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임대차
검색한 결과
51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노동·근로
민사일반
사무장병원의 임금 지급의무의 주체에 관한 고찰
1. 들어가며 우리나라 의료법은 의료기관은 의료인 외에 법률상 인정되는 의료법인·비영리법인 등에 의하여서만 개설이 가능하고 이들을 제외한 비의료인은 개설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사무장병원은 우리나라 의료시장에서 인적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하고 비의료인의 경제력에 의존한 기형적인 영리 목적 의료기관을 창출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료가 지향하는 비영리성과 공공성에 배치되고 의료시장질서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 무엇보다 사무장병원의 외관을 빌미로 정부로부터 요양급여와 각종 보조금의 혜택을 부정수급하고 허위로 의료보험을 청구하고 있어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에 누수를 가져오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립된 사무장병원에서 근무하는 고용의사를 비롯한 직원들에 대한 임금이 제때에 지급되지 못하는 경우 그와 같은 임금지급채무를 위반한 자가 사무장병원의 실질적 운영자인 비의료인인 사무장인지 아니면 사무장병원의 명의자인 의료인인지가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쟁점이 된 바 있다. 비록 사무장병원이 법가치에 반하는 유형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지급채무의 지급은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영역이며 동시에 이는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효력과 사무장병원의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등과 연계되는 문제이다. 2.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의 태도 대법원은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에서 "X병원은 의료인이 아닌 피고가 의사인 甲의 명의를 빌려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해당하고 원고 등은 형식적으로는 甲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피고가 X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원고 등을 직접 채용하고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 등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하면서 직접 급여를 지급한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이와 같이 원고 등과의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는 처음부터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이지 X병원의 운영과 손익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하는 甲과 피고 사이의 약정에 따른 것은 아니므로 위 약정이 강행법규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등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3.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효력과 사무장병원의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대상판결과 같이 비의료인이 사무장병원을 설립하기 위하여 의료인과 체결한 동업계약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사법상 무효가 된다. 즉 대법원은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이 무효이므로 의료기관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취득한 재산,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의료인 개인에게 귀속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1493판결, 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다30568 판결,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3다48241 판결). 대체로 사무장병원의 개설·운영 약정 형태가 의료인과 비의료인의 동업관계인 경우에는 조합계약의 형태로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고용과 손익귀속에 관한 혼합계약 형태로 체결된다. 그렇다면 사무장병원의 개설 및 운영과 관련하여 취득한 재산과 법률행위로 인한 채권·채무 전부가 면허를 가졌다고 하여 명의자인 의료인에게 일률적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구체적 법률관계에 따라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해석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형태가 조합계약이거나 이와 유사하여 의료인이 의료기관의 운영과 손익에 관여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의료인이 계약당사자로서 채권·채무관계의 귀속 주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비의료인이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의료인이 병원 운영이나 손익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급여만을 받는 경우에는 의료인 명의로 대외적인 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개개 법률관계마다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무효인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에 따라 당사자가 이미 급부를 이행하였다면 이는 부당이득이 되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민법 제741조) 강행법규에 해당하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여 급부한 경우에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가 되어 그 반환청구가 제한되는지 여부가 문제이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는 행위라 할지라도 당사자간 상호 급부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1493판결, 대법원 2011. 1. 3. 선고 2010다67890 판결). 그러나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한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은 제103조의 반사회적 행위로서 무효가 되고 이에 따라 이행한 급부의 반환을 구하는 것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제746조 단서(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에 해당하거나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부자의 불법성에 비해 현저히 큰 경우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4. 사무장병원 내 근로계약의 효력 근로기준법은 민법의 특별법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계약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의거하여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에 의하여 설립된 사무장병원이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요건을 갖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사무장병원에 근무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는 직원과 고용의사, 임상병리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의 보건의료종사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게 된다. 이 때 사무장병원에서 누가 사용자인지 즉 사무장병원의 명의를 빌려준 의사인지 아니면 비의료인인지가 문제된다. 대법원 2011. 10. 27. 2009도2629 판결에서도 비의료인과 의료인 간 동업 형태의 사무장병원에 해당하기 위한 비의료인의 개입 정도는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정도를 요구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이 비의료인이 근로계약의 체결에 있어서도 주도적 입장에서 관리하고 개입한 사정이 보인다면 근로계약의 실질적 당사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즉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무장병원의 대외적 법률관계에 있어 사무장병원의 명의자인 의료인에게 일률적으로 귀속된다고 보아서는 안 되고 개별적인 법률관계에 따라 실제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계약의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대법원이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인다. 5. 대상판결의 검토 대상판결은 의료인과 비의료인이 체결한 사무장병원 개설 약정이 무효이므로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취득한 재산,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일률적으로 의사 개인에게 귀속된다고 본 일부 대법원 판결들과 달리 대외적으로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체결한 고용계약의 귀속 주체를 개별적 법률관계에서 실제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무장병원 개설·운영 약정의 내용과 효력 여하는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체결한 임대차, 소비대차, 리스계약, 고용계약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들 개별적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채권·채무관계는 당해 계약의 해석에 따라 정하여지는 실질적 당사자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상판결에서 다투어진 임금지급의무의 주체에 관하여 보면 원고 등이 甲을 사용자로 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실제 비의료인이 원고 등을 비롯한 X병원의 직원들을 채용한 점, 업무수행 과정에서 직원들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휘·감독한 점,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였고 의료인에게도 매월 약정된 급여를 지급하였던 사정을 종합하면 명의자인 의료인이 아니라 행위자인 비의료인이 당사자로서 고용계약상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바 대법원이 사무장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가 누구인지, 직원들의 채용 및 근로계약서 작성 주체가 누구인지, 직원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급여를 지급한 주체가 누구인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근로계약상 임금지급의무의 귀속 주체를 결정한 것은 해당 근로계약의 실체와 부합하는 판단이라 하겠다. 백경희 교수(인하대 로스쿨)
임금
사무장
퇴직금
병원
백경희 교수(인하대 로스쿨)
2020-10-12
민사일반
상당한 기간 피상속인을 동거·간호한 배우자의 기여분
[대상 결정] 1. 사실관계 가. 피상속인(1918년생 남자)은 1940년 10월 1일 청구외인(1916년생 여자)과 혼인하여 그 사이에 청구인들 9명을 자녀로 두었다. 피상속인은 1971년 초 상대방 A(1944년생 여자)를 만나 중혼적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 상대방 B, C를 자녀로 두었다. 피상속인은 청구외인이 1984년 7월 26일 사망하자 1987년 5월 16일 상대방 A와 혼인신고를 하고 2008년 3월 1일 사망할 때까지 피상속인 소유의 주택에서 함께 살았다. 나. 상속재산으로는 부동산 13건 시가 합계 약 32억원, 상속채무로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등 5억원이 있다. 특별수익액은 청구인들 중 3명이 각 1억5900만원, 1억6300만원, 9500만원이고 상대방 A는 5억1200만원, 상대방 B와 C는 각 3억8100만원 상당이다. 다. 피상속인은 2003년 3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약 5년 동안 여러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 왔고 10여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상대방 A는 그 대부분의 기간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다. 라. 상대방 A는 2002년 10월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2007년 12월경 담도암 판정을 받았으며 이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 중이던 2014년 8월 8일 사망하였다. 2. 제1, 2심의 경과 피상속인 상속재산의 적정한 분할을 구하는 청구인들의 본심판청구에 대하여 상대방들은 상당한 기간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였음을 주장하면서 30%의 기여분을 반심판으로 구하였다(다만 피상속인의 자녀들인 상대방 B, C의 기여분 청구는 여기서의 논의에서는 제외한다). 제1, 2심은 피상속인이 병환에 있을 때 상대방 A가 피상속인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상대방 A는 피상속인의 배우자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함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인 공평을 기하여야 할 정도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방 A의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였다. 3. 대상 결정의 판단 가. 다수의견의 요지 배우자의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는 민법 제1008조의2의 문언상 가정법원이 배우자의 동거·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더불어 동거·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동거·간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따져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에서 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A에게 기여분 청구를 배척한 원심결정에는 잘못이 없다. 나. 소수의견(조희대 대법관)의 요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는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배우자의 이러한 부양행위는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에서 정한 기여분 인정 요건 중 하나인 '특별한 부양행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결정은 기여분 인정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한다. [연구] 1. 배우자의 부양행위와 기여분 대상 결정의 소수의견은 ① 다수의견이 배우자의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려는 2005년 3월 31일 개정 민법의 입법 취지나 기여분의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구별해서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08조의2의 문리적·체계적 해석에 맞지 않고 ② 부부가 동거하고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 것과 동거하고 부양할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배우자에 대하여 기여분을 인정하는 것은 양립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③ 배우자의 기여분은 부부공동형성재산의 청산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배우자와 다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분을 공평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고 ④ 배우자의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인구 고령화, 핵가족화, 노인 돌봄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의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는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는 부양행위의 여러 태양 중 하나이고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가 1차적 부양의무로서 성년의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보다 더 높은 정도를 요구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러한 행위가 신분관계로부터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는 '특별한' 부양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기여분을 인정하는 것이 문리적으로나 법률의 일반적인 규정 형식이나 다른 상속 규정들과의 체계적 해석의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또한 기여분이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위하여 법정상속분을 수정하는 요소라면 동거나 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여분 인정 여부를 법원이 후견적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사회 현실의 변화에 따라 배우자 기여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기여분 인정보다는 '부양의 특별성'에 대한 해석과 구체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법원의 실무에 의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고려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에서 다수 의견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2. 배우자의 상속분 가. 기여분과 특별수익 인정에 관한 실무 경향 종래 상속재산분할을 담당하는 하급심에서는 기여분 인정에 매우 엄격한 경향이 있었고 기여자가 배우자인지 혹은 자녀인지 등 신분상의 지위에 따라 기여분 인정 여부를 달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하급심에서는 기여분 인정에 관하여 엄격성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산적인 기여뿐 아니라 피상속인을 간호하고 부양하는 것과 같은 무형의 비재산적 기여행위에 대하여도 기여분을 인정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서울가정법원 2018. 4. 16.자 2014느합30039 심판, 서울가정법원 2018. 9. 10.자 2016느합93 심판, 부산가정법원 2018. 11. 22.자 2016느합200041 심판 외 다수). 나아가 배우자의 기여분이 직계비속 등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기여분보다 인정되는 빈도와 비율이 대체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한편 배우자가 피상속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를 받았더라도 그것이 기여의 대가로 평가될 수 있다면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는 실무례도 보인다. 이는 배우자에 대한 피상속인의 생전 증여가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는 이유로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자녀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판결(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참조, 다만 위 판결은 기여분을 고려할 수 없는 유류분반환청구에 관한 것이다) 등을 근거로 한다. 나. 상속에 있어서 배우자 보호에 대한 논의 이러한 실무례는 이혼의 경우와 비교하여 상속의 경우 현재의 법정상속분만으로는 배우자 보호에 미흡하므로 생존 배우자의 상속분을 강화하자는 입법론과도 어느 정도 생각이 맞닿아 있다. 2014년 법무부 민법 개정 시안에서는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2분의 1을 배우자 몫으로 우선 공제하는 규정(배우자의 선취분)의 도입이 논의된 바 있다. 한편 2018년 7월 13일 공포된 일본의 개정 상속법에서는 배우자의 상속분 인상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혼인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일방 배우자가 타방 배우자에게 거주용 부동산을 유증·증여한 경우 그 부동산은 배우자의 특별수익 계산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일본 개정 민법 제903조 제4항 참조). 다. 대상 결정의 기여분 판단 대상 결정은 상대방 A의 특별수익액이 전체 특별수익액의 30%에 해당하는 정도이고 부양 비용을 피상속인의 수입으로 충당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였다. 그러나 상대방 A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상속인과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동거하였고 자신 역시 고령임에도 오랜 기간 80대가 넘는 피상속인의 병시중을 한 점, 상대방 A도 피상속인의 간호 중 암에 걸려 결국 사망하게 된 점, 상대방 A의 특별수익액은 간주상속재산 가액의 11% 정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기여분을 인정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더구나 대상 결정의 다수 의견이 무형의 비재산적 기여행위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하급심 실무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해당 사안에서는 상대방 A의 기여분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3. 결론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그 자체로 기여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부양의 '특별성'을 인정할 만한 여러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상 결정의 다수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대상 결정이 부양행위와 같은 무형적 기여행위에 관한 기여분 청구를 배척하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되는 것은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기여행위의 '특별성'을 판단하는 법원의 실무가 중요할 것인데 급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긴밀해진 부부관계에서 생존 배우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동거·간호와 같은 부양행위를 기여분으로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실무가 필요하다.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상속
간병
유산
부양의무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2020-01-02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임대차계약 종료 후 임차인의 목적물 계속점유와 실질적 이득
1. 판결의 소개 가. 사안의 개요 ① 원고들은 2015년 2월 1일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 월 차임 150만원(부가가치세 별도), 임대기간 2015년 2월 1일부터 2016년 2월 27일까지로 정하여 임대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피고에게 위 점포를 인도해 주었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는 월 임대료를 3회 이상 연체 시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이 있었다. ② 피고는 2015년 3월 3일 및 2015년 4월 7일 원고들에게 각 150만원을 차임 명목으로 지급하였을 뿐 그 외에는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③ 원고들은 2015년 12월 2일 피고에게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통고를 하였고, 위 해지통고는 2015년 12월 3일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점포에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다가 2016년 9월 28일 폐업신고를 하였고, 이후에도 이 사건 점포에 영업비품들을 그대로 비치하는 등 이 사건 점포를 계속하여 점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임대차계약 종료에 따른 목적물반환청구, 임대목적물 인도완료일까지 연체차임 지급 또는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 청구를 하였다. 나. 소송의 경과 ① 제1심 판결 : 청구 전부인용 피고가 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항변을 하지 않았고, 원고들의 청구는 전부인용되었다. ② 원심판결 : 청구 일부인용 1심 전부승소판결에 따라 가집행이 이루어져 2017년 9월 26일 이 사건 점포는 원고들에게 반환되었다. 피고는 2016년 9월 28일 이후로는 더 이상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보증금 5000만원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금원을 반환받을 때까지 목적물반환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동시이행항변을 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2016년 9월 28일 이후 피고가 더 이상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계속 발생하므로 이를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보증금이 모두 소멸하였다고 보아 피고의 동시이행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③ 대상판결 : 파기환송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근거로 2016년 9월 28일 이후 피고가 더 이상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741조), 여기에서 이익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 임차인이 임차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임차인의 사정으로 인하여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수익하지 못하였거나 임차인이 자신의 시설물을 반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2.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의 법리는 매우 간명하다. 임차인이 영업을 목적으로 임차를 하였는데 임대차계약 종료 후 영업을 하지는 않지만 영업에 필요한 자신의 시설물을 아직 반출하지 않고 임차목적물을 마치 창고처럼 활용한 경우에도 임차인은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판시(이른바 '실질적 이득론')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종전 대법원 판례 중에도 비슷한 판시를 한 것이 있다(대법원 1998. 7. 10. 선고 98다8554 판결,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5202·45219 판결). 그런데 이러한 법리가 항상 타당한가? 임대보증금이 아예 없거나 연체차임 등의 공제로 인해 임차인이 영업을 종료한 시점에서 임대보증금이 모두 소멸하여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동시이행관계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러한 상황에서 임차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임차인도 위 판시에 따라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임대차종료 후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임차인은 그 목적물을 사용·수익하지 않고 단순 점유하는 경우에도 임대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에게 사용·수익 '가능성'을 급부한 것이므로,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면 임차인은 사용·수익 '가능성'을 급부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판례가 확립한 실질적 이득론은 동시이행항변권이 존재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예외법리로 이해함이 타당하다.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임차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경우까지 임차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은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이행지체에 빠트리더라도 보증금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지연손해금과 임차목적물의 사용수익 이익이 서로 맞비기는 관계에 있지 않으므로, 임차인은 여전히 불리할 수 있다. 3.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 : 필요조건? 충분조건? 다만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는 실질적 이득론을 적용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사료된다. 임차인이 목적물을 단순 점유하거나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것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한 방편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으로 돌아가 임차인은 - 설령 목적물을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지 않더라도 -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가령 ① 임차인의 영업종료 시점 또는 임대차종료 시점 중 나중 시점에서의 잔존 임차보증금이 매우 소액이어서 임대인이 이를 지급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면 임차목적물에서 임차인이 영업을 종료한 후에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계속 인정함이 타당하다. ② 또한 임차인이 이전부터 계속 차임을 연체해 오고 있었고 임대차계약 종료 전에 이미 폐업을 하였으며 사업부도로 연락이 두절된 경우처럼, 설령 임대인이 보증금의 변제제공을 하더라도 임차인이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을 것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시설을 반출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버려둔 임차인을 굳이 보호할 필요성은 없다. ③ 또한 임차인의 연체차임 누적액이 이미 보증금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비록 임대인이 명시적으로 공제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에게 동시이행항변권이 있으므로 이를 이유로 '실질적 이득'이 있는 경우에만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겠다는 임차인의 주장은 원칙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사료된다. 위와 같은 사례들에서 동시이행항변권의 존재를 이유로 임차인이 부당이득반환을 거부한다면 이는 동시이행항변권의 법률효과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생각의 확장 임차목적물을 단지 소극적·부수적으로 사용·수익하는 임차인은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대상판결의 판시는 다른 쟁점에 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보증금이 있는 건물소유 목적의 토지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자기 소유 건물을 단순 점유하고 있는 경우 임차인은 건물이 놓인 토지를 단순점유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토지를 점유할 뿐만 아니라 사용·수익하고 있는 것인가? 임차인이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인이 건물을 사용·수익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건물을 소유하는 것 자체만으로 그 건물이 놓인 토지를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토지에 대한 차임상당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지상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이 경우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 및 매매대금지급의무와 임차인의 건물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놓이고,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과 건물매매대금을 지급받기 위한 방편으로 '건물'을 '소유(+단순 점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임차인의 토지 사용·수익은 소극적·부수적 사용·수익에 불과하므로 임차인은 토지 사용·수익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결론은 토지 임대차에 관하여 보증금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판례는 건물 소유자는 그 건물이 놓인 부지를 점유하고 사용·수익한다는 명제를 일관되게 적용하여 토지임차인 겸 건물소유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긍정하는 취지로 보인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8다2389 판결, 대법원 2001. 6. 1. 선고 99다60535 판결).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와 관련하여 판례가 취하는 실질적 이득론과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재고를 요한다. 최준규 교수 (서울대 로스쿨)
상가
임대차
임대료
최준규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12-12
민사일반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조항의 의미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08년경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한 상가를 임차하여 커피전문점을 운영하여 왔다. 피고는 2012년경 위 상가를 매수하여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그 후에도 계속 임대차계약은 갱신되어 왔다. 피고는 2015년 12월 28일 이미 2015년 11월 30일자로 임대기간이 종료되었다며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묵시적 갱신을 한 것으로 인정되어 2016년 11월 30일자로 건물을 명도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피고는 2016년 10월 초경 원고에게 ‘이 사건 상가를 더 이상 임대하지 않고 아들에게 커피전문점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말하였고, 그와 같은 의사를 내용증명 우편으로도 통보하였다. 원고는 창업컨설팅 회사를 통해 신규임차인을 소개받으려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피고의 위 내용증명 우편을 받고나서 신규임차인 물색을 중단하고 2016년 11월 30일 상가를 명도하였다. 원고는 명도 이전부터 피고에게 권리금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계속 거절하자 2016년 12월 21일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1심과 2심의 판단 가. 위 사건에 대하여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에 규정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조항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일반적,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인의 방해 행위 유형을 특정하여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고 있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임대차기간만료 3개월 전부터 기간 만료 시까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였을 것이 전제되어야 하고, 여기서 ‘주선’이라 함은 단순한 물색이나 권리금에 관한 단순 교섭단계에 그쳐서는 안 되고 원고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 사이에 권리금 계약이 체결되었거나 그에 준하는 상태에 이르러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 2심은 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는 외에 아래와 같이 추가 판단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상가를 명도받으면 본인이 직접 사용할 것이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를 곧바로 원고 주선의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할 것이라는 명백한 의사표시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나아가 설령 피고가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상가임대차법이 권리금 회수 방해의 행위를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고, 그 행위 유형이 모두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였을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이상,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는 행위가 없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각 호의 사유 중 하나로 ‘그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제4호)’를 들고 있다. 임대인이 위와 같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같은 조 제3항). 상가임대차법이 2015년 5월 13일 법률 제13284호 개정으로 신설한 제10조의3 내지 제10조의7은 임차인이 상가건물에 투자한 비용이나 영업활동으로 형성한 지명도나 신용 등 경제적 이익이 임대인에 의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러한 경제적 이익을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 예정자로부터 권리금 형태로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방해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상가임대차법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하더라도 그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경우에도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하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나. 대법원 판결 및 판단 근거 대법원은 피고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이 규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하더라도 그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며, 이러한 경우에까지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거절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임차인은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위와 같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는지 여부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무렵 신규임차인의 주선과 관련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인 언행과 태도, 이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4. 1·2심 판결 비판 및 대상 판결 평석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의 입법취지는, 임차인이 투자한 비용이나 영업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지명도나 신용 등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더라도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부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의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사회 일반통념상 기대하기 어렵다. 임대인이 더 이상 임대를 놓지 않고 직접 사용하겠다고 하는데,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한다면, 고지의무 위반이나 사기죄가 성립할 여지도 있다.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에 의하면,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최고를 요하지 아니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의 이치로 임대인이 임차인 주선의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경우에는 신규임차인의 주선이 필요 없다. 임대인이 임대하던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고 하여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면, 임차인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손해를 입게 되어 부당하다.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차계약 체결 시에 앞으로 임대기간 종료 후 임대인이 상가를 직접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도저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다른 상가를 임차하여 영업을 개시하려 한다면 권리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임대인이 임대를 놓던 상가를 직접 사용하게 됨으로써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임대인으로서는 타 상가 임차 시에 지급하여야 할 권리금 대신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 형평에 맞다. 1심과 2심 판결 논리대로 한다면, 임대인은 계약갱신요구기간이 끝나는 10년마다 임차인을 내쫒고 1~2년 단기로 자신이 직접 상가를 사용하다가 새로운 임차인을 들이면서 권리금을 챙길 수 있는데, 이는 심히 부당하다. 그러므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차기간이 만료되면 더 이상 임대를 놓지 않고 직접 사용한다고 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하는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더라도 권리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상 판결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려는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상가임대차법상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라는 문구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합목적적으로 해석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대상 판결은 결론에 이르게 된 논거에 대해 “이러한 경우 원고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라고 하여 겨우 두 곳에서 매우 간략하게 밝히고 있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5. 결론 상가임대차법은 2015년 5월 13일 법률 제13284호 개정으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조항을 신설하였다. 이는 그동안 상관행으로 인정되어 오던 권리금을 법제화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문구가 애매하고 불완전하여 해석상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5월 16일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위 판결에 이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두 번째 판결로서 임차인의 권리금을 한층 더 두텁게 보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병진 변호사 (경기중앙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임대인
임차인
한병진 변호사 (경기중앙회)
2019-07-22
행정사건
하천수 사용허가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인가
1. 대법원의 판시 내용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권은 하천법 제33조에 의한 하천점용허가권과 마찬가지로 특허에 의한 공물사용권의 일종으로서,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자유로이 양도가 가능하고 이에 대한 민사집행법상의 집행 역시 가능한 독립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권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 제76조 제1항이 손실보상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에 해당한다. 2. 평석 1) 하천수 사용허가의 법적 성격과 재산적 권리성 하천법 제50조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하천수 사용허가는 허가를 받은 자에게 일정 기간 하천수라는 일종의 자연공물을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설정해 주는 형성적인 특허처분이다. 하천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서 생활·공업·농업·환경개선·발전·주운(舟運) 등의 용도로 하천수를 사용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법원이 하천법 제33조에 따르는 하천점용허가에 비하여 제55조의 하천수 사용허가에 대한 판례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하천점용허가의 법적 성격에 대한 판례를 근거로 하여 하천수 사용허가를 형성적 특허처분으로 정의한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한 것이다. 다만, 필자는 기존에 판례와 학설상 특허처분으로 인하여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가 형성된다는 일종의 교조적(敎條的)인 법리가 가지는 타당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보면 피고가 댐건설사업 과정에서 원고의 용수시설을 포함한 발전설비 일체를 토지보상법에 따라서 수용하였는데, 원고의 이 사건 댐을 구성하는 지장물 및 영업권에 대해서는 보상이 이루어졌으나 하천수 사용권에 대해서는 별도로 보상금이 산정·지급되지 않았다. 원고는 그에 관한 재결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다. 대법원은 하천수 사용허가처분이 공물에 대한 특별사용권을 설정하는 특허처분으로서 강제집행의 대상으로서 독립된 재산적 가치를 가지는 권리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미시적으로는 양도가 자유로운 권리와 민사집행법과 같은 민사법 영역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가 또는 공공부문이 공공필요에 의하여 사인의 권리를 수용하고 그에 따라 제기되는 보상이 원인이 된 헌법과 토지보상법 등의 공법적 문제임을 간과할 수 없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대법원은 하천수 사용허가가 권리이며 민사집행의 대상이 되는 가의 문제와 동시에 하천수 사용허가가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에 해당하는지를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는 의미이다. 우선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댐건설을 위한 헌법상 공공필요와 토지보상법의 수용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하천수 사용허가에 따르는 ‘물의 사용에 관한 권리’라는 재산적 권리가 침해되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헌법상 재산권의 개념은 '사적 유용성과 임의적인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 권리'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헌법상 재산권의 개념은 보다 세부적으로 ‘사적 유용성’, ‘임의적 처분권’, ‘구체적인 권리’라는 세 부분의 구성요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하천수 사용허가로 인하여 발생한 법적 지위는 특정한 하천수의 물량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적 유용성을 핵심으로 하는 구체적인 권리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임의적인 처분과 관련하여서는 하천수 사용허가를 대상으로 하여 이를 매매하거나 담보제공 등의 목적으로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는 시장이나 장외거래의 메커니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하천수 사용허가로 인한 법적 지위는 이를 임의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헌법상 재산권으로서의 개념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천수 사용허가가 이루어지는 경우 허가신청자가 상당한 액수의 부담금 등을 하천관리청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이는 일종의 자기기여금(自己寄與金)으로서 하천수 사용허가가 재산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하천관리청이 하천수 사용허가를 하는 경우 신청인은 행정업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수수료조차 지급하지 않는 것이 실무상의 관행이다. 향후 입법적인 조치에 따라서 호주나 미국의 텍사스주 등과 같이 하천수 사용허가권을 자유롭게 사고 파는 시장이 법제화 되어 일정한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모르되, 단지 하천수 사용허가로 인한 허가량을 사용하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상대방으로서의 지위에 머무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 하천수 사용허가는 하천관리청이 공익의 실현자로서 하천수를 중심으로 하는 수자원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의 수요를 적절하게 조절하는데 그 제도적인 설계의 중심이 두어질 뿐 이를 거래의 대상으로 하거나 특정인에게 재산권과 같은 고착화된 권리를 부여하는 것과는 취지를 달리한다. 하천수 사용허가는 기득화된 권리의 보장보다는 미래의 수자원 예측에 따르는 행정의 유연성과 지속가능성의 원리가 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천법 제53조에 따라서 환경부장관은 가뭄의 장기화 등으로 하천수 사용 허가수량을 조정하지 아니하면 공공의 이익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등 하천수의 적정관리에 지장을 줄 경우에는 하천수 사용자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하천수 허가수량을 조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가 향후 기후변화와 건천화(乾川化)에 따르는 수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초래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고 산업활동에 필요한 수자원의 전반적인 이용배분을 재조정하려고 하여도 하천수 사용허가를 재산적 권리로 인정하는 경우 손실보상에 필요한 국고부담은 물론 기득하천사용권자의 저항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2) 하천관리청의 허가 없이 자유로운 양도가 가능한가? 대법원은 하천법 제5조와 제33조 제1항을 거론하면서 하천수 사용허가를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하천법 제5조는 ‘권리·의무의 승계’라는 표제 하에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허가 또는 승인으로 발생한 권리·의무를 가진 자가 사망하거나 그 권리·의무를 양도한 때 또는 그 권리·의무를 가진 법인의 합병이 있는 때에는 그 상속인, 권리·의무를 양수한 자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는 법인이 그 지위를 승계한다(제1항). 제1항에 따라 권리·의무를 승계한 자는 국토교통부령 또는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하천관리청 또는 환경부장관에 신고하여야 한다(제2항). 물론 이 규정에는 ‘양도, 양수’라는 용어가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양도와 양수는 하천수 사용허가로 인한 권리와 의무가 상속이나 법인의 합병 등 특별한 사정으로 인하여 포괄적으로 승계된다는 것이지, 하천수 사용허가로 인한 법적 지위를 매매하거나 임대차의 대상으로 하는 등 적극적인 양도나 양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허가수리권이 거래되는 외국의 일부 입법례와는 달리 아직 우리나라는 허가수리권을 매매하거나 임대차, 담보제공 할 수 있도록 제도화된 상황이 아니다. 하천법 제5조의 제목 자체도 ‘권리·의무의 양도’가 아니라 단순 ‘승계’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대법원의 견해가 실무상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A라는 회사가 하천관리청으로부터 공업용수의 사용을 위하여 하루 10톤의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A회사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공정에서 물사용을 효율화한 결과 상당 부분의 물을 절약할 수 있었고 남는 물 전부 또는 일부를 최근 설립한 자회사인 B회사와의 계약을 통하여 유상으로 양도하였다. B회사는 하천법 제50조에 의한 하천수 사용허가를 별도로 받지 않고 하천관리청에 신고만하면, 양자 간의 계약은 유효한가? 대법원의 논리대로라면 긍정적인 답변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를 긍정한다면 사인간의 약정으로 하천수 관리라는 국가의 자원관리행위를 우회하고 잠탈하는 결과가 빚어질 것이며, 하천관리행정은 무력화되고 강행규범인 하천법 제50조는 형해화된다. 3. 맺는 말 기본적으로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만 할 생각은 없다. 법원은 국회나 정부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일정한 정책을 결정하는 국가기관은 아니고 일차적으로는 당해 소송사건에 집중하여 심리하고 법률적인 판단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헌법상 권한과 의무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번 판결이 하천수 사용허가에 국한하지 않고 향후 국가가 관리하는 모든 에너지원과 자연자원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허가나 특허처분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과도한 법적 지위를 설정하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는 전향적인 입장선회를 기대한다. 굳이 공공신탁이론(公共信託理論)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헌법 제120조 제2항에 따라서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므로 그 누구도 이를 독점하거나 과용(過用)할 수 없으며, 미래세대와 자손만대를 위하여 세대 간의 정의와 형평성을 우리 기성세대가 지켜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하천수
사용허가
수자원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19-02-1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국세기본법상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의 관계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판결- 1. 사실관계 가. 원고들은 2008년 11월 5일 A회사에게 자신들이 각 2분의1 지분씩 소유한 이 사건 부동산을 양도한 뒤 전체 양도가액을 35억원으로 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나. 피고는 2012년 1월 2일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가액이 임대차보증금 3억3000만 원을 포함한 38억3000만 원임을 전제로 세액을 다시 계산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추가 납부하도록 각 경정·고지하는 이 사건 부과처분을 하였다. 다. A회사는 2014년 12월 1일 원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에서 양도가액을 35억 원으로 정하고 이를 모두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양도가액을 38억3000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추가로 그 지급을 구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라. 법원은 2015년 4월 23일 위 매매계약에 따른 이 사건 부동산의 양도가액은 35억원이고, A회사가 원고들에게 위 양도가액 35억원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A회사와 원고들 사이에 체결된 위 매매계약에 기한 A회사의 매매대금 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민사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5년 5월 16일 확정되었다. 마. 원고들은 2015년 5월 22일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민사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의 후발적 경정사유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면서 2008년 귀속 양도소득세의 경정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5년 7월 28일 원고들의 위 경정청구를 거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가. 원심 :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6누81361 판결 처음부터 존재하던 사유를 이유로 한 통상적 경정청구를 인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후발적 경정청구까지 허용한다면 원시적 사유임에도 소송을 통하여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로 바꾸는 방법으로 통상적경정청구의 제척기간 만료 후에도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게 되어 통상적 경정청구기간과 쟁송기간을 제한한 입법취지에 반한다. 그러므로 국세기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5조의2 제1항 제1호의 원시적 사유가 나중에 같은 조 제2항 제1호 사유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대법원 : 2017. 9. 7. 선고 2017두41740판결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의 문언 내용과 그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최초의 신고 등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을 다른 내용의 것으로 확정하는 판결이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납세의무자가 그 판결에서 확정된 내용을 법 제45조의2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통상적경정청구사유로 다툴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납세의무자의 정당한 후발적 경정청구가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 3. 평석 가. 관련 법 규정 흔히 법 제45조의2 제1항의 경정청구를 통상적 경정청구, 제2항의 경정청구를 후발적 경정청구라 부르는데, 이 사건에 관련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45조의2(경정 등의 청구) ①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최초신고 및 수정신고한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 또는 경정을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결정 또는 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로 한정한다)에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1.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및 세액(각 세법에 따라 결정 또는 경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결정 또는 경정 후의 과세표준 및 세액을 말한다)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할 때 ②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제출한 자 또는 국세의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을 받은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 1.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 등이 그에 관한 소송에 대한 판결(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화해나 그 밖의 행위를 포함한다)에 의하여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 나. 후발적 경정청구의 입법취지 후발적 경정청구는 통상적 경정청구기한이 경과한 후 당초 신고나 부과처분 시에 예측하기 어려웠던 감액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납세자에게 그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사정변경의 원칙을 납세자의 영역에서 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법원도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둔 취지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는데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일본 국세통칙법도 제23조 제1항에서 통상적 경정청구, 제2항에서 후발적 경정청구를 규정하고 있는데, 입법취지는 우리나라 의 그것과 비슷하다(東京高裁, 平成 10. 7. 15. 平9 (行コ)193호 판결 등 참조). 다.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의 관계 대상판결에서 원고들은 양도소득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통상적 경정청구를 하지 못하다가, 관련 민사판결 확정 후 2월 이내에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법 제45조의2 제2항 제1호(제4호도 마찬가지다)는 엄격한 의미에서 사후에 사정이 변경된 경우라기보다는 당초에는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 사후에 판결 등에 의하여 명확해진 경우일 수 있고(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2379 판결 참조), 법 제45조의2 제1항 제1호의 통상적 경정청구의 사유도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와 연관되고, 실무상으로는 경경청구의 기한문제로 직결된다. 경정청구의 본질은 원시적인 과다 신고와 신고·결정·경정처분 후 발생한 사유로 후발적으로 과다해진 경우 모두를 방치할 수 없고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납세자의 권리구제수단이다. 이렇게 본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는 통상적 경정청구의 보완적 관계이지, 다른 종류나 성질의 경정청구는 아니다. 법 제45조의2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 중 특정유형의 후발적 사유를 추출하고 그에 따른 청구기간의 특례를 규정한 것이 제2항이다. 청구기한에 관하여 제2항이 ‘제1항에도 불구하고’라고 규정하지 않고 ‘제1항에서 규정하는 기간에도 불구하고’라고 규정한데서도 알 수 있다. 경정청구제도가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그 취지가 있는 만큼 법규정의 문언상 가능함에도 이를 축소하여 적용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대상판결과 같이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이 만료되었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이 만료되지 않았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반대로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은 도과하였으나 아직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은 도과하지 않았다면 통상적 경정청구는 허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미 조세실무는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있는 경우 경정청구기한이 경과되었더라도 통상적 경정청구기한이 경과되지 않았다면 경정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해석하고 있다(東京高裁, 昭和 61. 7. 3. 昭60(行コ)82호 판결, 神호地裁, 平成 19. 11. 20. 平 18(行ウ)59호 판결 등). 4. 결론 대상판결은 통상적 경정청구 기한이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 기한이 도과하지 않았다면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한 최초의 사례로, 경정청구에 관한 납세자의 권리를 더욱 강하게 보호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양도소득세
후발적경정청구
경정청구
김철 변호사 (법무법인 이강)
2017-10-27
부동산·건축
집합건물 대규모점포관리자의 미납 관리비 청구권
-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4다46570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소재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의 판매시설,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 운동시설의 집합건물인 유경데파트(이하 ‘이 사건 상가’라고 한다)의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관리단이고, 피고들은 이 사건 상가점포에 입점하여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원고가 2012년 8월 23일 피고들에게 미납관리비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들은 체납한 관리비를 임의로 산출한 다음, 원고의 수령 거절을 이유로 같은 해 9월 11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이를 공탁하였다. 한편 주식회사 파라다이스시티(피고 보조참가인)는 이 사건 상가의 입점상인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받아 2013년 10월 30일 설립되어 같은 해 11월 1일 노원구청에 대규모점포관리자로 신고를 하였고, 같은 해 12월 30일 노원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의 대규모점포관리자 확인서를 교부받았다. 2013년 3월경 기준으로 피고 등이 원고에게 납부하지 아니한 각 관리비에서 피고들이 공탁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미납 관리비를 청구한 사건이다. 2. 대법원의 판단(2016. 3. 10. 선고 2014다46570 판결)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1항 제3호는 대규모점포개설자가 수행하는 업무로서 ‘그 밖에 대규모점포 등을 유지·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규정하고 있고, 제4항은 “매장이 분양된 대규모점포에서는 제1항 각 호의 업무 중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업무에서 제외되는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란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 업무 중 업무를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허용하면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대규모점포관리자가 대규모점포의 구분소유자들이나 그들에게서 임차하여 대규모점포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을 상대로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인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는 업무는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라기보다는 대규모점포의 운영 및 공동시설의 사용을 통한 상거래질서의 확립, 소비자의 보호와 편익증진에 관련된 사항으로서 대규모점포 본래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여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권한에 속한다. 대규모점포의 효율적이고 통일적인 유지·관리를 통하여 상거래질서 확립, 소비자 보호 등을 도모하려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입법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의 집합건물인 대규모점포에 관하여 관리단이 관리비 부과·징수 업무를 포함한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중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적법하게 설립되어 신고절차를 마치는 등으로 새로이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을 가지게 된 경우에는 그때부터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권한에 속하게 된 범위에서 관리단이 가지던 관리비 부과·징수권한은 상실된다. 그러나 이전에 보유한 관리인의 관리비징수권은 계속 보유한다. 3. 평석 가. 관리비징수권의 소재 관리인의 관리비징수권이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이전되는 근거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4항에서 대규모점포관리자의 업무 중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집합건물법에 따르는데 여기서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라 함은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 업무 중 업무를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허용하면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이라고 해석되는데, 관리비를 부과·징수하는 업무는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라기보다는 대규모점포의 운영 및 공동시설의 사용을 통한 상거래질서의 확립, 소비자의 보호와 편익증진에 관련된 사항으로서 대규모점포 본래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여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권한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거는 2011. 10. 13. 선고 2007다83427 판결에서 최초로 설시되었는데 이 이후에 모든 판결들이 위 논거를 그대로 원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 관리비의 성격 집합건물법 제25조 제1항에 의하면 관리인의 업무 중 공용부분의 보존 관리 및 변경을 위한 행위가 있고 이러한 관리단의 사무집행을 위한 비용을 청구 수령하는 행위를 관리인의 업무로 열거하고 있다. 그런데 대규모점포관리자도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1항에서 대규모점포를 유지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업무 중 중요한 업무가 이에 따른 비용을 징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관리인이 공용부분의 보존 관리 및 변경을 위해 징수하는 비용과 대규모점포관리자가 대규모점포의 유지 관리를 위해 징수하는 비용이 상가현장에서 모두 관리비라는 명칭으로 징수한다는 점이다. 즉 상가의 실제현장에서 징수하는 관리비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공용부분의 보존 관리 및 변경과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사무집행비용이 있고 대규모점포의 유지 관리를 위한 비용이 있는데 대부분의 상가들은 이러한 비용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관리비라는 명칭으로 상인들로부터 징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관리인이 징수하는 관리비의 최종부담자는 구분소유자이고,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징수하는 관리비는 최종부담자가 임차인 즉 상인이다. 관리인이 징수하는 관리비를 대부분 상인들로부터 징수하나 이것은 구분소유자와 상인간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편의상 상인들로부터 징수하는 것이고 만일 상인이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구분소유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관리비의 최종부담자가 다른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관리비의 성격을 세세히 살피지 아니하고 마냥 관리비징수권을 관리인을 배제하고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다.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 위 판결에서 관리비징수권이 관리인에게 있지 않고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있다는 논거로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 을 해석함에 있어 매우 협소하게 해석하여 규모점포의 유지·관리 업무 중 업무를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허용하면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이라고 해석하고 관리비징수업무는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행사와 충돌하거나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사항이 아니므로 관리비징수권은 집합건물법에 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 제4항의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을 너무나도 협소하게 해석한 나머지 집합건물법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고 있다. 관리인이 공용부분의 보존 관리 변경을 위하여 관리비를 징수하는 업무가 무엇 때문에 구분소유와 관련이 없는 행위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구분소유자가 상가를 구입하는 이유는 오로지 상가의 가격을 올려 이를 매각하거나 임대료를 높게 받아 돈을 벌려는 것이다. 예컨대 엘리베이터는 상가의 공용부분인데 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을 징수하는 업무는 구분소유자로서는 엘리베이터의 유지 보수를 잘하여 상가의 값어치를 올려 상가를 입점하는 상인이나 상가를 매입하려는 사람으로부터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것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즉 관리비를 징수하여 엘리베이터를 유지 보수를 잘하는 것이 구분소유자의 구분소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선 현장에서 징수하는 관리비는 대부분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고 유통산업발전법에서 말하는 대규모점포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도 구분소유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도 볼 수 없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이를 비용의 성격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어렵고 이를 따로 따로 상인들로부터 징수하는 경우에는 불편할 뿐만 아니라 2중으로 비용을 납부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일선 현장에서는 편의적으로 이를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상인들로부터 징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위 판결에서는 이러한 관리비징수업무가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대규모점포관리자의 권한으로 규정지은 것은 잘못된 판시라고 본다. 라. 결 어 대법원에서 위와 같이 관리비의 내용을 세심히 살피지 아니하고 관리인의 권한으로부터 배제함으로써 일선 현장에서도 매우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관리인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하고 거의 전부인 업무가 관리비징수업무인데(관리비가 있어야 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관리인은 구분소유자의 대표자이고 대규모점포관리자는 임차인들의 대표라고 볼 때 매매는 임대차를 깨뜨린다는 법언이 있듯이 관리비징수권한은 구분소유자들의 대표인 관리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타당하고 실제로 관리비징수업무는 구분소유자의 구분소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다. 상인들의 대표인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상인이 납부하지 않은 관리비를 구분소유자의 대표인 관리인을 배제하고 구분소유자에게 관리비청구소송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관리비징수권한을 관리인에게 부여하는 것이 법률 해석상 타당하고 구분소유자들의 위상을 바로잡는 길이다. 따라서 위 판결은 변경되어야 한다.
관리비징수권
대규모점포
관리비
김용태 태원 종합법률사무소
2017-06-27
주택·상가임대차
파산·회생
개인회생절차에서의 면책결정이 임차보증금채권에 미치는 영향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2014 판결 - 1. 사실관계 피고는 원고로부터 계쟁 주택 중 2층을 보증금 5500만원에 임차한 후 2002년 7월 31일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임차보증금반환의 소를 제기하여, 2007년 8월 29일 ‘원고는 피고에게 5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원고에 대한 개인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었으나, 당시 원고가 이를 다투지 않았다). 피고는 2007년 9월 18일 계쟁 주택에 관한 주택임차권등기를 마친 다음 원고에게 위 2층을 인도하였다. 한편 원고에 대한 개인회생절차가 2006년 7월 4일 개시되었는데, 원고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위 임차보증금채무 5500만원을 기재하였고, 그 존재 및 액수는 그대로 확정되었다. 계쟁 주택 및 그 대지에는 위 임차권에 우선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인가된 변제계획에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피고의 임차보증금채권을 ‘별제권부 채권 및 이에 준하는 채권’으로 처리하였으나,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가 진행되지 않아 피고는 개인회생절차에서 전혀 변제를 받지 못하였다. 원고에 대한 면책결정이 2012년 7월 10일 확정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구 개인채무자회생법 제39조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에 관하여는 변제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하거나 변제받는 등 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면제를 제외한다)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법 제71조 제1항은 “변제계획에는 ‘채무변제에 제공되는 재산 및 소득에 관한 사항(제1호)’,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제에 관한 사항(제3호)’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을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나아가 구 법 제83조 제1항은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구 법 제84조 제2항 본문은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하고 개인회생채권자에 대한 채무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 제1호에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에 관하여는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규정에 따르면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이 되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 중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면책되지만,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은 변제계획에 의한 변제대상이 될 수 없어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은 임차주택이 경매될 경우 그 환가대금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우선변제권은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임대차 성립시의 임차 목적물인 임차주택의 가액을 기초로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고자 인정되는 것이다. 이에 상응하여 구 법 제46조 제1항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은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우선변제권 있는 주택임차인을 개인회생절차에서 별제권자에 준하여 보호하고 있다. 위와 같이 주택임차인은 구 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는 임대인에 대한 개인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임차보증금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설혹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전액이 개인회생채무자인 임대인이 제출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중 위와 같이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액만이 개인회생절차의 구속을 받아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이 되고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임대인에 대한 개인회생절차의 진행 중에 임차주택의 환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택임차인이 그 환가대금에서 임차보증금채권을 변제받지 못한 채 임대인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되어 그 개인회생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중 구 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는 구 법 제84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따라 면책이 되지 않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에 해당하여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평석 담보권 실행 등이 일정기간 중지 또는 금지될 뿐(구 법 제60조 제2항), 개인회생절차의 절차상 제약은 원칙적으로 별제권자(담보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구 법 제45조, 제84조, 제86조, 제87조). 임차보증금채권은 다른 일반 개인회생채권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지기는 하지만,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의 한도 내에서만 우선권을 가지는 것이어서, 우선권 있는 개인회생채권이 아닌 특정재산에 관하여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별제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므로, 별제권에 준하여 취급된다. 다만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그 주택 등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민법주해[XV] 채권(8), 244면),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채권에 관하여 판결 등 집행권원을 따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채권은 여전히 개인회생채권에 속하는 것이므로, 임대인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지면 그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은 구 법 제6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금지된다. 따라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 임차주택이 경매 등으로 처분되면 별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임대인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이 문제되는 것이다. 법 해석론상으로는 구 법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우선변제권에 관한 규정만을 두고 있을 뿐(제46조), 면책결정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으로서, “면책은 개인회생채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한 구 법 제84조 제3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의 문제이지만, 이는 근원적으로 임차보증금채권이, 개인회생채권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임차주택 환가 시 우선변제권만을 가질 뿐 담보권과 같은 경매실행권한을 가지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는 임차보증금채권은 비면책채권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에 임차인이 우선변제 받지 못한 이상, 임차보증금채무는 전부 면책된다는 견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담보권과 같은 경매실행권한은 없고 임차주택의 환가 시 우선변제권만을 가질 뿐이므로, 임대인은 임차인이 가지는 권한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하며, 위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면책결정의 효력으로 그 집행력은 소멸한다는 견해, 임대인은 면책결정에도 불구하고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 임차보증금반환책임을 부담하고,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임차목적물의 환가 시 우선변제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 그 한도 내에서 우선변제권 실현을 위한 강제경매신청이 가능하므로, 임차보증금에 관한 집행권원 역시 그 한도 내에서 집행력이 소멸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논의되고 있다. 면책결정이 개인회생채권자를 위하여 제공된 담보에 영향이 없다는 내용의 구 법 제84조 제3항은 제3자 제공의 보증이나 물상보증에 관한 규정으로 볼 수 있어서, 위 규정이 사안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일반 담보권의 경우 피담보채권과 준별하여 담보권 자체에 별제권을 인정하는 구 법의 법리상 피담보채권의 면책과 관계없이 담보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임차보증금채권은 그 실질이 어디까지나 면책의 대상이 되는 개인회생채권이되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이 부여된 것일 뿐이어서 별제권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실체법상 권리의 성질이 개인회생절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견지에서, 임차보증금채권의 우선변제권 부분은 면책결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변제기간 내에 경매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임차보증금채권이 개인회생절차의 규율을 받는 개인회생채권이라고 하면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만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모순되어 보이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임차보증금채권 중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부분에 관하여 개인회생절차 밖에서 우선변제 받는 것을 예정하고 있을 뿐, 채무자의 재산처분에 의한 변제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현행 개인회생실무를 용인하는 판단이다. 사안은 구 법이 적용된 경우이나 법문의 내용에 변화가 없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회생
임차보증금
면책
2017-06-05
민사소송·집행
주택·상가임대차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교부한 임차인의 대항력 행사의 신의칙 위반 여부
-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6다228215 판결 - 1. 사안개요 甲 소유의 상가건물에 관하여, ㉠ 乙의 임대차계약 체결 및 대항요건·확정일자 구비, ㉡ 甲의 요청에 따라 乙이 丙에게 무상거주확인서(무상임대차확인서) 작성·교부, ㉢ 丙 명의의 담보권설정등기, 丙의 임의경매신청 및 그에 따른 경매절차 개시, ㉣ 丙이 경매법원에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여 임차인배당배제신청서 제출(제1회 매각기일 전), ㉤ 사업자등록신청일, 확정일자를 받은 날, 보증금·차임 등을 기재한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임대차관계조사서)·매각물건명세서 비치, ㉥ 丁의 제1회 매각기일 최고가매수신고(매각가격 75,200,000원, 감정가평가액 69,300,000원) 및 대금납부 등이 순차로 이루어진 후에, ㉦ 丁이 乙을 상대로 건물인도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乙은 대항력을 행사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였다. 한편, 등록사항 등의 현황서에 사업자등록신청일, 확정일자를 받은 날, 보증금·차임 등이 기재되어 있고,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에 “현장 방문시 아무도 만나지 못하였고 등록사항 등 현황서에 송△△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점유관계 등은 별도의 확인 요망”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부동산현황조사보고서·매각물건명세서에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내용 등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乙은 경매절차에서 집행관에게 임대차관계의 존부에 관한 진술 등을 하지 않았으며 경매법원에 권리신고·배당요구 등도 하지 않았다. 2. 소송경과 제1심은 “…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이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다 하더라도 경매절차에서 임대차관계를 분명히 한 이상 원고들로 하여금 경매가격을 결정하게끔 신뢰를 준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대항력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고 판시하였다(원고 항소). 제2심은 “… 원고 회사는 위 임대차관계조사서를 보고 이 사건 임의경매절차에서 대항력 있는 피고의 임차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사건 상가를 낙찰 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임의경매 이전에 무상거주 취지의 임대차계약확인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경매절차에서 위 임대차관계를 분명히 한 이상 원고 회사로 하여금 경매가격을 결정하는 데 어떠한 신뢰를 준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852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고 판시하였다(쌍방 상고).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 임차인이 작성한 무상임대차 확인서에서 비롯된 매수인의 신뢰가 매각절차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비록 매각물건명세서 등에 위 건물에 대항력 있는 임대차 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제3자인 매수인의 건물인도청구에 대하여 대항력 있는 임대차를 주장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임의경매절차에서 집행관이 작성하여 경매법원에 제출한 현황조사서에는 피고가 이 사건 상가의 임차인이라는 사정이 현출되어 있으나, 한편으로 근저당권자인 인성저축은행이 경매법원에 피고가 작성한 무상거주확인서를 첨부하여 권리(임차인)배제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하였으므로, 만일 원고 회사가 위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를 알고 그 내용을 신뢰하여 매수신청금액을 결정하였다면, 임차인인 피고가 매수인이나 매수인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승계 취득한 원고들의 인도청구에 대하여 대항력 있는 임대차를 주장하여 임차보증금반환과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4. 평석 가. 금반언·신의칙의 적용요건 대상판결의 사안에서 매수인이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교부하지 않은 경우(위 ㉡ 및 ㉣의 사실이 없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에 의하여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법원은 1987년 이후 (A)임차인의 선행행위에 의하여 매수인이 대항력 있는 임차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신뢰하고, (B)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를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후행행위(대항력 행사)에 본래의 효력을 인정하고 매수인의 신뢰와 다른 결과를 인정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임차인의 매수인에 대한 대항력 행사가 금반언 또는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 위 (A)는 매도인이 임차인의 1차적 선행행위(대출단계에서 무상거주확인서의 작성·교부)에 의하여 대항력 있는 임차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뢰 내지 확신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형성하고, 임차인의 2차적 선행행위(경매절차에서 임대차관계를 밝히지 않은 행위)에 의하여 그 신뢰·확신이 강화된 경우를 말한다. 즉 ① 매수인이 대출절차에서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았거나(1차적·직접적 신뢰형성 ;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사람이 매수인이 된 경우), 매각기일 전에 경매법원에 제출되거나 이를 교부받은 담보권자로부터 제시받아 그 존재·내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1차적·간접적 신뢰형성 ;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지 않은 제3자가 매수인이 된 경우), ② 임차인이 경매절차에서 집행관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재에 관한 진술 등을 하지 않고(㉮) 또 경매법원에 권리신고·배당요구 등을 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2차적 신뢰형성). 나.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가 매수인이 된 경우 이 경우 위 ① 중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내용에 관한 매수인의 간접적 신뢰형성’은 금반언·신의칙의 적용요건이 아니다. 왜냐하면 매수인은 이미 대출단계에서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아 대항력 있는 임차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주택에 관하여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가 매수인이 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852 판결은 임차인이 집행관에게 임대차관계의 존재에 관한 진술 등을 한 사안에서(위 ㉮의 요건의 결여) 임차인의 인도거부가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1987. 5. 12. 선고 86다카2788 판결과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1708 판결은 위 (A) 및 (B)의 사유가 모두 있는 사안에서 임차인의 인도거부가 금반언·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다.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지 않은 제3자가 매수인이 된 경우 이 경우 매수인은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바 없기 때문에 위 ① 중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내용에 관한 매수인의 간접적 신뢰형성’이 있어야 금반언·신의칙이 적용될 수 있다. 주택에 관하여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가 아닌 제3자가 매수인이고, 매수인이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로부터 매각기일 전에 이를 제시받아 그 존재·내용에 관하여 신뢰를 형성하는 등 위 (A)및 (B)의 사유가 모두 있는 사안에서, 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1738 판결은 임차인의 인도거부가 금반언?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상가건물에 관하여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지 않은 제3자가 매수인이고,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가 매각기일 전에 이를 경매법원에 제출함으로써 매수인이 그 존재·내용에 관하여 신뢰를 형성하는 등 위 (A) 및 (B)의 사유가 모두 있는 사안에서, 대상판결은 앞의 ‘3’과 같이 임차인의 대항력 행사가 금반언·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라. 대상판결의 의의 등 대상판결은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담보권자가 아닌 제3자가 임차건물을 매수한 경우, 그 담보권자가 매각기일 전에 이를 경매법원에 제출함으로써 매수인이 그 존재·내용을 알고 매수하는 등 위 (A)및 (B)의 사유가 모두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매수인의 인도청구에 대한 임차인의 대항력 행사가 금반언·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다. 따라서 매수희망자는 경매대상 건물에 소유자 아닌 사람의 주민등록 또는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무상거주확인서가 경매법원에 제출되어 있는지 잘 살펴 매수신청금액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수원지방법원 2016. 8. 25. 선고 2015나27191 판결은 주택에 관하여 무상거주확인서를 교부받은 은행이 아닌 제3자가 매수인이고 임차인이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신청서를 제출한 사안에서(위 ㉯의 요건의 결여) 乙의 대항력 행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다(2016. 9. 2. 피고 상고, 2016다248431). 판결상 위 은행이 매각기일 전에 무상거주확인서를 경매법원에 제출하거나 매수인에게 제시해 주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으나, 위 ㉯의 요건을 결여한 이상 위 ① 중 ‘무상거주확인서의 존재·내용에 관한 매수인의 간접적 신뢰형성’ 여부를 불문하고 임차인의 대항력 행사는 금반언·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무상거주확인서
임차보증금
경매
2017-01-02
민사소송·집행
주택·상가임대차
재외국민인 임차인의 동거가족을 통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취득
-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18030, 218047 판결 - 1. 사실관계 피고는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대한국민 국민으로서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자)'이고, 피고의 아내와 딸은 캐나다 국적을 취득한 '외국국적동포(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였던 자로서 외국국적을 취득한 자)'이다. 피고는 2007. 6. 12. 계쟁 아파트 소유자로부터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3억3000만원에 2007. 7. 9.부터 2년간 임차하였다. 피고는 2007. 7. 4. 그 임대차계약에 대하여 확정일자를 받음과 아울러, 위 아파트를 인도받아 이를 거소로 거소이전신고를 마치고 거주 중이다. 피고의 아내와 딸은 그 직후 입국하여 2007. 7. 19. 위 아파트를 거소로 국내거소신고를 마치고, 피고와 함께 거주하여 오고 있다. A저축은행이 2008. 7. 4. 위 아파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억3200만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피고는 2011. 8. 16. 위 아파트에 관하여 실시된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차인으로서 권리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2. 5. 17. 위 임의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소유자가 되었다. 2. 소송의 경과 제1심은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 및 거소이전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요건으로서의 주민등록과 동일한 효력이 있음을 전제로, 피고는 동거가족인 처와 딸의 국내거소신고로써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력을 취득하였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원심은 재외국민인 임차인의 국내거소신고는 주민등록에 갈음할 수 없으므로, 이 경우에는 주임법상의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에 배우자나 가족의 주민등록이 포함된다는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3. 대상판결의 요지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10조가 외국국적동포가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 및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외국국적동포는 주민등록법에 의한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점, 외국인등록 등이 공시기능에 있어 주민등록에 비해 그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주민등록의 경우에도 열람이나 등ㆍ초본의 교부가 본인이나 세대원 또는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 등에게만 허용되어 그 공시 기능은 부동산등기와 같은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외국인등록 등과 비교한 공시효과의 차이는 상대적인 데 그치는 점, 헌법 제2조 제2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헌법정신은 재외국민의 가족이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인 경우에도 관철되어야 실질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에 따라서 한 외국인등록이나 체류지변경신고 또는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에 대하여는, 주임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력 취득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외국인등록이나 국내거소신고 등이 주민등록과 비교하여 그 공시기능이 미약하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그리고 주임법 제3조 제1항에 의한 대항력 취득의 요건인 주민등록은 임차인 본인뿐 아니라 그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도 포함되고, 이러한 법리는 재외동포법에 의한 재외국민이 임차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4. 평석 원심이 1심과 달리 판단한 것은 재외동포법 제9조가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주민등록증, 주민등록표 등본·초본, 외국인등록증 또는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으로 그에 갈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그 문언상 국내거소신고증이나 국내거소신고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 등에 의한 사실증명에 갈음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국내거소신고에 대하여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률효과를 인정한다는 취지로까지는 해석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재외동포법 제9조가 재외국민의 거소이전신고를 주임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에 갈음하도록 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한 대법원 2013. 9. 16.자 2012마825 결정 때문이었다. 원심은 위 판결을 주된 근거로, 주임법상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임차인 본인뿐만 아니라 그 배우자 등 동거가족의 주민등록을 포함하고(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다카14 판결 등), 재외동포법 제6조에 따라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등록 및 체류지변경신고를 한 것으로 보며,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에 따라 외국인등록 및 체류지변경신고가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고 하더라도, 재외국민인 피고 스스로 국내거소신고를 하더라도 주임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그 점유보조자인 동거가족이 국내거소신고를 갖춘다고 하여도, 피고가 그로써 주임법상 주민등록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에 대상판결은 거소신고에 주민등록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재외국민의 동거가족인 외국인 등이 스스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에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에 따라 주임법상 대항력 요건인 주민등록과 동일한 법률효과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와 거소신고에 주민등록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재외국민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동거가족인 외국인 등이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의 법률효과에 형평의 원칙상 차이를 둘 이유가 없고, 외국인 등의 임대차와 관련해서는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이 주임법 제3조 제1항에 대응하는 규정인데, 위 조항은 외국인등록 등에 공시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등이 주택의 인도와 외국인등록 등을 마치면 주임법상 대항력을 취득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바, 공시기능이 없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등 본인이 임차인으로서 외국인등록 등을 한 경우 대항력을 인정하였다면, 이를 유추적용하여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동거가족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한 외국인등록으로써 재외국민이 주임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동거가족인 외국국적동포가 한 국내거소신고로써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대항력 취득을 인정하였다. 입법의 미비를 법해석을 통하여 메워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된다.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에 따라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주임법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고 하는 대상판결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국내와 연결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한 재외국민이 입법의 미비로 보호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은 문제지만, 원심판결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임차인인 재외국민 스스로 국내거소신고를 하더라도 주임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는데, 점유보조자인 동거가족이 국내거소신고 요건을 갖춘다고 하여 그로써 재외국민이 주임법상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은 같은 날 임차인이 '재외국민'이고, '외국인'인 동거가족이 외국인등록을 마친 사안에서도 같은 논거를 들어 임차인인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다14136 판결). 이로써 그 동안 논란이 있어 왔던 '외국인', '외국국적동포'와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 인정여부 문제가 대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재외국민은 동거가족을 통하여 일부 우회적 보호). 주민등록법 개정으로 2015년 1월 22일부터 '재외국민'도 주민등록 대상이 되어(제6조), 재외국민의 주임법상 대항력 문제도 입법적으로 해결되었기 때문에 실무상 이 같은 논란이 생길 여지는 이제 거의 없다.
재외국민
거소신고
임대차보증금
임차인대항력
2016-11-24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