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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기환송… 대법원, 직권남용죄 판단기준 제시
대법원이 박근혜정부 시절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고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직권남용죄)의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직권남용죄 요건 중 '상급자의 직권남용 행위'와 '하급자의 의무 없는 일 수행'은 별개의 구성요건이므로, 단계별로 각각 따져 두 요건 모두 충족할 때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특히 하급자의 '의무 없는 일'에 대해 엄격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공무원이 상급자로부터 직권남용 지시를 받았더라도 하급자의 업무가 관련 법령 등에 따라 문제가 없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같은 법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30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징역 4년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2236). 이 사건의 최대 쟁점은 직권남용죄 성립 여부였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직권남용죄 성립여부를 '직권의 남용'과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때' 등 두 단계로 나눠 이를 모두 충족해야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판결문 다운로드 그러면서 우선 김 전 실장 등 피고인들이 문체부 공무원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영화진흥위원회·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소속 직원들에게 지원 배제를 지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 교문수석, 문체부 장관 등의 직권을 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전 실장 등이 이같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지시를 해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소속 직원들로 하여금 △지원배제 방침이 관철될 때까지 사업진행 절차를 중단하는 행위 △지원배제 대상자에게 불리한 사정을 부각시켜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지원배제 방침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지원배제 업무에 용이하도록 심의위원을 구성하는 행위 △배제대상자를 안건에서 제외하여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 △위원회 전체회의 심사를 보류하는 행위 △지원배제를 위한 명분을 발굴하는 행위 △지원배제를 위해 새로운 기준을 발굴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사업을 재공고하는 행위 △심의위원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행위 △지시에 따라 지원금 삭감 의안을 상정하는 행위 △상영불가 통보 행위 등을 하게 한 것은 모두 위원들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율적인 절차진행과 운영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법령상 의무에 위배되므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외에도 항소심에서 직권남용죄로 인정한 △이미 작성된 명단을 송부하는 행위나 △공모사업 진행 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행위를 하게 한 것은 직권남용죄의 구성요건인 의무 없는 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과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은 형법 제123조가 규정하고 있는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인 '결과'로서 둘 중 어느 하나가 충족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만, 이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와는 구별되는 별개의 범죄성립요건"이라며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직권을 남용했는지와 별도로 상대방이 그러한 일을 할 법령상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방이 상대방의 요청을 청취하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거나 협조하는 등 요청에 응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공무원이) 법령 등에 따라 직무수행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원칙이나 기준, 절차 등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로 하여금 블랙리스트 대상들에게 지원을 배제·중단한 행위는 독립성을 침해하고 자율적인 절차진행과 운영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의무 없는 일'에 해당돼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만, 이미 작성된 명단을 송부하거나 공모사업 진행중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행위가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는 법령 등 위반 여부를 더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 대법관은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비서실 직원들이 청와대 문건을 특별검사에게 제공하고 특별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것은 직무상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침해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원심은 이같은 증거들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했으므로 잘못이 있다"는 무죄 취지의 별개의견을 냈다. 박상옥 대법관 역시 "피고인들의 지시가 헌법상 문화국가의 원리에 위배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으며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무죄 취지의 별개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은 물론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감찰 무마·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직권남용죄가 핵심 쟁점인 주요 사건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승태 코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사건 역시 양 전 대법원장이 직권을 남용해 판사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는 것인데, 이번 판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판사들이 수행한 업무가 관련 법령상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더라도, 판사들이 수행한 업무가 관련 법령 등에 따라 문제가 없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2017년 9월까지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소송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등 주요사건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판사 불법 사찰 및 인사 불이익 명단 작성 지시 △현대자동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법재판소 압박 △한정위헌 취지 위헌제청 결정 사건 개입 △법원 공보관실 예산 불법 유용 등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번 사건에서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은 각각 다른 기관이고 연도별 사업도 다르므로 원심이 인정한 포괄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문예기금 지원심의 등 부당개입, 2015년 예술영화지원사업 지원배제, 도서 관련 지원배제 부분을 포괄일죄로 인정했는데, 예술위·영진위·출판진흥원 사이 및 각 연도별 사업 사이에는 포괄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퇴임한 이후에는 '직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퇴임 후의 범행에 관하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포괄일죄와 공동정범에 대한 부분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김 전 비서실장이 직권남용죄가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김 전 실장 등은 박근혜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에 대해 이름과 배제 사유 등을 정리한 문건(블랙리스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지원금 등을 줄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은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은 김 전 실장의 형량을 높여 징역 4년을 선고했고, 조 전 장관에게는 "좌파 명단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게 하고 감시하는 역할은 정무수석실 역할인데, 그가 이런 역할을 인식하고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580377726412_184846.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블랙리스트
직권남용
김기춘
조윤선
손현수 기자
2020-01-30
형사일반
[판결] '국정농단·경영비리 사건' 신동빈 롯데 회장, 집행유예 확정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도움을 바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그러나 신 회장을 '박 전 대통령의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고 판단한 2심과 달리 '피해자가 아닌 뇌물공여자'라고 봤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6652). 신 회장은 2016년 3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등과 공모해 롯데시네마가 직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회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가족 회사 등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았다. 이외에도 롯데그룹에서 아무런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와 그의 딸에게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도 받았다. 1심은 신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별도로 진행된 경영비리 재판에서도 롯데시네마 매점 임대와 관련한 배임 혐의와 서씨 모녀의 급여와 관련한 횡령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해 신 회장에게 징역 1년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을 포함한 나머지 경영비리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두 사건을 합쳐 진행한 2심은 1심과 달리 서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도 추가로 무죄로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혐의와 매점 임대 관련 배임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심은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며 "특히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하면서도, 2심과 달리 신 회장은 피해자가 아닌 뇌물공여자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최순실씨의 상고심에서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대기업으로부터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 등을 요구한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2018도13792). 당시 전원합의체는 "공무원의 요구행위를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박 전 대통령의 요구는 뇌물 요구에 해당하고 신 회장이 그 요구에 따른 것은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하여 직무와 관련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직무행위를 매수하려는 의사로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신 회장을 (2심과 같이) 수동적 뇌물공여자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도 징역 3년 및 벌금 30억원 형이 확정됐다.
신동빈
뇌물공여
업무상배임
박근혜
면세점
손현수 기자
2019-10-17
행정사건
[판결] '돈봉투 만찬' 안태근 前 검찰국장, 면직 불복소송 2심도 '승소'
'돈봉투 만찬' 논란에 연루돼 면직됐던 안태근(53·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불복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2일 안 전 국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소송(2019누30678)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안 전 국장은 2017년 4월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7명과 서울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전 국장은 특별수사본부 후배 검사 6명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돈봉투를 격려금으로 건넸다. 이 전 지검장도 안 전 국장이 대동한 검찰국 후배 검사 2명에게 100만원씩이 든 돈봉투를 건넸다. 안 전 국장과 이 전 지검장은 수사비 보전 및 격려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을 면직 처리했다. 두 사람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안 전 국장은 "하급자에 대한 위로·격려·포상으로 사회 상규상 허락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2월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잘못이 있다면서도 면직 처분은 과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같은 사건에 연루돼 면직되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영렬(61·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해 12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면직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 같은 달 31일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승소가 확정됐다. 다만 그는 복직 하루만인 지난 1월 4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46·33기) 검사를 성추행한 후 2015년 8월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 내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2심은 안 전 국장에게 지난 7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안태근
면직처분
돈봉투만찬
강한 기자
2019-10-02
형사일반
[판결] 박근혜 전 대통령, '특활비 상납' 항소심 징역 5년 감형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공천개입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받아 현재까지의 형량이 모두 확정되면 총 징역 32년을 살게 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2018노2150). 앞서 1심은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 등 최측근 3명과 공모해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총 35억원의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국정원 특활비가 뇌물과 국고손실 혐의에는 해당하지 않고, 국정원장들과 공모해 횡령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1심은 뇌물은 무죄,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3명의 국정원장에게 총 33억원의 특활비를 교부받은 것은 비난가능성이 크다"면서도 "1심은 국고손실죄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우리 재판부는 국정원장들이 특가법 법률 제5조에 관련된 회계관계직원이 아니라고 판단해 국고손실도 무죄라고 본다"고 밝혔다.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는 돈을 횡령한 사람이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1심은 전직 국정원장 3명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2심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주위적 공소사실인 뇌물과 국고손실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한 대신,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횡령 혐의를 새롭게 심리해 유죄 판결했다. 판결 직후 검찰은 "뇌물수수 관련 '문고리 3인방' 사건 항소심에서 일부 뇌물성이 인정된 점에 비춰 뇌물죄가 인정돼야 하고, 국정원장을 국정원 회계의 최종책임자이자 결재자로 인정한 판결에 비춰 국고 등 손실죄도 인정돼야 한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씨 승마지원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친박계 인물들이 당시 새누리당 경선에 유리하도록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박 전 대통령이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국가정보원
박근혜
손현수 기자
2019-07-25
헌법사건
헌재 "박영수 특검법 합헌"… 최순실씨 헌법소원 기각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특별검사 후보자추천을 의뢰하고, 두 정당이 합의해 15년 이상 판사 또는 검사의 직에 있었던 변호사 중에서 특별검사 후보자 2명을 추천하도록 규정한 '박영수 특검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국정농단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돼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최순실씨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2항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196)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최씨는 박영수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1심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4월 헌법소원을 냈다. 최씨는 "법률로 특정정파에 배타적·전속적 수사권 및 공소권을 행사하는 검찰기구를 창설하게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평등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의회주의 원칙 등에 위반돼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특검법 제3조 2항은 '대통령은 국회의장으로부터 특별검사 임명 요청서를 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1명의 특별검사를 임명하기 위한 후보자추천을 원내교섭단체 중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에 서면으로 의뢰하여야 한다', 같은 조 3항은 '제2항의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은 제2항에 따른 특별검사후보자추천의뢰서를 받은 때에는 의뢰서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15년 이상 판사 또는 검사의 직에 있었던 변호사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이 합의한 2명의 특별검사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헌재는 "특별검사 후보자의 추천권을 누구에게 부여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인지에 관한 사항은 사건의 특수성과 특별검사법의 도입 배경, 수사대상과 임명 관여 주체와의 관련성 및 그 정도, 그에 따른 특별검사의 독립성·중립성 확보 방안 등을 고려해 국회가 입법재량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라며 "국회의 결정이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입법재량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여당은 수사대상이 될 수도 있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인데, 여당이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함으로써 추천권자와 이해관계를 같이 할 대상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이해충돌 상황이 야기되면 특별검사제도의 도입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여당을 추천권자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합리성과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특검법은 2016년 11월 재석의원 220명 중 196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는데 추천권자에서 제외된 새누리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도 국회 표결절차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이 추천할 몫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또 국민적 요구와 이에 기반한 여야 합의의 취지, 직무상 비밀 누설금지 등 이 사건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특별검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여러 보완장치 등을 고려할 때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순실
박영수특검법
박근혜
박수연 기자
2019-02-28
형사일반
[판결] '관세청 인사개입' 고영태, 1년 6개월 실형 확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최순실씨를 통해 인천본부세관장 인사에 개입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영태씨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8549).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상관인 김모씨를 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사례금 명목으로 총 2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또 지인에게 '주식 정보가 많아 돈을 많이 벌었다'며 8000만원을 투자받고 갚지 않은 혐의와 2015년 2억원을 투자해 불법 인터넷 경마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2심은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최순실을 통해 세관 공무원 인사에 개입해 그 대가로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며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동종 범죄보다 죄질이 높다고 판단돼 고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징역 1년형은 다소 가벼워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여 6개월을 더 올려 선고한다"며 형량을 높였다. 고씨는 한 때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불렸던 최씨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박 전 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다.
고영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알선수재
청탁
이세현 기자
2019-02-28
민사일반
[판결] "'박근혜 퇴진 요구' 청와대 앞 1인 시위 제한은 위법"
경찰이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려는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청와대 인근 통행을 금지한 것은 위법한 직무집행이라는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나왔다. 따라서 국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한 이들 활동가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박병태 부장판사)는 참여연대 활동가 고모씨 등 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나51814)에서 최근 1심과 같이 "국가는 고씨 등에게 50만~15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고씨 등은 2016년 11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규하는 1인 시위를 계획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져 탄핵 여론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고씨 등은 같은 해 11월 4일, 7일, 8일, 9일, 10일, 11일, 22일 '박근혜 하야'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를 시도했으나 매번 경찰에 의해 분수대 인근으로의 통행을 제지당했다. 경찰은 손팻말 내용 등을 문제 삼아 "내용이 시국적으로 민감하다", "질서유지에 위해의 우려가 있다", "내용상 대통령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통행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씨 등은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다른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1인 시위가 질서유지에 어떤 방해가 되는지를 알려 달라', '흉기소지 여부만 확인하고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으나 경찰은 계속 통행을 저지했다. 고씨 등은 "경찰이 1인 시위를 위한 통행을 제한한 것은 위법한 직무집행"이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경찰관들이 고씨 등의 통행을 제지할 당시 이들이 1인 시위가 아닌 집회·시위를 할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고씨 등이 하려던 1인 시위는 국가기관인 대통령에 대한 특정한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이를 전파하려는 것으로 충분히 보장될 필요가 있고, 표현물들도 위험하지 않은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고씨 등의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분수대 광장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실현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었으며, 특히 2016년 12월부터는 경찰도 분수대 광장에서 고씨 등과 유사한 내용으로 하는 1인 시위를 막지 않았다"면서 "분수대 광장으로 들어가려는 고씨 등의 통행을 제지한 것은 이들의 일반적 통행자유권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박근혜
통행금지
1인시위
박수연 기자
2019-01-25
형사일반
[판결] 문고리 3인방 2심도 실형… 국정원 특활비 일부 뇌물 첫 인정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게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항소심에서는 1심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특수활동비 일부를 처음으로 뇌물로 인정했다. 또 국정원장을 현행법상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장의 회계관계직원 해당 여부는 특활비 관련 사건을 맡고있는 재판부마다 판단이 엇갈려 대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국고손실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 추징금 1350만원을 선고했다(2018노2073).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원을, 이재만 전 비서관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1심은 안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2700만원을, 정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이들 3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2016년 9월 국정원장들에게서 특활비 35억여원을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국정원장들에 전달된 특활비 35억여원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2016년 9월 국정원과 청와대를 오갔던 2억원은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뇌물수수방조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추석에 사용하라는 취지로 자진 교부했고, 이 2억원은 매월 받은 돈의 2배에 이르는 금액"이라며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대통령에게 2억원이라는 거액을 교부한 건 그 자체로 직무 집행의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안 전 비서관에 대해 "뇌물을 직접 받아 전달하고 정 전 비서관을 끌어들이는 등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그런데도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는 국민들의 여망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선 "국정원 예산이 본래 목적과 관계없이 쓰인다는 걸 알면서도 특활비를 직접 받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다만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오랫동안 대통령을 보좌하며 위법한 지시라도 거부하기 어려웠을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비서관에 대해선 "국고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돈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도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부에서 국정원장이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회계관계 직원'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주목됐다. 국정농단 관련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마다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장이 회계관계 직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특가법상 국고손실죄의 적용을 받고,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형법상 횡령죄의 적용을 받게 된다. 횡령죄가 국고손실죄보다 양형 수위가 낮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는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자가 국고 등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횡령죄를 범할 경우 가중처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회계직원책임법 제2조 1호 카목은 '회계관계직원'을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국정원장에 배정된 특별사업비 일부는 국정원장이 집행을 지시하고 승인하는 방법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원장은 여전히 관련법이 규정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에서 이들은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중앙관서의 장은 관계 법령에 따라서 회계책임관을 임명하고 회계 관계업무 중 특정 권한을 소속 공무원에 광범위하게 위임하는 게 가능하다"면서 "이렇게 위임할 시 회계관계직원은 소속 공무원이지 중앙관서의 장 본인이 되는 것이 아니며 이 점은 국정원의 경우라고 해서 달리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경우 기획조정실장은 회계관계직원이 되지만, 국정원장은 회계관계직원을 감독하는 중앙관서의 장에 해당할 뿐이고 그 자신이 회계관계직원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고리3인방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손현수 기자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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