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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1. 사실관계 채권자는 손해배상청구사건의 가집행선고부 판결정본에 기하여 채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국회법 제30조 및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규칙에 의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당, 입법활동비, 여비, 입법정책개발비의 지급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다. 채무자의 국회의원임기는 2012년 5월29일 종료하였다. 2. 대법원 결정의 요지 가.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각 비용 지급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별도의 근거조항을 두고 예산을 배정하여 그 직무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 주는 것으로, 국회의원의 직무활동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 또는 수당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하는 위 비용들에 대하여 압류를 허용할 경우, 위 비용들이 위 법률에서 정한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채무변제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국회의원으로서의 고유한 직무수행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그 비용을 지원하는 위 법률에 위배된다. 또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공무상 여행 등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는 위 법률에서 정한 고유한 목적에 사용되어야 하며 이러한 성질상 압류가 금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에서 말하는 급여채권은 계속적인 역무의 제공에 대한 보수를 총칭하는 것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수입도 여기에 포함되는 점,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제5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허용하는 다른 공무원의 직을 겸한 때에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겸직의 보수 중 많은 것을 지급받는다"고 정하여, 국회의원이 지급받는 수당과 공무원이 지급받는 보수가 서로 대체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급료·보수·세비·임금·상여·수당과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근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을 근로소득으로서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국회의원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받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와 같은 수당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의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에 해당하여 그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같은 호 단서에 따른 금액에 대하여는 압류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평석 가.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여비의 경우 (1)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의 의미 판례, 통설에 의하면 민사집행법 소정의 압류금지채권이나 각종 특별법상의 압류금지채권과 별도로 채권이 양도성이 없는 경우에는 현금화(전부명령, 추심명령 등)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주석 민사집행법(김능환·민일영 집필대표) 5권, 593쪽;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Ⅲ], 296쪽 등).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양도할 수 없고(민법 제449조 제1항 단서), 양도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채권을 피압류채권으로 하는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 채권의 성질이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로 통설은 채권자가 변경되면 급부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채권(계약에 의하여 특정한 사람을 부양하게 하는 채권 등), 채권자가 변경되면 채권의 행사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는 채권(위임인의 채권, 종신정기금채권 등),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 수수·결제되어야 할 특별할 사정이 있는 채권(상호계산에 산입된 채권)을 들고 있다(주석 채권총칙(박준서 집필대표) 2권, 534쪽). (2)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지급된 돈이 압류금지채권인지 여부 위와 같이 특정한 채권자와의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만 하는 채권은 당사자 사이의 계약뿐만 아니라 법률규정에 의하여 성립할 수 있다. 법률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그 돈도 역시 특정한 채권자 사이에서만 수수·결제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어 특정한 채권자 이외의 사람에게 지급된다면 개인의 채무변제 명목으로 전용되어 결국 지급을 명한 법령의 취지에 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용도 외 사용금지규정이 있는지 여부를 불문한다. 실무상 용도 외 사용금지, 용도 외 사용시 처벌규정이 존재하면 압류금지채권이고 그렇지 않으면 압류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견해는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위 제22조 제1항은 보조금의 용도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되는 돈의 성격이 보조금이 아닌데도 함부로 보조금에 관한 규정을 원용할 수는 없다. 보조금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무 또는 사업에 대하여 국가가 이를 조성하거나 재정상의 원조를 하기 위하여 교부하는 부담금,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교부하는 급부금이다(위 법 제2조 제1호). 돈의 성격이 사업 조성, 재정상 원조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보조금이라 할 수 없다. 판례는 중요무형문화재가 지급받는 전승지원금청구채권이 성질상 압류가 금지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금원의 목적 내지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특정인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보조금교부채권은 성질상 양도가 금지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중요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그 전수 교육을 실시하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만 전수 교육에 필요한 경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금원으로서 그 목적이나 성질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사이에서만 수수, 결제되어야 하는 전승지원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203461 판결)'고 판시하면서 용도 외 사용금지 규정이 없음을 들어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입법활동비(국회의원의 수당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특별활동비(제7조 제1항), 입법 및 정책개발비(제7조의2 제1항), 여비(제8조 제1항) 등은 각 법률규정상 국회의원의 고유한 직무수행을 위하여 지급되는 돈임이 명백하다. 나. 다른 수당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는 "급료·연금·봉급·상여금·퇴직연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급여채권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임금채권을 말하며 급여소득에는 소득세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599쪽).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이 받는 비용 등이 압류금지채권이 되는지에 관하여 과거 대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지급받는 비용들은 근로자의 근로의 대가로서의 급여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으로서 지방의회의원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겸직의 제한을 받는 외에는 보수를 수반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아니하므로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들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에서 정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18. 자 2004마336 결정)"고 결정한 바 있다. 주석 민사집행법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겸직이 금지되고 있지 않은 국회의원(국회법 29조)의 세비 등 수당청구권과 같은 것은 본 호의 압류제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한다(위 주석 민사집행법, 600쪽). 그러나 국세징수법 제33조 제1항은 세비는 그 중 2분의 1을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대상 결정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국회의원의 세비인 수당도 과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비 중 수당도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3호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원심결정 당시의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무원,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농수협의 임직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교원'을 제외한 모든 직을 겸할 수 있었지만 {구 국회법(2012. 3. 21. 법률 제114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 2013년 8월13일 법률 제12108호로 국회법이 개정되어 '국무총리, 국무위원, 공익 목적의 명예직, 다른 법률에서 임명위촉되도록 정한 직'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을 겸할 수 없게 되었다(제29조 제1항). 한편 지방의회의원은 포괄적으로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지만(지방자치법 제39조 참조), 2004년 이후 의정활동비가 생계나 품위를 유지할 정도로 많이 인상되었다. 향후 대법원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2015-01-26
공사대금 양수금 청구 사건에서 피고의 공제항변 인정 범위
1. 서울 서부지법 2009가합15077 사건의 사실관계 피고는 2008. 8. 6. 소외 효정건업으로부터 빌딩신축공사 중 골조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사대금 29억 8001만원으로 정하여 하도급받았다(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 하도급계약 특수조건에는, 제4조(공사대금지급) ① 본공사와 관련하여 소외 회사의 부도나 기성금 일부압류 또는 가압류발생시 피고는 하도급대금을 유보하거나 효정건업의 채권자에게 집행가능한도 내에서 직접지급할 수 있다. ② 노임체불이 확인되는 경우 피고는 기성채무액 한도내에서 노임을 소외 회사의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다. 제5조(직불 사전동의) ① 소외 회사는 전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피고가 근로자/시공참여자로부터 소외 회사의 미지급 채권신고를 받아 하도급대금에서 직접 지급하는 것에 사전 동의한다. ② 본 공사와 관련하여 현장노무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노임이 체불되어 분규가 있거나 그 우려가 있을 때에는 피고는 체불된 노임을 직접 지불할 수 있다. 소외 회사는 2009. 9. 1.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중 2009. 8. 기성분 3억8백만원의 채권을 양도하고, 2009. 9. 14. 피고에게 양도사실을 통지하였다. 그 후 피고는 소외 회사의 경영난으로 인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노임미불에 따른 작업자 농성 등으로 이 사건 공사를 완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2009. 9. 30.경 현장노무자들에게 노임으로 1억3천406만7936원을 직접 지불하였다. 2. 노임직불조항과 채권양도에 따른 양수금 청구에서의 대항력의 법리 가. 채권양도에 관하여 민법 제451조 제2항은 「양도인이 양도통지만을 한 때에는 채무자는 그 통지를 받은 때까지 양도인에 대하여 생긴 사유로써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노임직불약정(조항)의 의의 ①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면, 건설업자가 도급받을 수 있는 건설공사를 도급한도액이나 시공능력에 의하여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건설산업기본법 제25조,제23조),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업자는 당해 공사중 일정 비율의 전문공사에 대하여는 해당 업종의 전문건설업자에게 하도급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여(건설산업기본법 제30조) 건설업의 대형화, 계열화를 도모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형건설공사의 경우 일반건설업면허를 가진 대형건설업체가 발주자로부터 건설공사를 도급받아 부문별 또는 업종별로 보다 소규모의 건설업체 또는 전문건설업체에게 하도급을 주어 실제 공사의 시공은 그러한 하수급인들에 의하여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 ② 하수급인은 그가 하도급받은 건설공사의 시공에 있어서 발주자에 대하여 수급인과 동일한 의무를 지고 있는 만큼(건설산업기본법 제32조) 그에 상응한 권리의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므로, 건설산업기본법은 수급인이 기성금을 받은 때에는 15일 이내에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 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분에 상당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선급금을 받은 때에는 그 선급금의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수급인에게 선급금을 지급하여야 하도록 규정하는 외에(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 수급인의 파산 등으로 인하여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발주자가 인정하는 경우 등에는 발주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며, 이 경우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는 하수급인에게 지급한 한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는바(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 같은법 시행령 제4조), 이 사건 직불조항도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에 관한 위 건설산업기본법 등의 각 조항과 그 취지를 같이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및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가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하수급인의 보호육성을 도모하고 있는 점, ③ 건설공사 등 부동산공사에 있어서 수급인의 보수채권에 관하여는 일정한 경우 그 목적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이 인정되는(민법 제666조) 점, ④ 수급인은 도급공사대금과 하도급공사대금의 차액을 그 영업수입으로 하는 것으로서, 수급인이 위 영업수입을 발생시키기 위하여 고용한 근로자의 임금은 위 영업수입을 초과할 수 없는 것이고, 또 정상적인 경우라면 수급인도 위 영업수입의 범위 내에서 자금을 차용하든지 할 것이므로, 수급인에 대하여 임금채권을 가지는 근로자나 기타 수급인에 대한 채권자의 보호를 위하여는 위 영업수입을 수급인의 책임재산으로 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고, 그 실질에 있어서 하수급인에게 귀속되어야 할 하도급공사대금까지 수급인의 책임재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하수급인의 재산으로 수급인에 대한 채권자가 만족을 얻도록 하는 셈이 되어 오히려 부당한 점, ⑤ 만일 하도급공사대금도 수급인의 책임재산에 포함된다고 본다면 수급인이 부도난 경우 그로부터 하도급받은 하수급인들도 연쇄도산을 면할 수 없을 것이어서 하수급인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둔 건설산업기본법 등의 각 규정 및 직불조항의 취지는 몰각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반조건의 직불조항은 단순히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경우 하수급인은 이를 수령할 권한이 있음을 규정한 것에서 더 나아가, 직불조항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하수급인에게 발주자에 대하여 직접 하도급공사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20083 판결 참조). 다. 노임직불조항에 근거한 공제항변의 인정범위 (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제14조, 같은법 시행령 제4조는 저가낙찰공사에 해당하여 발주자가 하수급인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수급인의 파산 등으로 인하여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발주자가 인정하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발주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며, 이 경우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는 하수급인에게 지급한 한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법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어찌될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00. 5. 30. 선고 2000다2443 전부금 판결에서, "전부명령에 의하여 피전부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로 집행채무자로부터 집행채권자에게 이전되고, 제3채무자는 채권압류 전에 피전부채권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항변사유로서 전부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공사대금을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임금 지급조로 직접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존재한다면, 도급인은 수급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상당의 공사대금에 대하여는 수급인에게 그 지급을 거부할 수 있고, 따라서 전부채권자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항변사유를 가지고 대항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다음,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인 소외 주식회사 대영방수의 동의를 얻어 대영방수의 현장 근로자들에게 그 임금 상당액을 공사대금에서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원고의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이 피고에게 송달된 1998. 4. 11. 보다 이전인 1998. 3. 28.에 이루어졌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직접 지급 약정에 따른 지급으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고, 따라서 피고가 소외 대영방수의 근로자들에게 전부명령 송달 이후인 1998. 4. 11.과 1998. 4. 13. 지급한 임금상당액에 대하여도 그 지급으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 "라고 판시하고 있다. 라. 이 사건 서울 서부지법 대상 판례의 판시사항 위 사건은, 하도급인 피고가 "하수급인인 소외 회사와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계약의 특수조건 제5조에 따라 공사현장 노무자들에게 노임을 직불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유로 양수금 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하여, 법원은, "채권양도에 의하여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채무자는 채권양도를 받은 때까지 양도인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항변사유를 가지고 양도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인바,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공사대금을 수급인의 근로자나 납품업자 등에게 임금 또는 납품대금 지급조로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임금이나 납품대금 상당의 공사대금에 대하여는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양수인에 대하여도 임금이나 납품대금과 관련된 '노무의 제공이나 납품이 채권양도통지 전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위와 같은 항변사유를 가지고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0. 4. 27. 선고89다카2049 판결, 대법원 2000. 5. 30. 선고 2000다2443 판결 등). 또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수급사업자가 별도로 직접 지급 요청을 하지 않거나, 적용되지 않는 경우더라도 단지 위와 같은 직불합의만으로도 하수급인이 발주자에 대하여 하도급 공사대금에 관한 직접지급청구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와 피고의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따른 직불합의는 2008. 8. 6. 성립하였고, 그 후 2009. 9. 12.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 노무자들이 피고에게 노임을 직접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이에 따라 하도급인인 피고가 2009. 9.말경 소외 회사의 노무자들에게 노임 합계 1억3천406만7936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2009. 9. 1.자 이 사건 채권양도가 2008. 8. 6.자 직불합의 이후에 이루어진 이상 피고가 채권양도 통지를 받은 2009. 9. 14. 이후에 위 노임직불합의에 따라 노무자들에게 실제 노임을 지불(2009. 9. 30.경 지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 지급채무는 위 1억3천406만7936원의 범위 내에서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4. 본 판결의 의의 위에서 살펴본 대법원 판례와 서울 서부지법 하급심 판례에 의하면, 공사대금을 직접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채권양도 통지 이전에 이미 있었다면 그와 같은 약정의 존재만으로 양도통지를 받고 난 이후에 위 약정에 근거하여 현실적으로 금전을 지급한 이상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법리로서, 제3채무자의 공제 항변의 인정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사건은 제3채무자의 기대와 이익을 넓게 인정함으로써 제3채무자로 하여금 이중변제의 위험에서 벗어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형평의 원칙에도 지극히 부합하는 타당한 판례라고 본다.
2011-08-25
추심신고 전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가압류결정의 효력
Ⅰ. 문제의 소재 민사집행법 제236조 제2항을 문리대로 보면 ‘추심신고시’를 기준으로 그 전에 다른 채권자의 압류·가압류 또는 배당요구가 있었을 때에는 추심채권자는 추심금을 공탁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 법조에서 말하는 ‘압류·가압류'란 제3채무자의 지급 전에 다른 압류·가압류의 효력발생(=제3채무자에의 송달), 즉 압류가 복수적으로 집행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평등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법제상, 배당요구의 종기까지의 압류·가압류 또는 배당요구채권자의 지위는 동등하게 보호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대법원의 해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1. 대상판결은 “채권에 대한 압류·가압류명령은 그 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제291조), 제3채무자의 지급으로 인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한 이상 설령 다른 채권자가 그 변제 전에 동일한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압류·가압류명령을 신청하고 나아가 압류·가압류명령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가 추심권자에게 지급한 후에 그 압류·가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추심권자가 추심한 금원에 그 압류·가압류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고, 추심채권자가 추심의 신고를 하기 전에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압류·가압류명령을 신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당해 채권추심사건에 관한 적법한 배당요구로 볼 수도 없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이는 대법원 2005. 1.13. 선고 2003다29937 판결과 함께 이에 관한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 채권자’의 경우, 제3채무자가 추심채권자에게 추심금을 지급한 이후라도 그 추심신고 전까지 집행법원에 배당요구를 하면 배당에 참가할 수 있음이 명백하다. Ⅲ. 학설 및 판례 1. 종래 통설 및 일본판례의 입장 추심채권자가 추심 후 추심신고를 게을리하고 있는 사이에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이중압류의 신청의 효력에 관하여, 과거에는 배당요구로서의 효력을 인정하는 견해가 있었으나(조관행, 추심명령에 의한 추심에 관한 제문제, 재판자료 35집 530면 각주137 참조), 현재로서는 이를 부정하는 것이 통설이고 일본최고재판소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이우재, 추심채권자가 추심금 공탁 및 사유신고의무를 해태한 경우 추심금 이외에 지연손해금을 추가 공탁해야 하는지 여부, 대법원판례해설 제57호 514면). 2. 무효행위의 전환이론 이는 무효인 가압류 또는 압류명령이라도 배당요구로서의 효력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는 이론이다(손진홍, 개정증보판 채권집행의 이론과 실무(상), 744면). 다만, 위 견해는 가압류채권자의 경우 배당요구채권자가 아니므로 배당요구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가압류채권자를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면 무효행위 전환을 시도할 실익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압류명령 신청서에는 집행력있는 정본을 붙여야 하고(규칙 제159조), 집행력있는 정본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가압류채권자이고, 이 사건 대상판결 및 그 인용판결 역시 가압류채권자의 사안이다. 3. 필자의 소견 생각건대, 이와 같은 채권가압류결정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후술하는 바와 같이 일본 민사집행법은 압류채권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지불을 받은 때에는 그 채권 및 집행비용은 지불을 받은 금액의 한도에서 변제된 것(=추심금의 소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할 것이나, 우리 민사집행법은 추심채권자가 추심신고 하기 전에는 자기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채권자의 배당절차참가의 기회가 종국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즉 추심금이 추심채권자의 채권에 충당됨으로써 소멸된 것이 아니고(=추심금의 불소멸), 여전히 배당을 기다리는 상태에 있다 할 것이다. 다만, 가압류결정은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는 것이고 집행법원이 그 존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가압류채권자로서는 가압류결정의 발령 및 송달사실을 집행법원에 신고함으로써만 배당에 참가할 수 있다 할 것이다(동지 손진홍, 전게서 746면). Ⅳ. 구체적인 검토 첫째, 독일의 경우 채권압류의 효력에 의해 압류채권자는 압류질권을 취득하고 추심명령만을 얻더라도 선순위 압류채권자가 없는한 독점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우선주의를 취하고 있는 반면(이시윤, 신민사집행법 제4판 379면 각주1), 우리법제는 평등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배당요구의 종기까지는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절차 참가 기회를 넓게 보장하는 것이 우리법제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 둘째, 일본법제와의 구별이다. 추심신고에 관한 규정은 평등배당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특유한 것이라고 한다(조관행, 전게논문 529면 각주 133). 그러나 일본법 내용이 우리와 달라 일본의 해석론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먼저, 일본 민사집행법 제155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항 금전의 지불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이하 ‘금전채권’)을 압류한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압류명령이 송달된 날로부터 1주일이 경과한 때에는 그 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 다만, 압류채권자의 채권 및 집행비용의 액을 넘는 급부는 받을 수 없다. 제2항 압류채권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지불을 받은 때에는 그 채권 및 집행비용은 지불을 받은 금액의 한도에서 변제된 것으로 본다. 제3항 압류채권자는 전항의 지불을 받은 때에는 즉시 그 취지를 집행재판소에 신고해야 한다. 한편, 일본 민사집행법 제156조 제3항은 채권자가 경합하는 경우 제3채무자가 반드시 피압류채권을 공탁하고 그 사정을 집행법원에 신고하도록 하여 배당절차로 이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추심채권자의 추심신고에 배당요구종기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한다(이상 일본 민사집행법 내용 등은 이우재, 전게논문 인용). 이는 우리 민사집행법이 추심명령의 효력이 그 채권 전액에 미치도록 한 것(제232조 제1항), 추심채권자의 추심신고에 배당요구의 종기로서의 효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제247조 제1항 2호), 채권자가 경합하지 않는 경우에도 추심채권자는 추심신고를 해야 하고, 추심신고 전에는 자신의 채권에 충당할 수 없도록 한 것(제236조 제1항)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즉, 우리 민사집행법은 추심채권자로 하여금 압류에 관련된 채권 전액을 추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이에 대응하여 제3채무자로서도 정당한 추심권자에게 변제하면 그 효력은 모든 채권자에게 미친다), 경합하는 채권자가 있는 경우이든 아니든 일단 추심채권자가 추심신고를 해야 하고, 그때까지 경합하는 채권자가 없는 경우에는 독점적으로 만족을 얻게 되나(다만, 추심채권자가 자신의 채권 및 집행비용액을 초과하여 추심한 경우 나머지는 채무자에게 반환해야 한다), 경합하는 채권자가 존재하면 배당절차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셋째, 채권이 소멸한 경우와의 구별이다. 대상판결이 채권가압류 결정의 효력이 없다고 보는 주된 이유는 채권가압류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기 전에 이미 제3채무자가 지급한 것이라면 그러한 가압류결정은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대법원 2003. 10.24. 선고 2003다37426 판결에서 “민법 제450조 제2항 소정의 지명채권양도의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은 양도된 채권이 존속하는 동안에 그 채권에 관하여 양수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의 지위를 취득한 제3자가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양도된 채권이 이미 변제 등으로 소멸한 경우에는 그 후에 그 채권에 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송달되더라도 그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존재하지 아니하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위와 같은 대항요건의 문제는 발생될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 가압류의 목적이 된 채권이 채무자의 변제 등으로 소멸한 경우, 그 채권소멸의 효과는 즉시 확정적으로 발생하므로 그 이후에 송달된 채권가압류결정은 (대항요건의 선후를 가려볼 필요도 없이)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나 추심채권자가 추심한 추심금은 달리 보아야 할 것이다. 즉, ① 추심채권자가 추심신고를 할 때까지는 자기채권에 대한 변제에 충당할 수 없는 성질의 금원이고 ② 장래의 배당에 제공될 성질의 금원이라는 점에서 추심채권자의 추심 즉시 추심채권자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되어 곧 소멸하는 것이 아니며 ③ 또한 추심신고를 할 때까지는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요구가 가능하고 압류가 경합된 경우에는 배당절차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확정적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그 이후에 송달된 채권가압류결정이라도 배당절차 참가를 위한 요건으로서 여전히 의미를 가진다 할 것이다. 넷째, 추심업무의 감독기능확보의 관점이다. 추심채권자는 추심할 채권의 행사를 게을리함으로써 채무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제239조). 집행법원 역시 추심권을 부여한 자이므로, 이에 대한 지휘 감독의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한 강력한 감독권의 하나로 법률이 집행법원에 부여하고 있는 권능이 바로 추심채권자에게 추심신고를 명하는 민사집행법 제236조의 규정이라 생각한다. 즉 추심신고 전에는 추심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에 변제충당하는 것을 일체 허용하지 않고, 추심신고시까지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절차 참가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 2005. 7.28. 선고 2004다8753 판결은 “만일 추심채권자가 추심을 마쳤음에도 지체 없이 공탁 및 사유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제3채무자로부터 추심금을 지급받은 후 공탁 및 사유신고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경과한 때부터 실제 추심금을 공탁할 때까지의 기간 동안 금전채무의 이행을 지체한 경우에 관한 법정지연손해금 상당의 금원도 공탁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추심채권자가 공탁의무를 지체하는 경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타당한 해석이라 하겠다(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추심채권자가 배당요구의 통지를 받은 때’가 아닌 ‘추심금을 지급 받은 때’를 기준으로 보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이해관계인의 이익비교의 관점이다. 추심신고를 게을리 한 추심채권자의 경우, 신고의무 불이행의 불이익을 그에게 돌려 경합하는 채권자와 평등한 지위에서 배당을 받으라고 하는 것이 가혹한 것이라 할 수 없다. 이처럼 추심신고를 게을리한 추심채권자의 이익보다는 다른 채권자들의 배당절차참가에 대한 이익이 더욱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라 할 것이다. Ⅴ. 결론 1) 일본 민사집행법이 “압류채권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지불을 받은 때에는 그 채권 및 집행비용은 지불을 받은 금액의 한도에서 변제된 것”으로 보는 것과 달리 우리 민사집행법의 해석으로는 추심채권자가 추심금을 지급받음으로써 곧 추심금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추심채권자의 추심신고 전까지는 배당요구의 종기가 도래한 것이 아니므로, 제3채무자의 지급 이후에 송달된 가압류결정의 채권자는 집행법원에 가압류결정의 발령 및 송달사실을 신고함으로써 배당절차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해석할 것이다. 2) 또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하단에 기재되어 있는 주의문구는 간과하기 쉬우므로, 이를 주문에 명기함으로써 추심채권자에게 추심신고의무가 있음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2009-05-11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청구권과 공사도급채무의 소멸시기와 범위
Ⅰ. 사실관계 피고 대구광역시는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교육장 조성공사를 소외 회사에 도급하고, 소외 회사는 원고 주식회사 A산업에게 그 중 알루미늄 창호공사를 하도급했다. 소외 회사와 원고는 2005년 10월21일 “하도급대금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해 피고에게 제출했다. 그 후 원고가 위 창호공사를 완공하고 2006년 1월18일 피고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소외 회사의 다른 채권자들이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에 대해 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채권가압류 등이 그 이전에 피고에게 송달돼 경합됐다는 이유로 원고의 직접 지급요청을 거절했다. Ⅱ. 대상 판결의 요지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07. 7. 19. 법률 제83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의 문언상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의 3자간에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불이 합의된 경우라도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를 시행하고 발주자에게 그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에 비로소 수급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함과 아울러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하도급대금의 범위 안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므로, 이와 달리 수급사업자의 하도급공사 시행 및 발주자에 대한 시공한 분에 상당한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요청이 있기도 전에 3자간 직불 합의만으로 즉시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하도급대금의 범위 안에서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공사를 시행하기도 전에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의 3자간 직접 지불 합의가 먼저 이루어진 경우 그 합의 속에 아직 시공하지도 않은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요청 의사표시가 미리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다. Ⅲ. 대상판결의 검토 1. 공사대금채무의 소멸 시기에 대하여 (1) 대상판결 결론의 타당성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고만 함) 제14조 제1항에 일정한 경우에는 도급인(발주자)이 수급인(원수급인)을 거치지 않고 하도급대금을 해당 하수급인(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 경우에 하수급인은 도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청구권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 지급청구권을 취득하는 것과 관련하여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언제 소멸하는지와 소멸되는 채무의 범위가 문제가 된다. 그 소멸시기와 범위에 따라 수급인의 채권자가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을 압류·가압류 할 수 있는지 결정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대상판결은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07. 7. 19. 법률 제83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하도급법’이라고만 함) 제14조 제1항의 문언상 발주자·원사어자 및 수급사업자의 3자 간에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불이 합의된 경우라도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를 시행하고 발주자에게 그 시공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에 비로소 수급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함과 아울러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하도급대금의 범위 안에서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구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에는 수급인의 지급정지·파산, 허가·이가·면허·등록 취소,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간에 합의, 수급인의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 미지급, 수급인의 지급보증의무 미이행 등의 사유(이하 ‘직접지급 원인 사실’이라고만 함)가 발생하면 하수급인이 도급인에게 직접지급을 요청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도급인은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는 ‘직접지급 원인 사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지급채무가 소멸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구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에 ‘직접지급 원인 사실’이 발생한 경우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 안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어 ‘직접지급 원인 사실’이 발생했을 때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소멸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해석한다면 도급인이 ‘직접지급 원인 사실’의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하고 공사대금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이미 소멸된 공사대금채무를 변제한 것이 돼 도급인에게 하수급인에 대한 이중의 변제책임이 생길 수 있어 부당하다. 대상판결은 하도급법 시행령 제4조 제1항의 “수급사업자의 직접지급 요청은 그 의사표시가 발주자에게 도달한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규정을 그 판단의 근거로 들지는 않았으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즉 그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에 그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 것은 법령의 해석상 타당하다. 이로써 도급인이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의 ‘직접지급 원인 사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한 이후 하수급인의 직접지급 의사표시가 도급인에게 도달했다 하더라도 도급인은 하수급인에 대항할 수 있어 도급인이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지않게 돼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오므로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2) 현행 하도급법 해석과 관련하여 그런데 위와 같은 해석은 구 하도급법의 해석에 관한 것이고, 현행 하도급법의 해석상 달리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구 하도급법에 의하면 ‘직접지급 원인 사실’ 중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간에 합의가 있었던 경우에도 본문 규정에 의하여 직접지급을 요청했을 때 공사대금 지급채무와 하도급대금 지급채무가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행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본문에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라는 규정이 삭제되는 대신 각호의 ‘직접지급 원인 사실’ 중 지급정지·파산, 허가·인가·면허·등록 취소, 수급인의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 미지급, 수급인의 지급보증의무 미이행 등의 경우에는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가 각호의 사유에 편입되었으나,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간에 합의의 경우에는 각호에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라는 조건이 없다. 따라서, 현행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경우 도급인, 수급인, 하수급인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면 대상판결의 결론과는 달리 직접 지급을 요청할 필요없이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 공사대금 지급채무와 하도급대금 지급채무가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 소멸되는 공사대금 채무의 범위에 대하여 (1) 대상판결의 결론 대상판결은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공사를 시행하기 전에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의 3자 간 직접 지불 합의가 먼저 이루어진 경우 그 합의 속에 아직 시공하지도 않은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요청 의사표시가 미리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다. 즉 소멸되는 공사대금은 하도급계약상의 하도급공사대금 채권 전부가 아니라 하수급인이 시공한 기성 하도급공사대금 채권이라고 보았다. 구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에는 “발주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에는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현행 하도급법에도 지급돼야 하는 하도급대금은 시공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하도급법 해석상 소멸되는 공사대금 채무의 범위는 하수급인이 공사를 수행한 부분, 즉 기성고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직접지급을 청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도급인, 수급인, 하수급인 사이에 직접지급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도 해당하는 해석이 될 수 있다. (2) 대상판결의 결론에 대한 비판 미시공 부분이 남아 있을 때 도급인, 수급인, 하수급인이 직접지급의 합의하였으나 아직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급인의 채권자가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을 압류·가압류하고 그 이후 하수급인이 공사를 완성해서 시공한 부분에 대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요청을 하게 되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 수급인의 채권자는 장래에 지급받을 공사대금에 대해서도 압류·가압류할 수 있는데, 대상판결의 결론과 같이 하수급인이 도급인으로부터 직접 지급받을 수 있는 하도급공사대금은 완성한 부분에 대한 것일 뿐이라면 수급인의 채권자가 공사대금채권을 압류·가압류하였을 경우 하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의 범위는 상당히 축소돼 사실상 하수급인이 보호받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게 된다.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의 해석상 직접지급의 합의가 있는 경우 소멸되는 공사대금채무의 범위는 하수급인이 완성한 부분에 대한 하도급대금에 대한 것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도급인·수급인 하수급인 사이의 직접지급 합의가 모두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에서 말하는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3자 사이의 합의 내용에 따라 달리 봐야 할 경우가 있다고 봐야 한다. 3자 사이의 직접지급 합의에는 기성하도급 공사대금뿐만 아니라, 도급인이 공사의 완성을 위해 수급인을 배제하고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전부를 지불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내용의 합의는 도급인이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하수급인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봐야 하거나, 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에 하도급 공사대금 채권에 상응하는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을 양도하기로 하는 채권양도합의 및 채권양도통지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경우 소멸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는 하수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 전부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3자 사이에 이러한 합의가 있으면 그 이후 수급인의 채권자가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을 압류·가압류했다 하더라도 그 효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수급인의 채권자의 보호도 무시할 수 없으나,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에 관한 규정은 수급인의 파산 등으로 하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지 못해 연쇄부도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하수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과 밀접한 상호관련성이 있으므로 공사대금채권 중 하수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채권액에 상당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일반채권자들보다 하수급인을 우대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헌법재판소 2003. 5. 15. 선고 2001헌바98 결정 참조) 하도급대금의 지급을 원활히 해 공사를 완성시키고자 하는 것이 도급인의 의사에도 부합하므로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008-01-31
채권자대위권행사시 채무자의 처분권 제한을 중심으로
Ⅰ. 주요 판시 사항 [1]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가 대위사실을 통지받았거나 알고 있는 경우 그 피보전 권리의 처분으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甲이 乙로부터 매수한 부동산을 다시 甲으로부터 매수한 丙이 채무자인 甲, 乙에 대하여 순차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중 乙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이 상고심에 계속중 甲이 乙의 매매잔대금 지급최고에 응하지 아니하여 乙로 하여금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경우, 이는 채무자인 甲이 丙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여 甲과 乙은 丙에게 그 계약해제로써 대항할 수 없다 Ⅱ. 사건의 개요 및 진행 과정 1. 1차 판결요지(대법원 93.4.27. 선고 92다44350 판결과 관련하여) (1) 민법 제405조에 의하면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채무자가 자기의 채권이 채권자에 의하여 대위행사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처분을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매도인인 제3채무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려고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지급받은 매매대금을 공탁한 데 대하여, 매수인인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 없이 공탁의 취지에 따라 공탁금을 수령함으로써 계약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행사하고 있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장 부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이후 채무자가 제3채무자가 공탁한 매매대금을 이의 없이 수령함으로써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도록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2. 2차 판결요지(대법원 1994.11.25. 선고 94다12234 판결) (1) 각서의 내용이 갑이 소정기일까지는 틀림없이 잔존채무를 이행할 것을 약속하며 만일 그때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할 때에는 을측에서 매매계약을 해제하여도 이의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면, 갑이 기한을 다시 해태하면 그 이후에는 을측에서 새로운 이행의 제공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2)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해제권을 갖는 자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를 갖기에 이르러 그 후 새삼스럽게 이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해제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3)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은 무렵을 기준으로 볼 때 무려 1년 4개월 가량 전에 발생한 해제권을 장기간 행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잔존채무의 이행을 최고함에 따라 상대방으로서는 그 해제권이 더이상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였고 또 매매계약상의 매매대금 자체는 거의 전부가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신뢰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면, 그 후 새삼스럽게 그 해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이제 와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다시 이행제공을 하면서 최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한 사례. 3. 3차판결요지(광주고등법원 95나527호,대법원1998.10.13.선고) (1) 위 두 번째 파기 환송 사건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은 1997.5.22. 경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일정금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7.8.8.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라고 하여 채권자(전득자)의 승소판결을 하였고, (2) 3번째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두 번째 판결요지와 같은 취지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4. 4차 진행과정(본 판결, 대법원 2003년1월10일 선고 2000다27343 판결) (1) 매도인은 등기이전서류를 변호사 사무실에 맡기고 매수인에게 잔대금청구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일정기한내에 동시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해제통지없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였으나 매수인은 위 통지서를 받고도 최고된 기간이 지나도록 매도인에게 위 잔존채무금을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내어 매수인에게 도달하였다. (2) 매도인(원고,제3채무자)이 피고(대위채권자)에게는 이행제공의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채 매수인(채무자)에게만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하여 필요한 서류의 이행을 제공한 다음, 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효력이 없다. (3)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인바(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4350 판결 등 참조), 이를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종전 소송의 재파기환송 후 그 청구를 인용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여 그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되어 있던 중에, 채무자인 매수인에게 반대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으나 매수인(채무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매도인(제3채무자)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채무자(매수인)의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대위채권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제3채무자인 원고 또한, 그 계약해제로써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Ⅲ. 처분권 제한과 관련된 사항 검토 1. 처분금지가처분과 관련된 효력의 범위에 대한 검토 가. 처분금지가처분의 효력이 미치는 인적 범위와 관련하여, 종래에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처분행위는 절대적무효설의 입장도 있었으나, 현재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행위는 그 당사자 사이에서나 다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완전히 유효하고 다만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을 뿐이라고 하는 상대적무효설이 통설적 입장이고 판례 또한 같다. 나. 대법원은 “부동산의 전득자(채권자)가 양수인 겸 전매인(채무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양수인을 대위하여 양도인(제3채무자)을 상대로 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경우 그 피보전권리는 양수인의 양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일 뿐 전득자의 양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자대위소송에 의한 소유권이전순차등기청구 소송이 진행 중일지라도 양도인은 전매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줄 수 있다고 하여 채권자대위권행사 이후에도 채무자의 변제수령은 허용됨을 명백히 하였다. 위 판례에 따르게 되면 채권자대위소송 중에도 양도인은 전매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가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전매자(채무자)는 전득자(채권자) 이외에 제3자에게 목적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어 버리면 전득자(채권자)로서는 채권자대위소송의 실익을 상실하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2. 채권의 압류, 가압류에 대한 고찰 우리 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판결에 의하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행하여지면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에게 등기이전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것이나, 가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채권자의 압류나 가압류가 이루어진 경우에조차도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서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예: 부동산매매대금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한 경우에 채무자(매)와 제3채무자(매수인) 사이의 매매계약)를 해제하여 부동산매매대금채권을 소멸시켜 버리게 됨으로써 채권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3. 채권양도에 대한 고찰 채권의 귀속 자체가 변경되는 채권양도에 있어서도 채무자는 양도 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제2항) 그리하여 양도통지가 있은 후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한 계약상 반대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채무자가 피양도채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계약을 해제한 경우(예: 매도인이 매매대금채권을 양도한 경우 그 후 그가 자신의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이에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해제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합의해제와 법정해제의 구분 필요성 합의해제(해제계약)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자발적인 의사표시를 통해 합의해제를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는 처분행위가 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법정해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한 법정해제는 채무자의 객관적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 인하여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해제권의 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대법 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에 의하면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와 관련하여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관계를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합의해제에도 채권가압류의 처분 제한효가 미친다고 판시한것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즉 앞서 살펴본 판례(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 등에 의하면 가압류 또는 압류된 채권에 대하여서도 )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대법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는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를 인정하고 있음은 법정해제와 합의해제의 구별의 실익이 있음을 시사하는 듯도 하다고 하겠다. Ⅳ. 결어 민법 제405조 제2항의 권리처분 제한 규정에 의해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의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는 없다고 본다. 민법제 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는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합의 내지는 단독적 처분 행위에 의하여 채권자의 권리침해가 되는 것을 막자는데 있다고 본다면, 제405조제2항이 전제하고 있는 처분행위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또 다른 제3자에게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인 채권관계를 처분하여 버림으로써 채권자의 대위권 행위가무위로 돌아가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대법 2000.4.11.99다51685판결처럼“채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있어도 그 발생원인인 기본적법률관계인 매매계약을 해제할수 있다”고 하여 민법 제544조의이행지체에 따른 계약해제권을허용하고 있고, ② 채권자 대위권의 행사보다도 더 깊이 본질적인 권리귀속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권리양도에서조차도 채무자는 양도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451조 제2항), 채권자대위권을 달리 해석할 이유가 없으며, ③이러한취지가대법1991.4.12.선고90다9407 판결에서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되어 있는 사건에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대위행사 후에도 채무자는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고 보여지며, ④ 또한 본 발표대상 판례에서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잔대금을 계속하여 지급을 하지않고, 채권자 역시 제3채무자에게 지급의무가 없다면 결국 채권자는 잔대금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동시이행 판결이 나게 될 채무자와 제3채무자사이의 중간경유등기에서의 동시이행의 조건성취가 어려워져결국 등기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될 것이며, ⑤ 뿐만 아니라 본건 사안에서와 같이 사실심 변론 종결후 변호사 사무실에 소유권이전서류를보관시켜 상대방에 대한 이행지체의 책임을 물었을 경우 그 이후에도 계속 하여 이행지체에 빠져있게 된다면 판결 확정 후에“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사유를주장하면서 제3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청구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고 보이며, ⑥ 무엇보다도 채권자대위권의행사와 관련된 민법 제405조 제2항은“채무자가 전항의 통지를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못한다”라고 하여 통지후 권리처분 제한의 대상자를 채무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채무자의 상대방의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채무자의 상대방은채무자의 채권자의 채권자대위행사 때문에 부당하게 권리행사를제한받을 수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위 판례는 채무자의 상대방의정당한 권리행사까지 불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은 민법 제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를 초과한 부당해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대상판례와 같이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있는 경우제3채무자나 채무자의 해제권의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민법 제405조 제2항의 해석을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때문에 민법 제405조 제2항의입법취지가 권리관계를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그근본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원인채권 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까지 금지시킬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가되어있지 않는 전매자를 상대로불안정한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데에서 오는 불이익은 감수하여야 한다면 대상판례에서매매계약의 이행지체로 인한 상대방의 해제까지 불허하는 판례는 변경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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