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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복무부적합전역 사유 해당 여부
Ⅰ.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1989년 및 1990년에 부하장교였던 사람의 처를 그 부하장교에게는 알리지도 아니하고 사적으로 세 번씩이나 만나 저녁식사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고 손이나 어깨를 만지는 신체접촉을 한 데 이어, 몇 년에 걸쳐 사적으로 전화통화까지 하였고, 1997년경에는 회식을 빌미로 2~3차례에 걸쳐 부하장교들의 부인들과 포옹을 하고 뺨을 비비며 입을 맞추는 등 군장교로서 있어서는 아니되는 행위를 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군장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군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그 사생활이 방종한 것에 해당하고 그 자체로서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군인사법(이하 “법”이라함) 제37조 제1항 제2호, 법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1호, 법시행규칙 제56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사생활이 방종하여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게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1심:서울행정법원 2002.6.5.선고 2002구합2819판결). 2. 항소심 및 대법원 판결요지 1) 원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항소심에서 새로이 제기된 원고의 주장에 대해 “현역복무부적합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라 함)의 조사가 전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함)의 심사의 예비절차에 해당한다고 보거나 심사위원회의 심사가 조사위원회의 조사의 재심절차에 해당한다고 볼 것으로서 조사위원회의 조사와 심사위원회의 심사는 전체로서 현역복무부적합 여부에 따라 전역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하나의 처분절차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처분과정 전부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4.8.23.선고 94다7553판결 참조), 비록 앞의 처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그 뒤의 처분과정에서 보완이 되었다면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3.5.30.선고 2002누10973판결). 2) 원심의 판시 소위가 사생활이 방종하여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군의 위신을 손상하게 한 때에 해당되고, 이 사건 전역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4.2.13.선고 2003두6696판결). - 판 결 요 지 - 부하장교였던 사람의 처를 사적으로 만나 식사하고 술을 마시고 신체접촉을 하고 회식을 빌미로 부인들과 포옴하고 입을 맞추는 등 군장교로서 아니되는 행위를 한바 이와같은 행위는 군장교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고 군기강을 문란케하는 행위로서 군인사법 제37조1항, 법시행령제49조11항 등 현역복무부적합전역 사유에 해당한다. - 연 구 요 지 - 직업에 있어서 그 직에서 배제하는 것은 그 생존 내지 생활의 주된 근거를 잃게 하는 중대한 불이익처분이 분명하지만 군인의 직무나 근무조건 등이 여타 직업과는 현저히 다른 특수성이 있음을 고려햐여 그 신분유지에 대하여 임용권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는 종래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판결이다. Ⅱ.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 1. 제도의 취지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란 능력의 부족으로 당해 계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와 같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하는 자를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역에서 전역시키는 제도를 말한다(졸저,「군인사법」, 법률문화원, 2004. 550면). 이 제도는 군인의 직무를 수행할 적격을 갖추지 못한 자를 직무수행에서 배제함으로써 군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인사상의 제도로서 일반 사회질서를 해친 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이나 군 내부에서 군율을 어긴 자에 대한 제재의 성격을 가지는 징계제도와는 그 제도적 취지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대법원 2001.5.29.선고 99두9636판결). 2. 현역복무부적합 사유 법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 현역복무부적합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즉 ①능력의 부족으로 당해 계급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자(제1호) ②성격상의 결함으로 현역에 복무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자(제2호) ③직무수행에 성의가 없거나 직무수행을 포기하는 자(제3호) ④기타 군 발전에 저해가 되는 능력 또는 도덕상의 결함이 있는 자(제4호). 또한 동조 제2항에서는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의 기준에 관하여는 국방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법시행규칙 제56조에서는 시행령 제49조 제2항에서 위임된 사항인 현역복무에 적합하지 아니한 자의 기준 및 심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3. 법적성질 현역복무부적합 여부의 판정은 어떠한 법적성질을 가지는 것일까? 현역복무부적합 판정 여부는 자유재량행위이다. 판례도 “현역복무부적합 여부를 판정함에 있어서는 참모총장이나 전역심사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원칙적으로 자유재량에 의하여 판단할 사항으로서 군의 특수성에 비추어 명백한 법규위반이 없는 이상 군당국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7.5.9.선고 97누2948판결 ; 대법원 1980.9.9.선고 80누291판결). 4. 절차 현역복무부적합자로 전역을 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①소속 지휘관의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법시행규칙 제58조 제1항) ②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의결 및 조사위원회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동 제61조) ③조사위원회 설치권자의 전역심사위원회의 설치권자에 대한 보고(동 제67조) ④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⑤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되나, 예외적으로 시행규칙 제57조 제1호 내지 제5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는 ①소속 지휘관의 참모총장에 대한 보고 또는 참모총장의 직권탐지 ②참모총장의 전역심사위원회 회부?심사 ③임용권자의 전역명령 순으로 진행된다(김의환, “군인사법개정으로 징계처분 중 감봉이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변경된 경우 …”, 대법원 판례해설(통권 제36호), 법원도서관, 2001. 590면). 각군참모총장에게 일정한 자에 대하여 조사위원회에의 회부?조사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을 둔 취지는 지휘권 확립차원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부적합성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조사위원회의 별도의 조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01.5.29.선고 99두9636판결). 5. 지원전역(志願轉役) 법시행규칙 제63조는「조사 또는 심사대상자는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기 전에 법 제35조에 의하여 지원전역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전역심사위원회에서 부적합자로 판정되어 전역 당할 위험에 있는 군인에게 지원전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이 심사위원회의 의결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자에 대하여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지원전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서울행정법원 2003.2.7.선고 2002구합30081판결). Ⅲ. 쟁점 1. 현역복무부적합사유 해당 여부 판례에 나타난 현역복무부적합사유를 보면 자신이 일으킨 교통사고에 대하여 부하장교의 제의에 따라 부하장교가 운전한 것으로 사고를 조작하고 상급부대에 허위보고를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2.3.12.선고 2001구35422판결), 부하장교들에게 폭언, 폭언, 구타행위를 하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3.1.16.선고 2002구합4198판결), 여러 차례에 걸쳐 부하 장교의 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남편들 몰래 애인관계로 사귀자는 등의 말을 하는 등 성희롱을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2002.1.25.선고 2001구33853판결), 비서실장인 원고가 진급을 위하여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진급심사 대상자들에게 마치 진급여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령관에 대한 뇌물 공여 여부나 그 액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만한 언행을 하고 나아가 사령관에게 진급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행위(서울행정법원 1999.3.11.선고 98구18939판결), 지휘관에게 진급 청탁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한 행위(서울행정법원 1998.11.26.선고 98구11266판결), 지시불이행, 명정추태, 여자관계비위 및 사생활방종(서울고등법원 1998.6.3.선고 98누1910판결), 공금을 횡령하고 민간인 물건을 절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사유없이 휘하 사병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하여 지휘계통을 어지럽히고 군기를 문란하게 한 행위(대전고등법원 1997.6.20.선고 96구2703판결), 부하에 대한 가혹행위, 영관장교로서의 품위손상, 종교행사방해, 명정추태, 횡령(서울고등법원 1997.6.12.선고 96구43982판결), 여자와 동거하다가 유산을 강요하고 결별한 이후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부도덕한 행위(대법원 1997.5.9.선고 97누2948판결), 사조직에 가입한 행위(서울고등법원 1996.10.9.선고 95구10299판결) 등이 있다. 위 대상판결의 사실관계에 나타난 행위는 현역복무부적합사유에 해당된다. 2. 시효제도 적용 여부 현역복무부적합전역사유에 시효제도가 적용되는가? 현역복무부적합심사제도는 국가방위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무력을 행사하는 군대라는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서 현역복무부적합사유의 존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법상 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을 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하여도 현역부적합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서울행정법원 2002.3.12.선고 2001구35422판결). 대상판결에서도 일부 행위는 1989년, 1990년, 1997년에 이루어진 것이지만 부적합 판정의 사유로 삼고 있으므로 현역복무부적합전역제도에는 시효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Ⅳ. 대상판결의 의의 대법원은 지금까지 일반직 공무원이나 사법상의 근로관계에서의 직권면직에 있어서는 그 사유인정이나 적용에 관하여 비교적 엄격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달리 현역 군인에 대한 군인사법상의 전역처분에 대하여는 상당히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여 왔다. 특히 부적합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그 판단을 원칙적으로 군당국의 자유재량에 의하여 판단할 사항으로서 군의 특수성에 비추어 명백한 법규위반이 없는 이상 군당국의 판단을 존중해왔다. 대상판결은 직업군인에 있어서도 그 직에서 배제하는 것은 그 생존 내지 생활의 주된 근거를 잃게 하는 중대한 불이익 처분임이 분명하지만, 군인의 직무나 근무조건 등이 여타 직역과는 현저하게 다른 특수성이 있음을 고려하여(법 제1조), 그 신분 유지에 대하여 임용권자에게 폭넓은 재량을 인정하는 종래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이다. 대상판결은 군 조직 및 임무수행의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타당한 판결로 보여진다.
2004-04-19
유해정보사이트에 링크해 놓은 경우의 형사책임
I. 사실관계의 요지 피고인 甲은 1998.5경부터 1998.6.23.경까지 사이에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이뉴스(Inews) 상에 개설한 인터넷 신문인 ‘팬티신문’에, 원심 공동피고인 乙, 피고인 丙이 개설한 각 홈페이지들 및 공소외 丁이 미국 인터넷 서비스업체 지오시티스(geocities) 상에 개설하여 수십개의 음란소설을 게재한 홈페이지에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링크사이트를 만들고, 이를 통해 위 乙, 丙, 丁이 음란사진과 음란소설을 게재하고 있는 사이트에 접속되도록 하여 위 ‘팬티신문’에 접속한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이용자들이 이를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영상 및 문언을 공연히 전시하였다는 공소사실이다. <판 결 요 지> 인터넷상의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다른 웹사이트로부터 전송되어 오는 음란한 부호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조성되었 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음란한 부호 등을 공연히 전시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봐야한다. II.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이 사건과 같이 다른 웹사이트의 초기화면을 링크한 경우에는 웹사이트의 주소를 전시하거나 알려준 것에 불과하여 음란한 부호 등을 공연히 전시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다만 원심은 명확히 언급하고 있지는 않으나 다른 웹사이트에 속하는 개개의 문서나 파일에 직접 링크한 경우에는 음란한 부호의 전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평 석 요 지 - 대법원 판결이 정범인정의 근거로 삼은 것은 링크의 기능에 대한 잘못된 평가와 정범과 공범의 구별에 대한 범행지배론 의 철저하지 못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원심의 견해가 타당하다 링크를 한 사람은 정범의 음란물 전시행위를 방조한 자라고 봐야 한다 III. 대법원 판결의 요지 구 전기통신기본법 48조의2(현행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제65조 2항 2호)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여 음란한 부호·문언·음향 또는 영상을 반포·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인터넷상의 링크란 하나의 웹페이지 내의 여러 문서와 파일들을 상호 연결하거나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웹페이지들을 상호 연결해 주면서 인터넷이용자가 마우스클릭이라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다른 문서나 웹페이지에 손쉽게 접근 검색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서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발달에 따라 그 마우스 클릭행위에 의하여 다른 웹사이트로부터 전송되어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인터넷이용자로서는 자신이 클릭함에 의하여 접하게 되는 정보가 링크를 설정해 놓은 웹페이지가 아니라 다른 웹사이트로부터 전송되는 것임을 인식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음란한 부호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음란한 부호 등을 공연히 전시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IV. 판례평석 (1) 정보고속도로인 인터넷의 대표적 역기능은 바로 유해정보의 유통이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각종 음란물뿐만 아니라 이적 표현물, 자살이나 폭력을 부추기는 글, 개인의 사적 비밀, 기업의 영업비밀, 개인과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각종 음해성 정보 등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상의 정보유통은 공간적 한계의 초월성, 전파의 신속성, 피해의 광범위성 등을 본질적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그 피해의 파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상의 유해정보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본 사건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음란물의 유포·전시에 대한 법적 책임의 문제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상 유해정보의 유포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행위자의 책임이 문제된다. 즉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형사책임, 유해정보를 직접 제공·유포한 자의 형사책임 그리고 유해정보사이트에 링크해 놓은 자의 형사책임이 그것이다. (2)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형사책임: ISP가 스스로 유해정보를 제공·유포했을 때에는 직접 유해정보 제공자로서의 책임을 지게되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ISP가 인터넷이용자에 대해 유해정보 사이트에의 접속을 가능케 한 경우와 자신이 관리하는 사이버공간을 통해 유해정보가 저장·유포·전시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했을 경우에 어떤 형사책임을 물어야 할지가 문제된다. 구체적으로는 ISP에 대해 작위 또는 부작위의 책임을 물어야할 것인지, 책임을 묻는다면 정범 또는 방조범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부가적으로는 ISP에게 엄격한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정책적으로 반드시 바람직한 것인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기준과 범위 내에서 면책의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면의 제약으로 ISP의 형사책임을 상세히 논하기는 어려우므로 간략히 결론을 말한다면, ‘유해정보의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서버의 운영’, ‘서버에 저장된 정보 중 유해정보를 골라 공지하거나 다운로드를 가능케 하는 경우’, ‘직접 유해사이트에의 접속가능성을 제공하는 경우’ 등에는 ISP의 작위행위를 문제삼을 수 있고, 기타 다른 경우 특히 인터넷접속서비스를 제공한 경우에는 부작위를 문제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유해정보유포에 대한 부작위범의 책임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보증인적 지위’ ‘유해정보통제의 기술적 가능성’ ‘결과귀속의 가능성’ ‘정보차단의 합리적 기대가능성’이라는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하다. 나아가 ISP에게 유해정보유포에 대한 형사책임이 인정된다면 과연 그 책임은 정범으로서의 책임일지 아니면 방조범으로서의 책임일지가 문제된다. ISP가 유해정보를 스스로 저장하여 관리·유포하거나 인터넷이용자의 유해정보에의 접속을 조장·촉진하는 경우에는 정범으로 볼 수 있지만, 기타의 경우 특히 단순한 네트워크중재만으로는 항상 방조범으로서의 책임만이 문제된다고 해야 한다. (3) 유해정보를 직접 제공한 경우: 실정법상 유포·전시가 금지된 유해정보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 정보의 제공자가 직접적이고 일차적인 책임을 진다. 이때 정보제공자는 유해정보를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유포한 경우뿐만 아니라 홈페이지·공개사이트 등에 유해정보를 단순히 ‘등재’(upload)하여 누구든지 그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경우에도 같은 정도의 책임을 진다. 엄밀하게 말해 후자의 경우는 적극적인 교부행위는 아니나 ‘공연히 전시하는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버공간에서는 정보의 검색과 정보원에의 접속이 용이하여 적극적인 유포와 단순한 등재 사이에 사실상 큰 차이를 인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규범적 평가에 있어서도 유포와 등재의 양 행위간에 차별적 평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개별 법규정에서 적극적인 유포행위와 소극적인 등재행위(upload)를 모두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형법규범의 엄격한 해석의 요청에 따라 양 행위를 동등하게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이는 입법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유해정보사이트에 링크(links)해 놓은 경우: 본 사례와 같이 정보제공자가 스스로 유해정보를 직접 제공하지 않고 유해정보가 담겨 있는 다른 사이트에 접속(links)하게 해주는 경우의 형사책임은 어떻게 되는가. ① 우선 링크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에게 유해정보 유포에 대한 정범성(T terschaft)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엄밀하게 평가할 때 링크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연결행위를 통해 사실상 유해정보가 소재하는 곳의 주소만 알려주는 것이지 직접 그 유해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할 필요가 없고 직접 주소를 입력하여 그 유해정보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명백해 진다. 이렇게 본다면 링크의 역할은 유해정보가 담겨있는 사이트를 불특정 다수의 인터넷이용자에게 ‘선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유해정보유포·전시에 대한 직접적 책임, 즉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한 링크서비스만으로는 유해정보의 유포·전시에 대한 정범성이 인정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② 그 대신 링크를 해 놓은 자에 대해 타인의 유해정보유포·전시에 대한 방조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도 링크서비스가 항상 방조행위가 된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이다. 링크서비스를 하는 자에게 유해정보유포에 대한 방조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링크에의 클릭을 통해 ‘직접적’(in nachster Nahe)이고 ‘강제적’(zwingend)으로 유해정보에 도달하고, 즉 one-click으로 유해정보에 도달하는 경우, 링크서비스 제공자에게 이러한 가능성과 결과에 대해 최소한 미필적 고의가 있어야만 한다. 반면 유해정보가 담겨있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만한 사이트에 링크를 해 놓은 경우에는 설사 기대에 반하여 유해정보가 담겨있었다 할지라도 방조책임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링크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링크가 된 다른 사이트에 유해정보가 담겨있지 않은지 수시로 점검해야할 의무를 가지며 이러한 주의의무를 해태할 경우에도 역시 부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5)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판단하건대 본 사건에서 피고인 甲에게는 인터넷에 음란물을 공연히 전시하였다는 구성요건행위에 대한 직접 정범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음란물이 게재된 타인의 웹사이트에 단순히 링크해 놓는 행위는 그 웹사이트에 대한 일종의 선전행위에 불과하고, 문제의 웹사이트에 대한 인터넷이용자의 접속이 용이하도록 도와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음란물 전시행위를 방조하는 행위로 보는 것이 올바른 평가가 될 것이다. 본 대법원 판결이 '링크가 단순 연결기능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링크된 웹페이지의 내용을 이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거나 '링크를 통해 다른 웹사이트를 사실상 지배&#8228;이용함으로써 실질에 있어서는 그 내용물을 직접 전시하는 것과 같다'라는 주장을 정범인정의 근거로 삼은 것은, 링크의 기능에 대한 잘못된 평가와 정범과 공범의 구별에 대한 범행지배이론의 철저하지 못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히려 원심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원심과 같이 타인의 웹사이트에 담긴 음란문서나 파일에 직접 링크시킨 경우와 웹사이트의 초기화면에 링크시킨 경우를 구분하여 전자의 경우에는 음란물 전시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견해도 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음란물 전시에 대한 직접 정범의 책임을 져야하는 자는 인터넷상에 음란문서나 파일을 직접 등재한 사람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에 링크한 사람은 정범의 음란물 전시행위를 방조한 자라고 보아야 한다. 물론 방조책임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링크를 통해 음란문서나 파일이 담긴 웹사이트 또는 문서&#8228;파일자체에 직접 연결이 가능해야 하고, 그러한 문서&#8228;파일의 열람&#8228;이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 최소한 미필적으로라도 - 인식과 의사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결론적으로 피고인 甲의 행위는 乙, 丙, 丁의 음란물 전시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참고로 丁의 경우 음란문서가 담겨 있는 서버의 위치가 미국이라는 점은 원칙적으로 丁과 甲의 죄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내의 행위자가 외국에 소재한 컴퓨터서버에 유해정보를 저장&#8228;공개하는 경우에도 행위지는 국내가 되어 국내법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03-09-25
다른 생명보험계약의 통지의무
【사실】 “이○○이 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해상’이라고 한다)와 원심 판시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된 청약서에는 다른 보험계약사항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이○○이 이를 기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계약이 기망에 의한 계약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장기간(3년 내지 20년)이며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계약기간 내지 상당기간이 경과하면 보험수익자가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저축적 성격을 가진 보험계약도 다수 있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숫자가 많고 보험료와 보험금이 다액(多額)이며 이 사건 교통사고의 발생경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그러나 “이○○이 자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원고의 보험금지급청구에 대하여, 피고 현대해상은 사회질서위반 또는 신의칙위반, 기망, 자살, 고지의무 위반, 안전벨트 미착용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판지】 대법원은 피고의 주장을 전부 배척하였는데, 특히 고지의무위반 주장에 대하여“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자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 판결, 2001. 2. 13. 선고 99다13737 판결 등 참조). 한편, 보험자가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를 청약서에 기재하여 질문하였다면 이는 그러한 사정을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한 판단자료로 삼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에 관한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그러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의 존재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에 관하여 이를 알고도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하여,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이 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현대해상’이라고 한다)와 원심 판시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된 청약서에는 다른 보험계약사항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고, 이○○이 이를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나아가 이○○이 위와 같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피고 현대해상에게 다른 보험계약의 체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볼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으므로 피고 현대해상은 그와 같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평석】 1. 緖論 : 약관에 규정된 다른 보험계약 통지의무 위반의 효과에 관하여 보험에 대한 기본적 관점의 차이로 견해가 대립되어 있는데, 대법원은 손해보험에 관하여 2000.1.28 선고 99다50712 판결[채무부존재확인]에서 “단지 통지의무를 게을리 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사기로 인한 중복보험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데 이어(拙稿, 重複保險 通知義務, 쥬리스트, 제382호 2002년7월호 ; 拙著, 判例演習 保險法, 三宇社 2002, 51면 참조), 본 판결에서는 인보험에 관하여도 다른 보험계약 통지의무 위반도 고지의무 위반이 될 수 있으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알리지 않았다고 볼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으므로 피고는 그와 같은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다음에 다른 보험계약통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고지의무 위반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2. 問題點 : 상법은 제672조 제2항에서 “동일한 보험계약의 목적과 동일한 사고에 관하여 수개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는 각 보험자에 대하여 각 보험계약의 내용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는데, 이 규정은 그 위치로 보나 초과중복보험의 체결을 방지하려는 입법취지로 보나 손해보험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상법은 인보험에 관하여는 이러한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리고 손해보험에 관해서도 이 통지의무는 초과중복보험 방지의 한 수단에 불과하므로 그 위반에 대하여 제재를 규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보험실무에서는 본 사안에 있어서와 같이 인보험에 관해서도 약관으로 다른 계약을 통지할 의무를 부과할 뿐 아니라 그 위반에 대해서 고지의무 위반과 같은 해지권을 보험자에게 부여한다. 3. 大法院의 態度 (1) 이 약관의 효력에 관하여 대법원은 본 판결에서 “보험자가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를 청약서에 기재하여 질문하였다면 이는 그러한 사정을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한 판단자료로 삼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는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약관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2) 그러나 대법원은 한편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한다”고 판시한다. (3) ‘중요한 사항’의 기준에 관하여는 客觀說과 主觀說이 대립되어 있다. 주관설은 보험계약을 실제로 체결하는 것은 당해 보험자이므로 이 보험자가 위험측정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이 ‘중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하여, 객관설은 이 주관설에 따를 때에는 상대방인 보험계약자가 고지할 사항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의의 손해를 볼 염려가 있으므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주관설은 고지의무 위반이 인정되려면 보험계약자 측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 하므로 이러한 불의의 손해를 볼 염려는 없다고 반박한다. 이 견해들 중에서 대법원은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객관설에 따르는 듯 하지만, 결론에서는 보험자가 청약서에 기재하여 질문함으로써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한 판단자료로 삼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하였다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이 두 학설 중 어느 쪽인지 이해하기에 혼란스러운 견해를 표명하였다. 4. 프랑스法의 立場 프랑스에서도 예전에는 1913년 화재보험 모범약관, 1930년 모범약관 등 보험실무에서 중복보험통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고지의무 위반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 적이 있었는데, 1941년 모범약관에서는 이러한 혼동은 사라지고, 1959년 모범약관에서 중복보험 통지의무가 다시 규정되었다. 인보험에 관하여 몽펠리에 항소법원이 1936.11.14. 판결에서 다른 보험계약을 통지하지 않았어도 성질상 보험사고의 위험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 전액의 지급을 명한 데 대하여, 프랑스 破棄院 민사부 1941.11.9. 판결은 보험사고의 가능성은 보험계약자가 보험에 가입하는 동기의 영향도 받으며 과다한 보험금액은 계약체결은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로 인한 경우도 있으므로 보험자는 보험사고의 위험을 파악하기 위하여 보험계약자가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지 알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보험계약자의 「주관적 위험」을 측정하기 위한 사실도 고지사항에 속한다면서 원심을 파기하였다. 그후 破棄院은 1991년에 5월14일 판결과 7월11일 판결에서 定額保險인 인보험에서 다른 보험계약을 통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을 무효로 하는 약관은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1997년5월13일 판결에서 다른 계약통지의무를 규정한 약관의 효력은 중복보험에 관한 보험법 제L.121조의4(우리나라 상법 제672조 제2항)의 문제가 아니라 고지의무에 관한 제L.113조의8(우리나라 상법 제651조)에 의하여 유효라고 판시하여 1941년 판결의 입장으로 돌아왔다. 학설도 대체로 이에 찬성한다(Jean-Luc Aubert, Dalloz 1997, J 351 ; Picard/Besson, Les Assurances Terrestres en Droit Fran ais, tome I, Le Contrat d’Assurance, 3。 d., LGDG 1970, n。72 p.121). 5. 結語 1) 우리나라 대법원이나 프랑스 破棄院은 모두 인보험에 있어서도 약관에 규정된 다른 보험계약 통지의무를 법률이 규정한 고지의무에 속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고지의무는 원래 보험계약자 측이 보험자의 질문을 받지 않았더라도 자발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上告審은 약관에 이 통지의무위반으로 인한 해지 또는 무효에 관한 규정이 없었어도, 상법에도 규정이 없는 인보험에 관하여,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일한 제재를 하였을까. 2) 주의할 것은 프랑스에서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과 보험사고와의 사이에 因果關係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았으면 이유가 어떠하든 보험사고가 발생해도 보험의 혜택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詐欺로 인한 경우에는 계약은 무효이면서 보험료는 보험자에게 귀속하고, 詐欺가 없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감액한다(보험법 제113조의8). 그래서 보험사고와 인과관계가 없고 따라서 보험료에 영향이 없는 「주관적 위험」에 관한 사유의 고지의무를 선의로 (즉, 詐欺의 입증 없이) 위반한 경우에 보험금 감액비율에 대하여 고심하고 있다(Berr/Groutel, Les Grands Arr ts du Droit de l’Assurance, ditions Sirey 1978, p.101). 그러나 우리나라 상법은 보험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 「객관적 위험」사유의 고지의무 위반에 대해서만 보험자의 해지권을 인정하고 있다(제655조 단서). 그러므로 다른 생명보험계약 통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고지의무 위반에 관한 상법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상법의 입장에 맞지 않는다. 3) 대법원은 본 판결에서 보험계약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청구를 인용하였다. 본 판결에서 보험계약자가 스스로 체결한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몰랐다든지 보험계약 청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일반화된 통지의무를 몰랐고 중대할 과실도 없다고 인정한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대법원은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하는데 대하여 주저하는 것일까.
2002-07-08
무면허운전중의 사고와 상해보험
法律新聞 2515호 법률신문사 無免許運轉중의 事故와 傷害保險 일자:1996.4.26 번호:96다4909 崔埈璿 成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5면 ============ I. 事實槪要 피보험자인 김동호는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와 보험금을 1억원으로 정한 「새시대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보험약관에 의하면 이 보험은「교통상해」 및 「특정여가활동」중에 상해를 입은 경우에 그 상해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일종의 상해보험이다(동약관 제1조 참조). 또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고 그 직접결과로써 피해일로부터 1백80일안에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동약관 제5조). 그러나 동약관 제3조 제1항 본문은 「회사의 그 원인의 직접·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아래의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여 드리지 아니합니다」(면책약관)라고 정하고, 그 제3호에 「범죄행위」를, 그 제4호에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 또는 음주운전」을 열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피보험자는 1백7일간 면허 정지처분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상태에서 그 소유 승용차의 운전과실로 도로 아래로 추락, 사망하였다. 피보험자의 상속인인 원고 김갑수와 이정자가 보험자에 보험금 지급을 구하자, 보험자는 위 면책약관을 들어 보험금지급을 거절하므로 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II. 判決要旨 대법원은 원심을 인용하였는데, 판결요지는, 무면허운전이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기는 하나,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면허운전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 정도가 결코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가지고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신의성, 윤리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을 것(대법원 1990년9월25일 선고, 89다카17591판결)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중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이라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이므로, (중 략)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위 무면허면책약관을 내세워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원고승소. III. 硏 究 이 사건에서 문제된 「새시대종합보험」은 일반 상해보험이 아니라, 교통상해 및 특정여가(레저)활동 특약부 상해보험이다. 따라서 명칭은 상해보험이나, 실제로는 자동차보험과 같은 성질을 가진 보험인데, 대법원 판결은 상해보험이라는 형식을 중시한 판결이다. 1. 商法의 關係規定 상법에 의하면 상해보험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상법 제739조), 그런데 1991년 개정보험법 제732조의2에 의하면,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에 의하면 생명보험의 경우와, 그 규정의 준용에 의하여 상해보험의 경우, 피보험자가 사망한 때에는 피보험자측에 고의가 있는 경우에만 보험자는 면책되고, 과실 또는 중과실만 있는 경우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된다. 2. 보험사고의 유발과 보험자의 면책 본래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상법 제659조). 이것은 보험법의 대원칙이고, 따라서 보험편 통칙에 규정되어 있는 바이다. 보험사고를 유발한 자가 보험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나고 공익에도 반하는 반사회적인 것이므로 허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보험에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과실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 이유는 피보험자가 사망하였을 때 그 유족등의 보험수익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최기원, 보험법 1993년, 4백59면). 또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보호에는 일반재화의 경우보다도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하므로, 중대한 과실로 피보험자가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고의로 사망(예컨대 자살)한 것이 아닌 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자살의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입법례도 있다(예컨대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2년 정도 경과한 후에는 자살사고에 대하여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미국 Annual Life Policy, 일본의 간이생명보험법, 프랑스보험법 L137-7등 참조). 3. 상법 제732조의2의 정당성 여부 그러나 상법 제732조의2의 입법적 정당성에는 의문이 있다. 왜냐하면 보험계약상 도덕적 위험이 큰 것이 사망보험인데, 피보험자의 사망이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고의를 입증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과실로 인한 사망도 역시 비도덕적이며 당사자간의 신의칙에 어긋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司法은 행위의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행위자의 처벌이 문제되지는 아니하므로 고의와 중과실을 구별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기도 하다. 따라서 피보험자의 중과실로 인하여 그가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고의로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자가 면책된다는 결과가 되는 위 상법 제732조의2는 분명 문제가 있다. 교묘하게 중과실로 위장한 자살의 경우에는 보험금이 지급되고, 명백한 자살이면 지급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어떻든 우리의 입법자가 1991년 개정보험법에서 상법 제732조의2를 신설하였으니, 신설된 조문의 취지를 살려 충실하게 이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 4. 이 사건 피보험자의 고의 이 사건에서는 망 김동호의 고의는 어디까지나 무면허운전 자체에 대한 고의였지, 고의로 사망하고자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김동호의 고의는 사망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판결은 정당하다. 고의로 사망하지 아니한 이상, 중과실로 사망한 경우라도 위 상법 제732조의2의규정에 따라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5. 무면허운전의 범죄성과 면책약관의 효력 현재 판례는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을 범죄행위로 보고 있지만, 이것은 사회적 인식이 점차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고,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행위는 중과실에 의한 위법행위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무엇이 범죄행위이고, 무엇이 단순한 위법행위인가는 장소와 시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을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 어떻든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그 자체가 사망의 고의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 보험자가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약관의 규정(면책약관)은 적어도 상해보험에서는 상법 제732조의2의 규정보다 보험계약자·피보험자등에게 불리하게 규정한 것으로서 상법 제663조(보험계약자등의 불이익변경금지)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다만 상법 제732조의2는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기 때문에, 「단순 상해」의 경우에는 위 면책약관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7. 자동차종합보험과의 관계 한편 새시대종합보험은 교통상해 및 특별여가활동담보 특약부 상해보험이므로 보통의 상해보험과는 달리 취급하여야 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무면허운전의 경우 보험자는 면책된다는 판례는 그간 다수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 책임보험이고 따라서 손해보험의 일종인 자동차종합보험의 경우였다. 자동차종합보험의 경우에는 운전자가 면허가 없다는 것은 보험계약이 체결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유이므로, 무면허운전중의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정당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사건의 보험계약도 자동차보험이 주요대상이고, 단지 여기에다 고객을 위하여 레저보험을 덧붙인 다음, 명칭만은 상해보험으로 된 것이므로, 실질을 숭상하여 자동차보험의 일종으로 처리하여야 옳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실질보다 상해보험이라는 형식을 존중하였는데, 그것이 사망자의 유족보호라는 입법의도에 비추어 수긍이 되고, 크게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IV. 결 언 최근에 무면허운전을 포함하여 교통법규 위반을 지나치게 죄악시하여 형평성을 잃는 것처럼 보인다. 교통법규위반이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의 교통위반단속 실태를 보면 사고와 전혀 무관할 수 있는 교통법규위반이 더 많다. 그럼에도 교통법규 위반에 대하여 벌점을 가하여 보험료를 인상하고, 나아가 어떤 회사에서는 교통법 규위반을 인사고과에까지 반영한다고 하니 아연할 따름이다. 교통법규위반은 법집행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의 사람들은 물론 누구든지 쉽게 범할 수 있는 죄목이고, 따라서 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과자를 양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도로교통법도 개정한 것이 아닌가? 사회적으로 준법정신을 높이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백번 옳지만, 이에 편승하는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 어떻든 이번 판결은 입법의도에 합치하며, 상해보험의 성질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책임보험이고 따라서 손해보험인 자동차보험에서 무면허운전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생명보험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준용되는 상해보험의 경우에는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사망이라 하더라도 특별히 피보험자에게 사망의 고의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다. 문제가 된다면 상법 제732조의2 자체가 문제이다.
1996-07-01
상해보험의 무면허운전면책약관의 효력
法律新聞 1946호 법률신문사 傷害保險의 無免許運轉免責約款의 效力 梁承圭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5면 ============ (1) 무면허운전이 형사처벌까지 받는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긴 하나 무면허운전의 경우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무면허운전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자살이나 고의적인 자상행위 또는 보험수익자에 의한 피보험자 살인이나 상해행위의 비윤리성과는 달라서 그 정도가 결코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가지고 보험계약에 있어서 당사자의 선의성·윤리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2) 상법 제659조 제2항과 제663조의 규정에 비추어 무면허 운전사고 면책에 관한 상해보험약관의 규정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 뿐 아니라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한 무효이고, 이는 그 보험약관이 재무부장관의 인가를 받았다 하여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事實槪要 訴外 Y는 K保險(株)와의 사이에 보험기간 1986년 12월 29일∼1991년 12월 29일 보험금액 2백만원, 死亡時 2천만원으로 하는 장기상해복지보험 계약을 체결하였다. 被保險者 Y는 1988년 7월 5일 19시40분경 충남 홍성군 홍동면 구정리앞 비포장 2차선 도로상에서 運轉免許없이 픽업자동차를 운전하다가 60도 길 정도의 커브길에서 과속 및 운전미숙으로 제대로 핸들을 조작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하는 바람에 위 道路를 이탈하여 도로 왼쪽에 설치된 시멘트벽돌로 만들어진 하수구를 자동차 앞부분으로 충격함으로써 傷害를 입고 다음날 死亡하였다. 保險受益者 X는 K保險會社에게 Y의 傷害死亡으로 인한 保險金 2천만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K는 그 보험사고가 보험약관상의 면책사유인 無免許運轉으로 생긴 것이므로 保險金支給責任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X가 訴를 제기하였는데, 第1審(서울민지법 1988년12월 22일 선고, 88가합34573 판결)은 피보험자 Y의 사망은 故意의 違法行爲인 무면허운전으로 인하여 생긴 것으로서 그 자신이 保險事故를 자초한 것이니 이는 商法 제659조 제1항에 정해진 「보험사고가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하여 생긴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라고 判示하여 原告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第2審(서울고법 1989년6월2일 선고, 89나7544판결)은 傷害保險에서 무면허운전 免責約款은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보험사고에 관한 한 商法 제659조 제2항에 저촉되어 無效로 보아야 한다고 判示하여 原告의 청구를 받아들임으로써 保險者 K가 上告한 것이다. 評 釋 I. 문제의 提起 傷害保險約款에서는 「被保險者의 무면허운전 또는 음주운전」중에 일어난 傷害에 대하여 보험자는 保險金支給責任이 없음을 규정하고 있다. 傷害保險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外來의 事故로 피보험자가 傷害를 입은 경우에 保險保護를 하고자 하는 人保險으로서 無免許運轉 또는 飮酒運轉은 道路交通法을 위반한 違法行爲이므로 그것이 원인이 되어 생긴 被保險者의 傷害事故에 대하여 보험자의 免責事由로 한 것이다. 商法 제659조 제2항은 傷害保險의 경우 「保險事故가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로 생긴 때에도 보험자는 保險金支給을 免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제663조 또는 保險契約書 등의 不利益變更禁止原則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피보험자의 無免許運轉免責約款이 商法 제659조 제2항에 어긋나는 것이냐가 문제되고 있다. II. 保險者의 免責事由로서의 故意 商法 제659조는 「保險事故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故意로 생긴 때에는 保險者는 保險金額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고가 保險契約書등의 고의로 생긴 것은 보험사고의 不確定性에 어긋나는 것이고, 또한 主觀的인 危險을 배제하고, 保險詐欺를 방지하여 人爲的인 사고로 인한 道德的 危險을 막고자 이를 관계자의 免責事由로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험자의 면책사유로서의 故意라 함은 保險契約書등이 보험사고의 발생을 인식하면서 감히 그 행위를 하는 것으로서 被保險者의 自殺, 自害行爲, 보험계약서나 보험수익자에 의한 피보험자의 殺害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保險契約者등의 故意는 보험사고의 발생에 대한 것이지 그 事故의 결과 保險金을 취득하는데 대한 故意를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被保險者의 사고는 未必的 故意를 포함하는데, 중대한 過失을 보험자의 免責事由에서 제외하고 있는 死亡保險이나 傷害保險에 있어서는 피보험자의 死亡 또는 傷害가 선량한 社會秩序를 벗어난 行爲 또는 犯法行爲로 말미암은 때에는 적어도 未必的 故意를 인정하여 보험자의 免責을 인정하는 것이 道德的 危機(moral risk)을 배제하기 위하여서도 요구된다 할 것이다. 그리고 보험약관상의 免責條項에 규정된 故意로 인한 사고는 우연한 사고의 발생에 대한 危險의 분산이라는 保險制度의 본질에 비추어 볼때에 基本行爲가 고의로 이루어진 이른바 結果的 加重犯도 포함된다고 풀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서울민지법 1988년5월17일 선고, 87가합5538판결 참조). III. 無免許運轉과 보험사고의 故意性 市·道知事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자동차를 운전한 자는 1년이하의 징역이나 50만원이하의 罰金刑에 처한다(道交法40조, 109조 1호). 이것은 자동차의 運行에는 많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에 따라 運轉免許를 받은 사람에 한하여 운전을 하도록 함으로써 道路交通의 안전을 꾀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정의 運轉免許없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은 刑事處罰을 받게되는 故意的인 犯罪行爲에 속하는 것이다. 독일의 傷害保險約款 제3조 2호는 「피보험자의 重罪 또는 輕罪의 故意的인 운전이나 未遂의 결과로 생긴 상해」를 보험자의 免責事由의 하나로 하고 있는데, 聯邦大法院은 운전면허없는 運轉은 이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判示하고 있다(BGH Versr 60, 1107). 그리고 미국의 傷害保險約款에서는 「피보험자의 犯罪行爲(Criminal acts)에서 생긴 損傷」에 대하여는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하고 있고, 이를 明示的인 조항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被保險者의 범죄행위의 결과로 생긴 상해에 대하여는 默示的인 免責事由(implied exception) 또는 一般擔保條項의 解釋을 근거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하고 있다(Keeton/Widiss, Insurance Law, pp.508-9). 여기에서 道路交通法違反은 바로 法律違反(violation of law)이고,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중으로 인한 交通事故로 인한 피보험자의 상해 또는 死亡은 범죄행위를 원인으로 생긴 것이므로 교통사고 자체에 대하여 故意性이 없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被保險者의 未必的 故意에 의한 보험사고로 보는 것은 保險制度의 基本理念으로 보아도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IV. 判決에 대한 批判 이 사건 大法院判決은 무면허운전이 刑事處罰까지 받는 고의적인 犯罪行爲이긴 하나 그 故意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無免許運轉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死亡이나 傷害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무면허운전을 면책사유로 하고 있는 傷害保險約款의 조항은 과실로 평가되는 行爲로 인한 事故에 관한 한 無效라고 判示하고 있다. 이것은 法院이 무면허운전으로 사고를 일으켜 傷害 또는 死亡한 피보험자를 동정하여 保險者에게 그 責任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고의적인 犯罪行爲의 결과로 생긴 사고에 대하여 보험자가 傷害事故에 대한 故意를 입증하지 못하였다고해서 보험약관의 면책약관이 商法 제659조 제2항에 어긋난다고 판시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道路交通에서 자동차운전자의 운전면허를 요구하는 것은 運轉者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人命이나 財貨의 안전을 위해서도 요구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大法院 判決이 운전의 미숙으로 過速과 핸들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여 커브길에서 일으킨 사고로 피보험자가 死亡한 사건에서 被保險者의 故意 또는 고의에 준하는 行爲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傷害를 免責事由로 하고 있는 免責約款의 效力을 부인한 原審判決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法秩序나 法感情에도 어긋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또한 우리 社會의 違法精神을 흐리게 하는 것을 더욱 부추기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交通事故의 王國으로 꼽히고 있는데, 그 가장 큰 原因이 도로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데서 찾을 수 있다. 가령 高額의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에 든 피보험자가 무면허운전에 의한 交通事故를 고의로 일으킨 경우에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故意를 立證하지 못한다고 해서 보험금지급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保險契約의 倫理性·善意性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지 大法院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그리고 또한 傷害保險의 피보험자가 절도하려고 남의 집에 침입하여 그 집의 개에 물려 傷害를 입었다고 가정할 때에 개에게 물린 것은 우연하고도 급격한 外來의 事故이므로 절도는 犯罪行爲이지만 상해보험금은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여야 할 것인지도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라고 여겨진다. 保險制度는 危險의 효율적인 분산에 의하여 뜻밖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고, 保險契約에서 보험계약자의 보호는 善意의 保險契約者를 보호하는 것이지, 범죄행위로 인정되는 無免許運轉중의 사고까지 보험자가 담보하도록 하는 것은 선량한 社會秩序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그리고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운전사고에 대해서까지 保險者의 保險金支給責任을 인정하는 것은 善意의 보험계약자를 해칠 뿐 아니라 國際的인 保險慣行에도 어긋나 우리나라 보험자의 再保險料率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도 法院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이 사건 大法院判決은 심히 부당하여 마땅히 變更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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