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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은행 직원에게 타인 계좌번호 물어만 봐도 처벌하는 것은 위헌"
누구든지 은행 등 금융회사 종사자에게 타인의 계좌번호 등 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없도록 차단하면서 위반 시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도록 한 금융실명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된 위헌법률심판 사건(2020헌가5)에서 재판관 8(위헌)대 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A씨는 은행원 B씨에게 C씨 명의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2019년 7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 중 금융실명법 제4조 1항 및 제6조 1항 중 '제4조 1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부분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신청을 금융실명법 제6조 1항의 처벌규정 중 같은 법 제4조 1항 본문의 '누구든지 금융회사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등의 제공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것으로 보고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금융실명법 제4조 1항은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 또는 수익자를 말한다)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이하 거래정보등)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금융회사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등의 제공을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법 제6조 1항은 '제3조 3항 또는 4항, 제4조 1항 또는 제3항부터 5항까지의 규정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금융거래정보 유출을 막음으로써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 명의인의 동의 없이 금융기관에게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공요구행위에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위가 수반되지 않거나 금융거래의 비밀 보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행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등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행위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죄질과 책임을 달리하는데, 해당 조항은 정보제공요구의 사유나 경위, 행위 태양, 요구한 거래정보의 내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위반시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이 중요한 공익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일률적으로 일반 국민들이 거래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일반 국민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정보제공을 요구한 자의 죄질이 정보를 제공한 자의 죄질보다 나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거래정보 등의 제공요구행위를 아예 처벌하지 않거나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보다 낮은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은 구체적인 경우에 오히려 불균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해당 조항은 금융실명제의 실시와 관련한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이라는 공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러한 공익은 타인의 금융거래에 관한 정보제공을 자유롭게 요구할 수 있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 인한 사익보다 크다고 보지 않을 수 없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계좌번호
금융실명법
박수연 기자
2022-02-24
헌법사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 입국한 경우 '국내 투표 불허'는 선거권 침해
재외선거인과 국외부재자신고인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후 입국한 경우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입국한 재외선거인 등'만 국내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27일 A씨가 "공직선거법 제218조의16 3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마89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개선 입법시한을 2023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았다. A씨는 교육부의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턴십을 받던 중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2020년 1월 28일 국외부재자 신고를 했다. 그는 재외투표기간인 2020년 4월 1~6일 사이에 현지에서 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0년 3월 30일 미국 주재 재외공관에 설치된 재외선거관리위원회의 사무를 중지하는 결정을 했다. A씨는 귀국일정을 앞당겨 2020년 4월 8일 귀국했고, 선거일인 같은 달 15일 투표를 하기 위해 자신의 주소지 부근의 투표소를 찾았지만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재외투표기간 개시일인 2020년 4월 1일 전에 귀국해 이를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선거일에 국내에서 투표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공직선거법 제218조의16 3항이 자신의 선거권 등을 침해한다면서 2020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이 조항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한 재외선거인 등은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주소지를 관할하는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후 선거일에 해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하는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즉,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 귀국한 재외선거인 등이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는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은 재외투표소에서 선거권을 행사한 자가 국내에서 다시 선거권을 행사하는 중복투표를 방지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면서도 "해당 조항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선거의 공정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선거의 공정성도 결국에는 선거인의 선거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불충분·불완전한 입법으로 인한 청구인의 선거권 제한을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에 비해 작지 않으므로 해당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선거실무를 살펴보면,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투표가 끝난 후 재외선거인명부 등 등재번호 정보가 부착된 재외투표 회송용 봉투를 받아서 이를 확인하고 재외선거인명부 등과 대조해 재외선거인의 재외투표 여부 및 중복투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그런데 재외투표기간은 선거일 전 14일부터 선거일 전 9일까지의 기간 중 6일 이내의 기간이므로, 재외투표기간이 종료된 후 선거일이 도래하기 전까지 적어도 8일의 기간이 있어, 이 기간 내에 선거일 전까지 재외투표관리관이 재외선거인등 중 실제로 재외투표를 한 사람들의 명단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경유하여 관할 구·시·군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선거일 전까지 투표 여부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외투표기간 개시일에 임박해 재외선거사무 중지결정이 있었고 그에 대한 재개결정이 없었던 예외적인 경우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이후에 귀국한 재외선거인이 국내에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의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재외선거인들이 재외투표기간 개시일 전에 귀국해 투표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어져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재외투표
재외선거
공직선거법
박수연 기자
2022-01-27
헌법사건
헌재 "'국회 정보위 회의 비공개' 규정한 국회법 조항은 위헌"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를 비공개하도록 규정한 국회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A씨 등이 "국회법 제54조의2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1162 등)에서 재판관 7(위헌)대 2(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A씨는 국회 사무총장에게 정보위 전체회의 회의록 중 특정 부분의 공개를 청구했지만 국회법 규정에 따라 거부 당하자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내고 재판 중 관련 국회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2020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B씨 등은 2018년 11월 국회 정보위 제1차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방청 신청을 했지만 국회법 규정을 이유로 거부 당하자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되고 알권리를 침해한다"며 2018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국회법 제54조의2 1항은 '정보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다만, 공청회 또는 제65조의2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위원회의 의결로 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이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 다만,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거나 의장이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 제50조 1항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회법 제54조의2 1항은 정보위의 회의 일체를 비공개 하도록 정함으로써 정보위 활동에 대한 국민의 감시와 견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 제50조 1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청구인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제50조 1항 단서가 정하는 비공개 사유는 각 회의마다 충족돼야 하는 요건으로, 입법과정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됐다는 사실만으로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의사공개원칙은 모든 국회의 회의를 항상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하지 않을 경우에는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하고 헌법 제50조 1항 단서가 정하고 있는 회의의 비공개를 위한 절차나 사유는 그 문언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예외도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며 "헌법 제50조 1항으로부터 일체의 공개를 불허하는 절대적인 비공개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어 특정한 내용의 국회의 회의나 특정 위원회의 회의를 일률적으로 비공개한다고 정하면서 공개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은 헌법 제50조 1항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정보위의 모든 회의는 실질적으로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으므로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회의의 비공개가 필요하다"면서 "헌법 제50조 1항 단서가 정하고 있는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보다 더 엄격한 본회의 의결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갖춘 법률의 형식으로 위원회 회의의 비공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해 의사공개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B씨 등이 낸 정보위 회의 방청 불허 관련 헌법소원은 각하했다. 이들이 방청을 신청했던 회의가 이미 종료돼 방청 불허 행위에 관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고, 방청 불허 행위의 근거가 된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심판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는 이상 방청 불허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판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회정보위원회
비공개
국회법
박수연 기자
2022-01-27
헌법사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진술 수록 영상물 곧바로 증거 인정은 위헌"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이 수록된 영상물을 조사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의 인정만으로 재판에서 곧바로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3일 A씨가 "성폭력처벌법 제30조 6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524)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A씨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피해자를 수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영상녹화 CD에 수록된 피해자 진술에 관해 증거 부동의했지만 1,2심은 신뢰관계인들의 증인신문을 거친 후 이를 증거로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증거의 원진술자인 피해자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상고심 진행 중 성폭력처벌법 제30조 6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8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성폭력처벌법 제30조 1항은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비디오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보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조 6항은 '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나 조사 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해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 가운데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미성년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는 것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 할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역시 보장돼야 한다"며 "형사절차에서 미성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피고인에게 공격·방어 방법을 적절히 보장하면서도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강구할 때에만 비로소 기본권 제한입법에 요구되는 피해의 최소성 요건에 부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범죄의 특성상 영상물에 수록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이 사건의 핵심 증거인 경우가 적지 않고 이러한 진술증거에 대한 탄핵의 필요성이 인정됨에도, 심판대상 조항은 그러한 주요 진술증거의 왜곡이나 오류를 탄핵할 수 있는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며 "또 조사 과정에 동석했던 신뢰관계인 등은 범행 과정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이 아니므로 그에 대한 반대신문은 원진술자의 반대신문을 대체하는 수단으로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어 피고인은 사건의 핵심적인 진술증거에 관해 충분히 탄핵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되므로 그로 인한 피고인의 방어권 제한의 정도는 매우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성년 피해자가 사건 수사 초기단계에서부터 증거보전절차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피해자의 신상정보의 누설 방지 등을 위한 제도,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증인신문제도를 이용한다면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피고인의 원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권 행사 자체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미성년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그 재판결과를 피고인에게 설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의 발견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영진·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형사소송절차에서 피해자 보호는 경시되어서는 안 될 가치"라며 "이 조항은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 진술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심리적·정서적 충격 등 새로운 추가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에서의 조사와 신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적합한 수단"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성폭력범죄의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피고인의 반대신문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유력한 수단이 되지만 법정에서 성폭력 피해를 복기하고 격렬한 탄핵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범죄행위만큼이나 피해자에게 강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줄 수 있다"며 "특히 '피해자 진술의 약점'을 지적해야 할 반대신문이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되어 피해자의 성품이나 평소 행동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경우에는 반대신문에 기대하는 기능과 달리 피해자에게 수치심, 곤혹, 공포 기타 심리적 압박과 정신적 고통 등 2차 피해만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증거
성폭력처벌법
성폭력범죄
박수연 기자
2021-12-23
헌법사건
헌재 "사립유치원에도 에듀파인 의무 도입… 합헌"
사립유치원의 회계업무를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으로 처리하도록 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A씨 등이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53조의3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542 등)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19년 2월 개정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제53조의3이 유치원을 포함한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로 하여금 교비회계에 속하는 예산·결산 및 회계 업무를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정보처리장치로 처리하도록 하자, 이 조항이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그 해 5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사립유치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교육이라는 공익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러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에 의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며 "국가와 지자체의 사립유치원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 규칙이 시행되기 이전에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에는 통일적인 회계관리시스템이 없어 수기식 개인 장부나 개별 프로그램으로 회계가 관리되어 교육목적 외 교비 사용과 개인자금 혼용이 발생하는 등 회계의 투명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립유치원 회계를 국가가 관리하는 공통된 회계시스템을 이용해 처리하도록 해 세입과 세출 이력을 보전토록 하는 것은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 된다"며 "이 규칙은 사립유치원의 회계업무를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해 기록하게 할 뿐 세출용도를 지정·제한하거나 시설물 자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아 사립유치원 설립·경영자의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으로 설립·운영되지만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 등 교육관계법령에 의해 국공립학교와 마찬가지의 재정적 지원과 감독·통제를 받는 학교"라며 "사립유치원 재정 및 회계의 건전성과 투명성은 그 유치원에 의해 수행되는 교육의 공공성과 직결되므로 에듀파인을 이용하도록 한 것이 운영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사학기관재무회계규칙
박수연 기자
2021-11-25
헌법사건
사회복무요원, '정치단체 가입 금지'는 위헌… '정당 가입 금지'는 합헌
사회복무요원이 정당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것까지 막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씨가 "병역법 제33조제2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534)에서 사회복무요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6(합헌)대 3(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하고,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6(위헌)대 3(합헌)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병역법 제33조 2항 2호는 사회복무요원이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한 경우' 경고처분하되, 경고처분 횟수가 더해질 때마다 5일을 연장해 복무토록 하고 있다. 헌재는 우선 사회복무요원의 '정당' 가입 금지 부분과 관련해서는 "사회복무요원은 복무기간에 한해 정당가입이 금지될 뿐 복무를 완료하면 다시 정당가입이 허용되므로 기본권이 과도하게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로 인해 제한되는 사회복무요원의 사익보다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와 업무전념성이라는 공익이 더 크므로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되지 않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사회복무요원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무관한 정당 가입 행위까지 금지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정당가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그러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 부분은 위헌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사회복무요원의 가입 등이 금지되는 대상을 '그 밖의 정치단체'로 규정하고 있어 문언상 '정당'에 준하는 정치단체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어렵고, 단체의 목적이나 활동에 관한 어떠한 제한도 없는 상태에서는 '정치단체'와 '비정치단체'를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도출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의 의미를 개별화·유형화 하지 않고 '그 밖의 정치단체'의 의미가 불명확하므로 이를 예시로 규정해도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의 불명확성이 해소되지 않아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관련이 없는 단체에 가입하는 등의 사회적 활동까지 금지해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행정업무 지원 등 단순 업무가 대부분인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정치적 목적을 지난 행위를 허용하더라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되고 이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이 공익에 비해 가볍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반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 헌법재판관은 "'정치단체'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반대하는 단체이며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는 정파성·당파성에 비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행위로 한정 해석되기 때문에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사회복무요원의 업무가 지원업무에 그친다 하더라도 업무 처리 과정에서 각종 행정정보와 개인정보 등에 접근해 편파적으로 정치적 행위를 할 수 있고 소속 기관장 등의 정치활동에 동원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금지할 필요가 있고, 정치적 목적 행위를 할 경우 내리는 경고처분과 복무기간 연장은 기본권 침해가 덜한 실효적인 수단이므로 이부분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돼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병역법 조항을 구체화해 사회복무요원의 시위운동에 관한 행위를 금지하는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조항에 대한 심판 청구는 각하했다. 헌재는 "행정규칙은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아니지만 되풀이 시행돼 행정기관이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게 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행정규칙에 해당하는 해당 관리규정이 되풀이 시행되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병역법
사회복무요원
정당가입
정치단체
박수연 기자
2021-11-25
헌법사건
헌재 "정부의 가상통화 규제 대책은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정부가 가상통화 투기 근절을 위해 내놓은 '가상통화 긴급대책'은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정모 변호사 등이 "금융위원회가 2017~2018년 내놓은 가상통화 긴급대책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384 등)에서 재판관 5(각하)대 4(위헌)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정부는 2017년 12월 가상통화 투자 과열과 이를 이용한 범죄행위, 불법자금 유입 의혹 등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자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 회의를 개최하고 긴급대책 수립을 논의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같은 달 시중 은행 부행장 등에게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서비스 신규 제공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2018년 1월 23일 금융위는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같은 달 30일 실명확인 가상계좌 시행 예정과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발표했다. 이에 정 변호사 등은 가상통화 거래를 못하게 되자 재산권과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사건 조치는 금융기관에게 실명확인 가상계좌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자발적 호응을 유도하려는 일종의 '단계적 가이드라인'일 따름"이라며 "다른 나라보다 가상통화의 거래가액이 이례적으로 높고 급등락을 거듭하던 한국의 현실과 전 세계적 자금세탁방지 공조 요청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가상통화 거래의 위험성을 줄여 제도화하기 위한 단계적 가이드라인의 일환인 이 조치를 금융기관들이 존중하지 않을 이유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조치들은 당국의 우월적 지위에 따라 일방적으로 강제된 것으로 볼 수 없고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이 조치가 있기 직전까지 일부 은행들은 일부 가상통화 거래소에 비실명 가상계좌를 제공해왔고 수수료 등 상당 수익을 얻던 중 해당 조치로 인해 제공을 중단했기에 이 조치를 시중 은행들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면서 자발적 순응에 기대어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조치는 비권력적·유도적인 권고·조언·가이드라인 등 단순한 행정지도로서의 한계를 넘어 규제적·구속적 성격을 상당히 강하게 갖는 것으로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 조치처럼 개개인의 기본권에 다층적 제한을 가할 것이 예견되고 거래에 참여하는 국민의 개인정보를 금융당국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통상적 금융실명거래의 범주를 넘어 '가상통화 거래'라는 특정 거래내역만을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으로 살필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방안으로 삼는 경우라면 공론장인 국회를 통해 법률로 규율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법적 근거 없이 이루어진 이들 조치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가상통화
투기
가상통화긴급대책
금융위원회
재산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박수연 기자
2021-11-25
헌법사건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정보 기재토록 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합헌"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관련 정보를 기재하도록 한 가맹사업법 시행령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A사와 가맹본부나 가맹점사업자에게 물품을 납품하는 B사 등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1항 별표1 중 5호 나목 등은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288)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가맹본부인 A사 등의 청구를 기각하고 납품업체인 B사 등의 청구를 각하했다.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4조 1항 별표1 중 5호 나목 2)와 6호 가목은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정보공개서에 가맹점사업자가 해당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 또는 권장해 공급받는 품목에 대하여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 중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차액가맹금)와 관련해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금액,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지급금액의 비율[5호 나목 2)], 주요 품목별 직전 사업연도 공급가격의 상·하한 등[6호 가목 1)]을 기재하고, 가맹본부의 구입강제와 관련해 가맹본부 또는 특수관계인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을 경우에 납품업체 등의 명칭, 특수관계인의 명칭, 경제적 이익의 내용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6호 가목 2), 3), 4)]. 헌재는 가맹본부인 A사 등의 청구에 대해 "'가맹점사업자의 부담'은 가맹점사업자가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영업하는 중에, 계약이 종료된 다음에 부담하게 되는 비용이나 의무 등에 대해서 기재하는 것이고 '차액가맹금'은 영업을 하는 도중에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에 물품대금 등의 명목으로 납부하게 되는 대금이지만 그 실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가맹사업을 하도록 허용하고 지원을 한 대가를 일반적인 물품대금에 덧붙여 납부하도록 한 것"이라며 "차액가맹금에 관한 정보인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금액'과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지급금액의 비율'은 가맹희망자는 대략 일정한 매출액이 발생했을 때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에 차액가맹금 명목으로 얼마만큼 지급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정보이므로 가맹사업법 제2조 제10호 라목의 '가맹점사업자의 부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활동에 관한 조건과 제한'은 가맹점사업자가 영업을 하는 동안 지켜야 할 사항과 영업활동과 관련해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가맹본부의 보호와 지원에 관한 것으로 가맹점을 운영할 경우 구매 강제품목은 중요한 사항이므로 영업활동에 관한 조건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으며 그 품목에서 발생하게 되는 차액가맹금의 수취 여부나 거래 강제 등으로 가맹본부, 가맹본부의 특수관계인이 얻는 이익은 영업활동에 관한 조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액가맹금 그 자체에 관한 정보 또는 차액가맹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금원에 대한 정보이기에 궁극적으로 가맹점사업자가 거래 강제 등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부담과 관련되어 이 또한 가맹사업법 제2조 제10호 마목의 '영업활동에 관한 조건과 제한'을 근거로 하여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가맹사업법과 위임범위 내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방법으로 차액가맹금에 관한 사항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게 한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을 위배해 가맹본부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조항이 차액가맹금을 정의하면서 '적정한 도매가격'이라는 불확정 개념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문언적 의미, 입법목적과 취지와 가맹사업법과 시행령의 관련조항 등을 종합하면 차액가맹금에 해당하는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란 가맹본부가 해당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가맹본부나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 또는 권장해 공급받는 품목과 관련하여 얻는 이익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적정한 도매가격'이 불명확해 법집행 당국이 차액가맹금과 관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집행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을 위배해 가맹본부 청구인들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헌재는 납품업체인 B사 등의 청구에 대해서는 "가맹본부의 경우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차액가맹금 관련사항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할 의무가 발생하고 위반 시 가맹사업법에 의한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되는 반면, 납품업체의 경우 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가 아니어서 직접적으로 권리·의무에 영향이 없고 다른 업체와의 거래에서 사실상 불리한 경제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뿐이기에 해당 조항에 의해 발생하는 납품업체 청구인의 불이익은 간접적·경제적·사실적 불이익에 불과하고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B사 등이 제기한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헌재 관계자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상 차액가맹금이 가맹사업법상 가맹금의 일종임을 확인하고, 차액가맹금에 관련된 정보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게 한 조항이 법률유보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가맹사업법
가맹
정보공개서
박수연 기자
2021-11-08
헌법사건
형법상 ‘편의시설 부정 이용죄’는 합헌
남의 경로우대교통카드를 이용해 지하철을 부정 승차하는 경우 적용하는 형법상 '편의시설부정이용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형법 제348조의2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48)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부정한 방법으로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기타 유료자동설비를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지하철 승강장에 있는 유료자동설비인 자동개찰구에서 성인이용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고 만 65세 이상의 국민만 사용할 수 있는 경로우대교통카드를 이용해 개찰구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10회에 걸쳐 지하철 요금 1만3500원을 내지 않고 부정승차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상고심 중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상고와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명확성원칙 위배 안 돼” 전원일치 결정 헌재는 "이 조항 중 △'부정한 방법'이란 사회통념에 비추어볼 때 올바르지 않거나 허용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서 권한이 없거나 사용규칙·방법에 위반한 일체의 이용 방식 내지 수단을 뜻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부분은 특정 유료자동설비의 이용을 위해 당해 유료자동설비의 제공자 내지 소유자에 대해 지급할 것으로 정해진 통상의 요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일체의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기타 유료자동설비'도 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대가를 지급하면 일정한 급부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무인 또는 자동 설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유료자동설비라는 개념은 문언의 의미를 뛰어넘지 않는 한 정보기술 등의 변화와 발전 상황에 따라 법관의 보충적 해석 작용에 의해 충분히 탄력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조항에 의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고 법관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편의시설
경로우대
부정승차
지하철
형법
박수연 기자
2021-11-04
헌법사건
교도소장의 수용자 서신 개봉·열람은 합헌
교도소장이 수용자에게 온 서신이나 문서를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고 열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안동교도소에 수용됐다가 출소한 A씨가 "교도소장이 내게 발송된 서신을 개봉·열람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919)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는 안동교도소 수용 중 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수용자 처우와 관련한 여러 문제와 정보비공개결정 등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변호사와 서신으로 의사 소통을 하며 소송을 진행했다.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받은 서신 7건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송한 서신 1건을 안동교도소장이 개봉하고, 교도소장이 교도소에 송달된 수원지방검찰청의 정보공개결정통지서와 수원지방법원 판결문 등 문건 5건을 열람해 통신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2019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7조는 '교도소장은 법원·경찰관서, 그 밖의 관계기관에서 수용자에게 보내온 문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열람한 후 본인에게 전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에 따라 교도소장은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예외 없이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고, 문서의 내용을 심사해 전달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갖지 못하므로,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의 '열람'은 구 형집행법 제43조 4항 단서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검열'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신개봉행위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 수용자의 교화 및 사회복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서신을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며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서신을 개봉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한 검열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사익 침해가 크지 않으므로 서신개봉행위는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기에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문서열람행위는 법원 등 관계기관에서 보내온 문서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업무에 정확성을 기하고 수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며 법령상의 기간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공적 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며 "법원 등 관계기관이 발송한 문서를 정확히 전달해 수용자들의 법률관계 등에 불이익이나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공익인 반면,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반드시 수용자 본인에게 신속하게 그대로 전달해야 하므로 사익 침해는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문서열람행위도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본권
교도소
교도소장
서신개봉
박수연 기자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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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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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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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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