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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진료로 살빼는 약 처방해도 의료법 위반 아니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전화를 이용한 문진만으로도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의료법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은 여기서 '직접'의 의미는 의사가 다른 사람을 거치지 않고 진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 환자를 직접 대면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3월 '직접 진찰'의 의미는 '대면 진료'로만 해석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결과 다른 결정을 내려 의료법 규정을 두고 혼선이 예상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1일 전화통화만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급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신모(47)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388)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정 의료법에서는 '직접 진찰'이라는 용어와 '직접 대면하여 진료'라는 용어를 구별해 사용하고 있다"며 "의료법은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진단서·검안서 또는 증명서를 내줄 수 없으면 같은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다른 의사가 환자의 진료기록부 등에 따라 내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해석하면 처방전 발급요건을 정한 조항에서의 '직접' 진찰은 '자신이' 진찰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직접 진찰'을 요구하는 조항은 스스로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일 뿐 대면진찰을 하지 않았거나 충분한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 일반을 금지하는 조항이 아니다"라며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전화진찰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운용을 통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거나 보험수가를 조정하는 등으로 비대면 진료의 남용을 방지할 수단이 존재하고 첨단 기술의 발전 등으로 세계 각국이 원격의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던 신씨는 꾸준히 자신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환자 성모씨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돼 더 이상 병원을 직접 방문하기가 어려워지자 대면진료를 하지 않고 2006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총 672회에 걸쳐 성씨와 전화통화로 '살빼는 약'으로 알려진 '푸링'정제약 등에 관한 처방전을 작성하고 성씨가 위임하는 약사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의료법이 직접 진찰이 어려운 환자들에 대해 장비가 갖춰진 경우 예외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있고, 전화통화를 하는 방법만으로는 환자의 병상과 병명을 규명해 판단하는 문진만이 가능할 뿐 시진이나 청진, 촉진 등은 불가능하므로 의사의 진료의무가 소홀해질 우려가 매우 크다"며 유죄판결했다. 신씨는 항소심 도중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는 지난해 3월 의료법 규정에 대해 재판관 4(합헌):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의료인이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전화통화에 의한 문진 등 일부 방법만으로 병상 및 병명을 규명·판단하는 것은 진료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현재의 일반적인 의료수준이 대면진료를 하지 않고도 이와 동일한 정도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의료법상의 '직접 진찰한'은 '대면해 진료한' 이외에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과 반대의 이유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재 관계자는 "합헌 결정은 위헌결정과 달리 기속력이 없기 때문에 양 기관이 갈등을 빚을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의료법
전화진료
처방전
문진
직접진찰
대면진료
좌영길 기자
2013-04-17
헌법사건
헌재·검찰 首長공석 장기화 '일파만파'
헌법재판소장의 공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헌재가 가장 큰 역할인 위헌 법률 판단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지난달 선고한 27건 중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사건은 없었다. 검찰총장의 공백으로 검찰의 인지수사와 검찰 개혁안 논의도 정지됐다. 후속 인사가 미뤄지면서 아이들을 새 임지로 전학시키지 못하는 바람에 기러기 가족 생활을 준비하는 검찰 간부들도 적지 않다. ◇헌재, 2월 선고 사건수 급감… 위헌결정 '제로'=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8일 선고한 사건 수는 27건이다(기소유예·불기소 처분 취소사건 제외). 지난해 12월 선고된 47건에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그 중 위헌 결정은 한 건도 없으며, 18건은 합헌, 9건은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헌재는 헌법재판관 1명의 장기공백에도 불구하고 1월과 9월을 제외고는 매월 평균 34.3건을 처리했다. 매월 위헌 결정이 포함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선고 건수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27건 가운데 18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 반대 의견이 나온 결정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2011헌마218) 밖에 없다. 송두환, 이정미, 김창종 재판관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심리불속행에 대한 헌법소원은 계속 같은 판단이 내려지는 사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판관들의 의견이 나뉜 사건은 사실상 한 건도 없는 셈이다. 다만 관습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헌법소원을 각하한 사건(☞ 2009헌바129)에서 이정미 재판관이 다수의견과 달리 본안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소장 공백으로 재판관들의 의견이 나뉘는 주요 사건들에 대한 처리는 뒤로 미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2006년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 파행으로 주선회 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았을 때도 발생했다. 주 전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은 9월에는 아예 선고가 없었고, 그 다음달에도 기소유예나 불기소처분 취소사건을 제외하면 선고가 내려진 사건은 3건에 불과했다. 11월에 가서야 23건을 선고하고 2건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는 등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권한대행 체제로 안정을 찾기는 어렵다. 권한대행인 송두환 재판관이 22일 퇴임하기 때문이다. 다음 권한대행은 박한철(60·사법연수원 13기) 재판관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헌재소장과 송 재판관의 후임 인선 논의에 진척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박 권한대행 체제에서 재판관 7인만으로 헌재가 운영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법상 재판관 평의 정족수는 7명이므로 평의를 열 수는 있지만 위헌결정에 필요한 정족수가 6명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법률에 대한 위헌 판단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전원재판부만이 아니라 재판관 3명으로 구성돼 각하 여부를 검토하는 지정재판부도 문제다. 현재 제1지정재판부는 이강국 전 헌재소장 퇴임으로 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송두환 재판관이 속한 2지정재판부도 2명 운영이 불가피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에 대해 7일 성명서를 내고 "이 전 소장 퇴임 후 40여일 넘게 송두환 재판관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송 재판관 마저 오는 21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헌재가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되는 파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작금의 헌재 사태로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된 것은 물론이고 국회와 정부의 헌법기관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 인지수사 등 '올 스톱'= 검찰도 수장의 장기간 공백 사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때는 간부 인사와 평검사 인사의 순서가 뒤바뀌고 인사 시기도 약간 미뤄지긴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 정부 출범 바로 다음 날인 2월 26일 평검사 인사가 발표됐고, 사흘 후인 29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취임했다. 그로부터 1주일여 뒤인 3월 8일과 15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와 부부장급 이상 중간간부 인사가 각각 단행돼 새 정부 검찰 진용이 갖춰졌다. 거기에 비하면 박근혜정부의 검찰 새 진용 짜기는 한참 늦은 감이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평검사 인사만 단행한 채 손을 놓고 있다. 지난달 7일 사상 최초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를 열어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대검 차장과 소병철(55·15기) 대구고검장, 채동욱(54·14기) 서울고검장(이상 가나다 순) 등 3명을 일찌감치 후보군으로 확정했지만 한 달 이상 인선 논의에 진척이 없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취임하고 곧바로 세 사람 중 한 명을 검찰총장으로 제청한다고 해도 20여일 가량이 소요되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생각하면 아무리 빨라도 3월 말이나 4월 초가 돼야 검찰총장이 취임할 수 있다. 검찰 간부 인사는 그 보다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법 제34조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검 차장이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어 황 장관이 취임 후 김 대검 차장과 상의해 인사를 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그럴 경우 누가 검찰총장이 되느냐에 따라 검찰 간부 인사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동기나 후배가 검찰총장이 되면 용퇴하는 것이 검찰의 관례이기 때문이다. 한 검사장은 "인사 결정권자의 선택에 따라 사표를 쓸지 말지 결정되는 상황이 넌센스이긴 하지만 한달 뒤의 내 모습도 그릴 수 없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후보가 포진하고 있는 14~15기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언제 사표를 내야 하는 거냐"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새 검찰 진용 구축이 늦어지면서 사정 업무와 수사 기능도 마비 상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가 확정된 여파도 있지만 지검 단위의 특수수사 등 인지 수사가 거의 정지됐다. 미제 사건이나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사정 업무의 총본산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김 대검 차장도 취임 후 중수부 파견 검사들을 모두 소속 검찰청으로 돌려보내고, 특수부 등 인지부서 검사들에게도 고소·고발 사건 등 형사부 미제 사건을 처리하게 하는 등 무리하지 않고 현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한 차장검사는 "총장 인선에 따라 조직 개편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상유지"라며 "인사를 앞두고 있으니 주요 첩보가 있어도 시작을 못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정권 교체기를 전후해 다른 부처들과 마찬가지로 검찰도 눈치보기로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정책 추진의 책임자인 수장 공백 사태로 인해 새 정부가 내놓은 검찰 개혁 방안 추진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간부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아이들 새학기도 시작해 가족과 함께 이사하기는 어려워졌다"며 "이미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영길·채영권 기자>
헌법재판소장
장기공석
공석사태
권한대행
공백
좌영길 기자
2013-03-11
헌법사건
확정 판결받은 수형자 DNA채취는 위헌인가
판결이 확정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람에게 디엔에이 신원 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을 적용, 감식 시료를 채취할 수 있는지를 심리하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연다. 헌재는 DNA법 위헌 판단을 비롯, 담배사업법 위헌 확인 등 5개 사건의 올해 상반기 공개변론일정을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헌재는 주요 사건의 쟁점을 알리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공개변론을 열고 있다. 3월 8일에 공개변론이 열리는 'DNA법 부칙 제2조1항 위헌확인사건(2011헌마28)'은 흉기를 이용해 집단으로 상해를 입힌 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수형자가 DNA감식시료를 채취당한 데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청구인은 확정 판결을 받고 수형 중인데도 DNA법을 적용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와 무죄추정의 원칙,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4월 12일에 열리는 '감사원의 연세대 법인에 대한 감사사건(2011헌마665)'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업무를 맡도록 돼 있는 감사원이 사립학교 법인에 대한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을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연세대 측은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월 10일 열리는 이동전화 번호통합 사건(2011헌마63·468)도 관심을 모은다. 휴대전화 식별번호 011,016,017,018,019 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1700여명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이동전화 식별번호 통합계획이 재산권과 인격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사건이다. 6월 14일에는 국립대학법인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인화법)이 총장을 선출할 수 있는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과도하게 포함되도록 했는지,이것이 교직원들의 공무담임권과 대학자치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해 다툰다(2011헌마612). 7월 12일에 열리는 담배사업법에 대한 위헌확인사건(2012헌마38)의은 폐암 판정을 받은 조모씨 등 8명이 "담배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해 달라"며 낸 사건이다. 이석연(58·사법연수원 17기) 전 법제처장이 소송 대리를 맡았다. 청구인들은 인체유해물질인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함에도 담배사업법이 이를 합법화함으로써 보건권과 생명권,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엔에이신원확인
담배사업법
디엔에이법률사건
연세대법인에대한감사원의감사사건
이동전화번호통합사건
이동전화번호통합
좌영길 기자
2012-02-01
전문직직무
지식재산권
헌법사건
변리사회-변협 특허침해소송 대리권 놓고 헌재서 격론
변호사단체와 변리사단체가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의 대리권이 있는지를 놓고 헌법재판소의 공개 변론에서 맞붙었다. 대한변협 측은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헌법재판관들은 공동소송대리를 인정하는 외국 사례에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헌법재판소는 8일 대심판정에서 조모씨 등 변리사 8명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변리사법 제8조와 민사소송법 제87조를 해석하는 것은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40)에 대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변리사법 제87조는 '변리사는 특허·실용신안·디자인 또는 상표에 관한 사항에 대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법원은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에서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특허관련 소송은 특허의 유·무효를 다투는 심결취소소송은 특허법원이, 침해소송은 일반법원이 관할하고 있다. ◇"변리사의 직업 자유 침해" vs "변호사 직무범위 침해"= 헌법재판관 출신인 이상경(66·사시 10회) 변호사는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출석해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에서의 소송대리인 자격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변리사법 제8조를 해석하는 것은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를 핵심적 영역에서 박탈함으로써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며 "특허침해소송의 소송대리의 측면에서 변호사에 비해 변리사를 불합리하게 차별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변리사와 변호사 두 전문가 집단 중 어느 한 전문가 집단을 소송에서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제도는 소송당사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인 이태섭(48·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는 "변리사법 제8조는 민사소송법과의 관계상 체계 정당성에 반하고 오히려 변호사의 직무범위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는 점에서 변리사에게는 '특허 등의 심결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포함한 법원에 대한 소송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입법자가 변리사에게 일반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에서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전반적인 법률사무에 관한 전문 분야와 특허 등에 한정된 전문 분야에 대한 자격제도를 구분해 각기 다른 자격제도로 규율하고 있는 취지에 부합한다"며 "이는 변호사 자격제도와 변리사 자격제도의 본질적인 차이에 기인한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진행된 참고인 진술에서 청구인 측 이승우 경원대 법대 교수는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87조의 해석을 통해 변리사법 제2조와 제8조에 의해 보장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37조2항의 기본권 제한 입법의 한계조항에 비춰 한계를 벗어나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한변협 측 참고인으로 나온 이인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소송행위의 대리'는 변호사의 고유한 업무에 속하고, 변리사의 본질적인 업무는 특허청이나 특허심판원에서의 특허에 관한 절차를 대리하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다른 직역의 업무영역에 속한 것을 요구할 권리가 직업수행의 자유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없어 심판대상 조항들로 인해 변리사의 직업수행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법률전문가들이 과학기술 따라갈 수 있나"= 재판관들은 국제적인 특허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변리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집중 질문했고 변협 측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박한철 재판관은 "특허재판에서 변리사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태섭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변리사가 전문가로 나서 설명이나 증언을 할 수도 있다"며 "변리사가 소송대리권이 없기 때문에 특허재판에서 역할을 못한다는 것은 현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재판관은 "일본은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가 가능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강희철(53·11기) 변호사(변협 부협회장)은 "일본은 특허전문 변호사가 거의 없지만 우리는 지적재산권 전문변호사가 많이 있고 로스쿨을 통해서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청구인들은 변리사 자격을 얻었다는 것만으로 자동적·전면적으로 다른 조건 없이 소송대리권을 달라는 것으로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강국 소장은 "법률전문가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따라가기에 힘들지 않나"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현재도 충분히 내부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며 "독일의 기술보좌인제도를 도입해 법정에서 관여를 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소송대리인으로 나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소장은 "변리사가 침해소송에 있어서 법정에서 단독으로 대리하는 나라는 없지만 공동대리권을 행사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강 부협회장은 "미국은 변리사 자격을 갖춘 변호사가 특허소송대리를 하고, 영국은 부분적으로 권한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현재는 법이 바뀌어서 잠정적으로만 인정된다"며 "세계 주요 특허 선진국에서는 거의 권한이 없거나 공동대리보다 더 낮은 수준만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소장은 영국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하지만 변리사회는 공개변론 직후 해명자료를 통해 "변리사 소송대리권을 규정한 '영국변리사회 상급법원 소송자격 규칙'은 경과규정에 따라 현재도 유효할 뿐 아니라, 변리사 소송대리권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변협 주장을 반박했다. ◇특허침해소송은?= 특허침해소송이란 특허·실용신안·디자인 또는 상표에 대한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소송과 침해금지 등의 민사소송을 말한다. 민사소송법 제87조는 변호사만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백남준미술관'을 상표등록한 한모씨가 경기도 용인시에 백남준아트센터를 건립한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청구소송(2010나332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하면서 이유 부분에서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한편 변리사도 변호사와 공동으로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있게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은 지난 2008년 11월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해 지난해 4월 지식경제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아직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미국은 4년제 이공계 출신으로 로스쿨을 졸업해 특허대리인 시험(Patent Bar)에 합격한 특허변호사만 특허소송을 대리할 수 있으며, 일본은 2002년 사법제도 개혁을 통해 변리사에게 변호사와 함께 특허소송을 대리할 수 있도록 변호사·변리사 공동소송대리 제도를 도입했다.
변호사단체
변리사단체
변리사
특허침해소송
소송대리권
변리사법
민사소송법
법제사법위원회
백남준미술관
이환춘 기자
2011-12-09
헌법사건
형사일반
재소자 700여명 한달 안에 형기감면 혜택받는다
형을 선고받기 전 구금일수의 일부를 형기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한 형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오자 검찰과 법원이 후속조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은 기결수의 형기를 다시 계산해 형기를 채운 재소자들을 곧바로 석방하고 있으며, 법원은 미결구금일수의 일부만 산입받고 복역 중인 피고인 가운데 본형과 미결구금기간이 거의 같거나 실제 미결구금기간이 더 긴 피고인에 대해 구속을 취소하고 있다. 대법원도 지난달 30일까지 상고심에 계류 중인 사건 중 24건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다. 그러나 미결구금일수의 일부만 형기에 포함돼 형집행을 마친 사람에 대해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이 재심사유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조계와 학계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 檢, 재소자 700여명 한달 안에 형기감면 혜택= 대검찰청 공판송무과(과장 이상철 부장검사)는 지난달 25일 헌재의 위헌결정 직후부터 지난달 29일까지 기결수 3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우선 형만기가 가까운 재소자 중 노역재집행자이거나 추가 영장집행자를 제외한 156명을 석방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출소일이 이미 경과해 즉시 석방조치한 114명도 포함됐다. 위헌결정 바로 다음날을 제외하면 1일 평균 13~15명의 재소자가 석방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또 위헌결정 이후부터 한 달안에 석방해야 할 재소자는 모두 594명으로 조사돼 이 기간동안 형기감면혜택을 받는 재소자는 700여명이 넘을 전망이다. 검찰은 또 남은 형기가 비교적 장기인 재소자에 대해서도 10일까지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서의 형기 재산입 결과를 취합해 형집행 기일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형기혜택을 받는 수형자들은 각 교도소와 구치소측의 형기 재산입절차를 거쳐 해당 검찰청으로부터 형집행 정정지휘를 받은 다음 곧바로 형기감면혜택을 적용받게 된다. ◇ 法, 일선법원에 구속취소 검토 전달= 법원행정처도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코트넷을 통해 각급 법원에 미결구금일수가 원심의 본형기간에 다다르거나 초과한 사건을 파악해 구속을 취소할 것을 통보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기록이 송부돼 각 재판부에 배당되기 전까지 수감돼 있는 미결수에 대한 구금일수를 파악해 달라고 일선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헌재결정 전에 형집행을 마친 사람들이 위헌결정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여전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대법원이 미결구금기간이 본형기간을 초과해도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결(☞2007도9137)을 내리면서 '미결구금이 곧 형의 집행은 아니다'라고 판단한 바 있어 이번 헌재 위헌결정에 따른 소급효는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형이 확정돼 구속집행이 끝났거나 복역중인 사람에 대한 재심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 내부에서도 미결구금일수 일부산입이 형사벌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다"며 "오는 9일 대법원선고에서 미결구금일수를 넘은 사건에 대한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므로 재심사유가 되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회, 형법개정안 제출= 한편 최규식 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 전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최 의원은 "판사의 재량에 따라 구금일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도록 한 것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는 규정"이었다며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만큼 개정안의 국회통과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법조계 안팎 "대체로 환영"=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에 대해 법조계 안팎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이번 헌재결정은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동안 항소기각이 될 경우 통상적으로 미결구금일수를 10일씩 깎았었는데 분명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으로 피고인의 항소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도 "전부산입이 원칙적인 모습"이라며 "비록 남소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재판의 편의보다는 피고인의 항소권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석호 대한변협 법제이사는 "남소를 방지하기 위한 공익적 필요성을 보호하는 것과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비교가 안 되는 가치"라며 "이번 헌재결정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인권보호차원에서 진일보된 판결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남소를 방지하고 소송을 줄인다는 차원의 문제는 다른 제도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판사는 "미결구금과 형집행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환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규정에 일부만 산입할 수 있다고만 돼 있고 명확한 기준이 없는 문제는 있었지만 그동안 대법원의 판결이 인권침해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헌재, 미결구금일수 일부 형기산입 '위헌'=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25일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돼 복역중인 신모씨가 낸 헌법소원사건(☞2007헌바25)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형법 제57조1항 부분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및 적법절차의 원칙 등을 위배하여 합리성과 정당성 없이 신체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에 위반된다"며 지난달 25일 위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결구금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불구속수사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데, 형법 제57조1항은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만을 본형에 산입할 수 있도록 규정해 그 예외에 대해 사실상 다시 특례를 설정함으로써, 기본권 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결구금이 확정된 형의 집행보다 완화된 형태의 구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형법 제57조1항이 (외국의)대다수 입법례가 미결구금기간의 '전부'를 형기에 산입하는 것과는 달리 미결구금기간의 일부를 산입할 수 있도록 해 미결구금일수 산입범위의 결정을 법관의 자유재량에 맡기는 이유는 피고인이 고의로 부당하게 재판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아 형사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고 피고인의 남상소를 방지해 상소심 법원의 업무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고 하지만, 구속 피고인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거나 부당한 소송행위를 했더라도 이를 이유로 미결구금기간 중 일부를 형기에 산입하지 않는 것은 처벌되지 않는 소송상의 태도에 대해 형벌적 요소를 도입해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서 적법절차의 원칙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고 밝혔다. 박경철 기자 joshua@lawtimes.co.kr
구금일수
미결구금일수
형기감면
재심사유
형법개정안
류인하 기자
2009-07-02
상사일반
행정사건
헌법사건
학교정상화 위한 임시이사 선임기간 제한규정 없어도 된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파견된 임시이사에 대해 선임기간 제한규정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A학교법인의 이사로 재직했던 B씨 등이 “임시이사 선임기간을 제한하지 않은 사립학교법 제25조3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05헌바101)에서 재판관 7대1의 의견으로 지난달 30일 합헌결정했다. 재판부는 “임시이사제도는 위기사태에 빠진 학교법인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며 “임시이사체제의 존속기한을 일률적으로 규정할 경우 선임사유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존속기간의 제한에 얽매여 더이상 임시이사를 선임할 수 없거나 직무수행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임시이사 개개인의 임기를 규정한 것이 그 임기 중에 임시이사 선임사유가 해소된 경우에도 임기를 보장하는 취지가 아님이 문언상 명백하다”며 “임시이사제도는 그 본질상 학교법인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경우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이므로 임기 중이라도 학교가 정상화되면 즉시 퇴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법률조항이 임시이사체제의 존속기한을 따로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임시이사제도의 입법취지, 임시이사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내재적 한계, 임시이사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법률조항이 사립학교운영의 자유를 과잉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임시이사의 재임기간을 2년으로 하되,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한 이 법률조항은 임시이사의 재임기간을 불합리하게 장기화하는 것이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으로 하여금 학교법인의 운영을 장기간 지배하게 함으로써 학교법인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B씨 등은 2000년 임시이사가 파견된 이후 계속 학교에 남아있자 “임시이사의 파견기간이 만료됐다”며 법원에 임시이사선임을 신청했지만 각하되자 2005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학교정상화
임시이사
선임기간
제한규정
사립학교법
학교법인
류인하 기자
2009-05-11
국가배상
헌법사건
본인소유 건물 아니면 유치원 못한다니…
자기 소유 건물이 아니면 유치원을 운영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대해 잇따라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이 제기됐다. 2005년 3월 개정된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설립·운영규정' 제7조에 따라 '운영자 본인 소유의 부지와 건물에서만 유치원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김모씨는 83년부터 24년간 강릉에서 2층 건물을 임대해 유치원을 운영하던 중 지난달 건물의 임대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새로운 건물을 임대해 이사할 계획을 세웠다. 김씨는 92년 10월에도 위치변경인가를 받아 계속 운영해온 터라 교육청의 인가에 걱정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는 교육청에 위치변경 인가를 받기 위한 서류 등을 문의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본인소유의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위치변경인가가 불가능하다"는 것. 졸지에 건물과 대지비용으로 수억원 이상이 필요하게 된 김씨는 고민끝에 4일 헌법재판소에 "본인소유의 건물에서만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설립·운영규정 제7조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2007헌마407)을 제기했다. 한편 '유치원을 운영하려면 본인소유의 건물'을 요구하는 내용이 발단이 돼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강서구의 A재건축조합은 2004년 7월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며 2,000세대 이상의 주택단지에는 유치원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는 주택건설기준등에관한규정 제52조1항에 따라 복합상가에 유치원을 두고 운영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를 했다. 강서교육청은 "복합용도 건물이 용도별 독립된 소유권 개별로 등기가 되면 유치원 인가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보내왔고 조합측은 회신을 근거로 단지내 상가의 2층과 3층을 유치원시설로 신모씨에게 분양했다. 분양계약에 따라 신씨는 지난해 8월 계약금 9,000만원과 중도금 중 일부인 2억1,000만원을 조합측에 지급하고 유치원 인테리어공사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2달 후 강서교육청은 "2006년6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복합용도 건물의 경우 구분소유 할 경우 실립불가함을 공문으로 시달했다" 며 "유치원 인가를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 결국 신씨는 유치원 운영을 못하게 된 책임이 조합측에 있다며 올해 1월 서울남부지법에 계약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조합은 6일 교육청의 회신을 근거로 분양을 했으나 유권해석을 번복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상위 기관인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2007가합28302)을 냈다.
유치원
고등학교이하각급학교설립운영규정
본인소유건물
유치원운영
주택건설기준등에관한규정
복합상가
오이석 기자
2007-04-26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헌법사건
'품위훼손' 이유 변호사징계 위헌아니다
품위손상을 이유로 대한변협이 변호사를 징계하는 것은 헌법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변협 징계위원회로부터 품위훼손을 이유로 정직 6월의 징계를 받은 서모 변호사(66)가 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05두9019)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사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인 품위손상의 ‘품위’라 함은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법률 전문가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 행위에 해당하는가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러한 기준에 따른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에 의해 그 내용이 확정될 수 있는 것이므로 품위손상 행위를 징계사유로 규정한 변호사법 제91조2항3호가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등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가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피고가 한 징계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지난 99년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대표이사 양모씨가 특경가법상 횡령혐의로 구속기소돼 회사가 도산될 위기를 맞게 되자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투자금 17억2천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양씨의 형사사건과 회사정상화 업무를 맡는 대신 변호사보수로 18억원을 받기로 하고 부산 해운대에 있는 회사소유 부동산에 피담보채권액을 18억원으로 한 1순위 저당권을 설정했다. 서 변호사는 2001년 8월 다른 채권자들의 진정으로 변협징계위의 징계절차가 개시됐으나,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받게 되자 행정소송을 내 1,2심에서 패소했었다.
품위손상
품위훼손
징계사유
변호사
징계
정성윤 기자
2005-12-08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조세회피 목적 명의신탁에 증여세 부과는 합헌
각종 조세를 회피하려는 목적의 명의신탁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조세범위를 확장한 상속세및증여세법 관련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權誠 재판관)는 주식 10억원어치의 명의자로 등재돼 증여세 6억9천여만원을 물게된 명의수탁자 한모씨가 “명의신탁을 증여로 의제하도록 규정한 관련 법률은 조세평등주의 등에 위반된다”며 제기한 구 상속세및증여세법 제41조의2에 대한 위헌소원 사건(2002헌바66)에서 지난달 25일재판관 5:4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명의신탁에 대한 증여세의 부과는 명의신탁이 증여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거나 증여세의 누진부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조세정의와 조세공평이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중요 역할을 수행한다”며 “명의수탁자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줘 증여세회피를 가능하게 한 사람이므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명의신탁에 의한 조세의 회피는 증여세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 각종 국세와 지방세 그리고 관세에 대해서도 가능한 이상 이를 제재하기 위해 조세회피의 목적을 증여로 추정하도록 조세범위를 확장한 이사건 법률조항은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재산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金榮一·金京一·宋寅準·周善會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심판대상조항들은 증여추정의 제도를 증여세 회피의 경우 뿐만아니라 증여세가 아닌 다른 조세의 회피는 물론 조세회피의 의도가 없는 경우까지 확대하고 사실상 증여행위가 있는 것으로 의제해 무차별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또 조세회피목적이 있어 과징금 성격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명의신탁을 허용하고 조세회피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부동산실명제법이나 국세기본법과 같이 과징금 10~30%를 명의신탁자와 연대해 내도록 하면 되지 10~45%라는 고율의 증여세를 명의수탁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위헌의견을 밝혔다. 한씨는 지난 97년 K화학공업 대표이사로부터 주식 20만주를 명의신탁 받았는데 관할 세무서가 증여추정규정을 적용, 6억9천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위헌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었다.
조세회피
명의신탁
증여세
증여추정
명의수탁자
명의신탁자
홍성규 기자
2004-12-03
선거·정치
행정사건
헌법사건
대법원, 민주당 비례대표 선거무효소송 각하
정당이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하는 과정에 하자가 있더라도 특정정당의 비례대표선거의 무효만을 구하는 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제17대 국회의원선거부터 처음으로 도입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첫 판결이다. 특히 이번 판결은 비례선거의 경우에는 지역구 선거와 달리 정당내부의 후보선출에 하자가 있더라도 선거를 정당별로 구분해 무효확인을 청구해서는 안되므로 다른 정당의 비례대표 선거를 포함한 전체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를 무효화할 만큼 매우 중대한 경우에 한해 전체 비례대표선거의 무효를 청구해야 한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비례대표선거와 관련한 소송의 처리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용우 대법관)는 최모씨(66) 등 새천년민주당 당원 4명이 "제17대 국회의원선거 중 민주당 비례대표선거는 후보추천과 등록과정에 선거의 자유와 공정성이 현저히 저해된 만큼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선거무효확인소송(2004수23)을 14일 각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거법 제20조 등 관련규정들은 종합하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선거의 전부무효소송이나 일부무효로서 투표구단위의 무효소송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나, 전국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중 '특정정당부분만에 한한' 무효소송은 허용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가 일부 무효일 경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예정하고 있지 않는 현행 선거법 규정은 정당의 민주적 활동을 보장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4주8)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특정정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소송'은 결과적으로 특정정당의 비례대표후보자명부만을 교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돼 정당과 이미 제출·등록된 후보자명부를 기초로 해 이뤄진 선거인들의 정치적 의사가 선거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경되는 것"이라며 "선거법이 이같은 소송유형을 허용하지 아니한 것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의 본질에 비춰 그 정당성과 합리성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정당의 민주적 활동에 관한 헌법 제8조2항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 등은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추미애 선거대책위원장의 '개혁공천' 요구를 거부하고 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과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홍일 의원 등을 상위순번으로 정한 비례대표후보를 확정해 선관위에 등록하자 선거무효소송을 냈었다.
비례대표
민주당
후보선출
후보추천
선거의자유
정성윤 기자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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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공인중개사가 ‘권리금계약’하고 돈 받으면 위법”
판결기사
2024-05-09 12:2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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