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24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2,313만원을 선고했다(2009고합691). 공직선거법 제18조 등은 정치자금법위반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토록 규정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박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의원은 3선 국회의원으로서 누구보다도 투명하게 정차지금을 수수·운영하고 현행 정치자금법을 엄격히 준수해 국민이 바라는 깨끗한 정치를 앞장서 실현해야 할 지위에 있다"면서 "박연차로부터 은밀히 불법적인 정치자금 2만달러를 수수하고 차명으로 1인 한도를 초과하는 정치자금을 기부하게 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2만달러는 박 전 회장이 자신이 주최하는 행사에 박 의원이 참석해 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별다른 대가관계 없이 줬던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나름대로 성실히 의정활동을 했던 점을 고려해 양형조건들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베트남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박 전 회장에게서 미화 2만달러를 건네받고, 며칠 뒤 차명으로 후원금 1,00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