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설문조사 결과를 올린 경우 불법이라는 점을 몰랐더라도 처벌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차한성 대법관)은 지난해 4월 중순께 한나라당 카페에 자신이 조사한 설문결과를 올리고 특정후보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을 비방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기소된 오모(48)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3588)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원심을 지난달 26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오씨의 여론조사결과 공표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 이상, 오씨가 그 행위가 법에 위반되는 줄 몰랐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범죄의 성립을 방해하는 정당한 사유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오씨는 지난해 4~6월 ‘희망! 한나라당’ 카페에 ‘이명박 51% 박근혜 18%’라는 제목으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여론조사기관·단체명, 피조사자 선정방법, 조사방법, 표본오차율, 응답률, 질문내용 등을 명시하지 않고 자신의 친구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올리고, 한나라당 카페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박 의원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총 21회에 거쳐 선거법위반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