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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강간' 항소심서 첫 인정… 대법원 판단에 관심 집중
서울고법이 항소심으로는 처음으로 '아내 강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대법원이 '부부 간에는 강간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종래 판례를 변경할 지 여부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내 강간죄, 항소심서 첫 인정= 정모(40)씨는 지난 4월 술에 취해 귀가한 후 부인 이모(40)씨와 경제적 문제로 심하게 다투면서 이씨에게 상해를 입힌 후 한 차례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검찰은 정씨를 강간치상죄로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도 지난 22일 항소심으로는 처음으로 아내에 대한 강간을 인정해 정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법에서는 강간죄의 대상을 '부녀'로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법률상 아내가 모든 경우에 당연히 강간죄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법원이 아내 강간죄를 처음으로 인정한 것은 2009년 1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지법 형사5부(당시 재판장 고종주 부장판사)는 외국인 아내를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A씨에게 강간죄를 인정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판결 직후 A씨가 자살하면서 아내 강간죄가 성립되는지에 대한 항소심의 판단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 1월에도 1심에서 아내 강간죄가 인정된 사건의 항소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됐지만 변호인이 항소 이유로 아내 강간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장하지 않아 이 문제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없이 판결이 확정되고 말았다. 항소심에서 아내 강간죄를 처음으로 인정한 만큼 향후 대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970년 '처가 다른 여자와 동거하고 있는 남편을 상대로 간통죄 고소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후 부부간에 다시 새 출발을 하기로 약정하고 간통죄 고소를 취하한 경우에는 설령 남편이 폭력으로서 강제로 처를 간음하였다 하더라도 강간죄는 성립되지 아니한다(70도29)'고 판단했었다. ◇ 아내 강간죄 인정은 세계적 추세= 해외에서는 이미 '아내 강간죄'가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는 추세다. 영미법계에서는 원래 '아내강간의 면책' 법리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1857년 매사추세츠주 법원이 "혼인 계약의 조건에는 아내는 남편이 원할 때는 언제나 성교에 응한다는 철회할 수 없는 동의가 포함된다"는 법 이론을 최초로 채택한 후 그대로 적용해왔다. 이후 1984년 뉴욕 항소법원이 "혼인증명서가 남편이 형사면책권을 갖고서 아내를 강간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파악돼서는 안 된다"며 '아내강간의 면책' 법리를 폐기하고 부부 강간죄를 인정했다. 영국도 1991년 최고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계기로 아내 강간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오고 있다. 대륙법계 국가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독일은 지난 1997년 형법개정을 통해 강간죄의 구성요건 중 '혼인 외 성교'라는 문언을 삭제함으로써 아내 강간죄를 받아들였다. 일본은 아직까지 명확한 판례는 없지만 혼인이 실질적으로 파탄된 경우에는 아내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 학자들, 국내에서도 아내 강간죄 인정해야= 국내 학계에서는 이번 항소심 판결을 계기로 아내 강간죄를 인정하는 대법원 판례가 나오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오영근 한양대로스쿨 원장은 "기존의 대법원 판례가 부부강간죄를 부정하는 입장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 인식도 달라진다"며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의 개념에 배우자가 빠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형준 중앙대 로스쿨 교수도 "민법상 부부간 동거의무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요구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라며 "폭행과 협박을 동원한 부부간의 강제 성관계는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부 간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최호진 단국대 교수는 "강간죄 객체에서 혼인 중의 부녀를 제외하는 것은 문리해석에 반한다"면서도 "부부간 성관계의 은밀성과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형법개정
강간죄
성관계
부녀
부부강간
아내강간
임순현 기자
2011-09-28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고향 내려가 홀어머니 모시는 조건으로 이혼소송 취하, 부부간 약속 파기… 이혼사유 안된다
부부끼리 귀향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더라도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제2가사 단독 류승우 판사는 지난달 21일 강원도에 사는 황모씨가 "일정 시기가 되면 고향에 내려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것을 조건으로 이혼 소송을 취하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부인 하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2010드단13404)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류 판사는 "민법 제828조 본문에 의하면 부부간의 계약은 혼인 중 언제든지 일방이 취소할 수 있다"며 "부부 사이에 동거 장소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하씨는 소 제기 전부터 줄곧 고향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이로써 하씨는 동거장소를 정한 합의를 취소했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류 판사는 "하씨로서는 황씨와 정한 장소에서 동거할 의무는 없고,동거장소에 대해 새로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판사는 또 "황씨는 하씨에게 합의이행만을 요구했을 뿐, 피고를 이성적, 감성적으로 설득하려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전소(前訴)의 합의를 취소하는 것이 전적으로 하씨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황씨와 하씨 사이에 신뢰가 상실됨으로써 혼인이 파탄에 이르러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1985년 하씨와 결혼해 생활해오다 2006년 아버지가 별세하자 고향인 강원도로 내려가 홀어머니를 부양했다. 황씨는 하씨와 같이 내려가길 바랐으나, 하씨가 거부했고 결국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다. 2008년 황씨는 하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가 하씨가 "2010년 2월 이전에 강원도로 내려가 같이 살기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이혼요구에 응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자 소송을 취하했다.
이혼소송
약속파기
이혼사유
귀향
홀어머니
2011-07-13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혼인 파탄났어도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안돼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대법원이 또다시 확인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장기간 별거로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가정파탄에 책임있는 유책배우자가 낸 이혼청구를 받아들여 유책주의의 예외사유 범위를 확대하는 판결(2009므2130)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여전히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하면서 예외적으로 상대 배우자가 혼인계속의 의사가 없으면서 오기(傲氣)나 보복적 감정으로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에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원칙적인 유책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A(43)씨는 1997년께 레지던트 4년차로 전문의 자격시험을 두달 정도 앞두고 선배의 소개로 B(여·41)씨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초부터 생활방식차이로 갈등을 빚었고 B씨가 학력을 속인 것이 들통나고 2002년부터는 A씨 역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등 둘의 결혼생활은 제대로 지속되지 않았다. 2003년부터는 별거를 시작했다. 별거 중에도 A씨는 계속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고 A씨는 2006년 B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별거 후 B씨와 자신의 아들에게 지급해오던 생활비도 더 이상 주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B씨와 B씨의 아버지는 A씨가 일하는 병원을 찾아가 A씨의 외도사실을 직장에 알렸고 A씨는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났다"며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부부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해도 A씨는 혼인관계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이므로 A씨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달랐다. 2심은 "B씨가 오기 또는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을 거부하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민법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고 혼인관계가 사실상 파탄돼 재결합 가능성이 없는데도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처럼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1심 판단을 지지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박씨가 낸 이혼소송 상고심(2009므84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관계가 사실상 실질적으로 파탄돼 재결합의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유책배우자인 원고의 이혼청구를 인용한 것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초동의 한 가사사건 전문변호사는 "최근 2~3년 사이에 유책배우자들의 이혼청구가 크게 늘어났다"며 "예전과 달리 재산이나 자녀문제만 잘 협의가 되면 재결합 가능성이 없는 부부를 법으로만 묶어놓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이혼사건에서 앞으로는 파탄주의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될 것"고 전했다.
혼인파탄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유책주의
파탄주의
정수정 기자
2011-02-0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서울가정법원, 다른 이성과 '사랑해, 보고싶다' 문자메시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증거
배우자가 이성과 불륜이 의심되는 은밀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민법 제840조 이혼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최근 이혼소송에서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증거로 폭언이나 심한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증거로 많이 제출되는 경향과 맞물려 유사사례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염우영 판사는 A(여·62)씨가 남편 B(67)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2009드단95519)에서 두 사람의 이혼을 허가하면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과 B씨 소유의 아파트지분 절반을 재산분할로 이전해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간통에까지 이르지 않지만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되며, 부정한 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해 이를 평가해야 한다(대법원 87므5,6등)"고 밝혔다. 재판부는 "남편 B씨가 다른 여자와 '당신 사랑해', '여보 잘자요', '헤어진지 이틀 되었는데 보고 싶어 혼났네' 등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점에 비춰 볼 때 B씨의 부정한 행위는 넉넉히 추단된다"며 "B씨가 혼인생활중 A씨를 여러차례 폭행해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명령까지 받은 사실까지 고려하면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파탄에 이르렀고 파탄의 원인이 B씨의 부정행위와 폭행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70년대 초반 결혼한 두 사람은 이미 두 차례나 협의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 슬하에 세 자녀를 두었지만 불화는 끊이지 않았다. 남편 B씨는 예순이 넘어서도 부인 A씨를 여러차례 폭행해 급기야 지난 2006년에는 법원으로부터 주거지 100m이내 접근 금지명령을 받기까지 했다. 지난해에는 다른 여성과 불륜이 의심되는 문자메시지까지 주고 받았다. 참다못한 A씨는 남편의 외도와 폭행 등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김윤정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배우자의 간통은 입증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혼소송 등에 미치는 효과도 다른 이혼사유와 별반 차이가 없어 최근에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주된 이혼사유로 제기하면서 그 증거로 부정행위를 추측케 하는 문자메시지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민법 제840조 제3·4호에서 이혼사유로 규정한 배우자 등으로부터의 부당한 대우를 입증하는 증거로 심한 욕설이나 폭언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법원에 제출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불륜
의심
문자메세지
간통
부정행위
혼인파탄
김재홍 기자
2010-10-14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이혼한 前배우자의 권리 더 두텁게 보호"
이번 판결은 재산분할청구권의 상속여부에 대한 대법원판례가 없는 상황에서 재산분할청구권의 상속성을 명백히 인정한 첫 하급심 심판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동안 민법학계에서는 재산분할청구권의 법적 성질에 대해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하는 부부공동재산의 청산요소와 이혼 후 생활이 곤궁에 처할 배우자를 위해 자력이 있는 타방이 부양하는 부양적 요소가 혼재된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었다. 이에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의 상속성과 관련해서도 재산분할청구의 의사표시와 관계없이 당연히 승계되지만, 재산분할청구권의 요소 중 부부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측면 외에 부양적 요소에 해당하는 부분은 상속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주류적인 학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부였던 자들에게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이혼 후 장래에 대한 부양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있는 우리 법제상으로는 부양적 요소란 분할받은 재산을 생계를 위한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어느 정도 참작할 요소가 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 그 자체가 원래의 요건이라거나 그 점에만 기초해 재산분할청구권의 성립여부와 내용을 결정할 수는 없다"며 "개념상 구분에 의해 재산분할청구권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고 일단 재산분할청구권이 형성되는 이혼한 날 이후 단계에서는 신분적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상속성도 당연히 인정된다"고 밝혀 재산분할청구권의 상속성을 폭넓게 인정했다. 특히 이혼한 일방 당사자는 사망한 상대방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반면, 행사상의 일신전속권이라는 이유로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재산분할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이혼한 전 배우자의 권리보호를 한층 더 두텁게 했다. 하지만, 상속인들이 이번 심판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며 항고장을 제출해 최종판단은 상급심의 몫으로 남게됐다. 특히 지난 2002년 서울가정법원은 가압류취소사건(2002즈합205)에서 "망인의 사망이전에 망인과의 사이에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거나 망인의 사망이전에 망인에 대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를 하지 않은 이상, 망인의 사망이후 그 상속인들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엇갈린 판결을 한 적이 있어 향후 상급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재산분할청구권
상속성
일신전속권
가압류취소
권리보호
김재홍 기자
2010-08-09
이혼·남녀문제
행정사건
부부 일방이 취업 위해 혼인신고했다면 혼인의사의 합의 없어 무효
부부 중 일방이 취업 등 다른 목적을 위해 혼인했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법률상 혼인신고를 마쳤어도 그 혼인은 무효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이모(37)씨가 필리핀 아내 A(28)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확인소송 상고심(☞2010므574)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법 제815조 제1호가 혼인무효의 사유로 규정하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없는 경우"라며 "당사자 일방에게만 그와 같은 부부관계의 설정을 바라는 효과의사가 있고 상대방에게는 그러한 의사가 결여됐다면 비록 당사자 사이에 혼인신고 자체에 관해 의사의 합치가 있어 법률상 부부라는 신분관계를 설정할 의사는 있었다고 해도 그 혼인은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피고가 국내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피고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세심하게 배려해왔음에도 피고는 입국한 지 한달만에 가출해 연락을 두절했고 가출 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 자격으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아 국내에서 합법적인 취업이 가능했다"며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가 없음에도 취업하기 위한 방편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씨 부부는 2008년9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나 아내인 A씨가 결혼한 지 한달만에 가출하자 이씨는 A씨를 상대로 혼인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혼인신고
혼인의사
취업
혼인무효
법률상부부
합의
정수정 기자
2010-06-17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아내가 식물인간된 남편 두고 한차례 불륜 저질렀어도 곧바로 남편에게 이혼의사 있다고 추정 못해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두고 외도를 했더라도 곧바로 남편에게 이혼의사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금치산자인 식물인간이 된 자식의 부모 등이 자식을 대신해 이혼소송을 낸 경우 이혼이 금치산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고 금치산자 역시 이혼을 선택할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법원은 이혼을 허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자식을 대신해 부모가 후견인으로서 그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종전 대법원판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유무를 추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금치산선고를 받은 아들(49)의 후견인인 시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른 며느리(48)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2009므639)에서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치산선고를 받은 자의 배우자에게 부정행위나 악의의 유기 등과 같이 민법 제840조의 이혼사유가 존재하고 나아가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후견인은 금치산자를 대리해 그 배우자를 상대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금치산자의 이혼의사를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즉, △금치산자 본인의 결혼관 내지 평소 가족·친구 등에게 한 이혼에 관련된 의사표현 △금치산자가 의사능력을 상실하기 전까지 혼인생활의 순탄 정도 등 △혼인생활의 기간 △금치산자의 나이·신체·건강상태와 간병의 필요성 △이혼사유 발생 이후 배우자가 취한 반성적 태도나 가족관계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의 유무 △금치산자의 보유재산에 관한 배우자의 부당한 관리·처분 여하 △자녀들의 이혼에 관한 의견 등을 종합해 혼인관계 해소여부를 판단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의 부정행위가 1회성에 지나지 않고 피고가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해 왔으며 앞으로 원고로서도 아내인 피고의 보살핌과 간병이 필요하다"며 "원고의 의사가 피고와 이혼을 원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은 옳다"고 밝혔다. 원고 김모씨는 자동판매기 제조회사를 경영하던 2005년 뇌질환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의 식물상태에 빠졌다. 이후 김씨 대신 회사를 경영해 오던 아내 이모씨가 회사직원과 불륜관계를 맺은 사실이 김씨의 동생에 의해 발각됐다. 김씨의 아버지는 주주총회를 소집, 며느리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했고 아들을 대리해 이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가 횡령, 간통혐의로 유죄판결을 받는 등 혼인생활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고, 그 근본적 원인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피고의 잘못에 있다"며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2심은 1심판결을 뒤집고 이혼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달 식물인간이 된 아들을 두고 바람을 피운 며느리를 상대로 시어머니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건(2009므3652)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식물인간
외도
금치산자
이혼의사
부정행위
정수정 기자
2010-05-21
가사·상속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이혼하면서 미성년자녀 가족관계등록부서 말소 약정, 신분행위 의사결정 강제…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
부부가 이혼하면서 미성년자녀를 일방 당사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말소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김모(35)씨가 전 부인 이모(33)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10569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103조에서 정하는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법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사회질서의 근간에 반하는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그 법률행위가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혼한 후 종전 배우자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자녀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혼하고 1년 이상 경과한 이후 재혼한 배우자로 하여금 종전 배우자와의 사이에 출생한 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부부가 이혼하면서 미성년 자녀에 관한 사항을 일방 당사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말소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금원을 지급할 것을 약정해 강제하는 행위는 상대방 당사자의 재혼과 미성년 자녀의 친생자 입양 등을 강요함으로써 신분상 법률행위에 관한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 김씨는 지난 2007년10월 부인 이씨와 이혼하면서 호주제가 폐지되는 2008년 1월1일 이후 딸을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삭제한 뒤 이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하고, 만약 이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4,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호주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이씨가 "딸을 당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서 말소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다른 남자와 재혼한 후 친양자로 입양해야 한다"며 "기존의 약정은 호주제가 폐지되면 바로 등록말소가 되는 것으로 착각해 체결한 것이므로 무효"라며 등록을 말소하지 않자 김씨는 이씨를 상대로 약정금 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 모두 "친양자제도는 피고의 재혼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 피고의 신분행위의 의사결정을 구속 또는 강제하게 되므로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호주제폐지
말소
가족관계등록부
친양자제도
이혼
미성년자녀
류인하 기자
2010-05-03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식물인간 7년… 이혼사유 된다
오랫동안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아내를 상대로 낸 남편의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배우자가 7년 넘게 식물인간 상태라면 이혼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9단독 강규태 판사는 A(41)씨가 부인 B(38)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2009드단93582)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가 7년이 넘도록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있고 B씨의 부모도 이혼에 동의하고 있다"며 "따라서 A씨와 B씨의 혼인관계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고 보여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자녀 양육권 및 친권에 대해서도 "혼인생활기간 및 자녀의 연령, B씨가 현재 식물인간 상태인 점 등을 참작해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자로 A씨를 지정하는 것이 자녀의 원만한 성장과 복지를 위해 타당하다"며 "A씨를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01년 B씨와 결혼했지만 정상적인 가정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B씨가 아이를 낳던 중 자궁출혈성 쇼크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A씨는 휴직을 한 뒤 아내를 간병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A씨는 결국 B씨가 식물인간이 된 지 7년만인 지난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사고 당시 태어난 아이는 올해 아홉살이 됐다.
식물인간
이혼청구
이혼사유
중대한사유
자녀복지
정수정 기자
2010-04-0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청구기간 지난 이혼재산분할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다면 친양자 입양에서 부의 동의 필요없다
청구기간이 지난 이혼재산분할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양부의 친양자 입양동의는 필요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가정지원(지원장 진성철)은 양모였던 A씨와 A씨의 남편인 B씨가 D씨를 친양자로 입양하겠다며 제기한 친양자 입양신청(2009느단496)에서 양모 A씨 등의 신청을 최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3호의 규정은 친양자의 입양요건으로 '친양자로 될 자의 친생부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할 것, 다만 부모의 친권이 상실되거나 사망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어떤 부모의 친생자가 다른 부부에게 양자로 입양된 후 다시 다른 부부에게 친양자로 입양되려면 친생부모의 동의와 양부모의 동의가 모두 필요하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부 C씨는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권이 2년이 경과해 이미 소멸했음에도 양모인 A씨에게 친양자 입양의 동의를 얻고 싶으면 재산분할금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양부 C씨는 D씨를 양육할 의사가 없고 앞으로도 그러한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므로, 사건본인의 복리라는 관점에서 보면 C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3호가 정한 '사망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D씨는 1997년 2월17일에 태어나 양모 A씨와 양부 C씨에 의해 양육됐다. 이후 A씨는 C씨와 이혼하고 B씨와 결혼하면서 D씨를 친양자로 입양하려했으나 양부 C씨가 이혼재산분할금 3,000만원을 요구하며 동의해주지 않았다.
이혼재산분할금
청구기간
입양동의
친양자
입양요건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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