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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보험사의 교통사고 증거수집과 위법성의 문제
- 대구고등법원 2016나22753, 22760 판결 - 1. 사실관계 및 피고의 주장 보험회사인 원고는 2007년 피고 측과 피보험자가 상해로 골절, 장해 등을 입었을 경우 진단비, 장해보험금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1. 9. 17.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경추골절, 뇌내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고, 원고는 2012. 3. 30. 피고의 장해지급률을 30%로 산정해 그에 따른 장해보험금 3,000만원을 지급하였다. 피고 측에서 위 장해지급률에 이견을 보이자, 원고는 2013. 2. 4.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한다면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13. 6. 5. 원고를 상대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고, 후유장애 지급률 산정을 위한 신체감정신청을 하였다. 위 사건에서 처음 신체감정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A병원이다. 그런데, 보험회사인 원고는 소속 직원을 통해 피고를 몇 시간 동안 몰래 미행하며 피고가 실제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한 21분 영상자료를 확보한 뒤 이를 원심법원에 감정 참고자료로 제출하였다. 원심법원은 A병원에 감정보완을 촉탁하였는바, 위 영상자료를 본 A병원은 피고의 후유장해 지급률을 45%로 산정하였다. 한편, 피고는 재차 신체감정을 신청하였는바, 새로 신체감정기관으로 지정된 B병원에서는 위 영상자료가 실제 생활 중 일부만 취사선택하여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이를 참고하지 않은 채 피고의 입원상태 하의 병동생활을 관찰하여 후유장애지급률을 115%로 산정하였다. 이로써, 두 병원의 신체감정서 상 후유장해 지급률은 2.5배 이상 차이가 나게 되었다. 2.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보험회사인 원고 측이 피고의 일상생활을 몰래 촬영함으로써 피고의 초상권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는 위 불법촬영의 결과로 나온 영상자료에 기초한 것이므로, 후유장애 지급률은 위 영상자료를 참고하지 않은 B병원의 신체감정결과에 따라 115%로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의 요지 그러나, 원심판결 및 대상판결 모두 다음과 같은 이유로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를 따랐고, 피고의 후유장애지급률을 45%로 인정하였다. 첫째, 민사소송의 증거확보를 위해 초상권 및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는 2006년 대법원 판례(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가 존재하고, 현행 민사소송법이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한 이상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증거자료로 채택할지 여부는 법원의 재량사항이다. 둘째, 본건 사건에는 공익(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 사익(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보다 우선하고, A병원의 신체감정결과는 환자인 원고의 자연스럽고 다양한 일상생활 모습을 촬영한 영상자료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장해상태를 평가하기 충분한 증거자료이다. 그 결과, 원심판결과 대상판결은 피고의 후유장해 지급률을 A병원의 감정결과와 같은 45%로 산정하고, 약관상의 계산식에 따라 장해보험금을 4,500만원으로 계산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이미 피고에게 3,000만원의 장해보험금을 지급한 바 있으므로, 판결은 피고에게 1,5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선고되었다. 위 판결은 원·피고 모두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3. 판례해설 대상판결이 인용한 2006년 대법원 판례(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 가족이 피고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피고 법인의 직원들이 원고 가족의 후유장해 정도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할 목적으로 약 8일간 원고 가족들을 미행하며 집, 직장, 학교 등의 장소에서 사진을 촬영해 법원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사진을 참고한 후유장해 재감정결과는 기존 신체감정결과의 내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러자, 원고 가족들은 피고 법인 및 그 직원들을 상대로 초상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당했다면서 별도의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위 사례에서 대법원은 무단 촬영행위 자체는 개인의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불법행위임을 인정하되, 위 침해가 위법한지 여부는 상충되는 두 개의 이익, 즉 침해행위를 통해 달성하려는 이익(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함으로써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여 얻는 재산상 이익, 허위 또는 과장된 청구를 밝혀내어야 할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 부당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함으로써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는 보험가입자들의 공동이익 등)과 침해된 이익(개인의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이익형량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는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인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 및 그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과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인 피해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및 침해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에서 밝힌 법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위법성의 존부에 대하여는 대법원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2006년 대법원 판례와 대상판결이 밝힌 논거를 [표]로 간략히 정리·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2006년 대법원 판례 대상판결 [법익내용의 비교] 보험가입자의 공동이익 및 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이익이 원고들의 인격적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법익내용의 비교]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다액의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장해상태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피고가 신체의 장해부위를 움직이는 모습은 원고의 정당한 관심사이고, 원고는 공정한 재판을 받기 위해 증거수집의 일환으로 피고의 신체 움직임을 촬영했다. [피해법익의 중대성] 원고들의 피해영역에는 일반적으로 공개가 허용된 테두리 영역뿐만 아니라 중간영역까지 포함되어 있다. [피해법익의 중대성] 피고의 피해영역은 일반적으로 공개가 허용된 테두리 영역이므로 사생활 보호의 필요성이 비교적 낮다. [피해의 정도] 미행·감시당함으로써 일상생활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은 피해정도가 적다고 할 수 없다. [피해의 정도] 원고는 오로지 피고의 신체움직임을 촬영하기 위한 목적에서 촬영하였을 뿐, 다른 사적인 생활관계를 탐지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침해행위의 필요성, 효과성] 1차 신체감정 및 사진제출 후 재감정의 결과가 대체로 일치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요추부 기왕증은 사진촬영으로는 밝힐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침해행위의 필요성, 효과성] 영상자료를 반영한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와 영상자료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의 차이가 현저하였다.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원고가 주장한 장해정도가 허위나 과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영상자료를 반영한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와 영상자료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결과상 후유장애의 차이가 현저하여, 피고가 주장한 장해정도가 허위 또는 과장이라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 [침해행위의 보충성, 긴급성] 감정과정이나 감정결과의 잘못이나 의문을 소송절차 내에서 해결하지 않은 채 원고의 법영역을 무단 침범했고, 사진촬영에 긴급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침해행위의 보충성, 긴급성] 원고로서는 영상촬영 외에는 감정결과를 탄핵할 객관적인 증거자료를 취득할만한 방법이 없고, 원고의 영상자료 수집행위는 증거 수집을 위해 필요하고 부득이한 일이었다. [침해행위의 상당성] 8일이라는 상당한 기간 동안 미행 또는 차량으로 추적하며 사진을 찍어 원고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은 그 방법에 있어 합리적이지 않다. [침해행위의 상당성] 원고의 직원이 피고를 촬영한 시간은 단 하루, 그 중에서도 21분 정도에 불과하여 침해방법의 상당성을 초과하지 아니하였다. 2006년 대법원 판례와 비교해 볼 때, 대상판결은 보험사고의 과장 등 보험금의 부정취득을 매우 엄격히 다루는 최근 판례 경향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만약 무단촬영이 여러 날에 걸쳐 긴 시간동안 이루어졌다거나, 영상자료를 반영한 A병원의 신체감정보완촉탁결과와 B병원의 신체감정결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면 위법성 판단은 달리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2006년 대법원 판례에서 위법성 판단은 소송의 주된 쟁점인 반면, 대상판결에서의 위법성 판단은 보험회사가 몰래 찍은 영상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되어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하느냐는 지엽적 쟁점이고,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한 현행 민사소송법 하에서는 설령 위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진들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다는 차이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상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하나의 사건에서 위법성 여부가 판결의 결론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과 향후 보험시장에서 보험회사가 가입자들에 대하여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므로, 대상 판결이 향후 보험시장에 중대 파장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가령 대상판결의 원고였던 보험회사나 위 사건을 알고있는 다른 보험회사는 대상판결을 통해 ‘우리가 피보험자의 사생활에 대하여 어느 수준까지 침해해도 위법이 아닌가’라는 판단지표를 얻게 되었으니, 앞으로 보험금에 대하여 이견이 있으면 일단 채무부존재확인소송부터 제기한 후 피보험자를 미행해 영상자료를 확보하자는 내부정책을 세울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만약 보험회사 심사팀에서 충분한 영상자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상판결처럼 하루 이틀이 아니라 아주 오랜 시간동안 피보험자들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개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차피 보험회사는 오랜 기간 수집한 영상자료 중에 결정적 순간?이 사건처럼 21분-만을 추출하여 소송자료로 제출할 것이고, 법관이 상당성을 초과한 침해방법을 가려낼 방법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수사관들의 오랜 염원사항으로 현재 제20대 국회에 발의되어 계류 중인 공익탐정법안이 의결될 경우, 보험회사는 공인탐정을 통한 합법을 내세워 보험가입자들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보험회사가 증거수집을 위해 피보험자를 몰래 촬영한 것이 위법한지 여부는 본건 사건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거시적 사회경제적 관점에 치우쳐 보험계약자들의 공동이익의 중요성을 설파한 대상판결은 헌법 제17조에서 선언하고 있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경시하고 보험회사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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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장애
윤동욱 법률사무소 서희 변호사
2017-06-01
가사·상속
민사일반
판례해설 - 상속포기신고 후의 재산처분행위
-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 - 1. 사실관계 A(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으로 2011. 12. 망인이 사망하자 2012. 1. 수원지방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하였고, 2012. 3. 가정법원에서 상속포기신고가 수리되었다. 한편, A는 상속포기신고 후인 2012. 1. 망인이 소유하고 있던 화물차량 6대의 폐차 및 매각업무를 위임하여 2012. 2. 그 대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받았고, 망인의 승용차의 1/2 지분에 관하여 상속을 원인으로 한 명의이전등록을 마쳤다. B(원고)는 망인에게 5,000만원을 대여한 채권자로서 상속인인 A를 상대로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A는 위 사건에서 자신은 상속포기를 하였으므로 B에게 이를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이를 다투었다. 위 사건에 대하여 제1심과 제2심은 A의 상속포기신고가 유효하게 수리되었으므로 B에게 대여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하여 B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항소심 법원으로 환송하였다. 2. 판결 요지 (1) 관련규정 및 쟁점 민법 제1026조(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1.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2. 상속인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아니한 때 3.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 이 사건의 쟁점은 A가 ‘상속포기신고를 한 후 가정법원에서 신고가 수리되기까지의 기간’ 사이에 망인의 재산을 처분한 행위가 민법 제1026조 제1호의 사유에 해당하여, 상속포기신고에도 불구하고 상속승인의 효력이 발생하였는지 여부이다. (2) 제1심 및 제2심 피고가 망인 명의의 자동차 지분에 관한 명의이전등록을 마친 것을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으로 보더라도 그 처분일은 명의이전등록을 마친 2012. 2.로서 피고가 상속포기 신고를 한 이후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리고 피고가 망인 소유의 화물차량 6대를 폐차하거나 매각하여 대금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이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처분행위를 넘어 부정소비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피고는 위 처분대금으로 망인이 보험회사에 부담하고 있던 대출금 채무를 변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부정소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제1심 판결). 원고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와 제3호의 적용 기준이 되는 상속포기를 한 시점을 상속인이 상속포기 신고를 한 때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법원이 위 상속포기 신고에 대하여 수리심판을 한 때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민법 제1026조 제1호와 제3호의 적용 기준이 되는 상속포기를 한 시점은 상속인이 상속포기 신고를 한 때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제2심 판결). (2) 대법원(대상판결)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긴 이후에는 더 이상 단순승인으로 간주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 규정은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상속의 한정승인이나 포기는 상속인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신고를 하여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그 심판은 당사자가 이를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20401 판결 참조). 이는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의사표시의 존재를 명확히 하여 상속으로 인한 법률관계가 획일적으로 처리되도록 함으로써, 상속재산에 이해관계를 가지는 공동상속인이나 차순위 상속인, 상속채권자, 상속재산의 처분 상대방 등 제3자의 신뢰를 보호하고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의 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가정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하였다면, 이는 상속포기의 효력 발생 전에 처분행위를 한 것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상속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피고가 상속포기 신고를 한 후 위 화물차량을 폐차하거나 매도하게 하여 그 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은 피고의 상속포기 신고를 수리하는 법원의 심판이 고지되기 이전이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상속인인 피고가 상속의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평석 민법은 상속이 개시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의 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019조 제1항). 이 사건에서 A는 적법한 기간 내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으나, 위 신고가 가정법원에서 수리되기 전에 처분행위를 하였는데, 이것이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제3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 된다. 왜냐하면, 제1호에 해당하는 처분행위라면 그 이유를 불문하고 상속의 단순승인의 효력이 발생하는 반면, 제3호에 해당하는 처분행위라면 그것이 ‘상속재산의 은닉 또는 부정소비’에 해당할 경우에만 단순승인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원심은 원심은 상속포기신고 후 수리 이전의 처분행위는 제1호에 해당하지 않고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제3호의 적용 여부에 관하여는 A가 망인의 자동차 지분을 이전받은 행위가 상속재산의 ‘은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망인 소유의 자동차를 처분하여 대금을 받은 행위 또한 이를 망인의 채무 변제에 사용하였기 때문에 ‘부정소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제1호의 재산처분행위는 ‘상속포기신고가 법원에 의해 수리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이와 같은 상속포기 신고 수리 전의 처분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단순승인의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위 기준시점을 어디로 정할 것인지 여부는 법리적으로 볼 때 논리필연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의 수리는 단지 절차법적인 효력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판례는 가정법원의 한정승인신고수리의 심판은 일응 한정승인의 요건을 구비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일 뿐 그 효력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고 상속의 한정승인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의 최종적인 판단은 실체법에 따라 민사소송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판시하고 있고, 이는 상속포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6. 2. 13. 자 2004스74 결정). 사안에서 A의 행위가 상속재산의 은닉 또는 부정소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B의 채권은 기본적으로 망인에 대한 채권인 점에 비추어보면 위 판결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대법원은 상속포기와 관련해서는 일반 법리와 달리 예외적으로 ‘법의 부지(不知)’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는 무지로 인해 채무를 잘못 상속받지 않게끔 법의 보호가 폭넓게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의 무지에 대한 보호법리는 보다 확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판례는 ‘상속인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과정에서 법률상 어려운 문제가 있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바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 알아야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5. 5. 14. 선고 2013다48852 판결). 이 사안에서 상속포기신고를 한 A에게 묵시적인 상속승인의 의사표시가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일반적으로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은 경우에 이루어진다. 이 사안 역시 A는 망인의 채무를 상속받는 입장이므로 망인의 재산을 함부로 처분하여 채권자를 실질적으로 해하지 않는 이상 채무초과의 상속인에 대한 법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보이고, 따라서 이 기간 동안의 행위에 대해서는 그것이 상속재산의 ‘은닉 또는 부정소비’인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가치판단이 가능한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에 대하여 이와 같은 기준을 마련한 이상 당사자들은 상속포기, 한정승인신고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재산처분과 관련한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속포기
상속
부정소비
2017-02-10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인정 여부
대법원 2014두4576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1. 대상판결 대법원은 2016. 11. 10.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전환을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두4576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이하 '대상판결'). 2. 사건의 쟁점 및 진행경과 대상판결의 주된 쟁점은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대상판결은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와 재판단계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결론이 엇갈렸다. 지노위에서는 해고가 아니라 계약기간 만료로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신청이 기각되었는데, 중노위에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전환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근로자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초심판정 취소). 이러한 중노위 재심판정에 대하여 사용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 법원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 총 근로시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원고(사용자) 승소판결을 하였다.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기간제법 시행에 따라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된다 하더라도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전제 하에, 근로자에 대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거쳐 갱신을 거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갱신거절 부당하다고 판결하였다(1심 판결 취소).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의 결론을 유지하면서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대상판결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고,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직 적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할 경우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위 판결에서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인사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었고, 합리적으로 공정한 평가를 거친 후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없어 근로계약 종료 통보가 부당하다는 결론이 유지되었다. 3. 대상판결의 의미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일정한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 있는데, 위 법리는 대상판결에서도 그대로 원용되고 있다. 그런데 2007. 7. 1.부터 기간제법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게 되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어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될 경우 무기계약으로 전환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 2년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2년을 초과하여 결과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기대권까지 인정되는 것인지 실무상 많은 논란이 되었다. 한번 계약이 갱신되는 경우와 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근로자로 전환되는 것은 그 법률효과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대상판결 이전의 판결 경향을 보면, 기간제법 시행 전이 이미 형성된 갱신기대권이 기간제법 시행으로 인해 배제 또는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있었지만(대법원 2014. 2. 13.선고 2011두12528 판결),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시는 없었다. 오히려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심판결이 대법원에서 수긍된 사례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항소심에서 기간제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1. 8.18.선고 2011누 9821판결), 이 판결의 결론은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판결로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른 사건 항소심에서는 일정한 경우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나 무기계약 전환은 기간제 계약 갱신과 달리 근로관계에서 큰 질적인 차이를 주므로 사용자가 무기계약 전환기준을 정하는데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2. 9. 5. 선고 2012누1282 판결), 이 판결의 결론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판결로 유지되었다. 이처럼 대상판결 이전까지는 하급심에서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엇갈렸고, 무기계약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취하더라도 일반적인 갱신기대권보다는 엄격한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대상판결에서 대법원은 기간제법 시행 전은 물론 시행 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대상판결의 판시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대법원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며 이 경우 합리적인 이유 없는 근로계약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기간제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여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현장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도록 정규직 전환을 엄격하게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정규직 전환의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대상판결을 계기로 향후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거절된 개별 사건에서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정규직 전환의 기대권이 인정될 경우 '합리적 이유 있는 전환 거절인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부당해고
기간제. 근로자
갱신기대권
2016-11-2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기간제계약을 수 차례 갱신한 경우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 서울행정법원 2016. 10. 20. 선고 2015구합71068 판결 - 1. 들어가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에서는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을 2년으로 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게 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2년의 범위 내에서 기간제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 판례는 기간제법이 시행되기 이전부터 기간을 정한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계약의 갱신을 기대할 수 있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면 해고로 보아 왔다. 그리고 기간제근로계약은 2년 기간 내에 1-2회 정도 갱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런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다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 왔다. 그런데 최근 하급심 판결(서울행정법원 2016. 10. 20. 선고 2015구합71068 판결, 이하 '대상판결')은 23개월 동안 단기간(2주~6개월)의 기간제근로계약을 총 14회나 갱신(총 15회 계약체결)을 한 사안에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아래에서는 대상판결을 일반화할 수 있는지, 대상판결의 쟁점과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원고(현대자동차)는 휴직, 파견, 정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 해당 직원이 복귀하기 전까지 촉탁계약직을 임시로 채용하여 대체인력으로 투입하였다. 참가인은 2013. 2. 25.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1개월로 하는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2주일에서 최대 6개월 단위로 총 1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자동차의 쇼바ㆍ배터리ㆍ백시트 장착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15번째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종료하고 계약갱신을 거절하자,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갱신을 거절한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고는 행정법원에 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1)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대상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사용자는 최초 근로계약이나 재계약에서 갱신사유, 갱신횟수, 갱신한도 등의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갱신기대권의 발생을 저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본 사안의 경우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대상판결은 ①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 ② 참가인과 같은 촉탁계약직은 당초 업무공백 사유(전출, 사직, 휴직 등)가 해소되는 경우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는 점, ③ 촉탁계약직의 업무(자동차 쇼바ㆍ배터리ㆍ백시트 장착)가 상시적ㆍ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지만, 당해 업무는 정규직원의 일시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점, ④ 모집공고문에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 가능'이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는 채용을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근로계약의 내용이 아니고 근로계약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재계약의무를 부담지운 것은 아니라는 점, ⑤ 촉탁계약직의 경우 근태관리만 하였을 뿐 인사평가가 실시되거나 그러한 결과가 계약갱신에 반영된 적도 없다는 점, ⑥ 촉탁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가 한 건도 없었을 뿐 아니라 참가인 역시 촉탁계약직의 최대 갱신기간이 2년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3. 검토 가.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관련 대상판결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다수의 판례들 역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일부 판결은 "다른 나라의 입법례처럼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체결에 정당한 객관적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법 시행 이후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결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 반면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여,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간제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간제법 시행을 이유로 갱신기대권이 부정된다면 기간제법 입법목적에 반한다는 점, 갱신기대권 이론은 기간제법과는 달리 기간제근로자의 신분은 유지하면서 사용자에게 갱신의무만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견해가 많다. 나. 대상판결에서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판례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와 관련하여 "①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②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 판결에서도 2-3회 정도 계약을 갱신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가 있었으나, 대상판결과 같이 단기간의 계약을 총 14회나 갱신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상판결은 비록 갱신의 횟수는 많았으나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서 계약갱신에 대한 내용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취업규칙에서 계약기간 만료시 당연퇴직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업무의 객관적 내용 뿐 아니라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한시적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 갱신기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다만, 참가인이 피고 관리자로부터 열심히 일하면 정직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점, 사원 모집공고에서도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둔 점, 명시적으로 촉탁계약직과의 총 사용기간이 2년 이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점, 촉탁계약직의 업무 자체가 상시적ㆍ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라는 점 등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 요소도 상당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항소심에서의 판결이 엇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대상판결에서는 촉탁계약직에 대해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인사평가제도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갱신기대권 부정의 이유로 보았으나, 인사평가제도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갱신기대권 인정과는 관련성을 찾기 어렵고, 오히려 만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경우 이러한 평가도 없이 단순 계약기간 종료만으로 계약을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근거가 될 수도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대상판결만을 신뢰하여 2년 범위 내에서 단기간의 기간제 계약을 반복 갱신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가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대상판결에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방법을 설시한 바와 같이, 사용자는 최초 근로계약이나 재계약에서 갱신사유, 갱신횟수, 갱신한도(총 사용기간의 상한)을 명시함으로써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기간제
근로자
갱신기대권
노무
2016-11-14
금융·보험
판례해설 - “보험약관 상 중재합의 조항의 효력”
대상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19 선고 2012가합76831 보험금 (사안 및 판결 요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캐나다의 A사와 원자력발전소 내 관교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 중 발생하는 위험 담보를 위하여 A사를 피보험자로 포함시켜 영국식 영문조립보험에 가입하였다. 동 보험 약관 상 손해액 또는 보상액의 결정에 관해 분쟁이 생긴 때에는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맡겨 그 판정에 따르기로 하는 중재조항이 있었는데,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214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는데 보험사는 면책약관 및 손해액에 관하여 다투는 한편 중재합의를 이유로 소각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A사측은 1) 한수원과 보험사간에 유효한 중재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2) 보험계약의 계약자가 아닌 피보험자인A사에는 중재합의의 효력이 없으며 3) 약관상 중재합의는 보험금 지급의무 유무에 대한 다툼이 없고 보험금의 액수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므로 면책이 다투어지는 이건의 경우 적용이 없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이러한 쟁점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1) 비록 일부 문제는 있지만 유효한 전속적 중재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고 2)보험약관 상 중재합의 조항은 보험계약으로 인한 이익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위에 있는 당사자인 피보험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며, 3) 손해액 또는 보험금의 액수는 면책사유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양자간의 구분이 어려워 중재합의 조항은 이건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소각하 판결을 하였다. (해설) 국내에서는 약관상 강제중재조항을 넣는 경우가 드물지만 영미에서 영업배상책임보험 (CGL보험)증권에 강제중재조항을 넣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보험사의 입장에서 분쟁을 최종적, 확정적으로 조기에 종결함으로써 소송에 드는 시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절차적 유연성도 있어서 고객과의 비즈니스 관계 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인데 이러한 사정은 국내도 마찬가지이므로 향후 국내에서도 상품의 특성에 따라 중재조항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 보험계약에서 강제중재조항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 이건의 경우에도 국내 존재하지도 않는 기관을 중재기관으로 표기한 1991년경 일부 보험사가 사용하던 영문약관 조항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제소 후 상당기간이 지나서야 본안전 항변을 한 것에 비추어 보아 보험사 측도 중재 조항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되는데, 그러서인지 몰라도 A사측도 중재조항 항변이 제출된 이후에도 중재 절차에 대한 심각한 검토 없이 3-4년 동안 면책여부 및 손해 액수에 관하여 공방을 주고받다가 결국은 지금에 와서 소각하 판결로 종결된 것인데, 만일 이대로 확정이 된다면 소멸시효 등 쟁점까지 얽혀 향후 보상 절차에 상당한 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상기한 바대로 국내 보험 실무에서 약관상 강제조정조항은 거의 쟁점이 되어 있지 않는데, 대상 판결을 계기로 하여 영문약관의 경우 강제조정조항 유무에 대하여 세심히 살펴볼 필요를 각성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보험계약
한국수력원자력
중재조항
농협손해보험
KB보험
피보험자.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
중재합의
2016-09-02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례해설 - 수 년간 소속 용역업체를 변경한 경우 불법파견 인정
- 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 1. 들어가며 기업들이 경비절감이나 관리상의 용이함 등의 이유로 건물관리나 청소, 경비 등의 업무를 용역업체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경우 위탁계약이 종료하여 새로운 용역업체로 변경되더라도 해당 건물에서 위탁업무를 수행하던 기존 위탁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에 채용되어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의 전산시스템 위탁 관리를 외부 IT업체에 맡겨 관리하는 형태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해당 IT업체(용역업체)와의 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전산시스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판결(대법원 2016. 7. 22. 선고 2014다222794 판결) 역시 피고가 방범용 CCTV에 관한 모니터링 업무를 용역업체 위탁하여 운영하면서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매년 종료됨에 따라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던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해 온 사안이었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피고(군포시)는 관내 범죄취약지역에 설치한 방범용 CCTV에 관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 업무를 2008. 6. 1. A회사에 위탁하였다. 원고들은 A회사에 2008. 6.경 또는 2008. 8.경 입사하여 관제센터에서 CCTV 모니터링 요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가 용역업체를 변경할 경우 계속해서 새로운 용역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동일하게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해 왔다(총 4개 용역업체에서 약 3년 6개월 정도 근무). 그런데 새로운 용역업체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자 원고들은 불법파견임을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근로자파견과 관련한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의 5가지 판단지표 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 파견여부를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의 근무지시를 받고 매일 근무상황을 피고에게 보고하고, 휴가ㆍ병가등을 관제센터장에게 보고하였다는 점, 용역업체의 경우 모니터링결과를 보고받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최초 업무교육도 시키지 않았으며 관제센터에 상주하는 직원도 없는 점, 피고가 모니터링 용원 간 업무 인수인계사항에 관해 관제센터장의 결재를 받도록 하고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을 지시한 점, 용역업체가 매년 변경되었음에도 원고들이 새로운 용역업체로 소속만 변경하면서 모니터링 요원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온 점 등을 바탕으로 원고들의 경우 피고의 관제센터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ㆍ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모니터링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을 사용한지 2년이 초과된 시점에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검토 대상판결은 용역계약이 변경됨에 따라 용역업체만을 바꾸면서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 형태를 근로자파견의 부정적 요소 중 하나로 본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대상판결이 위 요소 하나만을 이유로 근로자파견으로 본 것은 아니므로, 건물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소속 근로자를 해당 건물이나 위탁업자의 사업장에 보내어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많은 위탁계약이 곧바로 근로자파견 관계로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상판결과 같이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가 현장대리인도 없이 위탁인의 사업장에 자신의 근로자만을 보내어 놓고 위탁업무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위탁인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해 지휘ㆍ감독을 하면서 용역업체가 변경되었음에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하여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면 이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실무에서는 건물의 주차관리 등을 용역업체에 위탁하면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가 해당 건물에서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용역업체가 아닌 위탁자(건물소유자 등)의 실질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 경우가 많고, 용역계약이 종료하거나 해지될 경우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채 기존과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업들의 전산시스템을 관리해 주는 IT 업체 소속 근로자 역시 전산시스템 관리계약이 종료하더라도 소속 IT업체에 복귀하지 않은 채 새로운 IT 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기존과 동일한 업무(특정 업체의 전산시스템 관리)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주차나 전산시스템 관리를 위탁하는 업체는 용역업체로 하여금 현장관리인을 두도록 하고 현장관리인이 직접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 업무 지휘ㆍ감독 등을 하도록 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판결의 원심판결 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판결(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2다79439 판결)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휘ㆍ명령을 한 것은 경비업법 등의 법령상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건은 경비업법상 '특수경비업무에 종사하는 경비업무'의 경우 경비업법에서 엄격히 국가중요시설의 시설주, 경비업자, 특수경비원의 직무ㆍ의무에 대해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시설주가 지휘ㆍ감독권을 행사하는 것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지휘ㆍ감독과 마찬가지로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주장을 기각했다. 실무에서도 경비업무를 위탁한 경우 위탁자가 경비업법을 이유로 경비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탁업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인지, 경비업법의 취지가 무엇인지 등 경비업법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근로자파견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불법파견
노무
근로자파견
2016-08-2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례해설 - 환경미화원에 대한 교섭단위분리신청
- 서울행정법원 2016. 5. 19. 선고 2015구합12007 판결 - 1. 들어가며 2011년 7월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도입하였고, 그 과정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허용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단위 분리를 허용하는 결정은 있었으나 법원에서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에 대한 판단을 많지 않았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환경미화원의 교섭단위분리신청을 허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반면, 플랜트건설 현장의 교섭단위분리 신청에 대해서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한다. 2. 대상판결의 개요 가. 사실관계 제주시에는 공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총 5개가 있고,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전국공무직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선정되었다. 제주시 소속 환경미화원이 소속된 노동조합들(서귀포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 제주시청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환경미화원과 다른 공무직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등이 있다는 이유로 제주시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하였다. 제주시 지방노동위원회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기각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나.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은 아래의 내용을 근거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재심결정을 취소하였다. ①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존재(환경미화원들의 경우 호봉제, 다른 공무직 근로자의 경우 등급제로 임금체계가 다르고, 그 결과 환경미화원들의 임금이 다른 공무직보다 상당히 높은 점, 환경미화원의 근무시간은 5시-14시로 다른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시간과 다른 점), ② 고용형태의 차이(환경미화원 중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받는 환경미화원의 정년은 58세로 퇴직금 단수제를 적용받는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의 공무직근로자의 정년인 60세와 차이가 있는 점, 환경미화원은 다른 직종과 달리 채용시 필기시험이 아닌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을 치르는 점, 환경미화원과 다른 직종 간에 인사교류가 없는 점, ③ 교섭관행(과거 1996년, 2011년부터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해 온 점, 교섭창구단일화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개별교섭을 진행한 점, 공영버스운전원으로 구성된 노조와도 개별교섭을 해 온 점)과 ④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유지와 교섭단위 분리의 이익형량을 통해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3. 검토 노동조합법상 교섭단위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i)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서, (ii)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에 비추어, (iii)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3가지 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제29조의3 제2항). 노동위원회는 2015년 5월까지 670여건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 중 460여건에 대해 분리를 인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과 사업장에 따라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가 있는 건설, 플랜트 업종 과 용역사업에 집중되었다. 반면 직종에 따른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해서는 교섭단위 분리 필요성이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일반직과 기능직 근로자, 생산직과 사무직 사이에 있어서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없고 노사관계의 본질적 기초를 달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립대학교 내에 조리직 근로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이 다른 직종과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신청하였으나, 노동위원회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고용형태의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즉, 직종 차이로 인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양 직종 간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등이 있어야 한다. 항공회사의 항공기조종사와 일반직원 간에는 직군간 교류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으므로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되는 대표적인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법은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통해 정해진 교섭대표노조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소수노조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 즉, 교섭단위분리 제도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의 예외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교섭단위 분리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할 경우 복수노조를 허용하면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통해 통일적인 근로조건의 결정을 하도록 하는 취지가 몰각될 수 있고, 반면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가 있어서 교섭대표노조를 통해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노사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대상판결의 경우 환경미화원과 다른 공무직 근로자들간의 근로조건이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지는 의문이다(호봉제와 등급제는 근무연수에 따라 기본급이 증가하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고, 근무시간의 차이가 '현격'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환경미화원의 채용시 다른 공무직과 달리 실기시험이 있다는 점과 정년에서 2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 교섭단위를 분리해야 할 만큼의 고용형태의 차이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과거 제주시는 환경미화원과는 별도로 개별교섭을 진행해 온 관행이 있었지만, 교섭창구단일화절차가 시행된 이후에는 2013년 1월에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인 전국공무직노조와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체결했으므로, 교섭단위분리를 신청한 2015년 현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시행 전인 과거의 노동관행을 이유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대상판결 외에 교섭단위 분리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최근 하급심 판례가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대상판결 선고일로부터 일주일 후인 2016. 5. 27. 노동위원회의 플랜트건설 현장에 대한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건설현장별로 근로조건의 차이가 인정되고, 지역별 교섭관행 외에 현장별 교섭관행이 존재한다'고 하면서 사용자가 제기한 건설현장별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인정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노동위원회와달리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과거 플랜트 업종에 대한 교섭단위분리를 폭넓게 허용하는 노동위원회의 경향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시가 대상판결에 대해 항소를 하였으므로, 서울고등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미화원
노동조합
교섭단위분리
2016-06-21
가사·상속
판례해설 -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리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무효
- 대상판결 : 대법원 2015다51920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 - 1. 사실관계 6남매를 상속인으로 둔 피상속인(甲)이 사망하였고, 그 후 상속인 중 장남(乙)이 사망하였다. 장남은 사망 당시 처(丙)와 세 자녀를 두었고, 세 자녀 중 1명(丁)은 미성년자였다. 장남이 사망할 당시 A, B, C 부동산이 장남 소유로 등기되어 있었다. 장남이 사망할 당시 상속인이 되는 처와 세 자녀 그리고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들은 장남이 사망하기 전에 B 부동산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임을 전제로 하여 A, B, C 부동산의 상속 등에 관한 합의(1차 합의, B부동산 중 1/8은 장남 처의 지분, 4/8는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를 하였다. 당시 장남의 처는 미성년 자녀(丁)의 친권자(법정대리인) 자격으로 미성년 자녀를 대리하여 1차 합의를 하였다. 장남이 사망한 후 장남의 처자식과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들은 1차 합의에 따른 지분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이 B 부동산에 관한 농지자격취득증명을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B 부동산 중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4/8)을 장남의 처(丙) 명의로 등기를 하되, 장남의 처 명의로 등기될 5/8(1차 합의에 따른 장남 처의 지분 1/8 +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 4/8) 중 4/8 지분에 관하여 채무자 장남의 처(丙), 채권자 상속인 중 1명(戊), 채권최고액 20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기로 약정하였다(2차 합의). 그 후 2차 합의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이루어졌다. 장남의 처(丙)는 근저당권의 원인행위인 2차 합의가 무효라는 이유로 근저당권자(戊)를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6813). 2.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서울고등법원 2014나39079)은 1차 합의의 법률적 성격에 관하여 ① B 부동산을 대상으로 'B 부동산에 관한 장남의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장남의 처자식'과 'B 부동산에 관한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 및 ② B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결과 장남의 처자식이 상속받기로 한 지분과 장남의 고유재산인 A, C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이 장차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되는 장남의 처자식 사이의 장남 사망 전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혼합된 것이라고 보았다. 원심은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동의가 없거나 그 의사표시에 대리권의 흠결이 있는 상속재산분할은 무효라고 하면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상속인 상호간의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민법 921조의 이해상반행위이기 때문에 장남의 처(丙)와 미성년 자녀(丁) 사이에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별대리인이 선임되어 미성년자를 대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않지 않았기 때문에 1차 합의는 무효라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민법 921조는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결과를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은 섣불리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면서 신의칙 위반이라는 피고(戊)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차 합의는 ①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의 처자식들과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 및 ② 위와 같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상속재산 분할협의 결과 장남의 처자식이 상속받게 되는 지분과 장남의 고유재산인 A, C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이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되는 원고 등 사이의 장차 상속할 재산에 관한 분할협의가 혼합된 것인데, 미성년 자녀(丁)에 대한 특별대리인 선임 없이 친권자(丙)인 원고가 미성년 자녀(丁)의 법정대리인으로서 1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1차 합의는 민법 921조에 위반된 것으로서 그 전체가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민법 921조는 미성년자인 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이에 위반된 결과를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은 섣불리 용인되어서는 아니 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원고(丙)가 미성년 자녀(丁)의 특별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1차 합의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을 두고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1차 합의의 성격 및 장남의 처자식의 지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일부 부적절한 면이 있기는 하나, 미성년 자녀(丁)에 대한 특별대리인 선임 없이 친권자인 원고(丙)가 법정대리인으로서 1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1차 합의는 그 전체가 무효라고 보고 신의칙 위반 등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피고(戊)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4. 해설 대법원은 '상속재산에 대하여 그 소유의 범위를 정하는 내용의 공동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상속인 상호간의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없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921조 소정의 이해상반 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1차 상속이 개시되고 그 1차 상속인 중 1인이 다시 사망하여 2차 상속이 개시된 후 1차 상속의 상속인들과 2차 상속의 상속인들이 1차 상속의 상속재산에 관하여 분할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2차 상속인 중에 미성년자가 있다면 그에 대하여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 그 특별대리인이 미성년자를 대리하여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여야 하고, 만약 2차 상속의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그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한다면 이는 민법 921조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러한 대리행위에 의하여 성립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피대리자(본인)에 의한 추인이 없는 한 그 전체가 무효'라고 종전 판결을 확인하였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7다17482 판결 등 참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 1차 합의의 법적 성격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바로잡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즉, 1차 합의에 포함되는 상속재산분할 협의의 성격 중 "B 부동산을 대상으로 'B 부동산에 관한 장남의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장남의 처자식'과 'B 부동산에 관한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라고 본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의 처자식들과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라고 함으로써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다는 작위적인 구성 대신 '장남의 처자식이 장남의 생전에 장남을 사실상 대리하여 피상속인(甲)의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협의를 한 것이고 장남이 사망한 후 장남의 상속인들은 2차 합의를 함으로써 자신들이 장남을 사실상 대리하여 한 1차 합의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추인하였다'는 것이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
상속
미성년자
분할협의
2016-03-15
이혼·남녀문제
판례해설 - 협의이혼 전제 재산분할 포기, ‘실질적 협의’ 없으면 ‘재산분할청구권 사전포기’로 ‘무효’
- 대법원 2016. 1. 25.자 2015스451 결정 - 1. 재산분할청구권의 본질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의 청산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때 비로소 발생하고, 협의 또는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 내용이 형성되기까지는 범위와 내용이 불명확·불확정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권리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98다58016 판결). 2. 추상적 권리(추상적 지위)의 사전포기 금지 대법원은 상속개시 전에 한 유류분 포기약정은 효력이 없고(94다8334 판결), 당사자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의 심판에 의하여 구체적인 청구권의 내용과 범위가 확정되기 전의 양육비채권은 그 내용이 극히 불확정하여 포기나 상계를 할 수 없다(2006므751 판결)는 등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추상적인 권리(추상적인 지위)는 사전포기가 허용되지 않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확인하였다. 3.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의 법적 성질 가.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다(2002므1787 판결). 나. 민법 제839조의2에서 말하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는 혼인 중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분할에 관하여 이미 이혼을 마친 당사자 또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 사이에 행하여지는 협의를 가리키는 것인바, 그 중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차 당사자 사이에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질 것을 조건으로 하여 조건부 의사표시가 행하여지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그 협의 후 당사자가 약정한대로 협의상 이혼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그 협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95다23156 판결). 4. 대상판결(대법원 2016. 1. 25.자 2015스451 결정) 가. 사실관계 : 청구인(A녀)은 중국인으로 2001. 6. 7. 상대방(B남)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생활하다가 2013. 9. 6. B남과 이혼하기로 하면서 B남의 요구에 따라 'A녀는 위자료를 포기합니다.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고, 같은 날 A녀와 B남은 법원에 협의이혼의사확인 신청서를 제출하고 2013. 10. 14. 법원의 확인을 받아 협의이혼 한 후 2013. 11. 초경 A녀는 변호사를 통해 수 천만 원 이상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B남에게 화를 내며 재산분할을 요구하였고, B남은 A녀가 독립할 자금이 필요하면 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나. 판시내용 :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제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한 경우,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 전부를 청산하려는 의로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 이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와 재산분할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한 결과 부부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할 뿐 쉽사리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로서의 '포기약정'이라고 보아서는 아니된다고 판시하면서, A녀와 B남 사이에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재산액이나 쌍방의 기여도, 분할방법 등에 관하여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A녀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록 협의이혼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서면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다. 5. 대상판결의 의의 가. 대상 판결은 혼인이 해소되기 전에 미리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종전 대법원 판결(2002므1787 판결)을 확인함과 동시에 아직 이혼하지 않은 당사자가 장차 협의상 이혼할 것을 약정하면서 이를 전제로 하여 위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는 경우(95다23156 판결) 효력을 갖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 전부를 청산하려는 의로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재산액, 이에 대한 쌍방의 기여도와 재산분할 방법 등에 관하여 협의한 결과 부부 일방이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등의 사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사기나 강박(민법 110조) 또는 궁박·경솔·무경험(104조) 등으로 상대적으로 지위가 열악한 배우자 일방이 사실상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를 강요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경우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거나 궁박·경솔·무경험에 의한 불공정한 법률행위 등이라는 점을 청구인이 적극적으로 주장·증명하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앞서 본 특별한 사정을 증명하지 못하면 성질상 허용되지 아니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의 사전포기'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을 실질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 이혼 건수의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는 협의이혼 절차를 가사비송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로 1990년 도입된 (형식적) 재산분할청구권이 실질적 재산분할청구권으로 강화되었다고 평가할만 하다.
재산분할청구권
이혼
사전포기
2016-02-12
군사·병역
판례해설 - 상관을 폭행하였다면 직무수행 중인지와 무관하게 상관폭행죄에 해당
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5도11286 판결 1. 사실관계 및 하급심 판결 A(상병)는 2015년 2월 국군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연인관계로 발전한 간호장교 B(중위)가 병원 환자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대한다는 등의 이유로 B의 뺨을 수차례 때리는 등 5회에 걸쳐 뺨, 목 부위, 팔 및 복부 등을 때렸고, "헤어지면 가족, 동기 모두 죽일 거다"라고 말하고, "너는 쓰레기다"라고 말하는 등으로 상관폭행, 상관상해, 상관협박 및 상관모욕죄로 기소되었다. 1심 군사법원은 범죄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지만, 재판 진행 중 혼인신고를 해 부부가 됐고, B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A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2심 고등군사법원은 B를 상관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뉘우치지 않은 점, B와 사귄다는 이유로 B의 동료 간호장교들에게도 반말을 하는 등 불손한 태도를 보인 점 및 군형법이 상관에 대한 범죄를 엄히 처벌하는 이유가 상관의 외적 명예 외에도 군 조직의 위계질서와 지휘체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군형법 제48조, 제52조의2에서 규정한 상관에 대한 폭행?협박?상해의 죄와 제64조 제1항에서 규정한 상관모욕죄는 모두 상관의 신체, 명예 등의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도 보호법익으로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들 죄에서의 상관에는 명령복종 관계가 없는 경우의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도 포함되고, 상관이 반드시 직무수행 중일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면서 상고기각을 하였다. 3. 대상판결 해설 군형법상 상관에 대한 폭행?모욕?협박의 죄는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하고, 그 형량도 형법상의 그것보다 2배 이상으로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다. 이는 상관에 대한 폭행 등의 죄가 상관의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그동안 일관되게 상관에 대한 폭행?모욕의 죄에 대하여 상서열자도 상관에 포함되고 직무상 행위뿐만 아니라 사석에서의 행위도 본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여왔다. 대상판결은 상관에 대한 폭행 등의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관이 직무수행 중일 것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관의 순수한 사생활 영역에서까지 군 조직의 위계질서 및 지휘체계의 보호가 필요한 지는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부군인의 경우 서열이 동일한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한쪽은 군형법상 상관폭행죄로 가중 처벌되고, 다른 한쪽은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입법론 상으로는 상관이 직무수행 중인 경우나 직무와 관련된 경우로 한정함이 타당한 것 같다. 참고로 미군형법인 UCMJ(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는 상관에 대한 폭행죄에 대하여는 상관이 직무수행 중인 경우에 한하여 전시에는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인은 제복을 입은 시민이므로 제복을 벗은 경우에는 일반시민과 동일하게 대우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상관폭행
상관협박
상관모욕
군형법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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