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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형사일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혈중알코올농도 0.168%의 술에 취한 상태로 과속으로 운전하다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사안 범죄사실 피고인 A은 2015년 12월 15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고, 2016년 12월 8일 같은 법원에서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1. 피고인 A 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피고인은 D 그랜저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8년 12월 10일 5시 3분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혈중알코올농도 0.168%의 술에 취한 상태로 경기 O시 서부로에 있는 서부순환로 편도 3차선 도로를 예술의 전당 방면에서 다락원 방면으로 2차로를 따라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는 야간이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전후·좌우의 교통 상황을 잘 살피고, 차의 조향장치 및 제동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하여 다른 승용차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하지 아니함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전방을 잘 살피지 아니하고, 차의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지 못하여 과속으로 운전한 과실로 피고인이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의 앞부분으로 그 전방에서 진행하던 피해자 E(24세) 운전의 F 에이포 오토바이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넘어뜨렸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다발성 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차체 교환 등 명목의 수리비 88만원 상당이 들 정도로 위 에이포 오토바이를 손괴하고도, 피해자를 구호하고 사고 야기자의 신원을 신고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였다. 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은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혈중알코올농도 0.168%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위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위반한 자로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중략) 2. 양형의 이유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피고인 A)] 교통범죄군 > 교통사고 후 도주 > 제3유형[치사 후 도주(도주 후 치사)] > 가중영역 (음주운전, 4년~6년) *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을 고려한 권고형의 수정: 5년~6년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해 24세에 불과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야기되었다. 홀로 피해자를 키워 온 모친 등 유족들이 겪고 있을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특히, 이 사건 범행은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그에 따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도로교통법의 개정이 완료되거나 그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도 혈중알콜농도 0.168%의 만취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라는 측면에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사안이 중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A은 피해자를 사망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에 급급하였다. 피고인은 이전에도 2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2015년의 범행은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여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될 상황에 처하자, 동승자인 여자친구에게 마치 그녀가 운전을 한 것처럼 진술해 달라고 부탁한 범행으로서,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한 범행이다. 피고인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해자의 모친은 수사 및 재판과정 내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호소하여 왔다. 사기 범행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이 이전에도 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몇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그 피해가 회복되지 못한 점을 고려한다. 전체적으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 B 역시 이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2018년 6월 15일 특수상해죄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은 채 재차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질렀는바, 그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다만, 피해자가 비록 안전모는 착용하였지만 작은 충격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오토바이에 탑승한 채 차량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도로를 주행하다가 사고를 당하였는바, 이러한 피해자 측의 요인도 사고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방조 및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방조 범행은 사고 발생 후 당황한 심리상태에서 후배인 피고인 A의 집요한 부탁을 받고 단칼에 거절하지 못하여 범하게 된 측면이 있고, 특히 피해자의 모친과 합의하여 그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피고인 C의 경우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 차량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점을 각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피고인 A는 징역 6년, B는 1년3개월, C는 6개월).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도로교통법
2019-05-30
민사일반
배당이의
◇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를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한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 1. 출입국관리법이 2002. 12. 5. 법률 제6745호로 개정되면서 외국인의 편의를 위해 제88조의2를 신설하였다. 이에 따르면, 법령에 규정된 각종 절차와 거래관계 등에서 외국인등록증과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으로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초본을 갈음하고(제1항),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제2항). 따라서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마친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택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4다218030, 218047 판결 등 참조). 이처럼 출입국관리법이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간주하는 취지는,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가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대신에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을 한 것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해 주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다14136 판결 참조). 2. 그러나 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2014. 5. 20. 법률 제125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시행 당시에는 같은 법 제6조에 따른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를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이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근거조항이 없었다. 또한 재외국민은 외국국적동포가 아니기 때문에 재외동포법 제10조 제4항의 적용대상도 아니다. 위와 같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에 관한 규정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과 비교해 보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률의 공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의 입법경위를 보면, 입법자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하는 것을 배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4. 재외동포법의 입법목적,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 제도의 취지, 외국인의 외국인등록이나 외국국적동포의 국내거소신고에 관한 법적 규율 등에 비추어 볼 때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한다. 구 재외동포법 시행 당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등록이나 체류지 변경신고와 비교해 보면, 그 신고나 등록사항, 거소이전신고나 체류지 변경신고의 절차와 방식, 국내거소신고원부나 외국인등록표의 작성과 관리 방식이 같다.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도 외국인등록이나 국내거소신고로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인 재외국민이 외국인이나 외국국적동포와 달리 국내거소신고로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외국인등록 또는 국내거소신고와 주민등록은 공시 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이것이 주택임대차의 대항력을 다르게 판단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5. 구 재외동포법에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과 같이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가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재외국민이 구 재외동포법 제6조에 따라 마친 국내거소신고와 거소이전신고도 외국국적동포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는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임대차의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경우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재외국민인 피고가 임차한 주택에 관하여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법원이 피고를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하여 배당하자, 원고가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나 거소이전신고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요건인 주민등록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배당이의를 한 사건에서, 재외국민인 피고가 구 재외동포법에 따라 이 사건 주택을 거소로 하여 마친 거소이전신고에 대하여는 그 거소이전신고를 한 때에 전입신고가 된 것으로 보아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에서 대항요건으로 정하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 효과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은 피고는 위와 같은 거소이전신고로써 이 사건 주택에 대하여 주택임대차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대항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사안임
재외국민
국내거소
임대차보호법
2019-04-15
노동·근로
민사일반
손해배상(기)
◇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 온 종래 견해의 유지 여부 ◇ 대법원은 1989년 12월 26일 선고한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에서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이하 ‘육체노동’이라 한다)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55세라고 본 기존 견해를 폐기하였다. 그 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만 60세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하여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위 경험칙의 기초가 되었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 ☞ 원심이 피해자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가동연한을 인정할 때에, 경험적 사실들을 조사하여 그로부터 경험칙상 추정되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피해자의 가동연한을 위 경험칙상 가동연한과 달리 인정할 만한 특별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하여 그 가동연한을 정하였어야 함에도,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막연히 종래 경험칙에 따라 피해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하였고, 이러한 원심판단에 가동연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일실수입에 관한 일부 원고들의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한 사례 ☞ 위와 같은 다수의견에 대하여, 경험적 사실의 변화로 만 60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하면서도,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과,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일률적으로 만 65세 등 특정 연령으로 단정하여 선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만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 데에 그쳐야 한다는 대법관 김재형의 별개의견이 있음
전원합의체
가동연한
육체노동
2019-02-25
민사일반
특허권 침해금지 등
◇ 염 변경 약물이 신약허가에 기초하여 존속기간이 연장된 신규 화합물에 관한 특허발명의 효력범위에 속한다고 본 사안 ◇ 구 특허법(2011년 12월 2일 법률 제111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9조는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다른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거나 등록 등을 하여야 하고, 그 허가 또는 등록 등(이하 ‘허가 등’이라 한다)을 위하여 필요한 활성·안전성 등의 시험으로 인하여 장기간이 소요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발명인 경우에는 제88조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실시할 수 없었던 기간에 대하여 5년의 기간 내에서 당해 특허권의 존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약사법 등에 의한 허가 등을 받기 위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없는 기간만큼 특허권의 존속기간을 연장해주는 제도를 두고 있다(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후882, 899 판결 등 참조). 위 조항에서 말하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발명’의 하나로 구 특허법 시행령 제7조 제1호는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구 약사법(2007년 4월 11일 법률 제83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1항 또는 제3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약품의 발명을 들고 있다. 한편,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에 대해 구 특허법 제95조는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물건(그 허가 등에 있어 물건이 특정의 용도가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용도에 사용되는 물건)에 관한 그 특허발명의 실시 외의 행위에는 미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허법은 이와 같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규정하면서 청구범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물건에 관한 특허발명의 실시’로 규정하고 있을 뿐, 허가 등의 대상 ‘품목’의 실시로 제한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법령의 규정과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의약품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특허발명을 실시하기 위하여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과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특정한 유효성분, 치료효과 및 용도가 동일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허권자가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과 특허침해소송에서 상대방이 생산 등을 한 의약품(이하 ‘침해제품’이라 한다)이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 등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이라면 쉽게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나 용도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침해제품에 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이 사건 특허발명은 ‘과민성 방광증상 등에 치료효과를 가지는 특정 기본골격을 갖는 화합물’을 특징으로 하는 물질특허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명세서는 암모늄염 외에 숙신산, 푸마르산 등을 유효성분인 솔리페나신과 염을 형성할 수 있는 선택 가능한 유기산으로 기재하고 있음. ☞ 원고 회사는 식약처장으로부터 이 사건 특허발명과 관련한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인 '베시케어정5밀리그램(숙신산솔리페나신)'에 대해 원료약품 및 분량을 '전체단위 1정(154mg) 중 주성분 숙신산솔리페나신 5.0밀리그램 외 부형제, 제피제, 결합제 등'으로 하여 의약품 수입품목허가를 받았음. ☞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의 수입품목허가를 받는 데 소요된 기간만큼 이 사건 특허발명의 존속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존속기간 연장등록출원을 하여 1년 6월 16일 연장하는 내용의 존속기간 연장등록결정이 되었음. ☞ 피고는 2016. 7. 25.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전문의약품 '에이케어정 4.98mg 및 9.96mg(솔리페나신푸마르산염)'에 관하여 의약품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피고 제품은 이 사건 특허발명과 유효성분이 '솔리페나신'으로 동일하고 염만 '숙신산'에서 '푸마르산'으로 변경한 ‘염 변경 의약품’에 해당함. 피고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에서 피고 제품을 투여한 후 유효성분인 솔리페나신의 혈중농도가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인 베시케어정을 투여했을 때와 대등한 수준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자료를 제출하여 제조·판매품목허가를 받았음. ☞ 피고 제품은 이 사건 허가대상 의약품과 염에서 차이가 나지만, 통상의 기술자가 그 변경된 염을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인체에 흡수되는 치료효과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존속기간이 연장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보아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사례.
신약허가
특허발명
특허법
2019-01-21
민사일반
병역법위반
◇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본문에서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모집에 의한 입영 통지서를 포함한다)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다음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정하면서, 제1호에서 ‘현역입영은 3일’이라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적 현실과 시대적 상황의 변화 등은 물론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병역의무의 부과와 구체적 병역처분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사정이라 하더라도, 입영하지 않은 병역의무자가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이 그로 하여금 병역의 이행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그 사정이 단순히 일시적이지 않다거나 다른 이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헌법 제19조에서 보호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허용 여부는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 규범과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 규범 사이의 충돌·조정 문제가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에 해당한다.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작위의무를 부과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함으로써 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결국 내면적 양심을 포기하고 국가가 부과하는 의무를 이행하거나, 아니면 내면적 양심을 유지한 채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양심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고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병역의무의 이행만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방력, 국민의 높은 안보의식 등에 비추어 이러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한다고 하여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그 불이행을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 요컨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진정한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여야 한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양심을 직접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사물의 성질상 양심과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하지 않고 병역을 거부한 사안에서, 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따라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고, 위와 같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인지는 사물의 성질상 양심과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헌법
양심적병역거부
병역법
2018-12-03
형사일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를 운전하던 승용차로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운전자에 대해 보행자들도 횡단보도의 신호에 따라 보행해야 하는데, 보행자 신호가 적색임에도 보행자가 왕복 6차로의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서 운전자로서는 이를 예상하기 어려웠고, 실제 무단횡단을 하던 피해자를 발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가. 관련 법리 자동차의 운전자는 통상 예견되는 사태에 대비하여 그 결과를 회피할 수 있는 정도의 주의의무를 다함으로써 족하고 통상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사태의 발생을 예견하여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 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85. 7. 9.선고 85도833 판결). 나.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편도 3차로의 도로이고, 사고 현장에는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사고 직전 피고인은 1차로를 따라 진행하고 있었다. ② 피고인이 사고 횡단보도 약 100여m 앞을 진행할 당시까지 2, 3차로에는 횡단보도 앞에 신호대기하는 차량들이 정차하고 있었고, 1차로에는 정차한 차량이 전혀 없었다. ③ 피고인의 차량이 횡단보도 전방 약 80m 지점에 다다를 무렵 횡단보도 위에 설치된 차량 진행신호가 청색신호로 바뀌었다. ④ 당시 피고인의 차량은 시속 약 39㎞ 정도로 진행하고 있었다. ⑤ 이처럼 차량신호가 청색신호여서 보행자 신호는 적색 신호였음에도, 여전히 횡단보도에는 피고인 진행방향 우측에서 좌측으로 신호를 위반하여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여러 명의 보행자가 있었다. ⑥ 선행 무단 횡단자들이 도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간 뒤 간격을 두고 피해자가 뒤늦게 오른쪽 2차로에 정차하고 있던 트럭 앞으로 갑자기 나타났고, 피고인의 차량에 충격 당하였다. ⑦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교통사고분석 감정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 차량에서 피해자가 보이기 시작한 지점은 약 12m 내외의 거리인데, 피고인이 운전 중 피해자를 인지하고, 제동하여 사고를 피하기 위하여는 최소 20.8m 이상의 거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더하여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 보행자들도 횡단보도의 신호에 따라 보행하여야 하고, 차량의 진행신호 중에는 도로를 횡단하여서는 아니 되는바, 당시 1차로를 따라 운행하던 피고인으로서는 이미 차량 진행신호가 켜졌고, 전방의 선행 무단 횡단자들이 피고인 차량의 진행방향 차로를 모두 건너 반대편 차로에 진입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인지한 선행 무단횡단자들에 대한 사고방지 주의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 한편 사고 시점은 차량 진행신호가 들어온 지 제법 시간이 경과한 때이므로, 피고인이 위 선행 무단 횡단자들 이외에 추가 무단 횡단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운전자들에게 차량진행신호가 켜진 후에도, 즉 횡단보도의 적색신호가 들어온 이후에도 여전히 횡단보도에서도 일시 정차하는 등의 방법으로 더 이상의 무단횡단자가 있는지 여부를 살필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설령 피고인이 무단 횡단하는 피해자를 발견하였더라도 발견시간과 반응시간의 간격 및 제동거리에 비추어 제동장치를 조작하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는 없었다고 보이고, 피해자와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그밖의 다른 조치를 취하기도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운전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치사
무단횡단
교통사고처리특례법
2018-11-26
부동산·건축
양도소득세등부과처분취소
◇ 매도인이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다음 매수인인 명의신탁자와 대금을 청산한 경우 해당 부동산의 양도시기(= 대금청산일) ◇ 구 소득세법(2006. 12. 30. 법률 제81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8조 제1항 전문, 제98조, 구 소득세법 시행령(2008. 2. 29. 대통령령 제207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62조 제1항 제2호의 문언과 체계에 더하여 위 조항의 입법 취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 등기의 성격과 효력 등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는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2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매도인이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다음 매수인인 명의신탁자와 대금을 청산한 경우 해당 부동산의 양도시기는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그 대금을 청산한 날이라고 보아야 한다. ☞ 매도인이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2005. 12.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다음 2006. 1. 매수인이자 명의신탁자와 대금을 청산하였는데, 위 부동산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이 2005년에 귀속함을 전제로 2005년 귀속 양도소득세가 부과된 사안에서, ‘이러한 경우 해당 부동산의 양도시기는 그 대금을 청산한 날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그 양도시기를 등기접수일인 2005. 12.이라고 보아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명의수탁자
소유권이전
소득세법
2018-11-15
군사·병역
병역법위반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규정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도덕적·철학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 양심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고 병역의무의 이행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결국 양심을 포기할 수 없고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스스로 파멸시킬 수도 없기 때문에 불이행에 따르는 어떠한 제재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현역입영 거부 행위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실제 재판에서는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1항 제2호 가목에서 정한 전시근로역 편입 대상에 해당하는 1년 6개월 이상 징역형의 실형을 일률적으로 선고하고 있다. 부자(父子) 또는 형제가 모두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는 상황도 적지 않게 발생하였다. 이러한 형사처벌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우리 사회에서 매년 평균 약 60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헌법상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 그리고 국민에게 부여된 국방의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국가의 존립이 없으면 기본권 보장의 토대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국방의 의무가 구체화된 병역의무는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하고 병무행정 역시 공정하고 엄정하게 집행하여야 한다.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해서 위와 같은 가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허용 여부는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 규범과 헌법 제39조 국방의 의무 규범 사이의 충돌·조정 문제가 된다. 국방의 의무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담한다(헌법 제39조 제1항). 즉 국방의 의무의 구체적인 이행방법과 내용은 법률로 정할 사항이다. 그에 따라 병역법에서 병역의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입영의무의 불이행을 처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당한 사유’라는 문언을 두어 입법자가 미처 구체적으로 열거하기 어려운 충돌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규범의 충돌·조정 문제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라는 문언의 해석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한다. 이는 충돌이 일어나는 직접적인 국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앞에서 보았듯이 병역법이 취하고 있는 태도에도 합치하는 해석방법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이러한 소극적 부작위에 의한 양심실현에 해당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국방의 의무를 구체화하는 법률에서 병역의무를 정하고 그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으로 정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이행을 거부할 뿐이다. 헌법은 기본권 보장의 체계로서 기본권이 최대한 실현되도록 해석·운용되어야 한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선언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는 도덕적·정신적·지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다. 위에서 본 양심적 병역거부의 현황과 함께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국방력, 국민의 높은 안보의식 등에 비추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한다고 하여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고 그 불이행을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전제로 할 때에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존재를 국가가 언제까지나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일방적인 형사처벌만으로 규범의 충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확인되었다. 그 신념에 선뜻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들을 관용하고 포용할 수는 있어야 한다. 요컨대, 자신의 내면에 형성된 양심을 이유로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에게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도7941 판결 등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피고인이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입영하지 않고 병역을 거부한 사안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그 불이행에 대하여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되므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하여, 국가의 안전보장에 우려가 없는 상황을 전제로 진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의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 병역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체계, 병역의무의 감당능력에 관련된 규정들의 성격에 비추어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는 당사자의 질병이나 재난의 발생 등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사정에 한정되고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주관적 사정은 인정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이기택의 반대의견이 있으며,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의 제1보충의견,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노정희의 제2보충의견,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 이기택의 제1보충의견,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박상옥의 제2보충의견이 각각 있음
양심적병역거부
종교적신념
병역법
2018-11-05
형사일반
특수상해 등
형법상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떡국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건 1.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6년 7월 30일 07시 35분경 위 교도소 미결수용동 제1동 하층 제4실에서 아침식사인 떡국을 나눠주는 피해자 B에게 "왜 나한테 반말을 하느냐"고 억지를 부리며 시비를 걸면서 위 수용실 앞에 서 있던 피해자에게 수용실 내 배식구를 통해 위험한 물건인 뜨거운 떡국이 담긴 그릇을 피해자에게 집어던져 피해자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우측 손목과 우측 제2수지 경도화상을 가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도9624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176 판결 등 참조).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던진 ‘떡국이 담긴 그릇’은 피해자나 제3자가 생명 내지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1) ○○직업훈련교도소에서는 통상적으로 06시경 아침 식사 취사를 마치고 국은 즉시 스테인리스 재질의 보관 통에 옮겨 담아 뚜껑을 닫은 상태로 보관하다가, 수용자들이 기상 인원점검을 종료한 07시경에 각 수용동에 음식물을 전달하여 배식을 하고 있다(당심의 ○○직업훈련교도소에 대한 사실조회회보서). 교도소 측에서 국의 보온을 위해 신경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경험칙상 취사 종료 시부터 배식이 이루어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여 그 사이에 온도가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던진 떡국이 끓인 직후의 것과 동일한 위험성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다. (2) 피해자는 원심에서 ‘약 1~2달 정도 전부터 국을 국자로 적당량 떠서 수용자들에게 건네주는 방식으로 배식을 하면서 국물이 손에 흐르기도 하였으나 이로 인하여 화상을 입은 적은 없었다’고 증언하였는바(공판기록 88~89쪽), 배식할 당시 국물의 온도가 신체에 접촉하는 즉시 화상을 입을 정도의 고온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 한편 피고인이 그릇에 담긴 떡국을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끼얹거나 뿌린 것이 아니라, 수용실 내에서 배식구를 통해 떡국이 담긴 그릇을 집어던져 떡국의 일부가 피해자의 신체 일부에 닿은 것이고, 떡국에 맞은 피해자의 신체 부위는 얼굴과 같이 화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큰 부위가 아닌 오른쪽 손목과 양쪽 다리 정강이였다. (4) 비록 피해자가 피고인이 던진 떡국에 맞고 열감이나 통증을 호소하여 연고를 바르고 환부에 얼음찜질을 하는 치료는 받았으나, 교도소의 부속의원 소속 의사로부터 ‘경도화상’의 진단만을 받고 안티푸라민 연고를 지급받아 일주일 동안 환부에 발랐을 뿐 다른 추가적인 치료나 처방을 받지는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피해자의 피부 외피가 벗겨지거나 흉터가 남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형법
특수상해
2018-06-15
살처분명령 취소
AI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예방하기 위하여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에 살처분명령을 한 사안에 대하여 위 살처분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사건 1. 판단 1) 살처분을 명할 수 있는 경우인지 여부 가)처분의 대상이 된 ○○○농장은 최초발병 농장으로부터 약 2.0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가축전염병 제20조 제1항 단서,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제2조 제5호에 따라 “보호지역”에 위치한 원고의 농장에 대하여 한 살처분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지역의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또는 역학적 특성 등 위식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초발병 농가 주변 지역에 광범위한 오염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 제17조에서 정하고 있는 위험도 등을 감안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원고는 원고의 농장이 기존 면적보다 넓고, 청결하게 관리하여 친환경인증 및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농장이므로 보호지역의 다른 농장보다 AI 발병가능성이 낮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AI는 사람, 조류, 차량 등을 통한 접촉에 의하여 발병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의 사육형태와 같은 농장의 경우에만 AI 발병가능성 등이 현저하게 낮아 보호지역 안에 있는 경우에도 그 예방조치를 달리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기 이전부터 AI는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 2016년 11월 16일 최초로 AI가 이후 10개 시·도 47개 시·군에서 353건의 AI가 발생하였고, 850개 농장에서 약 3398만 마리의 조류가 살처분되었다.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한 AI 최초발병 농장에서는 2017년 2월 26일 약 8개 동에서 각 8~10마리가 폐사하였고, 2017년 2월 27일 오전에는 1,280마리가 폐사하였다. 이후 2017년 3월 5일 최초발병 농장으로부터 0.55km 떨어진 이종정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였고, 같은 날 최초 발병농가로부터 1.3km 떨어진 B이 운영하는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하였다. 이와 같이 최초발병 농장으로부터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가 AI의 확산을 막고 축산업의 발전과 공중위생의 향상을 위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은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② AI는 주로 사람, 조류, 차량 등을 통한 접촉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계사 내의 근접한 거리에서는 오염된 물·사료 등을 통하여 전염될 수 있으며, 인접한 농가 사이에서는 바람을 통한 전염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살처분은 감염원을 신속하게 제거하여 바이러스의 배출과 확산을 방지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효과는 확실한 편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AI의 확산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③ 피고는 오염지역(500m이내), 위험지역(500m~3km), 예찰지역(3km~10km)으로 나누어 오염지역, 위험지역 내에 있는 농장에 한하여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예찰지역에 있는 25농가 88만 9000마리에 대하여는 주1회 임상예찰 및 정밀검사를 하는 것으로 방역대책을 정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이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AI는 전파가능성이 높아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고, 폐사율도 굉장히 높아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 원고가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의 공익상의 필요가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⑤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두4464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처분 이후 원고 농장의 산란계들이 실제 AI에 걸리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의 최초발병 농장 주위의 사육현황, 최초발병원인, 최초발병시기,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AI
가축전염병예방법
2018-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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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공인중개사가 ‘권리금계약’하고 돈 받으면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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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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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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