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문제를 둘러싼 사경제적 법률관계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국가를 지나치게 우월하게 취급함으로써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입법수단의 한계를 더욱 벗어나게 된다.」 2)보험자의 현물급여시 권리이전의 시기 피보험자의 권리가 보험자에게 이전하는 시점은 保險금을 지급한 때이다. 문제는 현물급여를 한 경우에는 언제 대위취득을 인정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보험급여는 金錢으로 함이 원칙이다.그러나 거액의 현금을 노린 보험사고 유발 가능성이 없지 않고, 보험금을 수령한 가입자가 이를 재해 복구가 아닌 다른 용도에 소비해 버림으로써 사회 경제적으로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가초래 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적 견지에서 금전 아닌 현물로 실질적 보험 보호를 도모하는 길이열려 있다. 우리 상법 제 638조도 보험자의 급여형태로서 「…일정한 보험금액 기타의 급여」를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험 실무상으로도 화재보험이나 유리 보험 등 의 경우 보험자가 동일한 규모, 재질의 자재를 제공하거나 주택을 새로 지어주는 등 현물로 급여를 할 수 있게 한다. 우리 화재보험 보통약관 제 15조는 「회사는 손해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하여 재건축, 수리 또는 현물의 보상으로서 보험금의 지급에 갈음할 수 있음」을 정하고 있다. 기타상해 보험에 있어서도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데에 갈음하여 병원에 약품대, 수술비 등을 대납하기도 한다. 한편 본 건과 같은 사회 보험인 의료보험에서는 진찰, 약제의 제공, 수술 등의 치료, 의료시설의 수용, 간호 등 현물급여인 이른바 「요양급여」를 원칙형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하여 의료보험법 제46조1항은 널리「보험급여를 한때」로 규정하여, 해석상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상법 제682조는 「보험금액을 지급한」이라고 규정하여, 현물로 보험급여를 한 경우를 고려하지 아니하여 문제이다. 본 건 대법원의 판단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를 해 주는 점이 바로 이 대목이다. 원심에서는 구상권의 취득요건으로서「보험급여를 한때」의 의미를 보험자가 요양기관에 현실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때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보험자의 급여의무가반드시 금전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현물급여는 그 자체 완전한 보험급부로 이해하여야 할것이고, 대위의 효과도 이러한 보험급부가 이루어 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함이 옳다고 본다. 대법원이「의료보험법상의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보험자 또는 보험자 단체가 지정한 요양취급33기관에 의하여 질병 또는 부상이 치유되기 까지 요양케 하는 현물급여의 형태로 이루어 진다」고 하면서, 우선 의료보험의 본질과 의료보험 급부의 특성에 착안한 점은 올바른 수순이다. 나아가 현실적으로 보험급여가 이루어진 시점을 중시하여, 「피보험자가 요양취급기관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로 적확히 지적함으로써 문제의 핵심을 꿰뚫었다고 하겠다. 그러기에 보험자인 의료보험조합이 그 보험급여의 한도내에서 제3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의 검토에서 알 수 있듯이, 위 고등 법원의 판단은 대위의 법리를 잘못 이해하여 의료보험법 제46조를 그릇 해석한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점을 바로 잡은 대법원의 설시는 정당하다. 3)입법론 그 밖에도 청구권 대위에 관하여는 대위 취득하는 권리의 내용(대법원93년6월29일 선고, 93다1770판결참조), 제3자의 범위, 권리행사의 범위등 적지않는 논점이 제기 되고 있으나, 지면사정으로 줄이기로 한다. 다만 사보험의 실무 및 이론상으로 보험자의 급여내용이「금전」에 한하지 아니하고,「기타의 급여」를 할수 있는 것으로 보는 데에 이론이 없는, 이상 청구권 대위에 관한 상법 제 682조 본문 단서에서 「보험금액」이라는 제한적 표현을 쓴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이 점을 본격적으로 거론하시는 분은 없으나, 대위의 요건으로 「보험금지급」을 들면서, 이에 부연하여 『보험자는 제3자의 행위로 인한 피보험자의 손해를 보험계약의 조건에 따라 보상하여 야 한다』고 설명하는 태도로 미루어, 보험급여가 현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본건 대법원이 취한 결론과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해 볼 수 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문이 이론에 부합하지 않음은 변함이 없고, 불필요한 해석상의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보험계약상 현물급여가 예정된 경우에 대비한 입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 둔다.
1995-06-19
스트렙토마이신 주사시의 주의의무 판단기준
法律新聞 1947호 법률신문사 스트렙토마이신 注射時의 注意義務 判斷基準 石熙泰 京畿大法大副敎授, 法學博士 ============ 11면 ============ ▲事實 및 鑑定結果槪要 訴外 亡 崔某는 결핵균등에 감염되어 늑막염을 앓고 있던 患者로서, 面事務所에서 지급받은 스트렙토마이신 1g짜리 注射藥 8個중 1個를 1984년 5월 17일 9시경 面保健診療所 所長겸 보건진료원인 訴外 張모로부터 施注받은 후 곧 보건진료소 밖으로 나간뒤 당일 오후 1시경 진료소 뒤 하수도 옆에서 死體로 발견되었다. 施注時 張모는 亡人의 좌측팔에 피부반응시험을 하여 음성반응을 확인하였으며, 施注後에는 亡人에게 안정을 취하도록 하거나 또는 그 容態를 관찰한 바는 없었다. 死體剖檢結果에 의하면 亡人은 스트렙토마이신注射에 의한 애너필래틱 쇼크(과민반응증 제1형)로 인한 성인성 호흡곤란증후군과 신장손상으로 사망하였다. 스트렙토마이신은 항생제로서 우리나라 국가 결핵관리체계에서 標準措置로 處方에 포함되어 있으나, 쇼크의 危險性 때문에 일반병원에서는 거의 사용 안되고 단지 저렴한 이유로 영세민에게 지급되고 있었다. 이 注射로 인한 過敏性 쇼크사의 가능성은 百萬注射當 1回 6만8천名當 1명정도로 발생하며, 페니실린과 달리 피부반응시험으로써는 그 過敏性 여부를 예측할수 없어서, 당시로서는 스트렙토마이신에 대한 과민성 여부를 알아내는 사전검사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 주사에 의한 과민성 쇼크는 卽時型 過敏反應으로서, 대개 數分 내지 1시간 내에 症狀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 過敏性 쇼크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으로 취할 응급조치는 氣道確保·심장맛사지·혈압조절 및 에피네프린의 施注·水液供給·부신피질호르몬제의 투여등이었다. ▲原審判決 및 大法院判決要旨 原審은 위와 같은 認定事實에 의거하여, 우선 스트렙토마이신은 그로 인한 쇼크사가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事件當時의 醫學水準에 비추어 객관적인 견지에서 쇼크死의 認識이 가능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따라서 訴外 張모로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應急措置 手段을 준비해두고 施注했어야 하며 특히 注射後에 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 時間인 1시간동안 患者를 안정시키고 용태를 관찰할 注意義務가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原審은 張某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피부반응시험결과 음성반응이 나왔다는 것만을 믿고 쇼크防止를 위한 事前의 준비조치 없이 施注하였고 또한 주사후 安定措置와 容態觀察을 게을리하여 患者를 사망에 이르게 방치한 것은 중대한 過失이며, 스트렙토마이신이 국가결핵관리체계에서 標準措置로 처방에 포함되어 있다거나 쇼크가 매우 드물다는 것만으로는 注意義務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서울高法 1986년5월26일 선고, 85나3269판결) 한편 大法院은 다음과 같은 理由(要旨)로 위 原審判決을 破棄·還送하였다. 「…過失은 일반적 보통인을 표준으로 하여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결한 것으로서 여기에서 일반적 보통이라 함은 이는 추상적인 일반인이 아니라, 그와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이므로, 결국 이와 같은 사람이라면 보통 누구나 할 수 있고 주의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 과실유무를 논하여야 하며(당원 1967년7월16일 선고, 66다1938판결 참조), 이에는 사고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소외 張某는 1975년 1월 10일 간호원자격을 얻어 간호원으로 종사하던중 1981년 12월 2일부터 위 ○○면 보건진료소의 진료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이며, 한편, 이같은 보건진료원은 「농어촌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의료취약지역의 주민에 대한 보건의료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의사가 아닌 간호원·조산원등의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일정교육을 받게 한 뒤 위촉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다른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장모의 과실여부에 대한 판단은 의사가 아닌 보건진료원의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의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아래에서 의료취약지역에서 보건진료원으로 종사하는 사람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몰라도 일반 의사를 기준으로 한 의학적 지식을 요구하며 「중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한 것은 보건진료원을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결과 예견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評 釋 I. 判例의 論理 大法院 判例는 먼저 過失判斷(곧 주의의무 수준 결정)의 기준을 일반적 보통인에 두면서, 그 일반적 보통인은 抽象的 一般人이 아니라 「그와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는 一般 醫師가 아닌 보건진료원의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의 一般人, 요컨대 一般的 普通 保健診療員을 기준으로 하여 注射行爲者의 과실존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즉, 判例는 「같은 업무와 직무」를 「같은 職務範圍 내지 業務內容」이라고 하는 實質的인 業務의 종류(곧 여기서는 注射行爲)로 이해하지 않고, 「같은 職務·職種」이라고 하는 形式的인 職業種類(곧 여기서는 보건진료원)로 이해하고 있다. 한편 判例는 「…위 장모는 스스로 위 망인에게 스트렙토마이신 주사를 처방한 것도 아니고 위 망인이…부탁하여 이에 응하게 되었으며,…피부반응시험을 하여 음성반응이 나타나자 주사하였다는 것이고…쇼크사는 매우 드물어…비록…현재의 의학적 수준에서는 이와 같은 사전피부반응시험에 의해 과민성여부를 미리 알아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아래에서의 의료취약지역에서 보건진료원으로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하여, 만약 過失判斷을 보건진료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 경우 과실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란 暗示를 은연중 하고 있다. 이것은 緊急性·施設狀況·地域狀況·人的狀況등 의료의 여건에 따른 注意義務 輕減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보건진료원으로 종사하는 사람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것은 몰라도…」라고 하여 앞과는 모순되는 假定的 判斷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보건진료원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적인 結果豫見可能性 有無에 관한 審理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破棄·還送한다고 하였다. II. 過失判斷基準으로서의 일반적 보통인의 의미 抽象的 過失의 판단에서 前提로 삼는 이른바 一般的 普通人 내지 平均人은, 判例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순전히 추상적인 일반인이 아니라, 行爲者와 같은 구체적 업무 내지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중의 普通人 내지 平均人이다. 그리고 이 「같은 業務 내지 職務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特定업무 내지 일을 그 고유한 職業的 業務로 삼는 사람을 가리키며, 같은 特定의 직종·직명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지 않는다. 助産員과 産婦人科專門醫의 관계에서 兩者는 職種·職名을 달리하지만, 예컨대 정상분만의 보조라는 업무는 後者가 前者를 포함하는 관계에 있으며, 한편 그 업무는 본래 産婦人科專門醫의 고유한 업무이므로, 여기서 그 업무에 관한 過失判斷의 기준이 되는 것은 平均的인 산부인과전문의로 되는 것이다. (이른바 接骨醫에 대해 整形外科專門醫와는 다른 특별배려를 하지 않은 日本의 事例도 참고로 삼을 수 있다. 日本 長野地裁 松本支部 1972년 4월 3일 선고, 1971(7) 第15號 판결 참조) 이렇게 보는 것이 추상적 注意義務를 토대로 하는 抽象的 過失責任主義의 반 취지에 적합하며, 특히 相對方이 갖는 신뢰와 기대를 저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III. 特別措置法의 취지 본래 醫療는 醫師의 고유한 업무로서(醫療法 第2條 2項 1號 「醫師는 의료와 보건지도에 종사함을 任務로 한다」), 간호원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간호원의 업무는 단지 「傷病者 또는 解産婦의 요양상의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保健活動에 限定된다(위 같은 項 5號). 그러므로 위의 判例事件에서 문제로 된 注射行爲는 원칙적으로 간호원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즉 간호원의 주사행위는 본래 免許된 이외의 醫療行爲로서(위 法第25條 1項), 처벌의 대상이 된다(위 法 第66條 3號). 그리하여 政府는 1980년 醫療脆弱地域住民에 대한 保健診療를 행하도록 하기위해, 의사 아닌 保健診療員制度를 두고 그들이 일정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는바, 그 근거법이 바로 「農漁村保健醫療를위한特別措置法」이다. 이 法에 의하면 보건진료원은 간호원·조산원 기타 大統領令으로 정하는 자격을 가진 者로서 보사부장관이 실시하는 24주이내의 職務敎育을 받은 者이어야 하며(特措法 제15조 1항), 그 진료원은 醫療法 제25조 규정에 불구하고 근무지역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特措法 제17조). 요컨대 이 특별조치법의 취지는 단지 간호원등 資格의 보건진료원에게 의사의 고유업무인 일정 醫療行爲를 허용하는 資格賦與에 있는 것이지, 이에 나아가 「보건진료원의 의료행위」라는 독특한 業務槪念을 새로이 創出하고 그에 相應하는 새로운 基準의 주의의무-注意義務의 輕減-를 예정하는데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醫療法 제25조 1항에 의해 醫學校 學生이 일정한 醫療行爲를 할 수 있도록 허용받는다고 하여, 「醫學生의 醫療行爲」개념이 창출되고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水準의 주의의무가 예정되는 것이 아니며, 역시 醫學生의 의료행위도 일반의사의 의료행위와 달리 취급되지 않아서 그 요구되는 주의의무가 동일하다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런데 判例는 『…이와 같은 보건진료원은 「…특별조치법」에 의하여…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른 경미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과실여부에 대한 판단은 의사가 아닌 보건진료원의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의 일반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여, 特別措置法을 주의의무 경감의 직접적 근거로 삼고 있다. IV. 結 論 注射行爲時의 주의의무의 수준은 그 주사업무에 종사하는 者중 一般 普通人을 기준으로 정해지며, 그 주사업무에 종사하는 一般 普通人의 典型은 일반 보통의 醫師이다. 왜냐하면 注射行爲는 본래 의사의 고유한 職業的 義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注射時의 주의의무의 수준은 일반 의사를 기준으로 해서 정해지지 않으면 안된다(社會 一般人도 모두 그렇게 인식하고 醫師로서의 注意를 기대하며 신뢰한다). 그러므로 위 사건에서도 일반 보건진료원이 아니라 일반의사를 기준으로하여 주의의무의 수준이 결정되고 過失有無가 판단되어야 한다. 더우기 特別措置法이 보건진료원의 의료행위에 관해 예외적인 注意義務 輕減을 인정한 根據法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앞의 결론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점에서 過失判斷의 기준을 一般 普通의 보건진료원으로 삼은 大法院判決은 부당함을 면할 수 없다고 하겠다. 이상의 結論은 예컨대 無免許 自稱 醫師(속칭 돌팔이)의 의료행위시에도 의사의 주의의무가 요구되고(野田寬, 「醫療事故と法」 1982년, 27面), 血液標本採取作業을 지도하는 생물학교수에게도 醫師로서의 주의의무가 요구되는 점(J.H.King Jr., The Law of Medical Malpractice 1986년, p.58)등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것은 本論과 괴리되는 것이지만, 설령 과실판단을 보건진료원을 기준으로 할 것이라 하더라도, 위 事件事情에 비추어 볼 때 보건진료원 長某에게는 과실이 있었다고 判斷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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