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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2주전 헤어진 여자친구 쫓아와 강제로 키스했다면
사귀다 2주전 헤어진 여성을 강제로 끌어안고 입을 맞춘 40대 남성에게 강제추행죄가 인정됐다. 여성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가벼운 애정 표현 행위라 하더라도 성적 자유를 침해한 이상 추행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유념해야 한다는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7두74702) 이후 강제추행 행위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내린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배모(40·남)씨는 2주전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김모씨를 어렵사리 술자리에 불렀다. 김씨는 그 자리에 자신의 친구를 불러 합석했다가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했다. 그러자 배씨는 김씨의 친구를 밀어내고 김씨와 함께 택시에 탔다. 택시는 자정이 넘어 김씨의 집 앞에 도착했다. 배씨는 집으로 들어가려는 김씨에게 "이야기 좀 하자"며 막았다. 그러다 갑자기 김씨를 끌어안고 한번 들어올렸다 내려놨다. 놀란 김씨는 배씨를 밀친 다음 집 현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뒤따라온 배씨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먼저 올라가 김씨의 집앞에 서 있었다. 김씨는 뒤따라 올라가 배씨를 데리고 내려온 다음 '그냥 가라'는 취지로 팔을 밀었다. 그러자 갑자기 배씨는 김씨에게 강제로 키스했다. 화가 난 김씨는 배씨를 고소했고, 배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마음 돌리기 위한 가벼운 애정표현 행위라도 1,2심은 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배씨가 자신을 안으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서도 김씨가 특별한 저항없이 배씨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달래는 듯한 행동을 했고 얼굴을 밀착할 때도 그대로 있었고, 배씨의 폭행 또는 협박이나 그 행위의 기습성으로 인해 김씨가 항거하기 곤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배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21939).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해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한다"며 "이 경우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이 아니어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은 불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면 성적 자유침해 해당 그러면서 "배씨가 주차장 앞에서 피해자를 끌어안고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은 행위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해자를 끌어안고 얼굴에 키스한 행위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자유가 침해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나아가 추행행위의 행태와 당시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볼 때 배씨의 범의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배씨가 김씨를 안았을 때 김씨가 어깨를 토닥이거나 허리를 잡긴 했지만, 이에 대해 피해자인 김씨는 배씨를 달래서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배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조치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추행죄
폭행
협박
추행
성희롱
이세현 기자
2018-05-28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성희롱 사건 심리·판단기준 첫 제시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유념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아 주목된다.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나 여직원 등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성희롱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의 심리와 증거판단의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대학 교수인 장모씨는 평소 소속학과 여학생들에게 "뽀뽀를 해주면 추천서를 만들어 주겠다"거나 "엄마를 소개시켜 달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수업시간에 여학생들에게 백허그(뒤에서 안는 자세) 자세로 지도하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2015년 4월 해임당했다. 장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장씨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여학생들을 상대로 반복적·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하고서도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비위를 축소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회유하는 등 2차 피해를 야기했다"면서 A대학의 해임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실습실에서 백허그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고, 피해자 중 한 명이 익명으로 한 강의평가에서 장씨의 교육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성희롱 발생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들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친구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성희롱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피해사실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을 거부하면서도 친구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는데, 이를 성희롱 내지 성추행 피해자로서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장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소송(2017두7470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따라서 성희롱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어떤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장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가해자가 교수이고 피해자가 학생이라는 점, 그 행위가 수업이 이뤄지는 실습실이나 교수의 연구실에서 발생했고 학생들의 취업 등에 중요한 교수의 추천서 작성 등을 빌미로 성적 언동이 이뤄지기도 한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거나, 장씨의 행위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봐 성희롱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희롱 소송의 심리 및 증거판단에 대한 법리를 제시한 첫 판결"이라며 "향후 모든 성희롱 관련 사건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보장 및 권리구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는 13일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여성변회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앞으로 성희롱 관련 소송에서의 심리와 판단이 남성 중심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획기적인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성폭력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 중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부당한 피해에서 벗어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해임
교수. 미투
성희롱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이세현 기자
2018-04-13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동성(同性) 군인 간 합의된 성관계, 첫 '무죄' 판결
동성(同性) 군인끼리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군인간 동성애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군인이나 군무원 등이 동성간 성교를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양상윤 판사는 22일 다른 부대 소속 장교 B씨와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예비역 중위 A(2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3010). 양 판사는 "군형법 조항의 보호법익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이라며 "이 법률조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들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구강성교, 항문성교 등의 성적 만족 행위는 이같은 보호법익에 위해를 가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군인 사이의 성적 만족 행위가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은밀하게 행해져 타인의 혐오감을 직접 야기하지 않아 군기나 전투력 보전에 직접적인 위해를 발생할 위험이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6년 9월~2017년 2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B씨의 독신자 숙소(BOQ) 등에서 구강과 항문을 이용해 여러차례 성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지난해 6월 만기 전역하면서 사건은 서울북부지법으로 이첩됐다. B씨에 대한 재판은 군사법원에서 진행중이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이날 논평을 내고 "1948년 국방경비대법 등에 계간(鷄姦·동성애)죄가 제정된 이래 동성 군인의 합의된 성관계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판결은 피해자에게 단비같은 소식이며 사법정의를 바로세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형법
동성
군인권센터
왕성민 기자
2018-02-23
형사일반
[판결](단독) ‘동료 교수 성추행·성희롱’ 대학원장에 “위자료 700만원”
현직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이 사회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동료 교수를 추행하고 성희롱한 대학원장에게 700만원의 배상책임을 물은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 강성수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헌)가 모 사립대 대학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165921)에서 "B씨는 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씨는 2014년 4월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대학원의 신입생 MT에 참가해 같은 대학원 대우교수였던 A씨를 끌어안는 등 강제추행하고 학생들에게 "A씨와 잘 방을 마련하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 B씨는 같은 달 C씨 등과 모임 중 A씨에게 "C씨가 외롭다. 둘이 사귀라"며 "C씨에게 술을 한 잔 따라주라"는 말도 했다. 이에 A씨는 이듬해 6월 "위자료 1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 부장판사는 "대학원생 2명이 익명으로 성(性)상담센터에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거기에 B씨가 A씨의 팔과 손을 불필요하게 만지고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A씨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목격한 사람의 문제제기로 사건이 불거졌고 그 내용이 A씨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의 성적 언동 역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교수 임용을 바라는 A씨로서는 당시 대학원장인 B씨의 성희롱 등에 단호하게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대학교수이자 대학원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그에 맞지 않게 왜곡된 성 의식을 가지고 다른 여교수와 학생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성적 언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학교
성희롱
교수
성추행
이순규 기자
2018-02-08
헌법사건
기습추행, 강제추행죄로 처벌… 형법조항은 합헌
기습추행을 강제추행죄로 처벌하고 있는 형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강제추행죄가 일반인이 알기 어려울 정도의 불명확한 처벌 법규도 아니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관련 처벌규정보다 법정형이 높다고 해서 평등원칙 위반으로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기습추행이란 상대방에게 폭행·협박을 가하여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한 후 추행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의 강제추행을 의미한다. 헌재는 여성 가슴을 한 차례 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가 강제추행죄를 규정한 형법 제298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5헌바300)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행위가 강제추행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집적된 대법원 판결로 종합적인 판단 기준이 제시되고 있다"며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작용으로 충분히 보완될 수 있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 조항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에 해당하는 경우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임을 전제로 하는 이상 이를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의 법정형 상한이 성폭력처벌법상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나 공중 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이들 규정은 처벌하려는 추행의 유형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고, 행위자와 피해자의 법적 지위 또는 상호관계, 범행장소 등 구체적 구성요건이 서로 다르다"면서 "범죄의 개별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법정형 상한만을 평면적으로 비교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A씨는 2014년 12월 편의점 종업원의 가슴을 오른손으로 한 차례 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공판과정에서 법원에 강제추행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기습추행
강제추행죄
위헌법률심판
이세현 기자
2017-12-06
형사일반
[판결] 女화장실 몰카 시도 20대 실형…"증거인멸 위해 휴대폰 초기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몰래 촬영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이종엽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8)씨에게 최근 징역 5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2017고단2243). A씨는 지난 2월 18일 오후 8시께 울산의 한 상가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B(50·여)씨를 옆 칸에서 몰래 촬영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상가 화장실 칸막이 아래에 휴대전화를 두는 방법으로 촬영을 시도하다 B씨가 휴대전화를 발견하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 하는 방법으로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가 촬영한 동영상을 물리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B씨의 증언과 법원 검증결과 등을 토대로 A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여자화장실을 몰래 촬영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심각한 성적수치심과 혐오감을 줄뿐 아니라, 여성이 일상적 생활공간에서 타인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감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 직후 핵심 증거인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범행이 엄격하게 증명되지 못했을 뿐 범행 경위와 수법에 비추어 실제 촬영이 이뤄져 피해가 현실화 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휴대폰 초기화는) 압수수색과 디지털 분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등 범행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자파일 형태의 사진과 동영상이 일반에 유포되면 피해를 회복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엄히 처벌한다"고 판시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화장실
성폭력처벌법
카메라
공중화장실
사진
동영상
강한 기자
2017-10-16
노동·근로
[판결] "동성 부하에 '성희롱·개인 심부름' 경찰관, 해임은 지나쳐"
동성인 부하 경찰관에게 성희롱 및 폭언을 하거나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 갑질을 한 선배 경찰관이라도 해임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경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다. 수원지법 행정2부(재판장 최복규 부장판사)는 순경 A씨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2017구합34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징계사유 중 성희롱 부분은 경과실에 해당하며, 나머지 폭언·심부름 등의 비위행위도 정도가 가볍다"며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에 따른 경과실의 경우 '견책~감봉'을 줄 것을 규정하는 경찰공무원 징계양정규칙에 비춰볼 때 A씨에 대한 해임처분은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비위 행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남자 순경이 남자인 부하 순경에게 다소 지나친 성적 농담을 건네고, 습관적으로 부하 순경의 귓볼을 만진 경우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에 해당하지만, 이같은 행위가 성적 만족감을 얻거나 상대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한 고의의 비위 행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부적절한 행동 내지 업무처리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하고, 부하 직원 등에게 가벼운 욕설이나 종이로 뒤통수를 때리는 언행 등을 한 점도 내용 및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비위행위"라고 설명했다. A씨는 2015년 3~6월 같은 팀 동료 순경들에게 "여자친구와 ○○했냐", "뜨거운 밤을 보냈느냐"라고 말하는 등 언어적 성희롱을 하고, 하루 4~5차례 남자 순경의 귓불을 만지는 등 육체적 성희롱을 한 혐의로 2016년 6월 해임됐다. 그는 2015~2016년 후임에게 보건소에서 금연보조제를 받아오라고 하는 등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부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들이 자신의 아내가 판매하는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지난해 7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청심사를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일부 성희롱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친근감의 표시였다.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사소한 부탁을 들어주거나 보험에 가입했던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해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징계
경과실
경찰공무원징계양정규칙
재량권
강한 기자
2017-09-04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여고생 허리 감싼 교사… 친밀감 행동 아닌 추행"
대법원이 '친밀감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여학생들의 손을 쓰다듬거나 허리를 감싸 안은 고교 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추행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된 교사 전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3390). 재판부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추행죄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는 고의만으로 충분하다"며 "그 외에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씨는 피해자들의 허리 부위를 안거나 손을 잡고 만지작거리고 손등을 쓰다듬었다"며 "전씨가 비록 교무실이나 교실 등 개방된 공간에서 학생들과 친밀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이같은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러한 행위가 객관적으로 친분관계를 쌓기 위한 행위로 보기 어렵고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등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서적으로 민감한 만 15~16세의 피해자들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전씨와 신체적 접촉을 할 정도의 사이라고 보이지 않는데다, 싫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학생에게 재차 손을 달라고 한 정황 등을 살펴볼 때 추행의 고의도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강원도의 한 여고 담임교사인 전씨는 2015년 3~9월 여학생들의 허리 부위를 감싸 안거나 대화 중 손으로 학생들의 손을 잡고 만지작거리는 등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전씨에게 성추행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정씨가 추행에 해당한다는 인식 없이 신체 접촉을 통해 친밀감과 유대감을 높이려는 교육철학에서 이같은 행동이 비롯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손이나 손목 등이 사회통념상 성적으로 민감한 신체부위라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추행
청소년보호법상
성추행
이세현 기자
2017-08-31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나체 사진 저장된 웹페이지 링크 전송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음란 사진이 저장된 웹페이지 주소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내는 것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된 구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21389).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라는 것은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 담겨 있는 웹페이지 등에 대한 인터넷 링크를 보낸 것은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된다"며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이러한 링크를 이용해 별다른 제한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로 보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구씨는 식당을 동업하면서 알게 된 여성과 내연관계를 갖게 됐다. 2013년 10월 구씨는 이 여성의 나체사진 2장이 저장돼 있는 드롭박스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 링크를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 여성에게 보냈다가 기소됐다. 1심은 구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피해자에게 사진의 영상을 직접 전송한 것이 아니라 사진이 저장돼 있는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링크하였을 뿐이므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구씨는 피해자에 대한 호감을 유지한 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피해자의 동의 하에 촬영한 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해자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음란사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폭력처벌법
신지민 기자
2017-06-22
행정사건
[판결] 법원, '남→여' 성기수술 안한 성전환자 성별정정 첫 허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외부성기 형성 수술을 받지 않았더라도 성별정정이 가능하다는 법원의 첫 결정이 나왔다. 성기 전환 수술이 성별정정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진화 청주지법 영동지원장은 14일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의 '남'을 '여'로 정정해달라"며 A씨가 낸 등록부정정신청(2015호기302)을 14일 허가했다. 신 지원장은 "성전환증을 가진 성전환자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의 성별정정신청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4조에 따라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성기수술은 위험성이나 후유증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A씨와 같이 외부성기 수술을 하지 않은채 살아가는 성전환자들도 많다"며 "A씨를 포함한 성별정정 요구자들은 반대의 성으로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있고, 그들을 혼동스럽게하는 것은 외부성기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외부성기를 갖고 있지 않은 자에 대한 외부적 시각일뿐 수술이 필수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바뀐 성으로 살면서 외부성기는 그에 부합하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혐오감 등을 줄 수 있고 본인에게도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다양성과 소수자 권익 보호를 논의하는 단계로 진입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의미한 주장이 아니다"라며 "외부성기 수술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혼란은 성전환자 개인이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사생활이며, 국가가 여기에까지 개입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별정정이 제3자의 이익을 해하거나 탈법적인 수단으로 성행할 우려가 없는 한 성전환자들의 특성은 최대한 반영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외관이 일반적인 성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데서 오는 일반인의 혼란감은 성전환자들이 외부성기를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별정정이 되지 않음으로써 겪게되는 사회적·인격적 고통에 비하면 당연히 감내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지원장은 "A씨는 여성으로서 성 정체성이 확고하고 고환 절제수술 등을 통해 외부성기를 제외하고는 신체적으로 여성으로 전환됐다"며 "여성으로서 형성되어 있는 자기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와는 달리 가족관계등록부에 남성으로 등재되어 있음으로서 발생하는 A씨의 심리적·경제적·인격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과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등은 보도자료를 통해 "성전환자가 처한 구체적 현실을 바탕으로 성별정정에 있어 외부성기 수술 요구의 위헌성을 체계적으로 밝힌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성전환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성별정정기준 개정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족관계의등록등에관한법률
성전환자들
가족관계등록부성별란
성별정정
외부성기성형수술
이세현
2017-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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