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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 태아에 대한 산재보험의 적용
1. 사실관계 원고들은 A의료원 소속 간호사들로, 2009년에 아이를 임신하고 2010년에 출산하였다. 그런데 2009년 임신한 소속 간호사들 중 4명(원고)은 선천성 심장질환아를 출산하고 5명은 유산을 한 일이 노사 간 쟁점이 되자, A의료원은 서울대학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2012년 서울대학교 역학조사보고서에서는 간호사들이 임신 중에 주야간 교대근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 태아 및 임산부에게 해로운 약물취급 등 유해요소에 노출되어 있었다고 그 원인을 밝혔다. 원고들은 위 보고서를 토대로 「임신 초기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유해한 요소들에 노출되어 태아 심장형성에 장애가 발생했으므로 선천성 심장질환아 출산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12. 11.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 규정한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 본인의 부상·질병·장애·사망만을 의미하고, 원고들의 자녀는 산재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2012. 12. 27.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을 하였다. 2.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로 인한 태아의 건강손상이 발생하였다면 이는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 ① 모체와 태아는 원칙적으로 단일체이고, 태아에게 미친 어떤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한 법적 권리·의무는 모체에 귀속한다. 이는 산재보험의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② 산재보험법에서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그런데 모체와 태아는 단일체이므로, 태아의 건강손상은 곧 모체의 건강손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여성근로자의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해 태아에게 건강손상이 발생했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발생한 업무상 재해이다. ③ 산모가 건강이 손상된 태아를 출산한 경우, 물론 이 아이는 독립한 법주체이고 근로자가 아니다. 그러나 현행 산재보험법은 질병의 발병시점이나 보험급여 지급시점에 재해자 또는 수급권자가 여전히 근로자일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의 인격이 분리된다고 하여 그 전까지 업무상 재해였던 것이 더 이상 업무상 재해가 아닌 것으로 바뀔 수는 없다. 원심판결은 산재보험법을 위와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면서, 한편으로는 1977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업무상 질병으로 태아에게 선천성 이상이 발생해 산재보험을 신청한 사건에 대하여, 당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이 경우를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한다면 태아의 평등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결정했다)을 인용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차별(업무에 기인해 유산한 여성근로자에게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환아를 출산한 여성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차별이다. 입법적·행정적 흠결로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는 현행 급여체계의 정비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므로, 수급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을 정당화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을 들었다. 이로써, 원심판결은 임신 중 업무에 기인하여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은 산재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이고, 출산 전후를 불문하고 그것을 치료하기 위한 요양급여는 제한 없이 지급되어야 한다면서, 피고의 2013. 11. 6.자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자 피고는 원심판결에 항소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사유로 생긴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비롯된 출산아의 선천적 질병은 근로자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과 원고들의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 그 논증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산재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이다. 현행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급여의 수급권자를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② 그런데 출산으로 모체와 태아가 분리되면, 근로자인 모체가 입은 질병은 출산아의 선천성 질병으로 바뀌게 된다. ③ 따라서, 설령 태아에게 발생한 건강손상을 '보험사고'로 보더라도, 적어도 출산으로'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고,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 산재보험수급권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헌법상 제 원칙의 위반은 아니다. ④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신체의 완전성을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업무에 기인해 선천성 질병을 가진 자녀를 출산한 경우는 업무에 기인해 유산하거나 유산증후가 발생한 경우와 달리 신체기능이나 노동능력 감소에 별 다른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을 유산한 여성근로자와 달리 취급하더라도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은 아니다. ⑤ 산재보험법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보험급여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출산으로 '질병에 걸린 사람 본인'이 아니게 된 원고들은 산재보험수급권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은 자녀의 선천성 질병에 대한 산재급여청구를 할 수 없다. 결국, 대상판결은 원고들 자녀의 선천성 질병은 원고들 본인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원심판결을 취소하였다. 4. 해설 규범적으로, 원고들 및 선천선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자녀들은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있었다. 원심판결은 A의료원이 간호사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원고들을 비롯해 임신 중인 간호사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근무지시를 하였다는 점 및 원고들이 취급한 의약품들 중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명되어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에게 사용을 금지하도록 권고한 의약품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음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가 여성근로자의 태아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는지, 일단 태아가 출산되어 선천성 장애를 가진 독립한 법주체가 된다면 그가 과연 A의료원을 상대로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게다가, 설령 A의료원에 실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더라도, 원고 측은 임산부인 여성근로자에게 가해진 여러 유해요소가 태아의 건강손상으로 이어졌음을 입증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다.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제로 A의료원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A의료원을 상대로 민사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산재보험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의 복리를 위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를 운영해왔고, 일반인의 법 감정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가 산모와 태아에게 해로운 근무환경에서 시달리다 기형아 내지 선천성 질환아를 출생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태도로 보인다. 헌법상 사회적 기본권은 입법자의 형성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권리이고(헌법재판소 2004. 11. 25. 선고 2002헌바52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따라 만들어진 현행 산재보험법 제40조 제1항은 요양급여 수급권자를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 본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문리적으로만 따지면, 여성근로자가 낳은 선천성 질환아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결국 일반인의 법 감정과 현실의 법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원심판결도 위 괴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출산 이후에는 ...보험급여의 수급권의 주체를 출산한 자녀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태아 또는 출산한 자녀에게 보험급여수급권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있다면 임신한 여성근로자와 태아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수 있을지언정..."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마치 선천성 질환을 가진 자녀가 자기 이름으로 다시 요양급여 청구를 하면 받아들여질 것처럼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의 위 판시 내용을 근로복지공단이 수긍하여 원고들의 자녀가 청구하면 요양급여를 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상판결의 결론이 상고심에서 그대로 유지된다면 산모였던 원고들과 자녀 중 그 누구도 2010년부터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 그 피해를 홀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만다. 법은 수학이나 기교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지 받을 수 있는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끝.
태아
산재보험
업무상재해
2016-06-03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채무자가 대항요건까지 갖춘 질권의 목적인 전세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사용하더라도 배임죄로 처벌 못 해
대상판례 :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5도5665 판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한다. 여기서 '타인의 사무'란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 담보권은 목적물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하여 그 중 교환가치만 지배하는 권리이다. 저당권이나 질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한다는 것은 의제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실에 있어서는 양자가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저당권 설정자는 여전히 저당물을 점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 교환가치를 해할 수도 있다. 이는 저당권의 본질적 가치를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민법 제362조에서는 저당권 설정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저당물의 가액이 현저히 감소된 때에는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자에 대하여 그 원상회복 또는 상당한 담보제공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위 조항상의 저당권 설정자의 의무나 지위를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로만 본다면 저당권의 담보력이 매우 취약해진다. 이에 판례는 저당권 설정자에게 공장저당권의 목적 기계를 담보 목적에 맞게 보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타에 임의매도하였다면 공장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67 판결). 채권담보를 위하여 물건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는 담보의 범위 안에서 그 물건을 관리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므로 이를 타에 처분한 때에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1989. 7. 25. 선고 89도350 판결, 1997. 6. 24. 선고 96도1218 판결도 같은 맥락의 판례들이다. 질권은 채권자가 채무자 또는 제3자로부터 받은 물건이나 재산권을 채무의 변제시까지 유치함으로써 채무의 변제를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동시에 변제가 없는 때에는 그 목적물로부터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는 권리이다. 우리 민법은 동산을 목적으로 한 동산질권과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권리질권에 대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다. 동산질권자는 목적 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반면, 권리질권의 목적인 재산권은 성질상 점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민법에서는 권리질권의 설정방법으로 그 권리의 양도방법에 따르도록 정하였다. 즉, 지명채권이라면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지 아니하면 제3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349조 제1항). 나아가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민법 제352조). 대상판례의 사안은 피고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에 권리질권을 설정하고 피해자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그 후 전세계약이 만료되자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소비한 경우이다. 권리질권 설정과 관련하여 제3채무자인 집주인은 질권 설정에 이의 없이 승낙한다는 내용의 질권설정승낙서를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권리질권 설정자로서 질권자인 피해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이 되는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하지 아니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전세계약 및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함으로써 전세보증금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채무자가 권리질권 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를 위하여 권리질권 보호 또는 관리에 협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고,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질권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한 때에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그 채무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질권설정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변제를 받았다고 하여 질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질권자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질권자로서는 제3채무자인 집주인으로부터 여전히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어 피고인의 전세보증금 수령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바가 없다고 본다면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해당 주택 시가의 60~70%에 이르기 때문에 제3채무자에게 달리 변제할 자력이 없다면 질권자로서는 여전히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보유한다 하더라도 그 실제 가치가 보증금의 액수에 미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질권자로서는 손해를 입었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큰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았는지 여부는 판결 이유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비록 지명채권양도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권리질권이 설정되었고, 대항요건까지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채권양도와는 달리 담보권인 권리질권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고, 이는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가 아니라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질권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피고인은 여전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배임죄로 기소된 관계로 피해자는 질권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는 질권자가 아니라 이중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할 처지에 놓인 제3채무자이다. 피고인이 제3채무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으면서 채3채무자를 기망하였는지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전세보증금
권리질권
배임죄
2016-05-27
금융·보험
판례해설- 보험가입 2년 경과 후 자살 사고의 재해사망 보상 여부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43347 판결 사안 및 2, 3심 판결 요지 갑은 2004. 8. 16 K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주계약 +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후 2012.2. 21 경 신병비관으로 철도에 누운 채 화물열차에 역과되어 사망하는 방법으로 자살하였다. 가입 당시 재해사망특약 제11조는 면책사유로 자살을 면책으로 규정하면서 그 단서로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는 면책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건의 경우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 이상 경과된 후의 사고이므로 위 단서에 따라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주보험계약(일반사망보험)의 경우 위 단서조항의 적용에 별 문제가 없었으나 재해사망특약의 경우 사망 사고 중 우연한 재해임을 전제로 추가 보상하는 상품이므로 위 단서조항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가 논란이 되어 왔다. 2심 판결 (서울중앙지법 2015. 9. 9 선고 2015나14876 판결)은 재해 특약은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고 체결하는 특약으로서 약관 전체 체계상 재해사망의 경우로만 한정하여 보험금을 추가 지급하고 자살은 보험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위 면책 단서 부분은 약관 제정 과정에서 부주의 하게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하여 재해사망 보험금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엄연히 존재하는 특정 약관조항에 대하여 약관해석에 의하여 이를 무의미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하여는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러한 점이 명백하여야 하는데, 위 조항은 자살의 경우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되어 보험사고인 재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책임개시일부터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한 경우 이를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약관 해석에 관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해설) 위 문제가 되는 자살 면책 단서규정은 2010. 1. 29 약관 개정 시 삭제되어 현재 문제되고 있는 것은 그 이전 판매 상품에 국한되지만 그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지급보험금만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으므로 보험업계나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자살의 경우에도 재해로 인정하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것인지 하는 위험단체로서의 보험본질론에 관한 쟁점이 아니라 (오히려 파기된 2심 판결이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면이 보인다) 위험 본질론에서 다소 문제가 되더라도 어떤 경위로든 보상하는 것으로 약관에 들어간 이상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하는 보험약관의 해석론으로 의미를 제한하여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한 법원 측 공식 설명에서도 자살에 관한 보험금 지급범위가 더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높은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자살보험금 지급범위 확대가 여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부담이 고려된 것이 아닌가 이해된다. 여하튼 보험약관의 경우 고객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것은 무효, 내용이 불명확할 때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불이익의 원칙(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다55005 판결 참조)에서 볼 때 문리상 명백하게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내용을 '잘못된 표시'라는 이유로 적용을 제한하는 것은 해석론 상 허용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상 대법원 판결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 가입 후 2년 경과된 후의 자살을 일반사망으로 보상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2년이나 경과하였을 경우 보험금을 의식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인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신변비관 자살이 아니라 명백히 보험금을 이유로 하여 자살한 것임 밝혀진 경우 동일하게 자살 면책의 예외로 취급할 것인지 아니면 이와 다른 일반 고의 사고 면책 근거에 의하여 위 단서 조항과 별개로 면책 처리할 수 있을 것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또한 부수적인 문제로 이와 같은 법리논쟁으로 인하여 청구가 지연되는 동안 상당수 보상 대상 자살사고에서 보험금청구 소멸시효 2년이 경과하였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새로운 법적 분쟁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판례상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기 어려운데, 감독관청은 지급을 권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
자살
면책조항
2016-05-24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최근 조직적 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처단
- 서울 중앙지법 2015고합97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 □사건개요 투자 자문 회사인 이솜투자자문 주식회사의 실질적 대표인 송00등 회사 간부5명이 "해외 선물투자를 통해 원금과 매월 약 2.5% 상당의 투지 수익금을 보장하겠다"는 원금보장문구가 명시된 투자일임계약서, 이면계약서를 이용하거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음을 강조하는 방법 등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2015. 3경부터 2015. 8경까지 사이에 투자자 2,993명으로부터 합계 138,031,000,000원을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사안으로, 실질적 대표인 송00은 징역 13년, 다른 간부들에 대하여는 징역 4~7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아울러 피해액 배상을 명함. □판결 요지 원금 및 이자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실현 불가능한 거짓이라고 인정한다. 조직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선순위 투자자들에 대하여 원금 및 이자를 제때 지급한 것처럼 모양을 가춘 것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이용하여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숨투자자문은 합법적인 금융기관을 가장한 유사금융사기단체였다. 피고인 송○○등은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의 등록이 되어 있던 미도투자자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숨투자자문을 '우회등록' 하였다. 피고인 송○○와 조○○가 이미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거나 자본시장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임원 및 대주주가 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안○○을 명목상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주식 대부분을 피고인 송○○ 가족들의 명의나 가장납입에 의한 방법으로 취득하였고, 피고인 조○○는 '이한영'이라는 가명을 쓰는 방식으로 불법성을 감추었다. 회사의 얼굴로 장시영 등 이름이 알려진 전문가를 내세웠고, 언론사기자들에게 청탁하여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홍보영상을 제작하거나, 리치아카데미를 통하여 투자기법을 강의하기도 하고, 한국골프대학(KGU)과 산학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밖에 없는 외관을 창출하였다. 그러나 이미 많은 위법성을 안고 있던 계약서들은 제대로 설명되지도, 지켜지지도 아니하였고, 트레이더들은 전문가들이 아니었으며, 유사수신범행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 예탁받은 이숨프라임계좌는 편취금을 빼돌리기 위한 '밑 빠진 독'이었다. 투자금은일부만이 해외선물거래에 사용되었고, 수익금은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원천으로한 '돌려막기'로 지급된 것이었다. 그 모든 것들이, 그럴 듯해 보이는 거대한 연극무대의 뒤편에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무대장치들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이 인정 된다 □해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이 동원한 최첨단 투자 기법에 의한 이익 창출 선전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이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 이숨투자자문 소속 트레이더들이 거래한 내역, 투자자들이 회사가 제공한 '프라임시스템'을 통하여 확인한 거래내역이 실제의 해외선물거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나아가 투자금을 혼합 관리한 것에 대한 평가, 투자금의 사용처, 투자금 모집과정에서 홍보?설명한내용(원금보장약정의 인정 여부)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기망행위를 인정하였다. 피고인들은 이숨투자자문의 사업 내용은 기망행위가 아니며 이숨투자자문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인'뉴 프라임시스템' 혹은 '프라임퓨처스'가 보여주었던 거래내역이 거짓이라는 증거가 없고, 위 프라임시스템은 증권회사의 해외선물계좌와 실제로 연동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투자금이 선순위 투자자 혹은 리치파트너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금 지급 및 투자금 반환을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에 사용되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고,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바람에 투자금의 구체적인 운용방법과 사용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변소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위 변소를 받아드리지 아니하였다. 한 동안 다단계 판매 사기 행위가 성하다가 다단계의 실상이 어느 정도 알려지고 나서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지자 보다 차원 높은 집단사기 형태로 등장한 것이 금융사기 범죄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선전을 앞세워 교묘하고 조직적인 설득으로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을 현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우선 일반인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 기법을 도입한 것처럼 선전을 하면서 원금은 물론 고율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먼저 투자자로 나선 사람들에게는 약속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여 신뢰를 얻고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뒤를 이어 투자자들이 모여 든다. 나중에 투자 받은 금원은 선 투자자들의 이익 배당으로 충당하는 방법으로 어느 시기까지 유지되다가 어느 단계가 되면 필연적으로 지급 불능사태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범인들은 투자금중 상당한 부분을 빼돌려 이익을 챙겨놓는다. 최근의 금융사기 범죄는 우선 고도의 조직력과 전문 지식, 국제적 금융 네트웍을 이용하는 기동성 등으로 인해 수사 기관이 사전에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투자금 모집 행위가 진행되다가 어느 단계에서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가 문제 삼은 시점에서 비로소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경우에도 국제적 불경기, 금융 위기, 투자 위축 등 주변 사정으로 투자 영업이 원만치 못하였다고 변소하며 기망의 고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전에 치밀한 변소 자료까지 준비해놓는 경우도 있어 수사 진행을 어렵게 한다. 나아가 어느 단계부터 투자자를 피해자로 인정할 것인지 명확치 아니하고 대량의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 정도를 확인하는 절차도 쉽지가 않다. 이런 행위는 더 큰 돌려막기를 위한 새로운 범행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범행을 통해 편취한 자금으로 이전 사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합의 내용은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판결은 최근 금융 사기 조직의 범행 행태를 비교적 상세하게 분석하고 엄벌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투자
사기
금융사기
2016-05-10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례해설 - 사기에 의한 보험계약체결의 판단기준과 상법개정의 필요성
1. 사실관계 및 원심 판결 피고는 북한을 이탈해 대한민국에 정착하게 된 '새터민'으로, 2010. 3. 8. 보험회사인 원고와 월 보험료는 20,930원이고 입원일당 3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장기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여 피보험자가 되었다. 이후 피고는 2010. 7. 6. 허리통증을 이유로 입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4. 9. 25.까지 16회에 걸쳐 입원일수로는 383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고, 위 기간 중 입원일당 3만원씩 합계 10,860,000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0. 1. 7.부터 2014. 4. 14.까지 순차적으로 1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특히 2010. 1. 7.부터 2010. 7. 29.까지 약 7개월 동안은 8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피고가 입원기간 중 원고를 비롯한 전체 보험회사들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합계 85,213,913원이었다. 원고는 피고가 다수 보험계약을 집중체결한 것에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이 있다며 민법 제103조에 따른 보험계약 무효확인 및 기지급 보험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의 제1심 답변서 미제출로 무변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그런데 피고가 항소함에 따라, 위 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은 항소심인 대상판결에서 다루어지게 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종래 대법원 판결 중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경우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본 판례(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 23858 판결 등) 및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는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 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사정에 기하여 추인된다"고 본 판례(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2115 판결 등)를 법리적 근거로 들었다. 비록 피고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를 비롯한 보험회사들로부터 합계 85,213,913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음은 사실이지만, 피고는"아무런 연고도 없는 대한민국에서 자기 몸에만 의존해 살다 다수의 TV홈쇼핑 광고를 접하면서 청약하게 되었다"는 가입경위, 일부 보험계약 해지 때문에 피고의 실제 월납입 보험료 합계액은 원고가 주장한 금액보다 상당히 적었던 점, 피고가 허위 또는 증상을 과장해 과잉입원을 했다는 증거가 없고 다른 보험회사들이 피고의 보험청구에 이의한 기록도 없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대상판결은 피고에게는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이 추인되지 않는다면서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3. 판례 해설 보험은 동일한 위험에 놓인 다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단체를 구성하고, 통계적 기초에 따라 위험을 합리적으로 분산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보험단체에 가입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보비대칭 현상을 악용하여 우연히 실현된 것인 양 사고를 가장하거나 사고를 과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하는 경우가 있어왔다. 손해보험의 경우, 상법 제669조, 제672조는 사기에 의해 체결된 초과보험, 중복보험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인보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가 소득에 비해 과다한 보험료를 납입해가면서 다수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가령 생명보험금을 편취하기 위해 아내를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 보험수익자를 남편 포함 상속인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아내를 살해했다가 발각된 사건처럼 형사상 유죄판결이 나온 경우 생명보험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시하였고(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9064 판결 등), 이러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에도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험계약자의 반사회성을 추인하여 왔다(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다69170,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73237 판결 등 참조). 문제는 민법 제103조가 추상적인 일반규정으로서 수범자에게 충분한 예측가능성을 부여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대상판결에서 원고 보험회사는 목적의 반사회성 추인 법리에 맞추어 피고의 거래은행에 대하여는 보험금 수령내역 확인을 위해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신청을, 보험회사들을 상대로는 피고와 체결한 보험계약 내용 확인을 위해 사실조회신청을, 피고 주소지 관할 행정청을 상대로는 피고의 소득내역 확인을 위해 과세정보제출명령신청을, 국민보험공단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는 요양급여비용이 허위·부당청구된 것이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회신청을 하는 등 모든 최선을 다하였다. 다만, 그 회신 내용 중 일부는 원고에게 다른 일부는 피고에게 유리하였고, 결국 판결은 법관의 가치판단에 따라 좌우되고 말았다. 물론 위 가치판단에는 구체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심급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 자체는 개인사업자로서 최대한 많은 보험상품 판매를 목표로 하는 보험설계사와 이들로부터 상담을 받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보험청약자들 모두에게 규범적으로 어떤 식으로 행동하면 안 되겠다는 충분한 교훈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따라서, 민법 제103조가 아닌 상법 보험편에 사기에 의한 보험계약 체결을 무효로 하는 규정을 입법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보험
보험사기
보험금
2016-04-27
금융·보험
판례 해설 - 보험모집인의 횡령, 편취 등 금전 사고 관련 보험회사의 책임 한계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11. 선고 2013가합88244 판결 <사안개요> 원고는 피고 A보험회사와 사이에 2010. 10. 25, 2010. 11. 10 체결한 두 건의 보험계약에 대하여 2011. 10. 28 이를 각 해지하고 해지환급금 186,782,111원을 지급받은 후 그 무렵 A보험회사 소속 보험설계사 B의 계좌로 전액 다 이체하였고, 며칠 후인 2011. 11. 4 새로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하여도 2013. 1. 2 이를 해지한 후 그 해지환급금 전액을 B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합계금 294,209,111원을 이체하였는데, B가 이를 임의로 유용하였다. (B는 형사 처벌을 받음) <원고 주장>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 본문에서 "보험회사는 그 임직원. 보험설계사 또는 보험대리점(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를 포함한다)이 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설계사 B가 원고에게 A보험회사에 가입한 보험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돈을 지급받아가서 유용하였으므로 A 보험회사는 위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상 판결 요지>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의 '모집을 하면서' 라는 규정은 보험설계사의 모집행위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설계사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마치 그 모집행위 범위 내에 속하는 것과 같이 보이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나 이건의 경우 B가 A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로서 보험업법 제102조 1항 본문에 정한 보험모집을 하면서 원고로부터 금전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①보험설계사 B는 2009. 9. 30 해촉되어 최초 돈을 이체받은 2011. 10 경에는 보험설계사의 지위에 있지 않았던 점 ② B는 2011. 12. 21 다시 A보험회사 설계사로 위촉되었으나 비전속법인대리점 (GA)에 소속되어 A보험회사 이외 다른 보험회사의 보험상품도 판매해온 점 ③보험계약을 갱신하기 위하여 해지환급금을 다시 보험설계사 계좌로 이체한다는 것은 거래관념에 비추어 상식에 반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보험설계사 B에게 금전을 이체한 것은 A보험회사의 보험모집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원고와 B 사이의 개인적 금전 거래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 판결에 대한 검토> 최근 각 보험사마다 텔레마케팅 등 신채널 사업 영역이 강조되고, 새로운 영업조직이 부상하면서 전통적 모집조직인 보험설계사의 비중이 축소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국내 보험모집시장에서의 보험설계사 비중은 매우 큰 상태이다. 이 보험설계사들의 보험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보험상품의 안내, 중개 뿐만 아니라 FC (Financial Consultant), FA(Finacial Advisory)라 하여 고객의 재정관리, 금융투자 상담사 역할까지 자처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데이에 따라 전통적 보험 모집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금전거래가 오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금전 사고의 발생 위험도 당연히 따르게 되었다. 한편 보험설계사를 근로기준법상 피용자로 보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 1990. 5. 22. 선고 88다카28112 판결 등 참조) 보험설계사의 금전사고에 대하여 보험회사가 민법상 사용자책임은 지지 않아 보험계약자들의 피해 구제 차원에서 특별 규정을 둔 것이 보험업법 제102조 제1항이다. 이 보험업법 제102조의 보험회사 책임과 관련하여 핵심적 쟁점은 '보험 모집을 하면서' 발생시킨 손해인지 여부인데, 종래 통상적인 보험 모집 업무와 관련된 보험료 횡령 사건 등의 경우 보험 모집을 하면서 발생한 손해로 보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보험업법상 책임 인정에는 문제가 없고 주로 보험계약자 측 과실을 고려하여 책임 제한을 얼마나 할 것인지가 주된 쟁점이었으나 상기한 바와 같이 보험설계사들의 역할이 확장되어 재정, 투자자문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통상적인 보험모집 업무와는 상관이 없는 고액의 금전 수수도 빈발하게 되었는데, 과연 그러한 금전거래 상의 사고를 '보험모집을 하면서' 발생시킨 손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령하여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5356 판결은 '모집을 함에 있어서'라는 규정은 보험모집인의 모집행위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그 행위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마치 그 모집행위 범위 내에 속하는 것과 같이 보이는 행위도 포함한다고 새겨야 한다'고 하여 사용자책임에서의 외형이론이 보험업법 제102조 상 책임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고, 그 후 보험업법상 책임 여부가 문제된 모든 사안에서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 오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한' 행위인지 여부 또한 추상적이기 때문에 결국 거래통념을 기초로 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이를 넓게 확대하여 해석할 경우 개별 보험계약자는 보호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비용이 위험 단체를 구성하는 다른 다수의 선량한 보험계약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에서 무작정 넓게 해석할 수는 없고 적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중요 사례들을 살펴보면, 위 대법원 2004다45356 판결 사안의 경우 원고가 친정아버지로부터 빌린 1억원을 보험설계사인 남편에게 보험에 가입하여 달라고 부탁하면서 지급하였는데, 남편인 보험설계사가 그 중 4,000만원만 보험료로 사용하고 나머지 6,000만원을 횡령한 사안으로서 당시 돈을 지급하면서 보험상품도 특정하지 않고, 보험청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며 보험료영수증을 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보험설계사가 교부한 증권에는 보험료 및 보험증권이 보험가입부분이 변조되어 있었던 사안으로서 이에 대하여 원심인 서울고법 2004. 7. 9 선고 2003나10720 판결은 보험설계사가 부인인 원고를 위하여 보험을 통한 자금운용을 해주기 위한 행위에 불과할 뿐 보험모집 사무집행 관련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하였으나, 위 대법원 판결은 이를 외형적으로 관찰할 때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모집인의 본래 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라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파기환송심 판결인 서울고법 2007. 6. 20 선고 2006나116582 판결에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되 40%로 제한하였다) 이 대법원 판결 이후 외형이론에 의하여 소송은 물론 소송전 단계에서도 보험업법상 책임이 상당히 넓게 적용되어온 경향이 있었는데, 이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는 외형이론을 너무 넓게 적용한 것이라는 이유로 비판적 평석이 나온 바 있고 특히 계약자에게 중과실이 있는 사안의 경우 외형이론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김영훈 판사, 2008. 민사판례연구 30권) 그리고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사례 중에는 보험설계사가 애당초 계약자들을 기망하여 보험료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있는데, 하급심 판결 중에는 보험설계사가 보험료 명목으로 보험가입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보험증권을 위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회사가 실제 판매하고 있지도 않는 유령상품을 판매하는 수법으로 돈을 편취한 사안에서 이는 보험모집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1.12 선고 2011가합5665 판결) 이러한 기준과 사례들을 종합해서 볼 때 대상 판결 사안의 경우 결국 원고가 A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업법 제102조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외형적으로 볼 때 보험설계사B가 돈을 교부받은 것이 보험계약 갱신을 위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볼 때 이미 종전에 가입하였던 보험계약들을 해지한 상태에서 보험계약을 갱신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고, 또 종전 계약들에 대한 억대의 해지환급금 전액을 보험계약갱신비용으로 수수한다는 것 또한 설명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이건 원고와 보험설계사 B간의 금전 수수는 그 외형에 있어서도 보험모집이나 보험계약 갱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거나 유사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보이며, 그런 점에서 대상 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할 것이다.
보험
보험설계사
횡령
2016-04-04
금융·보험
판례해설 - 구성원 변호사의 미납 출자금과 관련한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사이의 약정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구성원 변호사의 미납 출자금을 대표변호사가 개인 대출을 받아 충당한 사건에서 법무법인의 책임을 인정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 2. 3. 선고 2014나56968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원고와 함께 법무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구성원 변호사 중 1인이 출자금을 미납하여, 대표변호사인 원고가 미납한 출자금을 개인 대출을 받아 충당한 후 법무법인을 설립하였다. 출자금을 미납한 변호사는 얼마 후 휴업하였다(2016. 2. 22.자 법률신문 기사는 해당 변호사가 동업관계에서 탈퇴했다고 적고 있으나 탈퇴한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이다). 그 후 원고의 개인대출을 법무법인이 인수하였고 원고가 그 채무를 연대보증 하였는데, 원고는 자기 자금으로 법무법인이 인수한 대출금채무를 일부 변제하였다. 1심은 이 사건 대출 채무자 명의가 변경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원고 자신을 위한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심에서는 원고가 자신이 법무법인의 위임사무 처리를 위하여 각종 돈을 지출했다면서 비용상환청구를 한 것인데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돈에 대해서도 비용상환청구를 하는 등 청구 내용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2심에서 원고는 자신이 변제한 것에 대해서만 구상금 청구를 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했고 변제한 것으로 인정된 금액은 전부 인용되었다. 이 사건은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돈으로 주채무자의 채무를 변제한 후 주채무자에게 구상금 청구를 한 전형적인 사건으로 사건 내용 자체는 법률적으로 특이할 것이 없다. 다만, 이 사건은 원고가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이고 피고는 법무법인인데(실질적 피고는 대표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 변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 사이에 계약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였다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들은 대출금 채무를 법무법인이 인수하기 위하여 대출채무자 명의를 대표변호사에서 법무법인으로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였음에도(판결문 상으로는 당시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들이 채무인수 및 명의변경에 동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형식적으로 변경한 것일 뿐 실제로 채무인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출 채무자 명의가 변경되었을 뿐 아니라 법무법인의 대차대조표와 계정별원장에도 대출금 채무와 동일한 금액이 단기차입금으로 계상되어 있으며, 특히 법무법인의 특별대리인(대표변호사가 원고여서 법무법인을 대표할 특별대리인이 선임된 것으로 이해된다)조차 대출금 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이 법무법인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정을 보면 법무법인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 법무법인은 계약서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뢰인들에게는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는 자문을 수 없이 했을 변호사들이 정작 자신이 당사자로 체결하는 계약서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날인하였다는 것이다. 중이 자기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은 있지만 변호사가 자신이 체결한 계약서의 문구와 다르게 주장한다면 의뢰인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구상금
채무인수
2016-03-1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례해설 - 일행이 친 티샷에 맞아 부상당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27. 선고 2013가단5185617 판결 1. 사건 개요 A는 일행 3명과 함께 2013. 4. 16. 14:50경 용인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중 9번홀 여성용 티박스 부근에서 티샷을 준비하다가 남성용 티박스에서 3번째로 티샷을 한 일행 B가 친 공에 머리를 맞아 외상 후 급성 경막하출혈, 두개내 출혈 등의 상해를 입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B와 당시 경기를 보조하던 캐디 C를 제외하고 골프장 운영자와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를 피고로 하여 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보험회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전제로 B와 C의 공동불법행위 책임, 골프장 운영자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 후, 치료비, 일실수입 등의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40%의 과실상계를 거쳐 2천여만원의 배상액을 확정하고 여기에 위자료 1천만원을 보태어, 피고 보험회사는 A에게 총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B, C, 골프장 운영자, 보험회사의 책임 및 A의 과실과 관련된 법원의 구체적인 판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B는 A가 앞에 있었음에도 티샷을 하여 A에게 상해를 입힌 잘못이 있고 캐디 C는 B가 티샷을 할 때 A가 남성용 티박스 앞에 있었으므로 A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거나 B의 티샷을 중지시키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B와 C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고, 골프장 운영자는 C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이 있으며 보험회사는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A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A는 일행이 티샷을 하기 전에 앞으로 나가면 골프공에 맞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간 잘못이 있고 A의 이러한 잘못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었으므로 피고와 B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판결 해설 본 사건은 골프장에서 일행 4명이 라운딩을 하다가 불행히도 일행 중 1명이 친 공에 다른 일행이 맞아 중상을 입고 골프장 운영자와 배상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이다. 핵심은 피해자도 경기규칙을 위반한 사정이 있는 경우 티샷을 한 사람과 그를 제지하지 못한 캐디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러한 주의의무는 경기보조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40 판결) 통상적으로 남녀가 함께 라운딩을 할 때 남자가 먼저 티박스에서 티샷을 한 후 여자가 여성용 티박스에서 티샷을 하고, 대개의 경우 여자는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여성용 티박스는 남성용 티박스 앞에 두며 그 간격과 위치는 홀마다 다르다. 이 사건에서 3번째로 티샷을 한 사람이 남성용 티박스에서 티샷을 한 것으로 보아 일행 4명 중 3명은 남자이고 사고를 당한 여자는 4번째로 티샷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경기규칙상 일행 중 1명이 티샷을 하면 다른 참가자와 캐디는 티샷을 하는 사람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사고를 당한 여자는 자신의 타순이 돌아오기도 전에 성급하게 여성용 티박스 부근(티박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점인지는 판결문에 드러나지 않는다)에서 티샷을 준비하다가 3번째 티샷을 한 사람의 공에 맞은 것이다. 만일 티박스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인지했다면 티샷을 했을 리가 없다. 캐디도 당연히 제지했을 것이다. 문제는 티박스 부근이라는데 있다. 가능성은 2가지다.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공이 잘못 날아가 사람이 맞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거나, 사람이 있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판결문에 '잘못 친 공에 맞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만으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단 타석에 들어 선 사람은 전방에 사람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공이 날아가지 않도록 티샷을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어느 경우이든 티샷한 사람의 과실은 있다고 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도 티샷하는 사람의 전방에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마땅히 티샷을 중단시키거나 제지할 작위의무가 있고,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티샷한 사람과 함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 캐디가 근무하는 골프장의 운영자가 사용자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골프장 운영자는 객관적,규범적 관점에서 캐디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캐디가 근로자 신분인지와 상관없이 사용관계는 인정되고, 캐디의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거나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발생되었을 것이란 점이 인정된다면 면책될 여지도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판결문에 피해자가 골프의 초보자인지 경력이 많은 사람인지는 드러나지 않지만 자기 타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규칙을 위반하여 전방에 서 있다가 피해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점에서 큰 폭의 과실상계는 불가피하고 40%의 과실상계는 적당해 보인다. 이 판결은 당사자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골프
상해
보험금
2016-02-05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판례해설] 부동산 펀드가 집합투자기구로 등록 전 구입한 부동산도
1. 사안의 개요 K자산운용(주)는 원고인 N은행과 사이에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위 신탁계약 전에 이미 부동산펀드상품을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원고에게 신탁원본을 납입하였고, 원고는 위 신탁원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20조 제4항 제2호(이하 '이 사건 감면규정'이라 한다)가 정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재산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피고인 M구청에게 취득세 등에 대한 세액감면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위 감면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원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이후에 K자산운용(주)의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집합투자기구 등록이 수리되었다. 그런데, 세액감면 이후에 안전행정부는 '이 사건 감면규정은 금융감독원장에게 등록을 마친 집합투자기구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하였고, 피고 구청은 위 유권해석에 따라 원고에게 기존에 감면된 취득세 등에 대한 부과처분을 하자, 원고는 이에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2. 사건의 쟁점 이 사건 감면규정은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등록절차를 완료한 이후에 부동산펀드상품를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인지 아니면 등록 절차 완료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펀드상품을 판매한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기만 하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 사항이다. 즉, 이 사건 감면 규정인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의 집합투자재산으로 취득하는 부동산' 여부에 대한 해석·적용의 문제로서, 이 사건 감면규정상 '자본시장법에 따른 부동산집합투자기구'란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등록절차를 완료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취득 전에 등록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취득 이후에 등록절차를 완료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여부이다. 3. 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제1심 법원은 이 사건 감면규정은 등록절차를 마친 다음 부동산펀드를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자본사장법상 부동산펀드가 그 등록절차 이전에 그 펀드상품을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이 사건 감면규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의 취득세등부과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4. 촌평 이 사건에 대한 제1심판결과 항소심 판결은 전혀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하였으나, 판시 이유를 살펴보면, 이 사건은 이 사건 감면규정에 대한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당해 법령의 입법취지, 입법 목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통하여 확정할 문제라는 점에 있어서는 일치된 입장이고, 아울러 이 사건 감면규정의 입법취지는 부동산간접투자에 대해 세제지원을 함으로써 부동산간접투자제도의 원활한 도입과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데 있다는 점에 관해서도 서로 일치된 입장이었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등록제의 입법취지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제1심 판결은 자본시장법은 집합투자기구 등록 전에 펀드판매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에 비추어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사전 등록을 강제하고 그 등록 이후에 부동산펀드를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시한 반면에, 항소심 판결은 등록제도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집합투자기구의 실체를 감독기관으로 하여금 점검하여 그 내용을 등재함과 아울러 대외적으로 알려 집합투자기구를 둘러싼 투자환경의 신인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을 뿐 그 등록이 집합투자기구의 효력발생요건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의 등록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해된다.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 귀추가 주목되는 점이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집합투자기구
투자
2016-01-2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보험가입자, 일반적 경우보다 장기간 입원했어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2. 11. 선고 2014가합51909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53세,여)는 2005. 11. 4. 원고(손해보험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2005. 11. 4. 10:00부터 2042. 11. 4. 까지, 피보험자 '피고', 수익자 '사망시법정상속인,사망외피고'로 정하여, 무배당***웰빙보험계약 및 무배당라이프가드간병보험계약(이하, '이사건각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06. 7. 31.부터 2013. 12. 24.까지 사이에 천식,관절염 등 으로 1, 241일간 입원치료를 받은 다음 원고로 부터 합계292,824,932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2014. 2. 11. 부터 2014. 3. 14.까지 32일간 입원치료를 받았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8,384,080원의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①이미 지급한 보험금 292,824,932원 관련, 일부 입원치료는 통원치료만으로 충분함에도 피고가 불필요한 입원을 하였거나 부당하게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은 것 이라고 주장하며 위 금원 중 74,072,617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는 한편, ②피고가 청구하고 있는 보험금 8,384,080원에 대해서는, 입원기간 중 14일에 대해서만 입원치료가 적정하므로 그에 해당하는 보험금 3,055,535원을 초과하여서는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않는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의 총 입원기간 1,271일(= 1,241 + 32) 전부에 대한 원고의 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하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법원은 "<입원>이라 함은 환자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거나 투여되는 약물이 가져오는 부작용 혹은 부수효과와 관련하여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 영양상태 및 섭취음식물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약물투여ㆍ처치 등이 계속적으로 이루어 질 필요가 있어 환자의 통원이 오히려 치료에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 또는 환자의 상태가 통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나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 환자가 병원 내에 체류하면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서, 보건복지부 고시인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등의 제반규정에 따라 환자가 6시간이상입원실에 체류하면서 의료진의 관찰 및 관리 아래치료를 받는 것을 의미 하나, 입원실 체류 시간만을 기준으로 입원여부를 판단 할 수는 없고, 환자의 증상, 진단 및 치료내용과 경위, 환자들의 행동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2009. 5. 28. 선고2008도4665 판결)." 라고 전제한 다음, 아래와 같은 점을 들어 피고가 불필요한 입원치료를 받았거나, 부당하게 장기 입원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 담당의사가 전문가로서 입원을 결정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응 입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아야함. - 총 입원기간 중 상당수의 입원치료는 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실제로 필요하였음. - 진단 받은 질환에 대한 통상적인 입원 치료기간 보다 장기간이라고 하더라도, 입원의 필요성은 환자 개인의 상태 및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사후에 일률적으로 그 당부를 정할 수 없음. - 진료기록을 감정한 의료기관 및 대한의사협회에서, 입원치료는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하여 의료진이 재량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추가) 입원치료의 적절성에 대하여 정확하게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하였음. 3. 이 판결의 의의 피고는 2006. 7. 31.부터 2014. 3. 14.까지 총 1,271간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입원기간이 일응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의료기관 2곳에서 진료기록감정이 이루어졌고, 감정기관은 일부 입원치료의 경우 실제입원치료 일수 보다 짧은 기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였거나 통원치료로 충분하였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결국 법원은 피고에 대한 입원치료를 결정한 의료진의 판단을 존중하여 입원기간 전부에 대하여 입원치료가 불필요하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금융감독원의 2015. 2. 24.자 보도자료는 2014년 허위-과다입원 보험사기 주요혐의자(111명)의 특징으로, ① 50대,무직, 주부 등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적으면서 가족들 간에 공모가 형성되어 있고, ②입원일당 보장상품을 단기간내 집중가입한 후 장기입원하여 평균2억 8,2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였으며, ③대 분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미한 질병, 상해로 주기적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였고, ④장기입원 직전6개월내에 평균6.9건의 보험을 집중가입하였다는 점 등을 들고있다. 이 사건의 경우 판결문을 통해 피고가 7-8년간 1,271일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점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단기간에 보험상품을 집중적으로 가입하였는지, 피고의 소득대비 보험료가 과다한지, 입원기간 중 외출, 외박이 빈번하였는지 등 부당한 장기입원인지 여부를 의심할 만한 다른사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러한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입원기간이 장기라는 점만으로 만연히 일부 입원기간에 대한 입원치료가 부당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고, 피고를 진료한 의료기관의 결정을 존중한 1심 법원의 판단에 수긍이 간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원고가 적극적으로 새로운 입증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부당한 장기입원으로 의심할 만한 새로운 사정들이 추가로 밝혀진다면 1심의 결론이 번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장기입원
보험금
201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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