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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모집서 탈락…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
환경부와 산하 기관에서만 수십 년간 근무해 온 공무원이 해당 기관 임원 공개모집 절차에서 탈락한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그 유족에게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6158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30여년 넘도록 환경부와 산하 기술원에서 근무했던 A씨는 2018년 5월 기술원 상임이사 직위에 지원해 서류와 면접심사 등을 거쳐 최종 후보 명단에 들었다. 최종 후보 3명 중 1명이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탈락하면서 최종 후보자는 A씨를 포함해 2명만 남았다. 그런데 A씨는 같은 해 7월 열린 간부회의에서 "환경부장관은 상임이사 직위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목적이고 원내에는 충족하는 사람이 없어 다시 임용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수첩에 신변을 비관하는 글을 기재했다. 이후 A씨는 기술원 내 본래 근무처로 전보가 검토되자 인사팀장에게 "사람을 완전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같은 해 11월 중순부터 스트레스로 우울감 증세를 호소하며 입원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내 '인사권자와의 생각 차이에 따른 자괴감과 모멸감 등'을 표시한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씨는 A씨가 사망하자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 등을 요청했지만, 공단은 "통상 공개모집 과정에서 탈락에 따른 충격과 고통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A씨의 사망에는 업무상 요인보다 개인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지원한 직위에 대한 심사절차가 통상적인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30년 넘게 환경부 또는 그 산하 기술원에서 근무했던 A씨에게 전보는 실질적으로 좌천성 인사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은경 당시 환경부장관이 내정한 추천자 C씨가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탈락하자 기술원 내부에서는 'A씨를 임명하자'는 건의도 나왔으나 해당 직위는 공석으로 유지됐을 뿐, 김 전 장관이 추천한 또 다른 인물 D씨만 다른 직위에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시인 2018년 10월 이전에 A씨가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볼 자료는 없다"면서 "A씨는 인사 등과 관련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울증세가 발현됐고,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됐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환경부
공무원
스트레스
자살
이용경 기자
2021-08-20
민사일반
[판결] '민변' 대한문 집회 저지… 국가에 배상책임 없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2013년 7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려던 집회를 경찰이 막아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당시 집회를 막은 경찰의 행위는 위법했지만, 이로 인해 '민변'이라는 단체가 집회·시위의 자유 등을 침해당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민변이 국가와 전 서울남대문경찰서 간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0479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 중구청은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자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 집회장소에서 방화가 일어나 덕수궁 담장에 불이 옮겨붙는 사건이 발생하자 2013년 4월 대한문 옆 인도에 화단을 조성하고, 경찰을 배치해 화단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화단을 둘러싸고 24시간 동안 경비하면서 화단 앞 집회 신고를 교통질서 유지라는 이유로 금지했다. 민변은 이에 반발해 서울행정법원에 옥외 집회 제한통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신청했고, 법원은 경찰의 조치가 헌법상 보호되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받아들였다. 그러나 경찰은 법원 결정에도 화단 앞을 막았고, 민변은 경찰이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국가 등을 상대로 13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경찰관들이 집회 장소인 화단 앞을 점거하고 폴리스 라인을 설정한 행위는 법률적 근거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국가와 경찰관 등은 민변에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경찰의 행위가 위법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가가 '민변'에 배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2심은 "민변이 산하 노동위원회 소속 구성원과 민변 소속 변호사들과 별개로 독자적인 지위에서 집회를 주최하거나 참가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경찰의 질서유지선 설정 행위가 위법하더라도 이로 인해 민변의 집회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집회가 민변 산하 '노동위원회' 이름으로 신고됐고, 집회에는 민변 소속 변호사 1000여명 중 10여명이 참석했을 뿐"이라며 "그들이 민변을 대표할 권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민변을 집회의 주체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집회
민변
손해배상
배상
박수연
2021-07-12
형사일반
[판결] ‘비위’ 수사받자 지침 개정, 명퇴금 챙긴 前국기원 간부
명예퇴직 대상이 아닌 직원에게 지침을 개정해 퇴직수당을 지급하고 자신도 퇴직수당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오대영 전 국기원 사무총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오 전 사무총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2210). 오 전 사무총장은 오현득 전 국기원장과 함께 비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직원 입막음을 위해 지침을 개정해 3억7000만원의 퇴직수당을 국기원 직원인 A씨에게 준 혐의를 받았다. 오 전 사무총장 자신도 명예퇴직수당으로 2억1500만원의 이익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혐의 내용을 대부분 유죄로 판단해 오 전 원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오 전 총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오 전 원장은 상고를 하지 않아 항소심에서 형이 확정됐지만, 오 전 총장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오 전 총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오 전 원장은 2019년 국기원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인물에게 혜택을 주려고 시험지를 미리 유출한 혐의와 직원들을 시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 10여명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보내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이에 가담한 오 전 총장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은 바 있다.
퇴직금
국기원
배임
명예퇴직
업무상배임
박미영 기자
2021-06-24
형사일반
[판결](단독) 보이스피싱범이 금감원장 명의 서류 위조했다면
금융감독원장 명의의 문서를 위조한 것은 사문서위조죄가 아니라 '공문서위조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4666). A씨는 2020년 3월 보이스피싱 범죄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장 명의의 '금융감독원 대출정보내역'이라는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 1장을 위조해 피해자에게 교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금융위원회법 제69조는 금융감독원의 집행간부 및 직원은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규정은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감독원의 집행간부 및 실·국장급 부서의 장 등 금융위원회법 시행령에서 정한 직원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책임을 부담시킴과 동시에 그들을 공무원과 동일하게 보호해 주기 위한 필요에서 모든 벌칙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본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법상 금감원 직원은 벌칙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본다” 이어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법 제69조 말하는 벌칙에는 금융감독원장 등이 지위를 남용해 범법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할 벌칙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금융감독원장 등에 대해 범법행위를 한 경우에 적용할 벌칙과 같이 금융감독원장 등을 보호하기 위한 벌칙도 포함되는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며 "따라서 금융감독원장 명의의 문서를 위조·행사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아니라 공문서위조죄, 위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 중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해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 판결을 유지했다"며 "결국 원심 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69조에 의하면 공무원이 아닌 금융감독원장과 금융감독원의 집행간부 및 직원은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의제되기는 하지만, 이 같은 규정만으로 금융감독원이나 금융감독원장 명의의 문서를 형법 제225조의 공문서위조죄 객체인 공문서라고 볼 수는 없다"며 사문서위조죄 등에만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법
금융위원회
사기
박미영 기자
2021-04-22
형사일반
[판결] 신천지 이만희 '방역 방해' 혐의 무죄…횡령 혐의는 징역형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89)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미경 부장판사)는 13일 이 총회장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합496).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에 의한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 발생 규모, 감염원 추적, 이상 반응 원인 규명 등에 대한 활동으로 그 방법으로는 환자의 인적사항, 발병일과 장소, 감염원인 등과 관련된 사항을 말한다"며 “방역당국이 신천지 쪽에 시설현황과 교인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고 역학조사 자체라기보다는 자료수집 단계에 해당하므로 일부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 활동 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 행사를 위해 허가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시설을 이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화성지역 경기장을 사용한 공소사실 외에는 과거 검찰이 수사 후 불기소 처분한 것인데 과거 결정을 뒤집고 기소를 해 이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이씨는 신천지 자금 52억원 상당으로 가평 '평화의 궁전' 부지매입과 건축대금을 치렀으므로 신천지 자금을 횡령한 것에 해당한다"며 "신천지 행사는 월 1회도 열리지 않았고, 개인 침실 등이 있던 점을 보면 개인 거주 목적 공간임도 인정되므로 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를 받았다. 또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하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해당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총회장은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가 같은 해 11월 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감염병예방법
업무상횡령
신천지
이만희
남가언 기자
2021-01-14
민사일반
[판결](단독) 병원 양도 전 부당해고 된 근로자도 양수인이 고용 승계해야
병원 운영자가 영업양도 전 근로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면 병원 영업 양수인은 이들의 고용도 승계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8두54705)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B씨가 운영하던 C병원을 2015년 12월 양수했다. 전 운영자인 B씨는 병원을 2015년 9월 양수해 같은 해 11월까지 운영했는데, B씨는 이 병원을 양수할 당시 노동조합 간부인 근로자 D씨 등 2명을 승계 대상에서 제외했고, 자신이 병원을 양수한 후에는 E씨를 해고했다. 이 병원 노조 소속 근로자였던 D씨 등은 "B씨의 근로승계 제외는 실질적으로 해고와 다름없는데 정당한 이유가 없고, E씨에 대한 해고 역시 부당해고로 무효"라며 중앙노동위에 구제 신청을 냈다. 중앙노동위는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고, 병원 영업을 양수한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영업양도일 이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경우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해고 이후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라면 해고된 근로자로서는 양도인과의 사이에서 원직 복직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므로, 영업양도 계약에 따라 영업의 전부를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전받는 양수인으로서는 양도인으로부터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 전부의 양도가 이루어진 경우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된 근로자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또 다른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고 영업양도 그 자체만으로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A씨가 B씨로부터 병원 영업을 양수하면서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가 승계됐다"며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재판에서는 D씨 등을 B씨가 부당해고한 것을 놓고, 이를 A씨의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는지도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가 노조 간부들인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선 B씨가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점을 A씨가 알았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며 "하지만 A씨는 영업양수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A씨의 부당노동행위로 보지 않았다. 대법원도 근로자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부당해고
영업양도
양수인
양도인
근로자
손현수 기자
2021-01-14
형사일반
[판결] "상관이 10초 가량 여군 손등 문지른 것은 강제추행"
군 상급자가 하급자인 여성의 손등을 10초간 문지른 것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반인의 평균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같은 행위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이라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군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돌려보냈다(2020도11186). 군 간부인 A씨는 2019년 2월 해군 모 해역방어사령부 인사참모실에서 복무하던 중 업무보고를 위해 사무실을 찾은 하급자 B씨의 손등을 10초가량 문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A씨가 B씨의 손등을 문지른 행위가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로서 B씨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의 업무상 지휘·감독자로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위력을 행사해 손등을 문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성적인 동기가 내포되어 있는 행동으로 추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인 B씨는 원심에서 '이전에 A씨의 성희롱적 언동 등이 많아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이 사건 당시 사무실에는 둘만 있었으며 A씨가 성적인 의도 외에 이 같은 행위를 할 별다른 동기를 찾을 수 없다"며 "A씨의 행위는 B씨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일 뿐만 아니라 B씨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추행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접촉한 B씨의 특정 신체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여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A씨가 추가적인 성적 언동이나 행동으로 나아가야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A씨의 행위 자체는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적수치심
추행
군인
업무상위력
손현수 기자
2020-12-23
행정사건
[판결](단독) 최전방서 한달간 쉬지 않고 근무… 휴가도 미뤄지자 극단적 선택
최전방 연평도에서 한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하다 휴가가 미뤄지자 극단적 선택을 한 군인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인천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유족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2020누3621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4년 해병대 하사로 임관한 A씨는 2016년 3월부터 연평도 최전방 방공진지(방공호)에서 초급간부로 복무했다. 그런데 A씨는 같은해 8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은 국가유공자 유족등록 신청을 했지만, 인천보훈지청은 A씨가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재판과정에서 "A씨가 최전방에서 초급간부로 복무하며 피로가 누적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가 휴가가 2차례에 걸쳐 좌절되고 그 과정에서 방공중대장의 질책 등으로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낀 나머지 급격한 정신적 공항상태에 이르러 통제불능의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최후임 간부로서 진지상황실에서 상황병이 철수한 시점인 2016년 7월 이래 사망 당일까지 단 하루도 쉬지않고 390.05시간을 근무했다"며 "2016년 7월부터는 퇴근하지 않고 영내 방공간부숙소에 머물렀는데, 업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과중해 더운 날 먼 길을 걸어 이동할 여력이 없어 독신자숙소로 퇴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있다” 또 "A씨는 2016년 7월 이후에는 휴가 외에 업무상 스트레스와 피로, 긴장감 등을 해소할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A씨는 주변인들에게 '휴가만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방공중대장은 A씨의 휴가를 승인하지 않고 휴가를 하루 미루라는 지시를 했으며 재차 휴가 승인을 요구하는 A씨를 질책했다"면서 "A씨는 오랜 기간 누적된 피로와 장염·몸살 등으로 육체적·정신적 자원이 고갈된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이같이 밀려든 부정적 감정들이 더해져 결국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져 극단적 선택으로 나아가게 됐다고 합리적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성실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군 복무 기간 동안에도 개인표창을 받는 등 열의를 보이며 성실하게 근무했다"며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앞서 본 사정들이 매우 중하게 작용했다고 봐야하므로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자살
군인
연평도
국가유공자
휴가
박미영 기자
2020-12-10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前 차관, 항소심서 뇌물 혐의 일부 인정 '법정구속'
'건설업자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김학의(64·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이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2019노2741).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스폰서로 알려진 최모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은 고위공무원이자 검찰의 핵심 간부로서 누구보다도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가지고 공평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다른 검사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장기간에 걸쳐 알선 명목으로 4000만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 등 뇌물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 또는 공소시효 만료로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함께 2003~2011년 최씨에게 4900여만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별장성접대
뇌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김학의
뇌물수수
박미영 기자
2020-10-28
민사일반
[판결] "허위사실 포함된 외부 기고문… 언론사도 책임"
칼럼 등 외부 인사가 언론사에 기고한 글일지라도 그 내용에 의견표명 외에 명백한 허위의 사실이 적시돼 있다면 이 기고문을 실은 언론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동욱 부장판사)는 TBS(서울시교통방송)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청구소송(2019가합532002)에서 "판결 확정된 후 7일 이내에 조선일보는 홈페이지 오피니언면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정해진 기한 내에 조선일보가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다음날부터 하루 200만원씩을 TBS에 지급해야한다. 조선일보는 2019년 2월 이준호 전 TBS 대표가 쓴 '서울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TBS의 정치방송'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지면에 실었다. 이 전 대표는 기고문에 'TBS는 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래 TBS 교통방송은 국내 최고의 정치방송국이 되었다', '(내가) 재직하던 5년 동안 중앙 정치 이슈를 다루지 않았고 국회의원이나 정당인이 출연한 적은 없었다'라는 내용을 썼다. 이 기고문에는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직후 임용된 본인(이 전 대표)의 후임자는 석 달 만에 보도국장, 기술국장, 심의실장 등 핵심 간부들을 업무능력 낙제점을 주는 편법으로 해임했고, 그 빈자리에는 박 시장의 정치적 색깔과 의도를 실행할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라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에 TBS측은 반발했다. TBS는 "TBS에서 중앙 정치를 논하는 기능은 허가된 사항이며 이 전 대표 재임 때도 중앙 정치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존재했다"며 "이 전 대표가 채용한 간부들도 모두 계약 기간이 만료했거나 의원 면직된 경우고, 기술국장과 심의실장은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구성원이 승진 임용됐다"며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정정보도의 대상을 '언론의 보도 또는 매개'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달리 당해 보도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취재·작성한 주체를 구분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이 가지는 정보전달의 전파력과 신뢰에 비춰 외부인사의 사실적 주장이나 의견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일반 독자에 대한 설득력이나 파급력 측면에서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언론의 일련의 보도 중에서 일반 기사와 외부 기고문에 의한 보도를 형식적으로 구별해 후자에 관해서는 언론사의 면책이 폭넓게 인정된다고 하면 언론의 공적·사회적 책임을 부당하게 축소해 언론중재법의 목적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사가 여전히 편집권한 등을 통해 기고문을 취사선택하고 그 게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고문에 외부인사의 의견표명 외에도 사실의 적시가 포함돼 있고 그것이 단순히 의견을 표명하기 위한 전제 정도를 넘어서는 사실로서 허위임이 명백하다면 이러한 기고문을 보도한 언론사로서는 허위 사실의 보도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의 적시가 포함된 기사가 보도됨으로써 TBS는 명예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으므로 언론중재법 제14조에 기해 TBS에게 조선일보에 대해 허위 사실에 관한 정정보도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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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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