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공정거래위원장의 단독처분은 일반 행정청의 처분과 같아 그 불복소송의 제1심 관할법원은 서울행정법원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첫 결정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6부(재판장 李東洽 부장판사)는 지난달 4일 (주)대우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등고지처분취소청구소송(2003루156)에서 "공정거래위원장 단독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의 관할은 고등법원이 아닌 서울행정법원"이라며 서울고법으로 이송한 1심 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정거래법 제55조가 '이 법에 의한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의 소의 관할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한 것은 공정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그 구성에 있어 상당한 정도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고 의견진술의 기회 등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이 인정되는 등 법원의 제1심 절차에 준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 '이 법에 의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은 공정위가 회의체로서 한 처분만을 의미하는 것이지 회의체가 아닌 기관 또는 기관장이 한 처분까지도 포함하는 의미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은 제54조와 제55조에서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 소의 제기와 관할법원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은 그 사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두고, 그 안에 전원회의와 소회의의 관장사항을 나눠 그에 따른 의사진행 및 의결방법을 정하고 있다"며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일정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주)대우는 지난 98년 공정위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63억6천여만원의 과징금부과처분을 받은 후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2000년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되자 공정거래위가 위원장 단독처분으로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에 과징금을 나누어 부과하고 납부를 독촉하자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4월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사건의 관할은 서울고법이라며 이송결정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