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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복층이라 월세 더 받을 수 있다”… 분양사 말 믿고 ‘렌탈하우스’ 분양 받았다가
"복층이라 월세를 더 받을 수 있다"는 분양사의 말을 믿고 더 많은 돈을 내고 렌탈하우스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분양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임대료를 더 많이 받지 못했다면 분양사가 수분양자에게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분양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한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원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A씨 등 11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신동미 변호사)이 평택 킹스타운 주택분양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14499)에서 "A씨 등에게 총 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경기도 평택 미공군전용 렌탈 하우스인 평택 킹스타운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받았다. 이들이 분양받은 4층호실은 복층 구조여서 1~3층호실보다 분양대금을 6000만원이나 더 냈다. 분양자 측은 1~3층호실보다 복층 구조인 4층호실이 월 40만원가량 많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A씨 등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건물 등기부에 4층호실의 전유부분은 복층 다락 면적이 포함되지 않은 바닥 면적만 전유부분으로 표시됐고, 미군은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차임만 지원해 4층호실 역시 1~3층호실과 동일한 임대료만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A씨 등은 "분양자가 '복층 면적까지 반영해 미군에서 차임을 더 지급한다'고 설명해 돈을 더 냈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분양계약의 중요부분 고지의무 위반한 불법행위 재판부는 "부동산 거래에 있어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주택은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수요를 중점적으로 광고했다"면서 "또 일반인도 임차가 가능하지만, A씨 등은 미군이 입주함으로 인해 차임 미지급 우려 없이 미군 부대에서 차임이 지급된다는 점을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원고법, 수분양자들에 1억2000여만원 지급판결 또 "분양자는 분양대행사를 통해 A씨 등에게 4층호실들은 복층 다락 면적까지 차임 산정시 면적에 포함된다고 하면서 미군 주택과로부터 1~3층호실보다 많은 월 190만원의 차임이 지원된다고 말했다"며 "분양는 1~3층 수분양자들에게 월 150만원의 수익증서를 발급해 준 것과 달리 4층호실을 분양받은 A씨 등에게는 월 190만원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수익증서를 발급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이 기대했던 미군 주택과에서 지원되는 차임에 비해 실제 이 주택에 지원되는 차임이 적다는 점 때문에 주택의 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 산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 분양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을 산정할 수는 없지만, 분양자가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A씨 등에게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는 의무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한 이로 인해 A씨 등이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분양계약을 체결했음을 알게 되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넉넉히 인정된다"며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복층
분양
렌탈하우스
부동산
박미영 기자
2020-01-23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밀린 임대료,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돼"
임차인의 밀린 임대료는 임대인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등 소송(2019다1327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금전지급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건물주인 A씨는 세입자 B씨와 2016년 9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으로 2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B씨는 2017년 12월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A씨는 2018년 3월 임대차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올 1월 B씨는 해당 건물에서 퇴거했다. 당시 연체 차임은 총 1600여만원이었다. 한편 A씨는 B씨에게 임차보증금 3000만원 중 1000만원만 돌려줬다. 그러나 B씨는 방을 빼면서 잠금장치를 설치하고는 "남은 임대료 2000만원을 주기 전까지 부동산을 인도해 줄 수 없다"고 맞섰다. B씨는 또 2019년 1월 자신이 받아야 할 보증금 2000만원 중 550만원을 C사에 양도했고, A씨에게 이 사실을 통지했다. 대법원은 "남은 임차보증금 2000만원 중 B씨가 C사에 채권을 양도한 550만원을 빼면,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1450만원은 여전히 B씨에 남아있다"며 "A씨가 받아야 할 연체 차임 등 금전지급 채권액이 보증금 채권보다 많으므로, 둘은 대등하게 공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잠금장치를 설치한 부동산을 A씨에게 인도하고, 밀린 임대료 1600여만원에서 임차보증금 반환채권 145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150여만원을 A씨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며 "그럼에도 원심은 B씨의 공제항변을 배척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1,2심은 "B씨는 A씨에게 건물을 인도(잠금장치 해제)하고 밀린 임대료 1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임대료
임대인
임차인
손현수 기자
2019-12-20
민사일반
[판결] 앞 자전거 추월하다 사고, 진로 방해 등 고려 책임은 ‘반반’
자전거 운전자가 앞 자전거를 추월하려다 넘어뜨려 앞 운전자를 다치게 한 경우 서로에게 50%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김태업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The-K(더케이)손해보험과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121515)에서 "피고들은 공동해서 5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5년 9월 오후 8시3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인근 한강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B씨는 앞서 가고 있던 A씨를 추월했다. 그 과정에서 B씨 자전거의 뒷바퀴가 A씨 자전거의 앞바퀴를 스치면서 A씨를 넘어뜨렸고 A씨는 좌측 주관절 탈구 등 상해를 입었다. 당시 B씨는 A씨의 오른쪽으로 그를 추월했는데 따로 차임벨을 울리거나 지나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B씨의 아버지는 더케이손해보험과 B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건강보험 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결국 A씨는 이들을 상대로 1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B씨 자전거 뒷바퀴가 A씨 자전거 앞바퀴와 닿지 않았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증거와 사실관계 사정에 비춰 믿기 어렵다"며 "더욱이 도로교통법 제21조 2항에 따라 자전거 운전자는 서행하거나 정지해 있는 다른 차를 추월할 경우 오른쪽으로 통행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정지한 차에서 승·하차하는 사람의 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나아가 그로 인해 선행 차량의 진로가 방해돼서도 안 된다"고 고 밝혔다. 다만 김 판사는 "사고 발생 장소가 한강자전거전용도로인 만큼 평소 많은 자전거가 다니고 선·후행하는 자전거가 많은데, A씨 역시 사고 당시 팔꿈치, 무릎 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후행하는 자전거의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 자전거의 앞바퀴가 추월하는 B씨 자전거의 뒷바퀴와 닿기는 했지만 당시 서행하던 A씨가 접촉 후 바로 양발을 내디뎌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등 손해 확대를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등 A씨의 잘못도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며 "따라서 사고 경위와 상해와 후유장해의 부위, 치료 경과, 제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측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자전거
추월
자전거도로
박수연 기자
2019-07-19
민사일반
[판결](단독) 의료장비 임대차 계약기간 중 생긴 기계고장 싸고 벌어진 분쟁
의료장비 임대차 계약이 종료한 이후 임대 목적물인 기계의 고장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임대인이 기계에 대한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장비 고장 자체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차인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차인이 자신의 잘못으로 생긴 고장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수리비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의료장비 제조업체인 A사가 "7890만원을 달라"며 B의료재단을 상대로 낸 장비 임대료 청구소송(2018다291347)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5년 1월 B재단과 자궁경부암 감염 여부 등의 검사에 사용되는 칩을 공급하고 관련 검사장비를 월 70만원에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후 A사는 "B재단이 최소 구매수량을 지키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영업손해와 장비 차임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B재단은 "장비가 고장나 2016년부터 쓰지 못했으므로 그 이후의 차임은 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A사는 "B재단은 장비 수리비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임차인 자신의 책임 아니라는 점 입증 못하면 수리비까지 부담해야 재판부는 "임대차가 종료한 후 임대차 목적물의 훼손을 이유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 반환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임차인은 그 불이행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며 "이러한 법리는 임대인이 훼손된 임대차 목적물에 관하여 수선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B재단은 장비의 고장이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며 "이는 A사가 고장 난 장비에 관한 수선의무를 지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의료장비제조업체 일부승소 원심 파기 그러면서 "원심은 장비의 고장이 B재단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발생한 것인지 또는 장비의 고장이 A사가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발생한 것인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A사에 장비고장에 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보고, A사가 수선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수리비 청구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임대차가 종료한 경우 임차인이 반환할 임대차 목적물이 훼손된 경우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의무와 그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B재단이 A사에 영업손해와 장비차임 등 7530만원을 지급하고 장비를 돌려주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A사의 수리비 청구와 관련해서는 장비 고장이 B재단의 과실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대체로 유지했다. 다만 영업손해액을 달리 계산해 배상액을 7460만원으로 낮췄다.
임대차계약
기계고장
증명책임
이세현 기자
2019-05-16
민사일반
[판결] 개정 상가임대차법 시행 전 끝난 임대차엔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 소급적용 안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규정'은 이 규정의 시행일 전에 종료된 상가임대차 계약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5년 5월 13일 시행된 개정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제10조의4 제1항)을 신설했다. 대구고법 민사1부(재판장 진성철 부장판사)는 약사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반환 등 청구소송(2017나2119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09년 9월경 A씨는 대구 중구에 있는 B씨의 상가를 보증금 2억원에 월 임차료 660만원을 주고 3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임대계약 후에는 전 임차인이 상가를 넘겨주지 않자 권리금 7000만원을 따로 챙겨준 다음 상가를 인도받았다. 2013년 5월에는 B씨와 임대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A씨는 2014년 4월경 권리금 4억 8000만원을 받고 다른 약사인 C씨에게 약국을 양도하려 했지만 B씨의 반대로 계약이 무산됐다. 건물주 B씨의 아내도 약사인데, 그가 이 상가에서 약국을 낼 예정이었다. B씨는 A씨에게 권리금 7000만원을 제시했지만 A씨는 액수가 적다며 거절했고, 약국은 2015년 3월 그대로 폐업했다. 폐업 당시 약국의 권리금 감정평가액은 2억 5000만원이었다. B씨는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신청을 낸 다음 변제공탁을 통해 임대차보증금 등을 A씨에게 반환했다. 대구고법 “임대인의 상가건물 재산권 침해하는 결과 초래” 이에 A씨는 같은해 6월 "B씨가 새로운 임차인을 통한 권리금 회수에 협조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권리금 상당의 손해액인 2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인 대구지법은 "상가임대차법 제9조 2항에 따라 임대차가 종료된 후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B씨가 변제공탁을 통해 보증금을 반환한 날이 2015년 6월이므로 같은해 5월 13일 시행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규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2015가합1820).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대구고법 재판부는 "상가임대차법 제2조 1항 단서에 의하면 상가임대차법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임대차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시행령에 따라 해당 상가의 월 차임을 보증금액으로 환산한 6억6000만원에 2억원을 합산하면 보증금은 8억6000만원이 되므로, (상가임대차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대구광역시의 보증금액 기준인 2억 4000만원을 초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증금액 기준 초과로) 상가임대차법 제9조 2항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A씨와 B씨의 임대차 계약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규정의 시행일인 2015년 5월 13일 이전인 5월 3일 이미 종료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은 임대인의 상가건물에 관한 재산권을 제한함과 동시에 임대인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시행일 전 종료된 임대차에 상가임대차법 10조의4 규정을 유추 적용한다면 임대인의 재산권을 소급하여 제한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판시했다.
권리금
임대차보호법
소급적용
2019-02-11
민사일반
[판결](단독) 주민등록상 주소지 달라도 “사실혼은 사실혼”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는 서로 다르더라도 생계를 같이 하는 등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을 해왔다는 정황이 인정되면 사실혼 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영희 판사는 롯데손해보험이 정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7가단518647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씨와 동거하던 김모(여)씨는 2017년 9월 정씨의 싼타페 차량을 운전하다 서울 중랑구의 한 도로에서 보행자와 차량, 주택 담벼락을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차량 소유자인 정씨는 당시 자동차종합보험을 롯데손해보험에 들어두었는데, 차량 운전자를 자신과 배우자로 한정하는 부부한정특약에 가입한 상태였다. 이 특약에는 배우자의 정의와 관련해 '기명피보험자의 배우자라 함은 법률상의 배우자 또는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말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정씨 측이 보험금을 청구하자 롯데손해보험은 이 부부한정특약을 들어 거부했다. 정씨와 김씨가 각자 슬하에 자녀를 두고 있고, 두 사람이 주민등록상 같은 주소지에 전입한 사실이 전혀 없어 사회통념상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어 김씨를 정씨의 사실혼 배우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재판과정에서 "김씨와 생계를 같이하고 있으며, 김씨의 딸이 결혼식 청첩장에 자신을 아버지로 적어 하객들을 초청하기도 했다"며 "김씨가 사실혼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지법, 차량사고 보험금 지급 거절 보험사 패소판결 김 판사는 정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김씨의 거주지에서 둘이 동거를 시작한 사실, 정씨가 2014년 소유권을 취득한 주택과 관련해 2015년 9월 최모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2016년 1월부터 김씨가 최씨로부터 차임 금액을 지급받고 있는 사실, 김씨의 딸 결혼식 청첩장에 정씨를 부친으로 인쇄해 하객들을 초대한 사실, 정씨가 2015년 7월부터 김씨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송금해온 사실, 정씨가 2017년 10월에는 김씨와 혼인신고를 한 사실, 이 사건 보험계약 이전에도 부부한정특약으로 자동차보험을 계속 가입해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김씨와 정씨가 사실상 생계 및 생활범위를 같이 했을 뿐 아니라 사실상 부부관계로 생활해왔음을 인정할 수 있어 김씨는 롯데손해보험의 보험약관상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사실혼
부부공동생활
박수연 기자
2018-08-16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토지 소유주가 도로 부지로 땅 일부 무상 제공 했더라도 새 소유자는 토지 사용료 청구할 권리 있다
토지 일부를 도로로 사용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무상 제공했더라도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이 땅을 이전받은 새 소유자는 지자체에 토지 사용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박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율)가 전남 곡성군을 상대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450여만원과 토지 점유 종료일까지 매월 7만3170원의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금 등 청구소송(2017다21152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박씨는 2010년 곡성군에 있는 땅을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았다. 이 땅은 1971년 곡성군이 인근에 있는 좁은 길을 넓혀 도로를 만들면서부터 도로 부지에 편입돼 곡성군이 관리해왔다. 도로 부지로 편입되면서 지목도 '전(田)'에서 '도로'로 변경됐고 40여년간 지세도 부과되지 않았다. 땅을 상속받은 박씨는 "곡성군이 땅을 무단 점유해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소유자가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사용·수익의 권능을 대세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허용하면 결국 처분권능만이 남는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을 창출하는 것이어서 민법이 정한 물권법정주의(物權法定主義,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의 규정 또는 관습법상 인정되는 것에 한하고 당사자가 자유로이 창설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민법 제185조가 규정하고 있다)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사유지가 일반 공중의 교통을 위한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스스로 토지의 일부를 도로 부지로 무상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세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이라기보다는 토지 소유자가 무상 제공받은 사람들에 대한 관계에서 채권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거나 일시적으로 소유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양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71년 도로 개설 당시 토지 소유자였던 박씨의 아버지가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 판결은 옳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곡성군은 박씨에게 토지의 점유·사용에 따른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의 소송을 대리한 김대일(4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공익목적에 제공된 토지들, 특히 도로에 토지가 편입된 경우 소유자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전국적으로 많다"며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로를 개설하면 땅에 비과세 지정이 되는데, 지자체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비과세지정만으로 소유자가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용료
무상제공
토지 소유주
이세현 기자
2017-07-13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임차인 매장에서 화재 발생… 건물 전체 탔더라도
특정 임차인의 매장에서 난 불이 건물 전체로 번져 피해가 크게 발생했더라도 화재가 그 임차인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임대인이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임차인이 빌린 부분 이외의 부분에 발생한 피해는 그 임차인에게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그동안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해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증명하지 못하는 한 임차 외 부분의 손해까지도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전합 판결로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화재시 임차인의 배상책임을 비교적 쉽게 인정하던 실무 관행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임차인은 자기가 임차한 부분에 대해서만 적정한 주의를 기울이면, 책임범위가 무한정 늘어나는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8일 임대인 A씨가 임차인 B씨와 B씨가 가입한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2다8689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 보기 경기도 광주에 2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A씨는 2008년 5월 B씨에게 이 건물 1층 가운데 150평을 골프용품 매장으로 빌려줬다. 그런데 2009년 10월 B씨가 운영하던 이 매장에서 불이 나 이 건물 2층까지 모두 타 버렸다. 그러자 A씨는 "임차목적물(B씨가 임대한 1층 골프용품 매장)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됐으니 그로 인한 손해와 화재가 번져 2층 등으로 발생한 손해까지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화재로 임차한 건물 부분에 발생한 손해는 기존 판례와 동일하게 임차인이 당연히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임차인은 그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그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며 "이는 그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차한 부분 이외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화재 발생에 대한 과실이 있음을 임대인이 입증한 경우에만 책임이 인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해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 임차 건물이 아닌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해 화재 발생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다는 점을 임대인인 원고가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인은 임차 건물이 아닌 건물 다른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점은 B씨의 매장임이 밝혀졌으나,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화재 발생과 관련한 B씨의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는 B씨에게 배상책임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김신·권순일 대법관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이 불에 탄 손해를 배상하는 것은 채무불이행책임에서의 손해배상의 목적인 이행이익의 배상과는 무관하고, 법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관하여는 계약책임이 아니라 불법행위 제도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관하여는 불법행위책임만이 성립한다고 보고, 따라서 가해자인 임차인의 귀책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인 임대인에게 있는데 화재의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B씨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고 그 보험자인 삼성화재의 책임 역시 부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김재형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김 대법관은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화재가 임차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서 발생해 임차 건물과 임차 외 건물이 함께 불에 탄 경우, 이는 복수의 의무위반이 아닌 하나의 의무위반 사태로 보아 채무불이행의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손해가 발생한 부분이 임차물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해당 건물 부분의 손해가 채무불이행에 따라 배상해야 할 손해의 범위에 포함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피고들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택 대법관은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책임의 성립 및 임차인이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해서는 (김재형 대법관의) 반대의견과 견해가 같다"면서도 "법원은 임차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면서 일정한 요소들을 반드시 고려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를 합리적으로 분담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원심이 이러한 필수적 고려요소들 중 일부에 대해 심리하지 않았으므로, B씨의 상고 이유 중 책임제한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앞서 1심은 화재가 B씨의 매장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의 보존에 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증명이 부족한 이상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며, 나아가 임차인은 임차 목적물 자체에 발생한 손해 뿐만 아니라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 관계에 있는 건물 전체에 발생한 손해까지도 배상해야 한다"면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B씨의 책임 비율을 70%로 제한해 삼성화재에게도 이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건물 전체의 소유자로서 해당 임차 건물 부분 이외의 다른 건물 부분에 대한 정보까지도 보유하고 있는 임대인으로 하여금 화재 발생과 확대를 막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며 "임대인은 소송보다는 건물 전체에 대한 보험가입과 그 보험료를 차임 등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을 통해 위험에 대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경제적으로 좀 더 효율적인 화재 발생율 감소와 적정한 주의의무의 수준이 유지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95086556632_144916.pdf)에서도 전문을 볼 수 있다.
임차인
화재
임대차
건물주
임대
신지민 기자
2017-05-18
부동산·건축
주택·상가임대차
상가임차인 월세·관리비 연체상태에서 소유주 바뀌었다면
임차인이 월세와 관리비를 연체하고 있는 상태에서 집이나 상가 주인이 바뀌었다면 새 주인은 임차인이 맡긴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 등을 공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임차인 B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5다218874)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7월 경매를 통해 상가를 사들였다. 그런데 전 주인인 C씨로부터 상가를 임차한 B씨는 월세와 관리비를 제때 내지 못해 4년간 3500만원을 연체하고 있었다. B씨는 2010년 4월 C씨와 보증금 2500만원에 월세 187만원을 내기로 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 보증금보다 많은 금액을 연체한 것이다. 주인이 A씨로 바뀌었지만 B씨는 여전히 밀린 월세 등을 내지 못했고, 결국 A씨는 임대차계약을 해지했다. 그러자 B씨는 보증금을 돌려주기 전까지는 못 나간다며 버텼다. A씨는 "연체된 임대료를 보증금에서 공제했기 때문에 임대보증금 반환의무가 없다"며 "상가를 비워달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며 "이러한 채무는 임대차관계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 후 임대차관계가 종료돼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에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전까지 발생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있으면 이는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봐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임차건물의 양도시에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남아있더라도 나중에 임대차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하겠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의사나 거래관념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심은 "B씨는상가를 인도하고 밀린 관리비 등 2088만원을 주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상가 명도를 명하면서도, 1심이 인정한 2088만원 가운데 224만원만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별도의 채권양도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연체차임채권이 승계되지 않는데, C씨의 채권양도가 없기 때문에 A씨는 건물 소유권 취득 후 B씨가 연체한 차임 224만여원만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명도소송
경매
임차인
월세
월세연체
상가임차인
보증금
보증금공제
신지민 기자
2017-04-1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농지임대차는 무효라 차임지급 청구는 못해도
농지의 임대를 금지하고 있는 농지법 제23조는 강행규정이어서 이를 위반한 임대차계약은 무효이므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차임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지만, 농지를 부당하게 점용하는 임차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대인이 땅투기 후 비용회수를 하려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농지 임대계약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아니므로 농지임대를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농지를 상속받은 A씨는 2011년 4월 이 땅을 B씨에게 빌려주면서 1년 임차료 45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2012년 4월 임대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B씨는 다음해 3월까지 땅을 무단 점유했다. 그러자 A씨는 무단 점유기간 동안 입은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B씨도 "농지 임대는 농지법에 위반해 무효이며 따라서 A씨가 받아간 450만원의 임차료도 부당이득이므로 돌려달라"며 맞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농지 임대계약이 무효라면 B씨는 내 땅을 권원없이 점유·사용한 것이므로 이로 인한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니 받은 임차료와 상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 위한 규제 대상이지만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 동안의 임료 상당 손해 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지만, A씨에게도 B씨로부터 받은 임차료 45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강행규정인 농지법 제23조를 위반해 농지를 임대한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면서 "따라서 B씨가 임대계약 기간 동안 농지를 점유·사용한 것을 두고 A씨가 B씨에게 그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A씨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소송(2013다79887)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부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부가 강행법규를 위반해 이뤄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 차이는 없고 이어 "농지 임대차는 그 대상이 농지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차임을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이라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과거 소작의 경우 지주가 통상적인 토지 임대료 수준을 넘어 경작이익의 상당부분까지 소작료 명목으로 받아가거나 심지어 신분적 예속관계까지 형성했던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며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과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을 위해 규제의 대상이 돼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내용이나 성격 자체로 반윤리성·반도덕성·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농지 임대계약을 근거로 약정 차임을 청구하는 등 계약내용의 적극적 실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이 해당 농지를 사용·수익함으로써 얻은 토지사용료 상당의 점용이익에 대해 임대인이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마저 배척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사실상 무상사용을 하게 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만 농지법의 규범 목적이 달성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 목적이 농지로 보전되기 어려운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서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경우라거나 △임대인이 자경할 의사가 전혀 없이 오로지 투기의 대상으로 취득한 농지를 투하자본 회수의 일환으로 임대하는 경우 등 헌법 제121조 2항이 농지 임대의 정당한 목적으로 규정한 농업생산성의 제고 및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전혀 관련성이 없고 농지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돼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농지 임대인이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의 권원 없는 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해 임차인이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원심은 이 같은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A씨의 상계 항변을 배척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계약 자체가 반사회성이 현격하다고 단정 못해 이번 판결에 대해 이계정(45·사법연수원 31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우리 사법이 보호해야 하는 핵심적 가치인지에 관해 대법원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농지임대는 무효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적극적으로 임료를 청구할 수 없지만, 투기 자본 회수 등의 부당한 목적이 아닌 한 임차인에게 부당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있다는 결론"이라며 "임료와 부당점용에 따른 손해는 액수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무효인 농지임대차 계약을 한 임대인도 계약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한 것과 비슷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사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지민·강한 기자>
농지법
임대차계약
차임청구
농지임대
경자유전
신지민 기자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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