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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례해설 - 비영리법인의 설립요건으로서 주무관청의 허가에 관한 검토
- 서울행정법원 2016. 6. 24. 선고 2015구합69447 판결 - 1.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민법 제32조에서 비영리법인의 설립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무관청의 허가 요건에 관한 해석이 쟁점이 되었다. 2. 사안 및 대상판결의 판단 가. 사안의 경과 (1) 원고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이하 '이 사건 단체'라 한다)을 설립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피고)에게 사단법인설립허가신청을 하였다. (2) 법무부장관은 '원고가 설립하려는 단체는 사회적 소수자 인권 증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는 단체로서 법무부의 법인설립허가 대상 단체와 성격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법인설립을 허가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3) 정관 등에 기재된 이 사건 단체의 설립목적은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인권옹호 활동과 연구를 지원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증진과 사회적 지지기반을 넓히는 활동을 통해 평등과 평화가 숨쉬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4) 법무부는 인권옹호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고, 인권옹호단체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고 있다. (5)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는 일반적이고 종합적인 인권옹호단체의 설립허가에 관한 사무를 주관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 사건 단체의 설립허가를 담당할 주무관청이 어디인지 밝히지 아니하고, 국가인권위원회와 보건복지부도 이 사건 단체의 주무관청이라는 답변을 하지 아니하고 있다. 나. 대상 판결의 요지 서울행정법원은, 피고가 이 사건 단체의 설립허가를 담당할 민법 제32조 소정의 주무관청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피고는 인권옹호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고 있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이러한 차별로 침해받는 개인의 권리에 관한 문제로서 인권옹호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단체는 인권옹호단체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며, 피고는 적어도 이 사건 단체의 설립허가를 담당할 주무관청의 하나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단체의 설립허가를 담당할 주무관청이 아니라는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5구합69447 판결). 3. 검토 가. 비영리법인의 설립요건으로서의 주무관청의 허가 (1) 민법 제32조는 주무관청의 허가를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민법은 비영리법인의 설립에 관하여 허가주의를 채용하고 있으므로 사단이 법인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었더라도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법인성립이 좌절된다. 대법원은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를 할 것인지 여부는 주무관청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주무관청의 판단 고정에 일응의 합리성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허가처분에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8437 판결). (2) 주무관청이란 법인의 목적사업을 주관하는 행정관청을 의미한다. 어떤 단체가 법인설립허가신청을 하고자 할 때 어느 관청에다가 허가신청을 해야 하는가는 법인정관에 기재된 목적에 따라 판단된다. 그런데 법인의 목적이 두 개 이상의 행정관청의 소관사항인 때에는 해당 행정관청으로부터 모두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 중 하나의 행정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충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에 대해서는 복수설과 단수설의 대립이 있다. 사견으로는 복수설은 법인설립에 관한 지나친 규제라고 할 것이므로 복수의 사업목적이 있을 경우에 주된 사업목적을 관장하는 행정관청을 주무관청으로 보아 그 관청의 설립허가로 법인설립에서 요구되는 허가요건은 충족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나.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차별을 시정하고 인권증진과 사회적 지지기반을 넓히는 활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법무부의 인권옹호 관장사무에 포함됨을 분명히 하였고, 이 사건 단체의 목적이 법무부 이외의 다른 행정관청의 소관사항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주무관청 중의 하나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충분하다는 견해를 전제함으로써 설립자의 단체설립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 입법론적 검토 한편, 비영리법인의 설립에 관한 허가주의를 표명하고 있는 민법 제32조는 설립자의 단체설립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오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리하여 19대 국회에 제출된 민법개정안에서는 설립행위가 법률에 정한 요건을 갖추면, 주무관청은 이를 인가해야 하는 인가주의로의 전환이 제안되었으나, 국회의 회기만료로 폐기되었다. 헌법 제21조 제1항의 결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법인설립에 관한 요건을 법률로 미리 규정해놓고 그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당연히 법인격을 취득하게 하는 준칙주의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경청할 만하다.
비영리법인
주무관청
설립허가
2016-07-11
선거·정치
헌법사건
판례해설 -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각하결정
헌재 2016. 5. 26. 2015헌라1 국회법(2012. 5. 25. 법률 제1145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1항은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및 직권상정 권한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및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과거 국회의장이 쉽게, 위원회에서 공전될 법안의 심사기간을 정한 뒤, 그 도과 시 직권상정하여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그 대안으로 마련된 제85조의2는, 재적의원 과반수가 서명하면 위원회 회부 안건을 의장 및 위원장(위원회의 경우)에게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요구하고, 의장 또는 위원장은 이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각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소위 '국회선진화법')은 결국 직권상정의 요건을 가중다수결로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016. 5. 26.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한 권한쟁의에서, ①국회가 2012. 5. 25. 국회법 제85조 제1항 및 제85조의2 제1항을 개정한 행위에 대해서는, '국회'를 상대로 하지 않고 '국회의장 및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하였으므로,피청구인 적격 흠결로 각하, ②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등에 대한 심사기간 지정 요청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③ 기재위 위원장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요청에 대해 표결실시를 거부한 행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서명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표결권이 침해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④ 국회의장이 2012. 5. 2. 국회법 제85조의2를 가결선포한 행위는 180일 청구기간이 도과하여 각하하였다. 위 ①③④는 이견이 없고, 위 ②는 재판관 이진성, 김창종의 기각의견과, 재판관 서기석, 조용호의 인용의견이 있을 정도로 비중있게 취급되었으므로 이를 살펴본다. 다수의견과 달리, 소수의견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제도적 측면에서 넓게 보아 직권상정 제한으로 인해서도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본 것은 설득력이 높다. 심의·표결을 할 기회 자체가 봉쇄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에서 중요하게 취급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국회 외부의 관계에서 심의·표결권 주장을 배척하면서(헌재 2015. 11. 26. 2013헌라3), 내부관계에서도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을 기계적, 소극적으로 본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런데 본안에 들어가도, '직권상정' 문제에서 가중다수결을 요한 국회법 규정 자체는, 국회의 자율성 영역이며, 헌법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러한 가중다수결이 통상적 입법안에 대한 의결정족수였다면, 다수결원칙 위반으로서 헌법위반이 될 것이다. 특히 이는 국민의 선거권 행사의 결과를 왜곡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직권상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보다 비중이 떨어지며, 이에 대해서까지 헌법재판소가 개입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하기에는 헌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한편 소수의견(반대의견)은 '본회의 결정주의'를 강조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나, 그것이 '위원회 중심주의'보다 '우선되는' 원칙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원회 교착상태를 타개할 직권상정의 요건 문제에 이를 대입시키기가 어렵다. 과반수로 위원회 교착상태를 타개하지 못하면서, 과반수로 직권상정을 허용하여야 한다는 논거라면, 이는 정합성이 약하다. 어쨌든,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심의·의결권의 침해가능성이 없다며,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은, 정치권에서 심각하게 문제되어 온 중요 쟁점에 대하여 최종적 헌법판단의 기회를 놓친 것이어서 아쉽다.
국회선진화법
국회
권한쟁의
2016-06-07
의료사고
판례 해설 -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입원 시 강제이송의 가부
- 대상 결정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인1 인신보호 결정 - 1. 사건의 개요 ① A의 모(母)는 A가 정신질환의 증상을 보이자 이 사건 병원에 방문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로부터 A의 입원치료를 권유받았다. ② A의 부모는 며칠 후 A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하여 사설응급업체에 출동을 요청하였는데, 사설응급업체의 직원은 A가 병원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자, A의 부모 동의를 받아 A를 결박하여 이 사건 병원으로 이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라 함). ③ A의 부모는 A의 입원에 동의하였고,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는 A를 대면 진찰한 후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에 따라 A를 이 사건 병원에 입원시켰다. 2.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A에 대한 최초 수용의 적법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3. 대상 결정의 요지 가.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대면 진찰·진단과 정신의료기관의 장의 입원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는 정신보건법 제24조를 근거로 정신질환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다. 나. 입원 당시 A의 자해·타해 위험성이 매우 커서 자의입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의 절차를 거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급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응급입원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다. 또한 강제입원에 앞서 ① 자발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설득하여 보거나, ②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와 상담하여 정신보건법 제25조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③ 긴급한 경우에는 정신보건법 제26조에 따라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얻어 응급입원절차를 취하거나, ④ 경찰공무원에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에 기하여 정신병원에의 긴급구호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라. 결론적으로, A의 부모가 A의 의사에 반하여 사설응급업체를 통하여 A를 결박하여 병원으로 이송한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는 위법하고, 따라서 사후적으로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따른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A에 대한 최초 수용은 위법하며, A를 계속 수용할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 3. 대상 결정의 의의 인신보호법은 위법한 행정처분 또는 사인에 의한 시설에의 수용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인신의 자유를 제한당하고 있는 개인의 구제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피수용자에 대한 수용이 위법하게 개시되거나 적법하게 수용된 후 그 사유가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용이 되어 있는 때에는 피수용자 등은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데(인신보호법 제1조, 제3조), 대상결정은 A의 구제신청에 관한 판단이다. 정신보건법은 모든 정신질환자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제2조 제1항),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항상 자발적 입원이 권장되어야 한다(제2조 제5항)고 천명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입원방법으로 자의입원(제23조),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제24조),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제25조), 응급입원(제26조)을 규정하고 있다. 대상결정은, A의 입장에서는 결박되어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부터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가 구속되는 것이므로 그 때부터 수용이 개시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A에 대한 최초 수용이 응급입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다만 최초 수용 이후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요건을 갖추었을 뿐이라고 판단한 다음, A의 의사에 반하는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를 위법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병원으로 이송된 후 정신보건법 제24조에 의한 입원 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의 위법이 치유될 수 없으며, 이 사건 병원 이송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제도를 둘러싸고, 신체의 자유·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오용·남용의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이라는 주장과 이에 반하여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서 치료목적으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므로 합헌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정신보건법 제24조 소정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요건을 갖춘 입원조치에 대하여 정신질환자가 저항하는 때에 비로소 정신의학적·사회적으로 보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물리력의 행사가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 등)의 법리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정당한 판단을 한 것이다.
정신병원
강제입원
정신질환자
2016-04-20
형사일반
판례해설 - 최초의 위법한 압수절차와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없어
대상판례 :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도11233 판결 위법한 절차에 의하여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은 원래 미국의 판례에 의하여 형성된 증거법칙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판례에 의하여 인정되어 오다가 2007년 형사소송법의 개정으로 명문으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신설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추상적으로 되어 있어 그 구체적인 내용과 적용범위는 여전히 판례에 맡겨져 있다. 다만, 그 인정범위는 종래 해석론에만 의존할 때와 비교하여 한층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인정된 사례는 1914년 Weeks v. United States 사건에서 위법한 압수 ? 수색에 의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배제한 경우이다. 진술증거의 경우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관한 수정헌법 제6조 위반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배제한 Escobedo v. Illinois 사건(1964년)이다.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여야 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위법수사의 억제와 이를 통한 인권 보장에 있다. 이를 위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毒樹)에 의하여 발견된 제2차 증거(毒果)의 증거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독수독과(Fruit of the poisonous tree)론이 Wong Sun v. United States 사건(1963년)에서 받아들여졌다. 이와 같이 1960년대 진보적 경향의 미국 연방대법원 시절에 꽃을 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은 1970년대 이후 사회의 보수화와 함께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상당 부분 수정이 가해졌다. 독립된 증거 확보의 기초가 존재한다면 위법수집증거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되므로 파생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논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법원 1990. 8. 24. 선고 90도1285 판결에서 검사가 변호인의 접견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는 동안에 작성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위 판례에서는 증거능력을 부정한 이유나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는데, 대법원 1990. 9. 25. 선고 90도1586 판결에서는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핵을 이루는 것으로서 변호인과의 접견교통이 위법하게 제한된 상태에서는 실질적인 변호인의 조력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위법한 상태에서 얻어진 피의자의 자백은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여 유죄의 증거에서 배제하여야 하며, 이러한 위법증거의 배제는 실질적이고 완전하게 증거에서 제외함을 뜻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을 인정하였음을 명백히 하였다. 다만, 진술증거와는 달리 증거물의 경우에는 그 압수절차가 위법하더라도 물건 자체의 성질, 형상에 변경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어서 형상 등에 관한 증거가치에는 변함이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가(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3318 판결),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판례를 변경하여 진술증거뿐만 아니라 증거물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였다. 나아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위법한 압수절차로 수집한 압수물은 물론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도 부정하여 독수독과의 원칙을 받아들였다. 다만,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고,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원래의 위법절차와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거나 희석되었다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은 조세포탈 피고사건으로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압수된 USB에 담긴 영업실적표의 증거능력이 문제된 사안이다. 위 영업실적표는 당초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혐의사실과는 무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검사는 피고인의 동생을 검사실로 불러 압수물건 수령서 및 승낙서를 작성하도록 한 다음 이를 검사실에 있던 세무공무원에게 제출하도록 하여 마치 문제의 USB를 반환받아 임의로 세무공무원에게 제출한 것처럼 하였으나, 실제로는 위 USB가 반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은 피고인의 동생이 검사로부터 USB를 환부받았는데, 동석한 세무공무원으로부터 세무조사 협조를 위하여 제출할 것을 요구받자 이를 임의로 제출하였다고 사실인정을 한 다음 그렇다면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무관한 USB가 압수되었다는 절차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는 전제 아래 영업실적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이와는 달리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최초의 절차 위반행위와 최종적인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USB 및 그에 저장된 영업실적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다(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설령 피고인의 동생이 USB를 반환받아 세무공무원에게 제출하였더라도 그 제출에 임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영업실적표와는 무관하게 수집되었거나 영업실적표와 인과관계가 단절되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공소사실과 관련한 객관적 사실관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원심의 잘못된 판단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본 대상판례는 최초의 위법한 압수절차와 2차적 증거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는다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독수독과의 원칙과 예외를 구체화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원심은 문제의 USB에 담긴 영업실적표에 기하여 참고인들의 검찰에서의 진술과 법정에서의 증언, 월별집계표 등 관련 서류가 수집되었다고 판시하였음에도, 대법원은 이들 증거가 문제의 영업실적표와는 무관하게 수집되었거나 영업실적표와 인과관계가 단절되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근거나 이유에 대한 설시가 없는 점이 아쉽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독수독과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 원래의 위법절차와 2차적 증거 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단절되거나 희석된 경우를 들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의미나 적용범위에 관하여는 여전히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법수집증거
증거능력
조세포탈
2016-04-12
형사일반
판례해설 -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형사보상의 가부
(대상 결정 : 서울고등법원 2014코114 형사보상 결정) 1. 보안감호처분 보안감호는 1975년 사회안전법이 제정, 시행되면서 도입된 보안처분인데, 내란죄나 외환(外患)유치죄 또는 국가보안법의 일부 조항 위반죄 등을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받은 사실이 있는 사람 중 죄를 다시 범할 현저한 위험성 등이 있어 감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보안감호소에 수용하여 교화·감호하는 것이다. 검사가 청구하면 법무부 장관이 보안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안감호처분을 하거나 기각의 결정을 한다. 기간은 2년인데 법무부 장관은 검사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보안처분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그 기간을 갱신할 수 있었다. 보안감호제도가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회안전법 소정의 보안처분은 처분대상자가 이미 실행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과하는 제재조치가 아니라 장래에 그 법소정의 특정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을 미리 예방하여 국가의 안전과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는 한편 처분대상자를 교육 개선시켜 사회에 복귀토록 하려는 것을 본질로 하는 예방조치로서의 행정작용인 점에서 형벌과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회안전법상의 보안처분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와 일사부재리의 원칙 또는 양심의 자유에 관한 규정 및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내용 기타 기본적 인권보장을 밝힌 헌법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87. 8. 18. 선고 87누64 판결). 보안감호제도는 1989년 사회안전법이 보안관찰법으로 이름을 바꾸며 전면 개정되면서 폐지되었다. 2. 보안감호처분과 형사보상 제헌 헌법은 형사피고인의 형사보상청구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하였고, 현행 헌법은 형사보상청구권의 인정 범위를 구금되었던 형사피의자에게까지 확장하였다. 형사보상법은 미결구금과 구금 또는 형 집행을 보상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피고인이었던 사람에 대한 보상은 법원에, 피의자였던 사람에 대한 보상은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한 검사가 소속된 지방검찰청(지청의 경우 그 지청이 속하는 지방검찰청)의 피의자보상심의회에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보안감호처분과 보호감호처분은 이른바 형벌과 다른 독자적 의의를 가지는 보안처분이라는 점에서 법적 성질은 유사한데, 각 그 집행에 대한 보상청구에 관하여는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 제28조가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형사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형사재판절차에서 억울하게 구금 또는 형의 집행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 공무원의 고의·과실의 유무와 상관없이 국가가 그로 인하여 입은 손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보호감호처분은 그 본질과 추구하는 목적 및 기능에 있어 형벌과는 다른 독자적 의의를 가진 이른바 보안처분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나, 보호감호처분의 집행은 피보호감호자를 보호감호시설에 수용하는 것을 기본 요소로 하고 있으므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수용처분이라는 점에서 형벌과 매우 유사한 측면이 있으며 억울하게 구금되거나 형의 집행을 받은 사람은 보상해 주면서 유독 보호감호의 집행을 받은 사람만을 보상에서 제외할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비상상고의 절차에서 보호감호를 기각하는 재판을 받은 자가 원판결에 의하여 보호감호의 집행을 받았을 때에도 형사보상법의 위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보호감호의 집행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형사보상청구의 권리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정신에도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04. 10. 18.자 2004코1(2004오1)결정}, 보호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의 유추적용을 긍정하고 있다. 3. 사안의 개요 ① 청구인은 재일교포로서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던 중 1975. 10. 26.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하여 영장 없이 불법체포된 후 국가보안법위반 등의 범죄사실로 구속영장에 의하여 구금되었다. ② 국가보안법위반, 반공법위반 등으로 공소 제기된 청구인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형이 선고되었고, 대법원의 쌍방 상고기각 판결로 위 형이 확정되었다(청구인은 형기종료일인 1981. 2. 14.까지 1,939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③ 법무부장관은 1981. 1. 29. 보안감호처분을 하여 위 형기 종료 직후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이 개시되었고, 청구인은 1983. 1. 13.자 보안감호처분 기간갱신 결정을 포함하여 총 3회에 걸친 보안감호처분 기간갱신 결정을 받아 1988. 6. 10.까지 2,674일 동안 수용되어 있었다. ④ 한편, 청구인은 1983. 1. 13.자 보안감호처분 기간갱신 결정에 대하여 법무부 장관을 피고로 하여 서울고등법원에 무효확인청구의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 서울고등법원에서 청구가 기각(제1 원심판결)되었고, ⓑ 이에 청구인이 상고하였는데 상고심은 제1 원심판결을 파기한 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으며, ⓒ 그 이후 제1 파기환송심은 위 상고심의 취지에 따라 청구인의 무효확인청구를 인용(제2 원심판결)하였으나, ⓓ 이에 대하여 법무부 장관이 상고하였는데 재상고심은 오히려 법무부 장관의 상고를 받아들여 제2 원심판결을 파기한 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환송하였고, ⓔ 그 이후 제2 파기환송심은 위 재상고심의 취지에 따라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제3 원심판결)하였으며, ⓕ 이에 대하여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재재상고심이 청구인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제3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⑤ 청구인은 2011. 4.경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을 청구하여 무죄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에서 검사의 상고가 기각되어 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 4. 대상결정의 요지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관한 보상청구에 관하여, 보호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의 유추적용을 긍정하는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가 준용될 수 없고, 구금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인정하는 법리가 유추적용될 수도 없어 결국 형사보상을 구할 수 없다. 법원의 해석으로는 형사보상을 인정하기 어렵고, 입법에 의하여 해결될 문제이다. 대상결정이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보안감호처분의 주체는 법무부 장관인데 보호감호처분의 주체는 법원이고, 보안감호처분의 형식은 행정처분인데 보호감호처분의 형식은 판결이며, 보안감호처분의 불복절차는 행정소송인데 보호감호처분의 불복방법은 형사소송으로, 보안감호처분과 보호감호처분의 법적 성질에 여러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보안감호처분 결정 내지 그 기각 또는 면제 결정을 할 것인지 여부에 있어 사전에 보안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등의 행정절차 거쳐야 하는 반면, 보호감호처분의 경우 판결에 기한 처분의 확정시까지 행정기관의 판단작용이 개입될 여지는 전혀 없고, 행정기관은 확정된 보호감호처분의 집행에만 관여한다. 둘째, 보안감호처분의 기초가 된 형사판결이 재심을 거쳐 무죄로 판명되어 효력을 상실한다 하더라도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당연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적어도 1차 갱신결정의 적법, 유효 여부에 관해서는 제3 원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전제가 되는 청구인에 대한 보안감호처분의 적법·유효 여부에 관해서도 이미 대법원의 확정적인 판단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제3 원심판결에 대하여 별도의 재심을 청구하여 재심청구가 인용됨으로써 제3 원심판결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셋째, 형사보상법령은 피고인에 대한 판결 등 사법작용으로 인한 구금에 대하여는 법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피의자에 대한 불기소처분 등 행정작용으로 인한 구금에 대하여는 검찰청에 형사보상을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법원의 해석으로는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해서 형사보상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5. 해설 대상결정은 보안감호처분과 보호감호처분이 그 처분 주체, 형식, 불복방법 등에서 서로 다르고, 형사보상법령이 판결 등 사법작용으로 인한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과 불기소처분 등 행정작용으로 인한 구금에 대한 형사보상 결정기관을 달리 정해 놓고 있는 점을 중시하여, 보호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형사보상청구권의 유추적용을 긍정하는 위 대법원 판례의 법리 및 구금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인정하는 법리의 유추적용을 부정하였다. 대상결정이 열거하고 있는 것처럼 보안감호처분과 보호감호처분은 그 처분 주체, 형식, 불복방법 등이 서로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양자는 형벌과 다른 독자적 의의를 가지는 보안처분이라는 점에서 법적 성질은 유사하고, 특히 그 집행의 경우 실질에 있어서 구금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형사보상의 기본이념은 잘못된 구금이라는 것이 사후에 밝혀진 경우에 보상을 해 준다는 것이므로 실질에 있어서 구금이라고 할 수 있는 보안감호처분의 잘못된 집행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은 차별적인 것으로 명백히 정의에 반한다. 보안감호처분의 집행 후 보안감호처분의 전제가 되는 형사판결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보호감호처분 집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제3 원심판결이 재심에 의하여 취소되었는지의 사정에 의하여 결론이 달라질 수는 없다. 대상결정은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은 형사보상법 제2조 제2항에서 말하는 '원판결'에 의한 구금 또는 이와 유사하게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수용처분에 해당하지 않고, 법원이 행정작용으로 인한 구금에 대하여 형사보상을 결정할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해서도 추가로 형사보상의 범주에 포함시킬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입법적 해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이 '원판결'에 의한 구금 또는 이와 유사하게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수용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형사보상 법리의 유추적용을 부정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형사보상청구권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그 범위를 넓게 인정한다고 하여 기본권의 충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거의 없으므로 가능한 한 폭넓게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청구인은 형사보상법 제1조에의 '형사소송 절차에서 무죄재판 등을 받은 자'로서 법원에 구금에 대한 보상청구를 하는 기회에 실질에 있어서 구금과 다를 바 없는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보상까지 함께 청구하는 것인데, 보안감호처분의 집행에 대한 보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한에는 규정의 부재를 탓하여 보상을 부정하기보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보상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대상결정에 대하여 청구인이 재항고를 하였다.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형사보상
보안감호처분
2016-03-03
형사일반
판례해설 - 부마항쟁 때 손학규 前의원에 유언비어 유포 혐의 서점주인…
서울고등법원 2015. 12. 17. 선고 2015재노154 판결 1. 사실관계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부산대학교 앞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피고인은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유인물을 보관해주는 등 시위를 도왔다. 부산과 마산 지역에는 계엄령이 떨어졌고, 경찰을 비롯해 2,600여명의 군인들이 시위진압에 동원됐다. 학생들과 친분이 있던 피고인은 시위 상황 등을 전해 들었고, 인권침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한국기독교연합회 간사 손학규에게 "데모하던 여학생이 배가 찢어져 도망을 가는데도 경찰이 쫒아가 몽둥이로 머리를 때리고, 마산 데모서 학생 3명이 맞아 죽었다"고 말했다. 피고인은 유언비어를 유포해 계엄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고, 1981년 1월 징역 2년이 확정돼 옥살이를 하다 같은 해 3월 특별사면을 받고 출소했다. 피고인은 2015년 5월 재심을 신청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재판부는 "유언비어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언동의 내용이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만한 상태에서 이를 단순히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면, 세부적으로 진실과 차이가 있거나 다소의 과장이 섞여 있더라도 그 전달자에게 '자신의 발언이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부마항쟁 진압 과정에서 군경의 물리력 행사로 다수의 시민이나 대학생들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었고 일부 여학생들은 옷이 찢긴 채 연행되면서 맨살이 다 드러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손학규에게 전달한 말은 그 중요한 부분이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충분히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 만한 상태에서 이를 특정인에게 소극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자신의 언동이 유언비어의 발설, 즉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판결 해설 과거 대법원 판례는 계엄포고상의 유언비어에 대하여 "유언비어라 함은 그 내용이 전혀 허위인 경우뿐만 아니라 사실이 과장 왜곡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여 그 개념을 넓게 해석하였다(대법원 1981. 4. 14. 선고 81도543 판결 참조). 과거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피고인의 행위도 유언비어 유포행위에 해당될 여지가 있으나, 대상판결은 유언비어 유포행위의 주관적 구성요건이라 할 수 있는 '유언비어의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과 관련하여 그것이 결여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기준으로 "유언비어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언동의 내용이 ①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거나, ② 객관적 사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믿을만한 상태에서 이를 단순히 전달한 것에 불과한 경우"를 제시하면서, 피고인의 경우에는 '유언비어 유포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므로 주관적 구성요건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계엄포고상의 유언비어의 개념은 상당히 추상적이어서 이를 폭넓게 적용할 경우 자칫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으므로, 대상판결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유언비어 유포 혐의에 대한 유죄 인정범위를 축소한 것은 합리적이고 법률적 관점에서도 타당해 보인다. 다만, 대상판결은 계엄법위반죄의 객관적 구성요건 해당성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는데, 계엄법위반죄의 객관적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 사건의 경우 객관적 구성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판단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판결(2014재노42)은 계엄선포에 의한 언론의 자유 등의 제한은 '군사상 필요한 때'에 한하여 가능하다고 해석하여야 하며, 여기서 '군사상 필요'라 함은 계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모든 경우가 아니라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하여 군사력의 동원이 필요하거나, 상대방이 군이나 국가기관에 현실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경우 등에 한정된다고 판시하면서, "헌법개정안은 막걸리로 조지자. 헌법개정안은 독재다."라는 말을 한 것을 군사적으로 제압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는바, 이 사건의 경우도 피고인의 행위가 군사적으로 제압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볼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마항쟁
유언비어
계엄법위반죄
2016-02-12
형사일반
[판례해설] 음주운전자 연행은 적법절차 따라야
1. 판결 음주측정을 위해 운전자를 강제 연행하려면 형사소송법상 절차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무시한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음주운전을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에게 위법한 음주측정을 강제할 수 없으며, 운전자가 불응하더라도 도로교통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2. 해설 피고인이 연락을 받고 자발적으로 파출소에 들어온 01:25경은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한 때로부터 35분 이상 지났고 파출소 인근에서 운전한 것도 아니므로, 스스로 찾아온 피고인을 음주운전 현행범으로 보기는 힘들다. 현행범이 아닌 피고인을 경찰서에서 못 나가게 하려면 영장주의를 준수했어야 하는데, 이러한 적법절차를 무시한 채 위법한 체포를 했다. 도로교통법 자체가 음주측정을 위한 강제처분의 근거규정이 될 수는 없으니, 불응하는 피고인을 경찰서에 머무르게 하려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어야 했다. 음주측정을 강행해 음주운전 금지기준인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 음주사실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영장주의에 위반해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그렇다면 위법한 음주측정요구에 응할 의무를 부과할 수 없으므로 그에 불응했더라도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시는 타당하다. 수사상 강제처분 과정에서의 적법절차의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한 판결이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하는 영장주의는 피의자·피고인의 인권보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방패로서 엄격히 준수돼야 한다.
음주운전
강제연행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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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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