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자전거, 일방통해 도로서 역주행하다 불법주차 차량에 꽝'
새벽에 도로를 역주행하던 자전거 운전자가 불법주차된 승용차에 부딪혀 다쳤다면, 불법주차가 사고발생에 기여했으므로 차주 측에도 손해의 1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4단독 박지원 판사는 자전거 운전하다 불법주차된 승용차를 들이받고 부상을 당한 A씨가 불법주차한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한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109585)에서 "동부화재는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81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A씨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주인이 주차금지 구역을 침범해 주차한 과실이 있고 이 과실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으므로 차량의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A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차량이 주차금지선을 약간 침범했을 뿐이고, 주차된 곳이 가로등 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A씨의 과실을 90%로 봐야 한다"며 "A씨가 지출한 치료비와 자전거 수리비 등의 10%인 47만여원에 위자료 30만원을 더한 77만원을 배상금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또 박 판사는 "A씨가 보험사에 차량수리비로 이미 지급한 42만원 중 10%인 42000원을 동부화재가 반환하라"고 덧붙였다. A씨는 2014년 5월 새벽 1시경 자전거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해 달리다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금지선을 넘어 주차돼 있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A씨는 이 사고로 코뼈가 부러졌고 자전거는 수리비가 300만원이 넘게 나올 만큼 크게 파손됐다. A씨는 치료비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고 차주인에게도 42만원의 수리비를 지급하고 차량이 보험에 가입한 동부화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자전거
일방통행
역주행
불법주차
주차금지
전방주시
동부화재
수리비
이세현
2015-10-20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대법원 "보험사 정신질환 면책약관 유효" 판결 파장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한 사고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정신질환 면책약관'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최근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전국 법원에는 자살과 관련된 보험금 관련 소송이 100여건이 넘게 계류중이다. 특히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가 생명보험의 '재해특약'에 계약 책임개시일 2년 경과 후 가입자가 자살했을 때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이 있더라도 자살은 재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가 이 재해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2015나14876)을 내놓으면서 자살과 관련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법원의 판결 흐름이 소비자 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정신질환 면책약관도 유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한 김모씨의 어머니 채모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정신질환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고 정한 보험약관은 부당하다"며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2015다21754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가입한 보험의 일반상해사망·후유장해보장 특별약관은 피보험자의 정신질환 등을 원인으로 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며 "김씨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약관상 면책사유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의무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질환을 자살과 별도의 면책사유로 둔 취지는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으로 인식능력이나 판단능력이 약화되어 상해의 위험이 현저히 증대된 경우 그로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험 보호의 대상으로부터 배제하려는데 있다"며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을 자살과 별도의 독립된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이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공정성을 잃은 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살자 대부분 우울증 등 정신질환 앓고 있는 경우 많아 전국법원에 자살관련 보험금 청구 소송 100건 넘게 계류 법원의 판결흐름 소비자측에 불리하게 될지 관심 집중 김씨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2013년 10월 16일 술과 함께 약물을 과다 복용해 사망했다. 김씨가 가입한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무배당알파플러스 보장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자살과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면책조항이 있었다. 앞서 1,2심은 김씨가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까지 면책조항을 마련해 둔 약관은 무효라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무효에서 유효로 바뀐 '정신질환 면책약관'= 문제의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보험사들이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보험가입자의 보험금 청구를 막기 위해 만든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대법원이 지난 2006년 3월 "정신질환을 앓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로 봐야 한다"며 보험금 청구권을 인정(2005다49713)한 뒤로 법원이 자살한 사람에게도 보험금을 주라고 판결한 사례가 줄을 잇자 보험사들이 이에 대한 대책으로 마련한 약관이다. 대부분의 자살자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로서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정신질환 면책약관을 신설해 자살과 별개로 정신질환으로 발생한 사고에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법원이 "불공정한 약관"이라며 "무효"로 판단하면서 보험사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1,2심도 같은 취지로 정신질환 면책약관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울산지법도 지난해 9월 현대해상화재보험사가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3가합8614)에서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정신질환에 의한 손해의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무조건 면책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에서 자살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심신상실 및 정신질환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면책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정신질환 면책약관을 유효로 판단하며 보험업계는 반전을 맞게 됐다. ◇보험사에 유리해지나=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2010년 보험업계가 표준약관을 만들면서 지금은 사라졌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는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법원에 계류중인 수많은 자살 관련 보험금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보험사의 한 사내변호사는 "그동안 법원 판결은 소비자 보호에만 중점을 둬 보험사보다는 가입자에 유리한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자살에 대한 모럴해저드(moral hazard·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심해졌다는 비판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자살 사건은 우울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회적 인식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전국에서 진행중인 자살보험금 관련 소송은 100여건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험사에 유리한 판결이 잇따르면서 우울증과 정신질환의 경계를 정하는 실무적인 부분에서도 보험사에 유리한 판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
면책약관
자살
자살보험금
우울증
보험금지급의무
모럴해저드
보험사
홍세미 기자
2015-10-19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장·저축 혼합형 보험이지만 저축성비율 매우 크다면
채무자가 가입한 보험이 보장성과 저축성의 혼합형인 경우, 보장성 부분이 전체 보험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다면 이 보험의 해약환급금은 채권압류 대상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보장성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해약환급금 전체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는 것은 채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취지다. 전주지법 민사5부(재판장 정재규 수석부장판사)는 채권자인 A씨가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채무자 B씨의 보험사인 한화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추심금(2014나9970)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험사는 B씨의 보험이 보장성 보험이라고 주장하지만, B씨의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이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B씨의 보험은 보험료 중 일부를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적립금을 일정기간내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그 기간이 지난 후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인데, 이는 보험료를 적립해 목돈이나 노후생활자금을 지급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저축성 보험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의 월 보험료 101만원 중 저축보험료는 80여만원이고 보장보험료는 740원에 불과할 정도로 보장성 부분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도, 보험의 해약환급금 전체에 대한 압류와 추심을 금지하는 것은 채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밝혔다. A씨는 2013년 7월 B씨에게 부당이득금반환 소송을 내 "B씨는 A씨에게 51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씨는 한화생명에 보험 6개를 가입하고 있었고 A씨는 보험사에 B씨의 보험 해약환급금 2400만원을 달라고 했다.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의 해약환급금으로 460만원을 지급했으나, "1개 보험은 보장성 보험 성격이 강하다"며 환급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해약환급금
보장보험
혼합형보험
저축보험
채권압류
추심금
한화생명
부당이득금반환
이세현
2015-10-16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3조원대 대출사기' 모뉴엘 박홍석 대표 1심서 징역2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동아 부장판사)는 16일 가전제품 수출입 대금을 부풀려 3조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모뉴엘 대표 박홍석(53)씨에게 징역 23년에 추징금 361억원을 선고했다(2014고합1348). 함께 기소된 모뉴엘 임원 신모(49)씨는 징역 7년에 벌금 6000만원을, 강모씨는 징역 6년에 벌금 6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위수출 계약서를 작성해 거래가 없었던 컴퓨터를 수출한 것처럼 꾸며 보증을 받고 막대한 금액을 대출받았다"며 "대표적 금융기관 10곳이 피해를 입었고 상환하지 못한 금액이 54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뉴엘을 위해 수출보증을 제공한 무역보험공사에 상당한 피해를 초래했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들고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 피고인들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홈시어터(HT) PC의 가격을 부풀려 허위 수출하고 수출대금 채권을 판매하는 등 수법으로 시중은행 10곳에서 3조4000억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모뉴엘
대출사기
박홍석
허위수출
수출보증
무역보험공사
홈시어터
수출채권
안대용 기자
2015-10-1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재해 특약에 자살 문구 있어도 보험금 못 받는다"
생명보험의 '재해특약'에 계약 책임개시일 2년 경과 후 가입자가 자살했을 때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이 있더라도 보험사가 이 재해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자살은 재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이 특약은 '오기(誤記, 잘못된 표시)'라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자살한 박모씨의 부모가 ㈜교보생명보험을 상대로 "재해특약 보험금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보험금청구소송의 항소심(2015나14876)에서 7일 1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가입한 보험의 재해특약은 '계약의 책임개시일 2년 경과된 후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면책제한조항을 두고 있는데, 이는 교보생명이 재해특약의 약관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구 생명보험 표준약관을 부주의하게 그대로 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평균적 고객의 입장에서 스스로 재해특약의 본래 취지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데도 이를 재해가 아닌 자살에까지 확장해 해석하는 것은 보험계약자에게 당초 기대하지 않은 이익을 주면서 보험사에 무리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재해특약에 규정된 면책제한조항은 재해특약의 취지, 약관 제정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2년 2월 충북 옥천의 철도 레일에 누운 상태로 열차에 치어 숨졌다. 수사기관은 신병을 비관한 자살로 판단하고 박씨 사망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박씨의 부모는 박씨가 2004년 들었던 보험을 바탕으로 교보생명보험에 사망보험금 1억2000여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교보생명보험은 주계약에 따른 7000만원만 지급하고 재해특약에 따른 5000만원은 "고의 자살은 재해가 아니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박씨의 부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해당 약관은 고의 자살이더라도 예외적으로 계약 2년이 지난 후 자살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라며 교보생명보험이 박씨의 부모에게 50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생명보험
보험금
재해특약
자살
오기
면책
교보생명
안대용 기자
2015-10-13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판결][단독] 지급보증 해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 안 된다
은행 지점장이 특정 업체에 비정상적인 지급보증을 해줬다는 이유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급보증서가 실제 사용되지 않아 은행이 져야 할 채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이상 '재산상 손해 발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판결은 지난달 10일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재현(55) CJ그룹 회장 사건(2014도12619)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배임죄 성립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흐름이 대법원 판결의 주류적인 경향으로 자리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손해 현실화 되지 않았다면 배임 무죄"=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A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실적을 높이고 거래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10억원의 물품대금 지급보증서를 발급해 B사에 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박모(57)씨에 대한 상고심(2015도6745)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지급보증서를 정상적으로 발급하지 않았지만 문제의 지급보증서가 거래에는 실제로 사용되지 않아 A은행이 실질적으로 부담할 금액이 없다"며 "지급보증의 대상인 지급채무 자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이상 단지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준 것만으로 A은행에 1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생겼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박씨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은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위험이 있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A은행 지점장이던 박씨는 2011년 10월 자신 명의로 10억원의 물품대금 지급보증서를 작성해 B사에 건넸다. 지급보증서 발급에는 B사의 신용도 조사와 은행 본점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박씨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박씨는 그 대가로 B사로부터 뒷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B사의 거래처에서 이 지급보증서가 정상적으로 발급되 않은 사실을 알게돼 B사는 지급보증서를 사용하지는 못했다. 박씨는 A은행에 대한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박씨의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사문서위조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해 박씨의 형량을 징역 4년으로 높였다. ◇배임죄를 침해범 수준으로 엄격하게 해석= 이번 판결은 배임죄와 관련해 손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침해범(侵害犯)' 수준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위험이 존재해야만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고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이재현 회장 사건에서 대법원이 판시한 내용과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인의 배임 관련 하급심 판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당시 이 회장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계열사인 CJ 일본법인(CJ Japan)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워 회상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주채무자인 팬 재팬(Pan Janpan, 이 회장이 부동산 매일을 위해 세운 페이퍼 컴퍼니)의 변제능력을 감안할 때 실제로 CJ Japan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연대보증을 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손해발생액 등 배임액의 규모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의 배임 혐의를 판단할 때는 손해발생 여부는 물론 배임액 산정에도 한결 엄격하고 신중해야 할뿐만 아니라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죄형균형의 원칙'과 형벌은 책임에 비례해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계열사 등에게 연대보증을 서게 하거나, 특정기업을 위해 지급보증을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보증액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손해가 발생했다면 구체적으로 얼마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거나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정치하게 판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배임죄는 '구체적 위험범'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와 통설임에도 그동안 일부 하급심에서는 현실적인 위험을 야기하지 않고 일반적인 위험성만 인정되면 유죄로 판단해 배임죄를 마치 '추상적 위험범'처럼 방만하게 운용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은 판사들은 물론 별다른 고민없이 기업인들에게 배임죄를 적용해 기소하는 검찰에도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앞서 2011년 동산 이중매매(2008도10479)와 2014년 대물변제예약(2014도3363) 사건에서도 기존의 판례를 변경해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놓는 등 최근 배임죄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배임
지급보증
은행지점장
구체적위험
개연성
연대보증
침해범
홍세미 기자
2015-10-0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보험사기 입증 책임은 보험회사에"
보험 계약자가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한 뒤 수억원의 보험금을 타냈더라도 보험사가 보험사기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험사기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민사3부(재판장 송인혁 부장판사)는 신협중앙회가 김모씨를 상대로 낸 계약무효확인소송의 항소심(2014나10644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2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계약자가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면 이는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희생을 초래해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이같은 보험계약자의 부정한 목적을 입증해야 할 책임은 보험회사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보험계약을 체결한 이후 피보험자가 오랜 기간 입원했다거나 많은 액수의 보험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쉽사리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2~2005년까지 총 8개의 신협 보험에 가입했다. 매월 4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납부하던 김씨는 2004년 4월~2013년 6월까지 병원 18곳에서 35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은 뒤 신협으로부터 총 2억36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신협은 "김씨가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소송을 냈다. 1심은 신협의 손을 들어줬다.
보험금
보험사기
보험계약자
입증
보험회사
신협
이장호 기자
2015-10-0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명목상 가계대출, 실제로는 공사대금에 썼다면 소멸시효 10년 아니라 5년
새마을금고가 명목상 가계대출을 해줬어도 실제로 이 돈이 공사대금 관련 대출금이라면 민사채권이 아닌 상사채권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민사채권 소멸시효인 10년이 아닌 상사채권 소멸시효인 5년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안승호 부장판사)는 새마을금고 복아현 지점이 박모씨를 상대로 "대출금 8억6700여만원을 갚으라"며 낸 대여금소송의 항소심(2014나4907)에서 10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새마을금고는 대출금 변제기인 2004년 6월로부터 9년이 지난 2013년 5월에야 비로소 소송을 제기했다"며 "대출금 채권은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나 모두 소멸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마을금고가 박씨에게 빌려준 대출금이 가계자금 대출의 외관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은 아파트 등 신축공사에 대한 계획 대출"이라며 "따라서 대출금 채권은 민사채권이 아닌 상사채권에 해당해 상사채권 소멸시효인 5년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새마을금고가 비영리법인이라 회원에게 대출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지만 대출을 받은 회원이 상인이거나, 출자 대비 대출규모, 대출금의 사용처 등 제반사정을 볼 때 새마을금고의 목적을 넘어 영리성이 인정되면 상행위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건설·분양업체인 D사 대표 A씨는 사업부지를 담보로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아 왔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1인당 대출한도가 3억원인 탓에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게되자 2003년 박씨 등 친인척과 하청업체 직원 명의를 빌려 가계대출로 3억원씩을 대출 받아 공사대금으로 사용했다. 이후 A씨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명의를 빌려준 박씨가 돈을 갚아야 했다. 새마을금고는 2013년 5월 박씨에게 "대출금 8억6700여만원을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박씨는 "가계대출로 빌렸지만 실질은 사업자금 대출을 위한 것으로 상사소멸시효인 5년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대출과목을 가계일반자금으로 해 약정을 체결했으므로 민사채권소멸시효인 10년이 적용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가계대출
공사대금
사업자금
상사소멸시효
민사채권소멸시효
영리목적
이장호 기자
2015-09-2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화물차 덮개 씌우다 추락 운전자보험금 못 받는다
화물차에 덮개를 씌우다 떨어져 다친 경우에는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동부화재해상보험이 화물차량 운전자 김모씨를 상대로 "운전자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2015다1540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보험약관이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도 차량 탑승 중에 발생한 사고는 운전자 교통상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하역작업을 하는 동안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또 보험약관이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의 의미를 정의하면서 '도로 여부, 주정차 여부, 엔진의 시동 여부를 불문하고 피보험자가 자동차 운전석에 탑승해 핸들을 조작하거나 조작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화물차량 적재함에 덮개를 씌우는 일은 보험사고 배제사유로 정하고 있는 하역작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보험약관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어 약관의 내용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제한해석해야 할 여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동부화재의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김씨는 2013년 4월 자신의 25톤 화물차 위에 덮개를 씌우고 끈을 묶는 작업을 하다 떨어져 뼈가 부러지는 등 상해를 입었다. 김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동부화재는 "하역작업 중에 생긴 사고"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뒤 소송을 냈다. 1·2심은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게 덮개를 씌우는 일은 도로교통법이 규정하고 있는 의무사항이어서 이를 안전 운행을 위한 통상적인 조치로 봐야지 하역작업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운전자보험
화물차
덮개
동부화재
보험약관
하역작업
도로교통법
통상조치
홍세미 기자
2015-09-14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운전자보험 지급 대상 '운전중'의 의미는…
운전자보험 약관상의 '운전'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동차손배법)상 '운행'보다 좁은 개념으로 문언 그대로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조작하거나 조작 가능한 상태로 해석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운전'이 아닌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는 운전자보험상의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최경서 판사는 구모씨가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보험금 5750만원을 달라"며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4가단511168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최 판사는 판결문에서 "구씨는 자신이 가입한 운전자보험의 약관에 규정된 '운전하던 중'의 의미를 자동차손배법상의 '운행'과 같은 의미로 봐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자동차손배법상 운행은 사람 또는 화물의 운송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용법에 따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며 "운행은 자동차가 주행상태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부수장치를 사용하는 것도 포함하지만, '운전'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서 자동차를 본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씨가 가입한 운전자보험은 피보험자가 자동차 운전 중 사고로 부담하거나 발생하게 된 법적 비용 등을 담보하는 보험으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제도와 그 목적이나 적용대상을 달리한다"며 "보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운전하던 중'의 의미는 그 문언대로 피보험자가 자동차 운전석에 탑승해 핸들을 조작하거나 조작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약관상 '운전하던 중'의 의미를 '운행 중'에 비해 좁게 해석한다고 해도 이 약관조항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구씨는 2009년 LIG손해보험과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경우 형사합의사망지원금과 면허정지위로금 등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을 계약했다. 구씨는 2014년 1월 자신이 다니던 교회 버스를 운전해 경기도 남양주의 한 기도원으로 가던 중 폭설이 내리자 버스가 오르막을 올라갈 수 있는지 살펴보려고 시동을 켜둔 채 버스에서 내렸다. 구씨가 오르막길을 살피는 사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버스가 미끄러져 내려 행인이 여기에 부딪혀 숨졌다. 구씨는 LIG손해보험에 5770만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지만, LIG측이 "사고가 약관에서 정한 '운전하던 중'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자동차보험료할증지원금 20만원만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
운전자보험
자동차손배법
LIG
운전중
보험금
운행중
안대용 기자
2015-09-07
26
27
28
29
30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