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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 후 처분된 부동산 신권리자의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와 가압류 말소
1. 사실관계 1) 소외인 외 43인(=가압류채권자, 이하 ‘소외 1 등’)은 1995년2월22일 우경건설(주)(=구 소유자) 소유의 부산 서구 암남동 614-5 대 1,564㎡ 중 1,509/ 1,564 지분(이하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가압류(=이 사건 가압류)하였다. 2) 그 후 우경건설은 그 지상에 집합건물을 신축하여 1995년 3월2일 각 세대별로 소유권보존등기 및 대지권등기를 하였고, 각 세대의 등기부상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표시’ 부분에는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별도 등기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3) 위 집합건물 중 305호, 1501호, 2001호(이하 ‘계쟁세대’)에 관하여 제3자(=신 소유자)들이 분양을 받아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원고들은 위 제3자들의 각 채권자에 의한 강제 및 임의경매절차(이하 ‘이전 각 경매절차’)에서 계쟁세대를 직접 낙찰받거나 낙찰자들로부터 전득하였다. 4) 이전 각 경매절차에서 소외 1 등은 배당을 받을 채권자로 인정되지 아니하여 배당절차에서 배제되었고, 또한 위 각 집행법원은 계쟁세대 각 건물 및 대지권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와 경매절차에 의하여 소멸되는 권리들에 대한 말소등기를 촉탁하면서 이 사건 가압류등기에 대해서는 말소촉탁대상에 포함시키지 아니하였다. 5) 그 후, 가압류채권자인 소외 1 등이 신청한 강제경매절차(이하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2001년 7월20일 계쟁세대 각 대지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대지 중 50,948/1,564,000 중 4,222/ 8,700 지분을 낙찰받아 같은 해 8월2일 지분이전등기를 마쳤고, 이에 따라 계쟁세대의 각 대지권은 말소되었다. 6) 이러한 사실관계 하에서, 원고들(=신 소유자들의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계쟁세대를 낙찰받은 자)은 피고(=이 사건 대지의 가압류채권자인 소외 1 등이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계쟁세대 각 대지지분을 포함한 대지지분을 낙찰받은 자)를 상대로 피고 명의의 지분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한 것이다. 2. 원심법원의 판단 집합건물 중 개별 구분건물에 대하여 진행된 경매절차에서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 전체에 대하여 선순위가압류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 낙찰자에게 선순위 부담을 인수하도록 하는 특별매각조건을 정한 바 없다면 선순위가압류등기는 낙찰자가 인수하지 않는 부동산의 부담이 되고, 그 경매절차에서 매수대금이 지급되면 가압류채권자가 실제 배당을 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선순위가압류등기 중 해당 구분건물의 대지권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은 말소되어야 하는 바, 말소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가압류채권 등에 의하여 진행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피고가 원고들의 각 대지지분을 포함한 대지를 경락받고 지분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이 중 원고들의 대지지분에 관한 부분은 효력이 없다(=원고들의 말소청구 인용). 3. 대상판결의 요지 부동산에 대한 선순위가압류등기 후 가압류목적물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고 그 후 제3취득자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하여 매각된 경우, 가압류채권자는 그 매각절차에서 당해 가압류목적물의 매각대금 중 가압류결정 당시의 청구금액을 한도로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종전 소유자를 채무자로 한 가압류등기는 말소촉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집행법원이 종전 소유자를 채무자로 하는 가압류등기의 부담을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 가압류채권자를 배당절차에서 배제하고 매각절차를 진행시킬 수도 있으며, 이와 같이 매수인이 위 가압류등기의 부담을 인수하는 것을 전제로 매각절차를 진행시킨 경우에는 위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하지 아니하므로 집행법원의 말소촉탁이 될 수 없다(=파기환송). 4. 검토의견 1) 생각건대 위 사안을 소제주의냐 인수주의냐의 문제로 보는 것(이규진, 부동산 신소유자의 채권자가 경매신청을 한 경우 선순위가압류등기가 말소촉탁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대법원 판례해설 제67호)은 부적절하다 할 것이다. 오히려 위 사안은 집합건물법 제20조 제1항의 종속적 일체불가분성, 제2항의 분리처분금지적 일체불가분성의 적용범위에 관한 문제 또는 가압류의 개별상대효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2) 즉, 이전 각 경매절차에서 대지권까지 포함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한 다음 이를 기초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 하더라도(이규진, 전게논문 제726면에 의하면 증거로 제출된 계쟁세대 낙찰허가결정에 의하면 ‘부동산의 표시’란에 전유부분 및 해당 대지권이 모두 표시된 상태로 낙찰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경매절차에서 대지권의 가격까지 포함하여 경매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유로써 선행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것이고, 이는 가압류의 개별상대효의 해석상 당연한 것이다. 3) 먼저 민사집행법을 본다. 민사집행법 제91조는 매각으로 소멸되는 저당권 등에 대항할 수 없는 지상권 등은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소제주의의 입장에 서 있다. 가압류등기는 어느 경우에나 항상 말소의 대상이 되는 바 압류채권자에 우선하는 가압류등기는 매각대금으로부터 공탁에 의한 배당을 받을 수 있으므로 소멸하고(동법 제148조 제3호), 압류의 효력 발생 후의 가압류등기는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소멸한다(이규진, 전게논문 731면). 4) 신소유자의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경우에 관하여 종전 법원실무제요는 낙찰자가 가압류의 부담을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신판 법원실무제요는 말소긍정·배당설의 입장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종전 실무에서도 말소긍정·배당설에 따라 처리하는 예가 많았고, 이렇게 처리하는 것이 경매절차를 간명하게 하는 것이 되어 실무상 우세한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5) 대상판결의 참조판례로 소개되고 있는 대법원 2006년 7월28일 선고 2006다19986 판결은 말소긍정·배당설의 입장에서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집행 후 가압류목적물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된 경우 가압류의 처분금지적 효력이 미치는 것은 가압류결정 당시의 청구금액의 한도 안에서 가압류목적물의 교환가치이고, 위와 같은 처분금지적 효력은 가압류채권자와 제3취득자 사이에서만 있는 것이므로 제3취득자의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매각 및 경락인이 취득하게 되는 대상은 가압류목적물 전체라고 할 것이지만, 가압류의 처분금지적 효력이 미치는 매각대금 부분은 가압류채권자가 우선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제3취득자의 채권자들은 이를 수인하여야 하므로, 가압류채권자는 그 매각절차에서 당해 가압류목적물의 매각대금에서 가압류결정 당시의 청구금액을 한도로 하여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제3취득자의 채권자는 위 매각대금 중 가압류의 처분금지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의 금액에 대해서는 배당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6) 요컨대, 가압류집행 후 소유권의 변동이 있더라도 말소긍정·배당설에 따라 가압류는 언제나 말소의 대상이 된다고 해석하면 족하다 할 것이다. 다만, 이렇게 보더라도 다른 이유로 선행가압류가 말소되지 않을 수는 있다고 해야 한다. 본건의 경우와 같이 선행가압류의 개별상대효의 해석상 부득이한 경우가 그러하다 할 것이다. 7)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계쟁세대를 경매로 취득한 ‘이전 각 경매절차’에서, 경매법원 및 경매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각 계쟁세대의 전유부분과 그 대지권을 경매의 목적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의 입장에서는, 전유부분에 대한 경매개시결정과 압류의 효력이 당연히 종물 내지 종된 권리인 대지사용권에도 미치고(대법원 1997. 6.10.자 97마814 결정), 전유부분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분리처분할 수 있도록 정한 규약이 존재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찰인은 경매목적물인 전유부분을 낙찰 받음에 따라 종물 내지 종된 권리인 대지지분도 함께 취득할 것(대법원 2001. 9.4. 선고 2001다22604 판결)으로 기대하면서 경매절차에 임하였을 것이다. 8) 그러나, 이러한 당사자들의 처분행위는 선행가압류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 개별상대효의 결론이다. 즉, 선행가압류는 1995년 2월22일에 이루어진 반면, 이 사건 각 세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대지권등기는 1995년 3월2일에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각 세대의 등기부상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표시’ 부분에는 ‘이 사건 대지에 관하여 별도 등기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렇다면, 계쟁세대를 경락받으려는 자로서는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함으로써 선행가압류가 집행된 사실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그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경매법원이 선행 이 사건 계쟁세대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대지에 관한 가압류를 말소하지 아니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9) 문제는 애초에 분양자(또는 이 사건 집합건물의 건축주)가 각 세대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 및 대지권등기를 할 무렵, 집합건물이 존재하는 지상토지에 대한 가압류 또는 근저당권 등을 해소하지 아니한 데 있다. 분양자는 수분양자들로부터 받은 분양대금을 토지매입대금 및 건축공사대금의 변제에 사용하여야 하는 것인데, 어떠한 사유로 토지에 대한 가압류 또는 담보물권 등을 풀지 못한 채 분양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후 토지에 대한 가압류권자 또는 저당권자가 경매에 나아가게 되면 수분양자는 이른바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아니한 구분소유자’로 전락할 수 있다. 5. 결론 1) 대상판결의 사안은 부동산에 대한 선행가압류 이후 소유권 변동이 있는 경우에 신소유자의 채권자가 신청한 경매절차에서 그 가압류가 말소될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압류의 개별상대효의 문제라고 보면 간명하다고 생각된다. 2) 이와 관련, 대법원 2008년 3월13일 선고 2005다15048 판결은 집합건물의 경매로써 대지권 성립 전부터 토지만에 관하여 별도등기로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이 소멸한다고 판시하고 있는 바, 이는 본건 대상판결의 논리와 배치될 뿐 아니라 근저당권이 소멸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2009-06-22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시행인가의 법적 성질에 관한 소고
Ⅰ. 사안의 개요 A아파트주택재건축조합은 동 아파트 단지의 구분소유자 중 재건축결의에 동의하는 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주택재건축사업(이하 ‘이 사건 재건축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기 위하여 2001. 8.19.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용적률을 285.12%로 적용하여 42평형 705세대를 건축하며, 조합원 전원에게 42평형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내용 등의 사업시행계획이 포함된 재건축결의를 한 뒤, 2002. 2.1. B 구청장으로부터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합은 2005. 4.2. 임시총회에서 전체 조합원 492명 중 서면결의서 제출자를 포함하여 299명의 찬성으로 용적률을 271.12%로 적용하여 25평형 144세대, 32평형 281세대, 43평형 282세대 등 총 707세대를 신축하기로 하는 사업시행계획변경안을 결의한 다음, 사업시행계획서 등을 첨부하여 2005. 3.25. B 구청장에게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시행인가신청을 하여 2005. 5.16.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이라 한다) 제28조 제1항에 의하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시행인가를 받았다. 이에 사업시행계획의 변경으로 42평형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이 주택재건축정비사업시행인가의 취소를 구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구 도정법 제16조 제2항의 가중된 의결 정족수에 의한 찬성결의로 결정된 재건축결의사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 한 위 법 제16조 제2항의 가중된 의결 정족수에 의한 찬성결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경될 수 없고, 따라서 조합의 사업시행계획도 원칙적으로 재건축결의에서 결정된 내용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지만, 조합이 사업시행계획을 재건축결의에서 결정된 내용과 달리 작성한 경우 이러한 하자는 기본행위인 사업시행계획 작성행위의 하자이고, 이에 대한 보충행위인 행정청의 인가처분이 그 근거 조항인 위 법 제28조의 적법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상은 그 인가처분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 Ⅲ. 문제의 제기 사안에서 주된 쟁점은 사업시행인가신청에 요구된 조합원의 동의에 따른 의결정족수의 충족여부이다. 즉, 구 도정법 제16조는 제2항에서 주택재건축사업의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주택단지 안의 공동주택의 각 동별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2/3 이상의 동의와 주택단지 안의 전체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5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에게 인가를 받아야 하고인가받은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도 같으며,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조합원의 동의 없이 시장·군수에게 신고하고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아울러 법 제28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는 제30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계획서에 소정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에게 제출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제4항은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미리 정관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토지 등 소유자(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는 조합원을 말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었다. 구 도정법 제28조 제4항상의 조합원의 동의상의 의결정족수와 관련해서 동법 부칙 제6조 등에 의거하여 동법 제16조 제2항상의 의결정족수가 통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1심(서울행정법원 2006. 11.28. 선고 2006구합10849 판결)의 기조가 원심(서울고법 2007. 7.19. 선고 2007누2069 판결)과 대상판결에 그대로 이어졌다. 관련법규정의 체계에서 의결정족수와 관련해선 다툴 여지가 없다고 여겨지나, 보충행위로서의 인가의 차원에서 접근한 대상판결의 접근방식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Ⅳ. 공동적 사권형성적 행정행위로서의 인가의 개념적 징표 여기서의 인가가 보충행위로서의 인가인가? 통상 인가는 보충행위로 일컫는데, 그 본질은 당사자간의 법적 행위의 효력을 완성시켜주는 추인이다(이하의 내용을 포함한 인가론에 관한 상세는 졸저, 행정법기본연구Ⅰ, 2008, 271면 이하). 어떤 행정행위가 인가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물음에서 전적으로 법문상의 표현에 의거하여 접근하면 자칫 인가가 아닌 인가를 제도화할 우려가 있다. 행정 작용형식의 체계에선 행위의 성질을 법형식을 위주로 판단하되, 그것이 명백히 형식선택의 남용일 때 실질적 관점이 통용된다. 인가여부의 물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인가의 관련 근거규정을 통해서 (진정한) 인가의 본질이자 인가를 다른 형성적 행정행위와 구별되게 하는 결정적인 기준인 보충행위적 성격과 완성행위적 성격이 확인되어야 한다. 전자는 기본행위와의 관계에서 인가의 부종성(Akzessorietatsprinzip)이, 후자는 인가의 법정조건성이 충족되어야 한다. 요컨대 인가의 본질이 추인인 점에 비추어 인가가 먼저 성립한 법률행위의 효력요건에 해당한다는 점과 인가이전의 법상태가 법률행위의 효력이 (유동적으로) 발생하지 않은(unwirksam) 점이 결정적 잣대가 된다(한편 법률행위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와 하자에 기인한 법률행위의 무효인(nichtig) 경우는 엄별해야 한다는 점에서, 토지거래계약허가제와 관련하여 판례와 문헌이 ‘유동적 무효’로 기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법문에서 인가란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관련 규정을 통해서 이상과 같은 인가의 본질적 징표가 확인되지 않으면, 인가로 보아선 안 된다. 법률용어의 사용에 그다지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입법현실에서 허가는 모두 강학상의 자연적 자유의 회복의 의미에서의 허가가 아니다. 그런데 허가와 관련해선 허가위반행위가 토지거래계약허가(「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18조 제6항)처럼 법률에 의해 또는 (단속규정에 대비된) 효력규정을 동원한 판례에 의해 효력이 부인된다. 결과만을 보면 기본행위의 효력불발생이 초래되어 인가와 다를 바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여기선 기본행위(법률행위)의 유동적 효력불발생(schwebende Unwirksamkeit)을 전제로 한 추인적 성격을 발견할 수 없다(비록 대법원 1991. 12.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판결이 유동적 효력불발생을 바탕으로 ‘토지거래계약허가’의 성격을 인가로 분명히 하였지만 법규정상 그것이 허가로서 사전적 통제로서도 기능하는 점을 배제할 순 없다). 그런데 이런 허가를 사전통제메카니즘인 본래의 허가와 동일한 차원에서 논하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 양자는 분명히 다르다. 이런 상황을 설득력있게 논증하기 위해선, 허가위반행위의 사법적 효력불발생을 인가인정의 필요요건으로 봐야 한다. 무허가행위가 무효로 되더라도 추인적 성격이 확인되지 않는 한, 그 허가는 진정한 인가로 되지 않는다. 동시에 본래의 허가도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허가는 ‘부진정한 인가’로서 인가적 요소(무허가행위의 무효)와 허가적 요소(사전적 통제)를 함께 지닌다. 그런데 행정법규위반행위가 사법적으로 유효인지 무효인지 하는 사법적 평가를 연계시켜 인가성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다분히 도치적 논증이다. 따라서 효력불발생규정(예: 민법 제42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18조 제6항)에 의거하지 않고, 허가위반행위가 효력규정위반으로 그 효력이 부인된다고 하여, 이 점을 갖고서 해당 허가를 -부진정일 망정- 인가로 파악하여선 아니 된다(가령「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35조상의 재산처분승인의 경우, 동규정이 효력규정에 해당하여 무승인재산처분이 무효가 된다(대법원 2004. 10.28. 선고 2004다5556판결) 하더라도 여기서의 승인은 인가가 될 순 없다. 동 판결에 대해선 정선재,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에 의하여 취득한 부동산을 중앙관서 장의 승인 없이 처분한 경우의 효력, 대법원 판례해설 제52호(2004년 하반기, 35면 이하 참조). 왜냐하면 인가제란 사적 자치가 통용되는 사법영역에 대한 국가 개입의 일종인 점에서, 그것의 효과발생영역과 무관하게 공법체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Ⅴ. 住宅再建築整備事業施行認可의 法的 性質-許可 구·현 도정법 제28조는 ‘사업시행인가’의 표제 하에 「① 사업시행자는 정비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30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계획서(이하 ‘사업시행계획서’라 한다)에 정관 등과 그 밖에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시장·군수에게 제출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받은 내용을 변경하거나 정비사업을 중지 또는 폐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시장·군수에게 이를 신고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시행자가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서)은 그 자체 법적 행위가 아니라, 정비사업에 관한 하나의 사업안과 흡사하다. 따라서 여기선 기본행위인 법률행위를 보충하는 인가의 틀을 상정할 수가 없다. 요컨대 여기서의 認可는 (사전적인) 금지의 해제로서의 성격을 갖기에 사업시행을 허용하는 허가의 일종이며 사업시행계획은 그 허가요건인 셈이다(광업법상의 채광계획인가는 물론,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제9조에서의 사업시행인가 역시 허가에 해당한다). 그리하여 사업시행인가는 건축허가의 경우처럼 이중효과 즉, 사업안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확인적 효과와 사업시행을 허용하는 형성적 효과를 갖는다. Ⅵ. 맺으면서-입법차원의 ‘必也正名乎’ 행정법도그마틱은 어떤 행정작용이 현행법질서에서 적법한지 위법한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소임이다. 名實相符하지 않는 예가 상례일 정도인 입법현실에서, 법적 논의의 출발점은 확고한 準據에 터 잡아 행정작용의 법적 성질을 가늠하는 것이다. 자칫 입법상의 표현에 사로잡힌 나머지 판단을 그르치곤 하는데, 그 같은 또 하나의 예가 바로 대법원 1996. 2.15. 선고 94다31235 전원합의체 판결이래로 관리처분계획을 행정처분으로 판시한 것이다. 그것은 조합구성원들의 합의의 산물로서 총회에서 의결된 자치규약의 일종이며, 그 실질은 조합설립행위처럼 私法的 行爲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행정처분으로 봄에 따라 조합총회 결의에 관한 분쟁의 성격을 두고서 불필요한 논의가 행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 본질이 설권행위로서의 특허임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조합설립인가의 성질에 관해 그간 별반 의문이 제기되지 않은 사실이 증명하듯이, 認可制 자체가 행정법도그마틱의 死角地帶에 놓여 있다. 요컨대 이름부터 바로 잡는 것(必也正名乎)이 입법차원에서 구현되기 위한 바탕은 바로 公私法의 경계에 위치한 認可制에 관해 정연한 행정법도그마틱을 정립하는 것이다.
2009-04-13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에 관한 쟁점 및 그 개선점
Ⅰ. 사안의 개요 원고는 대상 토지에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할 목적으로 2003년 5월20일 토지주들과 사이에 대상 토지에 대한 일정매매대금보장 및 상가개발완료 후 개발이익을 분배하기로 하는 소위 지주합동 개발방식에 의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계약의 특성상 개발완료되기 전에는 구체적인 토지매매대금을 확정하기 어려워 원고는 대상 토지 중 1/2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뒤 2003년 6월28일 상가 건축 착공과 동시에 위 1/2 지분에 관한 1차 매매대금으로 3억4,000만원을 기재하여 관할 용인시에 취득신고를 한 후 이에 대한 취득세로 680만원, 등록세로 340만원 합계금 1,020만원을 납부하였습니다. 그런데 2003년 7월5일 원고 고문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후일 정산에 따라 토지 취득가액을 약정(상가분양이 성공하여 수익이 최대한으로 난 경우 개발이익을 포함하여 매매대금으로 정산하기로 하였음) 최대금액인 34억원으로 수정 신고하기로 하고 이를 위하여 위 2003년 6월28일자 기납부한 3억4,000만원에 대한 취·등록세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31억6,000만원에 대한 취득세로 6,120만원, 등록세로 3,672만원 합계금 9,792만원을 추가 납부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7년 7월에 이르러 위 사업이 완료되었으나, 경기침체로 분양에 실패하였다. 그리하여 토지주들과의 정산에서 당초 토지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개발이익 지급이 불가능하게 된 점을 서로 인식하였고, 이에 기하여 원고와 토지주들 간에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은 당초 기본 토지대금인 6억8,000만원으로 정하여 최종 정산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위 최종 정산 합의에 기하여 원고는 2007년 8월30일 나머지 1/2지분에 대한 토지 대금 3억4,000만원을 지급한 후 그에 대한 소유권이전을 마침과 동시에 피고 용인시에 위 3억4,000만원에 해당하는 취·들곳에 취득세로 680만원, 등록세로 340만원 합계금 1,020만원을 납부하였다.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은 사정에 기하여 2007년 8월27일과 29일 2회에 걸쳐 피고 용인시에 대하여 당초 2003년 7월3일 원고가 이 사건 토지 1/2분의 대금을 34억원으로 계산하여 과납한 이 사건 취·등로게에 대해 (감액)재수정신고를 함과 동시에 그 차액인 30억 6,000만원에 대한 취·등록세금인 금 9,792만원의 환급도 요청하였다. 그런데, 피고 용인시장은 이에 관하여 2007년 8월29일 객관적 자료 불비를 사유로 이 사건 원고의 과오납금환부신청에 대한 환부거부처분을 하였다. Ⅱ. 국세기본법상 경정청구제도 및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에 대하여 가. 세법은 국가 등의 재정수요의 확보와 국민의 재산권보장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지향하므로 조세행정은 필연적으로 국민의 재산권에 관한 침해의 성격을 띠게 마련이다. 그 해소를 위하여 세법은 과세주체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관인 과세관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으로 인하여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받은 경우 이에 불복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절차를 특별히 마련하고 있다. 종전에 신고주의 조세에 있어서 신고납부를 잘못하였을 때, 즉 납세의무가 없는데도 신고납부를 했거나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여 신고납부한 경우, 구국세기본법(1994년 12월22일 개정되기 전) 제45조의 수정신고제도는 수정신고기한이 지나치게 짧고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기한 내에 제출한 자에게만 인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지방세에는 준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어 세법상 구제의 범위가 매우 좁았으며, 그 구제범위 밖에서는 신고행위가 당연무효의 경우, 즉 신고행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따른 민사상 구제가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운용되어 왔다. 이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구제에 지나치게 불충분한 구제방법이었으므로 1994년 12월22일 개정 국세기본법에서는 종전의 수정신고제도 외에 같은 법 제45조의2로 경정청구제도를 마련하여 이를 보완하게 되었다. 경정청구는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또는 세액에 잘못이 있기 때문에 하는 통상적 (감액)경정 청구(기법 42조의2 1항)와 후발적 사유에 의하여 과세표준 또는 세액의 계산의 기초에 변동을 생기게 하였기 때문에 하는 후발적 경정 청구(기법 45조의2 2항)가 있다. 이는 납세의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경정청구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된다. 한편, 용어상 경정청구는 조세의 감액을 목적으로 하나, 수정신고는 조세채무의 증액을 목적으로 하고, 신고주의 조세에 있어서 수정신고에 의하여 조세채무를 수정·확정시키는 효력이 있으나, 경정청구는 경정청구만으로 조세채무가 변경되지 않으며 과세관청이 경정을 하여야 비로소 조세채무가 변경된다는 점이 서로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지방세에 있어서 경정청구제도 지방세법은 제71조에 지방세의 신고납부에 관한 수정신고의 규정, 신고납부한 법인세할 주민세의 수정신고 규정이 각 있으나, 그 규정내용은 증액수정신고 뿐만 아니라 감액수정신고규정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세법상의 경정청구에 관한 규정은 국세기본법상 경정청구제도를 규정하기 이전의 수정신고(감액수정신고)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고 납세자의 권리구제 면에서는 지극히 미비하다고 하겠다. 다만, 위 지방세법 규정의 도입으로 신고납부 또는 수정신고 납부를 한 경우에는 그 신고납부를 한 때에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하여 신고납부 또는 수정신고 납부를 처분의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신고납세방식 지방세의 신고 납부행위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수정신고기한이 도과 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기한이 경과하지 아니한 신고납부행위는 감액수정신고를 거쳐,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개정 지방세법 제71조 제1항은 ‘이 법에 의한 신고납부기한 내에 지방세신고납부한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정신고 할 수 있다. ① 신고납부한 후에 과세표준액 및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면적·가액 등이 공사비의 정산, 건설자금의 이자계산,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 ② 신고납부 당시에 있어서 증빙서류의 압수 또는 법인의 청산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과세표준액 및 세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당해 사유가 소별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지방세법 제71조는 그 수정신고납부대상에 관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그것도 법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이는 국세기본법상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비하여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다. 또한, 지방세법 제177조의3 제1항은 ‘납세의무자가 제177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신고납부한 법인세할의 시·군별 안분계산세액에 오류를 발견한 때에는 신고납부한 날부터 60일 내에 이를 수정신고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정신고납부를 하는 때에는 … 환부 받을 세액에 대하여는 신고와 동시에 환부신청을 하거나 다음 연도 분 법인세할에서 환부 받을 세액을 공제하고 신고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정신고납부로 인하여 …… 환부하는 세액에 대하여는 제46조의 규정에 의한 환부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와 국세기본법상의 경정청구제도를 비교하면, 국세에 있어서의 수정신고제도와 일반적인 경정청구제도가 지방세법에 도입되지 않은 반면, 지방세에서는 국세에 있어서의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제한적으로 도입하고, 불복대상으로 신고납부를 처분으로 의제하는 방식으로 항고소송으로 다툴 여지를 남김으로서 국세에 있어서의 일반적인 경정청구제도의 일부만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세법에서 도입한 위 수정신고제도는 현재 국세에서 시행하는 수정신고와는 그 용어적 의미가 다르며, 국세의 경정청구제도와도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판례도 경정청구에 관한 국세기본법의 규정은 조문의 체제상 지방세에 준용되지 않는다고 본다(대법원1999년 7월23일 선고 98두9806판결). 즉, 지방세법상 수정신고는 일반적 사유에 의한 증액수정신고뿐만 아니라 감액수정신고도 가능하나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우에만 가능한 반면 국세의 경정청구는 일반적인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와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가 모두 인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세의 경우 그 구제범위가 제한적이다. Ⅲ. 이 사건 판례의 타당성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용인시에 2007년 8월27일 제출한 “취등록세 환급요청서”라는 제목의 문서에 기재된 “과오납 수정내역은 당초 3억4,000만원에서 30억6,000만원으로 수정신고 했던 것을 당초 3억4,000만원으로 재수정코자 합니다”라는 문구를 법원은 지방세법 제7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고납부한 후에 과세표준액 및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면적·가액 등이 공사비의 정산 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 내지, 신고납부 당시에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과세표준액 및 세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당해 사유가 소멸한 경우로서 수정신고를 적법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수정신고에 따른 과납세금환급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처분은 부당한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였다. 위 판례는 사실상 토지취득가액의 변경이 있는 경우 수정신고를 통한 구제방안에 관한 선례적인 판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방세법상 수정신고 제도를 통한 납세자의 구제수단은 국세에 비하여 그 요건과 절차 면에서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실무상 실제 구제받는 경우란 극히 드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비록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에 해당하는 수정신고이지만, 지금까지 전무한 선례적 판결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가 국세와 마찬가지로 보다 폭넓은 구제방안을 규정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Ⅳ. 결론 결국 지방세법상의 수정신고는 국세의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만을 수정신고제도라는 명칭으로 수용하면서 국세의 경우와 달리 후발적 사유에 의한 수정신고만을 인정하며 증액수정신고까지 포함하고 있는 어중간한 구조를 띄고 있다. 필자의 개인 사견으로는, 지방세법에서 굳이 국세와 다른 구제제도를 채택하여 납세자의 구제방안을 축소할 합리적인 이유가 전혀 없고, 무엇보다 납세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도 국세와 다른 구제제도로 인해 혼란과 불편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입법론적으로는 지방세의 경우에도 국세의 수정신고제도와 경정청구제도를 그대로 도입하여 국세와 차등 없이 동일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9-01-08
매수인이 매매잔대금 채권 양수인에게 일부 변제 후 당해 매매계약을 해제한 경우 원상회복 청구의 상대방
본 판결은 여러 중요한 법적 논점을 포함하고 있지만, 계약당사자 아닌 자를 원상회복의무자로 볼 수 있는지는 특히 중요한 문제라 생각된다. 때문에 본 판결의 판결문을 읽고 한 번 고개를 끄덕이거나 갸웃거리는 정도로 넘어갈 수는 없을 것임에도, 본 판결 결론의 당부에 대한 본격적인 언급이 별로 없었을 뿐 아니라, 결론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무척 이상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족한 필자라도 본 판결 결론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무용한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Ⅰ. 사실관계 1. 원고는 건설업자들인 소외인으로부터 상가 건물의 일부를 매수받기로 하는 계약(실제 사안에서는 분양계약이나, 민법상 매매계약으로 보고 논의하기로 한다)을 체결하고 그 대금의 일부를 지급하고 건물 일부를 명도 받았으며, 소유권 이전등기는 원고가 대금을 완납함과 동시에 하여주기로 하였다. 2. 그 후 소외인은 매매계약상의 잔대금 채권을 피고에게 양도하고 원고에게 통지하였으며 원고는 피고에게 잔대금의 일부를 지급하였다. 3. 그 후 소외인은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동건물에 근저당권설정등기와 수 개의 가압류 또는 압류등기가 설정됨으로써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고,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소외인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해제통고를 하였다. 4.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채권을 양수한 후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반환할 것을 청구하였다. Ⅱ. 판결 요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3자란 일반적으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그 해제된 계약으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하여 해제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졌을 뿐 아니라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자를 말하고, 계약상의 채권을 양수한 자는 여기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 바, 계약이 해제된 경우 계약해제 이전에 해제로 인하여 소멸되는 채권을 양수한 자는 계약해제의 효과에 반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나아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로부터 이행 받은 급부를 원상회복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Ⅲ. 검토 1. 서 본 판결은 매매계약상 잔대금채권을 양수 받은 자는 채무자로부터 그 채무 일부 변제를 받은 후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 채무자에게 일부 변제 받은 것을 반환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는 계약당사자가 원상회복의무자라는 민법 제548조 제1항 규정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나, 계약당사자가 아닌 채권양수인을 원상회복의무자로 인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다. 이하에서는 채무자, 채권양수인 및 채권양도인 사이의 이해관계를 검토함으로써 본 판결의 결론의 타당성을 살펴보고, 나아가 양도된 채권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인 경우의 처리도 아울러 살펴보고자 한다. 2. 3자간의 이해관계 가. 채무자의 측면 채무자(원고, 이하 채무자라 한다)로서는 채권양도인(소외인, 이하 양도인이라 한다)과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스스로 설정하고 예상한 계약상 위험, 특히 본 사안에서 일부 이행한 매매대금의 원상회복과 관련하여서는 양도인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할 뿐이고, 채권양도가 있다는 이유로 갑자기 채무자가 채권양수인(피고, 이하 양수인이라 한다)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자기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무자력 위험 변경을 인정하는 것으로서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이행한 것을 두고 양도인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거나, 양수인이 채권양도를 통해 채무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게 되었으므로 채무자 또한 양수인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채무자가 양도인과 양수인 중 누구에게 이행할 것인지 선택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니고, 채무자가 자기 의사에 기하여 양수인에게 이행하기로 한 것도 아니라는 점, 양도인과 양수인의 의사에 채무자의 법적 지위가 좌우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채권 양도 이후 양도인의 자력이 급격히 나빠진 경우에는 채무자가 채권양도 시까지 예상했던 바와 다르므로, 양도인을 상대로 원상회복을 청구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채무자에게 불리한 결과가 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애초에 채무자가 채권자의 급부를 반환할 자력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급부를 거부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 것이며, 채권양도 이후 양도인의 자력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것도 채무자가 당초 예상한 위험 범위(채권관계의 종결 시까지 원 채권자인 양도인의 자력이 변동하는 것) 내에 있으므로, 채무자에게 양도인으로부터 원상회복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을 두고 불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채무자가 양도인과 양수인 쌍방을 상대로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채무자가 채권양도가 없었던 경우 이상으로 유리하게 될 이유도 없으므로 부정적으로 볼 것이다. 나. 양수인의 측면양수인에게 채무자로부터 이행받은 것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자기 채권의 종국적 만족을 얻어 더 이상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 양수인을 다시 채무자와 양도인 사이의 채권관계에 끌어들이고(가분채권인 금전채권에 있어 일부 이행이 있는 경우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양도인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된다. 계약의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시 일방 당사자의 무자력 위험은 어디까지나 타방 당사자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채권양도가 있었다고 하여도 채무자가 양도인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양수인을 원상회복의무자로 만들어 양도인의 무자력 위험을 전가하는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매매계약이 먼저 해제된 경우에는 양수인이 채무자에 대한 원상회복의무자임에도, 채권양도의 원인계약이 해제되고 최소한 그 원상회복이 이루어진 후에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는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한 원상회복의무자가 됨으로써, 채권양도의 원인계약의 해제 시점과 해제 의사표시의 시점의 선후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원상회복의무자가 변경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 양도인의 측면양도인은 애초에 채권양도가 없었을 경우 채무자에 대하여 원상회복의무를 지는 계약당사자이므로 자기 의사에 기한 채권양도 후에 여전히 채무자로부터 원상회복청구를 받는다고 해도 불측의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또한 채무자가 양수인으로부터 원상회복을 받으면 양도인은 여전히 양수인에게 채권양도의 원인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해야 하므로, 양수인이 채무자에 대한 원상회복의무자가 된다고 해도 양도인의 지위가 더 유리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즉, 양도인의 입장에서는 채무자의 원상회복의무자가 자신이든 양수인이든 크게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다. 혹시 본 판결은 양도인은 양수인에게 채권을 양도했기 때문에 더 이상 채무자로부터 매매계약상 잔대금을 수령할 권리가 없고, 받은 것이 없는 이상 채무자와의 계약이 해제된 현 상황에서도 채무자에게 반환할 것은 없다는 논리를 취한 것은 아닌지 하는 느낌도 든다. 이에 대하여는 ‘채권의 처분’이라는 채권양도의 효과에 대한 ‘재검토’ 없이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데 주저함이 생기기도 하나, 필자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관계로 자세한 논의는 피하도록 하겠다. 다만, 원상회복이 부당이득반환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통설의 태도(가령 대법원 1995. 3.24. 선고 94다10061 판결을 보면 판례도 동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를 받아들여, 부당이득반환에 있어서의 설명을 차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즉, 양도인은 채무자의 양수인에 대한 변제로 인해, 양수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가 소멸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는 이러한 이익은 적법한 원인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라. 소결 결국 본 사안에서는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이행을 하였다고 하여도, 양도인이 원상회복의무자가 된다고 보는 것이 채무자와 양도인 및 양수인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며, 누구도 그 기대 이상으로 불리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양수인이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는 본 판결의 결론에는 찬성하기 어렵다. 3.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된 경우의 처리 이제 사안을 달리하여 본 사안과 같이 분양잔대금 채권이 양도된 것이 아니고, 매매계약상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된 경우의 처리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원상회복 시의 3자 사이의 이해관계는 양도된 채권이 금전채권인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 원상회복의무자가 양수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동일하다 할 것이다. 다만,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으로 당해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나, 원상회복이라는 것이 애초에 계약당사자 사이의 관계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채무자는 해제를 통해 소급적으로 회복한 소유권에 기해 당해 부동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의해 결과적으로 소유권을 회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별개로 검토해야 할 문제이다), 굳이 원상회복을 통해서 해결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양수인을 원상회복의무자로 보지 않는 경우, 채무자가 과연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채권양수인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할 것인지 여부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의 판례와 통설은, ‘해제로 소멸하는 채권의 양수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본 판결은 나아가 양수인이 이행을 받은 경우에도 여전히 그 제3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채무자가 매매계약의 해제에도 불구하고 채권양수인에 대하여 계속 채무를 진다고 보는 것은 계약관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는 해제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존의 판례와 통설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소유권이 양수인에게 이전된 경우 양수인은 더 이상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여전히 “채권양수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가 아니”라고 말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미 양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도 여전히 “채권양수인”이라는 이유로 원상회복의 효력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가령 부동산이 전매된 경우 전매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과 마찬가지로 등기가 경료된 후에도 전매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의해 보호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수긍하기 어렵다. 따라서 양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양수인의 보호 여부는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과 별개로 검토되어야 할 것인데, 다음과 같이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판례는 전매인이 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고(대법원 1980. 8.26. 선고 80다660 판결 등), 교환계약의 일방 당사자로부터 전득한 자가 자신의 앞으로 바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명시한 판결도 있다(대법원 1997. 12.26. 선고 96다44860 판결). 이에 따르면 전매인이 중간생략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보호된다고 보게 될 것이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한 후 그 등기가 경료된 경우의 양수인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는, 매도인이 전매인에게 중간생략등기를 해 준 경우에 있어 전매인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는 중간생략등기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양수인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아니 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다만, 채무자로서는 양도인이 아닌 양수인에게 이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자기의 부동산 자체를 반환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에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양도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양도인은 자신이 직접 소유권을 이전받았다고 하여도 바로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을 이전하였을 것이고, 그 경우 채무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해도 그 부동산 자체를 반환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즉,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소유권이전의무를 이행한 후 당해 부동산 자체를 반환받지 못할 위험은 채권양도가 없는 상황에서 채무자가 양도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주었을 때 부담하는 위험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2008-10-02
위헌소원 사건을 계기로 본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에 관한 소고
1. 위 사건의 개요 개발제한구역 내에 위치한 의정부시 소재 대지 1,107㎡는 제조공장의 부지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그 중 일부(356㎡)가 서울외곽순환도로의 사업부지로 편입되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1. 3. 15. 협의매수 되었다. 청구인은 레미콘공장을 신축하기 위하여 위 협의매수된 대지 356㎡에 대한 이축권(移築權)과 함께 나머지 토지 및 그 지상 공장건물을 포괄적으로 매수하였다. 그리고 주변 토지를 추가 매입하여 위 토지 중 355㎡를 포함한 합계 2,653㎡에 대하여 공장업종을 레미콘제조업으로, 공장면적을 2,653㎡로 변경하는 공장등록변경승인신청을 하였다. 나아가 위 토지 상에 레미콘공장 및 공장사무실을 건축하기 위한 건축허가신청과 함께 이축권에 근거하여 위 답 355㎡에 대하여 공장부지로 토지형질을 변경하기 위한 토지형질변경허가신청을 하여, 2002. 12. 30. 의정부시장으로부터 위 신청내용대로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 및 토지형질변경허가를 받았다. 한편 의정부시장이 2005. 1. 4. 위 답 355㎡가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라는 이유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0조 내지 제24조에 근거하여 청구인에게 개발제한구역훼손부담금 96,870,080원을 부과하자,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의정부지방법원에 위 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2005구합1034)함과 동시에 위 부담금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위 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23조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위 법원은 2005. 5. 4. 청구인의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였고(2005아48), 청구인은 같은 해 6. 9. 위 특별조치법 제22조, 제23조 제1항 및 위 특별조치법 시행령 제34조, 제35조가 자신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 결정 요지 [1] 훼손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시설 등의 설치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로의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의 성격을 갖는다. [2]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 또는 이를 수반하는 행위허가를 받은 훼손부담금의 납부의무자 집단은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억제와 그 관리라는 특수한 공적 과제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뿐 아니라, 이로써 개발제한구역의 관리를 위한 특별한 재정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따라서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을 수반하는 행위허가를 받은 사람에게 훼손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3] 훼손부담금제도 역시 주민의 생존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개발제한구역 내라도 ‘주민의 주거·생활편익·생업을 위한 시설의 설치 및 영농’ 또는 ‘국가안보상 필요한 시설 등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행하는 공공용시설 및 공용시설’의 건축을 위한 토지형질변경의 경우에는 이를 감면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따라서 같은 이축권에 기한 행위허가라고 하더라도 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훼손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것과 달리 공장의 경우 이를 전액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에 해당하므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4] 개발제한구역 내의 입지선호가 주로 개발제한구역 내의 저렴한 토지가격에서 비롯되므로 구역 내·외의 지가차액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산정하는 것은 청구인의 재산권을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침해하지 아니하고, 나아가 청구인 등 납부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나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아니한다. [ 심판대상조문 : 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2005. 1. 27. 법률 제73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2조, 제23조 제1항, 구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2001. 9. 6. 대통령령 제17353호로 개정되고, 2005. 3. 8. 대통령령 제187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5조 ] 3. 개발이익 및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의 의의 개발이익이란 개발사업을 시행함으로써 정상 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개발사업시행자에 귀속되는 토지가액의 증가분과 공공사업의 시행, 토지이용계획의 변경 기타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하여 정상 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토지가액의 증가분을 지칭한다. (석종현 신토지공법, 부산지방변호사회 1997년 제14호 회지) 그런데, 개발사업의 시행은 국민의 조세부담으로 시행하면서도 그 개발의 결과인 개발이익은 토지소유자 등이 독점하도록 한 현행 손실보상제도는 형평성 및 공평부담의 원칙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비판되었으며, 그런 연유로 개발이익의 사회 환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개발훼손부담금은 위 개발이익 중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제20조 제1항 등에 의거하여 국가가 부과·징수하는 금액을 말한다. 이러한 개발훼손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 행위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의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행위자에게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고, 이를 통하여 개발제한구역의 관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다. 4.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 성격 개발부담금 또는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성격과 관련하여 위 부담금은 개발제한구역 내에 입지하는 시설 등의 설치에 따른 토지형질변경에 대하여 구역 내·외의 토지가격 차액에 상당하는 경제적 부담을 부과함으로써 구역 내 입지선호를 제거함과 동시에 불가피한 경우로 입지를 제한하여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의 확보에 그 주된 목적이 있으므로, 내용상으로는 개발제한구역 훼손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부과하는 원인자 부담금 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를 통한 쾌적한 생활공간의 확보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적 수익에 대한 수익자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기능상으로는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토지형질변경을 초래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 행위를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대신 행위자에게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지움으로써 위와 같은 행위를 간접적·경제적으로 규제하고 억제하려는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견해(이는 헌법재판소의 판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건설교통부 도시국 도시관리과 “개발부담금의 산정 및 부과 절차”, 정병윤,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개요”)와 개발부담금은 토지로부터 발생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이를 적정하게 배분함으로써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고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규제수단의 하나로 등장되었으므로 전통적인 공용부담 법리론에 따른 인적공용부담으로 보기 어렵고, 투기방지와 개발이익에 관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개입수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투기방지를 위한 법령상의 부작위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형태의 의무이행 확보수단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다(석종현, “개발이익과 개발부담금”). 필자의 사견으로는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이른바, ‘정책실현목적부담금’이 지닌 의미 속에는 위 석종현 교수가 주창한 의무이행 확보수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부담금의 성격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개발훼손부담금의 법적 성격은 위 헌법재판소가 설시한 개발제한구역의 훼손을 억제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의 지정·관리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는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으로서의 성격은 물론, 개발이익에 관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부동산 투기방지를 위한 국민적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의무이행 확보수단으로서의 성질을 모두 가진다고 하겠다. 5.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부과가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판단 기준 위 헌재판례에서 헌법재판소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헌법상 보장되므로(헌법 제23조 제1항) 국민에게 조세 외의 재산상의 부담을 부과할 경우 이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우리 헌법은 국가의 특별한 공익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입법권한을 입법자에게 포괄적으로 부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헌법 제40조, 제119조, 제120조, 제122조 등), 기본권에 관한 일반적 유보조항을 두고 있으므로(헌법 제37조 제2항)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며, 이는 부담금 부과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에도 적용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법률에 의한 부담금제도의 설정은 헌법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헌법적 근거에 의하여 부담금제도의 설정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담금의 종류에 따라 구체적인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헌재 2005. 3. 31. 2003헌가20, 판례집 17-1, 294, 301-302 참조). 정책 실현목적 부담금은 개별행위에 대한 명령·금지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수단을 사용하는 대신 부담금이라는 금전적 부담의 부과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국민의 행위를 유도하고 조정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 정책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담금을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8. 12. 24. 98헌가1, 판례집 10-2, 819, 830). 그러나 적어도 정책실현목적의 부담금이 사회적·정책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법 앞의 평등원칙에서 파생되는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을 벗어나서도 안 될 것이다.”라고 설시하고 있는바, 생각건대, 개발부담금 내지 개발훼손부담금의 부과의 경우에도, 헌법상 일반 기본권제한 및 그 한계와 관련된 심사원칙이 일응 적용된다고 보되 다만, 위 부담금의 부과목적이 특수 공익실현에 있다는 점에서 그 심사기준을 다른 기본권제한 및 침해의 경우보다 다소 완화하여 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6. 개발(훼손)부담금 제도에 관한 몇 가지 제언 지가급등에 따른 토지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한 개발부담금 및 훼손부담금제도가 시행이 되면서 정부가 의도했던 부동산투기는 어느 정도 근절되었다고 보여지나, 헌법상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등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면서 개발사업시행자를 포함한 관련 국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개발부담금제도가 당면한 문제 및 향후 방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개발부담금제도의 평가와 향후 개선방향, 서희열, 김상철 공저) 첫째, 개발부담금의 산정방식과 관련하여 착수 및 완료시점의 지가산정에 있어서 평가의 오류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인바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둘째,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토지소유자, 개발사업자, APT 분양당첨자 정부 등 여러 계층의 경제주체들에게 귀속되고 있음에도 개발사업시행자들에게만 개발부담금을 부과함으로서 발생하는 불공정성은 개발이익 향유자와 개발부담금 납부자간의 불공평 문제로 확대되는바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셋째, 현대의 개발사업은 점선적 개발에서 면적개발로 광범위하게 이행됨에 따라 개발이익과 개발손실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개발손실에 따른 보상 도입 등이 필요하다. 넷째, 공시지가제도 등 개발부담금제도를 지원하는 기술적인 문제들의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도소득세제의 보완 및 강화와 종합토지세, 종합부동산세 및 토지관련 각종 공개념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새로운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의욕과 눈앞의 성과를 앞세워 제도의 신설이나 법률의 제정을 통해서만 그 해결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 원인이 있었다. 앞으로 형평의 원리가 중요시되면서도 민간의 자율이 존중되는 가운데 좁은 우리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좀 더 깊이 고민하는 이가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2007-10-25
소유권에 근거한 유지청구
Ⅰ. 사건의 개요 1. 기초사실 신청인은 부산광역시의 초등교육을 관장하는 지방자치단체로서 창신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건물 및 대지의 소유자이고, 피신청인 지투지개발 주식회사(이하 지투지개발이라고 한다)는 주택건설사업자로서 2004.9.6. 부산 연제구청장으로부터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지하 3층, 지상 35층 내지 36층, 2개동, 총 299세대의 월드마크아시아드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건설하는 내용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축을 시행하고 있는 주택건설사업자이고, 피신청인 주식회사 대우건설은 시공업체이다. 이 사건 학교는 본관, 서관 및 동관 건물과 운동장으로 구분되고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이 사건 아파트를 마주보고 있는데, 피신청인들 공사현장은 이 사건 학교 담장과는 6m, 본관 건물과는 113.5m, 운동장과는 최단거리로 24.1m, 서관 건물과는 최단 거리로 25.9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이 사건 아파트의 분양은 이미 완료되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1) 먼저 신청인들은 이 사건 아파트는 이 사건 학교의 정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피신청인들의 계획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가 건축될 경우, 학교의 건물 및 운동장에 심각한 일조권 침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교육환경이 훼손될 것이므로, 10층 이상의 공사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해 피신청인들은 일조권의 침해를 해소하기 위하여 원래 4개동의 아파트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2개동의 아파트만을 건설하기로 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건축하고 있고, 이 사건 학교의 본관, 서관 및 동관은 일조권 침해가 있더라도 금전보상으로 전보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사건 아파트의 공사가 중단될 경우 피신청인들은 위약금, 지체상금 등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되며,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도 입주할 수 없게 되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한다. Ⅱ. 결정요지 본 사건 담당재판부는 피신청인들에게 신축 중인 아파트 101동, 102동 모두 각 20층을 초과하여 건축하는 공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주된 이유로서, 이 사건 아파트가 계획대로 신축되는 경우 동지일 기준으로 이 사건 학교 서관 건물의 일조권 침해가 발생하고, 이 사건 학교 운동장에는 주체육활동 시간은 물론 연속일조시간이 2시간에 미달될 정도로 심각한 일조권 침해가 발생하는 사실이 소명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또한, 피해건물은 공공성이 강한 초등학교 건물인 점, 피신청인 지투지개발이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이 사건 학교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한 피해의 회피 내지 감소를 위한 노력보다는 세대수 축소(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상 관할 교육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300세대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에서 불과 1세대가 부족한 299세대로의 설계변경)를 통하여 교육청 및 학교측과의 협의절차를 피해간 점, 이 사건 공사가 중지되거나 층수가 제한될 경우 피신청인들이 입게 될 손해는 예상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러한 일조권 침해는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신청인은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Ⅲ. 대상결정의 검토 1. 문제의 제기 본 사건은 최근 지역의 일간신문에서도 크게 다룰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사건이다. 급격히 신장하고 있는 국민들의 환경권에 대한 인식과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활성화로 초고층 아파트건축이 활성화되면서, 어쩌면 예견된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전국에서 이러한 종류의 소송이 600~700건에 이른다고 하는 보도도 있다. 본건은 34층, 35층으로의 예정건물에 대해 20층을 초과해서 건축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으로, 향후 예상되는 유사한 사건 및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는 사건이다. 법리적으로는 먼저 소유권에 기초한 방해예방 또는 방해제거로서의 일조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아니면 헌법상의 환경권에 기초하여 바로 일조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하는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다음으로는, 만약 그 일조의 침해가 위법하다면 違法性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受忍한도에 관한 문제는 어떠한 법리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도 던지고 있다. 더욱이 본건의 대상물이 기분양이 된 상태의 아파트라는 점에서 유지청구[중지청구]가 받아들여진 경우, 그 판결의 사회적인 파급효는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위법성에 관한 법리의 구성은 중요한 문제이며, 이는 소송의 진행 상태에 따라 상급법원으로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될 법리라고 생각한다. 2. 본건 결정에 관한 종합적 의견 (1) 수인한도 초과 여부 판단과정의 문제점 법원은 이 사건 아파트의 신축으로 인한 일조권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구할 수 있다고 한 다음, 일조권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 여부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가해 및 피해건물의 용도, 피해방지를 위한 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 및 인·허가관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당사자의 교섭에 있어서의 성의, 기업의 도산위험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는 소위 ‘봉은사사건(대판 96다56153)’이후 정립된 대법원의 受忍限度論을 원용하고 있다. 즉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본건과 같은 留止請求를 인용할 것인가를 결정함에 있어 受忍限度論에 의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受忍限度論은 유지청구와 손해배상 중 어떤 구제수단을 선택하느냐라는 문제에 있어 위법성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는 위법성단계설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는데, 유지청구의 인용과정에 있어 과연 이러한 受忍限度論을 채택하고 있는 대법원의 태도는 옳은 것일까? 그리고 수인한도를 초과하는지의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사용되는 형량방식, 형량요소 및 형량기준은 올바로 선택되었는가? 등의 문제가 受忍限度論의 핵심과제로서 남게 된다. 본건에서도 법원은 일조권침해에 대하여 두 곳의 전문연구소에서 실시한 연구결과를 참고로 하고 있지만, 그 외의 어떠한 형량요소,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가 신청인에게 유리 또는 불리한 사실로서 작용했으며, 어떠한 요소가 피신청인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작용했는지에 대한 형량요소에 대한 판단이 종합적이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20층으로의 한계설정에 대한 기준 또한 법관의 자유재량적 고려사항이 아니라면 기준제시가 있었어야 한다. (2) 보완입법의 필요성 본건의 경우, 피신청인은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사업을 시행한 것이며, 따라서 어떤 행정청이 한 허가사항에 대하여 다른 행정청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행정에 대한 신뢰와 이를 믿고 건축한 건축주는 보호 되어야 한다는 신뢰보호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본건의 경우, 설사 교육당국과의 협의를 피하기 위하여 300세대에 1세대 부족한 299세대로 설계변경을 하여, 교육청의 미움이 박혔다고 하더라도, 피신청인의 건축행위 그 자체는 합법적인 행위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기 분양된 분양권자와의 법률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법한 행정행위에 근거한 공사가 다른 행정청의 이의 제기로 인하여 시행사가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경우, 허가를 해 준 행정청에 대한 신뢰보호와 행정청 상호간의 의견조정을 못한 결과로 인한 손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허가를 해준 행정청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능성도 생각 할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본건의 같은 재판부가 동종의 일조 침해에 관한 사건(부산지방법원 제14민사부 결정 2005카합2162결정, 법률신문 2006년 11월30일자 12면)에서, “이 사건 건축허가를 해준 주체가 학예와 예술 이외의 분야에서 신청인을 대표하는 부산광역시장이라는 점도 피신청인들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였을 것으로 보이며…”라고 한 점은 시사 하는바가 크다고 본다. 우리 대법원은 “환경보전과 경제개발은 상호 대립되는 개념이어서 이들을 어떻게 조정, 조화시킬 것이고, 이 중 어느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가 하는 점은 기본적으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법률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성질의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정책의 기본원칙은 국제사회에서도 적용되어,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명제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본건과 같은 사안에 대한 입법적 해결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러한 분쟁을 지켜보면서 방관만 할 수는 없다. 또한 국가가 나서지 않는다면 지방자치단체라도 조례를 통하여 또는 행정지도를 통해서라도 사전협의절차를 거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 본 결정의 의의 본 결정은 우선 2단계 수인한도론에 근거하여 중지청구의 경우 엄격한 수인한도를 요한다는 기존 판례의 논리를 답습하고 있다. 또한 민법 제214조를 근거로 소유권에 기초한 일조권 침해에 근거하여 신청인의 피보전권리를 인정한 다음 주문과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 점은 본 소송과정에서, 특히 피신청인과의 조정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보다는 토지소유자인 교육청이 이니시어티브를 계속유지하게 되는 근거로서도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한편, 본 결정은 최근 고층 아파트 건축이 크게 늘어나면서 빚어지고 있는 일조권 논란에 대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더욱이 일조권침해로 인한 피해자가 우리의 앞날을 담당하게 될 어린 새싹이라는 점을 수인한도결정의 하나의 형량요소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의 법리전개의 정치함에는 다소 미비한 점이 있어 보인다. 하물며 공사중지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지청구의 법적근거를 생활이익이 아닌 소유권으로 본 것이나, 형량기준의 구체적 제시와 형량요소의 구체적인 분석의 결여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향후 어떻게 이 소송이 전개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수인한도에 관한 법리의 공박이 치열해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환경문제야 말로 사회적 선택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 조화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개발과 환경보전은 대립하는 두 축이 아니라, 조화하는 상호기준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본건은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2007-03-05
건물공사 중 건축주가 변경된 경우 건물 소유권의 원시취득 시기
Ⅰ. 사실관계 대상 판결에서 문제가 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18층의 아파트 및 판매시설인 소위 주상복합건물로서, 피고 주식회사 동신주택이 1992. 2.경 6층 골조공사까지 마친 후 부도가 나서 공사가 중단되었다. 1992. 9.경 소외 주식회사 백상주택건설이 매매대금을 건물 완공 후 아파트 일부에 대한 소유권을 피고 동산주택에게 이전해 주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하고 신축 중인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아 공사를 진행하다가 다시 부도가 나 위 약정기한까지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자 1994. 4. 피고 동신주택은 이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 백상주택건설은 매매계약 해제에도 불구하고 계속 공사를 진행하다 1994. 10.경 공사를 중단하였다. 백상주택건설의 공사 중단 당시 이 사건 건물 중 18층 구조의 좌측 부분은 18층까지 골조공사, 17층 일부 벽면까지 조적공사, 16층 일부까지 미장공사가 되어 있었고, 7층 구조의 우측 부분은 7층까지의 골조 및 조적공사, 지붕 및 옥상공사가 되어 있었으나, 18층 구조의 좌측 부분의 옥상 지붕공사, 17층 일부 및 18층 전체의 조적공사는 되어 있지 않았고, 건물 전체적으로 일부 배선설비 외에는 전기설비공사가 대부분 시공되지 않았고, 외장 및 실내공사, 난방, 상·하수도 배관설비공사 등은 전혀 시공되지 아니한 상태였다. 원고 주식회사 삼원주택은 1998. 8. 28. 피고 동신주택으로부터 위와 같은 상태에 있던 이 사건 건물을 양수받아 이 사건 건물 공사를 재개하여 18층 지붕공사 및 17층까지를 포함한 조적공사 및 전체 건물의 외장공사 및 실내공사 등 전체적인 잔여 공사를 시행해 이 사건 건물을 완공했다. Ⅱ. 대상 판결의 요지 건물이 설계도상 처음부터 여러 층으로 건축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고 그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건축주의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그와 같이 중단될 당시까지 이미 일부 층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그 구조물을 토지의 부합물로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제3자가 이러한 상태의 미완성 건물을 종전 건축주로부터 양수해 나머지 공사를 계속 진행한 결과 건물의 구조와 형태 등이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한 경우에는, 그 구조와 형태가 원래의 설계 및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건물 전체를 하나의 소유권의 객체로 보아 그 제3자가 그 건물 전체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옳고, 건축허가를 받은 구조와 형태대로 축조된 전체 건물 중에서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있던 층만을 분리해 내어 이 부분만의 소유권을 종전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고 볼 것이 아니다. 또한,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시점은 원칙적으로 건물 전체가 완성되어 당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된 시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 등 참조),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종전 건축주에 의하여 축조된 미완성 건물의 구조와 형태가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Ⅲ. 미완성 건물의 완성과 소유권 귀속에 관한 종전 판례 1. 종전 판례의 일반적인 법리 건축주의 사정으로 건축공사가 중단되었던 미완성의 건물을 양도받아 나머지 공사를 마치고 완공한 경우,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면 원래의 건축주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대법원 1993. 4. 23. 선고 93다1527·1534 판결, 대법원 1997. 5. 9. 선고 96다54867 판결,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다26194 판결,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0다16350 판결 등 다수). 이때 사회 통념상 독립된 건물이라 하기 위하여는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주벽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1986. 11. 11. 선고 86누173 판결, 대법원 1996. 6. 14. 선고 94다53006 판결, 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51872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판결 등 다수). 2. 건축허가상 계획된 건물 일부의 기둥·주벽·슬라브 등이 완성된 구체적 사례 종전에 대법원은 건축허가상 계획된 건물의 일부만이 기둥·주벽·지붕이 건축되었을 때 그 건물이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그 건물의 일부도 원래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며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이 사건 공작물은 위 경락 당시 지하 1, 2층 및 지상 1층까지의 콘크리트 골조 및 기둥, 천장(슬라브)공사가 완료되어 있고, 지상 1층의 전면(남쪽)에서 보아 좌측(서쪽) 벽과 뒷면(북쪽) 벽 그리고 내부 엘리베이터 벽체가 완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작물은 최소한의 지붕과 기둥 그리고 주벽(主壁)이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어서 미완성 상태의 독립된 건물(원래 지상 7층 건물로 설계되어 있으나, 지상 1층만으로도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임이 분명하다)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16. 선고 2000다51872 판결) 「지하 3층 지상 12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신축 중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후 신축 건물이 경락된 경우 신축 건물이 경락대금 납부 당시 이미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기둥, 주벽 및 천장 슬라브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하 1층의 일부 점포가 일반에 분양되기까지 하였다면, 비록 토지가 경락될 당시 신축 건물의 지상층 부분이 골조공사만 이루어진 채 벽이나 지붕 등이 설치된 바가 없다 하더라도, 지하층 부분만으로도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신축 건물은 경락 당시 미완성 상태이기는 하지만 독립된 건물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 Ⅳ. 대상 판결의 검토 대상 판결은 건물이 건축허가 및 설계도상 여러 층으로 건축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을 경우에는 제3자가 미완성 건물을 양수하여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하였을 때 그 구조와 형태가 원래의 설계 및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건물 전체를 하나의 소유권의 객체로 보아 그 제3자가 그 건물 전체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여, 건물의 일부만이 기둥·주벽·지붕이 건축되었을 때 그 건물이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그 건물의 일부도 원래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는 위의 종전 판례들과는 배치되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은 주상복합건물에 대한 것으로 건축주가 1회 변경된 사안으로 대상 판결의 경우 건축주가 2회 변경된 것을 제외하면 그 사실관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편 대상 판결의 원심 판결은 일반적인 독립건물과 각 구분소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합건물의 경우를 나누어서 일반적인 독립건물의 경우에는 종전의 판례와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으나, 각 구분소유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집합건물에서의 ‘독립한 건물’의 개념은 1동의 건물 전체가 독립한 부동산으로서의 건물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구분소유권의 목적인 각 세대별 구분건물 부분도 독립한 건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구조상·이용상의 독립성이나 개별성을 갖춘 후에야, 비로소 집합건물로서 ‘독립한 건물’의 물리적 완성도를 갖추었다고 보아야 한다며 집합건물의 경우에 있어서는 결론적으로는 대상 판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대상 판결은 일반적인 독립건물과 집합건물의 경우를 나누지 않고 여러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인 모든 건물에 적용되는 일반론을 펼친 것이다. 또한 대상 판결은 구분소유가 성립하는 시점은 원칙적으로 건물 전체가 완성되어 당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된 시점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 등 참조), 건축공사가 중단될 당시까지 종전 건축주에 의하여 축조된 미완성 건물의 구조와 형태가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상 판결이 인용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9. 9. 17. 선고 99다1345 판결)은 집합건물의 어느 부분이 전유부분인지 공용부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 관한 것으로 건물의 소유권의 귀속시기에 기준이 되는 판결이라 할 수 없다.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건물이 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되려면 건물이 완공되어 사용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대상 판결의 논리에 의하면 건물을 완벽하게 완성하여 사용승인을 받은 시점의 건축주가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되어 건물의 기둥, 벽, 보, 지붕 등이 완성되어 그 구조물을 토지의 부합물로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에는 독립한 부동산으로 보아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다는 종전의 판례 이론이 성립할 여지가 없게 된다. Ⅴ. 결론 대상 판결은 여러 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이었던 건물의 건축주가 변경되었을 경우에 원시취득자에 대한 종례의 대법원 판례들과는 배치되며, 집합건물의 경우에 관한 것으로 대상 판결과 유사한 사안에 관한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1592, 21608 판결을 폐지하지 않았다. 건축허가의 내용과 동일한 정도의 건물을 완성한 건축주가 건물 전체를 원시취득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지, 아니면 공사가 중단된 시점에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을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지는 변경된 여러 건축주들 중 누구의 보호가 아니라, 제3자, 즉 건축주의 채권자 보호에 관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대상 판결과 같이 건축허가의 내용과 사회통념상 동일하다고 인정되는 정도로 건물을 축조한 경우 건물 전체를 원시취득한다고 본다면 건물의 상당 부분을 완성하였던 당시의 건축주의 채권자가 민사집행법 제81조 제1항 제2호, 제291조에 의하여 미완성인 미등기 건물을 압류 또는 가압류하여 부동산등기법 제134조에 의하여 소유권의 처분제한의 등기촉탁에 의하여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가 경료되었다 하더라도, 원래의 건축주가 미완성인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여 제3자가 건물을 완성하였을 때 건물을 양도받아 완성한 제3자가 원시취득하게 된다. 이에 따라 원래의 건축주는 미완성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한 것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처분제한의 뜻이 기재된 소유권의 등기는 말소되어야 한다. 이런 결과는 원래의 건축주의 채권자에게 뜻하지 않은 피해를 주게 될 뿐만 아니라, 원래의 건축주가 이러한 결과를 노리고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건물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방법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 따라서, 대상 판결의 경우에 건물의 원시취득의 시기를 종전 판례와 마찬가지로 건물 공사가 중단된 때 이미 일부 층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둘레 벽이 완성되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를 갖추고 있었던 부분은 그 당시의 건축주가 원시취득한 것이나, 건물 완성 당시의 건축주에게 양도된 것으로 이론 구성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부 완성된 건물이 소유권의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가 경료된 후 그 원시취득자인 피고가 이를 원고에게 양도한 후 위 소유권보존등기에 터잡아 소유권을 양도받은 다른 피고들에 대하여는 원심에서의 원고의 예비적 청구원인과 같이 원래의 건축주와 피고들의 배임행위에 기한 등기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이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계약에 기한 등기로 민법 제108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라고 이론 구성을 하면 대상 판결과 그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이론 구성을 한다면 종전의 판례의 이론과도 배치되지 않고 원래의 건축주의 일부 완성된 건물의 압류·가압류 채권자도 보호될 것이다. 또한 원래의 건축주의 채권자가 일부 완성된 건물을 압류·가압류하였다 하더라도 미완성건물을 양수받는 자는 부동산등기부에서 처분제한의 등기를 명하는 재판에 의한 소유권의 등기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건물의 매매과정에서 매매대금의 정산시 불이익을 입지 않을 것이다. 대상 판결은 사실상 종례의 판례를 변경한 것이나, 종례의 판례를 폐지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여러 개의 층으로 건축될 예정이던 건물의 건축주가 변경되는 사안의 경우 어느 대법원 판례를 따라야 할지 혼란을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유사 사례에 있어서 대법원이 명확하게 이론을 정리하기를 기대한다.
2007-02-22
공정거래법상 ‘끼워팔기’의 규제 요건
Ⅰ 사건의 개요와 대상판결의 요지 1. 사건의 개요 1) 원고(한국토지공사)는 인천마전지구 공동주택지(이하 ‘택지’로 약칭)의 판매가 저조하자 판매가 잘 되는 부천상동지구 택지를 판매하면서 인천마전지구 4블럭을 매입한 자에게 부천상동지구 택지 21블럭 및 22블럭의 매입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연계판매를 실시하였고, 이에 따라 비인기지구인 인천마전지구 택지 4블럭을 매입한 (주)창보종합건설에게 인기지구인 부천상동지구 택지 21블럭 및 22블럭을 판매하였다. 2) 또한, 원고는 남양주 호평·평내·마석 3개 지구 택지의 판매가 저조하자, 판매가 잘 되는 용인 신봉·동천·죽전·동백 4개 지구 택지를 판매하면서 남양주 호평·평내·마석 등 3개 지구 택지를 매입하는 자에게 용인신봉·동천·죽전·동백 등 4개 지구 주택지의 매입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연계판매를 실시함으로써, 1999. 9.에서 2000. 9. 사이에 비인기지구인 남양주 호평·평내·마석 등 3개 지구의 택지를 매입한 현대산업개발(주) 등 7개회사에 인기지구인 용인신봉·동천·죽전·동백 등 4개 지구의 택지를 판매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3호 후단 및 같은 법 시행령(2002. 3. 30. 대통령령 제17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별표 1] 일반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5호 (가)목의 ‘거래강제’ 중 ‘끼워팔기’는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 중 거래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 또는 용역을 상대방에게 공급하는 것과 연계하여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덜 필요로 하는 상품 또는 용역(종된 상품)을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게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다른 사업자로부터 상대방이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할 것이고, 이러한 끼워팔기가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한지 여부는 종된 상품을 구입하도록 한 결과가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가격과 품질을 중심으로 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법 제23조 제1항 제3호 후단 및 법시행령(2002. 3. 30. 대통령령 제17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별표 1] 일반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 제5호 (가)목의 끼워팔기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 중 거래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 또는 용역(주된 상품)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주된 상품을 공급하는 것과 연계하여 거래 상대방이 그의 의사에 불구하고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덜 필요로 하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정도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족하고 반드시 시장지배적 사업자일 필요는 없다. Ⅱ 연 구 1. 끼워팔기의 의의와 주요쟁점 ‘끼워 파는 행위’라 함은 위 판결에서 나온 바와 같이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하게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 동안 끼워팔기는 인기양주를 공급하면서 거래상대방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비인기양주를 끼워판 사례, 자동차 제조업체의 선택사양품목 구입강제행위, 모 병원 장례식장의 음식물일체 반입제한행위, 몇몇 혼인예식장의 드레스 등 예식장 부대물품의 이용강제행위 등등이 공정거래위원회 의결단계에서 문제되었으나 대법원판결로는 이 건이 첫번째 사례로 손꼽힌다. 끼워팔기의 동기에는 신제품의 판로를 확보를 위하여 기존 상품과 끼워팔기를 하거나 매출실적이 부진한 상품을 시장에서 유력한 상품에 끼워서 판매하는 경우, 공급량이 부족한 상품에 남아도는 상품을 끼워파는 수도 있다. 끼워팔기를 전형적인 행위로하는 부당한 거래강제는 소비자에 대하여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용역의 거래에 있어서 다른 상품·용역을 동시에 구입할 것을 강제하거나, 또는 사업자에 대하여 자기가 공급하는 유력한 제품·용역과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제3자로부터 구입할 것을 강제하는 것이다. 끼워팔기의 형식적 요건을 보면, 그 상대방은 사업자와 그의 대리점과 같은 다른 사업자일 수도 있고 일반 소비자일 수도 있고,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이라 함은 끼워팔리는 상품·용역을 말하는 데 주된 상품과 다른 상품(주된 상품과 밀접불가분한 구성요소가 아니고 독립하여 거래대상이 될 수 있는 상품)일 것을 요한다. 독립된 거래대상으로 되는 상품일지라도 두개의 상품을 조립함으로써 별개의 특징을 가진 단일한 상품으로 되는 경우에는 형식적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 2. 끼워팔기와 공정경쟁저해성 끼워팔기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이므로 끼워팔기를 통하여 ‘경쟁저해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경쟁저해성을 판단하기위하여는 첫째, 행위자가 거래상대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을 것이 필요하다. 우월적 지위는 객관적인 영업 또는 거래여건에 비추어 볼 때 거래불응시 사실상의 불이익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한 자이면 족하다. 둘째로, 거래의 강제성이 존재하여야 한다. 거래의 강제는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구속하는 행위로서 만약 행위자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거나 객과적으로 보아 불이익제공이 분명한 경우 또는 실제로 불응한 결과 거래의 중단 등 불이익이 가해진 경우 거래강제가 존재한다고 볼 수있다. 끼워팔기는 거래상대방의 자금을 압박하거나 일반소비자가 원하지도 않는 제품을 구입케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고객의 선택자유를 왜곡하는 경쟁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특히 끼워팔기 판매에 있어서는 끼워 파는 상품 또는 용역시장에서의 행위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행하여지기 때문에 끼워 팔리는 상품 또는 용역시장에서의 경쟁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 Ⅲ 대상판례에 대하여 1. 부당성 판단의 기준 끼워팔기 규제에 관한 이 판례의 특색을 살펴보면, 비록 지역은 달리 하지만 주된 상품과 종된 상품이 ‘택지’라는 점이고, 끼워팔기 행위자가 공기업이며 그 상대방이 일반소비자가 아닌 사업자라는 점이다. 끼워팔기 규제의 주된 근거를 종된상품 시장에서의 경쟁의 감소에서 찾는 이상에는 주된 상품과 구별되는 종된 상품 시장의 존재 여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끼워팔기를 우월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가 그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로만 보거나 상품선택상의 자유제한으로 보는 한에서는 상품의 독립성 또는 주된 상품과 종된 상품의 별개성에 관한 검토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상판례는 끼워팔기에 대한 부당성판단의 기준을 종된 상품을 구입하도록 한 결과가 상대방의 자유로운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가격과 품질을 중심으로 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른다고 하였다. 이는 ‘거래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가 구입하고자 하지 않는 상품의 구입을 강제함으로써 거래 상대방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 ’라고 한 원심의 판단을 확인한것으로서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통설적 견해이기도하다. 그러나 비인기토지 시장에서의 경쟁감소내지 저해의 문제는 ‘자유로운 선택의자유’에 가리워저 어느 정도 고려되고 검토되었는지 모르겠다. 2. 행위자와 시장지배적 사업자성 대상판례는 행위자인 사업자에 관하여, 사업자는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 중 거래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 또는 용역(주된 상품)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주된 상품을 공급하는 것과 연계하여 거래 상대방이 그의 의사에 불구하고 상대방이 구입하고자 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덜 필요로 하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정도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족하고 반드시 시장지배적 사업자일 필요는 없다고 하여 우월적 지위만으로 족하다는 통설의 입장과 같은 견해를 취하고 있다. 만약 행위자인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면 거래강제로 규제하기보다는 거래상의 지위남용행위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Ⅳ 맺는 말 대상 판례는 ‘끼워팔기’에 대한 최초의 판례이며, 택지를 ‘끼워팔기’의 목적물로 인정한 최초의 판례라는 데 큰 이미가 있다. 다만, 그 위법성의 근거를 고객의 상품선택상의 자유를 제한 한다는 점 뿐만 아니라 끼워팔리는 상품시장에서의 경쟁감소 문제도 아울러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에는 토지공사의 ‘끼워 팔기’ 행위가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행하여졌는가의 여부, 행위의 범위, 상대방의 수·규모, 비인기토지 분양사업자의 시장점유율, 비인기토지를 둘러싼 경쟁자의 수·규모 등이 광범위하게 검토되어야 할것이다.
2007-01-29
토지저당권에기한 방해배제와 건물신축행위의 중지청구
1. 사실관계 1) A 회사는 이 사건 토지 위에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1996년 4월 건축허가를 받아 동년 9월 공사를 시작했다. A는 동년 12월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직후 B 은행으로부터 위 건물의 건축자금으로 180억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로 B를 위해 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2) A 회사는 1998년 1월 지하공사도중 부도를 냈다. 그러자 위 오피스텔을 개별적으로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피고 조합을 결성하였다. 피고는 동년 2월 A로부터 위 건축사업의 시행권을 양수하고 공사를 재개하여, 아래 4)의 가처분이 있을 때까지 지하 6층부터 지하 1층에 대하여 대체로 공사를 완료하였다. 3) 원고회사(유동화전문회사)는 2000년 12월 B로부터 위 대여금채권과 근저당권을 양수하였다. 그리고 2001년 3월 그 근저당권의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경매법원은 위 지하의 구축물(평가액 196억원)을 토지의 부합물이라고 잘못 보고 이것도 경매목적물에 포함시켰다. 토지와 지하구축물을 포함하여 도합 252억원에 낙찰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락허가결정이 있었으나, 위 하자로 말미암아 결국 2003년 7월에 종국적으로 취소되었다. 4) 한편 2002년 4월 원고의 신청으로 위 근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공사중지가처분이 내려졌다. 그리고 동년 5월에 그 본안으로 이 사건 공사중지청구의 소가 제기되었다. 5)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은 이를 인용하였다. 대법원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우선 추상적으로 “저당권은… 저당부동산의 소유자 또는 그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은 제3자에 의한 점유가 전제되어 있으므로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부동산을 점유하고 통상의 용법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한 저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 이후 환가에 이르기까지 저당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지배권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저당목적물의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목적물을 물리적으로 멸실·훼손하는 경우는 물론 그 밖의 행위로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는 등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저당권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여 방해행위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대지의 소유자가 나대지 상태에서 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대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기 시작하였으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저당권이 실행에 이르렀거나 실행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신축공사를 계속한다면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경매절차에 의한 매수인으로서는 신축건물의 소유자로 하여금 이를 철거하게 하고 대지를 인도받기까지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저당 목적 대지상에 건물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는 경매절차에서 매수희망자를 감소시키거나 매각가격을 저감시켜 결국 저당권자가 지배하는 교환가치의 실현을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가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에서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사실” 등을 들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결론지었다. 3. 평석 1)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대상판결에 대하여는 그 추상적인 법리의 점에서도, 구체적인 사건해결의 결론에서도 찬성할 수 없다. 이 두 측면을 엄밀히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여기서는 일단 전자에 한정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바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위하여 제공된 대여금채권이었다는 것, 그러므로 근저당권자는 애초부터 당해 공사가 진행되어서 장차 건물이 이 사건 토지 위에 존립하리라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는 것,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는 저당권 설정 당시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 후에도 원래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이라는 것만을 지적하여 두기로 한다(뒤의 7)도 참조). 한편 전자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저당토지의 소유자가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저당권의 위법한 침해가 되는지를 논한 우리나라의 문헌(金載亨, 「抵當權에 기한 妨害排除請求權의 認定範圍」, 저스티스 85호(2005.6), 101면 이하)이 주장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 이 문헌에 의하면, “저당토지에 건물을 신축하면 토지에 대한 저당권의 실행이 곤란하게 된다. 저당권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건물의 존재는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저당권 침해를 이유로 공사금지청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저당권자의 환가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주장에 대하여는 뒤의 3)에서 보는 대로 의문이 적지 않다. 2)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은 민법 제370조(이하 민법조항은 법명의 제시없이 인용한다)에서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을 규정하는 제214조를 준용함으로써 명문으로 인정되는 바이다. 문제는 과연 저당권에 대한 ‘방해’를 어떠한 요건 아래서 인정할 것인가이다. 이를 생각함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는 것은, 방해배제청구권을 발생시키는 바의 저당권에 대한 ‘방해’는 위법한 것, 즉 법질서 전체의 입장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민법은 소유물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제213조 단서에서 점유자에게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소유자가 그에 대하여 소유물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를 표현하고 있다. 이는 비록 정면에서 규정하지는 않지만 다른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 3) 저당권(이 사건에서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었으나 여기서 다루는 논점에 관한 한 양자 사이에 차이를 둘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이 설정되었더라도 그 저당목적물을 사용·수익할 권능은 저당권설정자에게 귀속된다. 그리고 저당권자도 그러한 용익을 전제로 해서 그 목적물에 저당권을 설정받는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저당목적물이 나대지인 경우에 저당권설정자가 그 위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허용하는 것은 그 용익권의 행사에 기한 것이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면 후에 행하여지는 토지저당권에 기한 경매에서 매각대금이 건물이 없는 경우보다 하락하는 것이 대부분일지 모르나, 그 신축행위가 위와 같이 위법하지 아니한 이상 저당권자가 방해배제청구권을 가질 수는 없다. 나아가 그것은 저당권자가 애초부터 예기하였거나 적어도 예기할 수 있었던 바의 사정이기도 하다. 또 그것만을 이유로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한다면, 이는 저당토지소유자의 법적 지위를 부당하게 약화시키는 것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이상은 저당권을 양수한 사람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4) 나대지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 그 토지 위에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는 민법 제366조에서 정하는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 경우 건물의 신축으로 생길 수 있는 저당권자의 불이익에 대처하기 위하여 민법은 제365조에서 일괄경매청구권을 구정하고 있다. 그 법문은 “토지를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그 토지에 건물을 축조한 때”를 그 요건으로 규정한다(한편 토지저당권 설정 후에 건물이 축조되었으면 그 축조자가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2004년 개정 후의 일본민법 제389조에 대하여는 梁彰洙, 「最近 日本의 擔保物權法 改正」, 同, 民法硏究, 제8권(2005), 192면 이하, 특히 198면 이하 참조). 그런데 위 규정의 취지에 대하여 大決 94.1.24, 93마1736(공보 788); 大決 99.4.20, 99마146(공보 하, 1235); 大決 2001.6.13, 2001마1632(공보 하, 1678); 大判 2003.4.11, 2003다3850(공보 상, 1178) 등은, 한편으로 저당권자에게 저당토지상의 건물의 존재로 인하여 생기게 되는 경매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것, 다른 한편으로 “후에 저당권의 실행으로 토지가 제3자에게 경락될 경우에 건물을 철거하여야 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현저한 불이익이 생기게 되어 이를 방지할 필요”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이러한 취지를 살리기 위하여 대법원은 일괄경매청구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위 규정을 해석하여 왔다. 예를 들어 大決 98.4.28, 97마2935(공보 상, 1481)는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이들에 대하여 공동저당권을 설정한 후 건물을 철거하고 그 토지 상에 새로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건물이 없는 나대지 상에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건물을 축조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당권자는 민법 제365조에 의하여 그 토지와 신축 건물의 일괄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大判 2003.4. 11, 2003다3850(공보 상, 1178)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토지에 대한 용익권을 설정받은 자가 건물을 축조하였어도 그 후 저당권설정자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것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후자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저당권설정자 자신뿐만 아니라 저당토지의 제3취득자, 나아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 토지의 용익권능을 취득한 사람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는 경우에도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것은 그리 먼 걸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앞서 본 개정이 있기 전 일본민법 제389조의 해석에 있어서 그 요건은 크게 완화되어, 토지저당권 실행 당시 건물이 저당토지상에 존재하는 것 및 저당토지에 대한 임의경매로 토지를 경락받은 사람에 대항할 수 있는 당해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이용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의 두 요건이 충족되면 토지저당권자는 일괄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다(우선 新版 注釋民法(9)(1998), 595면 이하(生熊長幸 집필) 및 동소 인용의 문헌 참조). 우리나라에서도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의 사이에 특수한 관계가 있어서 양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 등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서는 제3자가 건물한 건물에 대하여도 일괄경매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경매신청시에 토지·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 속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 등을 완화하여 해석함으로써 일괄경매의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그 요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李均龍, 司法論集 32집(2001), 41면 이하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의 사안은 여기서 말하는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토지저당권자는 저당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에 대하여 일괄경매를 신청함으로써 건물의 존재로 인한 저당권 실행상의 불이익을 회피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5) 한편 우리나라의 금융실무에서 나대지를 담보로 취득할 때에 저당권 외에 지상권도 설정받는 일이 흔히 행한 것은 후에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대법원도 大決 2004.3.29, 2003마1753(공보 상, 781)에서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함과 아울러 그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6) 그러나 저당권설정자에게 객관적으로 저당목적물의 용익권이 있다고 하여도 예를 들어 그 권능이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할 목적으로 행사된다면 이를 쉽사리 허용할 것은 아니다. 이는 가령 제3자의 채권침해의 문제와 관련하여 害意 의 유무 등 주관적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좇아 채권침해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리하여 대상판결이 나오기 전에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의 문제를 추상적 법리의 차원에서 다룬 大判 2005.4.29, 2005다3243(공보 상, 837)이 그 요건에 관하여 “저당부동산에 대한 점유가 저당부동산의 본래의 용법에 따른 사용·수익의 범위를 초과하여 그 교환가치를 감소시키거나, 점유자에게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하기 위하여 점유를 개시하였다는 점이 인정되는 등, 그 점유로 인하여 정상적인 점유가 있는 경우의 경락가격과 비교하여 그 가격이 하락하거나 경매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등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의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시한 것은 그나마 수긍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 비록 위의 뒷부분에서 객관적으로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만을 그 기준으로 내세운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最判 2005(平 17).3.10(民集 59-2, 356)도, 소유자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아 저당부동산을 점유하는 사람이라도 “그 점유권원의 설정이 저당권설정등기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그 설정에 저당권의 실행으로서의 경매절차를 방해할 목적이 인정되며, 그 점유에 의하여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의 실현이 저해되어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곤란하게 되는 상태가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것도 이러한 입장에 선 것이라고 하겠다(구체적으로는 그 사안에서 그러한 목적을 인정하여 방해배제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7) 한편 원심판결은 일단 경매목적물에 대한 압류가 이루어지면 처분행위가 금지되는데 경매목적물의 가격을 감소시키는 사실적 처분행위에 대하여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써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채무자 또는 경매목적물의 점유자로서는 경매의 목적에 위반되거나 경매목적물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사실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일종의 부작위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무자나 부동산의 점유자가 그러한 의무를 무시하고 위반행위를 하게 되면 저당권자로서는 저당권에 근거한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민사집행법은 “압류는 부동산에 대한 채무자의 관리·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제83조 제2항. 이 규정에 상응하는 일본의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에 대한 설명으로 中野貞一郞, 民事執行法, 新訂四版(2000), 363면 이하 및 378면 註 8 참조. 예를 들면 임차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목적물에 대하여 우리 민법 제639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등에서와 같이 갱신거절이 제한을 받는 경우에는 압류 후라도 법정갱신을 포함하여 계약갱신이 허용된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는 압류시는 물론이고 그 저당권 설정 전부터 이미 문제의 건축이 행하여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압류 전후로 그 건축공사의 내용이 변경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물론 경매개시결정 후에 경매법원은 「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민사집행법 제83조 제3항)」나 「부동산의 가격을 현저히 감소시키거나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조치(민사집행규칙 제44조 제1항)」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압류 전부터 행하여지고 있던 위와 같은 「채무자의 관리·이용」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2006-08-07
공동주택의 하자담보책임기간
Ⅰ. 판결의 요지 구 주택건설촉진법(1997. 12. 13. 법률 제54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령(1997. 7. 10. 대통령령 제154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공동주택의 입주자?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는 공사의 내용과 하자의 종류 등에 따라 1년 내지 3년(다만, 내력구조부의 결함으로 인하여 공동주택이 무너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5년 또는 10년)의 범위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사업주체에게 하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적인 차원에서 공동주택의 하자보수 절차?방법 및 기간 등을 정하고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위 법령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입주자 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아울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가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점까지 고려할 때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 Ⅱ. 하자보수기간에 대한 각종 법률의 규정 1. 민법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하여는 인도 후 5년간의 담보책임이 있고, 그 목적물이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것인 때에는 10년간의 담보책임이 있다.(제671조) 2.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집합건물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는 민법 제671조를 준용하되, 민법의 규정보다 매수인을 불리하게 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제9조) 3. 건설산업기본법 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하여 건설공사의 목적물이 벽돌쌓기식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기타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10년의 범위내에서, 기타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5년의 범위내에서 공사의 종류별로 대통령령(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30조 및 별표4)이 정하는 기간 이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이 있으며, 건설공사에 관한 하자담보책임기간에 관하여 다른 법령(민법 제670조, 제671조 제외)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도급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 법령이나 도급계약이 정한 바에 따른다.(제28조) 4. 주택법시행령 내력구조부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기둥?내력벽(힘을 받지 않는 조적벽 등은 제외한다)은 10년, 보?바닥 및 지붕은 5년으로 규정되어 있고(주택법시행령 제62조제1항, 별표7) 그 이외에는 주택법시행령 제59조 제1항에 의한 별표 6에 의하여 시설구분에 따라 1년, 2년, 3년의 하자보수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Ⅲ.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의 효력에 대한 논의 1. 무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이 법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각종 하자보수기간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 준용하는 민법 제671조의 5년 또는 10년 보다 단기간이므로 입주자에게 불리하여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의하면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은 무효이며, 민법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급심판결 중 부산고등법원 2002나2157 손해배상(기) 사건에서 재판부는 무효설을 따랐다. 2. 유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는 하자보수청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주택법과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하급심판결 중 서울지방법원 2002가합21931 하자보수금 사건에서 재판부는 유효설을 따랐다. 3. 절충설 민법 제671조 제1항의 ‘건물 기타 공작물의 하자’는 건물 중 물리적인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불가능한 부분의 하자를 뜻하고 이는 결국 건물의 ‘주요 부분에 발생한 하자’를 뜻하며, 그 이외에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가능한 부분, 즉 건물의 주요부분 이외에서 발생한 하자는 도급계약상 일반적인 물건의 하자로 보아 제670조 제1항의 1년의 담보기간에 해당된다고 보아 민법상 제척기간은 부위별로 달리 보아야 하고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 기간은 대부분 유효하고 이를 발생기간 및 제척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4. 사견 민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인 기둥, 벽, 지붕 등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주요 구조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현대의 건축물에 있어서의 각종 설비와 인테리어 등에 대하여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의 건축물과 관련지어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먼저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고, 민법상의 10년 또는 5년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본다. 주택법시행령 별표6에서 분류된 시설공사의 구분에는 민법상의 건물 기타 공작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다수 존재하므로(예: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 TV공청설비공사)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의 하자보수기간 전부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며 각 시설공사의 성질에 따라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일 경우에는 민법상의 규정에 따른 10년 또는 5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고, 주요 구조부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670조에 의하여 1년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하나,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위 민법 제670조의 규정 보다 불리하지 않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Ⅳ. 종전 대법원판례 종전의 대법원판례 중에는 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지에 대하여 정면으로 다룬 것은 없었으나, 구 공동주택관리령에서 규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한 판례는 다수 있었다. 대법원 2002. 2. 8. 선고 99다69662 판결에서는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 및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별표 3]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자이어야 하는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에서는 하자보수대상인 시설공사의 구분 및 하자의 범위와 그 하자보수책임기간을 규정하면서, 하자보수대상 시설공사를 대지조성공사, 옥외급수위생관련공사, 지정 및 기초공사, 철근콘크리트공사 등 17개 항목으로 구분한 후, 하자보수책임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로 정하면서 기둥, 내력벽의 하자보수기간을 10년으로, 보, 바닥, 지붕의 하자보수기간을 5년으로 따로 규정하였고, ……… (중략) ……… 그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 소정의 하자보수의무기간을 도과하기 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라고 판시하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판결하였다. 또한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2다4290 판결도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하였다. 다만,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들에서는 당사자들이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하여 유?무효를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의 유?무효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Ⅴ. 본 판결의 의의 본 대법원 판례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하자보수기간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입주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하자보수기간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는 사업주체가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 데 의의가 있다. 또한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민법의 규정에 우선하는 제척기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는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 중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와 같이 민법 제671조에서 규정한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목적물이라 볼 수 없어 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대한 하자보수기간은 모두 무효이고 이에 대하여 전부 10년 또는 5년의 제척기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는 볼 수는 없고, 그 시설공사에 따라 성질상 민법의 규정 보다 구분소유자에게 불리한 경우에만 무효라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따른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지, 아니면 민법의 규정에 저촉되어 무효인지를 가려줄 판결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200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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