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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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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대형마트서 철재 스탠드에 머리 다친 어린이… 책임은
대형마트가 쇼핑카트 보관소와 임시매장 가판대 사이에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 어린이가 철제 스탠드에 머리를 부딪쳐 다쳤다면 안전유지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유지현 판사는 A양의 부모가 홈플러스와 매장관리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26087)에서 최근 "피고들은 공동으로 307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유치원생인 A양은 2017년 8월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지하 1층 카트 보관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카트를 꺼내다 바로 옆 임시매장에 설치된 철제 스탠드 표시봉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 등의 부상을 당했다. 이에 A양의 부모는 "홈플러스가 안전유지 의무를 소홀히 했고, B씨 역시 공작물 점유자로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손해가 발생했다"면서 "치료비 500여만원과 위자료 3000만원 등을 배상하라"며 2020년 7월 소송을 냈다. 유 판사는 "카트 보관 장소는 B씨가 관리하는 임시매장 가판대와 철제 스탠드 표시봉으로 다소 협소한 상태였다"며 "고객에 대한 안전의무를 부담하는 홈플러스는 카트 보관소를 설치·관리함에 있어 고객들이 카트를 꺼내는 과정에서 충돌이나 부상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유 공간을 충분히 두고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물건을 제거하는 조치 등을 취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안전의무 위반” 이어 "B씨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카트 보관소 가까이에 철제 스탠드를 설치해 사람들이 부딪히거나 스탠드가 쓰러지기 쉬운 상황을 초래했다"며 "철제 스탠드의 점유자인 B씨는 설치·관리에 있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므로 A양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양의 보호자가 카트 보관소로부터 떨어진 안전한 공간에 A양을 잠시 대기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은 부주의도 사고의 원인이 돼 홈플러스 측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며 "A양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에 대해서는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기 때문에 뇌진탕 치료비로 지출한 7만6640원(기왕치료비 9만5800원의 80%)을 재산상 손해액으로 하고, 여기에 A양의 나이와 성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한 위자료 300만원을 함께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어린이
안전유지의무위반
대형마트
부상
상해
손해배상
홈플러스
이용경 기자
2021-09-16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합 "산업재해 인과관계 증명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
대법원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 있다는 기존 판례를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9일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두4593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사 근로자인 A씨는 휴대전화 내장용 안테나의 샘플을 채취해 품질을 검사·관리하는 업무 등을 맡았다. A씨는 2014년 4월 동료직원과 함께 10여분간 개당 5㎏ 가량 나가는 박스 80개를 한번에 2~3개씩 화물차에 싣는 작업을 한 뒤 쓰러졌고 박리성 대동맥류 파열에 의한 심장탐포네이드로 사망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이 "A씨의 사망원인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 측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유족 측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한 끝에 기존 판례에 따라 유족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1항은 업무상 재해 인정요건으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이같은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 있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2007년 산재보험법 개정 이후에도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해당 조항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사고와 질병 등을 유형별로 세분해 인정기준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을 전환해 부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을 피고에게 분배하는 규정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급여 지급요건인 업무상의 재해를 인정하기 위해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은 해당 재해를 사업주의 책임영역으로 합리적으로 귀속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그 보험급여의 지급을 주장하는 측이 이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전반적인 보상체계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재형, 박정화, 김선수, 이흥구 대법관은 "입법자료를 바탕으로 입법경위와 과정을 보면 2007년 개정 당시 입법자의 의사는 업무상의 재해에서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을 전환해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증명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근로자
산업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박수연 기자
2021-09-09
민사일반
[판결] '허위 광고' 한국토요타, 항소심도 패소… "차주에게 80만원 배상하라"
국내에서 판매한 라브(RAV)4 차량에 미국 판매 차량과는 달리 안전 보강재를 장착하지 않은 사실을 숨기고 광고한 한국토요타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차주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18부(정준영·민달기·최웅영 부장판사)는 3일 차주 A씨가 한국토요타자동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011631)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차주에게 8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5년식 라브4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차량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Good' 등급을 받아 같은 해 '톱 세이프티 픽'(TSP·Top Safety Pick)에 선정됐다. 이후 추가 항목인 충돌예방 부분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아 TSP+에 선정됐다. TSP와 TSP+에 선정된 차량에는 2013~2014년식에는 없는 안전보강재 부품이 운전석 범퍼 레일에 추가로 장착돼있다. 하지만 한국토요타는 국내에서 판매된 2015~2016년씩 라이브4 차량에는 해당 부품이 장착돼있지 않았음에도, '미국 IIHS 최고 안전차량에 선정'이라고 홍보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기만적인 광고 행위"라며 한국토요타 측에 광고중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8억 17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라브4 차주 300여명은 한국토요타를 상대로 총 14억여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대부분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이어갔다. 1,2심은 모두 한국토요타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배상금액은 A씨가 요구한 500만원이 아닌 80만원으로 정했다.
토요타
허위광고
배상
한수현 기자
2021-09-03
민사일반
[판결](단독) 부주의로 구조물 추락사고… 크레인 기사에 배상 판결
부주의로 구조물 추락 사고를 내 동료 작업자를 다치게 한 크레인 기사가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도영 부장판사는 A씨 등 4명이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177607)에서 최근 "B씨는 A씨에게 7900여만원을, A씨의 배우자에게 250만원을, A씨의 두 자녀에게 8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크레인 기사인 B씨는 2017년 4월 서울의 한 건물 외벽에 화물용 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승강기 골조인 철골 구조물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아래에서 작업하던 A씨가 대퇴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B씨는 철골 구조물 양쪽에 2개의 밧줄을 묶은 뒤 이를 크레인으로 안전하게 들어올려야 했음에도 한쪽에만 밧줄을 묶고 무리하게 들어올려 묶여 있던 구조물이 무게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 부장판사는 "B씨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하게 작업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철골 구조물의 한 쪽에만 밧줄을 묶은 뒤 무리하게 들어 올려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사고로 A씨가 상해를 입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크레인을 B씨와 함께 임차해 공사를 주도한 사람으로서 B씨에게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교육하고 안전구역을 설치했어야 함에도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B씨가 작업하는 동안 그 밑에서 승강기용 기계설치 작업을 진행했다"며 "사고의 경위와 쌍방의 과실 내용 등을 참작해 B씨의 과실을 전체의 50%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만 61세였던 A씨의 일실수입 손해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1억여원, 기왕치료비 400여만원, 향후치료비 1400여만원"이라며 "B씨는 A씨에게 과실상계 후의 금액 5900여만원에 위자료 2000만원을 더해 총 79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부주의
추락사고
추락
크레인
이용경 기자
2021-08-12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이혼소송 재산분할서 제외된 임대수익금, 별도 민사소송 통해 청구 가능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임대수익 분배 약정에 따른 임대수익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배척된 뒤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해당 임대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혼소송에서의 재산분할청구는 민사청구가 아니기 때문에 앞선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2018다243089)에서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04년 8월 결혼했다. 이후 A씨는 2013년 12월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냈고, 이듬해 B씨도 같은 내용의 맞소송(반소)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상가들에서 2010년 3월 이후 발생한 임대수익을 A씨 80%, B씨 20%의 비율로 분배하기로 약정했으므로, B씨가 미정산 임대수익 2억4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이혼소송 계속 중인 2014년 12월 B씨를 상대로 해당 약정을 근거로 한 임대수익 2억24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별도의 민사소송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을 냈다. 이혼소송 1심 재판부는 2015년 9월 A씨와 B씨의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 등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 부분은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A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이혼소송이 확정된 후인 2016년 10월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는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해, 주위적으로는 이혼소송에서와 같이 A씨 80%, B씨 20%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유지했지만, 예비적으로 A씨 '3분의 2', B씨 '3분의 1'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추가해, B씨에게 미정산 임대수익 지급 의무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아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씨는 A씨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사실상 A씨에게 패소판결했다. 2심은 "A씨와 B씨의 이혼소송 1심 판결은 A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8대 2의 비율로 임대수익을 분배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판결이 A씨의 재산분할청구를 일부 기각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약정에 기한 일반적인 민사청구를 기각하는 것과 차이를 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에게 임대수익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전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기각된 청구와 동일한 청구로서 앞선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라 이 사건에서도 기각돼야 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B씨는 A씨가 임대수익과 관련해 이미 지급한 세금 47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시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청구는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 비로소 할 수 있으므로, 이미 이뤄진 재산분할에 관한 약정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청구와는 구별된다"며 "당사자가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하는 경우 그 청구가 재산분할청구인지 아니면 이와 별개의 민사청구인지 여부는 당해 사건에서의 청구원인과 당사자의 주장 취지,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 및 이를 전후한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이혼 등 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를 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을 포함해 주장했고, 법원도 이 주장을 분할대상 재산 및 가액에 관한 부분에서 판단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라며 "A씨가 재산분할청구와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병합해 제기했다거나, 법원이 A씨의 주장을 민사청구로 판단해 기각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청구인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에서 A씨의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한 청구를 민사청구로 판단했다는 전제 하에,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보아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는 재산분할청구와 민사청구의 준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산분할
민사소송
임대수익금
이혼
박미영
2021-07-07
민사일반
[판결] "분묘기지권 시효취득했더라도 토지사용료 내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했더라도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에는 지료(地料)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관습법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권리도 일정부분 인정하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지료청구소송(2017다2280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4년 경기도의 한 임야를 사들였다. 이 땅에는 1940년 사망한 B씨의 조부와 1961년 사망한 B씨 부친의 분묘가 있었는데 B씨는 이 분묘들을 계속해서 관리해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내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토지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했고, B씨는 자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으므로 낼 수 없다고 맞섰다. 분묘기지권은 분묘가 비록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따라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땅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분묘를 철거하거나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통상 분묘기지권은 △땅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 묘지를 설치한 경우(승낙형 분묘기지권)나 △자신의 땅에 묘지를 설치한 후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은 경우(양도형 분묘기지권) △남의 땅에 묘지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사용한 경우(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인정된다. 대다수의 서민들이 분묘를 설치할 땅을 소유하지 못한 경제상황과 장묘시설이 부족해 남의 땅에 매장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화장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등 장묘 문화가 변하고 있고 제사 등에 대한 국민 의식도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습법상 권리인 분묘기지권을 계속 인정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1년 1월 13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대법원의 입장도 수정돼야 하는지가 문제가 됐다. 장사법은 묘지의 설치기간을 기본 15년으로 규정하고 3번에 걸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최장 60년간 분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허락 없이 묘지를 설치한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의 사용권이나 묘지 보존을 위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했다. 이후 장사법은 한차례 개정을 통해 묘지의 기본 설치기간을 30년으로 정하고 1회에 한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7년 1월 전원합의체 판결(2013다17292) 등을 통해 장사법 시행 이전에 남의 땅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도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계속 인정된다고 판시하는 등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을 유지해왔다. 헌법재판소도 2020년 11월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합헌이라고 판단해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 특히 이 사건처럼 분묘기지권자에게 토지 사용료라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토지소유자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불이익 감수 당사자의 이해관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 있어 사용료는 소유자가 청구 시점부터 지급의무 부담 결국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해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지료의 범위를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료를 청구한 날로부터 계산하도록 제한해 이전의 사용료까지 무한정 소급해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재판부는 "분묘기지권과 같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관습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이를 인정한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과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한 분묘기지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토지 소유자로 하여금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분묘기지권자로 하여금 오래 전 분묘를 설치한 시점까지 소급해 그 이후의 지료를 모두 지급하도록 하면, 분묘기지권자는 장기간의 지료를 일시에 지급해야 하고 이를 지체하면 분묘기지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며 "이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묘기지권의 특수성, 조리와 신의성실의 원칙, 지료증감청구권 등 관련 규정의 근본적인 취지를 종합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와 달리,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1992. 6. 26. 선고 92다13936)과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1995. 2. 28. 선고 94다37912)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가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지료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게 된다. △지료의 구체적 액수는 당사자의 협의로 정하거나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정할 수 있고(민법 제366조 단서), 정해진 지료가 지가 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상당하지 않게 되면 당사자는 지료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6조). △지료 채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민법 제162조 제1항) △지료를 2년분 이상 지급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지만(민법 제287조),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지료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어 분묘기지권 소멸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93다52297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해 이기택·김재형·이흥구 대법관은 "시효로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 대해서는 그와 가장 유사한 법정지상권에 관한 민법 규정을 유추적용해 지료 지급 의무의 발생시점을 판단해야 하고, 추상적인 조리나 신의칙을 근거로 이와 달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다른 사람의 토지에 분묘를 무단으로 설치하면 분묘기지의 점유·사용 기간 동안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진다.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가 완성돼도 그와 같이 대가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태에서 시효취득이 이뤄지고, 시효취득의 효력이 점유를 개시한 시점으로 소급하기 때문에, 분묘 설치 시부터 지료가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한편 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관습법으로 인정해 온 배경과 취지에 비춰, 지료의 수수나 청구조차 없이 20년 이상의 장기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의 점유가 계속됐다면, 토지 소유자가 묵시적으로 무상의 토지 사용을 용인했거나, 적어도 분묘기지권자는 그와 같이 알고 분묘기지를 점유해 왔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에 따라 분묘기지권자는 시효 기간 동안 계속된 사실관계와 동일한 내용의 권리, 즉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한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1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 지급을 청구한 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과 관련된 지료에 대한 상충되는 판례들이 모두 정리됐다"며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관습법의 취지를 존중하고 분묘의 존속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일방적 희생을 막고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묘기지권
토지사용료
시효취등
토지
지료
관습법
박미영 기자
2021-04-2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건물에 반사된 '빛 공해'… 시행자가 배상책임
건물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광이 수인한도를 넘을 정도로 인근 주민들의 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면 원인 제공 건물의 시행자가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부산 해운대구 A아파트 주민들이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해운대 아이파크의 시행자 겸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HDC)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3다59142)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아파트 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이 2011년 신축한 해운대 아이파크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강한 햇살로 불쾌감과 피로감을 느끼는 등 생활에 방해를 받았다. 또 해당 건물로 인해 수변 경관에 대한 조망권 및 일조권을 침해 받았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72층 규모로, 복층유리(단열을 목적으로 2장 이상의 판유리를 일정 간격을 두고 시공한 유리)가 벽면을 뒤덮는 형태로 지어졌다. A아파트와 해운대아이파크는 약 300m 가량 떨어져 있었다. 이에 A아파트 주민들은 "해운대 아이파크 외벽에서 반사된 햇살이 거실로 들어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라며 "생활을 방해받고 조망권 ·일조권을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해운대 아이파크에서 반사되는 태양광의 수준이 A아파트 주민들의 참을 한도를 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건물 외벽에서 반사되는 햇살로 인한 생활방해 정도가 수인한도를 넘는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아파트 주민들이 누려운 수변경관 조망은 주변에 이를 차단하는 건물이 없어 반사적으로 얻어 온 이익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넘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돼야 할 정도의 중요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조권 침해에 대한 주장 역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신축 건물의 외벽 유리면은 상당한 시간 동안 태양광을 A아파트 일대로 반사하는데, 일부 세대에는 빛반사 밝기가 시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도를 넘었다"며 "태양 반사광이 유입되는 A아파트 주민들은 햇빛 반사로 인한 눈부심으로 외부 경관을 바라볼 수 없고, 반사되는 햇빛이 강할 때에는 눈을 뜨기 힘들며 이로 인해 시력도 많이 나빠졌다고 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DC가 사용한 외장 유리는 일반적인 유리보다 반사율이 매우 높은 편이었고, 저녁 무렵 태양 반사광이 A아파트로 상당시간 유입됐다"며 "A아파트 주민들은 해운대 아이파크 유리에 반사돼 유입되는 강한 햇빛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건물 주변에 일조시간에 관한 공법적 규제가 없었던 점과 빛 반사로 인한 주거환경의 침해는 일조권 침해와는 달리 침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 등을 이유로 HDC의 책임을 80%로 제한하고, 피해를 입은 A아파트 주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00만~3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A아파트 주민들과 HDC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빛공해
해운대아이파크
빛반사
손현수 기자
2021-03-22
민사일반
[판결] "건강보험공단의 피해자 손배채권 대위 범위, 가해자 책임비율에 한정"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고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뒤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행사하는 경우 그 범위는 '공단이 부담한 금액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대위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단이 부담한 금액 전부를 대위할 수 있다'고 본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8일 A씨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보험금 등 청구소송(2018다28793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2년 6월 술에 취한 B씨가 운전하던 오토바이에 부딪혀 사지마비 등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아 치료를 받은 후 당시 미성년자인 B씨와 그의 부모 등을 상대로 치료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보험급여를 받은 A씨에게도 사고발생의 책임이 있는 경우 '손해액을 우선 과실상계한 다음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를 전부 공제(과실상계 후 공제)해야 하는지', 아니면 '손해액에서 우선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를 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는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에는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에 따르면 공단은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100%를 대위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반면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따르면 공단의 대위 범위는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 예를들어 20%의 과실 책임이 있는 피해자가 1000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하면서 본인 부담금은 400만원, 공단 부담금은 600만원이 들어간 경우,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적용하면 피해자는 1000만원에서 우선 20% 과실을 상계해야 한다. 이후 800만원 중 공단 부담금 600만원은 제외하고, 나머지 200만원만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공단은 부담금 600만원 전액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 결국 1000만원 중 가해자는 800만원, 피해자는 200만원, 공단은 0원을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적용하면 피해자는 1000만원에서 공단 부담금 600만원을 우선 제외하고, 나머지 400만원에서 20% 과실을 상계한 320만원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단 역시 600만원에서 20%를 과실상계해 가해자에게는 480만원만 구상할 수 있다. 결국 가해자가 800만원, 공단이 120만원, 피해자가 80만원씩 부담하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따라야 한다며 기존 대법원 판례인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상 공단의 대위 범위는 '공단부담금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며 "따라서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대법원 판례와 같이 공단부담금 전액에 대해 공단이 우선해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보면, 실질적으로 공단이 본래 부담해야 할 수급권자의 과실비율 부분을 수급권자에게 떠넘기는 결과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가 없이 수급권자의 전적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수급권자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고 공단은 비용을 부담한다"며 "그렇다면 손해가 제3자의 불법행위와 수급권자의 과실이 경합해 발생한 경우에도 '공단부담금 중 적어도 수급권자의 과실비율'만큼은 공단이 수급권자를 위해 본래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고 봐 공단의 대위 범위를 '공단부담금 중 가해자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동원 대법관은 "국민건강보험은 사회보험으로서 신속하고 안정적이며 보편적인 보험급여를 통해 수급권자를 보호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보험급여를 위한 재정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다수의견과 같이 공단의 대위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면 보험재정에서 충당되는 보험급여를 축소하거나 전체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증가시켜, 사회보험으로서의 역할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인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A씨가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경우, 손해 발생에 A씨의 과실이 경합된 때에는 먼저 산정된 손해액에서 과실상계를 한 다음 거기에서 보험급여를 공제해야 한다"며 "A씨가 야간에 횡단보도로부터 약간 떨어진 곳에서 도로를 건넌 과실이 인정되므로 그의 책임비율은 20%"라고 밝혔다. 이어 "A씨의 기왕치료비 채권액은 총 3740여만원(본인부담금 1490만여원+공단부담금은 2250여만원)이고, A씨 과실에 따른 책임비율 20%를 적용해 과실상계한 금액은 총 2990여만원"이라며 "A씨는 2990만원에서 공단이 지급한 2250여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740여만원에 대해서만 B씨 등에게 손해배상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채권
책임비율
국민건강보험공단
손현수 기자
2021-03-18
민사일반
[판결](단독) ‘상속재산 20% 성공보수’ 약정 후 재판 길어지며 재산가치 상승했다면
변호사가 상속분쟁을 겪고 있는 의뢰인을 대리하면서 성공보수로 '상속재산의 20%'를 받기로 약정했다면, 어느 때를 기준으로 상속재산을 산정해야 할까. 1심 법원은 '승소 확정 때'를 기준으로 상속재산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항소심 법원은 '성공보수 약정을 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활황이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는 승소확정 때를 기준으로 할 경우 변호사에게 유리한 반면, 의뢰인은 약정 때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유리해진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B씨를 상대로 낸 변호사 보수금 청구소송(2020나2030468)에서 "B씨는 5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법무법인은 대표변호사인 C씨가 다른 법무법인에서 일할 때부터 맡았던 사건의 수임인 지위를 승계해 2015년 2월부터 B씨를 대리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과 상속회복권확인소송 등을 수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2014년 포괄수임계약을 맺을 때, B씨가 사망한 부모로부터 상속받게 될 상속재산의 20%를 성공보수로 지급하기로 했는데, 재판이 길어지면서 상속재산에 포함돼 있던 주식과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땅값 등 상승 예상하고 약정했다고 볼 수 없어 포괄수임계약 당시 B씨가 C씨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최종 승소 확정되고 더 이상 항소가 없을 시에 성공보수 20%를 약속드리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A법무법인은 이를 근거로 관련 재판 승소판결 확정 시 상속재산 가액을 기준으로 성공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성공보수 약정 자체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우선 B씨와 C씨가 주고받은 이메일에 따라 성공보수 약정 자체는 체결이 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성공보수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봤다. ” 재판부는 "상속재산 중 상당 부분이 주식과 부동산으로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가액 변동 가능성이 크고 그 변동의 폭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공보수 약정 당시는 B씨가 1심에서 패소한 상황이었다"며 "법률전문가인 C씨로서는 소송결과가 B씨 승소로 확정될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승소확정 한 때’로 판단한 1심 뒤집어 이어 "하지만 C씨는 2014년 B씨에게 성공보수금 약정을 제안하면서, '소송은 앞으로 1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실제 승소 확정 시까지 약 5년이 걸렸다"며 "그동안 상속재산 중 주식 가액은 1.7~1.8배 상승하고, 아파트의 가액은 약 2배 상승함으로써 결국 총 상속재산 가액도 약 1.56배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B씨로서는 C씨의 설명과 달리 '5년이나 소송이 계속되고 그 사이 아파트 및 주식 가격이 2배가량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해 그와 같이 상승한 기준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법무법인으로서는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1년 이상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그 기간 동안 상속재산의 가액이 대폭 상승했을 경우 성공보수액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B씨와 합의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의 상속재산 가액은 성공보수 약정 무렵을 기준으로 산정해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승소 확정 시를 기준으로 성공보수의 기준인 상속재산 가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럴 경우 성공보수금이 너무 과하다면서 일부 감액했다. 대법원 최종판단 주목 1심은 "포괄수임계약에는 성공보수를 'B씨가 최종 승소 확정될 시에 B씨가 상속받을 재산의 20%'로 정했을 뿐이고, 성공보수금을 포괄수임계약 당시의 재산 가액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분쟁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A법무법인의 성공보수금 해당 금액이 당초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 상당 부분 증가된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포괄수임계약에서 정한 성공보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정된 성공보수금이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보인다"며 "B씨는 A법무법인이 받아야 할 성공보수금 9억원의 80%인 7억2000만원을 성공보수금으로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부동산
상속재산
성공보수
성공보수약정
박미영 기자
2021-03-18
민사일반
[판결](단독) 10년간 국가 대리 소송서 51억 반환에 성공했지만
건설사가 "공사대금 95억원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를 대리해 수십억원을 방어한 로펌이 "수임료 2000만원은 너무 적다"며 국가를 상대로 추가 보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동욱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국가를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20가합52845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부산해양항만청과 도급계약을 맺고 부산신항 핵심 교량 중 한 곳을 완공한 B건설사는 2009년 국가를 상대로 공사대금 95억85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A법무법인은 수임료 2000만원에 소송을 대리하기로 국가와 계약을 체결했다. 1심 법원은 2011년 "국가는 B사에 95억여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국가는 총 112억여원을 가지급했다. 이후 A법무법인은 항소심에서 국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을 64억여원으로 낮췄고, 대법원은 2019년 이를 확정했다. 가지급 금액 중 51억여원을 B사로부터 반환받는 데 기여한 A법무법인은 2020년 국가를 상대로 "2억7000여만원을 추가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2018년 제정된 법무부 변호사 보수 규정 제10조는 '사실관계나 법리적 쟁점이 복잡해 소송수행을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등 제3조 내지 8조의 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보수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로펌이 사건 수임 때 법무부와 맺은 계약이 걸림돌이 됐다. 당시 계약에는 만약 공사대금소송이 1심에서 끝나지 않고 2심과 3심이 진행되더라도 별도의 추가 보수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보수 2000만원으로만 계약 추가 보수 요구할 수 없다” 재판부는 "국가와 A법무법인은 당초 소송 수행에 대한 보수를 2000만원으로 정했고, 2·3심 소송 진행 시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A법무법인은 계약에 따른 보수만 국가에 청구할 수 있다"며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한 정도를 넘어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더라도 추가보수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법무법인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무보수로 수행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해 국가에 추가보수 지급 의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계약 당시 소장 등을 통해 소송의 규모, 난이도 등을 파악해 보수를 정하는데 동의했을 것으로 보이고, 소송경과 등에 비춰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소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훈령인 변호사 보수 규정은 공법상 법률관계 내부에 관한 준칙 등을 정할 뿐 대외적으로 아무런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므로, 당사자들이 합의한 계약의 내용이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이 규정은 위임계약 체결 뒤인 2018년에 제정돼 위임계약 체결 당시 공무원들이 내부적으로도 훈령에 따라 A법무법인에 대한 보수를 정할 의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로펌
수임료
국가소송
약정금
이용경 기자
20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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