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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사기' 방지 못한 은행도 배상책임
법원이 일명 '파밍(Pharming)' 피해 사례에 대해 처음으로 은행의 책임을 인정했다. 파밍은 금융기관의 정식 공지사항인 것처럼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가짜 인터넷 홈페이지로 유인해 개인정보 유출을 유도한 뒤 돈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그동안 법원은 파밍에 속아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고객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봐 금융기관의 책임을 면제하는 판결을 해왔다. 의정부지법 민사4단독 임수연 판사는 12일 정모(48)씨가 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2012가단50032)에서 "은행은 정씨에게 청구액의 30%인 538만200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중과실이 있긴 하지만 은행이 공인인증서 재발급 시에 본인확인을 휴대전화로 인증하는 절차 등을 거치기만 했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전자금융거래법상의 금융기관의 손해배상책임이 이용자 보호에 중점을 둔 법정 손해배상책임이라는 것을 보아도 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책의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정씨 역시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방치한 중대한 과실이 있기 때문에 피고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금융기관 접근 매체의 위조·변조 사고로 고객에게 손해가 생겼을 때에만 금융기관이 책임지도록 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 규정을 근거로 들어 파밍 등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빼낸 뒤 재발급한 행위는 '위조'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것도 '위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싱사이트로 알아낸 금융정보로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은 것도 전자금융거래법이 정하는 '접근매체의 위조'에 해당한다"며 "특히 이는 민사상 책임에 대한 규정이므로 위조 또는 변조의 개념을 형법처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9월 11일 '국민은행, 인터넷 개인정보 유출 관련 보안을 위해 보안승급 요청'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문자에 은행사이트로 표시된 주소에 접속,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입력했다. 이틀 뒤 정씨가 이상한 느낌에 계좌를 확인했지만 이미 7번에 걸쳐서 2000여만원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홍은표 의정부지법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은 고객의 중과실이 은행의 책임이 감경 사유일 뿐 면책 사유가 아니라고 본 첫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1월 시행되는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은 부정한 방법으로 공인인증서를 만들어 고객이 손해를 보면 금융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있다.
부당이득금반환청구
국민은행
파밍
파밍사기
금융사기
전자금융거래법
홍세미 기자
2013-07-22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이스피싱으로 정보 빼내 한 대출 무효
사기범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Voice Phishing)으로 알게 된 개인정보를 이용, 피해자와 거래가 없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인터넷 대출을 받았다면 피해자는 대출계약이 무효이므로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피해자는 불법 행위를 방조한 과실이 있으므로 대출금의 40%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모(27)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을 금융범죄 수사검사라고 밝힌 사기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금융사기단을 잡고 조사 중인데 전씨 명의의 계좌가 2개 발견돼 전씨가 공범인지 피해자인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사기범은 만약 전씨가 피해자라면 구제확인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성명, 주민 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하게 했다. 사기범은 이어 금융감독원에 금융거래 조회를 보내 조사할테니 휴대폰으로 인증번호가 오면 알려달라고 했다. 사기범은 전씨가 인증번호를 알려주자 전씨의 예금을 전씨의 또 다른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전씨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하자 사기범은 급히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전씨는 이미 보이스피싱 범죄에 걸려들고 말았다. 사기범은 전씨가 입력한 개인정보 등을 이용해 전씨 명의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전씨가 거래한 적이 없는 H저축은행에서 600만원을 인터넷 대출받아 전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후 대포통장으로 이체시키는 수법으로 가로챘다. 전씨가 당한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계좌에서 출금하는 수법이 아니라 피해자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 가로채는 신종 수법이다. 사기범이 금융감독원에 조회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한 인증번호는 H저축은행에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번호였던 것이다. 사기범이 전씨 명의로 인터넷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H저축은행은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대출신청사실을 고지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은행은 'H저축은행[인증번호]인증바랍니다'라는 내용만 메시지로 전송하기 때문에 전씨는 대출을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전씨는 H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자 자신과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 5명과 함께 "대출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며 H저축은행을 상대로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안희길 판사는 최근 15일 전씨 등이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2가단5088900)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안 판사는 판결문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피해자들을 속여 개인정보를 얻은 후 피해자 명의를 도용해 종전에 거래한 적이 없던 H저축은행과 대출계약을 맺었다"며 "사기범에게 피해자들을 대리할 기본 대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기범이 피해자들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인정할 수 없어 대출계약은 무효"라고 밝혔다. 안 판사는 "H저축은행은 대출계약 신청서에 입력된 피해자들의 집 주소가 XXX-XXXXXX-XX번지라는 식으로 통상적이지 않고, 직장전화번호의 지역번호도 일치하지 않는 점을 보면 제3자에 의한 행위임을 의심하고 본인 확인을 위한 절차를 취했어야 했다"며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2011년 5월 신종 수법으로 인터넷 대출상품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늘어남에 따라 금융기관에 대출 절차를 엄격히 운영하도록 했음에도 H저축은행은 확인절차를 제대로 마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판사는 H저축은행의 반소에서는 은행이 예비적 청구로 주장한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받아들였다. 안 판사는 "그동안 보이스피싱 대비에 많은 홍보가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전씨 등은 사기범이 H저축은행에 저지른 불법행위를 방조한 과실을 인정된다"며 "대출금액에서 40% 부분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각 160만~4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인터넷대출
금융사기단
명의도용
대출계약
김승모 기자
2013-03-25
가사·상속
금융·보험
기업법무
삼성家 소송, 이맹희 측 "삼성전자 차명주식 확인" 주장
'삼성가(家) 상속 분쟁' 재판에서 증권예탁원으로부터 넘어온 주주명부의 해석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 부장판사)는 28일 이건희(70)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형 이맹희(81)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77)씨 등이 낸 주식인도소송(2012가합503883 등)의 7차 변론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 이맹희씨 등을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증권예탁원에서 넘어온 상속개시 전후 주주명부의 분석 결과 삼성전자 131만4000여주가 선대회장 타계시점인 1987년 11월 19일에 68명의 차명주주의 명의로 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화우는 그 근거로 차명주식 주권의 일련번호가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차명주주가 1987년 1월 7일에 동시에 명의개서를 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화우는 68명 가운데 이미 채택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에 포함되지 않은 34명의 금융거래정보에 대해 추가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연말에 작성되는 주주명부만으로 선대회장 타계시의 차명주식과 2008년 실명전환된 주식과 동일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개연성에 불과한 주장이며, 불필요한 증거신청으로 재판이 지연될 뿐"이라고 반박했다. 금융기관은 10~15년이 넘는 주식거래내역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 이전은 주주명부밖에 없는데 이것만으로는 주식의 동일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 측은 또 "차명주식의 경우에도 이 회장이 상속개시 직후부터 주권을 배타적으로 점유하고 이익배당금을 수령했기 때문에 제척기간이 도과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청구취지 특정과 개연성의 문제는 구별된다"면서도 화우에 대해 추가신청과 청구취지의 어느 부분이 관련되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화우는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도 있고,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대체물'로 볼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29일 오전에 화우가 신청서을 내면, 오후에 이 회장 측이 내는 의견서를 보고 바로 결정을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부는 "주식 점유취득을 전제로 의결권 행사와 이익배당이 (제척기간 판단과 관련한) 침해가 되는지 법리적으로 정리가 돼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기일은 다음달 18일 오후 4시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66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2월 법관정기인사 전에 선고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맹희씨는 2월 12일 법무법인 화우를 대리인으로 해 이 회장과 삼성 에버랜드를 상대로 주식인도소송을 냈고, 27일 이숙희씨가 소송에 합류했다. 3월 28일에는 차남 이창희씨의 둘째 아들인 고(故) 이재찬씨의 부인 최선희씨와 두 아들이 추가로 소송을 냈다.
삼성가상속분쟁
이맹희
이숙희
이건희
주식인도소송
법무법인화우
이환춘 기자
2012-11-28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이스피싱에 속아 고객이 비밀번호 유출했어도
고객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유출했어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된 피해는 금융기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유출하지 않은 이상 고객에게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조중래 판사는 최근 우모씨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배상하라"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1가단468047)에서 "우리은행은 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우씨는 이체 사실을 알게된 직후 경찰에 피해신고를 하면서 자신은 공인인증서를 누출하지 않았고 OTP 단말기 역시 분실 또는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진술했다"며 "우리은행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내에 사용되는 OTP 단말기 일부를 생산하는 미국 RSA사의 시스템이 2011년 3월 해킹당한 사실이 있고, 노트북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해킹한 사고 역시 빈번하게 발생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씨의 피해를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가 금융기관의 책임으로 정한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계약체결 또는 거래지시의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해석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우씨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사기단에 알려주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배상액을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 목적에 비춰보면 금융기관의 책임을 감면하는 요건은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유출은 법령에서 규정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8조는 금융기관 등이 책임 감면을 주장할 수 있는 이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유형으로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담보로 제공한 경우, 누설 또는 방치한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우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을 검찰청 수사관이라 사칭한 보이스피싱사기단에 속아 우리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카드번호와 유효성 검사 코드(CVC)를 'www.policeseoul.com'이라는 사이트에 입력했다. 사기단은 이 정보를 이용해 롯데, 신한, KB국민카드로부터 자동응답시스템(ARS) 카드론과 ARS 현금서비스로 합계 3550만원을 우씨의 계좌로 입금받은 후 통장잔액까지 포함해 모두 3742만원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해 빼내갔다. 속은 사실을 알게된 우씨는 경찰에 피해를 신고하고 카드회사 대출금을 상환한 후 12월 소송을 냈다. 우씨는 사기단이 해킹을 통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고 OTP 단말기 비밀번호를 알아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우리은행은 우씨가 OTP 단말기 등 접근매체를 도난 또는 분실해 발생했다며 배상을 거절했다.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비밀번호노출
OTP
공인인증서
전자금융거래
이환춘 기자
2012-09-10
금융·보험
쌍둥이 임신중 동일한 내용의 보험 2건 체결했다면 두번째 가입 보험이 둘째아이 보험 해당
쌍둥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같은 보험을 2건 체결했다면 두 번째 가입한 것은 둘째 아이의 보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우체국 어린이 보험에 가입한 신모(44·여)씨가 "쌍둥이 중 둘째의 뇌성마비 장해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국가(우체국)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항소심(☞2010나94160)에서 최근 "보험금 2500여만원과 함께 해마다 건강관리자금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쌍둥이 임신을 알고 있는 임산부가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동일한 내용의 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먼저 태어날 태아만을 피보험자로 정해 보험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계약자 1인당 가입 한도액 범위 내에서 쌍둥이 모두를 피보험자로 정한, 동일한 내용의 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태아 가입 특칙에서 '태아가 복수로 출생한 경우 호적상 선순위로 기재된 자를 피보험자로 정하도록 한 것'은 보험자가 1인의 보험료만 받아 1인의 피보험자를 보장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쌍둥이를 출산한 경우 한꺼번에 피보험자가 되는 것으로 할 수는 없어서 피보험자가 될 1인을 확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쌍둥이 중 먼저 태어난 태아와 달리 늦게 태어난 태아가 동일한 내용으로는 보험가입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험사고 발생의 위험이 커 어린이보험의 피보험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동일한 내용의 2건의 보험계약 중 상대적으로 증서번호가 늦은 보험계약은 나중에 태어날 태아를 피보험자로 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쌍둥이임신
쌍둥이
보험금
태아보험
피보험자
뇌성마비
이환춘 기자
2012-05-14
금융·보험
기업법무
기업구매전용 카드 '카드깡' '여신법' 위반 해당 안 된다
일명 '카드깡'을 했더라도 실물카드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여신전문금융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3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이른바 '카드깡'을 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위반)로 기소된 A사 대표 박모(54)씨에 대한 항소심(2010노5300)에서 원심(2010고단401)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 여신법은 처벌 대상을 '과장하거나 초과해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를 하는 행위'로 규정해 실물카드에 의한 거래로 정하고 있다"며 "박씨가 이용한 카드는 실물로 발행되지 않고 카드 번호만 생성될 뿐이고 거래 방법도 실물 카드와 달라 구 여신법이 규정하는 신용카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형벌 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 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 없다"며 "박씨가 사용한 카드를 구 여신법 상의 신용카드에 해당함을 전제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07년 B주식회사로부터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B사에 물품을 판매한 사실이 없음에도 판매한 것처럼 가장해 60여억원을 융통해 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현복 공보판사는 "명문화된 처벌규정이 없어 발생한 사건"이라며 "기업구매전용카드 거래의 남용행위는 입법적으로 보완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법
카드깡
기업구매전용카드
여신법
신용카드
2011-11-14
금융·보험
헌법사건
형사일반
대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통장 넘겨 줬다면 예금통장 양도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예금통장 등을 넘겨준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금통장이나 현금카드 등의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이응세 부장판사)는 지난달 16일 예금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신원을 모르는 남에게 넘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위반)로 기소된 한모씨에 대한 항소심(2011노445)에서 유죄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 개정을 통한 처벌근거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타인 명의의 통장이 범죄행위와 관련된 입출금계좌로 사용되는 해악을 막을 필요성이나 처벌의 공백을 부각시켜 유상대여보다 비난가능성이 낮은 무상대여나 명백한 양도를 제외한 비전형적 교부행위 등을 모두 '양도'의 개념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한씨가 (통장, 현금카드 등)접근매체를 남에게 넘겨준 행위는 대출을 위해 일시사용하도록 위임한 것으로 보일 뿐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에서 말하는 '접근매체를 양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지난해 8월 "대출을 해주겠다"라는 말에 속아 본인 명의의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신원을 모르는 사람에게 넘겨줘 기소됐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같은 예금통장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지모씨가 "전자금융거래법 처벌규정이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처벌규정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결정을 내렸다(2010헌바115).
전자금융거래법
예금통장
타인양도
현금카드
접근매체
대출
2011-09-05
금융·보험
기업법무
정보통신
형사일반
고객 51만명 개인정보 카드회원모집에 제공, SK브로드밴드 항소심서 벌금형 선고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고객정보유출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재판장 한정규 부장판사)는 27일 고객정보를 불법으로 이용한 혐의로 기소된 SK브로드밴드(주)와 이 회사 부사장이었던 최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벌금 1,5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다(2010노2850).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회사가 가입신청서 또는 개통확인서에 포함된 안내문에서 '고객만족프로그램(서비스만족도 조사, 상품소개 등)' 등의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 및 이용하겠다는 점을 기재해 가입 고객들로부터 이에 대한 동의를 받긴 했지만 이후 SC제일은행과의 업무제휴계약에 대한 법률자문결과 '제공한 개인정보를 신용카드 회원모집에 활용한다는 데에 대한 동의' 등의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비로소 홈페이지를 통해 '하나포스멤버스카드 소개'등의 내용을 추가해 고지한 점, 멤버스카드에는 하나TV, 전화가입이나 요금 할인 등 고객 혜택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신용카드에 해당해 당초 개인정보제공에 대한 동의 당시 고객들이 예상한 목적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 회사가 고객들로부터 가입신청을 받을 당시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목적으로 고지하거나 정보통신서비스이용약관에 명시한 '고객만족프로그램'에 '하나포스멤버스카드 소개'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멤버스카드 회원모집에 활용한 것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통망법) 제22조2항의 규정에 의한 고지의 범위 또는 정보통신서비스이용약관에 명시한 범위를 넘어 이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 고객의 정보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텔레마케팅업체에 설치해 줘 2006∼2007년 이모씨 등 고객 51만여명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정통망법상 개인정보누설 등)로 약식기소됐다가 정식재판에 회부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회사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텔레마케팅업체인 Y사를 정보활용대상으로 명기했으며 Y사가 하나포스SC멤버스 카드소개 등을 위탁받았지만 이는 단순한 신용카드가 아니라 멤버십카드의 성격을 지닌 점을 감안할 때 법에 정해진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지난해 7월 무죄를 선고했다(2009고단1864).
SK브로드밴드
고객정보
SC제일은행
신용카드회원모집
텔레마케팅
개인정보유출
김재홍 기자
2011-02-01
금융·보험
민사일반
신용카드 비밀번호 유출피해 소유자 무과실 입증해야
도난당한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유출경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할 수 없으므로 카드사는 피해보상을 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조모(33)씨는 지난 2005년10월 퇴근길에 친구 김모씨와 만나 10시가 다 될 때까지 술을 마시고 또다른 친구 손모씨의 집으로 가던 중 지갑을 도둑맞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몰랐던 조씨는 손씨 집에서 그대로 쓰러져 잤다. 조씨의 핸드폰에 신용카드 사용내역 SMS가 자꾸 들어오자, 친구 손씨는 자정이 넘어 또다른 친구로부터 알아낸 조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 카드거래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그 사이 7회에 걸쳐 현금서비스로 200만원이 인출되고, K은행 장안동지점에서 8차례에 걸쳐 500여만원이 인출되는 등 모두 700여만원의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조씨는 K은행을 상대로 피해금액을 돌려달라는 강제집행신청을 냈고, 은행은 '비밀번호유출로 인한 부정사용이 있을 때 모든 책임은 고객이 진다'고 규정한 카드약관을 들어 "강제집행을 불허해 달라"며 청구이의소송을 냈다. 1심은 "피고가 범인의 사진을 보고도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고, 비밀번호도 군대식별번호로 지정해 지갑 내에 있는 어떤 정보로도 비밀번호를 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비밀번호를 고의 또는 과실로 유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은행책임을 60%로 보고 42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범인이 비밀번호를 단 1회의 오류도 없이 한번에 입력해 현금서비스로 돈을 인출했고, 피고가 만취상태에서 무의식중에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1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K은행이 조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 상고심(☞2009다3197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15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원약관규정에 따르면 회원은 신용카드의 이용·관리 및 비밀번호의 관리에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할 의무가 있다"며 "신용카드를 분실·도난당해 제3자가 부정사용한 경우 회원이 책임이 면하기 위해서는 회원에게 신용카드의 분실·도난 및 비밀번호 누설에 있어 아무런 과실이 없어야 하며 그 입증책임은 회원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조씨가 주장하는 사실관계라면 비밀번호가 누설된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데 불과할 뿐 신용카드 이용·관리 및 비밀번호유출에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이 증명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도난
신용카드
비밀번호유출
무과실입증
부정사용
류인하 기자
2009-10-28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출연체정보 삭제요구 후 방치… 은행, 위자료 지급해야
대출금 변제 후 연체기록 삭제를 요청했는데도 한달여가 지나서야 이를 정정한 은행이 위자료를 물어주게 됐다.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하나은행으로부터 2,790만원을 대출받았으나 이자를 연체하다가 2004년12월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지원을 통해 원금 잔액을 분할상환하는 변제계획안을 마련했다. A씨는 2006년12월 대출금 변제를 완료했다. 그런데 A씨는 주민번호에 대한 대출연체정보만이 말소되고 사업자등록번호에 대한 연체정보가 말소되지 않은 것을 알게됐고 지난해 5월 초순께 은행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은행은 이미 연체정보가 말소됐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A씨가 재차 말소를 요구하자 5월 하순께 확인을 해 말소했다. 이에 A씨는 10월 재산상 손해와 위자료 등 2,000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는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부(재판장 김영수 부장판사)는 지난 1일 A씨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9나9842)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은행은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체기록정보 해제는 신용회복위원회가 신용회복지원이 확정된 거래처로 등록해 모든 채권기관이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전산망에 등록된 연체기록정보를 해제하도록 돼 있어 채권기관이 별도로 해제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며 “재산상 손해배상청구는 이유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신용정보관리규약 제15조는 신용정보주체가 서면으로 신용정보의 정정, 삭제를 요청한 경우 금융기관은 처리결과를 7영업일 이내에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적어도 A씨가 은행에 대출연체기록의 확인 및 삭제을 요청한 지난해 5월 초순께부터는 신용정보를 확인해 정정한 후 이를 통보할 의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 은행은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5월 하순께에 이르러서야 신용정보를 확인해 정정했다”며 “이로 인해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은행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기록삭제
분할상환
대출연체정보
정정요청
정신적고통
이환춘 기자
200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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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같은 브랜드 편의점 250m 內 출점 안돼”
판결기사
2024-04-22 05:07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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