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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 아시아나에 45일간 노선 운항정지는 정당"
국토교통부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에 45일간 노선 운항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6개월 안에 인천~샌프란시스코 직항노선 운항을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17일 아시아나항공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운항정지처분 취소소송(2017두4704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2013년 7월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307명 중 3명이 숨지고 187명이 다쳤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2014년 6월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들이 고도를 낮추면서 적정 속도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 국토부도 같은 해 11월 "조종사의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고, 항공사 교육 훈련이 미흡했다"며 아시아나항공에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내렸다. 항공법상 고의나 중대 과실로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자와 재산상 손실에 따라 운행정지 기간이 결정된다. 이 사고의 경우 사망자·중상자·재산피해 규모상 운항정지 90일에 해당하지만, 국토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50% 감경한 45일 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신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해당 항공기 기장들은 착륙 과정에서 운항 규범 위반이나 판단 오류로 부적절한 조치를 했고 상황 대처도 미흡했다"며 운항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항공법상 항공운송사업자가 부담하는 선임·감독상의 주의의무는 '항공종사자에 의해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예견해 이를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의 주의의무'를 의미한다"며 "아시아나는 소속 항공종사자들에 대해 항공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훈련 등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이같은 조종사들에 대한 선임·감독상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항공기 운항정지를 2020년 2월 29일 이전에 시행할 예정"이라며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노선을 예약한 승객들을 다른 항공사 운항편으로 대체 수송하는 방안을 마련한 뒤 운항정지 개시 일자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국토교통부
운항정지
손현수 기자
2019-10-17
행정사건
[판결] "'최인호 수사기밀 유출 방치' 검사 면직은 정당"
최인호 변호사의 '공군 비행장 승소금 횡령'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가 수사기밀 유출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면직 처분을 받자 불복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 부장판사)는 전 검사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소송(2018구합8611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서부지검 검사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2월 최 변호사가 대구 공군비행장 소음소송을 대리해 승소한 뒤 당사자들에게 지급할 승소 판결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A씨와 함께 일하던 수사관이 제보자로부터 수사가 잘 진행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고 그 대가로 제보자를 소환해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수사관은 또 사건과 관계된 외부인에게 수사자료를 분석하게 하고, 압수수색 자료 등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8월 관련 비위 내용을 조사한 다음 지휘·감독상의 책임 등을 물어 A씨에게 면직 처분을 내릴 것을 결정을 했고, A씨는 같은해 11월 면직됐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수사관이 직무에 관해 위법 또는 부당한 행위를 하거나 업무상 지득한 비밀을 누설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지 못하도록 지도·감독할 책임을 진다"며 "A씨는 지휘·감독자의 책임을 지게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보자는 최 변호사 사건과 무관한 수감자이고, 수감자 신분으로 사익을 채우기 위한 수사 관여를 했을 뿐"이라며 "제보자가 작성한 문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수량, 수사자료의 유출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A씨의 방치가 문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피의사실공표, 영장발부상황 등 중요 수사기밀 유출과 기타 직무상 위법·부당행위가 중한 경우 등에 속하는데, 이와 관련한 지휘·감독상의 과실 정도는 중과실에 해당한다"며 "가장 중한 피의사실 공표, 영장발부상황 등 중요 수사기밀 유출은 징계기준이 '감봉 이상'인데 이는 '면직'을 포함하므로 면직 처분은 징계기준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수사자료 유출을 의심하는 취지의 변호인 의견서가 제출됐음에도 이를 전혀 눈여겨보지 않았고, 수사관은 이 사건에서 저지른 비위행위 등을 이유로 형사사건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며 "이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으리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춰 그 책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9년 넘게 검사로 재직하면서 징계를 받은 적 없고 검찰총장 표창을 받았다는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면직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사기밀유출
면직처분
검사
박미영 기자
2019-09-17
행정사건
[판결] 자산평가 잘못한 감평사 업무정지 6개월은 부당
감정평가사가 과실로 토지나 건물 등에 대한 자산 평가를 잘못했더라도 자산평가 절차가 최저매각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감정평가사가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감정평가를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등 사안이 경미하거나 고의성이 없다면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이승영 부장판사)는 감정평가사 A씨가 국토교통부장관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 취소소송(2019누3007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11월 의정부지법으로부터 경기도의 I토지와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받고 감정평가서를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는 감정평가서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2016년 12월 A씨가 감정평가시 비교 표준지 선정, 감정평가액 산정 등에서 전문가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했다는 이유로 6개월의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지난 1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I토지 인근에는 이용상황이 유사한 표준지들이 존재하는데도 A씨는 I토지가 고물상 건물의 부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같은 사용이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적법한 사용인지 여부에 관해 검토하지 않은 채 비교 표준지를 선정했다"며 "이는 감정평가의 기본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고의성 없고 사안도 경미” 처분취소 판결 그러나 "A씨의 감정평가는 토지에 대한 보상액 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임의경매 절차에서 매각부동산을 평가해 최저매각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토지의 매각대금은 최저매각가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매각기일의 입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최저매각가격을 참작해 최고가매수인이 되기 위해 각자 판단한 입찰가격을 기재한 뒤 상호경쟁을 통해 정해지는 것이므로, 이 같은 임의경매절차에서 A씨가 실제 가치보다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감정평가를 해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경매사건은 별다른 문제 없이 토지와 건물이 매각이 이뤄졌고, 감정평가에 대해 의의를 제기하거나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며 "A씨의 감정평가의 경우 A씨의 과실 자체가 경미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사안이 경미하거나 고의성이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해 징계처분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정지 6월의 처분을 하는 것은 그 비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감정평가사
자산평가
국토교통부
박미영 기자
2019-08-16
행정사건
[판결] “하도급업체 비리에 원청업체 입찰 1년 제한은 부당”
하도급업체가 저지른 비리로 원청기업에 1년간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원청기업이 하도급업체와 계약을 체결·이행하는 과정에서 적정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과실이 있다해도 그 잘못에 비해 입찰참가자격제한 1년이라는 불이익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IT 서비스 기업인 A사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2016구합7095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3년 군이 추진한 해안복합감시체계 도입 사업의 납품사로 선정됐다. 그런데 감시장비 납품과 기술지원을 맡기로 한 A사의 하도급업체인 B사는 감시장비의 납품가액을 부풀리고, 장비를 저가형 모델로 바꾸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 비리에 관련된 B사 직원은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방사청은 B사의 원청기업인 A사에 대해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입찰참가자격을 1년간 제한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사의 기망행위로 B사 소속 직원들만 형사처벌을 받았고, A사의 대표이사는 수사결과 사기 범행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A사가 기망행위 이전에 그와 유사한 비위행위를 저지른 전력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이어 "이 사건 기망행위는 실질적으로 B사 소속 직원이 A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방사청 담당자와 주요 부품인 줌렌즈의 형상변경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A사가 계약의 체결 또는 이행 과정에서 협력업체를 만연히 신뢰하고 그의 부정행위에 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이지 않은 잘못이 있으나, 그 잘못이 이뤄진 데는 방사청이 A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협력업체와 실질적으로 협의를 진행한 점에도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로서는 협력업체가 방사청과 협의를 마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상황이었으므로 그 과실에 크게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이 같은 사정은 A사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될 수 있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도인 1년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하도급업체
원청기업
입찰참가
박미영 기자
2019-08-09
행정사건
[판결] "외국인에 부당할증요금 받은 택시기사, 자격정지 30일 정당"
외국인 승객에게 부당하게 할증요금을 받은 택시기사에게 30일간 택시운전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A씨가 관할구청장을 상대로 낸 택시운전자격 정지처분 취소소송(2019구합5355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3월 할증요금을 받을 지역이 아닌데도 외국인으로부터 부당하게 할증요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같은해 10월 관할 구청장으로부터 30일의 택시운전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등은 부당요금 징수 금지의무를 두번 위반할 경우 30일간 택시운전자격 정지를 명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실수로 미터기를 잘못 만져 할증요금을 받게 된 것일뿐이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실수로 시계버튼을 눌러 택시요금이 할증된 것에 불과해 그 위반에 고의·중과실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감경사유인 '위반의 내용 정도가 경미해 이용객에게 미치는 피해가 적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A씨는 최근 4년간 수차례에 걸쳐 부당요금징수 위반 행위를 해 온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행정처분 등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처분 이후에도 부당요금을 징수해 택시면허 취소에까지 이르게 됐다"며 "이에 비춰보면 A씨의 행위는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외국인
할증요금
택시기사
박미영 기자
2019-08-07
행정사건
[판결] ‘학폭’ 회의서 ‘부적절한 발언’ 경찰관 1개월 감봉은 부당
학교폭력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경찰이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측에 다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해서 감봉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중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4부(재판장 이승영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18누7728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학교전담경찰관을 지낸 A씨는 2015년 10월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열린 학교폭력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 학부모간 화해 및 합의를 위한 사적인 회의에 참석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분란을 조장해 민원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2017년 12월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지난해 1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초등학교를 직접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이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회의에 전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라 주장하지만, 당시 회의는 학폭위 개최 이전에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의 부모들을 모아놓고 합의 및 분쟁해결을 시도했던 회의일 뿐"이라며 "A씨가 학폭위 전문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적법하게 사안처리지원단의 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 아님에도 회의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 측 보호자에게 '원하는게 뭐에요. 아주머니 얼마를 원해?'라고 발언했다"며 "회의 이후에도 특정 가해자의 부모들을 포함한 학부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의 이모가 브로커일지 모른다', '돈이 많아도 이렇게 주면 안된다'는 등의 발언을 해 경찰공무원으로서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회의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그 발언으로 경찰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심하게 저해했다거나 국민의 신뢰를 심하게 실추시켰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피해자 측 학부모가 회의 당시에는 발언을 문제 삼지 않다가 회의 이후 1년 이상이 지나서야 A씨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해 징계처분이 이뤄진 점에 비춰볼 때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의도적으로 절차규정을 위반하려 했다거나 불공정하거나 부적절하게 사건처리를 할 의도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사건 비위행위는 '의무위반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 A씨를 감봉 1개월에 처하는 것은 비위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학교폭력
감봉
부적절발언
박미영 기자
2019-07-12
행정사건
[판결] “보험가입 때 병력 알리지 않으면 고지의무 위반”
'예', '아니오' 등 주로 단답형으로 이뤄지는 전화 보험가입 과정에서 보험 모집인이 빠르게 상품설명을 하고 소비자 역시 바쁘다는 이유로 건성으로 대답해 보험사 측에 과거 병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보험계약은 유효할까. 법원은 소비자의 책임으로 판단했다. 소비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는 현대해상화재보험(소송대리인 이소연·송주은·김주섭 변호사)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7나2055603)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4년 1월 전화로 현대해상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상해후유장해와 질병후유장해, 상해사망 등을 담보해주는 상품이었다. 전화 가입 과정에서 현대해상 모집인은 A씨의 건강상태를 확인했는데, A씨는 "최근 5년 내에 입원, 수술, 제왕절개 또는 계속해 7일 이상치료 또는 계속해 30일 이상 투약 받은 적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모집인이 빠르게 잇따라 질문을 해 "예", "아니오"로 간단간단하게 답하던 와중이었다. 그런데 A씨는 2011년 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A씨는 이후 2014년 10월 암이 재발해 수술을 받았고 후유장해가 발생하자 현대해상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며 A씨가 병력에 대한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전화 보험가입 때 건성으로 대답 조심해야 A씨는 "보험 모집인이 빠르게 말을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 병력 고지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며 "다른 보험사에는 수술 이력을 고지했는데, 현대해상이 다른 보험사 계약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을 거쳤다면 병력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보험 모집인은 계약체결 당시 A씨가 고지사항을 허위·거짓 대답하는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고, A씨도 이해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며 "A씨가 수술 이력이 없다고 대답했지만 과거 수술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보험모집인의 '속사포' 상품설명에 대충대충 응답 이어 "수술 병력은 보험계약 체결 여부 및 조건을 결정할 때 고려되는 중요한 사항으로 고지의무의 대상"이라며 "A씨는 이 같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설령 보험 모집인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했더라도 A씨가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않은 채 대답했으므로, 모집인이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보험 모집인은 A씨에게 과거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른 보험사에 병력을 고지했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자가 다른 보험회사와 체결한 보험계약에서 고지한 내용에 대해 조회할 의무가 있다거나 적어도 그럴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보험사들 사이에 피보험자의 개인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현대해상의 과실이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험가입
고지의무
채무부존재확인
손현수 기자
2019-01-08
행정사건
[판결] "성희롱 당했다는 소문 있던데"… 부하직원에 묻는 것도 "2차 가해"
성폭력 피해자로 알려진 부하직원에게 피해사실을 묻거나 소문을 전달하는 것도 '2차 가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한 상관을 강등시킨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양현주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2018누397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7월 같은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근무하는 후배 여경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되자, 당사자에게 사실 여부를 물으면서 "빨리 종식되지 않으면 꼬리표가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서 피해 여경을 부정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소문을 전달하고, 감찰조사를 받았는지 추궁하며 제보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A씨는 이같은 행동이 문제가 돼 징계에 회부됐고, 소속 경찰청 징계위원회는 A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면서 그에게 해임 처분을 통보했다. 이후 A씨는 소청심사를 통해 강등 처분으로 감경을 받았지만,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A씨에게는 평균인은 물론 다른 경찰 공무원에 비해서도 높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 요구된다"며 "A씨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계급이 낮은 20대 여성 경찰관에게 성폭력에 관련된 2차적 가해행위에 해당하는 발언을 반복해 비난 가능성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성추행·성희롱 등 성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한편 성 비위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 등을 실시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 주장과 같이 피해 경찰에게 조언을 하려거나 소문을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진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사회 통념상 상대방에게 심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을 경미한 과실에 의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부하직원
소문
강등처분
손현수 기자
2018-11-0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발생 2년 만에 1심 선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청년근로자 사망 사고' 관계자들에 대한 1심 선고가 사건 발생 2년만에 내려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조현락 판사는 8일 안전조치를 미흡하게 진행해 정비원을 사망케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진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 은성 PSD 대표 이모(64)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함께 기소된 서울메트로 전 대표 이모(54)씨 등 6명에 대해서는 각각 500~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2017고단 1506). 법인인 은성PSD 에게도 벌금 3000만원이 부과됐지만, 최근 서울교통공사와 합병된 서울메트로는 법인격이 소멸돼 공소가 기각됐다. 조 판사는 "서울메트로는 2011년 비핵심 업무의 분사화를 추진하면서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업무를 외주화했다"며 "은성 PSD는 적극적으로 인력을 증원하면 수익의 감소를 자초하는 것이어서 실질적인 정비인력 증원 등의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피해자 사망이라는 중대한 법익침해가 발생했고, 시민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지하철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 유족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16년 5월 28일 은성 PSD 소속 정비원으로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모(19)군은 들어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다. 원칙적으로 스크린 도어 수리는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은성 PSD는 비용상의 이유로 정비원을 충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 PSD의 부적절한 근로행위를 감독해야 할 서울메트로도 이 같은 1인 작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대로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김군의 유족은 지난해 "은성PSD·메트로 임직원의 업무상 과실로 김군이 사망했다"며 은성PSD 대표 이씨 등을 형사 고소했다.
서울메트로
서울교통공사
업무상과실치사
왕성민 기자
2018-06-08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단독) “공동불법행위 손해배상액 개별 산정 가능”
법원이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불법행위에 가담한 피고들의 개별적인 사정을 참작해 각각의 책임범위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2년 부산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물건이 있는지 문의했다. A씨는 이 사무소 직원 B씨 그리고 B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 C씨의 안내를 받아 한 아파트를 둘러보고 임대받기로 한 뒤 C씨에게 가계약금으로 4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A씨의 남편은 본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B씨의 사무소를 찾았다. B씨는 "임대인이 지금 중국에 있어 오지 못했으니 계약서를 작성하면 1주일 내에 위임장 등을 받아 전해주겠다"고 설명했고, C씨는 "내가 위임장을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믿은 A씨의 남편은 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잔금 7600만원을 B씨의 사무소 계좌로 송금했다. 또 C씨에게도 35만원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했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당초 월세계약용으로 나와 전세계약을 할 수 없었다. 집주인 D씨는 "전세계약 체결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B씨를 제외하고 C씨와 C씨를 고용한 공인중개사, 집주인 D씨 그리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B씨의 무권대리는 민법 제126조에 따른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 해당하므로 임대차는 유효하다"며 "A씨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권자가 맞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은 "집주인 D씨 외에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와 관련한 판단이 없었다"며 "공인중개사협회와 C씨, C씨의 사용자는 A씨에게 613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변경했다. 다만 A씨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C씨의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C씨를 고용한 공인중개사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인중개사협회의 책임은 60%로 제한했다. 또 B씨의 사용자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인중개사협회의 책임을 90%로 정했다. 그러자 A씨는 공동불법행위에 대해 책임범위를 개별적으로 판단한 것은 위법하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을 상대로 낸 임차권확인 등 소송(2015다242429)에서 "피고들은 A씨에게 6135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중개보조원이 업무상 행위로 거래당사자인 피해자에게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라고 하더라도 중개보조원을 고용했을 뿐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개업공인중개사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다면, 법원은 과실상계의 법리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과 그 금액을 정하는데 이를 참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자인 중개보조원이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자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중개보조원의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에는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해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중개보조원을 고용한 개업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금액을 정할 때에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보조원의 사용자일 뿐 불법행위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등의 개별적인 사정까지 고려해 중개보조원보다 가볍게 책임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B씨와 C씨가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했으나 피해자인 A씨에게도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과실상계를 하고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했다"며 "C씨와 C씨의 사용자 그리고 B씨의 사용자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공인중개사협회의 책임범위를 개별적으로 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불법행위
과실상계
피해자
이세현 기자
20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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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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