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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사건
헌재, "강제퇴거 외국인 무기한 보호는 위헌"
강제퇴거대상자의 보호기간 상한을 규정하지 않은 출입국관리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다만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할 경우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개정시한을 2025년 5월 31일로 못박았다. 헌재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에 대해 수원지법,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2020헌가1 등)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강제퇴거명령과 동시에 보호명령을 받은 A 씨 등은 보호명령 등의 취소 재판 중 출입국관리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외국인의 출입국과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정해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도모하는 해당 조항의 입법목적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보호기간의 상한을 두지않고 강제퇴거대상자를 무기한 보호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호의 일시적·잠정적 강제조치로서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선애 헌법재판관도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헌재는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하면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등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한다"며 입법 개선 시한을 2025년 5월 31일로 정했다. 반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헌재는 2018년 2월 같은 조항을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며 "선례를 변경하려면 선례 판단에 법리상 잘못이 있다거나 사정변경이 있어야 하는데 출국거부자 강제퇴거명령 집행의 어려움은 선례 이후 변화가 없고 판단을 변경할 만한 다른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입법자는 합리적인 보호기간의 상한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보호의 개시나 연장 단계에서 보호의 타당성을 심사할 역할을 어느 기관에 부여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거쳐 제도를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법제63조
출국거부
강제퇴거명령
보호기간
박수연 기자
2023-03-24
군사·병역
헌법사건
"영주 목적 아닌 부모 해외체류 중 출생, 병역의무 해소해야 국적이탈 '합헌'"
부모의 외국 유학 중 출생한 경우 등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직계존속으로부터 태어나 복수국적을 갖게 된 남성이 우리 국적을 이탈하려면 병역의무를 먼저 해소하도록 해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국적법 조항과 복수국적자가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관여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2월 23일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구 국적법 제12조 제3항과 제14조 제1항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2019헌바462, 2020헌바603). 구 국적법 제12조 제3항은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의 경우 반드시 병역의무를 해소해야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적법 제14조 제1항은 모든 복수국적자에게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국적이탈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에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직계존속으로부터 태어난 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과 관련해 헌재는 "해당 조항은 모든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이탈시 일률적으로 병역의무 해소를 요구하지 않고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게만 일률적으로 병역의무 해소를 요구함으로써, 부모가 외국이주를 결정하는 등 장차 대한민국과의 유대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병역의무 해소 없는 국적이탈을 허용해 국적이탈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 대해서도 병역의무 해소 없는 국적이탈을 허용한다면 그가 계속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생활하면서 국적이탈을 통해 병역의무를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더라도 이를 방지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조항으로 제한받는 사익은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가 국적이탈을 하려는 경우 모든 대한민국 남성에게 두루 부여된 병역의무를 해소하도록 요구받는 것에 지나지 않는 반면 공익은 대한민국이 국가 공동체로서 존립하기 위해 공평한 병역분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보호하여 국방역량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국익"이라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국에 주소 없는 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서 헌재는 "일반적으로 국적제도의 운영에 있어서는 복수국적자의 위와 같은 행동을 억지할 필요가 있어 외국에 생활근거 없는 자에 대한 국적이탈 제한은 유럽국적협약(European Convention on Nationality) 등 여러 해외입법례에서 복수국적자의 기회주의적 국적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방식으로 널리 채택되어 왔으므로 해당 조항이 그 자체로 과도한 제한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주로 국내에서만 생활하며 대한민국과 유대관계를 형성한 자가 외국에 아무런 생활근거 없이 단지 법률상 외국 국적을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사정을 빌미로 국적을 이탈하려는 행위를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제한받는다고 하여 어떤 과도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도 어려워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0년 10월 대한민국 국민인 부모의 미국 유학 중 태어나 선천적으로 한·미 복수국적을 취득한 A 씨는 2018년 3월 경 국적이탈을 신고했지만 '직계존속의 영주목적 없는 국외출생자'에 해당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를 해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고가 반려됐다. A 씨는 반려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에서 기각되자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그러자 A 씨는 2019년 11월 헌법소원을 냈다. A 씨의 항소와 상고도 기각됐다. 2001년 4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로부터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한·미 복수국적자인 B 씨는 2019년 1월 경 국적이탈을 신고했지만, 그가 대부분 국내에서 성장했으며 단지 외국에 있는 친지 주소에 등록을 한 것에 지나지 않아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B 씨는 반려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에서 기각됐다. B 씨는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항소 기각과 함께 신청도 기각되자 2020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한편 B 씨의 상고 기각됐다. 헌재 관계자는 "심판대상조항들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헌재가 판단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병역의무
국적법제12조제3항
국적이탈
박수연 기자
2023-03-02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혐의' 이광철, 차규근 1심서 무죄
<사진=연합뉴스> 김학의(67·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출금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철(52·36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차규근(55·24기)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이규원(46·36기) 춘천지검 부부장검사에게는 징역 4개월의 선고가 유예됐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 조치한 행위가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당시의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1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관과 차 전 본부장, 이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1고합307). 다만 이 검사에게는 자격모용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의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들은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 하자 불법으로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한 혐의로 2021년 4월 기소됐다. 당시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 검사는 피내사자 신분으로 긴급 출국금지 대상이 아니었던 김 전 차관에 대해 긴급 출금을 강행하며 신청서에 과거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번호를 기재하고, 이후 출금 승인요청서에는 서울동부지검의 가짜 사건번호를 적어 넣은 혐의를 받았다. 차 전 본부장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 대해 불법적으로 긴급 출금 요청을 한 사정을 알면서도 출금 요청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또 법무부 출입국심사과 공무원들을 통해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이름, 생년월일, 출입국 정보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 받은 혐의도 받는다. 당시 청와대에 재직하고 있던 이 전 비서관은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당시 차 본부장과 이 검사 등을 통해 상황을 보고 받는 등 전반적인 출국금지 상황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원의 장기간에 걸친 심리와 법률 검토 끝에 밝혀진 사후적인 판단일 뿐"이라며 "이러한 사법적 심사에 의해 사후적으로 위법·부당한 것으로 판명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모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직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을 비롯해 법무부나 대검 관계자들은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전부터 김 전 차관 사건의 재수사가 진행될 것을 예상했고, 아직 정식으로 입건되지 않은 김 전 차관의 경우에도 그 재수사를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은 자로 보고 일반 출국금지를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김 전 차관 사건의 재수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수사대상자가 될 것이 확실한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를 저지한 것은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김 전 차관의 출국을 그대로 용인했을 경우 해당 사건의 재수사가 난항에 빠져 검찰 과거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또 "김 전 차관은 그 혐의의 상당성을 인정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는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그릇된 선택이 됐지만,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해선 일반 출국금지가 충분히 가능했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어떠한 방법으로도 출국금지를 할 수 없었던 일반인의 출국을 저지한 경우와는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 검사와 차 전 본부장에게 직권 남용의 고의가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며 "긴급 출국금지는 축적된 법리나 판례가 거의 없어 검사들에게도 생소한 제도였고, 법무부와 대검도 수사가 개시되기 전까지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가 적법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여러 법조인들이 긴급 출국금지의 법률상 요건 충족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정도로 법률적인 판단이 쉽지 않은 사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법률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긴급 출국금지를 실행했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직권의 남용' 또는 '직권남용의 고의'를 추단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검사와 차 전 본부장이 직권을 남용하지 않은 이상, 이 전 비서관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로 인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검사가 당시 서울동부지검장 또는 출국금지 요청의 전결권자인 차장검사의 승인 없이 서울동부지검장의 대리인 자격을 모용해 긴급 출국금지 승인요청서를 작성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자격모용공문서작성, 자격모용작성공문서행사, 공용서류은닉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김학의
직권남용
출국금지
이용경 기자
2023-02-15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 韓 정부 배상책임 첫 인정
<사진=연합뉴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따른 손해를 한국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지 55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7일 베트남인 응우옌티탄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110659)에서 "대한민국은 응우옌티탄에게 3000만 10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먼저 박 부장판사는 한국과 월남, 미국 사이에 체결한 군사실무약정에 따라 베트남인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부적법하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해당 약정은 양국 기관 간 체결에 불과하고, 기관 외 베트남 국민 개인이 원고로서 한국 정부 상대 청구권을 배제하는 법적 효력은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베트남 민법과 헌법 등 각 법령 규정 내용을 보면 베트남 거주 외국인에 대해서도 베트남 시민과 소송절차에 있어 응당 권리의무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해 상호보증이 인정된다. 정부 측은 민법상 불법행위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여러 부분을 살폈을 때 국가배상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호보증이란 특정 국가의 법령 등에서 국민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해 우리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경우 우리나라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다는 것을 말한다. 국가배상법 제7조에서는 외국인이 피해자인 경우 해당 국가와 상호 보증이 있을 때에만 국가배상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박 부장판사는 "대한민국 해병 제2여단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 응우옌티탄의 집에 이르러 총으로 위협하면서 가족들을 밖으로 나오도록 명령했고, 밖으로 나오자 바로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응우옌티탄과 오빠는 총격으로 심한 부상을 입은 사실이 인정되고, 외출했던 어머니는 같은 중대 소속 군인들이 강제로 한 곳에 모이게 해 총으로 사살당한 사실이 인정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봤다"며 "응우옌티탄은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도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한국 정부가 응우옌티탄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4000만 원으로 정했다. 다만 응우옌티탄이 3000만 100원을 청구해 그 범위에서 배상하라고 했다. 응우옌티탄은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한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1대대 1중대 소속 군인들이 자신이 살고 있던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민간인을 학살해 가족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해병대 소송으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한국군이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소송을 제기한 응우옌티탄과 그의 삼촌도 법정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진술하기도 했다. 우리 법원에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베트남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선고 직후 응우옌티엔은 소송대리인단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전쟁
민간인학살
국가배상
한수현 기자
2023-02-07
조세·부담금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국외투자기구, ‘국내원천소득 실질적 귀속받는 외국법인’에 해당하면
[대법원 판결] 국외투자기구도 '국내원천소득을 실질적으로 귀속받는 외국법인'에 해당하면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라 조세조약상의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2020두47397(2022년 10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A 사가 서울종로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제한세율 적용을 위한 경정청구에 대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국외투자기구에 투자한 개별투자자들이 아닌 외국법인인 국외투자기구가 이 사건 규정에 따른 경정청구권자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A 사의 수탁은행인 국내 모 은행은 외국법인이자 국외투자기구인 A 사에 국내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을 지급하면서 2016년 12월 개정되기 전의 구 법인세법 제98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일반세율(20%)에 따른 법인세를 원천징수해 과세관청인 종로세무서에 납부했다. A 사는 종로세무서에 "국내법상 일반세율이 아닌 한미조세조약상 제한세율(15%)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라 수탁은행이 납부한 원천징수분 법인세의 일부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종로세무서가 경정청구를 거부하자, A 사는 경정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국외투자기구는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서 정한 실질귀속자에 해당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원고에게는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참고 조항]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은 제1항에서 '국내원천소득을 실질적으로 귀속받는 외국법인이 조세조약에 따른 제한세율을 적용받으려는 경우에는 제한세율적용신청서를 원천징수의무자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4항에서 '제한세율을 적용받지 못한 실질귀속자가 제한세율을 적용받으려는 경우에는 실질귀속자 또는 원천징수의무자가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단 요지] "국외투자기구도 '국내원천소득을 실질적으로 귀속받는 외국법인'에 해당하면 해당 규정에 따라 조세조약상의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국외투자기구의 경우에도 설립된 국가의 법에 따라 법인격이 부여되거나 구성원과 독립해 직접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에 해당할 수 있고, 국내원천소득과 관련하여 법적 또는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고 그 소득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등 소득에 대한 소유권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해당 국내원천소득이 외국법인인 국외투자기구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다고 볼 수 있다.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2항, 제3항에서 국외투자기구와 실질귀속자를 구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외투자기구가 아닌 개별투자자들이 제한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절차를 정한 규정일 뿐이며 위 규정을 근거로 국외투자기구에게 경정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관계자] "국외투자기구가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의 적용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종래 판결 취지), 나아가 구 법인세법 제98조의6 제4항에 따라 제한세율을 적용받도록 경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질귀속자에 해당할 수 있음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판결이다. 다만, 외국법인인 국외투자기구에게 경정청구권을 인정한다고 하여 국외투자기구의 경정청구권이 인정되는 경우 배후 개인투자자들의 경정청구권이 배제된다는 취지는 아니다."
법인세
경정청구권
국외투자기구
박수연 기자
2022-12-08
행정사건
[판결] 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징역형 확정돼 입국금지결정 받았어도
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법무부로부터 입국금지결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재외동포에 대해 기한 없이 사증발급을 거부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최기원 판사는 A 씨가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발급거부처분 취소소송(2021구단7527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한국에서 출생한 A 씨는 2009년 9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재외동포로, 2014년 4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돼 2014년 10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의 출국명령에 따라 A 씨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후 법무부장관은 2015년 6월 30일부터 영구적으로 A 씨의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했다. A 씨는 2021년 8월 주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사증발급을 신청했으나 영사관은 A 씨가 출입국관리법 제11조에 따른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거부처분을 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영사관은 6년 전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거부처분을 했다"며 "과오를 깊이 반성하고 있는 사정 등에 비춰보면 영사관의 처분은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최 판사는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 판사는 "영사관은 사증발급 거부 처분 당시 입국금지결정에도 불구하고 A 씨에게 사증을 발급할 특별한 인도적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해당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A 씨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 정도를 비교형량하는 등 관계 법령상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입국금지결정만을 사유로 한 처분은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에서 정한 입국금지사유는 매우 다양하고, 언제 해소될지를 예측하기 곤란한 경우도 있다"며 "A 씨에 대한 입국금지결정 이후 6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이뤄진 영사관의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외동포법에서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체류에 대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더라도 재외동포에 대해 기한 없는 입국금지조치를 하는 것은 법령에 근거가 없는 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입국금지
재외동포
사증발급
한수현 기자
2022-12-05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성전환자에 미성년 자녀 있어도 혼인중 아니라면 성별 정정 허용해야”
[대법원 결정] 혼인 중이 아닌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성별정정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 2020스616(2022년 11월 24일 결정) [결과] 대법원은 A 씨가 낸 등록부정정 신청 재항고 사건에서 원고패소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환송. [쟁점]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허가함에 있어 △현재 혼인 중에 있거나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종래 전원합의체 결정(2009스117) 가운데 '현재 혼인 중에 있지 아니한'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가 있는 경우를 성별정정의 독자적인 소극 요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남성으로 태어난 A 씨는 어릴 적부터 여성으로의 귀속감을 가졌다. 사춘기가 돼 얼굴 형태와 체격, 목소리가 남성적으로 변해가는 것에 정신적 고통을 느꼈던 A 씨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긴 채 생활하다 결혼했지만 성정체성 문제로 약 5년 10개월 만에 이혼했다. 이후 A 씨는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의 옷차림, 머리 모양을 하고 사회적으로 여성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A 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을 두고 있는 상태에서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정정 허가 신청을 했다. 1,2심은 "신청인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어 성별정정을 허가하면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며 불허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미성년 자녀가 있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성전환자의 기본권 보호와 미성년 자녀의 보호 및 복리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익의 균형을 위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단지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사정만을 이유로 성별정정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 성전환자도 성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격과 개성을 실현하고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타인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른 성을 진정한 성으로 법적으로 확인받을 권리를 가진다. 성전환자 또한 전체 법질서 안에서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아야 하고 국가는 성전환자의 이러한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성전환자와 그의 미성년 자녀는 성별정정 전후를 가리지 않고 개인적·사회적·법률적으로 친자관계에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성별정정은 성전환자인 부 또는 모와 그 미성년 자녀 사이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새롭게 초래하거나 권리의무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성별정정 자체가 가족제도 내의 성전환자의 부 또는 모로서의 지위와 역할이나 미성년 자녀가 갖는 권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훼손한다고 볼 수도 없고,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라도 성전환된 부 또는 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 존재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살펴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성년 자녀를 둔 성전환자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여부는 성전환자의 기본권의 보호와 미성년 자녀의 보호 및 복리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익의 균형을 위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대의견] 이동원 대법관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정정을 불허하는 것이 우리 법체계 및 미성년자인 자녀의 복리에 적합하고, 사회 일반의 통념에도 들어맞는 합리적인 결정이다." [대법원 관계자] "이번 전원합의체 결정을 통해 사법은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입법이나 행정과 달리, 다수의 정치적·종교적·사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할 때 그 존재 의의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선언했다."
성별정정
자녀
성전환자
박수연 기자
2022-11-26
민사일반
[판결]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 있어도 혼인중 아니라면 성별 정정 허용해야"
혼인 중이 아닌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성별정정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앞서 2011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허가함에 있어 현재 혼인 중에 있거나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2009스117) 했는데, 이 가운데 미성년 자녀가 있는 성전환자 중 혼인관계에 있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는 성별정정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4일 A 씨가 낸 등록부정정 신청 재항고 사건(2020스616)에서 원고패소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남성으로 태어난 A 씨는 어릴 적부터 여성으로의 귀속감을 가졌다. 사춘기가 돼 얼굴 형태와 체격, 목소리가 남성적으로 변해가는 것에 정신적 고통을 느꼈던 A 씨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긴 채 생활하다 결혼했지만 성정체성 문제로 약 5년 10개월 만에 이혼했다. 이후 A 씨는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의 옷차림, 머리 모양을 하고 사회적으로 여성으로서 생활하고 있다. A 씨는 미성년 자녀 2명을 두고 있는 상태에서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정정 허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신청인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어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것이 미성년 자녀의 복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며 불허했다. 이 사건에서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허가함에 있어 △현재 혼인 중에 있거나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종래 전원합의체 결정(2009스117) 가운데 '현재 혼인 중에 있지 아니한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가 있는 경우를 성별정정의 독자적인 소극 요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성전환자의 기본권의 보호와 미성년 자녀의 보호 및 복리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익의 균형을 위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단지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다는 사정만을 이유로 성별정정을 불허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성전환자도 성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격과 개성을 실현하고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타인과 함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따른 성을 진정한 성으로 법적으로 확인받을 권리를 가진다"며 "성전환자 또한 전체 법질서 안에서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아야 하고 국가는 성전환자의 이러한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전환자와 그의 미성년 자녀는 성별정정 전후를 가리지 않고 개인적·사회적·법률적으로 친자관계에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성별정정은 성전환자인 부 또는 모와 그 미성년 자녀 사이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새롭게 초래하거나 권리의무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별정정 자체가 가족제도 내의 성전환자의 부 또는 모로서의 지위와 역할이나 미성년 자녀가 갖는 권리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훼손한다고 볼 수도 없고,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해서라도 성전환된 부 또는 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 존재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살펴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성년 자녀를 둔 성전환자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여부 성전환자의 기본권의 보호와 미성년 자녀의 보호 및 복리와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익의 균형을 위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이동원 대법관은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 성별정정을 불허하는 것이 우리 법체계 및 미성년자인 자녀의 복리에 적합하고, 사회 일반의 통념에도 들어맞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사법은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입법이나 행정과 달리, 다수의 정치적·종교적·사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소수자와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할 때 그 존재 의의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선언했다"고 말했다.
성별정정
자녀
성전환자
박수연 기자
2022-11-24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주당 15시간 이내’ 단기근로강사… 계약기간 명시 “갱신 거절 타당”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을 분명하게 명시했고 수강생 수가 감소하는 등 근로여건에 변동이 있다면 주당 15시간 이내인 '초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 단기근로강사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학교법인 성균관대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21누63360)에서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성균관대는 재학생 및 일반인을 위한 실용외국어 교육 및 연구와 외국인 등을 위한 한국어강좌 등을 운영하는 어학원을 부속기관으로 설치해 운영했다. 성균관대가 어학원 운영을 위해 마련한 내부 규정에 의하면 정규 및 비정규 실용외국어 교육과 기초교양과목 강의를 담당하는 전임교원 외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강좌를 담당하는 주당 15시간 이내 단기근로강사를 둘 수 있도록 했고, 단기근로강사의 계약기간은 연간 6개의 정규학기로 구성된 한국어강좌의 1학기(2개월) 이내로 정하도록 했다. A 씨와 B 씨는 어학원에서 2014년 3월, 2018년 8월 각각 단기근로계약을 맺고 한국어강의를 담당했고, 2019년까지 근로계약을 반복해 체결했다. 그러던 중 2019년 4학기와 5학기가 끝날 무렵, A 씨와 B 씨는 각각 성균관대로부터 계약기간 이후 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A 씨 등은 성균관대의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 판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 인용하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성균관대 측은 "주당 15시간 이내 짧은 시간만 근무할 것을 전제로 기간을 정해 고용된 이른바 '초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 A 씨 등에 대한 갱신거절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며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성균관대와 A 씨 등 간 각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기간을 단순히 '2개월' 등과 같이 추상적·일반적으로 기재한 것이 아니라 매번 계약기간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개별적으로 특정해 명시했고, 6학기제로 운영되는 연간 근무일정에 맞춰 해당 계약기간에 대응하는 정규학기의 명칭을 병기하기도 했다"며 "근로계약 체결 단계에서 계약기간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갖고 해당 기간에 한해 고용관계를 유지할 의사를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계약서와 내부규정 등에 의하면 계약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단순히 직전 계약기간 동안의 근무태도나 강의평가에 특별한 하자나 문제점이 보고되지 않았고 반복적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돼 왔던 사정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 형성의 근거 내지 토대로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어강좌를 수강하는 외국인 수강생의 인원수가 감소하는 등 근로여건의 변동은 성균관대에게 있어 충분히 A 씨 등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단기근로
단기근로강사
갱신기대권
한수현 기자
2022-11-20
헌법사건
8촌 이내 근친혼 금지는 '합헌', 혼인 무효는 '헌법불합치'
민법이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한 것은 합헌이지만,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A 씨가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제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115)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다만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조항을 위반한 혼인을 무효로 하는 민법 제815조 제2호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하고, 개선 입법 시한을 2024년 12월 31일로 못 박았다. A 씨는 B 씨와 2016년 5월 혼인신고를 했는데, B 씨는 석달 뒤 A 씨와 6촌 사이임을 이유로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들의 혼인신고가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신고이므로 민법 제809조 제1항, 제815조 제2호에 따라 무효라고 판단했다. A 씨는 항소심 중 이들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8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현재 A 씨 부부의 혼인무효소송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헌재는 우선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 제1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금혼조항은 근친혼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고 가족제도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8촌 이내 혼인을 금지한 것은 근친혼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기여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화·도시화 등과 같이 친족 관념이나 가족의 기능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회·문화적 변동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친족 관념이나 가족의 기능에 관해 세대 간 견해의 변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민법이 정한 친족의 범위를 고려한 금혼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혼인이 금지되는 혈족의 범위가 외국의 입법례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종교·문화적 배경이나 생활양식의 차이로 인해 다른 가족 관념이 있는 국가 사이의 단순 비교가 의미를 가지기 어려워 금혼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혼조항으로 법률상의 배우자 선택이 제한되는 범위는 친족관계 내에서도 8촌 이내의 혈족으로, 넓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에 비해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혼인을 금지함으로써 가족질서를 보호하고 유지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해 법익균형성에 위반되지 않아 금혼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8촌 이내의 혈족을 '근친'으로 여기는 관념이 오늘날에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통념이라고 보기 어렵고 친족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신분공시제도가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촌수가 먼 친족의 경우에는 혈족관계의 존재나 그 촌수를 알기 어렵게 됐다"며 "금혼조항은 친족의 범위를 정하는 조항이 아니라 혼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항이기에 민법 제777조가 정한 친족의 범위와 상관없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금혼의 범위를 정했어야 할 것이다. 유전학적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 혼인이 일률적으로 그 자녀나 후손에게 유전적으로 유해한지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다만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민법 제815조 제2호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다만, 2024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법이 개정될 때까지는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8촌 이내 근친혼을 무효로 하는 조항에 대해 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혼인당사자가 서로 8촌 이내의 혈족임을 우연한 사정에 의해 사후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아무런 예외 없이 언제든지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당사자나 자녀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헌법재판관은 8촌 이내의 근친혼 금지 조항을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으므로 이 조항도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조항은 금혼조항에 위반한 혼인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기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라면서 "근친혼이 가족제도의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에도 무효로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며, 입법자는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개선입법을 해 위헌적 상태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엄경천(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가족 대표변호사는 이번 헌재 결정과 관련해 "혼인 무효 사건이 대법원에 계속 중이라면 입법 개선이 있을 때까지 대법원에서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기한 내 입법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상고기각이 확정되면 당사자는 (혼인 무효가 되기 때문에) 재산 분할 이슈가 있을 경우 재산 분할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재산 분할을 하고 싶어도 부당이득반환 등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부부 사이 재산을 청산하는 문제는 성격상 비송사건으로 처리를 해야 함에도 가사비송이 아닌 일반 민사소송으로 진행하게 되어 당사자의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현행 민법은 근친혼 금지규정을 두면서 일정한 경우에는 혼인무효사유로 규정하고, 나머지는 혼인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혼인신고 단계에서 시,구,읍면의 담당 공무원이 근친혼인 것이 확인되면 혼인신고서를 수리하지 않지만, 혼인신고 단계에서 근친혼이 확인되지 않아 걸러지지 않으면 혼인신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민법에서 혼인취소와 유사하게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사유를 규정하는 등 혼인무효의 예외사유를 규정하라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법은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할 없는 사유(일정 기간 경과, 임신 등)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족의 범위가 전통적인 남계혈족 중심에서 (1990년 민법 개정 등을 통해) 여계혈족으로 확대되었는데, 여전히 남계혈족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근친혼 범위가 넓지 않다고 판단한 헌재 결정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을 기준으로 증조할아버지의 여동생은 5촌간고 그 딸의 딸의 딸과는 8촌간이지만 사실상 알 방법이 없고, 할머니의 4촌 여동생과는 6촌 사이이며 그 딸의 딸과는 8촌인데 이러한 경우 친족이라는 관념이 없으나 민법상으로는 친족”이라고 덧붙였다.
혼인무효
근친혼
민법제809조
박수연 기자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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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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