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2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민사소송·집행
(주)청구
검색한 결과
77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국가배상
민사소송·집행
(5) 민주화보상법상의 재판상 화해 간주 규정의 효력
- 대법원 2015. 1. 22.선고 2012다204365 전원합의체 판결 - 1. 사실관계 및 청구원인 (가) 원고들은 1974. 1. 7. 이른바 유신체제아래에서 수사관들에게 불법체포되어 고문등 가혹행위를 받고 자술서 또는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결국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반공법위반등으로 구속 기소되어 법원에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나) 원고들은 2006. 7. 26.에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심의회 (약칭 ‘위원회’)에 보상금 등의 지급신청을 하였고,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보상금 등을 지급받으면서 위원회의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에 동의하였는데 민주화보상법 제18조 2항은 보상금등의 지급결정에 지급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들은 위 유죄의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재심법원은 원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반공법 위반 등 범죄사실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2011. 12. 23. 확정되었다. (라) 원고들은 피고인 국가에 대하여 이 사건 고문 등 불법행위에 의한 유죄판결이 나중에 재심에 의하여 취소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위 보상금 등과 별도로 그동안 복역하였던 부분에 대한 위자료 청구를 하였다. 2. 대법원판결의 요지 [다수의견]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피해는 민주화보상법에서 정한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이상 그 동의로 인하여 민사소송법상의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한 위자료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소수의견]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지만(제220조), 이 사건과 같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의 불법행위가 있었고 민주화운동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민주화보상법에 의한 보상절차를 신청한 신청인이 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하여 보상금 등을 지급받은 경우에, 그 동의 당시에는 나중에 재심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유죄판결이 취소되고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사정이 반영되지 아니하였음은 분명하고 또한 아직 재심절차도 개시되어 있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와 같은 사정을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므로, 신청인에 대하여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정은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대한 동의에 의한 화해의 효력 발생의 기초가 된 사정에 관하여 중대한 변경이 생긴 경우에 해당하여 그 사정변경 전에 위원회의 지급결정절차에서 인정된 보상금 등은 이와 같은 사정 및 이에 따른 신청인의 정신적 손해를 제대로 평가·반영하지 아니한 것이어서 이를 청구하는 이 사건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한 위자료청구는 소의 이익이 있다. 3. 논점의 전개 1)문제의 소재 이 사건의 논점은,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피해가 민주화보상법에서 정한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위원회의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경우에 지급결정에 동의할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한 위자료청구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느냐, 즉 실체법상 유효하게 성립한 재판상 화해를 사정변경을 이유로 해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2) 재판상 화해의 법적 성질 가. 사법행위설 재판상 화해는 민법상 화해계약과 동일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소송의 기회에 화해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민법상 화해와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견해이다. 사법행위설은 사법상 화해계약에 어떻게 소송법상의 효과가 주어지는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으나 우리 대법원 판결은 흠 없는 재판상 화해의 성질을 사법행위설로 파악한다( 대판 1966. 2. 28. 65다251, 대판 1971. 1. 26. 70다2535 등). 나. 소송행위설 재판상 화해는 당사자가 기일에 소송목적에 관하여 일정한 실체법상의 처분을 함으로써 소송을 마친다는 진술이므로 민법상의 화해와는 이름만 같이 할 뿐 전혀 별개라는 견해이다. 따라서 민법상의 화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할 수 없고 오로지 소송법에 의하여 지배된다는 것이다. 다. 양성설(또는 양행위경합설) 재판상 화해는 하나의 행위이지만 사법행위와 소송행위의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견해이다. 이 설에 의하면 재판상 화해는 소송법과 실체법이 경합적으로 적용되는 결과 소송법상의 요건이나 실체법상의 요건 중에서 어느 하나의 요건에 흠이 있으면 재판상 화해는 전체로서 무효가 된다. 그러나 그러한 흠이 없는 경우에는 재판상 화해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등 소송행위설과 동일하다. 그러면서도 재판상 화해에 실체법상의 무효 또는 취소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재심의 소가 아닌 통상의 소송에 의하여 화해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제한적 기판력설). 결국 이 견해는 흠이 없는 화해는 소송행위설과 같고, 흠이 있는 화해는 사법행위설과 같다. 학설로서는 오히려 이 견해가 다수설이다. 라. 판례(실체법적 소송행위설) 판례(대결 1962 .5. 31. 4293 민재항 6)는 ‘...소송상의 화해는 순연한 소송행위로 볼 것이라고 함은 본원이 취하는 견해이다...’라고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흠 없는 재판상 화해에 관해서는 소송행위설과 달리 실체법의 적용을 긍정하고 특히 사법상 화해계약에 특유한 창설적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순수한 소송행위설로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판례는 흠 있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은 오로지 재심의 방법에 의하여 다투어야 한다( 대전판 1962. 2.1 5. 4294민상914 참조)고 무제한적 기판력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어 양성설과 다르다. 필자는 대법원판례를 순수한 소송행위설과 구별하여 ‘실체법적 소송행위설’이라고 부른다( 강현중, 신 민사소송법강의, 426면 참조). 3) 사정변경에 의한 계약의 해제 가부 판례(대판 2015. 5. 28. 2014다24327 등)에 의하면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계약 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사정의 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계약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에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인정된다고 하였다. 이 판례는 실체법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재판상 화해가 실체법 적용에 관한 경우에도 당연히 그 적용이 문제된다. 4) 각 학설에 의한 평가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보상금등 지급결정에 동의함으로써 성립된 재판상 화해를 사정변경을 이유로 해제하고 종전 보상금과 별도로 위자료청구를 할 수 있느냐에 있을 것이다. 먼저 사법행위설에 의하면 당연히 그 해제가 가능하다. 양성설에 의하면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화해에 실체법의 적용을 긍정하므로 가능하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소송행위설에 의하면 재판상 화해는 재심사유가 없는 한 해제할 수 없고 사정변경은 재심사유가 아니므로 그 해제가 불가능하다. 아마도 다수의견은 이 입장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종전 우리 판례에 의한 경우이다. 우리 판례는 화해의 성립에서 실체법상 흠이 없는 경우에는 실체법의 적용을 긍정하지만 흠이 있는 경우에는 재심사유가 없는 한 해제할 수 없으므로 소송행위설과 동일한 결론이 된다. 그러나 사정변경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화해의 성립에서의 흠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다. 화해이후의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사정의 변경이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을 아유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당사자가 해제권을 취득하는데 지장이 없으므로 우리 판례의 입장에 의하더라도 사정변경을 이유로 재판상 화해를 해제할 수 있다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 소수의견을 지지한다. 4. 결론 대법원판결은 8대5로 대법관들의 의견이 나뉘었고 다수의견에 따라 당사자의 불법행위에 의한 복역으로 인한 위자료청구는 부적법하게 되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재판상 화해에 관한 판례의 입장(실체법적 소송행위설)에 의하더라도 별도의 위자료청구는 가능하다. 소수의견을 따라 위자료 청구를 인정하였더라면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한 명예회복 외에 피해보상을 규정한 민주화보상법의 입법취지에도 맞으며 이는 공평과 정의의 관념에 합치된다. 사실 위 재심판결은 유신체제하에서 법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것이므로 법원은 원고들의 위자료청구를 받아들여 유신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시켜주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신체제로 인한 억울한 국민들의 눈물을, 유신체제하에 그런 눈물을 흘리게 한데 대하여 일말의 책임이 있는 법원이 이를 스스로 씻어주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고도 안타깝다.
민주화보상법
재판상화해
국가배상
국가불법행위
흠이있는화해
2016-04-04
민사소송·집행
이혼·남녀문제
[판결] 항소취하서 냈더라도 항소기간 경과하지 않았다면
민사사건에서 1심 판결 선고 후 항소 취하서를 냈더라도 항소기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이를 번복하고 다시 항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민사소송법 제396조 1항은 항소는 판결서가 송달된 날부터 2주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김모씨가 남편 이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2015므3455)에서 이씨의 항소 취하로 소송이 종결됐다고 판단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항소기간 경과 후에 항소 취하가 있는 때에는 항소기간 만료시에 소급해 제1심 판결이 확정되지만, 항소기간 경과 전에 항소 취하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결은 확정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항소기간 내라면 다시 항소의 제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제1심 판결정본을 송달받지 않은 상태에서 2015년 3월 11일 항소 취하서를 제출하긴 했지만, 이틀 뒤에 제1심 판결정본을 받은 뒤 그로부터 2주 내에 다시 항소를 제기했으므로 적법하게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원심이 이씨의 항소 취하로 소송이 종료됐다고 본 것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남편 이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 2015년 2월 13일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후 이씨의 주거지가 불명확해 1심 판결정본이 이씨에게 송달되지 않았다. 이씨는 판결정본을 송달받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가 곧바로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항소 취하 이틀 뒤 1심 판결정본을 송달받은 이씨는 다시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법원은 "이씨가 항소 취하서를 낸 이상 소송이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종료를 선언했고, 이씨는 불복해 상고했다.
홍세미 기자
2016-02-01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기준치 넘지 않은 아파트 층간 생활 소음
아파트 아래층 주민이 시끄럽게 해 불쾌감이 든다는 이유만으로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남근욱 부장판사)는 아파트 위층에 사는 A씨 모녀가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입었으니 치료비와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450만원을 달라"며 아래층에 사는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4년 6월 3일부터 시행된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은 직접충격 소음은 주간 48dB(데시벨)· 야간 57dB, 최고소음도는 주간 62dB·야간 57dB이고,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공동주택은 각 5dB을 더한 값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주거지에서 소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기준을 넘지 않았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특성을 고려할 때 생활소음으로 인해 불쾌감이 들었다고해서 그것만으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사는 아파트가 지은 지 25년 가까이 되어 건물 노후화로 인해 소음이 심한 것으로 보여 층간 소음이 B씨가족의 행동만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B씨 가족들이 일반적인 생활습관 및 관념에 비춰 수인한도를 넘는 소음을 일으켰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A씨 모녀는 대구시에 있는 한 아파트 2층에 거주하던 중 2013년 7월 B씨 가족이 아래층으로 이사오면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A씨 모녀는 2014년 9월 B씨 가족이 고의·과실로 층간소음을 일으켜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고, B씨는 "A씨 모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자주 신고를 하는 바람에 아내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병원비 등 1600만원을 달라며 반소를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수인한도를 넘은 소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B씨의 아내도 A씨 모녀의 행위때문에 거액의 치료비를 지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본소·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층간소음
정신적손해배상
치료비
생활소음
불쾌감
공동주택
건물노후
이세현
2016-01-05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이름만 올려 둔 회사로 소장 송달 부적법"
민사소송의 피고가 사외이사로 이름만 올려둔 회사 사무실로 소장 부본을 보낸 것은 송달로서 부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이렇게 시작된 민사소송의 결과는 파기돼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A사의 주식을 샀다가 상장폐지로 손해를 본 B사가 A사에서 사외이사, 감사 등으로 근무하는 황모씨 등 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다1606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상 송달받을 사람의 주소나 영업소 등을 알지 못하거나 그 장소에 송달할 수 없는 때에는 송달받을 사람이 고용·위임 그 밖에 법률상 행위로 취업하고 있는 다른 사람의 주소, 즉 '근무장소'에 송달할 수 있지만, 이 때의 '근무장소'는 현실의 근무장소로 고용계약 등 법률상 행위로 취업하고 있는 지속적인 근무장소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씨 등은 모두 A사의 비상근 이사·감사이거나 사외이사로 다른 주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고, A사의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도 황씨 등의 주소가 등재돼 있지 않아 A사가 황씨 등의 지속적인 근무장소라고 할 수 없다"며 "A사 본점에서 황씨 등에 대한 소장 부본을 수령한 것을 민사소송법 제186조 2항의 보충송달로서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원심을 파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B사는 A사 주식 26억여원어치를 샀다가 A사가 상장 폐지돼 손해를 보자 A사의 사외이사인 황씨 등 9명을 상대로 "사업보고서에 재정상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 바람에 본 투자손해를 입었으니 대신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소장을 접수한 1심 법원은 소장 부본을 A사 본사 주소로 보냈고 A사 직원이 이를 수령하면서 소송이 진행됐다. B사는 1,2심에서 승소했지만, 뒤늦게 소송 사실을 알게 된 황씨 등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생업이 따로 있어 A사에 상주하지 않는데도 법원이 소장 부본을 A사로 보내는 바람에 소송 진행 사실을 몰랐고 변론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송장송달
상장폐지
사외이사
법원등기
송장부본
투자손해
변론
민사소송법
근무장소
홍세미 기자
2016-01-04
민사소송·집행
(1) 공동대위채권자의 공동소송참가
본보는 이번 호부터 강현중 변호사의 '민사소송법 판례분석'을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민법학계 중진인 강 변호사는 최근 발간한 '신민사소송법 강의'(박영사, 2015)를 통해 여지껏 학계나 실무계에서 다루지 않은 민사소송법에 관한 여러 논제들을 판례 중심으로 심도 있게 취급해 학계와 실무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본보에는 변호사나 로스쿨생들이 민사소송실무에 부딪힐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문제와 그 해결책에 관한 해설을 최신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게재할 예정이므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 변호사는 1966년 서울 법대를 졸업하면서 제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다음 법관으로 근무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내고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퇴임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 등 각종 국가시험의 시험위원,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및 학장을 지냈으며 민사소송법학회장을 역임했습니다.<편집자 주> - 대상판결 대판 2015.7.23. 2013다30301 - 1.사실 및 논점 원고는 채무자 A 주식회사에 대하여 대출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채무자는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주식매매대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여, 원고에게 피고는 금 30억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참가인은 채무자 A주식회사에 대하여 구상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제3채무자인 채무자는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주식매매대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하여, 참가인에게 피고는 금18억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고 있다. 참가인의 공동소송참가는 적법한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하다면 민사소송법 제83조 제1항이 요구하는 '소송목적이 한쪽 당사자와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참가신청은 적법하다. 이때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한지는 채권자들이 각기 대위행사하는 피대위채권이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되고,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하여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였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하여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채권자들의 청구가 서로 소송물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 3.논점의 전개 가) 공동소송참가 공동소송참가라 함은 소송목적이 한 쪽 당사자와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될 경우'에 그 제3자가 계속 중인 소송의 원고 또는 피고와 공동소송인으로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제83조). 여기서 '합일적으로 확정될 경우'라 함은 법원이 판결의 효력에 의한 분쟁해결을 위해서 모순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상의 요청을 말한다. 이 요청에 의하여 소송법적으로 소송공동의 강제 효과가 생긴다(강현중, 신민사소송법 557면 참조). 결국 공동소송참가를 하게 되면 소송공동의 강제로 제 67조의 필수적공동소송의 형태가 된다. 나)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기판력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피 보전채권에 기한 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의 당사자 아닌 제3채무자는 피 보전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없다(대판 2007.5.10. 2006다82700, 82717). 그런데 채권자가 채무자의 소송담당자로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여 청구인용 또는 기각의 본안판결을 받은 경우에 그 판결의 효력이 피대위자인 채무자에게 미치느냐에 관하여 판례는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불리한 판결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치고(대전판 1975.5.13. 74다1664),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대판 2007.9.6. 2007다34135)고 하였다. 판례의 취지는 채무자의 소송관여를 보장하면서도 채무자와 제3자를 공평히 대하여 분쟁을 일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다)채권자의 대위소송 중에 제기된 다른 채권자의 대위소송-중복제소 그러나 채권자의 대위소송의 계속 중에 제기된 다른 채권자의 대위소송은 채무자가 그 대위소송을 알았느냐의 여부와 관계없이 중복된 소제기 금지의 원칙에 해당하여 각하를 면치 못한다(대판 1994.2.8. 93다53092).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송 중에는 채무자의 소송참가의 기회보장은 문제되지 않고 기판력에 어긋날 가능성의 방지가 더 중요하므로 채무자가 알았느냐를 따질 것 없이 일률적으로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원칙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강현중, 위의 책. 239면 참조). 라)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의 지위-반사효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대위채권자가 여럿인데 그 중 한사람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다른 대위채권자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당사자를 달리할 뿐 아니라 공동대위채권자 전원이 동시에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이 있는지 여부는 다른 대위채권자에 대하여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동대위채권자 가운데서 먼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판결이 확정된 사람과 다른 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에는 반사효가 미친다. 따라서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에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에 이것은 중복소송이 아니므로 기판력의 저촉 가능성은 문제되지 않고, 공동소송참가를 할 수 있는 반사효가 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에 적용되는지 문제되는 것이다. 마) 공동대위채권자와 제3채무자의 관계-기판력과 반사효 대상판결은,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때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한지는 채권자들이 각기 대위행사하는 피대위채권이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되고,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하여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였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하여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채권자들의 청구는 서로 소송물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공동소송참가의 요건으로서 양 청구 사이에 소송물의 동일성을 요구하지만 그 취지는 결국 기판력이 미칠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대위채권자들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각각이더라도 대위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동일하다면 소송물의 동일성은 인정된다는 것이므로 결국 어떤 채권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치는 경우에는 그 채무자에 대한 다른 대위채권자들에게는 반사적 효력이 생기게 된다는 결론이 된다. 그런데 공동채권자중 어느 한사람이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였을 경우에 다른 공동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안 경우에 한정하여 이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받으므로(대판 1994.8.12. 93다52808)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 행사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기판력이 생기지 아니할 뿐 아니라 다른 공동대위채권자에게는 반사효가 생기지 않게 된다. 4.결론-기판력과 반사효의 조화 그러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은 공동대위채권자들 사이에서 당연히 동일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 공동채권자중 어느 한사람이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였을 경우에 다른 공동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안 경우에 한정하여 이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받는 이상 다른 공동채권자는 공동소송참가를 할 때에 채무자에게 소송고지 등의 방법으로 이를 알리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소송고지가 채무자에게 알려지는 시기는 공동소송참가소송의 변론종결 시 까지라면 족할 것이다.
강현중변호사
민사소송법판례분석
공동대위채권자
공동소송참가
채권자대위소송
2015-12-18
노동·근로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판결] 별산제 로펌 대표가 개인적으로 변호사 고용했다면
형식상 구성원으로 등록된 변호사라도 실질적으로는 별산제 로펌의 대표변호사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어쏘변호사(associate attorney,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에 채용돼 월급을 받고 일하는 변호사로 주로 법조경력이 짧은 청년변호사들이 맡는다)라면 대표변호사가 사용자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 경우 대표변호사가 사용자로서 근로계약상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어쏘변호사가 자신을 고용한 대표변호사를 상대로 직접 퇴직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2012년 12월 로펌 운영 전반에 관여하지 못하는 '무늬만 구성원인 변호사'는 근로자로 봐야 한다며 퇴직금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2012다77006)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사건은 로펌을 상대로 한 것이어서 로펌의 책임만 인정됐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구성원 등기 강요나 퇴직금 미지급 등 근로관계에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청년변호사들에 대한 구제 방안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로펌에 퇴직금을 지급할만한 자산이 없을 때에는 별산제 대표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 고용됐다는 점을 소명하고 대표변호사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등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지법 민사항소1부(재판장 이관용 부장판사)는 30대인 A변호사가 "미지급한 퇴직금 700만원을 달라"며 자신이 근무한 B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인 C(67)변호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14나54930)에서 최근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A변호사는 2012년 4월 B법무법인에 입사했다. 이곳은 C변호사를 포함해 대표변호사가 두 명이었는데 두 사람은 사무장과 직원을 각자 고용하고 급여나 설비 사용료도 각자 부담하는 형태의 별산제로 B법무법인을 운영했다. A변호사를 채용한 것은 C변호사였다. C변호사는 2012년 3월 채용공고를 통해 A변호사를 채용하면서 직접 면접을 보고 급여 등 고용조건을 협의했다. 월급도 C변호사 개인 계좌에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지급했다. C변호사는 A변호사를 B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했다. A변호사는 근무 기간동안 C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 대해서만 소송을 수행했으며 다른 대표변호사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한 적은 없었다. 문제는 2014년 2월 A변호사가 B법무법인을 나가면서 터졌다. 퇴직금을 주지 않은 것이다. A변호사는 자신을 고용한 C변호사를 상대로 퇴직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고, C변호사는 A변호사를 고용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B법무법인이라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A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변호사는 자신이 수임한 사건을 수행하기 위해 A변호사를 채용했고, A변호사는 채용된 이후 C변호사가 수임한 사건만 처리했으며 급여 역시 C변호사 개인으로부터 지급받았기 때문에 C변호사는 법무법인의 대표변호사가 아닌 개인의 지위에서 A변호사에게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업무를 지휘·감독하며 근로의 대가를 지급하는 자"라며 "두 사람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됐으므로 C변호사는 사용자로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에게 지급한 돈은 구성원 변호사에 대한 배당금이었을뿐 급여가 아니다'라는 C변호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아무런 경력이 없는 신입변호사를 고용하면서 바로 구성원 변호사로 등기했고, 월 400만원이라는 금액도 법무법인의 손익을 계산해 정한 것이 아니라 A변호사와 C변호사가 근로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장형(40·사법연수원 35기) 의정부지법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은 법무법인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산제인 경우가 많은 변호사업계 현실에서 대표변호사를 실질적인 사용자로 인정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다만 "이번 판결은 법무법인 내부의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확정한 것 뿐"이라며 "구성원으로 등록된 어쏘 변호사가 로펌 채무 등에 대해 다른 구성원 변호사들과 함께 연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대외적 관계는 이번 판결과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사용자
형식상구성원
어쏘변호사
별산제
퇴직금
근로기준법
고용관계
연대책임
이세현 기자
2015-11-2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채권자가 소멸시효 지난 채권으로 강제집행했더라도
채권자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으로 강제집행을 진행했더라도, 채무자가 강제집행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항소2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채무자 김모(56)씨가 "시효가 지난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며 채권자 임모(61)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4나8516)에서 강제집행을 불허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채권자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으로 채무자의 유체동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그 매각대금이 채무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다면 채무자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임씨는 공정증서에 기해 김씨 소유의 유체동산을 압류해 매각대금 중 30여만원 가량을 이 사건 채무변제로 충당했는데, 임씨는 경매절차가 진행된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사실을 알면서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아내는 2001년 7월 임씨에게 450만원을 빌리면서 '두달이 지날 때까지 갚지 못하면 강제집행을 당해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며 남편인 김씨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 김씨의 아내가 시간이 지나도 돈을 갚지 못하자 임씨는 2011년 6월 법원에 유체동산 강제집행을 신청해 가재도구 등을 압류했고, 김씨는 임씨에게 돈을 주고 압류된 물건 등을 되찾아왔다. 이후 김씨는 채권의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났으니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임씨는 강제집행으로 인한 경락대금을 채무변제에 사용했는데도 김씨가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이라며 맞섰다. 1심은 김씨가 임씨에게 준 돈은 임씨가 낙찰받은 가재도구를 매수하기 위해 송금했던 것일 뿐 채무의 승인이나 시효이익 포기로는 볼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채권자
채무자
소멸시효
강제집행
경매절차
묵시적승인
이의제기
압류
이세현
2015-11-06
민사소송·집행
[판결] 채권자 대위소송에 다른 채권자도 합류 가능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한을 대신 행사해 제3채무자에게 직접 금원을 청구하는 채권자대위소송을 낸 경우 다른 채권자도 별개의 소가 아닌 공동소송참가 형식으로 소송에 합류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한국외환은행이 김주채 아남인스트루먼트 회장 등 4명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소송 상고심(2013다30301)에서 원고공동소송참가를 신청한 신용보증기금에 대해 "공동소송참가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3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민사소송법 제83조 1항에 따르면 공동소송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본래 소송을 낸 사람과 같은 판결을 받을 '합일적 확정의 필요(일거에 법률관계를 정할 필요성)'가 있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먼저 진행 중인 채권자대위소송에 다른 채권자가 공동소송참가할 합일적 확정의 필요성이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인 한국외환은행이 피대위채권의 일부만을 청구했고, 참가인 신용보증기금이 피고들에 대해 청구한 금액이 한국외환은행의 청구금액을 초과하지 않은 이상 신용보증기금도 이 사건에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해 금전의 지급을 청구했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해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채권자들의 청구가 서로 소송물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별개의 소송을 내는 것보다 중간에 공동소송으로 참가하는 것이 당사자들에게 시간적·경제적 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같고 대위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돈도 넉넉해 한꺼번에 같은 판결을 내리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회사 대주주인 김 회장 등으로부터 자사주 100만여주를 95억여원에 매수했다. 회사의 채권자인 한국외환은행은 김 회장 등의 거래는 상법이 금지한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이어서 무효라며 회사를 대위해 김 회장 등을 상대로 매매대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한국외환은행이 1심에서 일부승소하자 또 다른 채권자인 신용보증기금은 "아남인스트루먼트의 채권자인 한국외환은행이 1심에서 승소해 대위권에 대한 기판력이 생겼으니, 우리도 별개의 소송 없이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항소심에서 공동소송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에게 직접 금원을 지급하라는 채권자대위소송은 채권자마다 청구취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채권자 사이에 합일적 확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각하했다.
공동소송참가
채권자대위소송
합일적확정의필요
아남인스트루먼트
회사의자기주식취득
홍세미 기자
2015-08-06
민사소송·집행
[단독][판결] 당사자가 빠트린 손해 항목, 재판부가…
손해배상 소송의 당사자가 부주의한 나머지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을 제대로 주장하지 않은 탓에 더 많은 돈을 물어주게 됐다면 재판부가 석명권을 행사해 당사자가 주장과 증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민사소송에서는 소송의 해결 또는 심리의 자료수집을 당사자의 권능과 책임으로 두는 변론주의가 적용되이지만 당사자의 능력과 경험이 대등하지 않을 때 생기는 불합리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면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예외적인 판결이다. 석명권은 당사자의 진술에 모순이나 불명확한 점이 있을 때 법원이 당사자에게 설명하게 하는 권한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건설업자 최모씨가 창원에서 사찰을 운영하는 이모씨를 상대로 "납골당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작한 공사가 사찰이 허가를 받지 않는 바람에 중단됐으니 그동안 들인 공사비를 달라"며 낸 공사대금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10077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씨와 이씨가 체결한 계약은 도급계약이 아니라 동업계약이므로 손해도 나눠 부담해야 하고, 이를 정산하려면 원상회복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원심은 이를 정산금액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공사비용만 반으로 부담하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재판에서 원상회복 비용에 대한 부분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재판부가 석명권을 행사해 이에 대한 주장과 증명을 촉구했어야 하는데 원심이 이를 하지 않아 판단을 그르쳤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2006년 11월 사찰을 운영하는 이씨와 납골당을 지어 분양금을 나누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초기 공사비용 1억5000여만원은 최씨가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할관청으로부터 산지전용허가를 받지 못해 공사는 중단됐고 이씨는 산지관리법위반죄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최씨는 "납골당 공사는 도급계약이었고, 이씨 잘못으로 공사가 중단됐으니 공사비용 전부를 보전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씨는 재판에서 "동업을 전제로 시작한 공사이니 비용을 모두 돌려줄 순 없다"고 주장했지만, 원상회복비용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주장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결국 원심은 문제의 계약이 동업계약임을 인정하면서도 "공사비용만 반씩 부담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었다.
석명권
변론주의
재판부석명권행사
주장과증명촉구
당사자대등
홍세미 기자
2015-05-19
민사소송·집행
공동선조 두 명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 당사자 능력 없어 소송 주체 될 수 없다
공동 선조 두 명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은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가 될 수 없어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3부(재판장 김기현 부장판사)는 4일 덕산황씨 교리공파 종중이 종중원인 황모(67)씨를 상대로 낸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2014나10548)에서 원고 승소했던 원심을 취소하고 "종중은 당사자 능력이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1인의 공동선조가 아니라 구미시 고아읍에서 집성촌을 이룬 형제의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라며 "원고의 실체를 두 형제를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의 결합체인 종중 유사단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라 할 수 없으므로 당사자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란 특정한 공동선조 1인의 후손을 구성원으로 해 성립되는 자연발생적인 관습상 종족집단체"라며 "원고가 고유한 의미의 종중으로서 실체하는 단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79년 덕산황씨 교리공파 종중은 구미시 고아읍의 임야 2600여㎡의 소유권을 종중원 6명에게 나눠줬다. 땅의 소유권은 세월이 지나 자식들에게 상속이 됐다. 지난해 1월 종중은 총회를 열고 토지 명의신탁을 해지하기로 했고, 명의신탁 해지에 따라 종중원들은 소유권을 종중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황씨는 이전을 거부했고 종중은 "종중 땅을 명의신탁 한 것이므로, 명의신탁 해지가 됨으로써 황씨는 소유권이전을 할 의무가 있다"며 소를 냈다. 1심은 "토지에 종중 선대의 묘가 설치돼 있고, 종중이 토지세를 납부한 점을 볼 때 명의신탁은 적법하게 해지됐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고유한의미의종중
덕산황씨교리공파종중
당사자능력
명의신탁해지
소송의주체
이장호
2014-12-12
1
2
3
4
5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