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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골프장 캐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아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근로자로는 인정할 수 있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와 같은 취지의 판결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3일 서모씨 등 캐디 41명이 경기 용인시의 P컨트리클럽을 상대로 낸 부당징계 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 2011다7880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징계할 수 없다. 반면 노조법상의 근로자성만 인정되면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조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만 다툴 수 있다.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법상 근로자는 임금 등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로 규정돼 있어 특정한 사용자에 종속될 필요는 없다. 재판부는 "캐디의 경기보조업무는 원래 골프장이 이용객에게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용역 제공이 아니고, 이용객이 캐디에게 캐디 피를 직적 지급했다"며 "캐디의 노무제공 상대방은 골프장이 아닌 이용객이고, 캐디들이 골프장으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캐디들의 노조법상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서씨 등이 골프장 승인 없이 5회 이상 결장해 캐디 수칙에 따른 제명대상에 해당하고, 서씨 등이 노조 활동을 위해 신청한 결장 기간이 2개월 이상으로 장기간이어서 골프장이 결장을 허용하지 않고 무단결장으로 처리해 제명처분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부 캐디들의 장기간 출장유보처분은 캐디 수칙에 없는 제재처분으로 노조활동에 개입하려는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며 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씨 등은 2008년 9월께 경기 용인의 P골프장에서 이용자들의 경기를 보조하던 중 진행이 더디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고 이후 골프장 관계자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골프장 측은 캐디 한 명에게 '추후 처벌'을 전제로 출장 유보를 통보하자 전국여성노조 P골프장 분회 회원들은 출장 유보 해제를 요구하며 결근하는 등 항의했다. 골프장 측은 무단결장, 영업방해 등을 이유로 서씨 등 4명에게 제명 처분을, 나머지 37명에게 출장유보 처분을 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노조법상 근로자인지를 살펴본 뒤 각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서씨 등을 노조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캐디
골프장
근로기준법
경기보조
부당노동행위
제명
신소영 기자
2014-02-13
기업법무
민사일반
"쌍용차 정리해고 무효" 근로자 153명 1심 뒤집고 승소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당한 뒤 복직을 요구하며 회사와 법정싸움을 벌여온 근로자 153명이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7일 김모씨 등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 항소심(2012나1442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해고는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쌍용차가 정리해고를 할 당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구조적이고 계속적인 재무건전성과 효율성의 위기가 있었는지는 증거상 분명치가 않다"며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해고회피 노력이라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은 분명치가 않아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정리해고의 유효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쌍용차는 주력차종인 SUV 차량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이 없어지고 경유 가격이 올라가면서 자동차판매가 감소하는 등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인원삭감을 할만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쌍용차가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이를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130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고려하면 쌍용차에게 당시 유동성 위기를 완화할 수단이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쌍용차는 회계법인을 통해 자산가치를 평가받으면서 새로 나올 차종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과 구 차종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중 일부를 과소하게 계산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원삭감의 객관적 필요성이 있는 것처럼 재정상태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초 계획했던 인원삭감 규모보다 더 적은 수를 해고하고 무급휴직으로 변경할 수 있었는데도 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더 많이 노력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쌍용자동차는 2008년 발생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자 2009년 1월 9일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절차개시명령을 신청한 뒤 전체 근로자 7135명 중 37%인 2646명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가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들어갔지만, 쌍용자동차는 구조조정인원 중 희망퇴직으로 퇴사한 1666명을 제외한 나머지 980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회사와 노조는 극렬하게 대립하다가 2009년 8월 노사대타협을 하면서 정리해고자 980명 중 459명은 무급휴직으로 353명은 희망퇴직으로, 3명은 영업직으로 전환해 최종 정리해고 인원은 165명이 됐다. 이 중 153명은 "쌍용차가 회사의 손실을 과하게 계산해 정리해고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았던 서울남부지법은 "회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고를 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2010가합23204).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복직
근로기준법
무급휴직
인원삭감
홍세미 기자
2014-02-07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 "육아휴직·합법파업 기간, 연차수당 삭감"
연차수당에도 '무노동(無勞動) 무임금(無賃金)' 원칙을 적용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으로 근로자들은 육아휴직이나 파업 등 합법적인 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연차수당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이번 판결은 유급휴가 지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알리안츠생명보험 소속 근로자 624명이 "합법적인 파업을 하기 위해 근로를 제공하지 안한 것인데 연차수당을 삭감한 것은 부당하므로 미지급 임금 14억여원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 2011다462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실적으로 쟁의기간 등에는 근로 대가 지급의무 없어 나머지 일수 기준으로 출석률 산정 충족요건 판단해야 대법원, 파업기간 연차수당 청구한 근로자에 패소 판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는 1년간 8할 이상 출근했을 때 비로소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고, 여기서 근로자가 1년간 8할 이상 출근했는지 여부는 1년간 총 역일(曆日)에서 법령, 단체협약, 취업 규칙 등에 의해 근로의무가 없는 날로 정해진 날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 즉 연간 근로의무가 있는 일수(연간 소정근로일수)를 기준으로 그 중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날이 얼마인지를 비율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거나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한 육아휴직을 해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 쟁의행위 등은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보장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행사이고, 그 권리행사에 의해 근로자는 근로의무가 없어 근로자가 본래 연간 소정근로일수에 포함됐던 쟁의행위 등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근로자가 결근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관련 법령에서 그 기간 동안 근로자가 출근한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으므로 이를 두고 근로자가 출근한 것으로 의제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휴일 등을 제외하고 출근해야 하는 날이 200일인 근로자가 정당한 파업을 하거나 육아휴직을 100일간 썼다면, 100일의 80%를 출근하면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판부는 "연차유급휴가가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고,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이 없었던 쟁의행위 등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에 대한 대가를 부여할 의무가 없는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쟁의행위 등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기준으로 근로자의 출근율을 산정해 연차유급휴가 취득 요건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되, 그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본래 평상적인 근로관계에서 8할의 출근율을 충족할 경우 산출됐을 연차유급휴가일수에 대해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쟁의행위 등 기간이 차지하는 일수를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연간 소정근로일수'로 나눈 비율을 곱해 산출된 연차유급휴가일수를 근로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소정근로일'이 200일인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연차일수가 15일이라고 할 때, 합법적인 파업을 100일간 하고 나머지 100일 중 80일간만 정상적인 출근을 했다면, 연차휴가를 받을 수는 있지만 실제 받는 연차휴가일 수는 15일에 200분의 80을 곱한 6일이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파업이나 육아휴직 사용여부에 관계없이 연차수당을 지급한 회사들은 비채변제(채무가 없음을 변제자가 알면서 변제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어 근로자들을 상대로 돌려달라는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사측이 적극적으로 연차수당을 삭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기보다는 그동안 일관되게 판시했던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임금에 해당하는 연차수당에도 적용된다고 본 사례"라고 설명했다.
무노동무임금
육아휴직
합법파업
연차수당
쟁의기간
비채변제
좌영길 기자
2014-01-09
민사일반
법원,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비용 인가
법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서울-수서 KTX 자회사 설립등기 전 단계인 설립비용을 인가했다. 반면, 노조가 낸 코레일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아, 코레일의 수서발 자회사 설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진철 부장판사)는 27일 수서고속철도㈜ 발기인 대표인 코레일이 "초기 자본금으로 출자해야 할 50억원 중 15억원은 설립 준비과정에서 이미 사용한 비용 15억원으로 갈음할 수 있게 해달라"며 낸 발기설립 조사신청(2013비합55)을 받아들였다. 코레일은 설립비용 인가 후 법원에 설립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서류상 문제가 없으면 등기 심사는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설립등기가 나는 즉시 사업면허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혀 빠르면 올해 안에 사업면허가 발급될 수 있다. 반면 재판부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이사회결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2013카합1181)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회사 설립에 관한 이사회 결의만으로 당장 코레일 직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인사조치가 단행될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
KTX
KTX수서
설립등기
자회사
수서고속철도
신소영 기자
2013-12-27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상사일반
대기업이 신설회사 차려 근로자 내보내도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팀장 주완 변호사)이 회사 분할 시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첫 판결을 이끌어 냈다. 대법원은 "둘 이상의 사업 부문을 영위하던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더라도 근로관계는 신설회사에 승계된다"고 판결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회사가 특정 사업분야를 분할해 따로 회사를 신설한 경우 근로관계가 새로 설립한 회사로 승계되는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소송을 담당한 정상태 변호사는 "회사를 분할하면 근로자가 법인격이 다른 회사로 가게 되기는 하지만, 분할도 합병과 마찬가지로 포괄승계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는 법원이 영업양도의 이론을 따라왔고, 근로관계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근로관계를 해결하지 못해 회사분할을 중단했던 회사들은 대법원이 제시한 근로관계 승계 방식을 통해 회사분할을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인사업과 IT사업, 식품사업 등을 운영하던 H사에 근무하던 A씨는 2009년 회사분할 과정에서 신설된 B사로 전적됐다. A씨가 '아무런 협의 절차 없이 소속이 변경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적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에서 구제를 받았다. 그러자 H사는 중노위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2심은 회사 분할 시 근로자가 거부하면 이전의 근로관계가 승계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지난 12일 "H사가 회사분할에 대해 근로자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으므로, 회사분할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근로관계 승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는지와 상관없이 근로관계가 승계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2011두4282). 소송을 수행한 송현석 변호사는 "회사분할은 합병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포괄승계라는 법논리가 똑같이 적용돼야 하고 대법원이 상법에 충실하게 해석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원칙을 정해준 것이므로 회사분할이 해고 목적으로 악용됐다는 예외에 해당한다는 점은 근로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경효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사용자가 변경되는데도 근로자가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은 민사법의 일반원칙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비판적인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상법에 회사분할제도가 있음에도 해당 사업에 종사한 근로자들이 사용자 변경을 거부한다면 사실상 회사분할제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판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회사 분할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근로자가 이를 알게 된 때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반대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고 분할하는 회사에 남을 수 있다"는 단서를 뒀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을 회피하면서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지를 근로자가 입증하지 않으면 근로승계를 거부할 수 없게 돼 근로자에게 불리한 판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신설회사
근로승계
회사분할
합병
포괄승계
박지연 기자
2013-12-26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 "태업에도 무노동 무임금… 임금 삭감 정당"
근로자가 쟁의행위의 한 방법으로 작업을 일부러 게을리하는 태업(怠業)을 했다면 사용자가 생산량이 줄어든 비율을 감안해 임금을 삭감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강모(37)씨 등 금속노조 소속 근로자 57명이 ㈜경남제약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2011다399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사용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그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를 불완전하게 제공하는 형태의 쟁의행위인 태업도 근로제공이 일부 정지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여기에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경남제약이 강씨 등의 태업 기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삭감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이란 휴식을 취하더라도 통상적인 근로를 한 것처럼 임금이 지급되는 날을 말하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는 태업 중인 근로자는 태업기간에 상응하는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남제약은 2003년 9월 녹십자에 인수된 뒤 4년여 만인 2007년 7월 HS바이오팜에 재매각됐다. 경남제약은 이 과정에서 '기밀유지'를 이유로 기본협약에 대한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던 금속노조에 매각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회사 노조와도 협의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회사 측의 재매각에 항의하며 2007년 7월부터 같은해 9월까지 39일간 '고품질 운동'이라는 명목으로 작업을 지연하는 태업을 했고, 강씨의 임금을 태업시간을 반영해 370여만원을 삭감하는 등 근로자들의 급여를 삭감했다. 강씨 등은 "파업을 한 게 아니라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는데도 급여를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1·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쟁의행위
태업
무노동무임금
임금삭감
노조
경남제약
근로기준법
좌영길 기자
2013-12-09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복수노조 교섭대표 자율결정 기간의 기산점은
사업자가 복수의 노조에 개별교섭을 하겠다고 통지할 수 있는 기간의 기산점은 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송달된 날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회사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응낙청구소송 항소심(2013나1526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금호타이어는 단체교섭에 응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한 사업장에 복수의 노조가 있는 경우 노조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해 사업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는 노조가 교섭대표노조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기간인 14일 내에 사업자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치지 않기로 동의하면 각각의 노조와 개별교섭을 할 수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노조가 사업자의 교섭 공고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시정요청을 한 경우,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점이 시정요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날'인지 '송달된 날'인지 여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동위원회는 교섭요구 노조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당사자에게 서면으로 송달해야 하고, 노동위원회의 결정은 송달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의 기산점은 이의신청한 당사자가 결정 내용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날이어야 하고, 결정이 있은 날로 해석하면 이의신청을 한 당사자가 노동위원회의 결정 사실과 결정 내용을 알았는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교섭대표 자율결정기간이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1심은 "결정이 있은 날이 아닌 결정이 송달된 날로 보게 되면 당사자가 특수한 사정으로 노동위원회의 결정문을 송달받지 못하거나 고의로 송달받지 않는 경우에 단체교섭이 이뤄지는 시기가 부당하게 늦춰질 위험이 있다"며 결정이 있은 날을 기산점으로 판단했다.
복수노조
개별교섭
교섭대표
노동위원회
금호타이어
자율결정기간
신소영 기자
2013-11-22
국가배상
민사일반
행정사건
신원미상 사망자 지문 수작업 대조 뒤 전산 등록, 재검색 않아도…
경찰이 신원 미상 사망자의 지문이 전산에 등록된 후 재검색을 하지 않아 유족이 사망 사실을 늦게 알았어도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노동운동을 하던 박모씨는 1992년 위장취업한 회사의 동료들과 술자리 후 귀가하다 무궁화호 열차에 충돌해 숨졌다. 당시는 지문 전산화가 도입되기 전이어서 경찰은 박씨의 신원을 수작업으로 대조했지만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행려사망자로 처리했다. 지문자동검색시스템은 1990년 도입됐고, 박씨의 지문은 1995년에야 입력됐다. 10년 가까이 사망 사실을 몰랐던 유족들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요청해 2001년 지문을 재확인한 끝에 비로소 박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에 박씨의 유족은 전산조회의 지연 등 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는 유족에게 2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1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유족들에게 패소판결을 했다(2012나26987).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청 훈령은 지문자동검색시스템에 의해 지문을 대조해야 함을 규정한 것일 뿐, 수년 전에 발견되지 않았다고 알린 것까지 주기적으로 다시 지문을 대조하도록 규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신원미상
사망자
사망사실
지문
전산조회지연
신소영 기자
2013-11-19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골프장 캐디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골프장 캐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항소심 첫 판결이 나왔다. 골프장이 캐디의 소속을 노동조합에서 자치회로 넘겨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건 판결로 평가된다. 현재 대법원 판결은 캐디,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 근로계약에 따라 일하지 않고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 등을 보장받지는 못하지만,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는 인정돼 노조를 결성해 회사와 교섭할 수는 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최근 이모씨 등 9명이 경기도 용인 ㈜한원컨트리클럽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 항소심(2012나835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이씨 등에 대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이들을 복직시키는 날까지 매월 151만5000원~231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골프장은 캐디의 경기진행 보조업무 수행과 캐디피(봉사료), 출장 횟수, 제재처분 등을 지휘·감독하고 있다"며 "캐디의 경기보조업무는 골프장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로 볼 수 있으나 캐디들이 노무를 제공하는 주요한 대상은 골프장 이용객이라기보다는 골프장이고, 캐디들이 종속관계에서 골프장에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캐디는 고정된 급여나 휴업수당을 받지 않고 수익이 이용객의 증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인정되지만, 골프장이 경제적·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어서 그 결여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되고, 근로자성 인정에서 부수적 징표로 고려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씨 등은 9명은 2002년 한원컨트리클럽 캐디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가 회사와 맺은 단체협약은 캐디 정년을 만 55세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다 회사는 2004년 캐디 마스터와 조장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캐디 자치운영위원회에 캐디 선발을 위탁하는 내용의 업무수탁계약을 맺었다. 자치운영회는 자치규약에 정년을 만 42세로 정하고, '자치규약에 서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캐디들에게 서명하게 했다. 이씨 등은 자치규약에 따라 정년 만 42세가 됐다는 이유로 근무에서 배제되자 2009년 3월 소송을 냈다. 1심은 "캐디들은 이용객들로부터 골프장 이용료와는 구분된 캐디피라는 이름의 봉사료를 별도로 받고 있을 뿐 골프장으로부터는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고 있다"며 "캐디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법원 관계자는 "과거 1심에서 캐디를 근로자로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서 취소된 사례가 있었다. 학습지 교사 등 다른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조합
캐디
한원컨트리클럽
신소영 기자
2013-11-14
민사일반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께 피해 배상하라"
일제 강점기에 강제동원 됐던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한·일 양국 법원에서 힘겨운 소송을 벌인 지 14년만에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일제 시대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은 지난 7월 서울고법과 부산고법에서 승소한 적이 있으나, 근로정신대 할머니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것은 처음이다. 광주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는 1일 양금덕(82) 할머니 등 원고 5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2가합10852)에서 "미쓰비시는 피해 당사자인 양 할머니 등 4명에게 1억5천만원씩, 사망한 부인과 여동생을 대신해 소송을 낸 유족 김모(89)씨에게는 8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양 할머니 등은 노동 강도나 환경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기망에 의해 강제연행돼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을 했다"며 "미쓰비시의 강제연행과 강제노동행위는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 식민지배와 침략전쟁 수행에 적극 동참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 할머니 등이 일본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 패소판결을 받았지만 일본의 한반도 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이 전제된 판결이었다"며 "대한민국 헌법과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에 반하는 판결 이유가 담긴 일본 판결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 선고에 앞서 "대한민국이 해방된 지 68년이 지나고 원고들의 나이가 80세를 넘는 시점에서 뒤늦게 선고를 하게 돼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판결로 억울함을 씻고 고통에서 벗어나 여생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 할머니 등은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44년 5월 "근로정신대에 지원하면 상급학교에 진학시켜 주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일본 교장과 담임교사의 말에 속아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됐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는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변호사회관에서 "일제 전범 기업에게 강제동원된 일제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인정한 광주지법 판결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은 한·일간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피해자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번 판결에 승복하고 자발적인 배상에 나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어 "미쓰비시중공업뿐만 아니라 한·일 정부와 일본 강제동원 책임기업, 청구권 자금 수혜기업들이 함께 재단을 설립해 피해자들의 손해를 포괄적으로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일제전범기업
식민지배
이장호 기자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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