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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8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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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역량 부족 이유 '후선조치'된 은행 지점장…대법 "전보명령 정당"
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를 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전보한 회사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A 씨가 B 은행(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김용환, 김종수, 이병한 변호사)을 상대로 낸 전보 무효 확인 청구 소송(2020다253744)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B 은행의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후선배치명령을 받았다. B 은행은 영업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관리능력이 미흡한 직원 등을 후선업무로 배치하는 후선배치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에 A 씨는 자신이 우수한 업무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고 지점의 근무 분위기를 저해한 사실도 없어 후선배치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전보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A 씨는 카드사업부로 발령받으면서 자신보다 연차가 낮은 팀장급 직원의 결재를 받게 됐고 연봉도 20.2%나 줄어 불이익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또 전보명령 사유를 설명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A 씨에게 역량 부족 등 후선배치사유가 있었으므로 회사의 전보명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2심은 "전보명령으로 A씨가 생활상 불이익을 본 건 사실이지만 A씨 보직이 변경됐을 뿐 직급에는 변동이 없고 임금이 줄어든 것은 기본급이 아닌 직무수당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A 씨가 이전보다 생활 근거지에 인접한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게 된 사정까지 고려하면 생활상 불이익은 근로자로서 용인해야 하는 범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전보 처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며 "생활상 불이익도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전직 처분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전보명령
근로
노무
전직처분
박수연 기자
2023-08-02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 "현대차 협력사 '출고 前 사전점검 업무' 불법파견 아냐"
현대자동차 2차 협력 업체가 수행하는 완성차 출고 전 사전점검 업무는 불법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3일 현대차 협력 업체 근로자 A 씨 등 9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2다27588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 등은 현대글로비스와 업무도급계약을 맺은 2차 협력 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완성차 출고 전 사전점검, 차량 고객인도 지원 등 PRS(Pre-Release Service)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현대차가 지침서와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업무를 지시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현대차가 협력 업체에 업무 매뉴얼 등을 제공하고 업무 결과를 전달받은 것은 협력 업체가 도급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업무수행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A 씨 등이 현대차의 사업에 편입돼 현대차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며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 관계를 형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현대차가 제공한 체크시트, 차량설명서 업무 매뉴얼 등은 그 내용 등에 비춰 도급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표준에 불과한 뿐, A 씨 등이 수행할 업무의 세부적인 방식을 지시·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A 씨 등에게 지급된 PDA도 PRS 업무와 관련해 차량의 이상 유무와 차량 위치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일 뿐 별다른 지시 기능이 없어 현대차의 상당한 지휘·명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협력 업체 근로자들이 현대차로부터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근로자파견
이용경 기자
2023-07-2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정년퇴직자는 1달 휴식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 60세까지 근무하는 제도 있었다면"
[대법원 판결] 회사의 취업규칙이 만 57세 정년퇴직한 근로자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면, 근로자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 근로계약 등에 △정년이 됐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 실시경위와 실시 기간, 해당 직종에서 정년이 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등을 종합했을 때 그러한 관행이 성립된다고 인정된다면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2018다275925(2023년 6월 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포스코 분사 회사인 포센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8다27592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될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 및 그 요건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포스코에서 근무하면서 경비 업무 등을 하다가 2005년 5월 포센으로 전직해 계속 포스코의 경비 업무를 수행했다. 포센은 포스코로부터 분사돼 2005년 3월 설립돼 포스코가 운영하는 포항제철소의 방호 및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다. 그러던 중 포스코의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포항제철소 부두 선석 개축공사에서 발생한 고철을 덤프트럭을 이용해 A 씨가 근무하는 초소를 통과해 제철소 밖으로 무단 반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센 측은 A 씨가 두 차례 고철을 반출하는 트럭을 검문검색하지 않고 통과시켜 사고를 방조했다며 2013년 8월 A 씨를 징계면직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했고, 포센이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고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징계면직 무렵 포센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만 57세로 하되 정년에 달한 분기의 말일에 퇴직한다'는 취지로 규정했고(A 씨는 2014년 3월 말일 정년에 도달함), 포센은 '정년퇴직한 직원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A 씨는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징계면직이 아니었다면 정년 후에도 이 사건 재고용 제도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포센을 상대로 '징계면직 시점부터 정년에 달한 시점까지의 기간'과 '정년 후 재고용됐다면 근무할 수 있었던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정년퇴직 후 당연히 재취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년 이전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청구만 인용하고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청구는 기각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정년 이전 기간은 물론,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해서도 임금 등 상당액 청구를 인용했다. 2심은 "A 씨에게 정년퇴직 후 재채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되며, 재채용 배제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해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해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이 사건의 경우, 상당한 기간 동안 정년퇴직자가 재고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됐다. 포센과 근로자들 사이에는 정년에 이르더라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A 씨가 정년 후 사측의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없다는 점과는 별개로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선언하고,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에 관해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다.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함으로써 정년이 지난 근로자의 경우에도 제한적으로나마 근로관계 존속에 관한 신뢰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부당해고
재고용
고용기대권
정년퇴직
박수연 기자
2023-06-1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택시기사가 직접 챙긴 초과운송수입은 평균임금에서 제외"
택시 기사가 회사에 사납금만 납부하고, 초과 수입금은 개인이 따로 챙겼다면 이는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18일 택시기사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2020다25598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평균임금 산정 기간 내 지급된 임금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관리 가능하거나 지배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면 평균임금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근로자들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개인 수입으로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 운송회사로서는 개인 수입이 얼마가 되는지 알 수 없고 이에 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도 없으므로 근로자들의 개인 수입 부분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회사와의 임금협정에 따라 회사에 사납금만 입금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회사에 알리지 않은채 개인 수입금으로 귀속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회사는 임금협정에 따라 A 씨 개인의 수입인 초과운송수입금 내역에 관여할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관한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도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초과운송수입은 모두 현금 결제된 것으로 부일 뿐이어서 회사가 파악하기 어렵고 처음부터 관여할 수 없는 부분에 해당한다"고 했다. A 씨는 1999년부터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B 사에서 택시 기사로 일했다. A 씨가 다니던 회사는 2004년 경부터 정액 사납금제를 실시했는데, 이는 기사는 사납금만 납부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은 자신이 가져가며 회사는 기본급과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와 노동조합이 2010년과 2015년 각각 맺은 임금협정은 이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15년 12월31일 퇴직하면서 마지막 중간정산일(2011년 10월)부터 계산해 222만여 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이후 초과운송수입금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더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A 씨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보고 각각 248만여 원, 446만여 원의 퇴직금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택시
사납금
초과운송수입
임금
박수연 기자
2023-06-11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독)[판결] 자동차딜러에 ‘노조 탈퇴’ 종용한 기아차 점주 손해배상 책임
기아자동차 대리점주가 용역 계약을 맺고 자동차 판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판매사원에 대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업무상 배제를 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7단독 박창우 판사는 4월 25일 기아차 대리점 소속 자동차 판매사원(카마스터)으로 근무한 A 씨와 전국금속노조가 기아차 대리점주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305126)에서 "B 씨는 A 씨에게 3700여만 원, 금속노조에 2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7년 1월 A 씨가 금속노조 조합원의 지위에서 기아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내자, B 씨는 A 씨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면서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판매용역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이 대리점에선 '당직제도'가 운영되고 있었다. '당직 업무'는 판매사원이 대리점 전시장에 머물면서 방문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로, 대리점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은 통상 차량 구매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판매사원에게는 비교적 쉽게 '판매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A 씨는 2018년 1월부터 대리점 내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상조회'에서 당직 업무를 배제 당하기도 했다. A 씨는 금속노조와 함께 2021년 11월 "B 씨가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당직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박 판사는 "B 씨의 노조 탈퇴 종용발언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당직배제는 권한을 위임받은 상조회장이 A 씨를 제외한 당직일정표를 작성하고 이를 B 씨가 승인하는 형태로 이뤄져 결국 당직배제의 주체는 B 씨로 보이기 때문에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각 부당노동행위는 헌법과 법률에서 인정하는 금속노조와 그 조합원인 A 씨의 단결권과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B 씨는 이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A 씨의 당직배제 기간과 해당 기간 전후로 판매한 차량 1대당 수입 평균 등을 고려해 A 씨 소극적 손해액을 3500여만 원으로 정했다. 위자료에 대해선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A 씨와 금속노조가 입었을 정신적 피해의 정도와 기간 등이 고려돼 각각 2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됐다.
자동차딜러
노조탈퇴
부당노동행위
이용경 기자
2023-05-18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독)[판결] 부처 소속 무기계약직, 일반 공무원과의 수당 차등은 ‘정당’
정부 부처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적게 명절 휴가비와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통해 무기계약직이 많이 증가했던 만큼 관련 소송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기계약직은 고용 기간은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임금 등 처우는 일반 정규직에 미치지 못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369곳(부설기관 포함)의 무기계약직 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2만8640명에서 2021년 6만6709명으로 132.9%(3만8070명) 늘어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 등 98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2020가합53705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국가 산하 중앙행정기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2020년 4월 국가가 일반 공무원과 달리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금,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의 수당을 적게 지급했다며 미지급 수당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최근 대구지법 등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각종 수당의 차등 지급을 놓고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인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인지 △(정부의 추진계획에 대한)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는지 등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돼야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A 씨 등에게는 공채시험 등 공무원 임용절차를 거치는 등 고용형태를 변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며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의 2017년 7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추진 계획에서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추진사항'으로 명시하고 있고 관련 보도자료에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관 단위의 자율적 추진'과 '직종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취지가 반영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며 "정부의 추진계획을 확약이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대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아냐" 앞서 A 씨 등은 "각종 수당은 담당 업무의 내용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실비변상적 급여로, 중앙행정기관 근로자라면 누구나 지급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헌법 제11조에 반하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가는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 씨 등은 일반 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고, 동일한 가치가 있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을 차등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과 복리후생적 금품을 차별 없이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처우개선 사항으로 포함됐다. 법원, 유사 사건에서 대부분 원고패소 판단 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재판부는 3월 23일에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소속 공단 등 공공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20가합590813)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 2월 선고된 대구지법 민사11부 판결(2020가합210864)과 지난해 12월 말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 판결(2020가합562672)에서도 마찬가지로 원고인 무기계약직들이 패소했다. 노동법 전공인 이정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무기계약직은 소위 노동법에서 말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다"라며 "노동법 등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이 있는데, 무기계약직은 나름대로 정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적용되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차별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기존 근로 조건을 알면서도 정규직 또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송강직 동아대 로스쿨 교수도 "무기계약직은 보통 기간제로 있다가 무기로 전환된 케이스가 많은데 일반 공무원들과 그 업무 특성이 다르다"며 "법리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기계약직
임금차별
공무원
이용경 기자
2023-05-1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불법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임금차액 소멸시효는 손해 안 날로부터 3년'"
불법 파견을 인정받은 하청업체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일했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을 돌려달라고 소송할 경우, 소멸시효는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 역시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처음으로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파견법 및 시행령의 직접고용의무 제한규정에 따라 이미 발생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도 소멸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근로자 A 씨가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2021다213477)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중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부터 삼표시멘트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2015년 2월 부당해고되자,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삼표시멘트가 직접 고용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정규직 근로와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삼표시멘트는 2013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회생개시결정을 받아 2014년 3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는 2015년 3월 종료됐다. 대법원은 삼표시멘트가 하청업체의 근로자에게 원청 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부여하고도 임금을 차별했다고 본 1,2심 판단을 유지했다. 파견법 제21조는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와 파견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금 차별 이유로 한 손배 청구, 소멸시효는 '불법행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 적용' 이 사건에서는 소멸시효가 쟁점이 됐다. 앞서 2020년 5월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했는데(2016다239024), 소멸시효가 정면으로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시멘트 측은 소제기일로부터 3년 전의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또 '차별이 없었더라면 A 씨 등이 받았을 적정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청구'인데, 이는 근로계약상 임금의 차액 지급청구권과 실질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차별금지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임금채권에 준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제49조는 임금채권의 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이에 대해 민법 제766조 제1항을 적용해 판단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고, 그 인식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A 씨가 삼표시멘트에서 자신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차별적 처우의 불법행위를 소 제기일로부터 3년 이전에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회생절차개시결정 받으면, 파견법 따라 이미 발생했던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소멸 대법원은 회사의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했더라도, 이후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는다면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가 소멸된다는 첫 판단도 내놓았다. 재판부는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규정을 둔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용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어렵게 해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뿐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예외규정을 둔 입법 목적을 고려하면 2012년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해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파견
임금채권
소멸시효
임금차별
박수연 기자
2023-05-04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전대 교수 호봉제→성과연봉제 일방적 변경… '위법'
사립대 교수들의 동의 없이 기존 호봉제 대신 성과연봉제를 적용해 보수를 지급한 학교의 조치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대전대 교수 A 씨 등이 학교법인 혜화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2019다282371)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전대는 개교 이래 호봉제 유지해오다 2007년 보수체계를 성과연봉제로 전환했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적용받던 임금 인상률은 사라지고, 교수들은 업적평가 결과로 임금을 차등 지급받게 됐다. 이에 A 씨 등은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 해당하는데, 교직원 과반 동의도 얻지 않은 규정이므로 무효"라며 2014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의 임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1심은 "보수규정은 A 씨 등 교직원들에게 지급할 보수 체계 및 각종 수당의 지급범위와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기 위해 사용자에 의해 마련된 것인데, 이렇나 사항을 규율하는 별도의 법률 슈정이 없어 해당 보수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그 개정 효력을 판단할 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며 "교수들은 호봉 승급에 따른 단계적 임금 상승 기대권을 상실했고, 공무원 보수규정 준용에 따라 적용받던 임금상승률이 적용되지 않게 돼 대학의 업적평가권한 강화로 교원 지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생겼으므로 해당 보수규정은 A 씨 등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보수규정 개정 이후 거의 매년 기본연봉이 인상되지 않았고 공무원 보수보다 교수들의 기본연봉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교수들의 과반 동의 절차를 거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1심은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2심도 "교수들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성과연봉제 보수규정에 동의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바뀐 보수규정은 대전대 교원들에 대해 효력이 없다"면서 혜화학원 측이 A 씨 등 10명에게 2억169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임금
호봉제
성과연봉제
취업규칙
박수연 기자
2023-05-0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위탁계약 헬스트레이너도 헬스장으로부터 구체적 업무 지시 받았다면 근로자"
헬스장과 위탁계약을 맺은 헬스트레이너도 헬스장에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헬스트레이너 A 씨가 서울의 한 헬스장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2022다27181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일 확정했다. A 씨는 2016년 4월부터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헬스장과 위탁계약을 맺고 헬스트레이너로 근무했다. A 씨는 월 80만~120만원의 기본급에 개인교습(PT)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았다. A 씨는 계약을 3회 갱신하며 2018년 12월까지 일했고, 2020년 2월 퇴직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형식상으로는 위탁계약이지만 A 씨가 단지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헬스장은 A 씨에게 1380여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2심은 "A 씨는 계약 체결 후 약 2년 9개월간 계속적으로 퍼스널트레이너로 종사해 업무의 계속성이 유지됐다"며 "A 씨는 정해진 가격표대로 상담하고 추가 할인이 필요한 경우 관리부 직원의 허락을 받는 등 단가를 결정하지 못했다. 헬스장은 A 씨 등 트레이너들이 담당하는 PT 프로그램의 가격과 할인율 등을 정해 적용했고 트레이너들의 매출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헬스장이 배정한 회원에 대한 PT 지도 실적에 따라 매월 성과급을 받았는데, 이는 A 씨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연동돼있어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닌다"며 "계약 명칭이 용역계약이긴 하지만 헬스장 내에서 등록회원에게만 PT 지도를 할 수 있었고 헬스장이 아닌 곳에서 개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금지됐으므로 A 씨의 근무장소와 시간, PT 대상을 헬스장이 관리·지정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헬스장이 트레이너의 근태를 엄격히 관리한 점, A 씨가 트레이너 역할 외에도 헬스장 지시에 따라 사무실 청소, 시설 관리, 직원 교육, 회의 참석, 매출 관리 등의 업무를 한 점, 헬스장 관리직원이 A 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한 점 등을 봤을 때 헬스장이 A 씨 등 직원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헬스트레이너
근로자
임금
박수연 기자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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