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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성관계 전 소극적이나마 거부의사 표시했다면…”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여성이 모텔에서 성관계를 갖기 직전 소극적으로나마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성행위를 했다면, 여성이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해 성폭행 신고를 했어도 무고는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5부(재판장 김동규 부장판사)는 거짓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혐의(무고)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40)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7노8907) 재판부는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도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가 없다"며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돼도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해 그 정황을 과장한데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극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된 강간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의 강압이 수반된 상태에서 내심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도 배척할 수 없다"며 "A씨가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적이 없고, 모텔에 가자고 먼저 제의하지도 않았으며,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도 시종일관 소극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한 정황의 과장을 넘어 허위성을 인식하면서 공소사실과 같은 진술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A씨와 B씨는 2016년 4월경 이성만남을 중개하는 온라인 채팅어플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들은 만남을 가진 날 여러 술집을 옮겨다니며 술을 마셨고 함께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한 모텔에 투숙했다. A씨는 모텔방에서 1시간 정도 맥주를 나눠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나누다 잠이 들었는데 이때 B씨가 A씨 옆에 누워 성행위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처음 보는 남자와는 안 잔다", "만지지 마라"며 거부의사를 밝혔지만 계속된 B씨의 시도에 성행위가 이뤄졌다. A씨는 이튿날 B씨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경찰서에서 "B씨가 몸을 누르고 옷을 벗기려고 해서 소리 지르고 울면서 하지 말라고 저항했는데도 나를 강간했다"고 진술했고, B씨는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진 것이라며 A씨를 무고죄로 고소하며 맞섰다. 1심인 안산지원은 A씨가 성관계 후 숙박업소를 나오면서 머리를 정돈하고 신발을 고쳐신는 등 자연스럽게 행동했으며, 강간 신고 후에도 똑같은 채팅 어플에 접속하는 등 이례적인 행동을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었다(2017노8907).
무고
성폭력
강간
고소
왕성민 기자
2018-03-05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 40대에 '무기징역' 확정
17세 여고생을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나주 드들강 살인사건'의 범인이 16년 만에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은 태완이법 시행으로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뒤 유죄가 선고된 첫 사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4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4889). '드들강 여고생 살인'은 2001년 2월 전남 나주 드들강 유역에서 여고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물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발견했지만, DNA가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DNA의 주인은 10년이 지난 2012년에서야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다른 강도살인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복역 중인 김씨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김씨는 여고생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4년 그가 살인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DNA라는 강력한 증거를 두고도 김씨를 무혐의 처분한 수사 결과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2015년 시행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무기수였던 김씨의 교도소를 압수수색해 그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 위장용 사진, 수사·재판에 대비해 다른 재소자와 문답 예행연습을 한 흔적 등을 확보했다. 또 피해 여고생의 일기장 등에서 확인한 당시 건강 상태와 사망 당시 모습, 김씨와 만나게 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접속 기록 등 자료를 토대로 사건 발생 15년 만인 지난해 8월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1,2심은 "김씨를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하는 한편 피해자와 유족에게 참회하고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순규 기자
2017-12-22
형사일반
[판결](단독) “상대방 학생 참여 안한 카톡방서 욕설·험담… 학교폭력 아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동급생을 비방하고 욕했다고 하더라도 피해 학생이 이 채팅방에 참여하지 않아 이를 인식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정만 민사제1수석부장판사)는 A양(소송대리인 이지헌·법무법인 수호 변호사)이 학교법인 서울현대학원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효력정지신청(2017카합80876)을 받아들여 "현대고 학교장이 A양에게 내린 징계의 효력을 본안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한다"고 최근 결정했다. 현대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지난 6월 "A양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SNS(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B양과의 교우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사이버 폭력(비방·욕설·따돌림)을 행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에 따라 학교봉사 4시간, 심리치료 3시간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학교장에게 요청했다. 교장은 요청을 받아들여 A양에게 징계조치를 내렸다. 이에 A양은 "B양에게 학교폭력(비방·욕설)이나 사이버 따돌림을 한 사실이 없다"며 "징계처분은 무효"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피해학생에 대한 명예훼손·모욕적 발언이 있었더라도 처음부터 피해학생이 이를 인식할 수 없어 어떠한 피해나 고통을 입을 가능성이 없었다면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양이 카카오톡으로 B양에 대한 험담이나 비난을 하면서 '병신', '개○○○' 등 욕설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욕설 중 상당부분은 A양이 자조적으로 내뱉은 것에 불과하고 직접적으로 B양과 관련된 부분은 처음부터 B양에게 도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단체 채팅방 구성원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B양에게 신체·정신·재산적 피해를 가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어서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양이 카카오톡을 통해 B양에 대한 험담을 주고받을 당시 대화내용이 유출돼 B양이 이를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실제로 B양이 그러한 대화내용을 인식하게 됐다"면서도 "학교폭력 행위는 피해학생을 겨냥해 각종 피해를 유발하는 것을 의도한 가해행위가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사후적으로 대화내용이 유출됐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학교폭력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 험담 등을 하면서 그 학생과의 교우관계를 회피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합의가 학교생활에서 현실화된 경우에 비로소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따돌림'으로 의율할 수 있다"며 "'따돌림' 합의만으로 대상학생이 직접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므로 이를 사이버 따돌림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카카오톡
학교폭력예방법
징계
사이버따돌림
이순규 기자
2017-09-18
인터넷
[판결] 온라인 게임서 같은 팀원에 욕설… "위자료 10만원"
온라인 게임 유저가 게임중 대화창을 통해 같은 팀원에게 욕설을 했다가 10만원의 위자료를 물게됐다. 광주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정훈 부장판사)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채팅창을 통해 전달된 욕설로 모욕감 등을 느낀 박모(25)씨가 욕설을 한 안모(25)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55359)에서 1심과 같이 "안씨는 박씨에게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지난해 4월 안씨 등 9명과 함께 5대 5로 팀을 나눠 온라인 게임을 했다. 게임 도중 안씨는 같은 팀인 박씨의 게임 미숙을 지적하며 팀원 간 대화창에서 박씨에게 욕설을 했다. 박씨는 "안씨의 욕설로 심한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스트레스장애(적응장애)와 우울증·불안 및 우울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향후 3개월 동안 추가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안씨에게 "240만원(치료비 35만원, 위자료 205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안씨의 위자료 책임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안씨가 게임 팀원들의 대화창에서 박씨의 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킬 만한 표현을 사용하며 박씨를 모욕해 박씨가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안씨는 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욕설의 발생 경위·내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사정을 종합해 위자료는 1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안씨의 욕설로 박씨가 정신질환을 얻었다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관련 사실을 인정할 특별한 증거가 없는데다 게임 도중 욕설을 듣는 일이 반복됨에도 스스로 같은 종류의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박씨가 안씨의 행위로 질병에 이르는 정도의 고통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욕설
위자료
강한 기자
2017-09-11
[판결](단독) 직원을 '마루타'로 삼은 새내기 의사
의사가 새로 구입한 레이저 의료기계의 작동법을 익히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병원 직원을 상대로 이른바 '데모(Demo) 시술'을 했다가 부작용이 생겼다면 병원도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강남구에 있는 A성형외과 직원 정모(30·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림)씨가 원장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66264)에서 "박씨는 1억7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진료 영역 확장을 위해 모자이크 프락셀 레이저 기계(피부에 레이저를 조사해 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시술 기구)를 구입했다. 또 레이저 시술을 시행할 목적으로 의사 이모씨도 고용했다. 이씨는 2015년 2월 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박씨가 운영하는 A성형외과에 고용되기 전까지 다른 병원 피부과에 근무한 적은 있었지만,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이씨는 같은 해 9월 병원 직원들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시험적으로 레이저 시술을 무료로 받을 사람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A성형외과 홍보팀 소속 웹디자이너였던 정씨는 자원해 이씨로부터 얼굴에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시술 직후 36군데에서 움푹 파이고 진물이 흘러나오는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 정씨는 "이씨의 의료과실로 후유증이 발생했으므로 사용자인 박씨는 3억61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이씨는 해당 기계를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지 않은 채 판매업체 직원에게 세 번이나 전화로 문의하면서 시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기계가 별다른 이상 없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팔이나 다리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먼저 테스트를 해 보지도 않고, 흉터가 남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얼굴에 곧바로 레이저 시술을 시행했다"며 "이씨가 레이저 시술 당시 기계를 잘못 조작해 강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는 등 의료상 과실을 범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피용자의 이 같은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여질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한 행위로 봐야 한다"면서 "당시 레이저 시술은 근무시간 종료 무렵 병원 내에서 이뤄졌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이 이씨를 보조하기도 하는 등 외형상 객관적으로 박씨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므로 박씨는 이씨의 레이저 시술로 인해 정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정씨도 레이저 시술이 병원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별다른 비용 없이 시험적으로 시행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원장 박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의사
시술
데모
의료기계
의료상과실
이순규 기자
2017-09-07
형사일반
[판결] 대학 실험실서 감기약으로 필로폰 제조 명문대생 '징역형'
대학 실험실에서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사립대 대학원 졸업생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울 모 사립대 화학전공 대학원 졸업생 황모(25)씨에게 징역 2년6 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2년의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2017고합323). 황씨에게 필로폰 제조를 부탁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한모(22)씨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공동으로 390만원, 한씨에게는 추가로 8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씨가 제조한 물질은 통상의 필로폰과 비교해 모양이나 효능이 떨어지긴 하지만 필로폰 성분이 함유돼 있다"며 "한씨는 이 필로폰을 매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황씨는 자신의 전공 지식과 대학 연구소의 시설을 이용해 필로폰을 직접 제조했고, 계획대로 유통됐다면 심각한 사회적 해악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돈을 주겠다는 한씨의 제안을 받고 소극적으로 가담했고 스스로 범행을 중단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씨는 화학 전공자인 황씨에게 제안했고 범행 재료를 구해 전달했으며 필로폰의 품질을 검증해 판매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며 "사기죄 등에 대한 집행유예 기간이었는데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검찰 조사 결과 황씨는 지난해 9월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한씨로부터 "필로폰을 만들어주면 내가 판매해 수익금을 나눠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황씨는 같은해 10~11월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의 화학 실험실에서 실험기구 및 화학약품을 이용해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를 추출, 4회에 걸쳐 필로폰 약 13g(소매가 390만원 상당)을 제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씨는 이들 필로폰 가운데 약 8g을 106만원에 판매했고 그 중 약 50만원을 황씨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필로폰 13g은 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필로폰
제조
마약
유통
이순규 기자
2017-08-29
형사일반
[판결](단독) 수면제 탄 커피 먹여 의식 잃게 했다면… ‘강간치상’
수면제를 몰래 탄 커피를 건네 상대방 의식을 잃게 한 뒤 강간을 했다면 단순 강간죄가 아니라 강간치상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잠이 들게 한 것도 신체기능의 일시적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강간치상죄의 구성요건인 '상해'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성폭력치료강의 200시간 수강을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3939). 재판부는 "수면제 등 약물을 투약해 피해자를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 약물로 인해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됐다면 강간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하며 피해자가 자연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거나 후유증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A씨가 준 졸피뎀(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이 섞인 커피를 받아 마신 후 정신을 잃고 깊이 잠들었다가 3시간 뒤 깨어났는데, 이는 약물투약으로 정보나 경험을 기억하는 신체의 기능에 일시적으로 장애가 생긴 것"이라며 "약물투약으로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므로 강간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하고,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한 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거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2014년 5월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성매매를 위해 만난 B씨에게 졸피뎀이 섞인 커피를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하려 했으나 발기가 되지 않아 미수에 그치고, 성매매 대가로 준 20만원을 도로 챙겨나온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가 졸피뎀이 든 커피를 마시고 3시간 동안 정신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깨어난 후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모텔을 나갔고 이후 치료도 받지 않았으므로 상해로 볼 수 없다"며 강간치상죄가 아닌 강간미수죄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성폭력치료강의 200시간 수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정신을 잃게 된 것은 졸피뎀 등의 영향으로 신체기능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며 1심을 취소하고 강간치상죄를 인정했다. 다만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강간치상죄는 강간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성립한다.
상해
강간치상죄
수면제
강간
이세현 기자
2017-08-03
형사일반
[판결] 사건 발생 16년만에… '나주 드들강 살인범'에 무기징역
2001년 발생한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해사건'의 범인이 사건발생 16년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영훈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40)씨에게 11일 무기징역과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선고했다(2016고합282). 김씨는 이미 다른 강도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7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새벽에 인적이 드문 강변으로 데려가 강간한 후 물속에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만나거나 성관계를 한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16년 가까운 긴 세월동안 범인이 밝혀지지 않아 원망할 대상조차 찾지 못한채 고통과 슬픔을 고스란히 떠안았고 피해자의 아버지는 2009년 피해자를 따라 이 세상을 떠났다"며 "피고인을 무기징역형에 처해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하고, 수형기간동안 피해자와 유족에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1년 2월 4일 새벽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A양을 드들강 근처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반지 등을 빼앗은 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김씨는 A양과 일면식이 없는 관계였던데다 다른 범죄로 수감된 탓에 수사망에 오르지 않아 사건은 장기미제로 남았다. 그러나 2012년 대검이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김씨의 DNA가 A양의 몸에서 채취한 것과 일치한다는 결과를 내놓자 재수사가 시작됐다. 살해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검찰은 2014년 김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는 했지만 2015년 7월 개정된 살인 등 강력 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일명 '태완이법' 덕택에 사건 발생 살인 공소시효인 15년이 넘어서도 수사를 계속해 김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나주드들강여고생살해사건
나주드들강
강간살인
성폭행
살인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이세현
2017-01-12
형사일반
[판결] 채팅앱서 만난 11세 소녀와 성관계 맺은 20대 항소심서…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어린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년6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1심을 깨고 최근 징역 2년6개월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선고했다(2016노1865). A씨는 지난해 10월 한 모바일 채팅앱을 통해 당시 11세이던 B양을 만나 자신의 차에서 두 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공판 과정에서 "성관계를 맺은 것은 인정하지만 B양이 13세 미만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성관계를 하면 그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은 죄질이나 비난가능성이 극히 무겁다"며 "그럼에도 A씨는 B양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앞서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5년 9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이 확정됐는데 집행유예 기간이 개시된지 한달 정도만에 이 사건 범행을 또 다시 저질렀다"며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앞서 1심도 "B양이 A씨를 만나기 전 모바일을 통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나이를 메시지로 보낸 사실이 있고 A씨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며 "A씨의 범행은 성관념이나 판단능력이 미약한 13세 미만 피해자와 두 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실형을 선고했다.
강간
성폭행
13세미만미성년자
채팅앱성관계
채팅앱
미성년자의제강간
이장호
2016-11-01
형사일반
[판결] 미성년 ‘조건 만남’ 미수 前대학교수 징역형 확정
성매매를 뜻하는 '조건 만남'을 하자며 미성년자를 불러내 강간하려 한 전직 대학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치상 및 성매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대학교수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3년간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6644). 재판부는 피해자인 B양이 사건 당시 16세였지만 A씨가 B양의 나이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해 청소년성보호법이 아닌 형법상 강간치상을 유죄로 인정하고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1년 11개월 밖에 남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중학교를 중퇴하고 사회생활을 해왔으며 키가 크고 염색·화장을 한 채 담배를 피운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A씨가 B양이 미성년자인지 여부를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가 B양에게 성매수를 위한 조건만남을 제시한 것 역시 "(성매매 알선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으로 자신에게 성매매를 하라고 권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2014년 1월 휴대전화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B양을 "조건만남을 하면 12만원을 주겠다"며 불러냈다. A씨는 이후 B양을 승용차에 태운 뒤 약속된 숙박시설이 아닌 인적이 없는 인근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겁을 먹은 B양이 "돈을 돌려줄테니 돌아가자"고 하자 A씨는 B양을 수차례 때린 뒤 강간하려고 했다. B양은 강하게 저항하며 차량 밖으로 뛰쳐나왔고 알몸 상태로 도망쳤다. 앞서 1·2심도 A씨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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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민 기자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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