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용판(58)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권은희(42·사법연수원 33기) 국민의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는 모해위증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5고합744). 모해위증죄는 형사사건의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법정 증인이 허위진술을 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이다.
재판부는 권 의원의 증언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주관적 인식이나 평가, 법률적 견해에 해당돼 위증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증죄는 법률에 의해 선서한 증인이 자기의 기억에 반하는 사실을 진술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라며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증언 내용이 증인의 기억에 반하는지 여부를 가려보기 전에는 위증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권 의원은 당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과장으로서 압수수색영장 신청 여부에 관한 1차적 판단자로서, 김 전 청장의 전화를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권 의원의 증언이 객관적 사실이나 김 전 청장의 의도와 차이가 있더라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란 것으로 이해한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위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2012년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 등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축소 수사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의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