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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보전산지에 축사 설치할 때 도로이용 허가 따로 받아야
보전산지에 농지나 초지(草地)를 설치할 때는 현황도로만으로 개발행위를 할 수 있지만, 축사를 설치할 때는 도로이용에 관한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이승영 부장판사)는 A씨가 포천시장을 상대로 낸 개발행위 불허가처분 취소소송(2018누4487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6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보전산지인 포천시 임야 6545㎡(약 2000평) 중 1452㎡를 축사 부지로 조성하기 위해 포천시에 개발행위허가신청을 했다. 보전산지는 용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산지관리법에 따라 기존도로를 진입로로 이용해야 하는데, A씨는 지적도(地籍圖) 상에 도로로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주민이 오랫동안 통행로로 이용하고 있는 사실상의 도로인 현황도로를 진입로로 기재해 신청했다. 포천시는 보전산지는 기존도로를 이용해 개발신청을 해야한다며 A씨의 신청을 불허했고, A씨는 이에 반발해 2017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개인묘지의 설치나 광고탑 설치 사업 등 그 성격상 기존 도로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로 산림청장이 별도의 조건과 기준을 정해 고시한 경우는 산지관리법 등에 따른 도로확보기준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제정된 산림청고시에서는 '보전산지에 농지 또는 초지를 설치할 경우 현황도로만으로도 산지전용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초지법에 따라 자신이 개발신청한 축사부지 역시 초지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초지법과 산지관리법 모두 '목초재배지 및 사료작물재배지의 부대시설로서의 축사가 있는 부지'와 '주된 시설로 축사가 있는 부지'를 달리 취급해 후자는 초지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초지법에서 '이 법에 따라 조성된 초지를 가축을 기르기 위한 축사의 용지로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초지전용의 허가를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않고 초지를 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산지관리법 시행령에서 대체산림자원조성비 감면대상 등을 정하면서 '축산시설'과 '초지법에 따라 조성된 초지'를 구분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A씨가 개발행위신청을 하면서 포천시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개발행위 목적이 '동식물관련시설(우사) 부지 조성'으로 기재돼 있을 뿐 축사 건축 외에 목초재배, 사료작물재배 등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어 A씨의 신청은 초지를 설치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결국 기존 도로의 확보 없이 현황도로만으로 산지전용을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보전산지
도로이용
초지법
산지관리법
박미영 기자
2019-06-26
형사일반
[판결] 상습범 재심판결 기판력, 후행범죄에 안 미쳐… "포괄일죄로 볼 수 없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재심이 개시된 상습절도범이 재심 판결 전 다시 상습절도를 저지른 경우, 두 상습절도 범죄는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일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습범에 대한 '재심판결'의 기판력은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또 판례를 변경해 재심 판결로 확정된 '선행 범죄'와 재심 판결 전 저지른 '후행 범죄'는 사후적 경합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일 특정범죄가중법위반(절도)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20698). A씨는 상습절도죄로 기소돼 2001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데 이어 2003년에도 같은 범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2015년 헌법재판소가 상습절도와 관련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1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고, 이에 A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12월과 2018년 8월 각 재심판결 결과 징역형이 확정됐다. 한편 A씨는 재심 판결이 나기 전인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카드와 현금을 절도해 상습절도죄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2016년 12월 상습절도 혐의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재심판결이 2003년 선고된 원래 판결과 같은 기판력을 가지는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그동안 "상습범이 여러 개의 죄를 반복해 저지른 경우 이를 모두 포괄해 포괄일죄가 성립한다"면서도 "상습범에 대한 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건 판결선고 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없으나 판결선고 이후에 저지른 상습범죄는 처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포괄일죄란 여러 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1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해 일죄(一罪)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피고측 변호인은 재심판결의 기판력을 주장하며 "2016년 12월 재심 판결 전인 10월 이뤄진 범행은 재심판결의 범죄인 상습절도죄의 포괄일죄로 봐야하므로 면소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확정된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재심 판결 전 후행범죄에 미치지 않는다"며 "원래 판결을 전·후해 범한 선행범죄와 후행범죄의 일죄성은 원래 판결에 의해 분단되어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심판결의 기판력이 선행범죄와 동일한 습벽에 의해 저질러진 모든 범죄에 미친다고 하면, 원래 판결이후 재심판결 선고시까지 저지른 범죄는 모두 처벌할 수 없게 돼 처벌의 공백을 초래하고 형평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항소심도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절차가 개시돼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의 재심판결이 확정됐다고 하더라도 원판결의 범죄와 재심판결 전 범죄는 분단돼 이미 동일성을 상실했다"며 "재심판결의 확정에 따라 원판결인 종전 확정판결의 효력이 상실되더라도 여전히 종전 확정판결 후의 범죄사실은 종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과는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상습범이 된다"고 했다. 한편 2018년 8월 재심판결 확정 이전인 2017년 2월 A씨가 저지른 여신금융위반 범죄를 후단 경합범으로 봐 형을 감면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A씨는 2018년 8월 재심판결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죄가 확정돼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사후적 경합은 동일인이 저지른 여러 범죄 중 일부만 먼저 기소돼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한다. 사후적 경합범은 형법 제37조 후단에 근거가 있어 '후단 경합범'이라고도 한다. 형법 제39조 1항은 확정 전후의 범죄가 동시에 판결 날 때와 형평을 고려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에 대하여는 형을 감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확정된 재심판결도 형법 제37조 후단의 확정판결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재심판결이 확정됐으면 후행범죄에 대해 후단 경합범 감경을 해야한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2012도12190, 2015도17440). 그러나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후행범죄는 재심심판절차에서 선행범죄와 함께 심리하여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으므로 후행범죄와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하지 않고,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없다"며 판례를 변경했다. 이어 "이 경우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하면 선행범죄에 대한 재심판결과 후행범죄에 대한 판결 중 어떤 판결이 먼저 확정되느냐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후단 경합범 성립이 좌우되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재형·이동원 대법관은 "원래 판결에 대해 재심개시 결정이 확정되고, 양 사건이 병합심리되지 않은 채 재심 판결이 먼저 선고돼 확정됐다면 기판력은 후행범죄 사건에 미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어 "재심절차에서 후행범죄 사건을 함께 심리·판결할 수 있었다면, 아직 판결을 받지 않은 후행범죄와 이미 확정된 선행범죄 사이에는 후단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판력과 관련해 재심판결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명시적으로 판단한 첫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절도
특정범죄가중법
상습절도
포괄일죄
손현수 기자
2019-06-20
형사일반
[판결] ‘해고무효소송 패소’ 근로자, ‘부당해고’ 현수막 시위는 명예훼손 성립
해고된 근로자가 법원에서 "회사의 해고가 위법하지 않다"는 확정판결이 났음에도 회사 앞에서 '부당해고'라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를 계속했다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모(72)씨에게 벌금 5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162). A교통 소속 택시기사였던 양씨는 2014년 4월 교통사고 처리 회피 및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해고됐다. 양씨는 이에 불응해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되고 해고무효 확인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이후 양씨는 구청과 A교통 회사 앞에서 'A교통 대표의 부가세 감면분 착복, 부당해고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이 문구를 마이크를 이용해 낭독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양씨는 재판과정에서 "부당해고와 부가세 감면분 착복 표현은 의견표명에 불과하고 허위의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양씨에 대한 해고가 위법하지 않다는 확정 판결 결과를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부당해고 기재가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양씨의 고발로 대표의 횡령에 대한 조사가 실시된 결과 대표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양씨도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부가세 감면분 착복'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수막은 양씨의 시위를 위하여 제작된 것이므로, 양씨가 그 게시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고,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한 위법성조각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다만 양씨의 건강과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벌금 납부능력이 부족한 서민의 경우 벌금을 납부하지못해 노역장에 유치되는 것을 우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하는 등 형벌 부조화 현상을 방지하게 위해 지난해 1월부터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서는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부당해고
명예훼손죄
허위사실
이세현 기자
2019-05-13
형사일반
[판결] 공익신고자 형 감면은 법원 재량… 필수는 아냐
공익신고자라고 해서 반드시 형을 감면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익신고자에 대해 형을 감면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는 것이다. 게임기투자업체 감사인 이모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서울강남구와 송파구에 사무실을 내 "해외 게임기 설치 사업에 1계좌당 11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21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게임기를 사는 데 쓴 돈은 7억원에 불과했고, 사업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수익금도 전혀 없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계속 유치해 후순위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투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확인된 피해자만 3000명이 넘고 피해금액 또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다단계 사기 범행"이라며 "유사수신업체에 의한 조직 사기 범행은 사회의 거래체계나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이씨에게 징역 8년, 본부장 변모씨에게는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기 범죄사실 신고 ‘공익신고자’ 해당되더라도 변씨는 재판과정에서 "주범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므로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자신에 대한 형이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은 '공익신고 등과 관련하여 공익신고자 등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변씨가 공익신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형의 감경이나 면제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의적 감면 사유에 불과 법리오해로 볼 수 없어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8546). 재판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형의 감경 또는 면제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며 "설령 변씨의 주장과 같이 변씨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공익신고자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감면
공익신고자
사기
이세현 기자
2019-03-27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독립해 처자식 생계 책임지고 있다면 병역감면 대상
입영대상자에게 부모나 형제·자매가 있더라도 본가와 독립해 처자식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라면 병역 감면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모 등에게 재산과 수입이 있더라도 입영대상자 가족의 생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따져 입영대상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는 A씨가 인천병무지청장을 상대로 낸 생계곤란 병역감면 거부 처분 및 상근 예비역 입영 처분 취소소송(2018누5484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1991년생인 A씨는 2010년 병역 판정 검사 결과 신체등급 3급으로 판정돼 현역병 입영 대상자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대학생이던 2011년 B씨와 결혼해 자녀 2명을 뒀다. A씨는 2012년 부모로부터 독립해 휴대폰 대리점 판매원과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처자식 생계비를 조달했다. 부인 B씨는 어린 자녀를 양육하느라 취업하지 못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양육수당을 받는 형편이었다. A씨는 2013년 상근 예비역 소집대상자로 선발됐으나 자녀양육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2015년 재병역 판정 검사 결과 종전과 같은 신체등급 3급을 받았지만 재차 자녀양육을 사유로 입영을 연기한 후 2017년 병역법상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에 해당한다며 생계유지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 신청을 냈다. 하지만 병무청은 "A씨의 부모, 형제 등 가족의 재산 수입을 고려하면 감면 사유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아버지는 파산선고를 받았고, 어머니는 개인회생절차에 있으며 여동생 역시 내 처자식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 바가 없다"며 "내가 입대하면 처자식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부모형제가 수입 있더라도 실질 도움 줄 수 있는지 개별적으로 따져 입영대상 여부 구체적 판단해야 병역법은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은 전시근로역에 편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가족의 범위를 '부모, 배우자, 직계비속 및 미혼의 형제자매'로 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령에 따라 부모와 미혼의 형제자매는 당연히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부모나 미혼의 형제자매를 가족의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병역법 시행령은 '전시근로역에 편입 기준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실상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병무청장의 판단에 따라 편입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A씨의 부모와 여동생이 일정한 재산과 수입이 있지만 A씨와 그의 처자식을 도울 여력이나 의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와 처자식이 독립했을 때는 물론 현재까지도 아무런 경제적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고, 오히려 A씨가 부모의 사업을 돕다 신용불량에 시달리는 등 부담만 졌다"며 "A씨의 부모와 여동생이 그의 처자식 생계에 사실상 도움이 됐는지 여부를 따지면 병무청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하자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헌법상 병역의무는 의무이행 면탈을 방지해야 할 공익성이 매우 큰 영역으로 생계 유지 곤란으로 병역감면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A씨의 부모, 여동생 재산과 수입액에 따르면 병무청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병역감면
생계책임
생계곤란
손현수 기자
2019-02-0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충동조절장애, 정신병 수준 아니면 형 감면사유 안 된다"
충동조절장애 같은 성격적 결함은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준이 아니라면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감면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달 31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모(32)씨에게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18도18389). 재판부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며 "따라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그것이 매우 심각해 본래의 의미의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7년 8월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A씨가 반말을 하고 뺨을 때린다는 이유로 격분해 흉기로 A씨의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7년 7월 자신의 이별통보에 욕설을 하며 화를 내는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뇌전증 및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박씨가 피해자의 도발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장애를 인정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박씨가 범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조절장애가 정신병에 이를 정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형량을 징역 3년 10개월로 높였다.
살인미수
심신미약
충동조절장애
정신병
이세현 기자
2019-02-01
공정거래
[판결] "뒤늦은 담합 자진신고… 과징금 면제 안돼"
담합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신고했더라도 뒤늦게 조사에 협조한 것이라면 과징금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한화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2017두3078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한 후 담합을 증명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한화가 뒤늦게 조사에 협조한 것"이라며 "한화가 관련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증거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12년 4월 국내 화약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이 2001년부터 시장점유율과 공장도가격 등을 합의한 것으로 보고 두 회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한화는 2012년 6월 공정위에 합의서 초안과 임직원 진술서 및 각종 영수증 등 각종 담합행위 증거를 자진 제출하고 제재처분 감면을 신청했다. 공정거래법은 공정위가 담합행위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진신고를 통해 담합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한 경우 제재처분을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2015년 4월 한화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09억원을 부과했다. 한화는 자진신고를 했다며 감면신청을 다시 냈지만, 공정위가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앞서 서울고법도 "공정위가 담합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거나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화가 조사에 협조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자진신고
시정명령
과징금납부명령
답합
이세현 기자
2018-08-0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업(UP)계약서’ 요구에 응한 매도인 손실 땐…
공인중개사가 토지 거래를 중개하면서 계약서에 매매가격을 부풀려 기재하자는 매수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면, 허위계약서 작성으로 매도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9단독 김동혁 판사는 토지 매도인 윤모씨가 공인중개사인 송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단541402)에서 "송씨는 1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송씨는 공인중개사로서 자신이 중개한 거래의 거래내용을 진실하게 작성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매매대금을 거짓으로 쓴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매도인)윤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씨도 매수인의 업계약서 작성요청에 응한 책임이 있다며 송씨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하지만 법원은 매도인이 받은 과태료에 대해서는 송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과태료는 윤씨의 잘못에 대해 별개로 부과된 것이므로 송씨의 불법행위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윤씨가 성인으로 온전하게 책임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이러한 책임까지 (공인중개사인)송씨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2015년 6월경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땅 3442㎡를 1억5600만원에 최씨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거래는 송씨가 중개했다. 그런데 매수인 최씨는 은행에서 토지 구매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필요하다며 윤씨와 송씨에게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적는 소위 '업(Up)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은밀하게 요구했다. 업계약서를 작성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데 유리하고, 재(再)매각시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어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윤씨는 최씨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송씨도 매매가를 실제 거래 가액보다 80%가량 부풀린 2억6000만원이 적힌 계약서에 서명·날인했다. 하지만 이 토지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을 의심스럽게 여긴 세무당국에 의해 업계약서 작성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윤씨는 88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자경농지 자격으로 받은 2700만원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도 박탈됐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세제해택을 배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29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윤씨는 송씨의 엉터리 중개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양도소득세 상당액와 과태료 등 54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공인중개사
토지거래
계약서
업계약서
왕성민 기자
2018-03-28
조세·부담금
[판결] 철도 공익서비스 보상금에는 과세 못한다
한국철도공사가 벽지노선 운영 등 공익 목적의 철도 운영에 따라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은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철도공사가 영등포세무서 등 15개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7두5532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벽지에 철도노선을 운영한데 따른 공익서비스 보상액은 철도공사가 국토해양부 장관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국가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이는 용역의 대가가 아니기 때문에 면세사업과 과세사업의 공급가액 비율에 따라 공통매입세액을 안분해 계산하도록 한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61조 1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공익서비스 보상액을 비과세 사업의 수입금액으로 봐 구 부가가치세법 제61조 1항을 유추적용해 공통매입세액을 안분해야 한다고 판시했는데, 이는 공익서비스 보상액의 성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시했다. 철도공사는 2008년 국토해양부와 공익서비스 보상계약을 체결했다. 공사가 운임감면, 벽지노선 운영, 특별동차 운영 등 공익서비스를 제공하고 국토부가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보상해주는 내용이었다. 공사는 이에 따라 2661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는데, 이 돈을 비과세 대상인 국고보조금으로 보고 이 부분을 빼고 계산한 부가가치세를 신고했다. 그러나 영등포세무서 등은 공익서비스 보상액도 철도공사의 사업에 대한 대가이므로 과세대상이라며 가산세를 포함해 57억여원을 경정고지했다. 공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정부 보상액은 철도공사 사업의 수입금액으로 봐야 하므로 매입세액에 포함해 부가가치세를 계산해야 한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철도공사
보상금
과세
비과세
부가가치세법
이세현 기자
2018-01-30
형사일반
[판결] "음주로 '필름' 끊긴 채 성폭행… 감형사유 안돼"
모텔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당시 만취해 필름이 끊긴 블랙아웃(black-out)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주취감경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 나왔다. 당시 만취상태였다고 보기 어렵고, 만취 상태였더라도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증상은 일시적인 기억상실증일 뿐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보기 힘들어 필요적 감경 사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주거침입·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최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2017고합446). A씨는 지난 7월 6일 오전 7시께 부산의 한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B(37·여)씨의 방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투숙 중인 방에서 나와 복도를 약 15m 걸어간 뒤 잠기지 않은 B씨의 방 문을 열고 들어가 B씨를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놀라 불을 켜자 A씨는 뒤늦게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만취해 저지른 일이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재판부는 "모텔 내부 폐쇄회로(CC) TV에 찍힌 A씨의 거동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성폭행 과정에서도 B씨와 정상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며 "만취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는 모텔 업주의 진술 등을 고려하면 A씨는 심신장애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더라도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경우 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20조에 따라 형의 감면에 관한 형법 제10조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고, A씨가 주취상태를 자초한 이상 심신미약에 따른 형의 감경을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A씨의 주장은 일시적 기억상실증인 블랙아웃 증상에 불과하다"며 "블랙아웃은 알코올이 임시 기억 장소인 해마세포의 활동을 저하할 뿐, 뇌의 다른 부분은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하므로 심신장애 상태로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벌금형을 초과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근 조두순 사건과 관련해 '주취감경 폐지'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관련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은 지난 6일 청와대 일일 SNS 라이브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의 페이스북·유튜브 계정을 통해 "현행법상 주취감형이라는 규정은 없지만 때에 따라 심신미약 또는 심신상실로 인한 감경규정이나 작량감경 규정을 적용해 음주를 이유로 형을 감경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조항은 음주로 인한 감경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감경사항에 관한 규정이어서 그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폭행
준강간
강한 기자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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