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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녀문제
유책 배우자가 청구한 이혼소송도 허용
장기간 별거로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가정파탄에 책임 있는 유책배우자가 낸 이혼청구를 대법원이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은 배우자의 책임정도가 이혼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중하지 않고, 세월의 경과로 배우자의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이상 의미가 없으며, 혼인관계를 강제로 유지시키면 유책배우자에게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등의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청구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그동안 원칙적으로 유책주의에 입각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하면서 예외적으로 상대 배우자가 혼인계속의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傲氣)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에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해왔다(99므1213, 2004므1033 등). 그러나 유책주의는 혼인파탄이 사실상 부부 일방의 책임으로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파탄에 이른 원인 또한 다양해 배우자 가운데 누가 이혼원인의 제공자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실무계와 학계에서는 유책주의의 예외사유를 확대한 이번 판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도 대법원판결에 앞서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고, 학계도 "법원이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해 유책주의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환영하고 있다. ◇ 대법원, 유책주의 예외사유 확대= 대법원 민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이모(43)씨가 남편 김모(47)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 상고심(☞2009므2130)에서 이씨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와 원고의 사실혼관계 형성 등으로 인해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되고, 각자 독립적인 생활관계를 갖기에 이르렀다"며 "또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고 장기간 가출하고 사실혼관계를 맺은 원고의 책임과 혼인기간 중 잦은 음주와 외박으로 부부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갈등원인을 제거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조성하는 데 노력을 다하지 않은 피고의 책임이 경합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양측의 부부공동생활 관계의 해소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원고의 유책성도 세월의 경과에 따라 상당정도 약화되고, 현 상황에 이르러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된 데 대한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의 법적·사회적 의의도 현저히 감쇄됐으며 피고 역시 혼인의 실체를 상실한 외형상의 법률혼관계만 계속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며 "혼인제도가 추구하는 목적과 민법의 지도이념인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보더라도 혼인관계의 파탄에 대한 원고의 유책성이 반드시 원고의 이혼청구를 배척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중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민법 제840조6호의 이혼원인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 90년 김씨와 결혼해 두 자녀를 낳고 살아왔지만 남편의 잦은 음주와 외박을 견디지 못해 97년 가출했다. 이씨는 남편의 설득으로 2003년 잠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한 달만에 다시 모든 연락을 끊고 가출해버렸다. 이후 이씨는 2007년 다른 남성을 만나 동거하면서 다리에 장애가 있는 딸을 낳게되자 "자식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관계등록부상에 딸을 자로 올려야 한다"며 김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혼인파탄의 근본적이고 주된책임은 갈등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미성년자녀를 놔둔 채 가출해 딸까지 낳은 이씨에게 있다"며 "상대 배우자가 오기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유책배우자에 의한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자녀의 이익을 위해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혼인생활이 이미 파탄상태에 이른 이상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허용해야한다"고 판단, 1심을 뒤집고 이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 서울가정법원, 대법원과 유사판결 내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재판장 손왕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김모씨가 부인 조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2008드합9891)에서 "김씨부부는 이혼하고, 조씨는 재산분할로 부동산 1/2지분 및 6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위자료 청구는 김씨가 다른 여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것이 혼인관계파탄의 원인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관계가 파탄돼 별거기간이 상당한 장기에 이르고 부부 양쪽이 표명한 의사, 관계회복을 위해 보인 노력 등에 비춰 부부 양쪽에게서 모두 관계회복의 에너지가 고갈됨으로써 혼인관계가 최소한의 부부공동생할 정도로도 돌아갈 수 없을 만큼 파탄이 난 상태에 이른 경우라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허용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이혼이 심리적·사회적·경제적으로 다른 쪽 배우자 또는 미성년 자녀에게 심히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혼인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학계 "파탄주의적 사고 강화한 것"=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학계는 법원이 사회상의 변화를 받아들여 파탄주의에 근접한 판결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한국가족법학회 회장인 이경희 한남대 교수는 "종래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6호의 사유를 파탄주의의 원인으로 보지 않았지만 학설은 파탄주의를 명시한 것으로 해석해왔다"며 "이번 대법원판결이 명확히 파탄주의를 취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파탄주의적 사고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유책주의를 취해온 기존취지는 바람핀 남성이 경제적 능력이 없는 부인을 버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약자보호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상이 많이 변했다"며 "이제는 파탄된 가정을 그냥 두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헤어지도록 하고 자녀를 어떤 식으로 보호할 것인가를 고려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세계가족법학회 이사인 이화숙 연세대 교수는 "유책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판결이자 파탄주의로도 볼 수 있는 판단"이라며 "상대배우자에게 혼인계속의 의사가 있음에도 이를 인용했고, 혼인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점을 판단근거로 든 점 등은 파탄주의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혼소송에서 파탄주의를 채택하되 경제력이 없는 아내 등 약자에 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환춘 기자 hanslee@lawtimes.co.kr
가정파탄
혼인파탄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파탄주의
류인하 기자
2010-01-07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법률상 배우자 행방불명으로 사실상 이혼상태라면 중혼적 사실혼관계 배우자도 보험금 받을 수 있다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동거인과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는 사람도 교통사고가 난 경우 동거인이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이 경우 동거인이 법률상 배우자와 사실상 이혼상태라야 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D보험사가 김모(44)씨와 이모(47)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6416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 일단 성립한다"며 "비록 우리 법제가 중혼을 금지하고 있지만 혼인무효가 아닌 혼인취소의 사유로만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중혼이라도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하고 중혼적 사실혼이라도 마찬가지"라며 "비록 중혼적 사실혼 관계라 하더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 이씨의 법률상 남편이 행방불명돼 그들의 혼인은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고, 피고들은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의 실체를 갖춘 사실혼관계에 있었다"며 "단순히 피고 이씨가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보험 특별약관상의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 2005년 신호를 무시하고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최모씨와 부딪쳤다. 이 사고로 최씨는 뇌출혈, 두개골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이씨는 2003년부터 동거해온 김씨가 "사실혼관계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가입한 D보험사의 '부부운전자 한정운전'의 약관에 따라 사실혼관계를 주장, 보험금지급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대신 D보험사는 이씨의 사고를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사고로 간주해 약정에 따라 최씨에게 보험금 4,900여만원을 지급하고, 정부의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자로부터 1,500여만원의 분담금을 받았다. 이후 D보험사는 "이씨와 김씨는 최씨에게 지급한 보험금 중 3,400만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고 1심은 "이씨가 다른 사람과 법률혼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사실혼관계를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지나친 형식논리에 불과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사실혼관계의 배우자의 범위에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 판례로 형성된 법리"라며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률상배우자
행방불명
사실혼
교통사고
보험혜택
부부운전자한정운전
류인하 기자
2010-01-06
가사·상속
산재·연금
행정사건
유족연금 수급대상자는 이혼한 배우자 아닌 사실혼 배우자
법률상 배우자와 사실상 혼인이 해소된 상태였다면 실질적 혼인생활하고 있는 사실혼 배우자가 유족연금 수급대상자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24일 "법률상 배우자와는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족연금 수급대상자는 사실혼 배우자에게 있다"며 정모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연금승계불승인결정 취소청구소송(☞2007구합18246)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연금법에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배우자'를 '재직당시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 한정하면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원고는 지난 68년께부터 망인과 사실상 부부관계를 시작해 망인의 재직 당시에 이미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를 맺어 사망할 때까지 이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사실상 배우자 외에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도 법률상 배우자와의 사이에 이혼의사가 있어 법률혼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적으로는 혼인관계가 해소돼 이혼한 상태와 마찬가지로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실상 배우자가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법률상 배우자인 김모씨와는 지난 68년께부터 별거를 하면서 40년 가까이 사실혼 배우자와 자녀를 낳고 줄곧 가정생활을 해 왔으며 법률상 배우자인 김씨는 40년 가까이 망인인 원고와 사이에 아이를 낳고 동거하는 것에 대해 별다를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망인의 퇴직당시 김씨는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원고는 지난 68년께부터 지방임업 사무관이었던 망인 채씨와 함께 살면서 슬하에 아들을 두고 3월께 채씨가 사망할 때까지 함께 생활해 왔다. 원고는 공무원연금법상 망인의 배우자에 해당한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유족연금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사실혼 배우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신청이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유족연금
유족연급수급대상자
사실혼배우자
유족연금승계불승인결정취소
법률상배우자
김소영 기자
2007-10-30
군사·병역
산재·연금
행정사건
사실혼 관계 퇴역군인의 유족연금은 아내가 받아야
퇴역군인이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있다 사망했다면 연금은 법률상 아내가 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배우자가 법률상 이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혼관계에 들어갔다면 법률혼관계에 있는 원래 배우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특별6부(재판장 이재홍 부장판사)는 최근 퇴역군인 A씨와 사실혼관계에 있던 B씨가 A씨가 사망하자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유족연금부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 항소심(☞2006누4822)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인연금법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유족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만약 사실상 배우자외에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경우 법률상 배우자 사이에 이혼의사가 합치되어 법률혼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되어 법률상 이혼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의 배우자가 유족으로서 연금수급권을 가지고 사실상 배우자는 법률에 의해 유족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법률상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의 사실혼 관계를 알고도 그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법률상 혼인관계의 종료를 요구하지 않는 바람에 상당기간 법률혼 관계와 사실혼 관계가 병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지라도 아직 법률혼 배우자 사이에 그 법률혼을 해소하려는 이혼의 합의가 명시적·묵시적으로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그 법률혼 관계를 쉽사리 사실상 이혼상태라고 단정해선 안된다"며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가 이난 한 중혼적 사실혼은 보호받을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원고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혼
퇴역군인
법률혼
군인연금법
법률상배우자
연금수급권
오이석 기자
2007-01-15
가사·상속
행정사건
입법, 과학기술발전 못따라 간다
과학기술과 사회가 급속하게 발전하고있는데도 이를 규율할 입법이 뒤따르지 못해 혼란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일이 늘고 있다. 최근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팀의 난자 확보과정을 둘러싼 논란도 입법이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법의 잣대가 아닌 윤리적인 기준에 의해 비판받고 있기때문에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있다는 지적이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24일 연구원의 난자기증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뒤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 등 공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체세포를 이용한 인간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이후 세계를 선도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배아줄기세포연구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연구용 난자 확보를 둘러싼 윤리적인 논쟁이 뜨겁다. 이번 사태는 난자 채취에 관한 법적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황 교수의 연구에 필요한 난자들이 조달된데서 비롯됐다. 복제배아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설정을 놓고 종교·윤리계와 과학계가 대립하면서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에서 의료기관과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난자가 제공됐고 난자매매를 금지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올 1월1일부터 시행됐다. 이 때문에 황 교수 연구팀의 난자확보문제는 법 대신 윤리적 기준이 적용돼 위법논란이 아닌 윤리논란으로 비화돼 논란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명윤리법도 상업적 목적으로 난자를 매매했을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제52조)하고 있을뿐 난자기증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내용은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입법이 과학기술의 발전이나 사회현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혼란을 겪고있는 사례는 이번의 황교수 사태 이외에도 인공수정자, 성전환, 동성혼 문제 등이 있다. ◆ 인공수정자 문제 =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00년 불임가정에서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전모씨(18)가 “병원에서 제공받은 정자로 인해 출산된 만큼 현재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며 아버지(54)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2000드단7960)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는 어머니가 다른 사람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에 의해 원고를 포태해 출산한 것이므로 피고와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처가 혼인중에 포태한 자는 夫의 자로 추정한다’는 민법 제844조1항에 따라 원고는 피고의 친생자로 추정받는다”며 “피고가 아닌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한 인공수정에 의해 원고가 포태됐다는 점만으로는 친생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은 이모군(9)이 아버지(46)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존부확인 소송(2002드단53028)에서는 “원·피고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생식불능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민법 제844조의 추정의 범위에 들어가지 아니한다”며 “민법상 친생자관계의 존부는 자연적 혈연관계의 기초로 정해지는 것이고 당사자 사이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결정되는 것이어서 비록 피고와 원고의 어머니가 장차 태어날 원고에 대해 친자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하더라도 친생자가 아닌 자가 친생자로 인정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 사건들은 1심 선고후 패소한 당사자들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법원이 유사한 사건에 대해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대표적인 사례이다. ◆ 성전환 인정여부 = 국내 트랜스젠더는 적게는 4000명에서 많게는 1만여명으로 추산되며, 지난 2002년 연예인 하리수씨의 신청이 받아들여진뒤 더욱 늘고 있다. 2000년~2004년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한 성전환자는 모두 81명이며 이중 41명에게 허가 결정이 내려졌으나 통일된 기준이 없어 담당 판사의 가치관이나 재량에 따라 들쭉날쭉한 결정을 나온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경우 1980년에 이미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기준 등을 규정한 ‘성전환법’이 제정돼 현재 시행중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2년 의원입법으로 ‘성전환자 성별 변경에 관한 특례법’이 발의됐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된 뒤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 동성혼인 인정여부 = 서울고법은 최근 김모씨(47.여)가 “20여년간 동거생활을 하며 피고 명의로 재산을 쌓아 왔는데 피고가 부모를 무시하고 폭행과 협박을 반복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됐다”며 유모씨(49.여)를 상대로 낸 사실혼관계해소로 인한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가 인용한 원심판결은 동성간에 사실혼 유사의 동거관계를 유지해 왔더라도 그 의사를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을 영위할 의사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이러한 동거관계는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어서 동성간에 사실혼 유사의 동거관계를 사실혼으로 인정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따라서 동성간의 사실혼 유사의 동거관계가 일방의 의사 또는 책임있는 사유로 파탄 났더라도 입법이나 다른 법적인 구제수단에 의한 해결은 별론으로 하고, 상대방은 그 일방에 대해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위자료 및 사실혼해소로 인한 재산분할을 가사소송 및 가사비송으로 청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재오 전주지법 판사는 조만간 발간될 사법논집에 실리는 논문에서 “동성간의 공동체에 관한 법률이 없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만약 혼인법을 유추, 적용해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는 국회가 형성재량을 가지고 있는 입법사항을 사법부가 결정하는 것으로서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발전
입법
복제배아
인공수정
성전환
동성혼인
정성윤 기자
200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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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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