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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공공기관 34세 이하 청년고용할당제 합헌"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매년 정원의 3%이상씩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채용하도록 한 청년고용할당제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조모씨 등 7명이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5조1항과 시행령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3헌마553)에서 재판관 4(합헌):5(위헌)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위헌의견이 다수이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 미달해 합헌으로 결정났다. 합헌의견을 낸 이정미·김이수·김창종·강일원 재판관은 "청년할당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위해 도입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청년할당제는 청년실업을 완화하는 데 다소나마 기여해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또 "청년할당제는 모든 공공기관에 일률적으로 강제되는 거이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기관에만 적용되고 3년간 한시적으로만 시행돼 불이익을 최소화했다"며 "35세 이상 지원자들이 공공기관 취업기회에서 청년할당제 시행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어 조씨 등의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한철·이진성·안창호·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을 반대의견을 내고 "헌법은 모든 영역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고, 각종 고용 관련 법에서 고용영역에서 연령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며 "청년할당제는 우리 법체계 내에서 정립된 기본질서와 모순되는 것으로 적합한 수단으로 불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청년할당제는 일자리 창출 없이 한정된 일자리 일부를 청년층으로 채우도록 하는 대증적인 처방에 불과해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청년할당제는 장애인고용할당제도나 여성할당제도와 같이 과거의 차별로 인한 불이익을 시정하고 이를 보상해주기 위한 적극적 평등실현 조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청년고용할당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합헌
평등권
신소영 기자
2014-09-02
헌법사건
헌재, "심야게임 셧다운제, 합헌"
심야 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막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13개 게임업체와 16세 미만 청소년을 자녀로 둔 박모씨 등 3명이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게임 제공을 금지한 구 청소년보호법 제26조1항 등은 직업의 자유와 청소년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마659)에서 재판관 7(합헌):2(위헌)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게임제공 금지조항은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이를 위해 일정 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인터넷게임의 제공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적절하다"며 "과잉규제를 피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장관으로 하여금 2년마다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도록 하고 시험용 또는 교육용 게임물에 대해서는 적용을 배제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외 업체를 불문하고 이 금지 조항이 적용된다"며 "일부 해외서버로 불법유통되는 게임물에 금지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국내업체만 규율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강제적 셧다운제는 문화에 대한 자율성과 다양성 보장에 반해 국가가 지나친 간섭과 개입을 하는 것으로 헌법상 문화국가 원리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소년보호법 부칙 조항에서 심각한 중독 우려가 없는 인터넷 게임물에 대해 적용을 유예하도록 하고 있지만, 판단기준에 관해 법에서 전혀 정하고 있지 않다"며 "강제적 셧다운제의 인터넷게임의 범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셧다운제
청소년보호법
심야게임
게임제공금지조항
청소년
신소영 기자
2014-04-24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재, "법원 재량으로 국민참여재판 제한은 합헌"
법원이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주거침입 강간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민모씨가 "법원이 재량으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한 법 규정은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바273)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1항 제3호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될 경우 법원이 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참여재판 배제조항은 국민참여재판의 특성에 비춰 그 절차로 진행함이 부적당한 사건에서 법원의 재량으로 국민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일 뿐"이라며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 인정이나 유죄판결을 전제로 해 불이익을 과하는 것이 아니므로 무죄추정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참여재판 제도는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고자 배심원이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달리 우리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호 범위에는 배심재판을 받을 권리는 포함되지 않아 재판청구권 침해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민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모텔에서 여성 피해자가 혼자 방에 남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2012년 3월 창원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던 중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법원이 이 조항을 근거로 참여재판을 하지 않기로 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무죄추정원칙
참여재판배제
강간
주거침입
국민참여재판
법원재량
신소영 기자
2014-02-04
헌법사건
연수원 42기 새내기 판사 첫발… 여성이 87.5%
대법원은 2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사법연수원 42기 출신 신임법관 임명식을 열었다. 이번에 임명된 법관은 김기홍(26) 서울고법 재판연구원 등 32명이다. 당초 2011년에 입소한 사법연수원 42기생들은 곧바로 법관에 임용될 수 없었다. 2011년 개정된 법원조직법은 2013년부터 일정 기간의 법조계 경력을 갖춘 자들에게만 판사 임용자격을 부여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42기 사법연수원생들은 '곧바로 법관이 될 수 있다는 신뢰이익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재는 지난해 11월 "개정 법원조직법이 2011년 7월 18일 당시 사법연수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던 자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는 해의 판사 임용에 지원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법원조직법 부칙 제1조 등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2011헌마786·2012헌마188 병합).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따라 대법원은 지난 9월 법관임용절차를 진행했고, 서류심사와 실무능력평가, 인성역량평가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신임법관을 선발했다. 이번에 임용된 법관들은 이날부터 사법연수원에서 8주간의 신임법관 연수교육을 마치고 내년 2월 중 정기인사에 맞춰 각급 법원에 배치될 예정이다. 법관임용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42기 출신 신임법관들은 이미 다른 직업을 가진 상태였다. 법원 재판연구원이 27명(84.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변호사는 5명(15.6%)에 불과했다. 변호사 출신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3명, 법무법인 세종과 화우 출신이 각각 1명씩이었다. 여성이 28명(87.5%)으로 '여풍'이 초강세였던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날 임명장을 전달한 양승태 대법원장은 "법관임용제도의 전면적 변화 속에서 쉽지 않은 과정을 겪으며 임용된만큼 자세와 각오가 남다르리라 생각한다"며 "법원에 대한 신뢰는 법관에 대한 평가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은 여러분은 재판 당사자에게 경험 없는 짧은 안목을 가진 젊은이일 뿐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일생에 한 번 재판을 할까 말까 한 재판 당사자는 담당 법관 한 사람을 보고 법원 전체를 판단해 버리므로, 여러분 중 한 명의 사소한 잘못 하나가 동료들이 공들여 쌓아놓은 신뢰의 기반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모든 일에 세심한 분별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사법연수원
42기
법원조직법
법관
법관임용제도
임관식
좌영길 기자
2013-12-26
헌법사건
[전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하버드 로스쿨 강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의무에 관한 한국 헌법재판소 결정을 중심으로 오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친절하고 사려 깊은 소개를 해 준 사회자에게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늘 강연을 하도록 초대해 준 마사 미노우 하버드 로스쿨 학장님에게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토론할 수 있는 놀라운 자리를 마련하느라 애쓴 윌리엄 알포드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하버드 로스쿨 관계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명문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국의 헌법재판에 관한 강의를 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합니다. 하버드에는 이전에 한 번 온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하버드 교정에 얽힌 전설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행운을 기원하며 존 하버드 동상의 왼쪽 발가락을 만지는 것이죠. 1997년 여름 하버드에 왔을 때 그 이야기를 듣고 하버드 동상의 왼쪽 발가락을 만졌습니다. 자 다시 이곳에 오게 된 것을 보셨지요. 전설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이 오늘 밝혀졌습니다. 오늘 강의실에 오기 전에, 한국전에서 전사한 하버드 동문들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보존되어 있는 하버드 교내의 메모리얼 교회에 갔었습니다. 세계 평화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자신을 생명을 내 놓은 분들을 애도하며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이제 다른 나라를 돕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중 많은 수가 한국의 경제와 문화 발전에 대하여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사법제도는 미국의 학생들에게 조금 덜 알려진 분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는 한국의 헌법재판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한국의 헌법재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연방대법원이 헌법재판을 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일반법원과는 별도로 헌법재판소를 설치하여 헌법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재판이 전제되지 않은 경우에도 헌법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과 미국의 헌법심사의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입니다.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다른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뒤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권력의 불행사'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받은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한 헌법소원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권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은 입법 또는 행정행위를 할 의무를 궁극적으로 헌법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됩니다. 오늘 주로 소개할 사안은 행정권력의 부작위를 위헌으로 본 사례입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2011. 8. 30.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끌려간 위안부 피해여성이 일본정부에 대해 가지는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분쟁을, 한국정부가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 맺은 협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하지 않고 있는 부작위가 위헌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2006헌마788).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한국정부가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하였습니다. 그 실질적 배경에는 일본정부와 군에 의하여 강제로 동원되어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피해 여성들에 대한 포괄적인 일본의 국가책임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이 결정은 전시에 국가가 다른 나라의 여성에 대하여 조직적으로 저지른 성범죄로 인한 여성의 인권 침해의 구제라는 중대한 문제에 관한 국제규범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를 우선 살펴보겠습니다. 일본군은 피 식민국가 여성들을 군의 성노예로 삼아 군인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제공함으로써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불만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2차 대전 중 동남아시아, 태평양 각 점령지역에 군위안소를 설치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의 수는 8만에서 2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 80%는 조선(대한민국 및 북한) 여성들이었고, 그 외 피해자의 국적은 필리핀, 중국, 대만, 네덜란드 등 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사기, 협박, 납치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전선으로 끌려가, 전혀 자기 통제력을 갖지 못한 채 끊임없이 일본군의 일방적인 성적 요구에 응해야 했으며, 구타 및 질병에 시달리면서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였습니다. 피해자들 대부분이 전쟁 중 희생되었고, 일부 귀환자들도 대부분 후유증으로 일찍 사망하였으며, 생존한 사람들은 가족, 사회와 떨어져 자포자기의 삶을 이어왔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은 '위안부'라는 표현은 잘못되었고, '강요된 성노예'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건의 배경이 된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청구권 협정에 대하여 설명하겠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재산상 채권·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결과, 최종적으로 1965년에 일본이 일정한 금액을 대한민국에 지불하되, '양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에 관한 문제를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의 청구권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위 협정 제2조 제3항은 양국 국민은 상대국 및 상대국가 국민에 대한 청구권 주장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습니다. 협정 제3조에서는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을 우선 외교상 경로를 통해 해결하고, 해결되지 않으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결정에 따른다고 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이 사건 협정체결을 위한 한·일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전혀 논의되지 않았고, 협정 체결 후 개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상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전혀 논의되지 못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1990년대 들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공개기자회견을 통하여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초기에 책임을 완전히 부인하였으나, 1992년 1월 일본군이 위안부 징집에 직접 관여한 사실에 관한 공문서가 발견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1993. 8. 4. 일본군 및 관헌의 관여와 징집·사역에서의 강제를 인정하고, 문제의 본질이 중대한 인권 침해였음을 승인하며 사죄하는 내용의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미 고령이 되어버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 정부 내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고, 고노담화를 수정하자는 주장마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이 사건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되었다면서, '민간 차원'의 기금 조성 이외에 법적인 배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대만 등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정당한 배상의 대상이 아닌 인도주의적 자선사업의 대상으로 보는 아시아여성발전기금에 반대하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법률을 제정하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아시아여성발전기금이 지급하려고 한 4,300만원(약 53,700 달러)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였습니다.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1991년부터 여러 차례 일본을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였으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이 사건 협정 등을 들어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중국, 대만 등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도 모두 일본 법원에서 기각되었습니다.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국가에 의한 여성인권의 중대한 침해이며, 일본의 사죄와 기록공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1996. 4. 19. 제52차 유엔 인권위원회의, '쿠마라스와미 보고서', 1998. 8. 12. 유엔 인권소위원회의 '게이 맥두걸 보고서', 2008. 10. 30.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 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은, 2차 대전 때 강제 연행된 일본군 위안부는 성노예제로 명백히 국제법 위반임을 확인하고, 고령인 생존피해자들에 대한 일본의 국가차원의 긴급하고 신속한 손해배상, 책임자 처벌,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모든 자료의 공개, 피해자에 대한 공식사죄, 교과서 개정 등을 권고하였습니다. 미국 연방하원은 2007. 7. 30. 만장일치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채택하였습니다. 그 주요내용은 ① 일본 정부는 193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에 이르기까지, 일본군이 강제로 젊은 여성들을 위안부로 알려진 성노예로 만든 사실을 분명하게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② 일본 정부는 일본군들이 위안부를 성노예로 삼고 인신매매를 한 사실이 없다는 어떠한 주장에 대해서도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반박하여야 한다. ③ 일본 정부는 현 세대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끔찍한 범죄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 등 입니다. 네덜란드 하원, 캐나다 연방의회 하원, 유럽의회도 2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을 위안부로 강제동원해 저지른 만행에 대하여,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였습니다. 국제사회가 일본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이유는, 드러난 가해의 성격과 규모 및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피해의 지속성에 비추어 볼 때, 모성의 원천인 여성을 군대의 성노예로 만드는 범죄야말로 인류가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극악한 범죄임을 일본과 세계시민에게 뚜렷하게 각성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한국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부작위가 위헌이라는 한국 헌법재판소의 판단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헌법재판소는 한국과 일본 정부의 협정의 해석에 관한 분쟁과 그 해결절차가 있는지 검토하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2005. 8. 26. 이 사건 협정은 한·일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관계에 관한 것이었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다루지 않았으므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인정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사건 협정을 통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미 법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으로 소멸한 청구권의 내용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한 한·일 양국 간에 해석 차이가 존재하고, 그것은 협정 제3조의 '분쟁'에 해당합니다. 분쟁이 발생한 이상, 협정 제3조가 규정한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외교적 경로를 통한 해결 및 중재회부 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한국 정부'의 부작위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한국 정부의 부작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긍정하였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최고의 헌법적 가치이자 국가목표규범으로서, 국가는 인간존엄성을 실현해야 할 의무와 과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이 제3자에 의하여 인간존엄성을 위협받을 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말살된 상태에서 장기간 비극적인 삶을 산 피해자들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의무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협정 제3조에 따라 분쟁해결 절차로 나아갈 의무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당한 국민들을 보호할 헌법적 요청에 의한 것이며, 이 사건 협정에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작위의무입니다. 또한 국가의 부작위로 침해되는 기본권도 매우 중대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일본 국가와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동원되고 그 감시 아래 일본군의 성노예를 강요당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달리 그 예를 발견할 수 없는 근원적인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특수한 피해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를 "군사적 성노예", '인도에 대한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 "일본 정부에 의한 강제 군대 매춘제도이자 잔학성과 규모면에서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범죄"로 규정하였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에 대하여 가지는 배상청구권의 실현은, 무자비하게 지속적으로 침해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신체의 자유를 사후적으로 회복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피해자들이 군대 성노예로 내몰렸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도 60여년이 훨씬 넘었고,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한지도 20년 남짓 흘렀습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모두 고령이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경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실현함으로써 역사적 정의를 바로세우고 침해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회복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해지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협정에 규정된 분쟁해결 절차로 나아갈 헌법상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부작위는 헌법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합니다. 이 결론에는 헌법재판소가 정부에 막연히 '외교적 노력을 하라'는 의무를 강제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이 외교행위에 관한 정책판단, 정책수립 및 집행에 관한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고 있는 권력분립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는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이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 사건 결정이 있은 뒤 '분쟁해결을 위한 양자 협의'를 갖자는 외교문서를 2차례 보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실질적인 답은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협정에 규정된 중재위원회 설치 제안을 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현재 생존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는 56명이며, 모두 고령입니다. 일본의 신속한 피해의 배상과 진솔한 사죄가 요청되는 이유입니다. 이 사건 결정의 의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국가는 기본적 인권을 침해받은 국민을 보호하고 권리구제를 도모하여야지, 인권침해를 당한 국민의 청구권 행사를 임의로 방기하여도 되는 재량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은 인류의 보편적 인권의식의 발전을 확인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 결정은 국가권력에 의한 여성에 대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침해가 구제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전시 상황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는 보스니아 내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도 세계 여러 분쟁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것이 반복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수세기 동안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21세기의 인류공동체와 문명국가의 기준에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 결정은 반인도적 인권침해에 대하여 인류는 끝까지 추적하여 사죄와 반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 더 이상 국가에 의한 성노예라는 반인도적 인권침해가 어떠한 경우에도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야기 합니다. 이 결정을 떠나서 일반적으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역사적인 노력은 여성의 권리신장에 있어서 국제인권발전사에 있어서 역사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유엔 등에서 전시 여성 폭력을 심각하게 살펴보는 전기를 마련하였고, 1998년 채택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협약'에 반영되었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군대 성노예제가 주요 의제가 되었습니다. 이와 비교해 볼만한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일본과 달리 독일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금전적인 배상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1960. 7. 15. '독불간 나치피해 박해조치로 피해를 입은 프랑스 국민을 위한 지불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4억 마르크를 지급했고, 위 조약 3조에서 나치박해로 자유 또는 신체상의 피해를 입은 프랑스인 또는 그 유족에 대한 모든 청구권이 완결된다는 규정을 두었습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독일에 '강제징집자' 등에 대한 추가보상을 요구하였고, 독일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2000. 7. 6. 독일 하원은 다시 독일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100억 마르크의 기금을 조성하여 2차 대전 때 독일에 강제 징용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보상을 하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1999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 결정에서는, 강제노동에 대한 손해배상과 관련해서 국가가 한 국제법상의 포기선언이 개인의 청구권 행사를 막거나 없앨 수는 없다고 설시한 바 있습니다. 미국도 Torture Victim Protection Act의 적용을 통하여 외국에서 외국인간에 발생한 인권침해행위에 대하여서도 관할권인정은 물론 막대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명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Alien Tort Statute, 28 U.S.C. 1350 (2000)은 미국이 체결한 조약 또는 국제관습법에 위반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외국인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관할을 연방지방법원에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차 대전 당시의 과거 역사에 대한 사법적 반성을 한 사례로, Korematsu 사건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모두 잘 알다시피, Korematsu v United States 판결은 일본계 미국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2차 대전 중 거주지를 떠나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은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연방대법원이 6:3으로 선고한 사안입니다. 40년 후 새로운 증거에 근거해서 유죄판결을 파기한 연방지방법원의 판결 및 보상입법의 제정 등을 통하여, 미국은 역사의 법정에서 과거 국가의 잘못을 교정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외교적 보호권에 관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는, 2004. 8. 4. "정부에게는 국제인권규범의 심대한 침해에 대하여 그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의무가 있을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원조 요청이 거절된다면, 헌법재판소는 정부에게 적절한 행동을 취하도록 명령할 것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국제인권의 보장, 국가의 기본권 보호 책무, 여성인권의 보장 등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이 사례를 통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 제도에 대한 소개가 되었기를 희망합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최초로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사를 시작한 이래,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권, 평등권 등 기본권 보장을 선도하는 주요한 판결을 내려왔고, 많은 미국의 법률가들이 이를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이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오늘 강의를 끝맺음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하버드 로스쿨 재학생 여러분이 이러한 미국의 인권 보장을 앞으로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의 역사가 신채호의 표현을 빌자면, 역사를 잊은 인류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인권침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처하여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 사법부도 보편적 인권의 확인과 보장, 국제협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히틀러의 집권 80주년을 맞아 베를린에서 한 연설에서 2013년 1월, "인권은 스스로 주장하지 못하고, 자유는 스스로 발현하지 못하며, 민주주의는 스스로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Human rights don't assert themselves. Freedom doesn't preserve itself all alone and democracy doesn't succeed by itself."). 인간의 숭고한 가치는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키기 위한 사회의 중단 없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몇 가지 인권 이슈들에 대해 오늘 여러분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장차 이 세계의 지도자가 될 여러분 모두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에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성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 10. 29. 헌법재판소장 박한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하버드강연
헌법소원심판
부작위
위안부
2013-10-31
헌법사건
박한철 헌재소장, 위안부 문제 뒷전 日정부 강력 비판
"전시 상황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는 현재도 세계 여러 분쟁지역에서 계속되는 문제입니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인류공동체와 문명국가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박한철(60·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은 29일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여성 인권 침해 회복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 강연 전문> 박 소장은 우리나라 헌법재판소가 2011년 8월 내린 한일청구권협정 관련 결정을 소개했다. 헌재는 일제 위안부 피해자 64명이 "한일청구권협정과 관련해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하지 않는 국가의 부작위로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받았다"며 낸 헌법소원(2006헌마788)에서 "국가의 부작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박 소장은 강연에서 "이 결정을 통해 국가는 기본적 인권을 침해받은 국민을 보호하고 권리구제를 도모해야 하는 것이지, 인권침해를 당한 국민의 청구권 행사를 임의로 방치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는 국제인권법의 준수와 강제의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연 도중 "고령이 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 내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일본과 달리 독일은 2차 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금전적인 배상을 하는 태도를 분명히 했고, 이를 통해 독일은 피해자와 인근 국가를 비롯한 세계의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 사례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 제도에 대한 소개가 됐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지난 28일 출국한 박 소장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을 만나 회담한 뒤 다음달 5일 귀국할 예정이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하버드강연
헌법소원심판
부작위
위안부
좌영길 기자
2013-10-31
헌법사건
형사일반
주거침입강제추행과 주거침입강간을 같은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은
주거침입 강제추행죄와 주거침입 강간죄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 특례법)이 가까스로 합헌결정을 받았다. 헌재는 4차례에 걸쳐 여성들이 사는 집에 침입해 여성을 강제추행했다가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최모씨가 성폭력특별법 제3조 제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2헌바320)에서 재판관 4(합헌):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주거는 사생활의 중심으로 개인의 인격과 불가분적으로 연결돼 있으므로 주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이러한 범행이 배우자 또는 가족이 목격하는 가운데 행해진 경우에는 단순히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넘어 생활의 기초단위인 한 가정을 철저히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성폭력특례법상 주거침임 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법관은 작량감경을 통해 얼마든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고, 강제추행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는 강간이나 유사강간을 한 경우보다 무겁게 처벌하거나 적어도 동일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실무상 흔히 있으므로 이 처벌규정이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한철·김이수·이진성·안창호·강일원 재판관은 "성기를 제외한 구강, 항문 등 신체의 내부에 성기 등 신체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 외의 다른 강제추행행위에 대해서도 성폭력특례법상 주거침입 강제추행죄 규정을 적용하는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주거침입 강제추행죄는 주거침입 강간죄와 같이 그 법정형의 하한을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어 강간에 비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정도가 훨씬 경미한 유형의 강제추행 행위에 대해서도 강간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기 돼 책임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2011년 6월부터 2개월간 4회에 걸쳐 주거에 침입해 흉기 등으로 여성들을 위협한 뒤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에 정보공개 10년,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항소심 재판 도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최씨는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주거침입
주거침입강제추행
주거침입강간
법정형
비례의원칙
평등원칙
좌영길 기자
2013-08-06
헌법사건
"이대 로스쿨 남성 입학 못해도 위헌 아니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여성만 입학할 수 있도록 해 전국의 로스쿨 입학정원에 남·녀간 차이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헌법 위반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로스쿨 입학준비를 한 엄모씨와 황모씨가 "이대 로스쿨이 2010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하면서 여성만 입학자격요건을 갖도록 해 평등권, 직업의 자유와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며 낸 헌법소원사건(☞ 2009헌마514)에서 재판관 6(합헌):2(각하)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먼저 이화여대 로스쿨의 모집요강에 대해 "로스쿨은 교육기관으로의 성격과 함께 법조인 양성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일부 위임받은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이화여대는 사립대학으로 국기가관이나 공법인, 국립대학교와 같은 공법상의 영조물에 해당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사립대학과 그 학생과의 관계는 사법상의 계약관계이므로 학교법인 이화학당을 공권력의 주체라거나 그 모집요강을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교육부가 입학모집요강을 인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법인 이화학당의 로스쿨 입학전형 계획은 학생의 선발과 입학 전형에 관해 대학의 자율성을 행사한 것이고, 교육부 장관이 이화여대 로스쿨의 입학전형을 인가한 처분은 이러한 자율성 행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교육부장관이 설치인가를 하면서 이화여대 로스쿨의 모집요강을 인정한 것은 여자대학으로서의 전통을 유지하려는 자율성을 보장하고자 한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엄씨는 이화여대 외에도 전국의 24개 다른 법학전문대학원, 총 1900명의 입학정원에 지원할 수 있고 소정의 교육을 마친 후 변호사시험을 거쳐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육부의 인가처분으로 인해 엄씨가 받는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진성·조용호 재판관은 "엄씨가 다투고자 하는 점은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라는 특정 학교의 입학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 아니라 남성의 경우 입학가능한 총 정원이 사실상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점으로, 그렇다 하더라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모집요강 인가에 의해 법학전문대학원 진학기회 자체가 봉쇄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자기관련성이 없어 심판청구 전부를 각하해야 한다"는 일부 반대의견을 냈다.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엄씨 등은 학교법인 이화학당이 2010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모집요강을 발표하면서 여성만을 입학자격요건으로 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이대
로스쿨
남성입학
이화학당
공권력
입학전형
좌영길 기자
2013-05-30
가사·상속
민사일반
헌법사건
헌재 "관습법도 위헌법률심판 대상"
헌법재판소는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관습법(慣習法)에 대해서도 위헌심판을 할 수 있다는 첫 결정이 나왔다. 관습법은 사회 생활에서 습관이나 관습이 굳어져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법적 확신에 의한 지지를 받아 법규범으로서의 지위를 갖게 된 것을 말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7년 '관습법은 헌재가 위헌법률심판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해 두 기관의 마찰이 예상된다. 더욱이 대법원은 관습법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판례에 의해 그 존재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헌재 결정에 따르면 대법원이 확인한 관습법을 헌재가 효력을 부정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판례에 의해 확인된 관습법으로는 수목이나 미분리과실에 대한 공시방법인 명인방법,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동산의 양도담보, 사실혼 등이 있다. 헌재는 지난달 28일 관습법에 의해 분재청구권을 인정받지 못한 이모씨 등 2명이 상속에 관한 관습법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09헌바129)에서 각하결정을 내렸다. 분재청구권이란 호주가 사망하면 그의 전재산이 호주상속인에게 이전되고 차남 이하의 상속인들은 호주상속인에 대해 재산의 분배를 청구할 권한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관습법상 분재청구권은 여성에게 인정되지 않아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 제111조와 헌법재판소법 제68조2항 등은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 뿐만 아니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을 위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합헌적인 법률에 의한 재판을 가능하게 해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며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므로 당연히 헌법소원심판대상이 되고, 단시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대법원은 이씨 등이 분재청구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소 제기 이전에 이미 소멸시효 10년이 완성됐다고 판단했다"며 "판결이 확정된 이상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해 더 이상 다툴 수 없고,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정미 재판관은 각하의견을 낸 재판관 7명과는 달리 본안판단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민법은 소멸시효 기산점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재가 이씨 등에게 적용된 관습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기 전까지 이씨 등은 호주 상속인을 상대로 분재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으므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아 관습법 위헌 여부에 따라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라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07년 헌법소원 청구인인 이씨 등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7카기134)을 각하하면서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민사에 관한 관습법은 법원에 의해 발견되고 성문의 법률에 반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것"이라며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법원이 관습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므로 관습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국회 제정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관습법의 위헌심판 대상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호 기관으로서 의무를 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습법
위헌심판
상속
분재청구권
법적안정성
소멸시효
좌영길 기자
2013-03-03
헌법사건
소신 돋보인 '성매매 처벌 위헌제청'
"말씀하신 (위헌제청신청) 결정문 보내드립니다. 판사 분이 용기가 있네요." 지난 5일 헌법재판소 관계자가 서울북부지법에서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을 받아들였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며 남긴 말이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오원찬 판사는 13만원을 받고 이모(23)씨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1·여)씨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1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 제청을 했다(2012초기1262).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한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처벌특별법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었다. 의미가 있는 결정이었지만, 위헌제청 결정 사실이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뒤였다. 정작 법원은 결정 내용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지난 5일 위헌법률심판제청 사실을 확인하고 결정문을 받아보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부탁을 했지만, "다음 주에 다시 연락을 달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결국 위헌제청신청 결정문을 보내준 곳은 결정을 내린 법원이 아닌 이 사건을 접수한 헌법재판소였다. 이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기는 김씨의 변호인도 마찬가지였다. 법률신문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언론사가 이 문제를 보도하자 김씨의 변호인은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처음 사건을 알려올 때는 '기사에서 변호인에 관한 언급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성매매 처벌 법규의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 자칫 '성매매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냐'는 비난 여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위헌제청신청을 결정한 오 판사의 소신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외국의 경우 성매매가 허용되는 경우도 있어 충분히 위헌 여부를 검토해 볼만하다고 본다"며 "오 판사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성매매처벌특별법
성매매처벌법규위헌여부
위헌제청신청
성매매여성처벌
성매매정당화
좌영길 기자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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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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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브랜드 편의점 250m 內 출점 안돼”
판결기사
2024-04-22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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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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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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