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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대법원 "국가·자동차회사, 대기오염 질환 책임없다"
서울시민들이 호흡기 질환은 대기오염 때문이라며 국가와 자동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4일 권모(64)씨 등 21명이 국가와 서울시, 현대차 등 7개 자동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낸 대기오염배출 금지청구소송 상고심(☞ 2011다743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천적,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특이성 질환은 특정 위험인자와 질환 간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험인자에 노출된 사실과 그 질환에 걸린 사실의 증명만으로 양자 사이의 개연성이 증명되지는 않는다"며 "위험인자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대조 역학조사에 따라 전자의 질환 발병률이 후자의 발병률을 상당히 초과한다는 점, 권씨가 위험인자에 노출된 시기와 노출 정도, 발병시기,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전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을 추가로 증명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지 인근 도로상의 오염 정도가 천식을 발생·악화시킬 정도라고는 보기 어려워 국가와 서울시의 관리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동자 제조회사에 대해서도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설령 서울시 대기오염의 원인이 자동차 배출가스라고 하더라도 서울시에 자동차가 집중되는 것을 회사들이 지배할 수 잇는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고의·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에서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녔던 권씨 등은 자동차 배출가스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권씨 등은 국가와 서울시에 대해서는 환경보전정책을 수립해 대기오염을 제거하고 피해의 발생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회사에 대해서는 서울시내의 도로를 대량으로 통행하면서 배출하는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해 대기오염을 발생시킬 것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방지 조치 없이 대량의 자동차를 제조·판매했다고 주장하며 "1인당 3000만원씩 지급하고, 서울에서 연간 일정 수치를 초과하는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등이 배출되지 않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의 농도변화와 천식 등 호흡기질환의 발병·악화 사이에 상관관계를 인정한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연구결과들이 개인별 노출 조사의 부재, 자료로 사용된 대기오염 자료, 병상자료들의 대표성의 문제 등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대기오염과 호흡기질환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대기환경 기준 관련 법령의 취지·목적·내용과 그 법령에 따라 국가 등이 부담하는 의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국가 등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대기수준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규정은 국민 일반의 건강을 보호해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국가와 서울시가 권씨 개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호흡기질환
대기오염
현대차
서울시
국가배상
인과관계
신소영 기자
2014-09-04
국가배상
행정사건
공무원의 경과실, 개인적 손배 책임 없다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경과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했다면, 공무원은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달 20일 서모(소송대리인 류경재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 상고심(2012다5447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 외에 공무원도 고의·중과실이 있으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며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했다면 그에 따라 피해자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해 국가는 채무를 면하게 된다"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한 공무원은 국가에 대해 자신이 변제한 금액에 관해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충남 서천의 한 의료재단 병원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던 2005년 10월 환자를 치료하다 숨지게 했다. 환자의 유족은 서씨와 의료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고, 법원은 "서씨는 3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판결했다. 서씨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유족들에게 판결금액을 지급하고 이어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냈다. 서씨는 "의료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없다"며 "공무원인 본인은 책임이 없고, 국가만 유족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데,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본인이 변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무원의 고의·중과실은 구상권을 행사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국가나 공무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때는 공무원의 과실만 입증하면 된다"며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낼 때와 공무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낼 때 구상권 행사의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1심은 "서씨에게 경과실이 인정될 뿐임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서씨가 판결에 따라 확정된 자신의 채무를 변제한 것이지 국가가 배상할 손해를 대신 변상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민법 제469조(제3자의 변제) 규정에 따라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라고 하더라도 채무의 성질상 허용되지 않거나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면서 "서씨의 의료과실은 경과실로 인정되고, 서씨가 유족에게 국가의 채무를 변제한 것이어서 국가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한다"며 국가는 3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무원
경과실
국가배상
손해배상책임
구상금
신소영 기자
2014-09-04
국가배상
행정사건
민통선 불법 경작하다 지뢰 폭발 사망해도 "국가 배상"
민간인이 통제선 이북 지역에서 국가 토지를 무단으로 경작하다가 지뢰 폭발 사고로 숨졌다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 부장판사)는 최근 유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89834)에서 "국가는 유씨의 유족에게 46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가 일어난 지역이 민통선 북방지역이어서 미확인 지뢰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사고 장소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대로 호우 등으로 지뢰가 유실되어 올 가능성도 높다"며 "사고 장소를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민통선 북방지역을 출입하는 영농출입자 등 민간인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지뢰의 위험성을 알리고 지뢰 지대에는 출입하지 말 것을 주지시키는 등 안전교육을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유씨도 지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국가 토지를 불법 경작하다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국가의 책임을 25%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2009년부터 경기도 연천군의 민통선 이북지역에 있는 땅에 농사를 짓다가 국가 소유의 토지까지 경작지 경계를 넓혀갔다. 이 때문에 유씨는 군부대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해 4월 국가 소유의 토지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다가 지뢰가 폭발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지뢰폭발
민통선
불법경작
국가배상
사망
홍세미 기자
2014-08-27
국가배상
선거·정치
행정사건
'억울한 옥살이' 김한길 前대표 부친에 국가배상
김한길(61)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부친인 故 김철 전 통일사회당 당수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국가가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김유랑 판사는 최근 김 전 대표 등 유가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단5126151)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3280여만원씩 총 9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김 전 당수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고 574일간 구금됐다가 풀려났다"며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9호 위반죄로 구금한 것은 불법행위이고, 국가는 이로 인해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당수는 1975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같은 당 박모 중앙상임위원회 의장의 공소장 사본을 언론사에 배포했다가 긴급조치 9호와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76년 6월 징역 2년과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유족들은 지난해 3∼4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잇따라 긴급조치 9호가 위헌·무효라고 판결하자 1994년 숨진 김 전 당수를 대신해 서울고법에 재심을 신청했고, 김 전 당수는 지난해 9월 3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한길
김철
통일사회당당수
옥살이
국가배상
긴급조치9호
반공법
위헌
홍세미 기자
2014-08-25
국가배상
행정사건
"우면산 산사태 피해 서초구가 배상" 첫 판결
지난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를 미리 방지하지 못한 서초구는 피해 주민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장준현 부장판사)는 13일 우면산 인근 아파트 주민 황모씨 가족이 "산사태로 피해를 봤다"며 "이사 비용, 수리비용 등 1억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와 서울시,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90946)에서 "서초구는 황씨 가족 3명에게 위자료로 각각 200만원씩 모두 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국가와 서울시에 대해서는 면책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기 전날 이미 담당공무원이 산사태 관리시스템상 위험경보를 알고 있었고, 사고 발생 당일 새벽부터 20~3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서초구가 오전에 미리 주민들에게 대피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산사태 경보 발령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생명과 신체에 현실적 위험을 겪은 데 대한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산사태 주의보·경보를 발령했어도 산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면서 "재산상 손해가 아닌 정신적 손해만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와 국가가 산사태 예방을 위한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발견하기 어려워 서울시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은 우면산터널과 서초터널의 설치로 우면산 지반이 약화된 상태여서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공사는 산사태 지역과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며 "문제의 공사가 산사태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씨 가족은 2011년 7월 우면산 사태 때 토사와 빗물이 집안 전체를 휩쓸고 지나가 창문이 파손되고 바닥과 벽지, 가재도구가 침수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18명의 사상자를 낸 우면산 사태 이후 피해자들이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지난달 기준으로 모두 9건이다. 이번 사건은 우면산 산사태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판결이 선고된 것이어서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면산산사태
서초구
배상책임
산사태경보발령
주의의무
홍세미 기자
2014-08-13
국가배상
행정사건
지자체, 섣부른 상고 포기로 세금만 낭비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학생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강원도와 정선군이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나 정선군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는 이례적인 경우가 발생했다. 강원도는 2심에서 패소하자 상고를 제기해 승소한 반면, 정선군은 상고를 포기해 패소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 법무담당관을 둬 이 같은 세금 낭비 사례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교회 수련회를 간 A군(당시 15세)은 강원 정선군 여량면 흥터유원지 옆 하천의 황새바위 부근에서 다이빙을 하던 중 익사했다. 강원도는 이 하천의 유지·보수 업무를 정선군에 위임해 관리해왔다. A군의 유족들은 "지자체가 수심이 깊은 황새바위 부근에 부표나 경고표지판 설치 등 안전조치와 관리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강원도와 정선군을 상대로 2억2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강원도와 정선군은 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지점은 수심이 깊어 물놀이를 하다 익사할 위험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더 높은 주의를 기울여 방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지자체 과실을 인정하고 "강원도와 정선군은 연대하여 77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강원도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정선군은 상고를 포기해 패소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다면 하천의 설치·관리상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 민사14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최근 이모씨 등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2014나200344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자체는 흥터유원지 입구와 하천 접근길에 수영금지 경고표지판과 현수막을 설치함으로써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통상 갖춰야 할 시설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며 "하천을 가로질러 건너가서 사고지점인 도로 가장자리 난간 밖에 있는 바위에서 다이빙을 할 것까지 예상해 관리인을 두고 사고 지점 부근에서의 물놀이를 금지하거나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는 위험표지 또는 부표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방호조치를 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고를 포기한 정선군만 77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정선군 관계자는 "기존에 1억원 한도의 손해배상보험에 가입을 해뒀기 때문에 항소심에서 패소한 금액을 보험으로 변제가 가능했다"며 "상고해 대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지자체에 불리한 판례를 만들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내부 논의 끝에 상고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익사사고
손해배상책임
강원도
정선군
방호조치의무
하천의설치관리상하자
상고포기
장혜진 기자
2014-08-07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통상임금 판결 경향] 기업 '신의칙 항변'에 엄격 잣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이후에도 노사는 판결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특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신의칙 항변' 때문이다. 기껏해야 수십만원에 불과한 수당과 달리 정기상여금은 기본급의 수배나 수십배까지 지급돼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기업의 추가 부담이 너무 커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때에는 근로자 측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의 경향을 보면 법원은 기업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기업과 이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노사 합의 존재해야= 대법원 전합 판결에 따르면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 간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재판부들은 통상임금 재판에서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하는지부터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서서울영업소 고속도로통행료 징수업무를 하도급 받은 서서울기업의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2039)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기본급, 상여금 등을 미리 정해 이를 포함한 전체 도급금액을 서서울기업에 지급하면, 서서울기업은 도급금액에서 미리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 가운데 몇 %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노사 합의를 하고 합의된 금액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며 "서서울기업이 근로자들과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에 비춰보면 근로자 측은 이같은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면 기업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대기업, 공기업·공공기관 '불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법원 전합 판결은 신의칙 판단 기준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회사가 부담하게 될 추가 법정수당액 △전년도 대비 실질임금인상률 및 과거 수년간의 평균 임금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급심이 이 기준 적용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금이나 매출액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신의칙 항변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재정적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하급심의 경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33469)에서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5월 채권단에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2009년, 201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본금이 8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고 2010년, 2011년,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매년 상승 추세"라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회사 측은 매년 93억여원의 인건비만 추가 지출하면 된다. 이는 회사가 매년 지출하고 있는 인건비인 6817억원의 약 1.3%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도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100222)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으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이며 각종 법규에 대한 해석·적용의 책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신의칙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순손실 등 경영상 어려움만으로는 입증 부족 매출액 크고 예산지원 받는 대기업 공기업 더 불리 법원 '신의칙' 인정에 엄격… 기업 대리한 로펌도 고민 ◇'구체적·객관적 경영상 어려움' 입증해야=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 대전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시외버스 회사인 경북코치서비스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1나82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업 외 수익인 국가보조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이 2007년도 4억7900여만원, 2008년도 7억8300여만원, 2009년도 13억6200여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2006~2009년까지 매년 약 17억원에서 23억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 측이 실질적인 회사 재무상태를 입증해 신의칙 항변을 관철한 것이다. ◇"장기 위험요소, 국외 시장 경쟁력 등 입체적 주장도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상의 위험 요소나 해당 업종의 경기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발굴해 소송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정상태(38·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소송에 임하는 기업들은 신의칙 항변이 쉽게 인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수정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 통상임금팀의 김동욱(43·36기) 변호사는 "신의칙 항변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특히 손익계산서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의 실제 재무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해 소송과정에서 현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과거의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당시 또는 현재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냐를 신의칙 위반의 기본적인 분석틀로 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의 비율과 인건비 구성, 인력운영방식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이정한(51·17기) 변호사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 동종업계의 일반적인 임금인상률은 물론 해외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의 경쟁기업 대비 인건비 수준 등도 신의칙 항변의 주요 요소로 주장해야 한다"며 "당기순이익이 났더라도 필수적 투자 비용 등 순수익의 적절한 배분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신소영 기자>
통상임금
전원합의체판결
정기상여금
신의칙항변
노사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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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지방고용노동청
경북코치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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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지표
신소영 기자
2014-08-07
국가배상
군사·병역
행정사건
6.25전쟁 때 미군 폭격, 주민 사망 국가배상 책임 없어
6·25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피해자의 유족에게 국가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안승호 부장판사)는 최근 신모씨 등 6·25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포항시 흥해읍 칠포리 주민의 유족 8명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를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를 어겼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2919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해서 전시 상황에서 국민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도록 모든 위험을 방지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미군이 당시 칠포리 일대를 폭격할 것을 국가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는 등 구체적인 의무 불이행에 대한 증거가 없어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전쟁 당시의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 내에서 국가가 전쟁의 성공적인 수행과 국민의 안전 보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며 "국가가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해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려면 국가가 취한 조치가 기본권을 보호하기에 매우 부적합하거나 불충분하다고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6·25 당시 미군 폭격으로 칠포리 주민 3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 가구가 전소됐다. 지난 2010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칠포리 사건에 대해 희생자 결정을 했다.
6.25전쟁
미군폭격
민간인피해자
국가배상
칠포리사건
홍세미 기자
2014-08-04
국가배상
행정사건
대법 "과거사위 보고서 모순없고 구체적이면 유력증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면 당시 상황을 증언한 참고인들 간에 진술이 일부 엇갈리더라도 보고서를 토대로 국가배상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10일 1950년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연루돼 숨진 박모씨의 유족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14다20442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과거사위의 조사보고서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며 "조사보고서 내용에 모순이 있거나 유족이나 참고인 진술에 구체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증거조사를 통해 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박씨의 사망 경위에 대한 박씨 동생의 진술이 상당 부분 들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구체적이고 과거사위의 충북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조사보고서와도 일치한다"며 "박씨 동생과 같은 동네에 살았던 참고인의 진술이 일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박씨 동생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씨의 유족들은 충북지역 국민보도연맹원이었던 박씨가 1950년 7월 소집통보를 받고 경찰서에 자진출두했다가 사흘 뒤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고 주장하며 1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박씨는 2009년 11월 과거사위로부터 보도연맹 희생자 결정을 받기도 했다. 1·2심은 "박씨 동생이 말하는 박씨의 사망 경위는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었다는 것으로 모두 전문진술이고, 사망 경위나 시신 수습 여부에 대해 같은 동네 살았던 다른 참고인과 진술 내용이 달라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보고서
국가배상
국민보도연맹
진술신빙성
신소영 기자
2014-07-18
국가배상
행정사건
"'BBK' 김경준 접견제한은 불법… 1500만원 배상"
'BBK의혹'의 장본인으로 수감 중인 김경준(48) 전 BBK 투자자문 대표가 교도소의 지나친 감시를 이유로 국가로부터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주진암 판사는 지난 16일 김씨가 "교도소가 접견을 제한하고 편지를 검열하는 등 지나치게 감시하고 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단81758)에서 "국가는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3가단81758). 주 판사는 판결문에서 "현행법은 원칙적으로 수감자의 자유로운 접견을 허용하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이를 제한토록 정하고 있다"며 "교도소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의적으로 김씨의 접견을 제한하고 서신검열을 한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주 판사는 "교도소는 김씨가 야당 정치인을 접견하거나 주한 미국대사관 부영사를 접견하는 등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우려가 있고 서신 등을 통해 교도소 운영실태에 관해 허위사실을 유포할 가능성이 있는 공안관련 사범이기 때문에 접견을 제한하고 서신을 검열했다고 주장하지만, 공안사범이라고 해서 당연히 서신을 검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접견제한조치를 취하게 된 이유도 분명치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 판사는 '교도소가 김씨를 불법으로 독방에 가두고 접견 기록물을 불법적으로 법원에 제출했다'는 주장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주가를 조작하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횡령,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의 형을 확정받은 뒤 2009년 7월부터 2년간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지냈다. 김씨는 남부교도소가 자신의 접견을 제한하고 서신을 검열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지난해 3월 소송을 냈다. 김씨는 현재 천안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BBK
김경준
국가배상
접견제한
서신검열
공안사범
홍세미 기자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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