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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 법정증언의 증거능력
I 대상판례 (대법원 2005.11.25. 선고 2005도5831 판결) 1. 사실관계 피고인 甲은 내연관계의 乙녀와 언쟁 끝에 소지하고 있던 엽총으로 乙을 살해한 범죄사실로 기소됐다. 원심은 사건발생시간으로부터 약 1시간 20분정도 경과 후에 이루어진 피고인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W1, W2, W3(각 경찰관)의 진술 및 W3작성 검거경위서, 기타 정황증거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피고인은 위 W1 등의 진술과 관련해 전문증거법칙위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판단상의 문제점, 범행도구의 불발견 등에 바탕한 합리적 의심의 잔존 등을 이유로 상고했다. 2. 판결요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해진 때에는 이를 증거로 할 수 있고, 그 전문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내지 제314조의 규정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할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위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때에 한해 증거능력이 있다(대법원 2000. 9. 8. 선고 99도4814 판결, 2001. 10. 9. 선고 2001도3106 판결,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등 참조). 다만, 피고인을 검거한 경찰관의 검거 당시 또는 조사 당시 피고인이 범행사실을 순순히 자백했다는 취지의 법정증언이나 위 경찰관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피고인이 그 경찰관 앞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범행을 부인하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3223, 83감도538 판결 등 참조). W3은 이 사건 발생 당시 근무책임 간부인 경찰관으로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먼저 출동한 경찰관들에 이어서 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는데, 먼저 도착한 경찰관들로부터 피고인이 유력한 용의자인데 횡설수설한다는 보고를 받고, 순찰차에 타고 있던 피고인의 옆자리로 다가가 피고인에게 범인과 범행 이유에 관해 물어 피고인으로부터 자신이 범행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 낸 다음, 이러한 과정과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적은 검거경위서를 작성했고 제1심 법정에서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찰관인 W3이 피고인으로부터 범행사실을 들은 경위가 이러하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W3의 제1심 법정에서의 진술과 W3이 작성한 검거경위서는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II 판례의 분석 1. 문제의 제기 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공판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 진술하는 예는 공판실무에서 종종 관찰할 수 있다. 한편, 학설 및 판례도 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의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있다(사법경찰관의 증인적격을 인정한 예로 대법원 1967. 5. 16 선고 67도437판결. 그러나 검사의 경우, 소송주체 내지 당사자지위와의 모순을 이유로 증인적격을 부인, 제한하거나 준사법관적 지위를 고려 증언 후, 제척제도를 준용하는 등의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상, 형사소송법 제6판, 서울 : 박영사, 2005, 419면; 배종대·이상돈, 형사소송법 제4판, 서울 : 홍문사, 2002, 465면 참조). 다만, 이때의 진술내용은 주로 피의자신문조서 등 각종 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해 진술의 임의성이 다투어지는 사례에서 이를 입증하거나 검증결과나 절차와 관련하여 증언하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위의 경우가 아닌 피의자의 자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법정증언이다. 이러한 유형의 수사기관 법정증언은 원진술자인 피고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전문증언으로, 형사소송법 제316조 1항은 “피고인이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해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 표면적으로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범위에 신문을 담당한 사법경찰관을 포함할 수 있고, 따라서 특신상태만 인정된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판례는 피고인이 앞서 진술을 번복, 사실상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다(대법원 1979. 5. 8. 선고 79도493; 대법원 1983. 6. 14. 선고 83도1011판결; 대법원 1985. 10. 8. 선고 85도1590판결; 대법원 1990. 9. 28. 선고 90도1483판결; 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도2287판결;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도2211판결 등). 이하에서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 등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문제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한다. 2. 수사기관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기존판례 논거에 대한 분석 기존판례는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면서 그 논거로, 만일 사법경찰관 등의 전문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게 된다면,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피고인 등의 내용인정을 요건으로 한 제312조 2항의 입법취지가 상실된다는 점을 든다(한편, 결론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제316조 1항의 특신상태가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인한 예도 있다. 대법원 1968.11.19. 선고 68도1366 판결). 참고로 이러한 이해방식은 사법경찰관 면전 하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서(제313조 1항의 적용 여부문제. 대법원 2006.1.13. 선고 2003도6548 판결 등)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동일한 진술을 반복하는 등으로 소위 내용인정을 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데, 이러한 입장은 위 대상판례(밑줄부분 참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판례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의하면, 현행 형사소송법 하에서는 수사과정에서 획득된 피의자의 자백, 기타 진술이 공판과정에서 증거로 현출되는 방법은 피의자신문조서 등 조서화(調書化)를 거친 형태로 한정된다는 점에서 다소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이러한 의문에 대하여 ① 형사소송법이 제241조 이하에서 피의자신문절차를 엄격하게 법정하고, 특히 제244조에서 그 조서화를 규정하고 이를 의무화한 점(수사기관의 의무적 피의자신문조서작성. 한국 형사소송법 제244조 1항은「피의자의 진술은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② 통상, 수사종결 후 이어지는 공판절차에 상당한 시간적 이격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다수 사건을 담당, 처리하는 사법경찰관 등이 개별 피의자의 진술내용을 기억, 정확하게 증언함은 기대하기 어렵고, 따라서 오히려 상세하게 작성된 조서를 통해 증거로 현출되는 것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등에서 판례의 입장을 수긍할 여지도 있다. 또한 ③ 비록 판례를 통해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석이 보장되고(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 수사실무에서 피의자신문과정의 녹화가 사실상 이루어지는 등, 피의자신문과정의 가시화가 상당히 진전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피의자신문이 폐쇄적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담당한 사법경찰관을 증인으로 하여도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은 방어방법으로서 사실상 의미가 극히 제한된다고 볼 때, 동일한 강압적 상황이라 하더라도 피의자가 신문과정에서 서명, 날인 및 간인 등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이 공판절차에 증거로 현출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어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날인이나 간인이 없는 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237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할 때, 수사과정에서 피의자로부터 획득된 자백 등 진술이 조서를 통해서 공판과정에서 현출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이해할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반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을 수사기관의 의무로 이해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서명, 날인이나 간인을 거부하거나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는 등 피의자신문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나, 범행직후 등으로 조서작성이 불가능한 상황 하에서 진술이 획득된 경우와 같은 예에서와 같이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즉 제312조 2항의 엄격한 요건 등을 회피하는 등을 목적이 아닌 한, 조서가 아닌 피의자의 진술을 청취한 사법경찰관 등이 증인으로 증언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하겠다. 그리고 ② 상세히 조서화된 진술이 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피의자신문과정의 가시화가 부족하고 구체적 사안에서 폐쇄적이고 강압적 신문이 의문시 되는 경우라면, 조서에 참여한 사법경찰관 등을 피고인 및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노출시키는 것이 피고인의 입장에서 더욱 유효한 방어수단이 될 수도 있고, 구조적으로 재전문증거로서의 성격을 갖는 조서에 비하여 사법경찰관의 증언 쪽이 오히려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라는 점에서 전문증거법칙에 합치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③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하여 ‘내용의 인정’이란 필요성과 함께 전문증거의 예외적 증거허용을 결정하는 이른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위한 요건으로 검사작성 조서의 원진술자에 의한 성립의 진정인정 및 특신상태에 추가한 강화요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중요건이 기대된 기능을 다 하는가 이다. 수사실무에서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만이 작성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내용의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상의 서술과 관련하여 山田道郞, 證據の森 -刑事證據法硏究-, 東京 : 成文堂, 2004, 93-100頁 參照). ④ 마지막으로 사법경찰관작성 피의자신문조서와 관련하여 제312조 2항의 ‘내용의 인정’이라는 요건은 전문증거법칙의 예외적 허용조건으로서의 기능이라는 측면보다는 사법경찰관 주도하의 피의자신문과정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한 기능이 보다 강조된 요건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서 ①에서의 설명과 같이 이러한 요건을 의도적으로 일탈하기위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면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제312조와의 관계에서 일률적으로 부인할 것은 아니라고 함이 보다 타당한 이해라 하겠다(사법경찰관면전에서 작성된 피의자의 진술서의 증거능력과 관련한 대법원 1989. 9. 14. 선고 82도1479판결도 이와 유사한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3. 비교판례 : 東京高判平成3·6·18判タ777·240頁 한국 형사소송법의 전문증거법칙과는 차이가 있지만 참고로 일본판례가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最高裁判所 판례는 아니지만 하급심 판례 중에는 한국과 달리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을 허용한 예가 있다. 東京高判平成3·6·18判タ777·240頁은 피고인이 자신의 친부를 살해하고 차제에 그 재산을 처분하여 살인,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 사기 등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빈번히 자백 및 그 번복을 반복하고,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하는 등으로 비협조적 태도를 일관하여 결국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의 자백을 들은 담당 수사검사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이 문제가 된 사안이다. 위 사안에서 東京高等裁判所는 피의자신문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에게 조서작성은 의무가 아닌 재량의 문제로, 조서작성의무를 전제로 동 증언의 증거능력 부인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일축하고(일본 형사소송법 제198조 3항은「피의자의 공술은 이를 조서에 녹취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에 피의자신문서 조서작성의무가 없다는 것이 일본통설이다. 松尾浩也, 條解刑事訴訟法 新版增補版, 東京 : 弘文堂, 2001, 321頁) 그 증거능력판단에 있어서 한국 형사소송법 제316조 1항에 해당하는 일본 형사소송법 제324조 1항을 적용(피고인 자신이게 불이익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거나 특신상태가 인정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을 부인할 법령상, 실질적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피고인 이외의 자에 수사기관을 제외할 필요는 없고, 피고인의 진술이 정확히 재현되었는지의 여부는 반대신문과정을 통해 음미가 가능하고, 언제든지 피고인 자신이 변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서화 된 경우에 비하여 신용성 등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여 궁극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아울러, 피고인이 피의자신문에 비협조적으로 의도적으로 조서작성을 방해한 점 등 역시 이러한 판단에 함께 고려하였다. 4. 결 론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통해 제안된 형사소송법개정(안) 제312조 2항은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2항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동개정(안) 제316조 1항의 피고인이 아닌 자에 피의자신문을 담당한 검사, 사법경찰관 등을 포함하도록 규정하여 피의자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수사기관의 법정증언의 허용하고 있다. 결국 이 개정안에서도 해석상 개정안 제312조 2항과의 관계가 문제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개정안 제316조 1항은 개정안 제312조 2항의 요건을 의도적으로 무력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사법경찰관 등의 법정증언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가장 무리 없는 해석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즉, 피의자로부터 진술을 획득한 시기와 장소, 피의자신문과정에서의 피의자의 태도(빈번한 진술번복이나 서명, 날인의 거부여부 등) 등을 고려하여 피의자신문조서작성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동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정안만이 아니라 현행 형사소송법 하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해석론이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례의 사실관계가 다소 불분명하지만, 사법경찰관의 법정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한 것은 사후적으로라도 충분히 피의자의 진술을 재차확인, 조서화 할 가능성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의도적으로 제312조 2항의 요건을 일탈한 것으로 판단한 점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라고 추정해본다.
2006-07-20
성폭행피해아동의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
Ⅰ. 사안 D는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V1(만 4년 6개월 남짓 된 여아), V2(만 3년 7개월 남짓 된 여아)의 팬티를 내리고 손으로 음부를 만져 V1에게는 처녀막열상흔의 상해를, V2에게는 소아외음부염의 상해를 각 입혔다] 혐의로 기소되었다. 검사는 D의 유죄 증거로 ‘아동전문 인터뷰어’(child interviewer, 이하 ‘CI’로 약칭함)가 V1, V2를 인터뷰한 비디오테이프(CI의 질문과 V1, V2의 답변내용이 수록되어 있다)의 사본을 제1심법원에 제출하였다. 제1심법원은 ‘검증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하여 그 기일에 이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검증하였다.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촬영한 P(비디오테이프의 작성자)는 “피해자 한 사람당 1시간 정도씩 촬영한 분량 중 출연자들(CI, V1, V2)이 상담하는 놀이방을 드나드는 과정과 그 사이 일부를 편집한 것일 뿐 V1, V2와 CI 사이의 대화내용에는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V1, V2와 상담한 CI는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 내용이 V1, V2와 상담한 내용과 동일하고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V1, V2도 비디오테이프를 모두 시청한 뒤 제1심 재판장으로부터 “화면에 나오는 어린이가 맞느냐”, “그 곳에서 ‘상담 선생님’(CI)과 이야기를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각자 “예”라고 답하였다. V1은 상담자인 CI가 “할아버지(V1, V2는 D를 ‘할아버지’로 부른다)가 서서 했어, 앉아서 했어?”라는 유도성 질문을 하였음에도 스스로 “누워서요”라고 하거나 ‘바닥에’라고 하는 등 질문에서 주어지지 않은 제3의 답변을 자발적으로 끄집어내고 있었으며, V2는 반복하여 “원장 할아버지가 (성기 부분을) 때렸다”고 진술하였다. D의 변호인도 제1, 2심의 공판정에서 비디오테이프의 제작과정에 대하여 “이의 없다”고 진술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은 이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인정하여 D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D가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Ⅱ. 재판요지(상고기각) 1.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 P)이 ‘D(피고인) 아닌 사람’과의 대화 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의 규정 이외에 D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으므로, D가 그 비디오테이프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진술 부분에 대하여 증거능력을 부여하기 위하여는, ① 첫째 비디오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 ② 둘째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9. 3. 9. 선고 98도3169 판결 참조), ③ 비디오테이프는 촬영대상의 상황과 피촬영자의 동태 및 대화가 녹화된 것으로서, 녹음테이프와는 달리 피촬영자의 동태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에 인위적인 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것이 전제된다면, ‘비디오테이프에 촬영, 녹음된 내용을 재생기에 의해 시청을 마친 원진술자가 비디오테이프의 피촬영자의 모습과 음성을 확인하고 자신과 동일인이라고 진술한 것은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중략)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의 인위적인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이라는 점은 인정된다. (중략) 공판준비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들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었으므로 비디오테이프는 그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Ⅲ. 평석 본 사안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아동성폭행의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이 ‘아동전문 인터뷰어와 성추행피해아동의 인터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이하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로 약칭함)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요건이 정면으로 문제되고 있어 주목을 요한다. 사안의 성질상 복수의 요건들이 구비되어야 한다. 이하에서 그 요건들을 차례로 분석하여 보자. 1. 적용법조 2004년 9월에 선고된 본 판례는 본 사안에서 ‘아동전문 인터뷰어(CI)와 성추행 피해아동(V1, V2)의 인터뷰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를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 P)’이 ‘D(피고인) 아닌 사람(CI, V1, V2)’의 대화 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로 자리매김하여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을 적용하고 있다. 2. 사본일 경우의 파운데이션의 입증 본 사안에서 검사가 제출한 비디오테이프는 원본이 아니라 사본이었다. 검찰 측은 원본을 보관하고 있어야 하므로 향후에도 원본 보다는 사본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제출된 것이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일 것(이하 ‘파운데이션, authenticity=foundation’으로 약칭함)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점에 대하여 이론은 있을 수 없다.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를 촬영한 P(비디오테이프의 작성자)가 검증기일에 출석하여 ‘피해자 한 사람당 1시간 정도씩 촬영한 분량 중 출연자들(CI, V1, V2)이 상담하는 놀이방을 드나드는 과정과 그 사이 일부를 편집한 것일 뿐 V1, V2와 CI 사이의 대화내용에는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D의 변호인도 제1, 2심의 공판정에서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제작과정에 대하여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대법원은 이런 사실들을 토대로 삼아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파운데이션(authenticity, foundation)’을 인정하였다. 3. 성립의 진정을 입증하는 방법 비디오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는 검사의 의도는 비디오테이프에 담겨있는 ‘진술 내용’을 증거로 채택하여 달라는 취지이므로 ‘진술 내용의 취급’이 궁극적인 관심사이다. 본 판례는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비디오테이프에 녹음된 각자의 진술내용이 자신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비디오테이프를 통상의 ‘참고인진술서’의 일종으로 파악하였음을 보여준다. 비디오테이프를 ‘참고인진술서’의 일종으로 파악하면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비디오테이프의 성립의 진정은 어떻게 인정해야 하는가가 문제된다. V1, V2와 상담한 CI는 검증기일에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 내용이 V1, V2와 상담한 내용과 동일하고 상이점이 없다’고 진술하고, V1, V2도 비디오테이프를 모두 시청한 뒤 제1심 재판장으로부터 “화면에 나오는 어린이가 맞느냐”, “그 곳에서 상담 선생님(CI)과 이야기를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각자 “예”라고 답하였다. 대법원은 원진술자인 CI, V1, V2의 위와 같은 발언을 토대로 삼아 ‘진술녹화 비디오테이프’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인정한 것이다. 종래 대법원은 전문서류의 ‘성립의 진정’을 공판정에서 원진술자가 ‘형식적 성립의 진정(간인과 서명날인)’과 ‘실질적 성립의 진정(진술내용과 기재내용의 일치)’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는데 제출된 증거가 전문서류가 아니라 녹음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일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된다. 본 판례에서는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거론되지 않고 ‘원진술자들(CI, V1, V2)의일치진술’만으로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었다. 녹음테이프나 비디오테이프가 증거로 제출될 때는 굳이 형식적 성립의 진정(간인과 서명날인)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 것이므로 이 점에 대하여도 이의는 없다. 4.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인정할 것인가? 본 사안에서 피고인 D는 제1심과 항소심이 “비디오테이프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본 판례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피고인이 상고로 주장하여 볼 만한 항변은 ‘피고인의 V1, V2에 대한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아니하였다’는 항변일 것이다. ‘아동전문 인터뷰어와 성추행피해아동의 인터뷰 녹화’시에는 피고인이나 그 변호인이 입회하지 못하였을 것이고 제1심의 검증기일에 피고인이나 그 변호인은 입회할 수는 있었겠지만 반대신문의 기회는 부여되지 아니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문제가 가장 해결이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아동보호론자들은 피고인에게 반대신문권을 부여하면 피해아동에게 치명적인 해악을 미치므로 반대신문권 보장을 극력 반대하고 있지만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의 보장’을 논거로 반대신문권 보장을 주장할 것이다. 5. 결어 본 판례는 충돌하는 두 가지 입장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아동보호론자들의 염려를 수용하여 피고인에게 반대신문을 불허하는 대신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아동과 CI를 검증기일에 출석시켜 사실인정자(수소법원) 앞에서 직접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아동보호론자들은 본 판례에 대하여 진술녹화 할 때 아동에게 진술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한데 구태여 아동으로 하여금 법정에 한 번 더 출석하게 하여 2차피해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가할 것이다. 다른 한편 피고인들은 본 판례가 자신들의 반대신문권을 무시하여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는 비난을 가할 것이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행’ 현상이 심각한데도 한국사회는 아직 적절한 처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위험한 사람’에 대하여 신상공개, 전자팔찌 채우기, 거세, 등록과 고지, 민사구금, 치료감호 등 가혹한 조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에 있다. 형사사법제도를 정비하여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유죄선고율을 높이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과제이다. 아동성폭행 사건은 ‘아동·청소년의 건강’과 ‘피의자·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영역이다. 본 판례는 실로 ‘절묘한 절충’을 시도한 판결이다.
2006-04-03
변호사의 증인사전면담과 위증교사
1. 대상판결의 사건의 개요 및 소송의 진행 위증교사 대상이 된 민사사건은 B(원고)가 피고인의 처 A(피고)에게 부개동 토지에 대하여 담보목적으로 명의신탁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었다. 피고측은 차용금에 대한 일부변제조로 대물변제한 것이라고 항변하였다. 피고인의 4촌매형인 갑이 피고인에게 B가 위 민사사건의 제1심 증인이었던 신모씨에게 써준 각서(B가 위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면 그 부개동토지의 일부를 신모씨에게 준다는 내용)를 보여 주면서 도와주겠다고 말했고, 이에 피고인은 변호사에게 문의한 후 갑에게 증언을 하여 달라고 부탁한 다음 갑과 함께 증언내용을 의논하기 위하여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가 변호사와 면담하여 사실관계를 이야기하였다. 변호사는 위 면담내용을 토대로 증인신문사항을 작성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증인신문사항이 완성되자 갑과 함께 변호사 사무실로 가서 완성된 증인신문사항을 읽어 본 후 갑이 1991. 8.30. 14:00경 서울민사지방법원 90나1464호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인은 원, 피고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고 동 계산을 청산하면서 이 건 부동산을 원고가 피고에게 차용한 금원의 변제조로 등기를 넘겨 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갑이 B에게 위 증언에 즈음하여 피고인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합계 145만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았고, 150만원을 차용하여 주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증언을 하였다고 고백하자 B가 피고인을 위증교사로 고소하였다. 제1,2심에서는 B와 갑의 진술이 받아들여져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대법원에서는 갑의 진술이 일시 및 장소에 따라 바뀌어 일관성이 없으며 이 사건에 관여하고 증언을 하게 된 경위, B가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위 금원 지급이나 차용도 이 건 증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2. 문제의 제기 및 쟁점 대상판결의 사안에는 변호사의 일상적인 변론활동과 관련하여 증인의 사전면담과 변호사의 위증교사에 대한 일부 사실관계가 언급되어 있으므로 이에 관한 논의를 제기하는 측면에서 대상판결을 평석하고자 한다. 변호사의 위증교사에 관하여는 아직 공간된 판결례는 없으나, 국내외적으로 최근 변호사의 증인사전면담과정에서 위증교사의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례가 일부 발견되고 있다.(대전지방법원 O 변호사에 대한 위증교사 사건, 제주지방법원 K 변호사 등에 대한 위증교사 사건)(이웃 일본의 경우도 최근 김경부 변호사의 위증교사 사건, 야스다 요시히로 변호사 강제집행방해 사건에 대한 무죄판결 등이 있다.) 3. 평석 가.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예를 보아도 변호사의 증인 사전면담은 금지되어 있지 않다. 종종 변호사가 증인으로 예정된 자에 대하여 사전면담이 금지된 것으로 인식하는 법조인들이 있다. 그러나, 각 국의 윤리규정에 따르면 변호사의 증인 사전면담이 전부 허용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는 입장에서 특별한 금지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통상 변호사는 대향적 소송구조하에서 세가지 의무가 있다고 한다. 첫째, 고객이 사건에 관하여 알고 있는 모든 정보들을 정확히 파악하여야 할 의무, 둘째 고객이 제공하는 모든 사실들에 관하여 최대한 비밀을 지킬 의무, 그리고 셋째로 재판부에 대하여 솔직하게 소송을 수행할 의무가 있으며, 이 세가지 의무는 종종 충돌(Trilemma)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변호사가 증인을 사전에 면담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변호사의 사실관계 조사활동의 일환으로 변론권의 중요한 내용이다. 나. 그러나, 변호사가 사전면담의 과정에서 위증교사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변호사는 고객을 대리하는 이외에도 공정한 재판을 실현하는데 협력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증인에 대한 사전면담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면담의 기회에 적극적으로 증인으로 하여금 거짓 증언을 하도록 교사하거나 방조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아니한다.(이를 변호사의 진실의무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때, 거짓은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것인가 여부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다만 변호사가 주관적으로 거짓이라고 인식하는 사실에 관하여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소송제도가 쌍방 당사자가 서로 자신의 진실이라고 믿는 사실들에 기초하여 주장, 입증활동을 수행하고, 상대방은 그 주장에 관하여 반론, 반증등을 제시하도록 한 다음 제3자적 입장에 있는 재판부가 그 입증자료들에 기하여 판정을 하도록 하는 대향구조적 소송시스템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증인 사전면담과 위증교사는 법리적 측면에서는 매우 간단하나, 실무상으로 어느 정도까지 적법하고 어느 정도는 위법한지 많은 의문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경우 증거가 없어 억울하게 위증교사의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론활동에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호사는 증인 사전면담시 되도록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 첫째, 증인예정자이외에도 제3자를 입회시킨 가운데 증인예정자의 진술을 청취하고, 둘째 증인예정자를 사전 면담할 때, 먼저 허위의 증언을 하면 안되고, 진실만을 이야기하여야 한다는 점을 증인에게 반드시 주지시키고, 셋째 증인예정자 면담결과를 기록해 두고, 그에 기하여 증인신문사항을 작성한 후에는 반드시 증인예정자에게 이를 보여 주면서 그 진정성에 관하여 확인을 받아 두는 것이 사후의 논란을 잠재우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 다. 변호사가 선임된 상대방에 대한 접촉 미국이나 일본의 각 윤리규정에 보면,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는 상대방에 관하여는 그 변호사의 승락을 받지 않으면, 접촉하여서는 아니된다. 우리나라의 관련규정에는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나, 우리의 경우에도 가급적 그 취지를 살펴 접촉하지 아니하는 것이 옳다. 4. 결론 향후 검찰의 수사관행의 변화에 따라서는 형사사건의 변호인들이 증인 사전면담과 관련하여 위증교사 혐의로 수사되어 기소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우 과연 어떠한 경우 위증교사가 되며 어떠한 경우 적법하게 되는가에 관하여 여러가지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변호사법이나 그 시행령, 기타 윤리규정 등에서는 이러한 경우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변호사협회 차원에서 그런 경우를 예상하여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여 제시하여 줌으로써 변호사들의 변론활동의 영역을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이다.
2005-09-05
검찰조서에 있어 성립의 진정
I. 사실관계 (1)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여 입원하였다가 퇴원한 피고인 A는 의사인 피고인 C에게 부탁하여 피고인 C로 하여금 피고인 A에 관한 허위진단서(허위의 교통사고후유진단서)를 작성하게 한 후 이를 행사하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사취)한 범죄사실로 공소제기 되었으며 피고인 C는 피고인 A와 공모하여 피고인 A에 관한 허위진단서(허위의 후유장애진단서)를 작성, 이를 피고인 A에게 교부하여 피고인 A로 하여금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편취하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 되었다. (2)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A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피의자 A가 피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C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에는 피의자 C가 피의자 A의 부탁에 의해서 피의자 A에 관한 허위진단서를 발급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검사가 작성한 D(보험회사 직원)에 대한 진술조서에는 피고인 A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3) 공판기일의 증거조사단계에서 피고인 A는 검사작성 피고인 C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D에 대한 진술조서에 대해서 증거로 함에 부동의(不同意)하였으며 피고인 C는 자신에 대한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형식적 성립의 진정(서명·날인·간인의 진정)과 자신에 관한 범죄사실을 자백하는 기재내용의 진정(실질적 성립의 진정)은 인정하면서 피의자 A의 부탁에 의해서 허위의 후유장애진단서를 작성하였다는 내용의 진술기재는 자신의 검사에 대한 진술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기재부분에 관한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였고 D는 공판기일의 증인신문단계에서 자신에 대한 검사작성 진술조서의 형식적 성립의 진정은 인정하면서 피고인 A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의 진술기재부분은 자신의 검사에 대한 진술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고 진술하여 그 진술기재부분에 관한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였다. (4) 원심법원(항소법원)이 C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와 D에 대한 진술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여 피고인 A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자 피고인 A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후 상고이유서에서 위 피의자신문조서와 진술조서 중 피고인 A의 공소사실에 부합되는 진술기재부분은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피고인 A의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5) 대법원은 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해서 피고인 A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면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의 성립의 진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II. 대법원판례의 요지 (1)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에서 성립의 진정이라 함은 간인·서명·날인 등 형식적인 진정성립과 그 조서의 내용이 원진술자가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것이라는 실질적인 진정성립을 모두 의미한다. (2)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은 추정되지 아니한다. 이 대법원판례(전원합의체판결)에 의해서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면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추정된다는 종전의 대법원판례는 변경되었다. (3)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의 문언상 성립의 진정은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인정되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실질적 진정성립도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서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즉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진술조서, 피해자진술조서의 경우 원진술자인 피의자, 참고인, 피해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서명·날인·간인의 진정(형식적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면서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자신의 검사에 대한 진술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고 진술을 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는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요지이다. 대법원판례는 공판중심주의를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4) 대법원판례는 피고인의 공범자에 대한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해서 뿐 아니라 피고인 자신에 대한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에 관해서도 적용된다. III. 형소법 제312조제1항의 성립의 진정 1. 성립의 진정의 의미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 본문의 성립의 진정이라 함은 조서의 형식적 성립의 진정, 즉 서명·날인·간인의 진정과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 즉 조서의 기재내용이 진술자(피의자, 참고인,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는 통설, 판례의 견해이다. 대법원판례는 조서의 기재와 진술의 일치를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동조하는 학자들이 있으나 조서의 기재와 진술이 일치한다는 것, 즉 진술한 대로 조서에 기재하였다는 것은 조서의 실질(實質)의 문제가 아니고 조서의 내용(內容)의 문제라는 점, 진술과 조서의 기재가 일치한 경우를 조서의 실질이 진정하게 성립된 겅우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부적절한 표현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라는 용어보다는 내용적 성립의 진정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본다(백형구, 형사소송법강의 제8정판 663면; 동저 알기쉬운 형사소송법 제3판 2005년 338면). 형식적 성립의 진정,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형식적 진정성립, 실질적 진정성립이라고도 한다. 2. 형식적 성립의 진정과 실질적 성립의 진정과의 관계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있어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면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추정되는가에 관해서 이를 긍정하는 견해가 있으나(임동규, 형소 477면; 정웅석 형소 800면) 이를 부정하는 견해(백형구 강의 663면; 이재상 형소 517면; 신양균 형소 727면; 백형구 알기쉬운 형사소송법 338면)가 타당하다고 본다. 피의자신문조서에 있어 서명·날인·간인의 진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피의자의 진술과 조서의 기재가 불일치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3. 성립의 진정의 인정방법 (1) 원진술자가 성립의 진정을 인정하는 경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진술조서, 참고인진술조서에 대해서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형식적 성립,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인정한다고 진술을 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는 ‘공판기일에서의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형소법 312조1항 본문)에 해당한다. (2) 원진술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진술조서, 참고인진술조서에 대해서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형식적 성립(서명·날인·간인)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필적·인영·무인 등의 감정에 의해서 그 서명·날인·간인의 진정함이 입증되면 그 조서의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백형구 등 4인공저, 주석형사소송법 개정판, 1996년, 법원사, 478면). 필적·인영·무인의 감정에 의해서 서명·날인·간인의 진정함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그 조서의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한다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피해자진술조서, 참고인진술조서에 대해서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고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그 조서작성자의 진술(증언),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의 진술(증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등에 의해서 진술과 조서의 기재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는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 본문은 「… 공판기일에서의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면 그 조서는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견해이나 ①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 본문은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아니하고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 ② 형사소송법 제318조제1항은 ‘검사와 피고인이 증거로 할 수 있음을 동의한 서류 또는 물건은…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는 경우에도 그 서류 또는 물건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 ③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12조제1항 본문이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면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는 것은 위 조항의 문리해석에 반하며 반대해석의 법리에 위배된다는 점 ④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조서작성자의 증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에 의해서 입증됨에도 불구하고 원진술자가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조서의 성립의 진정을 부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면 그 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대법원판례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다. 특히 피의자의 검사에 대한 자백의 임의성이 인정되고 검사의 피의자신문절차가 적법하며 피의자가 진술한 대로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그 조서에 기재된 자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IV. 판례평석 (1)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있어 형식적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추정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판례는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라는 용어보다는 내용적 성립의 진정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본다. (2)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 참고인진술조서의 경우 성립의 진정은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서만 인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조서의 원진술자가 공판기일에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조서의 실질적 성립의 진정이 부정된다는 대법원판례에 대해서는 찬성할 수 없다. 대법원판례에 의하면 유죄자불벌(有罪者不罰)의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판기일의 증거조사를 거쳐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005-03-14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Ⅰ. 序 說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의 진술과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단서가 본문이 규정한 증거능력의 요건을 완화한 것인지 아니면 강화한 것인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즉 제312조 제1항 단서의 ‘그 피고인의 공판진술에 불구하고’의 의미가 가중요건인지 아니면 완화요건인지의 여부가 문제된다. 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한 취지라고 이해한다. 반면에 후자로 해석하는 견해는 위 규정의 문언이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에 대하여 특신정황을 전제로 하여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요건을 완화한 것으로 이해한다. Ⅱ. 제312조 제1항 本文과 但書의 關係(成立의 眞正과의 關係) 1. 學 說 (1) 완화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의 문언이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피의자신문조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면 성립의 진정이 부정되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본문의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더라도’로 해석한다. (2) 가중설(제312조 제1항 단서를 본문에 대한 가중요건으로 보는 견해) 제312조 제1항을 목적론적으로 해석하여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엄격히 한 것으로 보고,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그 기재내용을 부인하는 진술을 하더라도 성립의 진정과 특신상태(신용성의 정황적 보장)가 있는 경우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는 견해이다. 따라서 단서의 ‘진술에 불구하고’를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에도’(예컨대 피고인이 검찰자백을 부인하는 경우에도)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2. 判 例 대법원은 종래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서명?날인의 진정을 인정한 경우에는 검찰에서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83.6.14, 83도647; 대판 1984.9.11, 84도1379; 대판 1986.9.9, 86도1177; 대판 1987.9.8, 87도1507)거나,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그 조서에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는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 제3항 소정의 절차를 거친 바 없이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없는 한 원진술자의 진술내용대로 기재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진술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다투더라도 그 조서의 간인, 서명, 무인한 사실이 있음을 시인하여 조서의 형식적인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한편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위 형사소송법 절차를 거친 바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라면 그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의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대판 1984.6.26, 84도748; 대판 1986.3.25, 86도218; 대판 1992.6.23, 92도769; 대판 1994.1.25, 93도1747; 대판 1995.5.12, 95도484; 대판 2000.7.28, 2000도2617)라고 하여 形式的 眞正이 있으면 實質的 眞正을 推定하고 있으며,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다?(대판 1992.2.28, 91도2337; 대판 1995.11.10, 95도2088; 대판 1996.6.14, 96도865)고 보면서, ?진술의 임의성이라는 것은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사정이 없다는 것 즉 증거의 수집과정에 위법성이 없다는 것인데 진술의 임의성을 잃게 하는 그와 같은 사정은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이례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진술의 임의성은 추정된다고 볼 것이다. ... 진술의 임의성에 관하여는 당해 조서의 형식, 내용(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진술을 녹취하고 작성완료후 그 내용을 읽어 주어 진술자가 오기나 증감?변경할 것이 없다는 확인을 한 다음 서명날인하는 등), 진술자의 신분, 사회적 지위, 학력, 지능정도, 진술자가 피고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관계 기타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법원이 자유롭게 판정하면 되고 피고인 또는 검사에게 진술의 임의성에 관한 주장, 입증책임이 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이는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 즉 특신상태에 관하여서도 동일하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實質的 眞正成立이 추정되고,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자백의 ‘任意性’이 추정되어 결국 특신상태까지도 인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법원은 ?검사가 피의자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형식적 진정성립뿐만 아니라 실질적 진정성립까지 인정된 때에 한해 비로소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같이 해석하는 것이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 및 구두변론주의를 내용으로 하는 공판중심주의의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원진술자인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간인과 서명, 무인한 사실을 인정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거기에 기재된 내용이 자기의 진술내용과 다르게 기재되었다고 하여 그 실질적 진정성립을 다투더라도 그 간인과 서명, 무인이 형사소송법 제244조 2항과 3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된 것이라고 볼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한 그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것으로 본 84도748판결 등 종전 대법원견해는 변경한다?라고 판시하면서, ?(병원원장) 최모씨와 (보험회사 직원) 오모씨가 제1심 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조서들의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의 기재들은 자신들의 진술과 달리 기재됐다고 진술했고, 피고인 주씨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사의 조서들은 실질적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들 조서들에 관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됨을 전제로 증거능력을 인정해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대판(전합) 2004.12.16, 2002도537)고 하여 후자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법 제312조 본문의 의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이른바 전문증거로서, 원칙적으로는 요증사실에 대한 엄격한 증명의 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 즉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검사 또는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피의자신문조서)나, 피의자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참고인진술조서), 검증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검증조서)는 그것이 위와 같은 전문증거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조건아래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데 있으며, 위 단서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하여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1)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라는 점에서 피고인이 되지 아니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 검증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강화하고(성립의 진정이외에도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이어야 함), 2) 그것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라는 점에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비하여 증거능력 인정의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이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는, 그것이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것이라면, 성립이 진정함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한, 피의자였던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여하에 불구하고,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것이다?(헌재결 1995.6.29, 93헌바45)라고 판시하여 명시적으로 성립의 진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의 대법원판례와는 달리 추정을 부정하고 있는 듯 하다. 3. 檢 討 이러한 견해의 대립은 실제문제로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형식적 진정성립은 인정하되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사례가 많음에 비추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데 완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중요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을 엄격히 한 취지와 모순되며, 반면에 강화요건으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곤란할 것이다. 생각건대 공판정의 조서의 증거능력을 쉽게 인정하면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할 우려도 있으나, ⅰ) 피의자진술서의 경우에 형식적 진정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이 추정되며, 피의자진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가 공판정에 함께 제출된 경우에 전자의 경우는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특신상태가 인정되면 증거능력이 부여됨에 반하여 후자의 경우는 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인하면 특신상태의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는 것은 동일한 절차에서 작성된 조서에 대하여 차별을 두어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서류 자체에 대한 허위기재여부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며, 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면 영미법계에서는 조서작성자인 수사기관이 공판정에 직접 나와서 진술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문진술(제316조 제1항)에 해당하지만 판례가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고(대판 1974.3.12, 73도2123), ⅲ) 수사기관으로서의 검사제도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 한 공판중심주심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검사들이 수사단계에서 중요한 사건 또는 다툼이 있거나 쟁점이 있는 사건의 경우 피의자나 참고인을 몇 시간씩 수차례에 걸쳐 직접 조사하면서 혐의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듯이 법원도 가능하면 직접 공판정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을 통해 심증을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 수사서류의 증거능력을 무조건 부인하는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며, ⅳ) 재판 실무상 재판정에서의 위증이 거의 처벌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사단계에서의 위증을 처벌하는 영미법상의 사법방해죄와 같은 규정도 없으며,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인은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정성립을 항상 부정할 것이므로 수사절차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더욱이 다른 사람의 사건에 관련되는 것을 싫어하는 한국인의 정서 및 피고인측의 협박 매수 등으로 위증이 성행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재판부는 미국과 달리 일반인이 아니라 전문적인 법관으로 구성되므로 일반인들이 증거가치를 잘못 판단할 것을 우려하여 조금이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증거를 처음부터 재판절차에 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해석할 필요성이 있고, ⅴ) 제310조의2는 전문법칙에 대한 일반조항으로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지만, 제311조에서 제316조는 전문법칙의 예외로서 적극적으로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312조 제2항이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이나 변호인’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증거능력판단의 주도권을 피고인측에 주는 반면, 제312조 제1항 단서는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여 법원에 적극적으로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실질적 진정을 부정한다고 하여 무조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법문에 반하여 사실상 증거능력판단의 권한이 법관으로부터 피고인에게 전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ⅵ) 대법원은 재독학자 송두율씨 사건에서 변호인의 피의자신문참여권까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상황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실질적 진정을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증거능력을 완화하여 해석하는 것만이 피고인의 인권보장에 충실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뒤에 놓여있는 피해자의 권리는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절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물론 피고인의 자백과 같은 인적 증거에 의한 수사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으나, 물적 증거에 기한 과학수사의 원칙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범죄와 관련된 사람의 진술을 듣지 아니하고는 정확한 진상을 파악할 수 없는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인적 증거의 확보방법은 여전히 범죄수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피의자?피고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적법절차의 강조와는 별도로 실체진실의 발견도 고려해야 하며, ⅶ) 종전처럼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에 너무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하면 공범자간의 자백이 상호보강증거가 되어 형사정책상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공범자가 모두가 자백하는 경우에는 전문법칙의 증거능력의 인정요건인 공범자에 대한 피고인의 반대신문이 문제될 염려가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는 법칙을 만들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공범자의 형식적 진정성립만이 인정될 경우에는 판례가 ?검사작성의 공동피고인(乙?)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공동피고인(乙)이 법정에서 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 공동피고인(甲)이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더라도 피고인 甲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판 1990.12.26, 90도2362; 대판 1991.4.23, 91도314; 대판 1991.11.8, 91도1984; 대판 1992.4.14, 92도442)고 판시하여 ‘그 공동피고인이 법정에서 성립의 진정 및 임의성을 인정한 경우에는’이라고 조건을 명확히 하여 이러한 사실상의 추정을 공동피고인의 경우까지 확대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의 추정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추정법리를 공범자인 공동피고인까지 확장시킨다면 사실상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의 문제를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한 증명력판단의 문제로 사실상 전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이 경우도 제312조 제1항 단서의 특신상태의 문제로 해결해야 하며, ⅷ) 법 해석기관인 사법부가 피고인의 인권보장이라는 합목적성만을 내세워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가 명문으로 특신상태를 고려하여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입법자의 결단을 무시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헌법상의 대원칙인 권력분립의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조문에 충실하게 종전 판례처럼 형식적 진정성립으로부터 실질적 진정성립을 추정하되 특신상태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사실상 추정설). 이렇게 해석한다면 피고인이 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한 취지에 모순될 뿐만 아니라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에 대한 거증책임을 피고인에게 부담지운다는 문제를 낳는다(조국, ?檢事作成, 被疑者訊問調書의 成立眞正과 證據能力?, 고시연구(2000.12), 159면)는 비판이 있으나, 이 견해에 따르면 피고인이 성립의 진정(실질적 진정성립)을 부정하는 경우 거증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서류(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증거조사 자체를 할 수 없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판례가 나오게 된 배경은 판례가 ?진술이 임의로 되지 아니하여 신빙할 수 없는 상태에서 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시하여 그 진술 자체의 임의성의 보장만 있으면 ‘特信狀態’의 존재를 추정하는 것처럼 읽혀지거나, 아니면 임의성의 보장을 곧 특신상태로 보면서, ?자백의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백이 증거능력이 있다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 자백의 진실성과 신빙성, 즉 증명력까지도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판 1983.9.13, 83도713; 대판 1986.8.19, 86도1075, 대판 1986.9.9, 85도64)라거나, ?자백의 신빙성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첫째로 자백의 진술내용 자체가 객관적인 합리성을 띠고 있는가, 둘째로 자백의 동기나 이유 및 자백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떠한가, 셋째로 자백외의 정황증거 중 자백과 저촉되거나 모순되는 것이 없는가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1995.10.12, 95도1957; 대판 1983.9.13, 83도712.)고 판시하여, 임증거능력의 요건인 임의성과 증명력의 요건인 신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면서 증거능력의 또다른 요건인 ‘특신상태’를 판단하는 것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문의 특신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라고 함은 적극적으로 그 상태를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며, 이에 대한 거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신상태는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위한 요건이므로 진술내용의 임의성과는 별개의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제312조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제312조의 요건뿐만 아니라 그 전제로서 피의자의 진술 자체가 ‘任意性’의 요건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Ⅲ. 結 語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단서에 대한 법원의 증거심사가 좀 더 엄격해졌다는 의미이지 피고인이 부인하면 곧바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인된다고 보는 것은 법문에 반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타당성도 빈약하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도 대법원이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信用性이나 任意性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대판 1995.12.26, 95도2340; 대판 1987.3.24, 87도81)고 보면서 일응의 기준으로, 진술내용의 신빙성을 담보할 具體的이고 外部的인 情況이 있어야 하고, 그 담보의 정도가 虛僞介入의 여지가 거의 없을 정도이어야 한다는 두가지를 제시하면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란 자기에게 불이익한 사실의 승인이나 자백은 재현을 기대하기 어렵고 진실성이 강하다는 데 근거를 둔 것으로서, 반드시 그같은 진술이 공소제기후 법관의 면전에서 행하여졌을 때에는 가장 믿을 수 있고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상대적으로 신빙성, 진실성이 약한 것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범행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외부와의 접촉 및 장래에 대한 걱정 등이 늘어감에 따라 그 진술이 진실로부터 멀어져가는 사례가 흔히 있는 있는 것이므로, 이른바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의 存在 및 그 强弱에 관하여서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를 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대판 1983.3.8, 82도3248)라고 판시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도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한 제314조의 위헌여부와 관련된 ‘信用性의 情況的 保障’이라는 제약조건의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특히 信憑할 수 있는 狀態下’라 함은 진술내용이나 조서의 작성에 있어서 허위개입의 여지가 없고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라고 법원의 판례가 오랜 세월을 통하여 개념짓고 있으며, 이는 진실성이나 신용성에 있어 反對訊問을 갈음할 만한 외부적 정황이라고 할 것으로, 부득이한 사유로 법관의 면전에서 진술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진술인 증거를 요증사실의 인정자료로 삼을 수 있는 제약조건으로서는 합리성이 있는 조건이라고 할 것이다?(헌재결 1994.4.28, 93헌바26)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체적이고도 엄격한 요건을 방기한 채, 무조건 증거능력을 부인한다고 보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종전 판례처럼 사실상의 추정을 인정하되 특신상태에 대한 더 엄격한 심사를 행하는 것이 타당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2005-01-10
기소전 체포·구속적부심사단계에서의 수사기록열람·등사청구권
I. 사건 개요 및 판결 요지 사기죄로 구속된 청구외 김○억의 변호인으로서 그로부터 구속적부심사청구의 의뢰를 받은 청구인이 피청구인인 인천서부경찰서장에게 위 김○억에 대한 수사기록 중 고소장과 피의자신문조서의 열람 및 등사를 신청하였다. 피청구인은 위 서류들이 형사소송법 제47조 소정의 소송에 관한 서류로서 공판개정전의 공개가 금지되는 것이고, 이는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 제1호소정의 이른바 다른 법률에 의하여 비공개사항으로 규정된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위 비공개결정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이유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2003년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결정을 내린다. 즉, (1) 형사피의사건의 구속적부심절차에서 피구속자의 변호를 맡은 청구인으로서는 피구속자에 대한 고소장과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열람하여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구속적부심절차에서 피구속자를 충분히 조력할 수 없으므로, 위 서류들의 열람·등사는 변호인인 청구인에게 그 열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핵심적 권리로서 청구인의 기본권이며, 또한 이는 변호인의 알 권리에 속한다; (2) 고소장과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열람이 헌법상 변호인의 변호권 내지 알 권리로 보호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제한이 가능하지만, 이 사안에서는 이 권리를 제한해야 할 사정이 없다; (3) 피청구인은 “소송에 관한 서류는 공판의 개정전에는 공익상 필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지 못한다”라는 형사소송법 제47조를 근거로 하여 열람·등사를 거부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동조의 입법목적은 형사소송에 있어서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을 받아야 할 피의자가 수사단계에서의 수사서류 공개로 말미암아 그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목적이 있는 것이지, 구속적부심사를 포함하는 형사소송절차에서 피의자의 방어권행사를 제한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 결 정 요 지 - 변호사가 구속적부심 절차에서 피구속자에 대한 고소장과 경찰의 신문조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피구속자를 충분히 변호할 수 없으므로 수사기록 열람·등사는 변호인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핵심적 권리로서 변호인의 기본권이며 또한 변호인의 알 권리에 속한다 II. 논의의 전제―소송기록열람·등사권과 공소장일본주의의 긴장 형사소송법 제35조는 “변호인은 소송계속중의 관계서류 또는 증거물을 열람 또는 등사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의 기록열람·등사권은 변호인이 피고인의 혐의 내용, 수사결과 및 증거를 파악하여 검사의 공격을 대비하여 피고인을 변호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열람·등사권은 피고인의 권리이기도 하다(법 제55조 1항, 제292조 2항, 규칙 제30조 1항). 근래까지 이러한 소송기록열람·등사권은 ‘공소장일본주의’(규칙 제118조 2항)와의 관련 속에서 볼 때, 공소제기후 증거제출 전까지의 기간 동안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에 대하여도 인정되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많은 논쟁이 있었다. 특히 검찰측은 ‘공소장일본주의’의 취지를 강조하며 열람·등사권을 부정해왔다. 그러나 1997년 헌법재판소는 공소장일본주의는 “어디까지나 법원에 대한 예단 배제의 한도 내에서 운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것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된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고, 소송기록열람·등사권열람·등사권가 헌법상 보호되는 권리임을 분명히 하였다(헌법재판소 1997.11.27. 선고, 94헌마60 결정). 공소제기후 증거제출전 단계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권을 규정한 명문의 법률규정이 없는 입법의 미비상황에서, 헌법재판소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기초로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을 도출하였던 것이다. 이후 검찰도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1997년 대검예규를 개정한 바 있다. - 평 석 요 지 - 1977년 결정이 공소제기 후 증거제출 전 검사 수중에 있는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여 '실질적 당사자주의'를 강화시켰다면 2003년 결정은 이 권리를 일정한 조건하에서 기소 전 단계로 확대시켰다. 현시점에서 두개의 결정과 대검예규의 내용을 취합하여 형사소송법에 열람·등사청구권의 허용범위, 예외, 절차, 구제방법 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III. 대상판결 분석 대상판결인 2003년 헌법재판소 결정은 기본적으로 1997년 헌법재판소 결정의 입장에 서 있다. 2003년 결정은 수사기록의 열람·등사청구권이 “피구속자를 조력할 변호인의 권리”이자 “변호인의 알 권리”임을 명시적으로 재확인하였고,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 의거한 피청구인의 수사기록공개거부에 대해서도 1997년 결정에서 제시한 열람·등사의 제한사유에 기초하여 그 정당성을 판단하고 있다. 또한 1997년 결정이 공소장일본주의를 이유로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밝힌 것처럼, 2003년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47조가 피고인의 방어권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03년 결정에서 심판청구 자체의 적법성 판단 문제가 선결적으로 검토되지만 이 점에 대한 검토는 생략하고, 이하에서는 본안 결정의 의미를 1997년 결정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평석하기로 한다. 1. 열람·등사권의 공소제기 이전 단계로의 ‘부분적 확장’ 상술한 1997년 결정은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는 “피고인에 대한 수사가 종결되고 공소가 제기된 이후”에 한하여 허용되며, “공소제기 이전의 수사단계에서도 열람·등사를 허용한다면 수사기밀의 누설 등으로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현저히 방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 판시내용을 반대해석하면 공소제기 이전의 수사단계에서는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대상판결인 2003년 결정은―구속적부심사청구를 의뢰받은 경우에 한하지만―기소전에 구속된 피의자의 변호인에게도 수사기록의 열람·등사권을 인정함으로써, 수사기관에 대한 증거개시청구권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렇게 수사기록의 열람·등사권이 인정되는 시간대를 기소전의 단계로 앞당긴 것은, 향후 헌법재판소가 구속적부심사청구라는 조건이 없는 상황에서도 피의자의 변호인에 대하여 수사기록에 열람·등사권의 인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데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2. 열람·등사의 대상―고소장에 대한 열람·등사의 허용 확인 1997년 결정은 열람·등사의 대상에 대하여 상세한 지침을 제시하면서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에 대해서는 “제한없이” 열람·등사가 허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997년 결정은 고소장의 허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3년 결정에서는 구속적부심사건 피의자의 변호인이 고소장을 열람·등사할 권리가 있느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송인준 재판관은 자신의 반대의견에서, 고소장에는 사실관계 외에도 주요한 증거방법까지 기재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고소장의 열람 및 등사를 피의자나 그 변호인에게 허용하게 되면 수사기관이 아직 조사하지 아니한 증거방법까지 피의자측에 미리 알려주게 되는 결과가 되고, 그로 인하여 주요 참고인이 소재불명이 된다거나 기타 자기에게 불리한 증거를 인멸할 경우 실체적 진실발견이 어려워지고 국가형벌권의 행사가 현저히 방해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수사 초기단계에서 피청구인이 고소장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이러한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고소장에 증거방법이 나열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나열되어 있다 하여도 이를 제외하고 공개하는 것도 가능하며, 증거방법에 대한 불법적 작용은 변호사의 윤리와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인데 변호사와 같은 고도의 윤리적 주체가 범죄적 행위에까지 나아갈 것을 전제로 하여 제도를 설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위에서 본 우려는 고소장을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취급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라고 파악하여, 고소장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거부한 피청구인의 정보비공개결정은 청구인의 피구속자를 조력할 권리 및 알 권리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고소장에 열거된 증거방법이 공개되면 변호인측에 의한 증거인멸 등의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고소장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구속적부를 심사하는 수사의 초기단계에 피고인을 충분히 조력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상되는 부작용은 다수의견이 지적하였듯이 문제가 되는 증거방법을 제외하고 공개함으로써 극복해야지, 고소장 자체의 열람·등사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1997년 결정은 ‘참고인 진술조서’에 대하여 증인에 대한 신분이 사전에 노출됨으로써 증거인멸, 증인협박 또는 사생활침해 등의 폐해를 초래할 우려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명시하였던 바, 고소장을 ‘참고인 진술조서’에 준하여 허용할 수 있다고 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게다가 1999년 대검예규 제296호가 “피고소인·피고발인 또는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장 또는 고발장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담당 검사는 청구인에게 그 요지를 고지함으로써 열람에 갈음할 수 있다”(제3조 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는 마당에, 헌법재판소가 고소장의 열람·등사를 막을 이유는 더더욱 없다 할 것이다. IV. 맺음말 1997년 결정은 공소제기후 증거제출전 검사의 수중에 있는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여 ‘실질적 당사자주의’를 강화시켰다면, 2003년 결정은 이 권리를 일정한 조건 하에서 기소전 단계로 확대시켰다. 한편 현 시점에서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두 개의 결정과 대검예규의 내용을 취합하여 형사소송법에 열람·등사청구권의 허용범위, 예외, 절차, 구제방법 등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헌법적 권리로 인정된 수시기록열람·등사권이 대법원규칙이나 대검예규에 의하여 제약되고 있어 헌법 제12조 제1항 위반이 문제가 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2004-02-20
불법한 긴급체포 중 작성된 피의자신문 조서 및 약속에 의한 자백의 증거능력
I. 사실의 개요 검사는 현직 군수인 피고인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B 및 참고인의 진술을 확보한 후 A를 소환·조사하기 위하여 군수실로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A가 자택 근처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수사관이 오면 그곳으로 오라고 했다는 도시행정계장의 말을 듣고 행정계장과 함께 A가 기다리고 있던 장소로 가서 A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위반의 혐의로 긴급체포하였다. 이후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때까지 A를 유치하면서, 검사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별건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받고 있던 B는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검찰진술을 한 후 사안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문서위조 부분에 대해서만 분리기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검사로부터 보석허가의견까지 받았다. B는 검찰에서는 뇌물공여를 인정하였으나, 법정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검찰에서의 자백은 허위진술이라고 증언하였다. 대법원은 A의 검찰피의자신문조서는 불법한 긴급체포상태에서 작성된 것이기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배제된다라고 파악하고, B의 진술의 경우는 그 임의성은 인정되지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A의 뇌물수수와 B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II. 불법한 긴급체포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배제 1. 불법한 긴급체포와 자백배제 긴급체포란 중대한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받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피의자에 대하여 법관의 사전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경우 허용되는 무영장 체포를 뜻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A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위반의 혐의를 받고 있었던 바, ‘범죄의 중대성’ 요건은 충족된다. 그러나 체포의 ‘필요성’과 ‘긴급성’ 요건은 충족되지 못한다. 이 사건에서 검찰수사관이 피고인을 체포할 당시 피고인은 우연히 발견한 것도 아니고, 피고인은 스스로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자신의 거처를 일러주도록 미리 지시해두었다. 그리고 수사관이 체포장소에 도착하였을 때도 도망하려거나 소환에 불응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직시하자면 긴급체포를 실행한 검사 등의 판단은 현저히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이며, 따라서 긴급체포의 요건이 흠결되었음에도 수사기관이 체포영장 없이 긴급체포형식으로 피의자를 체포·구금한 것은 영장주의에 위반한 위법한 구금에 해당한다. 불법한 신체구속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영장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다. 이러한 불법한 신체구속 상태에서 피의자로부터 획득한 자백이나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면 영장주의는 형태화되고 만다. 불법한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에 위배되는 중대한 위법으로 그 체포에 의한 유치 중에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대해서는 우리는 완전히 법원과 의견을 같이 한다. 근래까지 대법원이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동원하여 임의성이 있는 자백을 배제한 것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접견권이 침해된 경우에 제한되어 있었던 바, 대상판결은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을 불법한 체포 상태에서 획득한 자백에 대해서도 적용한 획기적 판결이다. 이는 불법한 체포상태에서 획득한 자백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일련의 판결, 예컨대 1975년의 ‘Brown v. Illinois 판결’[422 U.S. 590 (1975)], 1979년의 ‘Dunaway v. New York 판결’[442 U.S. 200 (1979)] 및 1982년 ‘Taylor v. Alabama 판결’[457 U.S. 687 (1982)] 등에 비유될 만하다. 2. 배제의 근거 그런데 법원이 취하는 배제의 근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09조를 ‘자백의 임의성 법칙’으로 파악하고, 이를 자백의 위법배제법칙과 구별하여 이해하고 있다. 즉, 고문에 의한 자백같이 자백의 임의성이 없는 경우와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수 없으나 그 획득의 절차와 방법이 위법한 경우 사이의 질적 차이에 주목하고, 전자는 자백배제법칙으로, 후자의 경우 자백의 임의성 문제가 아니라 별도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배제의 근거는 초실정법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실정법화된 자백배제법칙이어야 한다. 연혁적으로 볼 때 자백배제법칙이 ‘임의성’ 기준과 불가분의 관련을 맺고 있음은 사실이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문언에 ‘임의성’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절차의 위법은 있으나 임의성이 인정되는 자백을 예상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해석과 일치하지 않는다. 임의성에 의심 있는 불공정하게 획득된 자백은 이미 임의성 있는 자백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경우는 위법수집자백배제에 대한 하위 실정법규가 없기에 헌법에서 바로 위법수집자백의 증거능력배제를 도출하였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09조가 증거배제의 근거로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자백배제의 일차적 근거로 해석하는 것이 해석방법론으로 옳을 것이다. 요컨대 피고인 A에 대한 불법체포에 따른 불법구금상태에서의 진술획득은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로 인한 자백’ 획득에 해당하므로, 자백의 임의성과 상관없이 구속의 위법 때문에 자백의 증거능력이 배제되어야 한다. III. ‘약속’에 의한 자백의 증거능력 배제―임의성 결여인가, 신빙성 결여인가? 대법원은 B의 검찰진술의 임의성은 인정하지만 신빙성을 부정하여 증거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피고인 B의 검찰자백은 그 신빙성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임의성에 의심이 있기에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상판례의 사실관계를 검토해보면, 검사는 별건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받고 있던 B가 A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진술을 하면 사기의 점에 대해서는 무혐의처분을 하고, 사안이 가벼운 사문서위조 부분에 대해서만 분리기소하기로 약속하고 B의 자백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따르면, 검사가 B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내린 이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가 사실오인, 수사미진, 이유불비 등을 이유로 재기수사명령을 하였는데도 불기소처분을 내린 검사는 항소법원에 불기소처분의 정당성을 극렬 주장하였고, 제1심 법원에서 B의 보석에 관한 의견조회에 대하여 이례적으로 보석허가의견까지 제출하였으며, B가 석방된 뒤에도 계속 불러 진술번복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였고, 검찰주사보가 B를 수 차례 유흥주점에 데려가 음주·유흥케 하였고, B가 진술을 번복하여 보석취소결정으로 재수감된 후에도 제1심 선고판결 선고 전까지 무려 12회에 걸쳐 진술을 재번복하라고 회유하였다. 이상의 점에서 볼 때 검사와 피고인 B 사이에는 B의 자백을 하는 대가로 하는 일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보이며, 이 경우 B의 자백은 그 신빙성은 물론이고 임의성도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B가 당시 거액의 사기범행으로 중벌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고, 건강악화, 아들의 수술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는 점등을 고려하자면 검사의 사기의 점에 대한 불기소처분 약속은 B의 의사결정에 아주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다른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정한 증거가 발견되면 피의자가 자백하겠다고 한 약속이 검사의 강요나 위계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던가 또는 불기소나 경한 죄의 소추 등 이익과 교환조건으로 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자백의 약속 하에 된 자백이라 하여 곧 임의성 없는 자백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판 1983. 9. 13, 83도712]라고 판시한 바 있는데, 이를 반대해석하면 불기소나 경한 죄의 소추 등 이익과 교환조건으로 이루어진 자백은 임의성이 의심스러운 자백임을 밝힌 것이다. 요컨대, B의 자백은 ‘약속’에 의한 자백으로 그 신빙성 여부를 논할 필요도 없이 형사소송법 제309조의 ‘기타의 방법으로 임의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 이유가 있는’ 절차위법이 존재하였으므로 그 자백의 증거능력은 배제되어야 한다. IV. 맺음말 대상판례에서 법원이 불법한 긴급체포 상태에서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영장주의의 대원칙을 지키고 불법수사를 억지하는데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바 상찬(賞讚)받아 마땅하다. 다만 우리는 그 자백배제의 근거가 초실정법적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09조이어야 한다고 보는데 차이가 있다. 그리고 피고인 B의 검찰자백은 ‘약속’에 의한 자백으로 그 신빙성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임의성에 의심이 있기에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따라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2002-10-28
강현중·박종보 교수의 효력정지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 사법시행령 4조3항 및 군행형법시행령 43
1. 서설 사법시험 제1차시험을 4회 응시한 자는 마지막으로 응시한 제1차시험의 시행일로부터 4년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해의 말일 까지는 제1차시험에 다시 응시할 수 없도록 한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0. 11. 21.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 신속하게 헌법재판소가 2000. 12. 8.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또한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를 매주 2회로 제한한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전단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2002. 3. 22. 청구된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안에 헌법재판소가 2002. 4. 25. 본안에 대한 종국결정 선고시까지 위 법령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강현중 교수와 박종보 교수의 평석이 각각 2001. 3. 26.자 및 2002. 6. 6.자 법률신문에 실렸는데 필자의 주관적 졸견에 의할 때 그 평석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사료되어 필자의 사견을 피력해 보기로 한다. 2. 헌재 2000. 12. 8. 2000헌사471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 효력정지 가처분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 헌법재판소법은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헌법소원심판절차에 있어서도 가처분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고, 달리 가처분을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가처분이 허용된다. 위 가처분의 요건은 헌법소원심판에서 다투어지는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의 현상을 그대로 유지시킴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그 효력을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 된다. 따라서 본안심판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위와 같은 가처분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면,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되었을 때 불이익과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하여 후자의 불이익이 전자의 불이익보다 큰 경우에 가처분을 인용할 수 있다. 사법시행령 제4조 제3항이 효력을 유지하면, 신청인들은 곧 실시될 차회 사법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합격기회를 봉쇄당하는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어 이를 정지시켜야 할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는 반면 효력정지로 인한 불이익은 별다른 것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허용함이 상당하다. (2) 강현중 교수의 평석요지 가처분과 같은 법적 제도는 궁극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창설되어야 한다. 어떤 국가기관이 일정한 법적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그러한 제도를 만들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그 제도를 마련하여 주지 않는한, 자기필요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그 제도를 창설할 수는 없다. 가처분에서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변론권 보장은 중요한 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헌법재판소법상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을 취하고 있는 정당해산심판과 권한쟁의심판에서만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 것은 결코 우연이거나 예시가 아니다.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에 있어서는 대립당사자의 구조와 구두변론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지는 않으므로 이와 성질을 달리하는 민사소송법의 가처분규정이 준용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에서도 잠정성과 보전성이 있는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듯이 허용하여야 하는데 피청구인이 없는 헌법재판소의 가처분에서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신청할 수 없다. 피청구인이 없다고 하여 이의와 취소가 허용되지 않는 가처분이라면 이것은 민사소송법을 준용한 것이 아닌 초법규적 가처분이 될 것이다. 가처분제도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독일에서의 잠정처분의 내용 가운데는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될 뿐 아니라 연방헌법재판소가 최고법원으로서 사법부를 구성하는 독일제도의 소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헌법상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사법권은 법원이 독점하고 있어 독일과 사정이 아주 다르다. 그런데도 외부기관(헌법재판소)이 법원이 한 재판의 정지를 명하는 것은 사법권의 침해일 뿐만 아니라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된다.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 (3) 비판 우리 헌법재판소가 행한 가처분결정은 법적 근거없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가 그 법률적 근거가 된다. 여기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법적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은 일반 민사재판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포괄준용’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에 따라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규정과 행정소송법상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할 때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소는 위 규정들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의 여부와 상관없이 가처분관련 규정들을 헌법소송에 준용할 수 있는 것이다. 준용의 법적 의미에 입각할 때 그리고 대립당사자구조를 취하지 않는 심판절차도 헌법재판에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드시 대립당사자의 소송구조에 있을 때만 가처분이 헌법재판에서 적용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아니한다. 또한 위 평석은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특히 행정소송법도 준용된다는 것을 잊고 있다. 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당사자대립구조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도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변론을 열 수 있는데(헌법재판소법 제30조 제2항 단서, 제25조 제1항, 제27조 제2항) 대심적 구조를 취하여 변론을 여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있고 변론을 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준용할 수 없다는 논리도 성립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은 타당하지 않다. 특히 위헌법률심판과는 달리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피청구인이 존재해서{헌법소원심판은 전형적인 대립당사자의 구조로 되어있다.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았을 때 청구인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헌법재판소법 제68조) 예컨대 공권력의 행사로 기본권의 침해를 받은 경우 청구대상이 특정되어야 하고 청구대상이 특정되면 그 공권력을 행사한 자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답변서를 제출받는 것(헌법재판소법 제27조 제1항, 제29조 제1항 및 제2항)이 우리 헌법재판의 일반적인 실무례이다}대립당사자의 대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위 견해는 헌법소원심판에서 직권심리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변론주의를 취하고 있는 점만을 보고 직권심리주의와 대립당사자주의를 혼동했거나 헌법소원심판에서는 대립당사자의 대석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을 잊고서 하는 주장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민사소송법상의 가처분을 ‘준용’할 때 가처분이의와 취소를 성질상 반드시 허용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왜 그러야 하는지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피청구인이 없어서 가처분이의나 취소를 할 수 없다면 바로 그것으로 족한 것인데 일단 내려진 가처분결정에 대해 왜 존재하지도 않은 피청구인 관념까지 상정하면서 반드시 이의나 취소를 따질 필요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볼 때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우리 대법원과 같이 독일기본법 사법의 장(제9장)에 있는 규정되어 있는 법원이지만, 우리 대법원과 달리 상고심재판권을 관할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권만을 독립하여 관장한다(우리 대법원이 우리 헌법제101조 제2항에 있는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에 대단한 집착을 보이고 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고 있지만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사법의 장에 규정되어 있어도 최고법원이라는 표현은 독일기본법 및 연방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없다. 연방헌법재판소법 제1조는 연방헌법재판소는 여타의 모든 헌법기관에 대하여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연방의 법원이다라고 규정하여 연방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상고심재판권은 5개의 연방대법원에서 관장하고 있는데 연방통상(민·형사)법원, 연방행정법원, 연방재정법원, 연방노동법원, 연방사회법원이 그것이다(독일기본법 제95조 제1항). 연방헌법재판소는 평석자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일반 사법체계내에 있는 최고 ‘심급’법원으로서의 최고법원이 아니다. 이러한 의미의 최고법원은 위 5개의 연방대법원들이다. 형식적인 헌법규정상의 위치에 관한 문제와 구체적인 관할권의 범위의 차이를 제쳐놓는다면 우리 헌법재판소의 지위와 기능이 대동소이하다. 헌바사건에서 사후적으로 재심에 의한 구제를 받는다는 것과 사전적인 보전조치로서의 가처분을 구별하여야 한다. 헌바사건에서 재심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처분결정에서 형량판단의 요소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개별적인 경우에 다양한 사안에서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한 채 재심제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처분제도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인정되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결정된 법률을 적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예외적인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필요성과 나아가 헌바사건의 헌법소원에서의 가처분의 가능성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법률의 효력정지를 명하면 최고입법기관인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논증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소가 가처분으로 재판의 정지를 명할 때 최고심급법원인 대법원이나 일반법원의 사법권이나 그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헌법재판소의 헌법재판권행사만 있을 뿐이다. 또한 가처분결정은 그 이유구비요건의 심사에서 항상 형량판단이 수반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재판정지가처분이 내려지면 재판절차를 불안정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게 되고 더욱이 독일과 달리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제도가 인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독일식의 잠정처분제도가 인정된다면 그 불안정과 혼란의 범위는 더 넓고 깊게 된다는 평석자의 주장은 논리비약적 과장아니면 기우라고 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 3. 헌재 2002. 4. 25. 2002헌사129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의 평석에 대한 비판 (1) 헌법재판소의 결정요지 군사법원법 제242조 제1항 중 제239조 규정에 의하여 신청인에 대하여 한 1차 연장 구속기간은 2002. 3. 28.에 이미 끝나 더 이상 군사법경찰관의 조사단계에서 구속기간이 연장될 위험이 없으므로 위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으로 당장 정지시켜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의 집행정지규정과 민사소송법 제714조의 가처분규정에 의하면, 법령의 위헌확인을 청구하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가처분은 위헌이라고 다투어지는 법령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킬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가처분에 의하여 임시로 그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아니하면 안될 필요가 있을 때 허용되고, 다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일 때에는 그 효력의 정지로 인하여 파급적으로 발생되는 효과가 클 수 있으므로 비록 일반적인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인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면회제도는 피구속자가 가족 등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통로를 적절히 개방, 유지함으로써 한편으로는 가족 등 타인과 교류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어 파멸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조력하고자 존재하는 것으로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들의 면회의 권리를 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아 매일 1회 면회할 수 있는 피구속자와 비교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한다면, 군행형법시행령의 적용을 받는 자들은 이로 인하여 인간으로서의 행복추구권이나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 행사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다. 위 규정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된다면 군인의 신분이거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가 외부인과의 잦은 접촉을 통해 공소제기나 유지에 필요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국가방위와 관련된 중요한 국가기밀을 누설할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수용기관은 면회에 교도관을 참여시켜 감시를 철저히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면회를 일시 불허함으로써 증거인멸이나 국가기밀누설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처분을 인용한다 하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는 없다여기에는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김효종,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이 있다. 이 반대의견에 의하면 위 군행형법시행령 규정은 미결수용자에게 외부인과의 면회를 주 2회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기회에 신청인들은 다수의견이 설시하는 바와 같은 면회의 목적을 대체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다 변호인과의 접견이 원칙상 제한 없이 허용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면회제한 규정의 효력을 가처분에 의하여 긴급히 정지시켜야 할 급박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박종보 교수의 평석요지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과 민사소송법 제714조는 원래 당해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법원이 임시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법령의 일반적 효력정지까지 예상하고 있는 규정은 아니다. 당해 사건의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가처분규정을 근거로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킴으로써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위 법률들에 규정된 가처분제도의 원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이나 민사소송법의 가처분 규정에는 없는 내용(법령에 대한 효력정지)을 준용한다고 한 결과가 되어, 헌법재판소가 법률상 근거없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법령의 효력정지가처분제도를 창설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가처분을 허용한다면 법률의 효력상실이라는 위헌결정의 효력을 가처분이라는 별도의 제도로 선취하는 결과가 될 것인데, 이는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과 조화될 수 없다. 이 사건 심판대상인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은 “참모총장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여 면회 횟수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여지를 인정한다. 조문 전체의 취지로 볼 때 면회 횟수를 주 2회만으로 직접 제한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헌법소원 본안사건은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각하되어야 마땅하다. 이사건 헌법소원은 법원의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사건에서 법령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가처분까지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 (3) 비판 헌법재판소의 관할과 행정법원의 관할이 다르기 때문에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을 준용한다는 핵심적인 의미는 행정소송에서 처분의 효력정지에 대응하여 이에 적절히 변경을 가하여 헌법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헌법소원에서 법령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경우 법령의 효력정지의 가처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위의 주장은 근본적으로 해석론적 차원에서 준용과 직접적용의 차이를 명백하게 오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본안결정의 대상인 법률의 효력 또는 집행이 현실적으로 발생 또는 진행되고 있는한 그리고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한, 나아가 본안결정이 있을 때까지 회복할 수 없는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한 ‘그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시간적 효력과는 상관없이’ 이에 대한 사전보전조치로서 법률의 효력정지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가능하다. 사전보전조치로서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법률의 효력정지 내지 집행정지의 가처분이 법률의 효력을 획일적으로 전면적으로 무효화시키는 본안결정에서의 위헌결정과 결코 등가물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위헌결정된 법률의 향후무효법제에서 가처분을 인정하면 본안결정을 선취한다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가처분에서 본안결정선취금지를 명백히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으로서 기본권침해의 직접성이란 집행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법률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의무의 부과·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생긴 경우를 뜻한다(헌재 1992. 11. 12. 94헌마213, 판례집 8-1, 147, 154). 이러한 직접성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평석자의 주장은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후단부분에 오인조준하여 우회적인 법원의 구제절차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은 정확히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이고 주문에서 군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중 전단부분의 효력은 본안사건인 2002헌마193 헌법소원심판청구사건의 종국결정선고시까지 이를 정지한다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평석자는 이 가처분결정의 형량판단에 대한 구체적인 논증없이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만한 사건이 못된다고 공허한 주장을 하고 있다. 적어도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형량의 무게중심은 무엇이었는가가 파악되어야 한다. 그 다음 어느 쪽의 형량판단에 공감하는가는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다. 4. 결론 헌법재판에서 가처분에 관한 이론과 헌법재판소의 실무현실 및 실정헌법재판소법 해석론에서 크게 벗어나서 헌법소원심판을 비롯한 헌법재판의 특정심판절차에서 가처분이 허용되느냐에 대해 더 이상 낭비적인 논란를 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상 가처분 일반조항의 신설규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건설적인 입법론의 담론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원활한 헌법재판을 위한 헌법재판소법개정이 뒷따라야 할 것이다.
2002-07-25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
헌법재판소는 2002. 4. 25.에 선고한 2002헌사129 결정에서 軍行刑法施行令 제43조 제2항 본문 중 前段 부분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면서,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의 執行停止規定과 민사소송법 제714조의 假處分規定에 의하면, 법령의 위헌확인을 청구하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가처분은 위헌이라고 다투어지는 법령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킬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가처분에 의하여 임시로 그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지 아니하면 안될 필요가 있을 때에 허용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가처분이 가능한가 하는 헌법소송법 문제 외에도, 우리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구제절차를 담당하는 권한이 헌법재판소와 일반법원간에 어떻게 배분되어 있는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1. 事件의 槪要 이 사건 신청인들은 차기전투기 사업(F-X 사업) 시험평가단 부단장에 근무하다가 군사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특수전사령부 유치장에 구속된 조아무개 공군대령과 그의 부인 문아무개씨이다. 신청인들은 군인의 신분이거나 군형법의 적용을 받는 미결수용자의 면회 횟수를 주 2회로 제한하는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중 전단부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이 규정의 효력을 本案事件의 결정 선고시까지 임시로 정지할 것을 구하는 假處分申請을 하였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認容한 것이다. 심판의 대상이 된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의 全文은 다음과 같다.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는 매주 2회로 하되, 참모총장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변호인과의 면회는 그 횟수를 제한하지 아니한다” 2. 憲法裁判所法上 假處分條項의 類推適用 우리 헌법 제111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헌법소원심판을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헌법재판소법은 이 모든 심판절차에 적용되는 가처분에 관한 일반조항을 두지 않고 정당해산심판과 권한쟁의심판에 대해서만 假處分規定(제57조 및 제65조)을 두고, 헌법소원심판에는 가처분에 관한 규정이 없다. 한편 법원의 제청에 의한 위헌법률심판의 경우에는 裁判停止規定(제42조),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權限行使停止規定(제50조)을 두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00. 4. 18. 제기된 舊 司法試驗令(2001. 3. 31. 대통령령 제17181호로 폐지된 것) 제4조 제3항 본문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2000헌마262)을 본안으로 한 가처분신청사건(2000헌사471)에서, 2000. 12. 8.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헌법소원심판절차에 있어서도 가처분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고, 달리 가처분을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가처분이 허용된다”고 판시하면서 위 사법시험령 조항의 효력을 본안의 終局決定 선고시까지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였고, 이번에 또다시 군행형법시행령 조항에 대하여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위 결정들은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가처분을 헌법소원에 유추적용할 수 있는 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서 論理的 飛躍이 있다고 생각된다. 제도신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에 따르는 모든 문제점을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立法者가 수행하여야 할 역할이다.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에 없는 가처분을 하는 것은 재판기관의 권한을 초월한 것이다. ‘필요’하고 굳이 ‘부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法官에 의한 法創造 또는 法獲得의 근거로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3. 行政訴訟法 및 民事訴訟法 規定의 準用 이 사건 결정에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 준용한다고 한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행정소송의 대상인 行政處分의 執行停止에 관한 규정이고, 민사소송법 제714조는 係爭物에 관한 가처분과 臨時의 地位를 정하는 가처분에 관한 규정이다. 이 조항들은 원래 당해 사건 당사자의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 법원이 임시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법령의 일반적 효력정지까지 예상하고 있는 규정은 아니다. 당해 사건의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한 가처분규정을 근거로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킴으로써 당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까지 효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위 법률들에 규정된 假處分制度의 原趣旨를 벗어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행정소송법의 집행정지규정이나 민사소송법의 가처분규정에는 없는 내용(법령에 대한 효력정지)을 준용한다고 한 결과가 되어, 헌법재판소가 법률상 근거 없는 헌법소원심판에서의 법령의 효력정지 가처분제도를 창설하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만에 하나 이러한 法創造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려면, 이것이 명백한 立法의 不備이고, 통상의 입법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재판기관이 이를 보완하지 않으면 제도 본래의 目的을 도저히 달성할 수 없거나 제도의 實效性을 보장할 수 없는 등의 모순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4. 違憲決定 效力의 先取效果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의하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위헌법률의 효력을 제정 당시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장래에 향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헌법적합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입법자가 결정할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인데, 우리 입법자는 후자의 입법정책을 채택한 것으로서 이는 헌법에 합치한다(헌법재판소 1993. 5. 13. 선고 92헌가10 결정).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시부터 장래를 향하여만 법률의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규범통제제도 하에서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위헌여부에 대한 종국결정을 하기 전에 가처분으로 당해 법률의 시행 또는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獨逸의 경우에는 위헌결정에 一般的 遡及效가 인정되므로 위헌결정 전에 기존의 법상태에 관하여도 헌법재판소가 미리 관여할 여지가 있다. 그러므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법의 가처분규정(제32조, 제93조의d 제2항)에 따라 헌법소원심판절차에서 종국결정 전에 법률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하더라도 제도모순의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한편 우리 나라와 같이 법령의 위헌결정에 將來效만 인정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절차에서 가처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헌법재판소는 법령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VfSlg 13706, 1994). 우리 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가처분을 허용한다면 법률의 효력상실이라는 위헌결정의 효력을 가처분이라는 별도의 제도로 선취하는 결과가 될 것인데, 이는 우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과 조화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의 장래무효원칙에 대하여 법원의 판례로 비교적 광범위한 예외가 인정되고 있으므로 법률의 위헌결정 전에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제도상 모순이 아니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효력은 위헌제청을 한 당해 사건,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 이와 동종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심판제청을 하였거나 법원에 위헌여부심판제청신청을 한 경우의 당해 사건과 따로 위헌제청신청은 하지 아니하였지만 당해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뿐만 아니라 위헌결정 이후에 위와 같은 이유로 제소된 일반 사건에도 미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1누5747 판결, 2000. 2. 25. 선고 99다54332 판결 등). 그러나 이 판례를 법률의 위헌결정에 대하여 일반적인 소급효를 인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 스스로 “법적 안정성의 유지나 당사자의 신뢰보호를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법치주의의 원칙상 요청되는 바”라고 한다(1994. 10. 25. 선고 93다42740 판결). 헌법재판소도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에 소급효를 인정하여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없고 나아가 구법에 의하여 형성된 기득권자의 이득이 해쳐질 사안이 아닌 경우로서 소급효의 부인이 오히려 정의와 평등 등 헌법적 이념에 심히 배치되는 때에도 소급효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위 92헌가10 결정). 요컨대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되는 범위는 具體的 規範統制의 實效性 보장을 위하여 이미 제소된 사건에 이를 인정할 필요가 있거나, 아직 제소기간이 渡過하지 않은 사건 중에서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경우에 예외적·부분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가처분에 의한 법령효력정지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법률의 효력정지제도를 위헌결정의 장래효 원칙에 대한 하나의 예외적 제도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점은 근본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이며, 입법자의 명시적 수권 없이 법률의 위헌결정 전에 그 효력을 정지시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5. 憲法訴願의 補充性(前審節次 履行要件) 우리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전에 다른 법률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치도록 하는 보충성의 원칙(또는 전심절차 이행요건)을 규정하고 있다(제68조 제1항 단서). 獨逸에서 보충성원칙은 헌법재판소의 업무부담경감과, 기초사실 및 일반법원의 법률적 견해의 전달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기능은 법원이 충분한 심리를 하고 법원의 재판에 대하여 널리 헌법소원이 행해지는 것이 전제된다. 그러나 우리 헌법소원제도는 독일의 제도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제도적 의의와 기능도 전혀 다르다.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우리 법제(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하에서 보충성원칙의 실제적인 의의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판관할권에 속하는 사항을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심판관할권에서 배제하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헌법소원의 보충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법원의 不適法却下 판례가 確立된 事案만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것이므로 헌법소원이 空洞化할 우려가 있다. 그 반면에 보충성원칙의 예외인정범위가 바로 헌법소원의 심판범위를 확보하는 기능, 즉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배분하는 기능을 하므로 예외인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는 “법령 자체에 의한 기본권침해가 문제될 때에는 일반법원에 법령 자체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것을 訴訟物로 하여 제소하여 구제를 구할 수 있는 절차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구제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헌법소원을 내야 하는 제약이 따르지 않는 이른바 보충성의 예외적인 경우”라고 일관하여 판시하고 있다(88헌마1 결정 이래 확립된 판례). 그러나 법령의 위헌성을 직접 소송물로 하여 일반법원에 제소할 길이 없다는 것이 법원에 의한 권리구제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데 주의하여야 한다. 침해의 직접성이란 법령의 “집행행위가 없어도 직접 침해될 수 있는 경우”를 뜻하는 것이지, 당해 법령의 “집행행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성이 있는 법령에 대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한 국민은, 보충성원칙의 예외가 인정된다면 바로 그 법령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도 있고, 집행행위를 기다리거나 집행행위를 촉구한 후에 그 집행행위에 대하여 구제절차를 밟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된다. 나아가 독일의 최근 판례와 같이 헌법소원의 보충성원칙을 단순히 전심절차 이행요건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기본권침해를 저지하기 위하여 청구인에게 허용되어 있는 모든 가능한 방법들을 전부 시도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BVerfGE 74, 102(113) 및 기타 다수의 판결), 구제절차란 법원에 의한 권리구제이면 되지 공권력 행사를 소송물로 하여 다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요컨대 법원에 의한 권리구제를 반드시 거치도록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직접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할 것인가(보충성원칙의 예외 인정) 여부의 궁극적 기준은 구체적 사건의 본질이 憲法解釋에 가까운가 아니면 事實認定 및 法律解釋에 가까운가 그리고 어느 재판기관이 이를 담당하는 것이 憲法政策上 바람직한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6. 結 論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법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그 법령의 적용이 문제된 재판이 사실상 전부 정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행정부도 그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을 전혀 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재판업무와 행정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어차피 위헌으로 결정될 법령이라면 위와 같이 법정책적·법이론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효력정지의 가처분을 선고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위헌결정을 하는 편이 법적 안정성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舊 司法試驗令 사건의 경우, 본안결정을 기다리면 한번의 응시기회를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으나, 긴급한 구제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본안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하였으면 되었을 것이다. 2000. 4. 18. 제기된 본안사건은 젖혀두고, 2000.12.8.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면서 2001년 실시될 사법시험 제1차 시험 응시기회를 논하는 것은 너무나 옹색한 논리이다. 구 사법시험령 조항에 대한 일반적 효력정지가처분 후 오랜 기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위헌여부에 관한 본안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규범통제제도의 정상적 운영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심판대상인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중 전단부분은 “미결수용자의 면회횟수는 매주 2회로 하되”라고 규정하여 일견 별도의 집행행위 없이도 기본권을 직접 침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항 본문 중 후단부분은 “참모총장은 미결수용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횟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여 면회 횟수에 대한 행정청의 재량여지를 인정한다. 조문 전체의 취지로 볼 때 면회 횟수를 주 2회만으로 직접 제한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헌법소원 본안사건은 침해의 직접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却下되어야 마땅하다. 설령 군행형법시행령 제43조 제2항 본문 중 전단부분이 직접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인정하여도,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인(헌법소원 본안사건의 청구인)들이 먼저 면회를 신청한 후 면회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이 절차에서 위 군행형법시행령 조항의 위헌·위법 여부가 재판의 전제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헌법 제107조 제2항에 따라 이를 심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헌법소원 본안사건의 본질은 청구인들의 접견교통권 보장 필요성과 군행형상의 제한필요성을 개별·구체적으로 비교형량하는 데 있으므로, 이와 같이 個別·具體的인 利益의 比較衡量이 관건인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는 법원이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 보충성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때에는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機能分擔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은 법원의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한 것으로서 不適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건에서 법령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하는 가처분까지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법령의 효력정지를 명하는 가처분신청을 인용할 만한 사건이 못된다. 이 사건 헌법재판소 결정은 무리한 준용이론을 전개하면서 사실상 입법을 하고 있고, 법원의 관할권과 중첩되는 문제도 야기하였다. 국가권력에 의한 개인의 권리침해를 구제하여야 할 기본적 권한과 책임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나누어서 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헌법소원심판에 있어서 가처분제도를 도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입법정책판단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헌법소원사건에서도 가처분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으나, 이 제도를 채택하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법령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제도는 그 파장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하여 입법자가 그 채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다. 가처분에 의하여 법령의 효력을 일반적으로 정지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에 반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 있는지 재판경험에 비추어 충분히 검토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또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충분히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2002-06-06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제5항의 위헌성
I. 사안의 개요 피의자 배병성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등 피의사건의 수사단계에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에 의하여 목격자 신춘균에 대한 證人訊問이 행하여지고 그 증인신문에 관한 證人訊問調書가 작성되었다. 다만 피의자 배병성과 그 변호인은 신춘균에 대한 증인신문에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피고인 배병성에 대한 피고사건의 公判期日에 검사가 위 證人訊問調書를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자 피고인의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과 제5항은 憲法 제12조 제1항·제4항, 헌법 제27조 제1항·제3항·제4항 및 헌법 제37조를 違反하였다는 이유로 憲法訴願審判을 청구하였으며 그 請求에 대해서 憲法裁判所는 다음과 같은 決定을 하였다. II. 憲裁判例의 要旨 1. 多數意見 刑事訴訟法 제221조의2 제2항 및 同條 제5항(8차 改正前의 조항) 중 제2항에 관한 부분은 憲法에 違反된다는 것이 多數意見이다. 多數意見은 공판기일전 참고인에 대한 증인신문에 있어 피고인의 反對訊問權을 제한한다는 것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適法節次의 原則에 위배되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違憲의 주된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즉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은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과다히 제한하는 것으로써…형사절차에서 피고인 등에게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상의 適法節次의 原則 및 피고인의 公正한 裁判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할 것이며…같은조 제2항은 범인필벌의 요구만을 앞세워 과잉된 입법수단으로 증거수집과 증거조사를 허용함으로써 법관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自由心證을 방해하여 헌법상 보장된 법관의 獨立性을 침해할 우려가 있고 결과적으로 適法節次의 原則 및 公正한 裁判을 받을 권리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憲法에 違反된다 할 것이다」라는 이론구성을 취하고 있다. 多數意見은 「憲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適法節次의 原則은 법률이 정한 형식적 절차와 실체적 내용이 모두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이어야 한다는 실질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서 특히 형사소송절차와 관련시켜 적용함에 있어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전반을 基本權保障의 측면에서 규율하여야 한다는 기본원리를 천명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하며…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公正한 裁判을 받을 권리속에는 신속하고 공개된 법정의 법관의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격·방어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는 재판, 즉 원칙적으로 當事者主義와 口頭辯論主義가 보장되어 당사자가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과 입증 및 반증을 하는 등 공격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2. 少數意見(反對意見) (1) 재판관 김진우의 反對意見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과 제5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같은법 제311조 後文이 憲法에 違反된다는 것이 김진우 재판관의 견해이다. 김진우 재판관은 조직범죄등 가공할 범죄의 피의자가 피해자 또는 목격자에 대해서 진술번복을 강요할 염려가 있으므로 목격자 또는 피해자의 진술은 미리 확보해 두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은 獨自的 必要性이 인정된다는 점,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참여를 판사의 재량에 맡겨놓고 있으나 그 규정을 强行規定으로 운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 피고인 등이 불가피하게 증인신문절차에서 배제되는 경우에도 법관이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입장에서 증언의 진정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증인신문절차를 주재할 수 있다는 점,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의한 증인신문절차는 수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이므로 그 절차에서 공판절차에서와 같이 반드시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反對意見의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김진우 재판관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의한 증인신문절차에서 피고인 또는 그 변호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고 증인을 신문하여 작성된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아무 제한없이 인정한 형사소송법 제311조 후문(후단)은 피고인의 공정한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피고인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2) 재판관 신창언의 反對意見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과 제5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신창언 재판관의 견해이다. 신창언 재판관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에 의한 증인신문제도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해서 필요한 제도라는 점, 수사절차에 있어서는 피의자 등의 반대신문권보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에 의한 증인신문절차에서 피의자의 참여권이 배제된 경우에도 공판절차에서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여 반대신문을 할 수 있으므로 피의자측의 반대신문권이 박탈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 그 증인신문조서의 증명력의 유무는 결국 법관의 자유심증에 의하게 된다는점 등을 반대의견의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신창언 재판관은 반대의견의 결론부분에서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익의 대표자요 수사의 주재자인 검사의 형사소송체계상의 실질적 지위를 감안하여 날로 지능화·조직화·흉포화되고 있는 범죄경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여 범죄를 척결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안녕질서를 확보하고 사법정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규정으로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3) 재판관 김용준의 反對意見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중 제2항에 관한 부분은 違憲이나 동조 제2항은 헌법위반이 아니라는 것이 김용준 재판관의 견해이다. 김용준 재판관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은 적극적 실체진실주의의 요구에 의한 규정으로서 합리적이고 정당한 이유와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헌법상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나 동조 제5항중 제2항에 관한 부분은 정당한 근거없이 형사소송절차를 부당하게 왜곡하여 피고인 등의 반대신문권이 박탈될 여지를 허용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기본원리인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론구성을 취하고 있다. III. 判例評釋 1. 同條 제2항의 違憲 여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임의의 진술을 한 자가 공판기일에 진술을 번복할 염려가 있고 수사단계에서의 진술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데 결정적 증거인 경우에는 검사는 공판기일전에 그자에 대한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형사소송법의 3차 개정시에 신설된 조항으로서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필요한 증거를 공판기일전에 판사에 의해서 확보하려는데 입법취지가 있다. 즉 강력사건, 밀수사건, 마약사건등 조직범죄의 피의자측 또는 피고인측에서 피해자 또는 목격자에 대하여 수사단계에서의 진실에 부합되는 진술을 공판기일에 번복하도록 회유·권유·강요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데 결정적인 증거를 수사단계에서 판사로 하여금 보전하도록 하려는데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을 신설한 이유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1항이 수사기관의 출석요구 또는 진술요구에 불응한 참고인에 대하여 검사가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제도를 규정하고 있음에 대해서 동조 제2항은 수사단계에서의 진술을 공판단계에서 번복할 염려가 있는 참고인에 대하여 검사가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제도이다. 일본형사소송법에도 우리나라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1항, 제2항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있다(동법 제226조, 227조). 실체적 진실의 발견은 형사소송법의 중요한 목적이라는 점, 실체적 진실의 발견에 필요한 증거를 공판기일전에 수집·보전한다는 것은 형사절차의 본질적 내용·핵심적 과제에 해당한다는 점, 수사단계에서 진실을 진술한 목격자 또는 피해자가 피의자측의 회유·압력·강요에 의해서 공판기일에 수사단계에서의 진술을 번복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법기관인 판사가 증인신문절차에 의하여 그 진술을 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이 適法節次의 原則(헌법 12조 1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公正한 裁判을 받을 권리(헌법 27조 1항)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1항이나 동법 제184조 제1항이 適法節次의 原則(헌법 12조 1항)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公正한 裁判을 받을 권리(헌법 27조 1항)를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것과 동일한 이론구성이다. 多數意見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이 「自由心證主義의 기본적 내용을 현저히 훼손함으로써 법관의 올바른 자유심증을 형상하는데에 公正性과 合理性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것이라고」주장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의하여 작성된 증인신문조서의 증명력은 이를 법관이 自由로 판단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이 자유심증주의의 기본적 내용을 현저히 훼손한다고 할 수 없다. 多數意見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이 「헌법상 보장된 法官의 獨立性을 현저히 제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에 의한 증인신문은 이를 독립성이 보장된 법관에 의해서 행하여 지므로 多數意見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 이론적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2항은 違憲規定이 아니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2. 同條 제5항의 違憲 여부 8차 改正前의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은 「판사는 수사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피고인·피의자 또는 변호인을 제1항 또는 제2항의 청구에 의한 증인신문에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 제311조 후단은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된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무조건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의한 증인신문시에 피고인·피의자·변호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증인신문조서는 무조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의자·피고인·변호인에게 증인(참고인)에 대한 反對訊問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증인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무조건 인정한다는 것은 適正節次의 法理에 위배되므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은 이를 削除함이 立法論으로 타당하다고 본다(백형구, 형사소송법강의 412면, 1997년3訂版). 피해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증인신문절차에서 피의자·피고인·변호인에게 반대신문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상태에서 작성된 증인신문조서의 證據能力을 무조건 인정한다는 것은 適法節次의 原則을 규정한 憲法 제12조 제1항에 違反된다는 이론구성이 가능하다. 증인신문에 있어 피의자·피고인·변호인의 증인에 대한 反對訊問權(法161조의2 제1항)은 극히 중요한 防禦權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피고인·변호인의 증인에 대한 反對訊問에 의해서 검찰측 증인의 證言의 證明力이 彈劾된다는 것은 소송법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이 憲法에 違反된다는 多數意見은 타당하다고 본다. 同條 제5항중 제2항에 관한 부분뿐 아니라 同條 제5항 중 제1항에 관한 부분도 憲法에 違反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5항이 삭제 또는 무효화된다면 동법 제311조 후단의 違憲여부는 문제로 되지 아니한다.
199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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