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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 전합, "통신사실확인자료도 문서제출명령의 대상 될 수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신사실확인자료도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통신과 대화의 비밀 및 자유와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관해 엄격한 비교형량을 거쳐 그 필요성과 관련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7일 SK텔레콤이 낸 재항고 사건(2018스34)에서 A 사의 항고를 기각한 원심 결정을 확정했다. 남편 B 씨의 부정행위를 주장하던 아내 C 씨는 이혼 소송에서 증명을 위해 SK텔레콤에 B 씨의 통신사실확인자료(통화내역)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은 SK텔레콤에 '상대방 당사자(B 씨)의 2015년 7월부터 약 1년 간의 통화내역을 제출하라'라는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통화내역 제공은 통신비밀보호법상 위반자의 협조의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개인정보보호 강화 방침으로 자료제공이 불가능하다"며 제출을 거부했고, 법원은 과태료 500만 원 부과했다. 그러자 SK텔레콤은 즉시항고했다. 앞서 원심은 "민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의 내용, 입법목적 등을 종합해 볼 때 문서제출명령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 문서의 제출을 강제하는 것"이라며 "통신비밀보호법에서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문서송부촉탁의 방법으로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했더라도 법원은 결정으로 그 제출을 명할 수 있고, 전기통신사업자는 이에 따를 의무가 있다"며 SK텔레콤의 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재항고했다. 이 사건에서는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에 대해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본문을 이유로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민사소송법은 법원이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도 문서의 제출을 명할 수 있고,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응하지 않은 때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반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본문은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따라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며,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를 이유로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과 민사소송법은 그 입법목적, 규정사항 및 적용범위 등을 고려할 때 각각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입법취지를 가진다"며 "통신비밀보호법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에 의해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민사소송법상 증거에 관한 규정이 통신사실확인자료에는 원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2는 이미 민사소송법 제294조에서 정한 '조사의 촉탁'의 방법에 따라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어 조사의 촉탁보다 더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쳐 발령되는 문서제출명령에 의해 통신사실확인자료가 제공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목적에 반한다거나, 법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넘는 확장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해 문서제출명령을 심리·발령할 때에는 '개인의 사생활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라는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해 통신과 대화의 비밀 및 자유와 적정하고 신속한 재판의 필요성에 관해 엄격한 비교형량을 거쳐 그 필요성과 관련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통신사실확인자료의 내용 및 기간이 신청인이 제시한 증명사항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나아가 그 문서에 대한 서증조사를 통해 증명사항이 사실로 인정되면 그러한 사실에 기초해 신청인이 구체적으로 특정한 주장사실을 추단할 수 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김선수 대법관은 과태료 재판에서 문서제출명령 자체의 적법성을 다툴 수는 없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한편 안철상, 민유숙, 노정희, 오석준 대법관은 "법원은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 문서제출명령을 할 수 없고, 명령을 하더라도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비밀보호법을 들어 그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통신비밀보호법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법률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강한 일반적 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문서제출명령은 그 명령을 받은 제3자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담시키고 위반에 대해 질서벌의 제재를 부과한다"며 "두 법률규정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모순되고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지시하고 있어 규범의 충돌이 존재하고, 이는 특별법인 통신비밀보호법을 우선함으로써 해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과태료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결정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 위반의 잘못이 있으므로 원심결정은 파기돼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해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명확한 해석론이 정립되지 않아서 실무상 혼란이 있었다"며 "통신사실확인자료가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게 문서제출명령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의 심리 방법과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실확인자료
문서제출명령
통화내역
개인정보
박수연 기자
2023-07-17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법원 "대주주가 맡긴 기금, 회사 순자산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대주주가 기업에 맡긴 기금은 회사의 순자산을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법인세 부과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5월 11일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한 SK브로드밴드(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김동하, 김성환, 박재만 변호사)가 동수원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등 취소소송(2022구합59578)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태광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는 2017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운영 및 지원을 위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금 100억 원을 기부받았다. 티브로드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총 6회에 걸쳐 100억 원 중 38억여 원을 21개 중소 PP에게 지원했다. 이후 2019년 12월 티브로드와 이 전 회장은 양해각서를 합의해지했고, 해지한 날 티브로드는 이 전 회장에게 이미 지급된 금액을 뺀 미사용 정산금 61억 7900만 원을 반환했다.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은 티브로드에 대한 법인세 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해 기부금 100억 원과 그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거래에 의해 생긴 수익)으로 산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합병 뒤 법인인 SK브로드밴드에 과세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61억여 원을 SK브로드밴드 2020년 귀속 소득금액으로 변동 통지했고, 동수원세무서는 2017년 사업연도 법인세를 25억 5000여만 원으로 경정·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SK브로드밴드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금과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으로 산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티브로드는 양해각서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기금을 관리·집행할 수 있었을 뿐이고, 자기를 위한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며 "해당 기금은 티브로드의 고유재산과 분리돼 별도로 집행·관리됐고 티브로드의 자산으로 회계 처리되지도 않았으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진행할 때에도 티브로드는 기금을 자산이 아닌 것으로 봐 회사가치의 평가에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티브로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금을 선량한 주의의무로 집행·관리하며 수탁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할 뿐, 사용·수익 내지 처분의 측면에서 현실로 기금을 지배·관리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해각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중소PP 등을 위해 지출됐고, 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남은 정산금도 합의해지에 따라 이 전 회장에게 반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금의 객관적 지출 형태나 반환 경위를 보더라도 SK브로드밴드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것으로서 SK브로드밴드에 실질적으로 귀속된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인세
기금
한수현 기자
2023-07-17
공정거래
행정사건
[판결] '관계사 부당지원' 한화솔루션, 과징금 157억 취소소송 패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친누나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물류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156억87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한화솔루션이 취소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행정6-2부(위광하·홍성욱·황의동 고법판사)는 12일 한화솔루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김재우·이승재·이우열·정명하·정성무·곽예신 변호사)이 공정거래위원장(소송대리인 김설이 변호사)을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2021누31865).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00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김승연 회장의 친누나인 김영혜 씨 일가가 지배주주로 있는 운송업체 한익스프레스에 수출용 컨테이너 운송 물량 전부를 몰아주면서 정상적인 거래보다 높은 운송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87억 원 상당을 부당 지원했다. 또 2010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염산 및 가성소다를 판매하면서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운송거래 단계에 추가해 탱크로리(원유 및 각종 액체 물질을 수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 운송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거래 대금 합계액 기준 1500억 원 상당을 부당 지원했다. 이 사건으로 검찰에 고발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2억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사실상 관계 회사에 대한 재벌 기업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행위로 거래의 공정성을 해하고, 다른 사업자들의 공정한 경쟁 참여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직원들이 거래 규모와 금액이 과다해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반복해서 지적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문제를 인지했지만, 경영진은 개선을 위한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공정거래
한화그룹
부당지원
일감몰아주기
안재명 기자
2023-07-14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개통 후 철회할 수 없는 이동통신사 약관…대법 "청약철회권 제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철회하지 못하도록 한 이동통신사 약관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비자기본법상 소비자단체가 제기한 소비자단체소송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5일 한국소비자연맹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소비자권익침해행위 금지 및 중지 사건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14746).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하지 않아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2015년 12월 SKT와 KT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LGU+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심 원고패소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이 통신사들을 상대로 소비자권익침해행위라면서 중지·금지를 구하는 것은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제6조 제2호의 소비자가 계약 철회·해지 등을 주장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유지시키는 행위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구체적으로 △팩스, 우편으로 해지신청을 하는 경우 신분증 사분을 요구하는 행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청약철회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중지·금지를 요구했다. 1, 2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약철회권 행사 제한 부분에 대해서는 "회선이 개통된 이상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해 소비자는 사업자의 의사에 반해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회선이 개통돼 이동통신서비스의 일부가 사용 또는 소비돼 소멸했더라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제한될 정도로 이동통신서비스에 현저한 가치 감소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순 없다"며 "소비자가 회선 개통 후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때까지 이동통신서비스를 사용·소비함으로써 가치가 소멸되거나 감소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동통신서비스 계약에서 제공 예정된 전체 이동통신서비스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부분으로 사업자는 이동통신서비스 상당 부분의 가치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기본법 및 전자상거래법 등의 입법취지와 청약철회권 제도의 목적 및 내용을 고려할 때, 청약철회권의 제한사유가 존재하는지 및 그러한 제한사유 해당 사실에 대한 표시의무를 다했는지를 사업자가 모두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지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주장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날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역시 같은 단체가 KT를 상대로 낸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2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다287034). 대법원은 "소비자로서 단말기지원금 등의 반환을 감수하고서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철회하는 것에 주저하게 될 것이므로 사실상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효과가 초래된다"며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함께 체결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경우,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의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기 위해선 단말기 구매계약의 청약철회권도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말기 구매계약에 대해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있다고 보더라도, 그런 사실이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돼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을 인정할 수 있다"며 "단말기 구매계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청약철회 제한사유가 기재돼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함께 체결한 소비자가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소송
이동통신사
약관
청약철회권
한수현 기자
2023-06-15
행정사건
(단독)[판결] 세무사 잘못된 조언으로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행정청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
세무사의 잘못된 조언으로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신청을 했더라도 그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대사업자 본인이 말소를 신청할 당시 스스로 이익과 불이익을 비교했을 것이기 때문에 해당 말소 처분을 행정청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3월 30일 A 씨가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임대사업자 등록말소처분 무효확인 소송(2022구합6317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2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다세대주택 8개호에 관해 장기일반 민간임대주택(건설)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7개월 가량 후 A 씨는 세무사의 조언을 통해 강남구청에 해당 주택에 관해 '8세대 임대 미개시'를 이유로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를 신청했다. 그러나 이는 세무사의 잘못된 조언이었다. 이를 깨달은 A 씨는 곧장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한 강남구청의 처분 무효를 확인해달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심판 청구가 기각되자 A 씨는 소송을 냈다. A 씨는 "구 민간임대주택법 제6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할 수 있는 요건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한 강남구청의 처분은 그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해 하자가 중대·명백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는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에 해당하므로, 구 민간임대주택법에서 정한 말소사유나 별다른 법령상 근거가 없더라도 사정 변경이 생겼고 당사자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허용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구 민간임대주택법령은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와 관련해 '임대사업자의 경제적 사정'을 하나의 말소 사유로 들고 있는데, A 씨는 임대사업자등록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했음에도 임대차를 개시하지 못했다"며 "이러한 사정에 더해 A 씨가 스스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해달라고 신청까지 했기 때문에 강남구청이 A 씨의 객관적 사정과 주관적 사정을 종합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할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해달라고 신청할 당시 스스로 이익과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신청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세무사의 잘못된 조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행정청인 강남구청의 잘못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A 씨의 신청대로 처분이 이뤄졌다면 그로 인해 침해될 A 씨의 기득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임대사업자
등록말소
한수현 기자
2023-06-14
공정거래
행정사건
[판결] '기내식 계열사 부당지원' 아시아나항공, 공정위 81억 과징금 불복소송에서 패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해 계열 부당지원 등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81억여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고 불복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1부(황의동·위광하·홍성욱 고법판사)는 지난달 31일 아시아나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2020누6647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현행법상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서울고법에 낼 수 있다. 사실상 2심제다. 2010년 이후 경영 위기를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정상화하기 위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5년 이후 수차례 계열사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 금호고속을 설립했다. 하지만 금호고속이 금호건설 등 주요 계열사를 인수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4월부터 A 사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기에 기내식을 독점 공급하도록 했다. 아시아나와 A 사의 공급계약은 5년 단위로 두 차례 갱신돼 2018년 6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시아나는 2015년 6월 경부터 2016년 7월 경까지 A 사에 기내식 공급계약 연장조건으로 1500~2000억 원 규모의 자금제공을 요구했다. 금호건설 등 계열사 인수에 필요한 금액을 조달하려고 한 것이다. 이에 A 사는 "기내식 계약의 거래 상대방인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 제3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자사 내부 규정에 반할 뿐만 아니라 배임 또는 선관주의의무 위반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아시아나의 투자 요구에 대해 지속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결국 아시아나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한편 2016년 12월 아시아나는 게이트그룹과 합작으로 세운 게이트고메코리아에 기내식 공급계약과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양 그룹은 기내식 공급계약 체결과 동시에 BW 계약 무산 시 일방의 의사로 기내식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속계약을 함께 체결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제3자 그룹을 매개로 해서 간접적으로 금호고속을 지원하는 행위로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라고 판단해 시정명령(행위금지명령)과 과징금 81억여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금호고속의 재무상태가 열악하고 추가 자금 조달이 곤란한 상황에서 이뤄진 BW 인수계약 역시 기내식 공급계약으로 인해 가능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아시아나는 금호고속에 대한 BW 투자 제안을 거절한 다른 사업자들과 더 유리한 조건으로 기내식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아이아사는 일괄거래 구조를 수락한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기내식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합리적 경영 판단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BW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계열사 및 협력사의 차입금을 상환해 박 전 회장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 및 경영권 유지하는 부당한 이익이 아시아나에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시아나는 A 사가 게이트고메코리아의 거래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게이트고메코리아에게 30년간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제공했다"며 "박 전 회장은 금호고속에 대한 BW 발행자금으로 계열사 및 협력사 차입금을 상환했기 때문에 BW 발행 이끌어 얻은 이익은 실질적으로 금호고속과 그 지배주주인 박 전회장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나의) BW 발행 지원 행위로 인한 공정거래저해성 및 부당성에 비춰 볼 때, 공정위가 아시아나에게 과징금납부명령을 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BW 발행 지원행위처럼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서 계열사들 간 제3자를 매개로 자금 지원을 통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거나 특수관계인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게 되는 경우, 과징금과 같은 제재를 통해 행정법 위반자가 향후 다시는 그러한 지원행위를 못하도록 유도하는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과징금을 형사법의 벌금에 준해 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거나 지원주체나 이익제공주체에 대한 과징금이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부당내부거래는 경제력 집중을 통해 결국 부당지원을 한 기업에게도 상당한 부당이득을 발생시키게 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비록 그것이 기업진단 내부의 직접적인 내부거래가 아니라 제3자를 매개로 한 지원행위라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공정거래
부당이익
기내식
한수현 기자
2023-06-07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우울증 9년 앓다 극단 선택했지만… 대법원, "보험금 줘야"
9년 가량 우울증을 앓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다238800)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지난달 18일 돌려보냈다. 2010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 씨는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2018년 11월 경 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을 때 담당의사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물품 배송을 하다 2019년 5월 허리를 다쳐 진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보름 전 쯤에는 일을 그만뒀다. A 씨는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일에는 A 씨는 새벽까지 지인들과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도 했다. A 씨의 유족은 보험사 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A 씨가 사망 당시 정상적인 분별력을 갖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 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A 씨가 사망 직전 유족과 통화하며 '미안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고, 목을 매는 자살 방식 등에 비춰 볼 때 망인의 자살 기도가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그 상황 전체의 양상과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자살 9년 전부터 주요우울병 등의 진단 하에 진료를 받아오다가 자살 1년 전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고 우울증을 겪으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무렵의 신체적·경제적·사회적 문제로 망인을 둘러싼 상황이 지극히 나빠졌고 특히 자살 직전 술을 많이 마신 탓으로 우울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당 기간 우울증 등을 겪은 사람이 자살한 사안에서, 보험자 면책사유와 관해여 당시 그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우울증 진단부터 자살 무렵까지 상황 전체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처음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자살
우울증
박수연 기자
2023-06-07
기업법무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타다' 불법콜택시 아니다"… 이재웅 무죄 확정
<사진=연합뉴스> 유사 택시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직 경영진에게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였던 VCNC의 박재욱 전 대표, 각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3414).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검찰은 이 같은 타다 서비스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며 이 대표 등을 기소했다. 타다가 면허 없이 '불법 콜택시 영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1,2심은 타다 측 주장을 받아들여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타다 서비스는 기존에 허용되고 있던 운전자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 대여(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타다는 타다 서비스에 회원가입하여 차량 이용을 사전 예약한 특정 회원에 대해 기사를 알선하여 자동차를 대여할 뿐, 노상에서 승차를 요청하는 불특정인의 요구에 즉흥적으로 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여객을 자동차로 운송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는 종래 렌터카 업계에서 적법한 영업형태로 정착되어 있었고, 이 씨 등은 타다 서비스의 출시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수차례 협의했고 합법적 운영을 위해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구 여객자동차법 조항 및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수긍했다. 대법원 판결 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간의 싸움 끝에 혁신은 무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받았지만, 그사이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서 혁신을 주저앉혔다"고 적혔다. 그러면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더 없어야 한다"며 "그것이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2020년 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를 통과했다. 타다 베이직은 운영을 중단했다.
타다
렌터카
여객운송
콜택시
박수연 기자
2023-06-01
공정거래
기업법무
행정사건
[판결] 공정위 벌점 쌓인 뒤 회사 분할한 한화S&C… 대법원, "흡수합병한 한화시스템이 벌점도 승계"
<사진=연합뉴스> 한화S&C가 회사를 분할하기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은 벌점은 새롭게 사업을 이어받은 한화시스템에 승계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화시스템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 및 영업정지 요청 결정 취소소송(2020두47892)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27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2019년 8월 벌점이 누적 10점을 넘었다는 이유로 한화시스템의 영업을 정지하고 공공사업 입찰 참가를 제한해달라고 관련 행정기관에 요청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공정위는 특정 기업이 3년 동안 하도급법 위반으로 받은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공사업 입찰 참가 제한을, 10점을 초과하면 건설업 영업정지를 관계 기관에 요청한다. 공정위 처분의 근거가 된 것은 옛 한화S&C에 2014년 11월부터 2017년 7월 사이 부과된 총 11.75점의 벌점이었다. 옛 한화S&C는 2017년 10월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분할신설법인 한화S&C로 분사했고 이후 신설법인인 한화S&C는 2018년 8월 한화시스템에 흡수합병됐다. 한화시스템은 공정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2019년 8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흡수합병한 회사가 과거 회사의 벌점을 승계하는지 여부였다. 2심은 옛 한화S&C가 법 위반행위를 했고 시정조치를 받았다는 사실관계가 한화시스템에 승계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 결정을 취소했다. 2심은 "하도급법을 위반한 분할전회사와 분할신설회사의 법인격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한화시스템이 하도급법위반행위를 한 사업자인 옛 한화S&C의 법률상 지위를 승계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옛 한화S&C에 부과된 벌점은 분할되는 회사의 공법상 의무 또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에 해당하므로 한화시스템에게 승계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분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공정위)가 분할 신설회사에 대해 후속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회사분할을 통해 기존에 부과받은 벌점 등을 무력화할 여지가 있어 벌점 부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흡수합병
공정위
벌점승계
박수연 기자
2023-05-21
행정사건
[판결] 향후 범죄 예방, 정보 수집에 영향 없다면…"상대방 의견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공개해야"
노동청과 검찰청의 정보 공개로 인해 향후 범죄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정인과 민원인이 공개 청구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3월 17일 A 씨 등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검사장,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2구합6106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해 C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법 위반 없음'을 이유로 종결 처리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을 상대로 종결 처리된 진정사건과 관련한 기록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노동청 측은 2022년 1월 대질조사시 A 씨가 진술한 내용만 공개하고, 사업자 측이 제출한 매출자료 등과 내사보고서 등 나머지 서류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 등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결정했다. B 씨는 D 씨 등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지만 D 씨 등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와 B 씨는 각각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공개를 요구한 정보들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가 없음에도 비공개 결정이 돼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또 국가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전부에 대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까지 있음에도 공개가 거부돼 담당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알권리와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공개청구한 정보에는 출석요구서와 내사보고, 민원서류처리전 수사방법이나 수사절차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알려진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를 넘어 일반에게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며 "C사 측 의견서에는 영업상 비밀 등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A 씨에 대한 비공개 결정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B 씨가 공개 청구한 정보 중 개인식별정보의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돼야 하나 나머지 정보는 비공개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분의 일부가 결과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할지라도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평균적 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어김으로써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처분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공공기관
한수현 기자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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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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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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