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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무죄 확정 6개월 내 비용보상청구' 옛 군사법원법은 위헌"
군사법원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한 옛 군사법원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A 씨가 "옛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252)에서 재판관 8(위헌) 대 1(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위헌 결정했다. 강간죄, 공문서위조,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2017년 6월 27일 1심인 육군교육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16일 항소심인 고등군사법원에서는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받았다. 이 판결은 같은 달 14일 확정됐다. A 씨는 2020년 3월 3일 고등군사법원에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1에 따른 비용보상청구를 하면서 동시에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다. 고등군사법원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의 청구 기간이 도과됐다"며 같은 달 11일 A 씨의 비용보상청구를 각하하고 제청신청을 기각했다. A 씨는 한 달 뒤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구 군사법원법 제227조의12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청구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이날 이 조항에 대해 8대 1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다만 위헌 결정의 이유는 4대 4로 의견이 갈렸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유 소장 등은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내재한 위험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비용을 지출한 피고인의 방어권 및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비용보상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비용보상청구권은 일반적인 사법상의 권리보다 더 확실하게 보호돼야 해 그 제척기간을 6개월이라는 단기로 규정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군사법원법에서는 피고인이 재정하지 않은 가운데 재판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고 있고, 재심의 경우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재심청구를 할 수 있어서 피고인이 재판의 진행이나 무죄판결의 선고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해당 조항은 기산점에 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은 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이라는 극히 단기의 제척기간을 규정해 피고인의 비용보상청구를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며 "심판 대상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비용보상청구권자의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정정미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는 않지만 평등원칙에 위반돼 위헌이라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종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에서 2014년 12월 30일 법률이 개정되면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으로 개정된 반면, 군사법원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심판 대상 조항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로 정하고 있다가 A 씨가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한 후에야 2020년 6월 9일 법률이 개정돼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5년'으로 개정됐다"며 "무죄를 선고받은 비용보상청구권자가 형사소송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와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피고인인지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심판 대상 조항의 제척기간이 형사소송법상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보다 짧은 것에는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비용보상청구권자의 경우 비용보상에 관한 국가의 채무관계를 일찍 확정해 국가재정을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요청된다고 보기 어렵고, 군사재판의 특수성이 적용될 영역도 아니어서 양자를 달리 취급함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반되지만 단순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결정을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권리구제 범위가 상당히 제한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입법개선권고를 통해 권리구제 범위를 확대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에 위반되는 근거 및 주문에 관한 의견은 다르지만, 비용보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구 군사법원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법제227조의12
피고인
비용보상청구
박수연 기자
2023-08-31
군사·병역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댓글 공작’ 김관진 前 국방부 장관,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지만, 형사소송법상 징역 10년 이하의 실형을 선고 받은 피고인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이 재상고를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실형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를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지난 5월 김 전 장관은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 위원에 위촉됐다. 이날 선고 이후 대통령실은 "김 전 장관이 혁신위 위원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기환송심 판단은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김우진, 주심 한창훈, 마용주 부장판사)는 18일 김 전 장관의 파기환송심을 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22노2824). 다만 작년 10월 대법원이 파기한 '사이버사령부 단장 불구속 송치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사이버사령부 부대원들로 하여금 인터넷과 SNS 등에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게 한 것은 대의민주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자유 여론 형성에 불법 개입한 것으로 불법성이 중하다"며 "피고인이 이와 관련된 수사에 직권남용으로 개입한 것 역시 불법성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이 40년 넘게 군인과 공무원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한 점,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에 대응한다는 명분이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다른 공범들과의 형량 등을 고려했을 때 실형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앞선 1·2심, 대법원 판단은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가 지난해 10월 불구속 송치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법원은 "김 전 장관이 조사본부장에게 530단장에 대한 피의사건을 불구속 송치하게 한 행위는 자신의 구체적이고 최종적 권한 내의 행위로서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불구속수사 원칙 등을 참작해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을 고려하면, 일부 부적절한 사정을 고려했다고 하더라도 불구속 송치 지시라는 직무행사의 목적이 옛 군사법원법이 국방부장관에게 구속영장 승인 권한을 부여한 취지에 명백하게 반해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사건의 중요도 등을 고려할 때 조사본부장에게 참고할 만한 의견 수집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서 당시 상황에 비춰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직권이 남용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2020도15105). 김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9년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당시 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정치관여, 불구속 송치 관련 직권남용, 대선개입 수사 무마 관련 직권남용, 중간수사 결과 발표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군무원 선발 관련 직권남용 혐의를 일부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2018고합297). 2020년 10월 항소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고법 형사13부(당시 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심과 같이 김 전 장관의 군형법상 정치관여 및 사이버사령부 수사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사이버사령부 군무원 신규 채용에 대한 직권남용은 무죄로 판단하며 징역 2년 4개월로 선고했다(2019노772). 재판부 구성은 이번 파기환송심 주심은 한창훈(59·사법연수원 18기) 부장판사가 맡았다. 한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그는 1992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제주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2021년 2월부터 올 초까지 춘천지법원장를 역임했다. 재판장인 김우진(59·19기) 부장판사는 2019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을 지내고 2021년 2월부터 올 초까지 울산지법원장을 역임했다. 마용주(54·23기) 부장판사는 2017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9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내고 2021년 초부터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다.
김관진장관
군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정치관여
안재명 기자
2023-08-18
군사·병역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군 댓글공작' 김관진 전 장관,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실형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김우진, 마용주, 한창훈 부장판사)는 18일 정치 관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22노2824).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순차적으로 공모해 부대원들로 하여금 인터넷 등에 정치적인 의견을 올리게 함으로써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개입한 점과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수사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직권을 남용한 점은 불법성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의 영장 신청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다"면서도 "김 전 장관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40년여간 군인 및 공무원으로서 복무한 점, 북한 사이버전에 대응한다는 명분이 있었던 점을 참작해도 유죄가 확정된 공범들의 형량, 무죄 부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부대원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9000여 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2018년 3월 재판에 넘겨졌다. 댓글 공작에 투입할 군무원을 채용할 때 친정부 성향인지 판별하도록 하고 호남 출신을 선발에서 배제한 혐의, 사이버사 정치관여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한 혐의 등도 받았다. 1심은 김 전 장관이 군무원 선발에 개입한 부분만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사실과 다른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한 부분도 추가로 무죄로 보고 징역 2년 4개월로 감형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김 전 장관이 이태하 전 단장을 불구속 송치하게 만든 부분까지 무죄로 판단해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관진장관
군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정치관여
안재명 기자
2023-08-18
형사일반
[판결] 무기징역 복역 중 동료 수용자 살해한 20대…대법 "사형은 부당"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동료 수용자를 살해한 20대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이 파기됐다. 중형으로 처단해야 할 사정은 있지만 다른 유사사건과의 양형 균형상 사형은 무겁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043). A 씨와 함께 기소된 공범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4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이 적시한 양형사항에는 A 씨에게 유리한 정상이 포함돼 있음에도 양 측면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평면적으로 불리한 측면만 참작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A 씨는 범행 당시 26세였는바, 20대의 나이라는 사정은 종래부터 다수 판례에서 사형 선고가 정당화되기 어려운 사정 중 하나로 밝혀왔고 교도소의 특성상 교정기관이 예측할 수 없던 상황으로 수용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A 씨가 C 씨 유족에게 금전적 배상 등을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으나 A 씨와 같이 사회적 유대관계가 없어 합의를 할 여력이 없는 경우엔 그러한 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재판 중 자살을 시도한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금전적 배상 또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서 (A 씨 자신이)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을 모두 종합하더라도 A 씨를 중한 형으로 처단해야 할 사정이 있다고 수긍할 순 있겠으나 사형의 선택기준이나 다른 유사사건과의 일반적 양형의 균형상 원심의 사형 선택은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으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2019년 12월경 강도살인죄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 수감돼있던 A 씨는 2021년 12월 같은 방에 수감된 B 씨 등과 함께 C 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등은 C 씨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 등은 모두 스트레스 해소와 단순 재미를 위해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C 씨에게 폭력을 행사해 사망하게 했다"며 "특히 A 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르고 2년 만에 교정시설인 교도소에서 범행을 주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살인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수용 중에 살해한 점에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향후 형벌 예방적 측면을 고려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사형
살인
수용자
한수현 기자
2023-07-13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판결] '무자본 갭투자 세모녀 전세사기' 모친, 징역 10년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183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세 모녀 중 모친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피고인석에 있던 김 씨는 선고 직후 졸도해 쓰러졌고, 호흡곤란을 호소해 법정 경위가 응급조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2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2022고단2678). 이 판사는 "이 사건 빌라는 신축이고 유사 빌라도 많아 피해자들은 지식이나 경험, 자료 부족으로 시세나 전세 가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분양 대행업자나 부동산 중개업자 등을 통해 임차했다"며 "피해자들은 김 씨가 자기자본 없이 (빌라) 수백 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자신들이 지급한 금전 등이 리베이트 등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고지받지 못했고,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같은 조건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피해자들이 분양대행업자나 공인중개사의 설명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 김 씨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임 받은 사람에게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계약 당사자는 김 씨이고 그 전에 고지해야 할 의무는 당사자인 김 씨에게 있다"며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또 "전세 사기는 서민층과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 삶의 밑천을 대상으로 그 기반을 뿌리채 흔드는 중대한 범행"이라며 "김 씨는 기망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 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85명이라는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고, 피해금액도 183억 원이 넘을 정도로 매우 크다"며 "(김 씨는) 피해회복 노력을 하지 않았고 일부 피해자가 보증금 대위변제를 받아 퇴거하자 그 빌라에 단기 월세 임차인을 들이는 등 겨엦적 이익추구에만 몰두했는데, 종합적으로 김 씨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7년부터 두 딸의 명의로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 빌라 500여채에 대해 전세를 끼고 사들인 다음 세입자 85명에게 183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신축 빌라 분양대행업자와 임차인을 모집하고 분양대금보다 비싼 전세 보증금을 받았으며,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긴 뒤 건축주에게 분양대금을 지급하면서 자기 자본을 사용하지 않고 빌라를 사들여 갭투자를 이어갔다. 한편,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른 전세 사기 혐의가 드러난 김 씨는 딸들과 함께 추가 기소돼 형사26단독의 심리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전세사기
갭투자
전세보증금
한수현 기자
2023-07-12
헌법사건
헌재 “주사제 등 동물용 의약품 규정은 국민 건강증진 위해 불가피”
수의사나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 없이 동물약국 개설자가 판매할 수 없는 동물용 의약품을 규정한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동물보호자 A 씨, 동물약국 개설자 B 씨 등이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 소원 사건(2021헌마199)에서 △동물보호자들의 청구는 각하하고, △동물약국 개설자들의 청구는 기각했다. 청구인들은 "옛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일부 마취제, 호르몬제, 항생·항균제, 동물용 생물학적 제제, 동물용 의약품을 수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동물용 의약품 도매상이나 동물약국 개설자가 판매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2020년 11월 개정된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농림축산식품부 고시 제2020-90호)'에 의하면 더 이상 동물용 의약품을 수의사의 처방전 없이 동물용 의약품 도매상이나 동물약국 개설자가 판매할 수 없게 돼 직업수행의 자유, 평등권 및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2021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처방 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제3조는 약사인 동물약국 개설자가 수의사 등의 처방전 없이 판매할 수 없는 동물용 의약품으로서 '주사용 항생물질제제'와 '주사용 생물학적 제제'를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동물보호자인 A 씨 등의 청구에 대해 "심판 대상 조항은 '동물약국 개설자'를 그 직접적인 규율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동물보호자인 청구인들과 같은 동물용 의약품 소비자는 직접적인 규율 대상이 아닌 제3자에 불과하다"며 "심판 대상 조항으로 인한 A 씨 등의 불편함이나 경제적 부담은 간접적·사실적·경제적인 것에 지나지 않아 이들의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헌재는 약사로서 동물약국 개설을 등록한 사람인 B 씨 등의 청구는 기각했다. 헌재는 “‘주사용 항생물질제제’는 경구 투여용 항생물질제제보다 체내 잔류 현상이 심각하고 치료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주사용 생물학적 제제'는 주로 백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예방 접종을 하게 되는 동물의 특성 및 예방접종 시기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조항은 동물용 의약품 오·남용 및 그로 인한 부작용 피해 방지와 국민의 건강 증진 도모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백신의 부작용은 외견상 건강해 보이는 개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부작용 발생 여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고, 발생 경로 및 작용도 다양하므로 그 사용에 있어서는 전문지식을 가지는 수의사 등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백신 주사 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곧바로 필요한 조치를 할 필요성과, 관련 폐기 용품의 처리도 안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동물용 백신의 사용은 수의사 등 전문가에 의해 관리·감독 되어야 그 안전성이 보장될 것이어서 이 조항은 B 씨 등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물용의약품
처방전
처방대상동물용의약품지정에관한규정
박수연 기자
2023-07-07
기업법무
형사일반
[판결] '156억 수출대금 미신고 혐의' GS글로벌, 1심서 벌금 '7000만 원'
해외 지사로부터 수출대금 156억 원을 송금받고 금융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GS글로벌이 1심에서 수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4월 26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주식회사 GS글로벌 법인에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했다(2022고단6079). GS글로벌은 2017년 8~9월 자사의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석유제품 판매 계약을 맺고 총 3차례에 걸쳐 해당 제품에 대한 본·지사간 수출대금 약 156억 원을 한국은행에 신고하지 않은 채 송금 받은 혐의를 받는다. 외국환거래법상 본·지사간 수출 거래에서 건당 5만 달러(한화 6700만 원)가 넘는 대금을 물품 선적 전에 받으려면 한국은행 총재에 신고해야 한다. 이 판사는 "GS글로벌은 물품의 선적 전에 해외지사로부터 수출대금을 수령하면서 한국은행 총재에게 신고를 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령한 수출대금의 합계액이 약 156억 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 그 죄책이 가볍지 않아 GS글로벌에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판사는 "GS글로벌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실제로 물품을 수출하고 대금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GS글로벌에 외화 밀반입 등의 불법적인 목적을 위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범행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외국환거래
수출대금
GS글로벌
이용경 기자
2023-05-01
산재·연금
형사일반
[판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첫 실형… 한국제강 대표, 징역 1년 법정구속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원청 회사 대표가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강지웅 부장판사)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성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22고합95). 재판부는 이와 함께 한국제강 법인에 벌금 1억 원을, 한국제강 하도급 업체 대표 강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 씨 등은 2022년 3월 16일 경남 함안에 있는 한국제강 야외 작업장에서 하도급 업체 소속 60대 노동자 A 씨가 방열판 보수 작업(중량물 취급 작업) 도중 1.2톤 무게의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목적과 제정 경위에 비춰 경영책임자에게 엄중한 형사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산업재해 및 시민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는 근로자와 일반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해치는 사회적 문제로서 예방의 필요성이 크다"며 "이러한 중대재해사고를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한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는 견지에서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사고의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영책임자 개념을 신설하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게 한다"며 "또 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 등을 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와 일반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돼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제강 사업장에서 수년간에 걸쳐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되고 산업재해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것은 해당 사업장에 근로자 등 종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성 씨는 종전에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형사재판을 받는 와중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이번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성 씨와 한국제강 법인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에 대한 평가 기준을 준비하는 등 안전보건관리 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최종 평가기준이 마련되기도 전에 이번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 자신들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할 준비 기간이 부족했음을 정상참작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공포된 날부터 시행일까지 1년의 시행유예 기간이 있었던 점, 한국제강 사업장의 경우 시행유예 기간 중에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관계로 안전보건관리 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다른 사업장에 비해 긴절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할 준비기간이 부족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점들을 종합해 보면, 성 씨의 죄책은 상당히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한국제강 법인에도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경제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판결'로 알려진 사건은 지난 6일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온유파트너스에 벌금 3000만 원을, 회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중대재해
산업재해치사
안전보건
이용경 기자
2023-04-26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10억 수수 혐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1심서 징역형
<사진=연합뉴스> 각종 알선 청탁을 빌미로 10억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이 선고됐다.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2고합790). 또 이 씨로부터 9억8600여만 원을 추징하고 명품 등 각종 압수 물품을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이 씨의 보석신청도 기각했다. 이 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정부지원금 배정 알선, 마스크 사업 품목허가 및 각종 설비의 공공기관 납품 알선, 공공기관 임직원 승진 알선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32차례에 걸쳐 10억여 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10억여 원 중 3억3000만 원을 이 씨가 2020년 2월부터 4월까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받은 정치자금으로 보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씨는 당시 집권여당이자 다수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서초갑 지역위원회 지역위원장, 사무부총장 등 고위 당직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정치자금과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의 직무에 관한 알선의 대가로 약 10억 원에 이르는 금품을 수수했다"며 "그 일부에 대해선 이 씨가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금품 수수 과정에서 정·관계 인맥을 과시하면서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알선의 대상을 특정해 장래의 구체적인 처분 내용까지 적시하고 일부 알선 행위의 실행까지 나아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수차례에 걸쳐 국회의원 등 공직선거에 입후보해 공직자가 되려 했던 정당인으로서 공무원에 준하는 고도의 염결성이 요구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씨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시도했고 공판 과정에서도 대체로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했다"며 "금품 공여자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씨는 범행 중 일부에 대해 자백했고, 교부받은 금품 중 일부를 공여자에게 반환했다"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이 씨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공소사실 가운데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 일부에 대해선 "알선과 수수한 금품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치자금 부정 수수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분리해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일정 형량 이상을 선고할 경우 경합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3월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고, 각종 명품의 몰수와 9억8000여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알선수재
이정근
정치자금
이용경 기자
2023-04-12
선거·정치
헌법사건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 영향 인쇄물 살포 금지… 공직선거법 헌법불합치"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인쇄물 살포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에 대해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23헌가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개정 시한을 2024년 5월 31일로 정했다. A 씨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을 위반해 인쇄물을 살포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재판을 받던 중 이 조항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55조 제2항 제5호는 '제9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해 문서·도화 등을 배부·첩부·살포·게시·상영하거나 하게 한 자, 같은 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광고 또는 출연을 하거나 하게 한 자 또는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해 신분증명서·문서 기타 인쇄물을 발급·배부 또는 징구하거나 하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것은 '인쇄물 살포' 부분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할 뿐 아니라 후보자에 비해 선거운동의 허용영역이 상대적으로 좁은 일반 유권자에 대하여는 더욱 광범위하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또 선거가 순차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실에 비춰 보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장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인쇄물의 살포행위를 금지·처벌하는 해당 조항은 당초 입법취지에서 벗어나 선거와 관련한 국민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상시적으로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금지나 허위사실공표 금지 규정 등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조항이 선거의 과열로 인한 무분별한 흑색선전, 허위사실유포나 비방 등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심판대상조항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인쇄물 살포 행위와 같은 정치적 표현을 장기간 동안 포괄적으로 금지·처벌하는 것으로서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조항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는 정치적 표현까지 금지·처벌하는데, 그로 인해 유권자나 후보자가 받게 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매우 큰 반면 해당 조항으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그보다 중대하다고 볼 수 없어 해당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위배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2024년 5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공직선거법제93조제1항
인쇄물
선거
박수연 기자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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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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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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