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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망 사용료 소송' 1심서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에 '승소'
국내 OTT(Over The Top)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며 국내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 부장판사)는 25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넷플릭스 인코퍼레이티드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20가합533643)에서 "협상의무 부존재 확인 부분은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약자유의 원칙상 계약 체결여부와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는 당사자 협상에 따라 정해질 문제이지, 법원이 나서서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먼저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협상의무 부존재 확인 청구에 대해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은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는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 인정된다"며 "원고들과 피고는 여전히 망 연결 등에 관한 대가의 범위와 지급 방식 등을 협상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넷플릭스 서비스 제공으로 유발되는 트래픽과 관련해 대가를 지급하거나 비용을 분담하는 것에 관한 이들의 협상이 종국적으로 결렬된 상태에 있다고 볼 수도 없어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이 현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들로서는 대가지급 채무 부존재 확인판결만으로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결정으로 협상의무 등을 부담하게 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피고의 망 이용에 관련한 대가지급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관한 협상의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고들의 권리 또는 지위의 불안을 해소시킴에 있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대가지급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원고는 피고를 통해 인터넷 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피고로부터 피고의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과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는 '통신사가 자사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인 망 중립성에 관한 논의나 '전송의 유상성'에 관한 논의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피고에게 적어도 피고로부터 인터넷 망에 대한 연결 등의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형평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또 "원고들이 피고의 망에 연결돼 있는 것에 관해 그 대가의 지급 방식과 규모, 기준, 시기 등을 협상하는 과정에 있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부담하는 대가지급 채무의 범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협상 결렬로 볼 수 없는 현재로서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대가 자체를 지급할 채무가 있음을 넘어 그 지급채무의 범위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은 '피고의 국내 및 국제망을 통한 전송 등에 대해 그 대가를 지급할 채무'의 부존재 자체의 확인만을 구하고 있다"며 "원고들이 연결에 관한 대가지급 채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그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전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이용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인터넷 망에서 과도한 트래픽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을 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방통위의 중재를 거부하고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넷플릭스는 재판에서 "망 관리 의무는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ISP)에 있으므로, 우리가 망 사용료를 낼 의무는 없다"며 "특정 서비스에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콘텐츠 차별을 금지하는 '망 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는 기본적으로 유상이고, 미국과 프랑스 등에 있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급해왔던 만큼 한국에서도 이를 내야 한다"며 "넷플릭스가 트래픽 관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에 대한 공동관리 의무가 있어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맞섰다.
망사용료
스트리밍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이용경 기자
2021-06-25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양도형 분묘기지권도 토지사용료 내야" 첫 판결
양도형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땅 주인에게 토지사용료를 낼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양도형 분묘기지권이란 자신의 땅에 묘지를 설치한 후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전원합의체 판결(2017다228007)을 통해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남의 땅에 묘지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사용한 경우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서도 분묘기지권자는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이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사가 B종중을 상대로 낸 분묘 지료 청구소송(2020다2958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종중은 경기도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가 국가에 팔았고, A사는 2014년 이 땅을 사들였다. B종중은 이 땅에 1862년 이전부터 분묘들을 설치해 현재까지 점유하고 있다. 이에 A사는 B종중을 상대로 소유권의 방해배제로서 분묘 철거 및 토지 인도와 함께 토지 점유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A사는 B종중의 분묘기지권이 인정된다면 지료를 내라고도 주장했다. 재판과정에서는 B종중이 분묘기지권을 갖는지와 분묘기지권을 갖는다면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명의수탁자인 종중원들이나 국가 등 이 땅의 전소유자들과 종중 사이에 분묘들에 관한 이장 합의가 있었음에 관한 입증이 없다"면서 "종중은 자기가 소유하던 이 땅에 분묘들을 설치·관리하고 있으며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권에 있어서 지료의 지급은 그 요소가 아니어서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상 지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는 점에 비춰 보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면서 "A사와 종중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A사는 종중의 점유에 따른 지료나 지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며 B종중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중이 양도형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면 그 취득한 때로부터 땅 주인인 A사에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은 분묘의 기지에 대한 지료의 지급을 구하는 A사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 지료의 액수를 심리하고 그 금액의 지료 지급을 명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A사와 종중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상 A사는 종중의 점유에 따른 지료를 구할 수 없다고 보아 A사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지료와 관련한 판결이 있긴 했지만, 이번 판결처럼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지료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양도형분묘기지권
종중
토지사용료
분묘기지권
박미영 기자
2021-06-14
민사일반
[판결](단독) 배달대행 서비스 계약 ‘합의해약’ 했다면
계약을 합의해지 했다면 따로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 유지현 판사는 배달대행 서비스업체인 메쉬코리아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198635)에서 최근 "A씨는 7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실시간 배달대행 서비스인 '부릉'을 운영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는 2019년 5월 A씨와 배송시스템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물류거점인 서비스스테이션에 대한 전대차 계약도 맺었다. 그런데 A씨는 약정상 계약기간 동안 메쉬코리아를 제외한 다른 업체 등 제3자로부터 웹이나 앱을 통한 주문 접수를 할 수 없음에도 B사와 배달대행플랫폼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가맹점들에 B사 배달대행플랫폼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했다. 이에 메쉬코리아와 A씨는 이듬해 2월 시스템 사용 계약 해지합의서를 작성하고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메쉬코리아는 A씨를 상대로 "시스템 사용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으로 총 57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해지계약은 계약의 효력 소멸하는 새로운 계약” 유 판사는 "합의해지 또는 해지계약은 해지권의 유무에 불구하고 계약 당사자 쌍방이 합의에 의해 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해 소멸하게 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이라며 "그 요건과 효력은 그 합의 내용에 의해 결정되고 여기에는 해지에 관한 민법 제551조의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이 합의에 의해 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로 특약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유보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등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시스템 사용 계약은 메쉬코리아와 A씨 사이에 합의 해지됐고, 손해배상 청구를 유보했다고 볼 사정이 없으므로 메쉬코리아는 시스템 사용 계약 위반을 이유로 A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일부 승소판결 다만 "제출된 증거에 따르면 이들이 체결한 서비스스테이션 전대차 계약에서 월 사용료를 정하고, '양 당사자는 상호 합의로 본 계약을 중도해지 할 수 있고, 합의에 따라 중도해지 하는 경우 A씨는 전대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반환하는 일자까지 계산한 사용료를 메쉬코리아에 지급해야 한다'는 등으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서비스스테이션 전대차계약도 합의에 따른 중도해지를 한 경우에 해당해 A씨는 메쉬코리아에 사용료를 미지급한 2019년 12월분부터 2020년 2월분까지의 서비스스테이션 사용료 72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배달대행
계약위반
계약
합의해약
이용경 기자
2021-05-10
민사일반
[판결] "분묘기지권 시효취득했더라도 토지사용료 내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했더라도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에는 지료(地料)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관습법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권리도 일정부분 인정하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지료청구소송(2017다2280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4년 경기도의 한 임야를 사들였다. 이 땅에는 1940년 사망한 B씨의 조부와 1961년 사망한 B씨 부친의 분묘가 있었는데 B씨는 이 분묘들을 계속해서 관리해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내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토지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했고, B씨는 자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으므로 낼 수 없다고 맞섰다. 분묘기지권은 분묘가 비록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따라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땅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분묘를 철거하거나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통상 분묘기지권은 △땅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 묘지를 설치한 경우(승낙형 분묘기지권)나 △자신의 땅에 묘지를 설치한 후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은 경우(양도형 분묘기지권) △남의 땅에 묘지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사용한 경우(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인정된다. 대다수의 서민들이 분묘를 설치할 땅을 소유하지 못한 경제상황과 장묘시설이 부족해 남의 땅에 매장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화장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등 장묘 문화가 변하고 있고 제사 등에 대한 국민 의식도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습법상 권리인 분묘기지권을 계속 인정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1년 1월 13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대법원의 입장도 수정돼야 하는지가 문제가 됐다. 장사법은 묘지의 설치기간을 기본 15년으로 규정하고 3번에 걸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최장 60년간 분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허락 없이 묘지를 설치한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의 사용권이나 묘지 보존을 위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했다. 이후 장사법은 한차례 개정을 통해 묘지의 기본 설치기간을 30년으로 정하고 1회에 한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7년 1월 전원합의체 판결(2013다17292) 등을 통해 장사법 시행 이전에 남의 땅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도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계속 인정된다고 판시하는 등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을 유지해왔다. 헌법재판소도 2020년 11월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합헌이라고 판단해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 특히 이 사건처럼 분묘기지권자에게 토지 사용료라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토지소유자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불이익 감수 당사자의 이해관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 있어 사용료는 소유자가 청구 시점부터 지급의무 부담 결국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해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지료의 범위를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료를 청구한 날로부터 계산하도록 제한해 이전의 사용료까지 무한정 소급해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재판부는 "분묘기지권과 같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관습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이를 인정한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과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한 분묘기지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토지 소유자로 하여금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분묘기지권자로 하여금 오래 전 분묘를 설치한 시점까지 소급해 그 이후의 지료를 모두 지급하도록 하면, 분묘기지권자는 장기간의 지료를 일시에 지급해야 하고 이를 지체하면 분묘기지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며 "이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묘기지권의 특수성, 조리와 신의성실의 원칙, 지료증감청구권 등 관련 규정의 근본적인 취지를 종합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와 달리,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1992. 6. 26. 선고 92다13936)과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1995. 2. 28. 선고 94다37912)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가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지료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게 된다. △지료의 구체적 액수는 당사자의 협의로 정하거나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정할 수 있고(민법 제366조 단서), 정해진 지료가 지가 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상당하지 않게 되면 당사자는 지료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6조). △지료 채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민법 제162조 제1항) △지료를 2년분 이상 지급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지만(민법 제287조),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지료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어 분묘기지권 소멸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93다52297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해 이기택·김재형·이흥구 대법관은 "시효로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 대해서는 그와 가장 유사한 법정지상권에 관한 민법 규정을 유추적용해 지료 지급 의무의 발생시점을 판단해야 하고, 추상적인 조리나 신의칙을 근거로 이와 달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다른 사람의 토지에 분묘를 무단으로 설치하면 분묘기지의 점유·사용 기간 동안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진다.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가 완성돼도 그와 같이 대가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태에서 시효취득이 이뤄지고, 시효취득의 효력이 점유를 개시한 시점으로 소급하기 때문에, 분묘 설치 시부터 지료가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한편 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관습법으로 인정해 온 배경과 취지에 비춰, 지료의 수수나 청구조차 없이 20년 이상의 장기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의 점유가 계속됐다면, 토지 소유자가 묵시적으로 무상의 토지 사용을 용인했거나, 적어도 분묘기지권자는 그와 같이 알고 분묘기지를 점유해 왔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에 따라 분묘기지권자는 시효 기간 동안 계속된 사실관계와 동일한 내용의 권리, 즉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한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1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 지급을 청구한 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과 관련된 지료에 대한 상충되는 판례들이 모두 정리됐다"며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관습법의 취지를 존중하고 분묘의 존속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일방적 희생을 막고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묘기지권
토지사용료
시효취등
토지
지료
관습법
박미영 기자
2021-04-29
행정사건
[판결] "담배 원재료에도 로열티 가산… 세관 처분 위법"
외국계 담배회사가 수입하는 원재료의 과세가격에 해외법인에 상표권 대가로 내는 로열티를 가산한 세관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외국계 담배회사 한국필립모리스가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9구합59462)에서 최근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98억여원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013년 1월부터 2년간 담배 제조에 필요한 16종의 원재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판매해 왔다. 그러던 중 서울세관은 2017년 2월 한국필립모리스가 상표 및 지적재산권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해외법인에 지급하던 로열티에는 원재료의 영업비밀에 대한 대가가 포함됐다고 보고, 옛 관세법에 따라 해당 로열티를 원재료 과세가격에 가산해 관세 34억여원, 부가가치세 37억여원, 가산세 26억여원 등 총 98억여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한국필립모리스는 "완제품의 순매출액에 비례해 산정되는 로열티는 원재료와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의 거래조건으로 지급하는 것도 아니므로 로열티를 원재료의 과세가격에 가산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원재료 중 담뱃잎 등에는 체계화된 구매기술과 축적된 거래내역 등을 통해 '비용의 효율성'을 갖고 있는 판매자들의 노하우와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한국필립모리스는 수입물품인 담뱃잎 등을 구매하기 위해 로열티를 지급했고, 사실상 원재료 등에 대한 구매선택권이 없었으므로 이같은 담뱃잎 등의 거래조건으로 로열티가 지급됐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원재료 중 담뱃잎 등을 제외한 나머지 상표 부착 물품 등은 모두 담뱃갑 및 담배 완제품의 포장지를 위한 원재료로서 단순히 상표가 인쇄된 종이나 비닐 필름에 불과해 그 자체에 노하우나 영업비밀이 체화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표의 부착을 이유로 원재료와 로열티 사이에 관련성이 곧바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담뱃잎 등의 경우 로열티와의 관련성과 거래조건성이 인정되지만, 나머지 물품에 대해서는 피고 측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로열티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이 사건 처분 중 로열티의 일부를 나머지 물품의 과세가격에 권리사용료로서 가산해 산정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열티는 담배 제조에 관한 지적재산권과 완제품인 담배에 부착돼 사용될 상표권에 대한 대가이므로 로열티 중 상표권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다시 수입상품인 담뱃잎 등에 관한 권리사용료 부분을 분리해 산정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로열티 중 상표권에 대한 부분을 구분하지 못했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구분할 수 없어 이 사건 과세처분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상표권
지적재산권
관세
부가가치세
담배
관세법
해외법인
과세
세관
로열티
이용경 기자
2021-03-01
행정사건
[판결] "반환한 횡령금에 세금 부과는 부당"
고(故)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가 재판과정에서 반환한 횡령금에 세무당국이 11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세금을 범죄제재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28일 유씨가 서울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누382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유씨는 실제 가치가 없는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세모그룹 계열사 천해지로부터 13억여원을,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여원을, 다판다로부터 2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9월 징역 2년 판결을 확정 받고 복역했다. 이후 서초세무서는 세무조사 결과 세모그룹 계열사들이 유씨에게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를 포함해 유씨의 소득을 다시 산정했다면서 2017년 9월 총 11억3000여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유씨는 2015년 형사재판을 받는 동안 천해지에 13억여원, 청해진해운에 35억여원을 반환했는데, 과세당국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세금을 부과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천해지 및 청해진해운에 대한 이 사건 반환금은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한다"며 "헌법상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의 정신에 비춰볼 때,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과세의 기초가 해소됐다면 결과적으로 조세채무가 실체적으로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추징이 이뤄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세자가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납세의무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했다"며 "'위법소득에 내재된 경제적 이익의 상실가능성이 현실화됨으로써 일단 성립했던 납세의무가 그 전제를 상실하게 된다는 측면'에 관해 '뇌물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에 대해 몰수·추징이 이루어지는 경우'와 '횡령 등으로 인한 위법소득 상당의 이익이 정당한 권리자에게 반환되는 경우' 양자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범죄행위에 대한 제재의 목적은 원칙적으로 형벌로써 달성하는 것이 타당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세금의 부과를 벌금의 선고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형사처벌과 관계가 없는 조세법을 해석하면서 해당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효과 감소 등을 이유로 원고가 반환한 이득에 대해서까지 후발적 경정청구를 허용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위험성이 있다"며 "이 사건 반환금으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세무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해 해당 부분은 위법하다. 또한 정당세액을 산출할 자료가 부족하므로 이 사건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횡령
유병언
세모그룹
유대균
횡령금
박미영 기자
2021-01-28
민사일반
[판결](단독) 개인 소유 임야 곳곳에 군사시설 산재돼 있다면
국가가 개인 소유의 임야 곳곳에 광범위하게 군사도로와 참호, 벙커 등 군사시설을 설치해 점유하고 있다면 임야 전체에 대한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A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소송(2018가합577893)에서 최근 "국가는 모두 14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1963년부터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야 6만7463㎡를 공유하고 있다. 국가는 2013년부터 이 임야 일부에 군데군데 군사용 도로와 벙커, 참호, 육군표석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A씨 등은 "우리가 소유한 임야를 국가가 점유·사용함으로써 그 사용이익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고 있다"며 "임야 전체에 대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군사시설 특수성 고려할 때 소유권 행사 어려워 국가는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인정되더라도 그 범위는 임야 전체가 아니라, 군사시설이 점유하는 부분에 한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감정인들의 측량 및 임료 감정 결과 등에 비춰볼 때 국가는 임야의 약 8.4%인 5652㎡만을 군사시설로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 임야를 관통하는 군사도로 등이 광범위하게 설치돼 있고, 매년 주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소유주 승소판결 이어 "임야 일대가 군사보호시설구역으로 설정된 거점 전투진지로서 전시 대비용 군사시설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A씨 등이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장애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는 임야 곳곳에 국방부 표석 등을 설치해 군사시설부지로 점유·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며 "임야 인근에 형법 제329조 '군용물 절도죄'를 언급하는 내용의 경고문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군사적 요충지로서 정기적으로 진지를 보완하고 작전계획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부대도 작전상 매우 중요한 지역임을 이유로 이 임야를 반드시 점유해야 한다고 국가에 매입을 건의하고 있다"며 "국가는 군사시설을 점유함으로써 임야 전체를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A씨 등에게 전체 임야에 대한 국가의 부당이득금 총 14억5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군사시설
임야
부당이득
이용경 기자
2020-12-10
행정사건
[판결] 항소심도 "방통위,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 과징금 부과 부당"
항소심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고의로 접속 경로를 변경해 국내 이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했다며 페이스북(Facebook)에 내린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11일 페이스북 아일랜드 리미티드(Facebook Ireland Limited)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소송(2019누57017)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2019년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제공 행위'로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일방적으로 접속경로를 바꿔 시장을 왜곡하고 페이스북 서비스 속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중대한 피해를 이용자들에게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2016년 말 국내 ISP들과 망 사용료 정산을 두고 갈등하다가 고객들의 접속 경로를 해외로 바꿔 접속 시간을 2.4~4.5배 지연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발한 페이스북은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행위가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연하거나 불편을 초래한 것은 맞지만, 이용자의 불편 등 부작용을 알면서도 페이스북이 일부러 속도를 저하시킨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접속 속도 저하가 방통위 과징금의 근거인 '이용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행위가 '이용 제한' 행위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는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에 영향을 미쳐 이용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라며 "페이스북이 고의적으로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의 네트워크 평균 응답속도를 지체시켜 많은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야기한 이상, 페이스북의 이러한 행위는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행위가 이용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기통신서비스의 특성, CP와 ISP의 관계, 위반행위의 중대성 내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일부 콘텐츠에서만 나타난 인터넷 응답속도 저하, 상대적·주관적인 척도인 민원건수의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이용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해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통위의 과징금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위법이 있고 나아가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방통위의 과징금 처분 전부를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전기통신사업법
페이스북
과징금
방송통신위원회
박미영 기자
2020-09-11
행정사건
[판결] "외국에만 등록된 특허의 사용료는 과세대상 아니다"
내국법인이 외국에만 등록된 특허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자사 외국법인에 특허사용료를 지불했다면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현대자동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2019구합7869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현대차는 자사 미국법인에 오디오 제품 관련 특허를 등록하고 이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미국법인에 특허사용료로 약 85억원을 지급했다. 국내에는 해당 특허를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세당국은 이를 법인세법 제93조 8호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15%인 약 12억에 달하는 법인세를 경정 청구했다. 현대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법인세법 규정은 외국법인이 특허권 등을 국외에서 등록했을 뿐 국내에서 등록하지 않은 경우라도 그 특허권 등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때에는 그 사용의 대가로 지급받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으로 보도록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28조는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의 구분에 관하여는 소득세법 제119조 및 법인세법 제93조에도 불구하고 조세조약이 우선해 적용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외에서 등록됐을 뿐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미국법인의 특허권 등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 미국법인이 그 사용의 대가로 지급받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것인지는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미국법인이 특허권을 국외에서 등록했을 뿐 국내에는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국법인이 그와 관련해 지급받는 소득은 그 사용의 대가가 될 수 없으므로 이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없다"며 "이를 전제로 한 세무당국의 법인세 경정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외국법인
특허사용료
내국법인
박미영 기자
2020-04-27
민사일반
[판결] "서울광장 무단점유 변상금은 실제 무단점유한 면적 기준으로 산정해야"
서울광장을 무단점유해 시위를 벌인 사람에게 부과하는 변상금은 해당 시위자가 실제 무단점유한 면적으로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가 광장 사용료에 적용하는 최소 사용면적 500㎡를 기준으로 변상금을 산정해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 A씨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시유재산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8두4829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5년 7월부터 낮에는 서울광장에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를 국내로 소환하라'는 내용이 적힌 대형천막이 설치된 자전거를 세워놓고 1인 시위를 했다. 밤에는 서울시청 청사 부지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잤다. A씨가 당시 끌고 다닌 자전거 및 뒤에 달린 현수막 등 시위용품이 차지하는 면적은 1.76㎡였고, 텐트 면적은 2.76㎡였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최소 사용면적인 500㎡를 기준으로 사용기간(무단점유기간)을 곱해 67만원과 225만원 등 두 차례에 걸쳐 A씨에게 변상금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A씨의 행위가 무단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서울시가 '서울광장 사용료'를 기준으로 산정한 변상금이 적절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서울광장 일부를 유형적·고정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점유 부분에 대한 불특정 다수 시민의 광장 이용은 제한된다"며 "서울광장조례에서 정한 바에 따라 광장 사용 신고 및 서울특별시장의 사용 신고 수리를 거치지 않은 채 서울광장을 무단사용한 경우에는 공유재산법상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광장 사용료 기준은 서울광장의 사용·수익 허가 또는 사용신고 수리에 적용되는 기준일 뿐이고, 이를 서울광장 무단점유에 따른 변상금 산정·부과에 적용할 수는 없다"며 "서울광장의 무단점유에 따른 변상금은 공유재산법이 정한 '무단점유면적 × 해당 공유재산의 면적단위별 평정가격 × 무단점유기간 / 연 × 사용요율 × 120%'의 계산식에 따라 실제 A씨가 무단점유한 면적 등을 고려해 산정·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상금에 최소 사용면적 기준(500㎡)을 적용해 A씨가 실제 점유한 면적보다 약 284배의 달하는 변상금을 부과한 것은 과중하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의 시위로 서울광장을 이용하는 시민의 자유로운 광장 이용이 제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가 텐트를 설치한 서울시청 청사 부지도 공유재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변상금 부과 처분 전체를 취소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시위는 특정한 장소를 유형적·고정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돼 변상금 부과대상으로서의 '점유'에 해당한다"며 1심을 취소하고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광장
시위
변상금
무단점유
손현수 기자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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