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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 음란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서울고등법원 2016. 11. 29. 선고 2015라1490 판결 채권자들은 일본의 영상물 제작업체들 및 위 제작업체들과 위 영상물 제작업체들이 제작한 영상물에 대한 배타적 발행권 설정계약을 체결한 국내 영상물 유통회사들이고, 위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채무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본 사안의 쟁점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물인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물이라 함은 저작권법 제7조에 열거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속하지 아니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것으로서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으면 족하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사상 또는 감정 그 자체의 윤리성 여하는 문제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설령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할 것”(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 등 참조)이라는 종전 대법원의 입장을 견지(堅持)하면서, 영상물이 성행위 장면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무런 창작적인 표현 없이 남녀의 실제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녹화하거나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면 그 창작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배포, 판매, 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는 등으로 해당 영상저작물의 저작권자가 그 배포권,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으나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저작권 등의 침해정지청구권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였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남녀의 성행위나 성기 노출 등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채권자들의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하더라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기획과정’에서 촬영 장소와 배우의 선정, ‘촬영과정’에서 영상에 고정될 수 있는 실연과 배경의 선택, 촬영 조명 미술 작업, ‘편집과정’에서 하나의 영상물로 완성하기 위하여 촬영된 필름의 삭제, 연결 작업 등을 거쳐 제작과정에 참여한 저작자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담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므로, 채권자들의 영상물은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0. 10. 23.선고 90다카8845판결에서 대법원이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저작물이라 함은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면 되고 윤리성 여하는 문제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그 내용 중에 부도덕하거나 위법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상 저작물로 보호된다”고 판시한 이후 하급심에서 음란물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라는 하급심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3. 선고 2011노2664 판결(확정) 등}이 있었고 학계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이후 대상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1도10872 판결이 소위 ‘야동’을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이후 일본의 야동 제작사가 한국의 파일 공유사이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15. 8. 29.선고 사건, 서울지방법원 2015. 10. 18. 선고 사건 등). 헌법재판소는 1998. 4. 30. 선고 95헌가16 결정에서 음란이란 인간의 존엄성 내지 인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표현으로서 오직 성적인 흥미에만 호소할 뿐인 매체로 어떠한 문학, 예술, 과학적이거나 정치적인 가치도 지니지 않는 것으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2009. 5. 28. 선고 2006헌바109 결정에서는 음란표현이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정을 변경하였다. 헌법재판소 역시 “음란” 표현이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나라 저작권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일본 저작권법 역시 특별히 저작물에 관한 정의 규정에서 도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일본 판결은 “사진저작물이 설사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저작권을 보호받는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일본 동경지재(日本 東京地裁) 1986. 6. 20. 1983}. 또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포르노소설도 작가의 감흥과 경험, 그리고 상상을 표현한 자유로운 창작 작업일 경우, 포르노소설도 예술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무첸바하 사건 BVerfGE 83, 130 (1990. 11. 27.)} 1979년 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사건에서, 미국 제5순회법원은, 음란물을 제작한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에 대한 구제를 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당해 영화에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저작물이라면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제한에 대한 규정을 고려할 때 저작권법에 음란물을 제외하는 규정이 없는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단순한 생략이 아니라는 이유로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한 것이다{Mitchell Brothers Film Group v. Cinema Adult Theater, 604 F.2d 852(5th Cir. 1979), cert. denied, 445 U.S. 917 (1980)}. 이후 2004년 Nova Products, Inc. v. Kisma Video, Inc사건에서도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2004 U.S. Dist. LEXIS 24171 (S.D.N.Y. Dec. 1, 2004).}. 음란물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음란물에 대한 규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다른 형사처벌규정 등에 따라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을 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고, 대상판결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영상물이 음란물에 해당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배포·판매·전시 등의 행위가 처벌되고 배포권과 판매권, 전시권 등 권리행사에 제한을 받을 수 있지만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이 유통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청구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음란물에 대한 지금까지의 법적 갈등의 핵심은 음란물이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우리 저작권법이 저작물의 요건으로 윤리성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저작물성의 판단에 ‘음란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음란물의 저작물성을 인정함으로 인하여 음란물이 더욱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이는 대상 판결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나 불법 유통으로 인한 수익을 환수하는 등 특별히 고안된 법률에 의해 제재 하여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저작물은 내용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저작권
저작물
음란물
2016-12-2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례해설 - "위약벌의 일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12. 선고 2016가합283 판결 - 1. 사건의 개요 - 원고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인데, 피고는 2010. 7.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중국 내 자회사에서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 1. 자진퇴사 하였음. - 피고는 2015. 3.부터 화장품 제조 판매업을 하는 A법인의 중국 청도 지사 영업부문 상무로 재직하면서 원고의 기존 판매대리상들과 거래를 하고 있음. -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 1. 1. 체결된 경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은 경업금지(제5조), 유인금지(제6조), 비밀유지(제7조)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손해배상에 관한 조항은 아래와 같음. 제13조(손해배상) 1. 피고는 본 계약을 위반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기타 관련 법률에 의한 어떠한 처벌 및 불이익을 감수하며, 본 계약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원고가 입은 일체의 민, 형사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2. 피고가 제5조 내지 제7조를 위반하는 경우 피고는 위 제1항과 별도로 피고가 지급받는(지급받았던) 연봉의 2배를 원고에게 위약벌로 배상한다. 2. 쌍방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하, '이 사건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을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 퇴사 이후 원고의 경쟁사업자인 회사에 취업하여 원고 재직 당시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위약벌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①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은 피고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② 설령,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위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원고의 이익에 비하여 피고에게 약정된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 위약벌 규정은 일부 무효에 해당하여 감액되어야 한다. 3. 법원의 판단 제1심 법원은 피고가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을 위반하였으므로 위약벌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에 대해서는,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 만으로는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 등으로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위약벌 규정이 과도하게 무거우므로 일부 무효에 해당하여 감액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경업금지 및 유인금지 약정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위약벌 규정 외에도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의무의 강제로 인하여 얻어지는 원고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겁다고 판단되므로, 위 위약벌 조항은 피고가 지급받은 연봉의 1.5배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유효하고 나머지 부분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가 위약벌로 청구하는 금액 중 3/5 정도를 인용하였다. 4. 이 판결의 의의 가. 위약벌과 손해배상액 예정의 구별 위약벌은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할 때 채권자가 손해배상과 별도로 몰수하기로 한 위약금"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는 위약벌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위약벌의 주된 기능은 채무자를 압박하여 그가 계약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도록 강제하는 데 있다. 한편,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채무자가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의 액을 채권관계의 당사자가 미리 계약으로 정하여 두는 것'으로 정의된다.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2다65973 판결은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한 요건 및 위약금의 법적 성질을 판단하는 방법>에 관하여,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ㆍ증명되어야 하며, 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약금과 관련하여 사용하고 있는 명칭이나 문구뿐만 아니라 계약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 체결의 경위와 내용, 위약금 약정을 하게 된 경위와 교섭과정,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위약금을 통해 이행을 담보하려는 의무의 성격,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에 위약금 이외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위약금액의 규모나 전체 채무액에 대한 위약금액의 비율,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관행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약금의 법적 성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결국 위약벌과 손해배상액 예정의 주요 구별 기준 내지 실질적인 차이는 "위약금 외에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있는지 여부"라 할 것인데,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1항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정하고 있고, 제2항은 이와 별도로 "위약벌" 배상에 대하여 정하고 있어, 제13조 제2항의 금원이 위약벌로 해석되는데 이견이 없고, 이 사건 제1심에서도 이 부분은 다투어지지 않았다. 나. 과도한 위약벌에 대한 통제수단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항),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그렇다면 위약벌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이 사건 제1심 판결은 위와 같이 위약벌의 일부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을 인용하고 있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은,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는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감액할 수 없으나, 의무의 강제로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 다만 위약벌 약정과 같은 사적 자치의 영역을 일반조항인 공서양속을 통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할 때에는 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매우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위약벌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민법 제103조를 적용하고 있는 기존의 대법원 입장을 따르고 있지만 처음으로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위약벌 약정을 무효로 판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위 대법원 판결의 판시내용에도 들어 있듯이 민법 제103조는 일반 규정이므로 일반 조항으로의 도피가 쉽게 일어나지 않도록 그 적용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민법 제103조를 위약벌의 통제수단으로 적용함에 있어, 민법 제103조는 법률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공서양속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한 전체기간이나 일부 이행여부와 같은 계약 이후의 사정을 반영하여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위약벌을 일부 무효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학계에서는 위약벌에 대해서도 민법 제398조 제2항의 직권감액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도 있으나, 법원은 위약벌에 대하여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3년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의 민법 개정시안 제398조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대해서만 규정하던 민법 제398조의 적용범위를 위약벌을 포함한 위약금 전반으로 넓히면서 제3항에서 부당히 과다한 위약금은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과도한 위약벌에 대하여 민법 제103조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무효라고 판단한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다14511 판결이래, 이 사건 제1심과 같이 공서양속 위반을 이유로 위약벌을 일부 무효라고 판단하는 하급심 판결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과도한 위약벌이 문제되는 개별 사안에서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라는 공서양속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보아야 하겠다.
위약벌
경업금지약정
공서양속위반
2016-11-07
기업법무
판례해설 -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위험부담과 이행불능의 문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개성공단에 입주한 A회사의 주식 100%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A회사를 인수하기로 한 원고가, 개성공단이 폐쇄되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서 기 지급한 주식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한 사안"에서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9. 9. 선고 2016가합522301 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에 따라 2007년경 설립된 A회사의 발행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5. 7. 1. 원고에게 보유 주식 전부를 3억 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은 ① 계약 당일 계약금 5,000만원 지급, ② 양도인이 계약 후 1개월 이내에 양수인에게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사업자 승인,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 의한 기업등록 명의변경 등 양수인이 개성에서 기업활동을 하기 위한 각종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면, 양수인은 즉시 통일부에 남북교류협력사업자 승인필요서류를 제출하고, ③ ②항이 완료된 후 2015. 8. 15.까지 중도금 2억 원 지급, ④ A회사에 대한 양수인의 통일부 남북교류협력사업자 승인,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 의한 기업등록 명의변경이 완료되고, A회사에 등록된 북한인력(24명) 인계인수날짜에 양수인은 잔금 5,000만원을 지급하는 순서로 규정되어 있다. 그 외에 "양수인이 남북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 승인불허 등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확정될 경우 이 매매계약은 무효로 하며, 양도인은 양수인이 지불한 매매대금을 양수인에게 즉시 반환한다"는 특약이 있다. 이 사건 계약은 순차적으로 이행되었고 원고는 피고에게 중도금까지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5. 12. 30. 통일부장관으로부터 협력사업 신고수리 통지를 받은 후 2016. 1. 13.부터 같은 달 20.경까지 4회에 걸쳐 통일부장관에게 개성지역 방문을 신청하였으나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부결되다가 2015. 1. 25.경 방문이 승인되었다. 원고는 2016. 2. 5. 개성을 방문하여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기업변경 등록신청을 하였다. 통일부는 2016. 2. 10. 북한 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응하여 2016. 2. 11. 북한이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하고 개성공단 내 남측 자산동결 및 인원추방 등의 조치를 단행하였다(그에 따라 원고의 기업변경 등록신청은 승인을 받지 못하였다). 1심 법원은 이 사건 특약의 성격을 위험부담에 관한 약정으로 파악하면서, 이 사건 특약에서 정한 무효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특약에서 정한 무효사유(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확정되는 경우)는 채무의 이행불능을 말하는데, 채무의 이행불능이란 단순히 절대적·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경험법칙 또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이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22850 판결 등). 남북한 당국 모두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내지 폐쇄조치를 취한 상황에서는 이 사건 계약상 사업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피고는 "피고의 채무는 모두 이행완료 되었고 그 후 기업등록 변경 등 절차는 원고가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는 것이므로, 기업등록 변경 등 절차가 완료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원고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래 위험부담이란 계약 체결 이후 이행 완료 전에 일방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양 당사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된 경우(후발적 불능) 그 위험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따라서 피고의 채무가 모두 이행완료 되었다면 비록 원고의 채무가 남아 있어서 계약관계가 종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험부담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피고에게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는 것 외에도 A회사 발행주식을 양도하고 A회사에 등록된 북한인력(24명)을 인계하여 주는 등의 의무를 부담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판단을 함에 있어서 A회사의 주권이 발행되었는지, A회사는 북한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이므로 북한 상법상 주식양도 규정이 어떠한지 등에 대한 내용은 판결문상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1심 법원처럼 피고의 의무가 모두 이행되지 않았다고 본다면 민법상 위험부담에 대한 규정(민법 제537조 채무자 위험부담주의)은 이 사건에도 적용되므로, 양 당사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피고의 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면 피고는 자신의 의무를 면하는 대신 원고에게 반대급부(매매대금지급)를 청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 법원은 이 사건 특약이 민법 제537조의 채무자 위험부담주의의 적용을 배제한 특약인 것처럼 판시하고 있다. 오히려 이 사건 계약상 피고의 의무(필요한 서류 교부 의무)는 이행완료 되었으나 이 사건 특약은 피고의 의무 이행 후에도 남북협력 사업자 승인이 될 때까지의 사업상 위험을 피고가 부담하기로 특약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개성공단
위험부담
주식양도
2016-10-2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례해설 - 개인이 개인으로부터 영업자금을 차입한 경우에도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되는가
대법원은 최근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개시하기 전에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를 하는 자는 영업으로 상행위를 할 의사를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 준비행위를 한 때 상인자격을 취득함과 아울러 개업준비행위는 영업을 위한 행위로서 그의 최초의 보조적 상행위가 된다. 이와 같은 개업준비행위는 점포구입·영업양수·상업사용인의 고용 등 그 준비행위의 성질로 보아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당해 준비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여기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그리고 영업자금 차입 행위는 행위 자체의 성질로 보아서는 영업의 목적인 상행위를 준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지만,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였고 상대방도 행위자의 설명 등에 의하여 그 행위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점을 인식하였던 경우에는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37552 판결). 사안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당구장을 운영하던 원고는 당구장 손님으로 온 주채무자를 알게 되었다. 주채무자는 당시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원고에게 노래방 주류단속이 심하여 스탠드바로 업종을 변경하려고 한다면서 시설자금을 신청하였으니 한 달 동안만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고 원고는 주채무자가 운영하던 노래방을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는 조건 및 피고의 연대보증 하에 돈을 빌려주었다. 그 후 주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자 원고는 주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승소판결이 2002. 12. 26. 확정되었다. 그 후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10년이 다가오자 원고는 주채무자 및 피고를 상대로 시효연장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에서 피고는 피고 명의로 작성된 차용증의 진정성립을 다투었으나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배척되었다. 2심에서 피고는 새로 상사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하였으나 2심은 주채무자가 원고로부터 차용한 돈이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라고 보기에 부족하다면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 자신이 제1심 법원에 '주채무자가 자신에게 노래방 운영이 어려워 스탠드바로 업종을 변경하려 하고 이를 위해 시설자금대출을 신청하였으니 한 달만 돈을 빌려달라고 하여 대여하였다. 그 후 개업식에도 참석하였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한 점, 피고가 2심에서 상사 소멸시효 항변을 하자 원고는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단기간에 합계 6,200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준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생활비라면 주채무자가 운영하던 노래방의 종업원으로 당시 24세에 불과했던 피고에게 연대보증을 요구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며 주채무자는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로 원고로부터 차용하였고 원고도 이런 사정을 인식하고 대여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2심 판결을 파기 하였다. 이상의 판례에서 보는 것처럼 개인이 개인으로부터 영업자금을 빌리는 경우에도 개업준비행위에 해당하면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문제는 개업준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인데 위 사안에서는 증언과 당사자의 주장을 기초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차용증에 자금 차입의 목적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문제해결책으로 판단된다. 차용증에 자금 차입의 목적이 신규 사업(물론 상행위에 해당해야 한다)을 위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면 대주나 차주 모두 상행위를 위한 것임을 알면서 자금을 차입한 것이 되므로 이에 대해서는 상사 소멸시효가 적용될 것이다. 한편, 위 사건과 관련해서는 주채무자에 대한 판결확정의 효력이 연대보증인에게 미치는지도 문제된다. 원래 시효의 중단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 간에만 효력이 있지만(민법 제169조), 예외적으로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보증인에 대하여 그 효력이 있다(민법 제440조). 그런데 민법 제165조는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주채무자에 대한 확정판결이 보증인에 미치는 효력과 관련하여 민법 제440조와 같은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도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주채무가 확정되어 그 소멸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되었다 할지라도 그 보증채무까지 당연히 단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되어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와 연대보증인 사이에 있어서 연대보증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은 여전히 종전의 소멸시효기간에 따른다"고 판시(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4다26287 판결)하고 있다.
채무
차용금
연대보증
2016-06-0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례해설 - 대법원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재심판결 후 6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230597 판결 - 1. 사건의 개요: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 가족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 가. 민청학련 사건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 명의로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유인물이 배포되자 정부가 학생과 지식인, 종교인 등을 주동자로 지목해 180명을 구속기소하고 8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건. 당시 이 철 전 코레일 사장 등은 불법 연행·체포 및 강제구금됐으며 수사관들로부터 밤샘 수사와 구타, 각종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고 결국 허위자백해 중형을 선고받음. 나. 소 제기까지의 경과 (1) 국가정보원 산하 과거사건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는 2005년 12월 "민청학련 사건은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라고 왜곡한 뒤 학생운동을 탄압했다"고 공식 발표함. (2) 이 전 사장 등 민청학련 피해자들은 재심을 통해 지난 2010년 10월과 2011년 8월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받음. (3) 피해자 가족들은 2013년 8월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8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1심, 항소심, 대법원 모두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함. 대법원은, 원고들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한 다음,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항변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함. 나. 함께 선고된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204522 판결 '아람회' 사건 피해자 정해숙씨와 가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여, "국가는 정씨의 동생 3명에게 8,229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함. * 아람회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릴 목적으로 반국가단체를 조직했다며 정씨 등을 처벌한 1980년대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 정씨는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음. 정씨는 2009년 5월 재심을 통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2011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함. 3. 이 판결의 의의 가.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소멸시효를 재심판결확정 후 6개월로 본 기존 대법원 입장의 재확인 판례해설 대상 판결인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230697 판결과 같은 날 선고된 2013다204522 판결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재심확정판결일로부터 6개월이라고 최초로 판단한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소멸시효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으나 뒤늦게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밝혀지고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다고 볼 것임. 따라서 그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채무자인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 다만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 이때 그 기간 내에 권리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다만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채권자로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 앞서, 그보다 간이한 절차라고 할 수 있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에 따른 형사보상을 먼저 청구할 수 있다. - 채권자가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 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기간은 권리행사의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객관적으로 소멸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 입법 미비로 인한 혼란과 그에 대한 입장정리 아직까지도 과거사와 관련한 배상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바, 피해자와 가족들은 1990년대부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왔다.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나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재정법 제96조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전에는 대법원 및 하급심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재심 무죄 확정일로부터 3년으로 보아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204522 판결의 1심과 항소심 역시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배상책임을 인정함). 대법원은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에서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민법 학계에서는 과거사 사건을, 일단 진행한 기간은 그대로 유효하고 다만 일정한 사유(전쟁, 천재지변 등)가 존재하는 때부터 일정기간(6개월) 내에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도록 하는 "시효정지"에 준하여 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시효중단"은 중단사유가 생기면 그 때까지 진행하였던 소멸시효 기간은 진행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되고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함),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심판결확정 후 최소한 3년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법리에 부합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이후 과거사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심판결확정일로부터 6개월인 것으로 정리되었고, 하급심 역시 그에 따라 국가의 손해배상책임 존부를 판단하고 있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 이후 6개월 소멸시효로 인해 배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사
국가배상
소멸시효
2016-05-3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채무자가 대항요건까지 갖춘 질권의 목적인 전세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사용하더라도 배임죄로 처벌 못 해
대상판례 :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5도5665 판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한다. 여기서 '타인의 사무'란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 담보권은 목적물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하여 그 중 교환가치만 지배하는 권리이다. 저당권이나 질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한다는 것은 의제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실에 있어서는 양자가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저당권 설정자는 여전히 저당물을 점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 교환가치를 해할 수도 있다. 이는 저당권의 본질적 가치를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민법 제362조에서는 저당권 설정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저당물의 가액이 현저히 감소된 때에는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자에 대하여 그 원상회복 또는 상당한 담보제공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위 조항상의 저당권 설정자의 의무나 지위를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로만 본다면 저당권의 담보력이 매우 취약해진다. 이에 판례는 저당권 설정자에게 공장저당권의 목적 기계를 담보 목적에 맞게 보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타에 임의매도하였다면 공장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67 판결). 채권담보를 위하여 물건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는 담보의 범위 안에서 그 물건을 관리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므로 이를 타에 처분한 때에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1989. 7. 25. 선고 89도350 판결, 1997. 6. 24. 선고 96도1218 판결도 같은 맥락의 판례들이다. 질권은 채권자가 채무자 또는 제3자로부터 받은 물건이나 재산권을 채무의 변제시까지 유치함으로써 채무의 변제를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동시에 변제가 없는 때에는 그 목적물로부터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는 권리이다. 우리 민법은 동산을 목적으로 한 동산질권과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권리질권에 대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다. 동산질권자는 목적 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반면, 권리질권의 목적인 재산권은 성질상 점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민법에서는 권리질권의 설정방법으로 그 권리의 양도방법에 따르도록 정하였다. 즉, 지명채권이라면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지 아니하면 제3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349조 제1항). 나아가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민법 제352조). 대상판례의 사안은 피고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에 권리질권을 설정하고 피해자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그 후 전세계약이 만료되자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소비한 경우이다. 권리질권 설정과 관련하여 제3채무자인 집주인은 질권 설정에 이의 없이 승낙한다는 내용의 질권설정승낙서를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권리질권 설정자로서 질권자인 피해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이 되는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하지 아니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전세계약 및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함으로써 전세보증금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채무자가 권리질권 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를 위하여 권리질권 보호 또는 관리에 협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고,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질권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한 때에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그 채무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질권설정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변제를 받았다고 하여 질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질권자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질권자로서는 제3채무자인 집주인으로부터 여전히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어 피고인의 전세보증금 수령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바가 없다고 본다면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해당 주택 시가의 60~70%에 이르기 때문에 제3채무자에게 달리 변제할 자력이 없다면 질권자로서는 여전히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보유한다 하더라도 그 실제 가치가 보증금의 액수에 미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질권자로서는 손해를 입었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큰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았는지 여부는 판결 이유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비록 지명채권양도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권리질권이 설정되었고, 대항요건까지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채권양도와는 달리 담보권인 권리질권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고, 이는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가 아니라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질권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피고인은 여전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배임죄로 기소된 관계로 피해자는 질권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는 질권자가 아니라 이중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할 처지에 놓인 제3채무자이다. 피고인이 제3채무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으면서 채3채무자를 기망하였는지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전세보증금
권리질권
배임죄
2016-05-27
민사소송·집행
판례해설 - 가압류채권자가 공정증서로 집행권원 취득했다면
대법원 2013마1412 판결에 관하여 법원판단 가.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은 제1호에서 '가압류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이하 '제1호 사유'라 한다)에 가압류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면서, 제3호에서 '가압류가 집행된 뒤에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이하 '제3호 사유'라 한다)에도 가압류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권자가 가압류결정이 있은 후 그 보전의사를 포기하였거나 상실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1호 사유인 '사정이 바뀐 때'에 해당하여 가압류를 취소할 수 있는데(대법원 1998. 5. 21. 선고 97다4763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제3호 사유는 채권자가 보전의사를 포기 또는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로 보아 이를 가압류취소 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의 취지는, 가압류는 권리관계가 최종적으로 실현될 때까지 긴급하고 잠정적으로 권리를 보전하는 조치에 불과하므로,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보전에만 머물러있지 말고 채권의 회수·만족이라는 절차까지 진행하여 법률관계를 신속히 마무리 짓도록 하고, 채권자가 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가압류로 인한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위와 같은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의 규정 내용과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제3호 사유를 반드시 본안의 소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이라는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경우로 한정할 이유가 없고, 이와 더불어 집행력이 있는 집행권원에 집행문을 부여받으면 가압류가 본압류로 이행될 수 있고, 또한 이를 가지고 가압류의 목적이 된 부동산이 매각되는 등의 절차에 따라 공탁된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배당금에 대하여 지급위탁을 받아 그 배당금을 출급할 수 있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소송과정에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조정이나 재판상 화해가 성립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집행증서와 같이 소송절차 밖에서 채무자의 협력을 얻어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가압류채권자가 채권의 실현 내지 회수의사를 가졌음이 명백하다면 가압류 집행 후 3년 내에 본안의 소를 따로 제기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제3호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 집행권원은 가압류의 본안에 관한 것이어야 하므로, 집행권원에 표시된 권리는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신청인은 이 사건 가압류의 집행 후 3년 내인 2011. 2. 23. 집행권원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공정증서를 취득하였고, 이 사건 공정증서에 표시된 권리인 공사대금 3억 4,968만 원의 채권은 이 사건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제3호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판례해설 이 사건에서 가압류 채권자는 가압류 등기 이후 소를 제기하였다가 상고심 계속 중 본안소송을 취하하면서 채무자에 대하여 공정증서를 받았다.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민사집행법 제288조 1항 3호의 '가압류가 집행된 뒤에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에서 위 '본안의 소'에 본안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취하한 이후 공정증서를 받은 경우를 포함하는지 여부로 귀결된다. 대법원에서는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의 규정 내용을 고려하여 보면 제3호 사유를 반드시 본안의 소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이라는 집행권원을 취득하는 경우로 한정할 필요가 없고, 집행권원을 받은 경우를 포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 의미하는 집행권원이라고 함은 "공정증서"를 받은 경우도 포함하기 때문에 3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법조문을 보면,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은 분명히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라고 규정되어 있고, 민사소송법 제267조에서는 소취하의 효과로서 "취하된 부분에 대하여는 소가 처음부터 계속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라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더 나아가 대법원에서는 위와 같은 법조문의 규정과 명확히 다른 해석을 도출하기 위하여 "3호"의 사유는 채권자가 보전의사를 포기 또는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경우로 보아 이를 가압류 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판시하였으나, 우리 입법자는 민사집행법 제288조의 각호 사유로서 다음 세 가지 즉 "1. 가압류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 "2.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 그리고 "3호"를 각기 별개로 규정하고 있어 대법원에서 언급하는 해석방법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 외에도 대법원의 해석에 관하여 법리적으로 납득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이에 대하여 조만간 평석을 통하여 지적하고자 한다.
가압류
공정증서
집행권원
2016-05-17
민사소송·집행
판례해설 -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있어서의 당사자적격의 흠결
이 사건 사안(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5다69372 판결)은,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기 하루 전에 채무자가 이미 별개의 소송을 통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였으나 이후 위 반소가 적법하게 취하된 경우에,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동일한 권리를 행사한 위 채권자대위소송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우리 민법 제404조(채권자대위권) 제1항은 '① 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채권자대위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우리 판례는, 채무자가 스스로 권리행사를 하고 있는 경우에까지 채무자의 재산관리의 자유를 부당하게 간섭케 하여 채권자에게 그 대위권의 행사를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채무자가 스스로 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을 것'을 그 요건으로 요구한다. 즉, 우리 대법원은 '채권자대위권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행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채권자가 대위권을 행사할 당시에 이미 채무자가 그 권리를 재판상 행사하였을 때는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65839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나26763 판결)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기 하루 전에 이미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송(반소)을 제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후 채무자가 위 반소를 취하하였고 제3채무자인 상대방도 이에 동의하였으며, 그렇다면 반소가 취하되면 처음부터 소송이 계속되지 아니하였던 것과 같은 상태에서 소송이 종료되어 위 반소의 소송계속이 소급적으로 소멸되는바(민사소송법 제270조, 제267조 제1항), (이제는 채무자가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채권자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와 관련하여 채권자에게 당사자적격이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대법원(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5다69372 판결)은, 채무자가 이미 반소를 제기한 후에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동일한 권리를 행사하며 제기한 이 사건 소는 당사자적격을 흠결하여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채권자대위권의 인정 취지가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는 점, 우리 대법원이 '채권자가 대위권을 행사할 당시 이미 채무자가 그 권리를 재판상 행사하였을 때에는 설사 패소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하여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으므로 채권자가 동일 소송물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면 그 소송은 각하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65839 판결).'고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에, 채무자가 반소를 제기한 후 설령 그 반소가 적법하게 취하되었다고 하더라도 반소 후에 제기된 채권자에 의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는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점을 판시한 이 대법원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의 방법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에 그 소송수행이 적절치 못한 때에는, 채권자는 자기의 이익보호를 위하여 참가의 방법(민사소송법 제71조 또는 제79조)에 의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채권자취소권(민법 제406조)에 의하여 권리보존을 꾀할 수 있음은 별개의 문제라 할 것이다.
채권자대위
당사자적격
2016-05-17
가사·상속
판례해설 -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미성년 자녀를 대리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무효
- 대상판결 : 대법원 2015다51920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 - 1. 사실관계 6남매를 상속인으로 둔 피상속인(甲)이 사망하였고, 그 후 상속인 중 장남(乙)이 사망하였다. 장남은 사망 당시 처(丙)와 세 자녀를 두었고, 세 자녀 중 1명(丁)은 미성년자였다. 장남이 사망할 당시 A, B, C 부동산이 장남 소유로 등기되어 있었다. 장남이 사망할 당시 상속인이 되는 처와 세 자녀 그리고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들은 장남이 사망하기 전에 B 부동산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임을 전제로 하여 A, B, C 부동산의 상속 등에 관한 합의(1차 합의, B부동산 중 1/8은 장남 처의 지분, 4/8는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를 하였다. 당시 장남의 처는 미성년 자녀(丁)의 친권자(법정대리인) 자격으로 미성년 자녀를 대리하여 1차 합의를 하였다. 장남이 사망한 후 장남의 처자식과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들은 1차 합의에 따른 지분별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이 B 부동산에 관한 농지자격취득증명을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B 부동산 중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4/8)을 장남의 처(丙) 명의로 등기를 하되, 장남의 처 명의로 등기될 5/8(1차 합의에 따른 장남 처의 지분 1/8 + 나머지 상속인들의 지분 4/8) 중 4/8 지분에 관하여 채무자 장남의 처(丙), 채권자 상속인 중 1명(戊), 채권최고액 20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기로 약정하였다(2차 합의). 그 후 2차 합의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이루어졌다. 장남의 처(丙)는 근저당권의 원인행위인 2차 합의가 무효라는 이유로 근저당권자(戊)를 상대로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합56813). 2.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서울고등법원 2014나39079)은 1차 합의의 법률적 성격에 관하여 ① B 부동산을 대상으로 'B 부동산에 관한 장남의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장남의 처자식'과 'B 부동산에 관한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 및 ② B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결과 장남의 처자식이 상속받기로 한 지분과 장남의 고유재산인 A, C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이 장차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되는 장남의 처자식 사이의 장남 사망 전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혼합된 것이라고 보았다. 원심은 공동상속인 중 일부의 동의가 없거나 그 의사표시에 대리권의 흠결이 있는 상속재산분할은 무효라고 하면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상속인 상호간의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는 민법 921조의 이해상반행위이기 때문에 장남의 처(丙)와 미성년 자녀(丁) 사이에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별대리인이 선임되어 미성년자를 대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않지 않았기 때문에 1차 합의는 무효라고 보았다. 또한, 원심은 민법 921조는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결과를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은 섣불리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면서 신의칙 위반이라는 피고(戊)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1차 합의는 ①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의 처자식들과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 및 ② 위와 같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상속재산 분할협의 결과 장남의 처자식이 상속받게 되는 지분과 장남의 고유재산인 A, C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이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되는 원고 등 사이의 장차 상속할 재산에 관한 분할협의가 혼합된 것인데, 미성년 자녀(丁)에 대한 특별대리인 선임 없이 친권자(丙)인 원고가 미성년 자녀(丁)의 법정대리인으로서 1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1차 합의는 민법 921조에 위반된 것으로서 그 전체가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민법 921조는 미성년자인 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이에 위반된 결과를 그대로 실현시키는 것은 섣불리 용인되어서는 아니 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원고(丙)가 미성년 자녀(丁)의 특별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1차 합의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을 두고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1차 합의의 성격 및 장남의 처자식의 지위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일부 부적절한 면이 있기는 하나, 미성년 자녀(丁)에 대한 특별대리인 선임 없이 친권자인 원고(丙)가 법정대리인으로서 1차 합의를 하였으므로 1차 합의는 그 전체가 무효라고 보고 신의칙 위반 등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피고(戊)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4. 해설 대법원은 '상속재산에 대하여 그 소유의 범위를 정하는 내용의 공동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그 행위의 객관적 성질상 상속인 상호간의 이해의 대립이 생길 우려가 없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921조 소정의 이해상반 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1차 상속이 개시되고 그 1차 상속인 중 1인이 다시 사망하여 2차 상속이 개시된 후 1차 상속의 상속인들과 2차 상속의 상속인들이 1차 상속의 상속재산에 관하여 분할협의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2차 상속인 중에 미성년자가 있다면 그에 대하여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 그 특별대리인이 미성년자를 대리하여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여야 하고, 만약 2차 상속의 공동상속인인 친권자가 그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한다면 이는 민법 921조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러한 대리행위에 의하여 성립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피대리자(본인)에 의한 추인이 없는 한 그 전체가 무효'라고 종전 판결을 확인하였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7다17482 판결 등 참조).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 1차 합의의 법적 성격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바로잡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즉, 1차 합의에 포함되는 상속재산분할 협의의 성격 중 "B 부동산을 대상으로 'B 부동산에 관한 장남의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한 장남의 처자식'과 'B 부동산에 관한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라고 본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B 부동산을 대상으로 장남의 처자식들과 장남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나머지 상속인 사이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라고 함으로써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상속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였다는 작위적인 구성 대신 '장남의 처자식이 장남의 생전에 장남을 사실상 대리하여 피상속인(甲)의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상속재산에 관한 분할협의를 한 것이고 장남이 사망한 후 장남의 상속인들은 2차 합의를 함으로써 자신들이 장남을 사실상 대리하여 한 1차 합의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추인하였다'는 것이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
상속
미성년자
분할협의
2016-03-15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례해설 - 상조회사양수했으면,기존회원해약금내줄책임도있어…승계배제약정은무효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다50200 판결 원고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인 A상조회사와 상조계약을 체결하고 60회에 걸쳐 대금을 완납한 다음 상조계약을 해지하였다. 그런데, A상조회사는 원고에 대한 해약환급금의 지급을 미루다가 B상조회사에 '전체 회원의 상품구좌, 전체회원 개인별 기납입 부금금액 내역, 전체회원에게 받은 부금예수금 및 내역' 등을 인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미 해지된 상조계약의 해약환급금은 A상조회사가 책임지기로 약정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B상조회사를 상대로 A상조회사의 영업을 양수하거나 계약을 이전받아 상조계약에 따른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여 해약환급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으나, 원심법원은 B상조회사가 A상조회사의 해약환금금 지급의무는 인수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하여는 영업을 등록하도록 하며, 자본금의 하한을 규정하고, 행정관청의 조사?감독 및 시정조치 등의 공법적 규제와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의 체결의무 등을 추가하고 있는데, 이는 재화 등을 공급하기 전에 대금을 선불로 받는 선불식 할부거래 영업의 특성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인 점, 사업양도에 따른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지위승계에 관한 규정의 취지도 공법상 지위의 승계를 인정하여 영업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측면보다는 사업양도의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여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를 일반채권자보다 좀 더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상조회사가 다른 상조회사로부터 사업의 전부를 양수한 경우에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에 따라 대금청구권과 재화 등의 공급의무, 해약환급금 지급의무 등 선불식 할부계약에 관한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고, 위 규정은 강행규정으로서 사업양도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위와 같은 승계를 배제하는 약정을 하였더라도 그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상조회사들은 회원이 미리 납부한 선수금을 토대로 사업을 운영하는데, 그 과정에서 재무건정성이 악화되어 부도, 폐업에 이르러 상조서비스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계약해제를 거절하거나 해약환급금 지급을 거부하고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등 여러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였다. 이에 2010. 3. 17. 법률 제10141호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상조회사와 같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에 대하여 앞서 대법원이 든 여러 공법상 규제를 도입함으로써 위와 같은 여러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대법원은 대상판결에서 바로 그와 같은 입법 목적 및 취지를 들어, 당사자 사이에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1항과 달리 지위 승계를 배제하는 약정을 하는 것은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한편, 2015. 7. 24.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어, 2016. 1. 25.부터는 사업의 전부 양도가 아닌 계약 이전의 경우에도 계약을 이전받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그 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게 되었다.
상조회사
할부거래
사업양도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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