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보험사와 기업체간의 신용보증 계약기간이 연장됐으나 보험사에 대한 기업의 구상채무 보증인의 보증기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보증인은 보험사에 대해 보증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2007년 무역업체 T사와 신용보증한도액 3억5000만원, 보증기간을 2008년 3월까지로 하는 수출신용보증약정을 맺었다. 황모씨는 T사가 무역공사에 부담하는 구상금 채무를 연대보증했다.
T사는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2007년 9월 외환은행으로부터 7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T사는 대출기간과 수출신용보증기간의 만기가 다가오자 공사와 보증기간을 2009년 3월까지로 하는 2차 수출신용보증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T사가 2008년 8월이 되도록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공사는 대출금과 이자 3억5000여만원을 갚았다. 공사는 같은 해 12월 T사의 보증인인 황씨 등을 상대로 보증채무를 이행하라며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다.
황씨 등은 "1차 신용보증약정으로 T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했지만 보증기간은 2008년 3월 만료돼 T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한 2008년 8월에는 연대보증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1,2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심은 "1차 신용보증서에 의해 T사가 대출받은 채무는 대출금이 특정돼 있는 확정채무로 황씨 등은 확정채무에 대해 개별보증을 한 것"이라며 "T사가 대출받은 채무는 1차 신용보증약정 거래기간과 황씨의 보증기간 내에 이뤄진 채무이고, 그 후 대출금 채무는 변제기만 연장돼 있으므로 황씨의 연대보증기간이 2008년 3월로 종료됐다고 하더라도 황씨는 보증책임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 민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0일 무역공사가 황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 상고심(2011다5317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사의 신용보증은 보증기간 범위 내에서 계속적으로 반복해 발생하는 T사의 대출금 채무를 보증하는 근보증으로 봐야 한다"며 "주계약상 거래기간 연장에 따라 신용보증기간이 연장됐지만 구상보증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보증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구상보증계약 관계가 먼저 종료되는 경우에는 구상보증인은 아무런 보증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1차 신용보증기간은 2009년 3월가지로 연장됐지만, 2차 신용보증약정 때 황씨는 T회사의 구상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인으로 보증을 서지 않았고 황씨의 구상보증계약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T사의 대출금 거래와 신용보증계약은 어느 것도 종료되지 않아 T사의 신용보증채무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그 후 T사의 연체로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해 공사의 신용보증채무가 확정되고, 이로써 T사의 구상채무까지 확정됐으므로 황씨는 아무런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