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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예측 여명기간 보다 오래 생존한 경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손해배상과 관련한 화해과정에서 예측됐던 여명기간보다 더 생존해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최초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 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1125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02년 4월 A씨는 운전 중 중앙선을 침범한 마을버스와 충돌해 경추 골절 등 큰 상해를 입고 마을버스 운전자의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신체감정에서 2002년 12월 '경추 골절 등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20%로 추정돼 4.982년의 여명이 기대된다'는 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03년 12월 '3억3000만원을 지급받고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이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급 외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취지의 법원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고, 2004년 1월 확정됐다. 그런데 A씨가 예상된 여명기간을 넘어 생존하게 되면서, A씨와 아내 B씨는 2012년 7월 보험사를 상대로 다시 5억9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2012년 11월 소송과정에서 제출된 신체감정서에는 '경추부 척추 및 척수 손상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8년으로 예상된다'고 기재돼 있었다. 보험사 측은 "이전 소송에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됐으므로, 전 소송의 기판력에 의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설령 예상하지 못한 손해라 하더라도 사고 발생일로부터 여명 5년이 경과된 2007년 4월경 또는 A씨가 다시 병원으로부터 사지마비로 진단서를 받은 2009년 6월경에는 후발손해의 발생 사실을 알았을 것이기 때문에 A씨의 손해배상채권은 각 일자로부터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청구 소멸시효 3년경과” 원고일부승소 원심파기 재판부는 "전문적인 감정 등을 통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여명기간을 지나 계속 생존해 종전 배상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예측된 여명기간 내에 그 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생겼다면 그 때에, 그러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고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나면 그 때에, 장래에 발생 가능한 손해를 예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손해배상 범위 결정의 전제가 된 여명기간을 지나 피해자가 생존하게 되어 발생하는 손해로 인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부터 민법 제766조 1항에서 정한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예측된 여명기간 넘게 생존하게 되면서 예측됐던 여명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 장래에 발생할 손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화해권고 결정에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명이 12년 이상 연장돼 추가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A씨 측의 추가 소송은 이전 소송과 별개로서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도 "여명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경과한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종전에 예측된 여명을 5년으로 산정해 사고 발생일, 신체감정서의 작성일 또는 화해권고결정 확정일 등의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미 A씨의 소송 제기 당시에는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A씨의 추가 손해배상채권은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 날부터 날마다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함을 전제로 소 제기일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해 "보험사 측은 2억2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A씨의 추가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일률적으로 종전 여명종료일 다음날부터 진행해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모두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보험사 측은 종전의 빗나간 여명예측결과로 인해 손해배상채무를 면하는 이익을 얻는 반면, A씨는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못받고 사망할 때까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가혹한 결과가 발생해 이는 민법 제755조 1항의 입법취지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현저히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2년 4월부터 4.982년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 발생한 A씨의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 중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그 발생한 날로부터 민법 766조 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해 소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할 것이지만, 그 이후 발생했거나 발생할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아직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중상해
손해배상
생존
여명기간
단기소멸시효
기산점
박수연
2021-08-23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재판 전 증인면담' 검찰 관행에 제동
검사가 증인신문 전에 증인을 소환해 면담했다면 회유나 압박 등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증인의 법정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자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기소됐다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학의(65·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서다. 법조계는 검찰이 공판에 앞서 증인을 소환·면담함으로써 증언 내용에 영향을 주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는 평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891).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김 전 차관은 이날 보석 허가 결정으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검사가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할 사람을 미리 수사기관에 소환해 면담하는 절차를 거친 후 증인이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진술을 한 경우,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으로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담보되어야 증인의 법정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증인신문 준비 등 필요에 따라 증인을 사전 면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나 피고인의 관여 없이 일방적으로 사전 면담하는 과정에서 증인이 훈련되거나 유도돼 법정에서 왜곡된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증인에 대한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사정은 검사가 증인의 법정진술이나 면담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힘으로써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검사는 1심과 원심에서 두 차례에 걸쳐 증인신문 전에 모 증인을 소환해 면담했는데, 면담 과정에서 이 증인은 자신의 검찰 진술조서와 제1심 법정진술 내용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검사에게 법정에서 증언할 사항을 물어보기까지 했다"며 "그 직후 이뤄진 증인신문에서 1998년께 있은 증인의 뇌물공여 사건 및 차명 휴대전화와 관련해 종전 진술을 번복했고, 수원지검 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점점 구체적으로 했다"고 했다. 이어 "이 증인은 1심과 원심 법정에서 진술하기 전에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종전에 한 진술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로 변경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증인신문 전 면담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 등으로 이 증인의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을 증인의 진술 등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원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증인의 수원지검 사건 관련 각 법정진술 및 차명 휴대전화 관련 원심 법정진술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1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03~2011년 최모씨에게 4300여만원을 받고,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로부터 인척 명의 계좌로 1억5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김 전 차관의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 및 증거부족을 이유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마지막 범죄행위가 종료된 2008년 2월로부터 10년이 지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최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 받은 점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 및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윤씨와 관련된 뇌물수수 등 혐의는 모두 무죄 또는 면소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김 전 차관 재판과정에서 검사의 증인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법정진술 증언의 신빙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 등을 수사하고 기소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증인 사전면담은 검찰사건사무규칙 189조에 근거한 적법한 조치이고, 증인을 상대로 한 회유나 압박은 전혀 없었다"며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입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김학의
뇌물수수
박미영 기자
2021-06-10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유권 경정 등기 이전 토지일부 도로로 이용했다면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돌려받은 토지 중 일부가 과거 아스팔트로 포장돼 일반공중을 위한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면 국가는 임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9단독 장동민 판사는 A씨와 B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20가단5035123)에서 최근 "국가는 A씨에게 1700여만원을, B씨에게 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옛 토지대장 등을 근거로 경기도에 있는 토지가 선친인 C씨의 소유라며 국가를 상대로 말소등기 청구소송을 내 승소했다. 공동상속인이었던 B씨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국가는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받았다. 이후 2013년과 2014년 각각 소유권경정 등기를 마친 A씨와 B씨는 "국가는 우리 동의 없이 토지 일부에 대해 일반공중의 통행과 교통을 위한 도로로 점유·사용하고 있다"며 "2015년 10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발생한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과 그 이후부터 매년 발생할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지급하라"며 2020년 소송을 냈다. 도로부분 아스팔트 포장 자연발생으로 보기 어려워 이에 대해 국가는 "해당 도로는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통행로이고, A씨 등은 도로 부분이 일반공중 통행로로 제공되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했으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는 이유 없다"고 맞섰다. 장 판사는 "A씨 등이 토지 소유자로 등기된 2014년 이전까지는 국가가 소유자로 등기돼 있었으므로 그 이전까지는 국가가 토지를 점유·관리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 부분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어 국가의 주장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통행로로 보기 어렵고, 당시 등기부상 소유자인 국가가 일반공중의 통행을 위한 도로로 제공하기 위해 비용을 들여 개설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당시 등기부상 소유자인 국가가 제공한 것으로 봐야 이어 "A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는 토지 중 일부가 도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며 "판결과 화해권고 결정 이후에도 도로 부분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로 부분을 사실상 점유·관리하고 있는 국가는 A씨 등에게 해당 부분의 점유·사용에 따른 임료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부당이득
일반공중도로
토지
소유권
통행로
이용경 기자
2021-06-07
형사일반
[판결] '경비원에 갑질·폭행 혐의' 아파트 주민, 항소심도 징역 5년
경비원을 폭행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주민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 부장판사)는 26일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2021노3). 재판부는 "원심이 정한 징역 5년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보복 목적으로 상해, 감금, 폭행을 가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지만, 망인의 생전 녹취록과 목격자 진술, 피고인 진술에 의하더라도 유죄의 증명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법원에 여러 차례 반성문을 냈으나, 현 상태에 대해 피해자나 언론 등 타인만을 원망하고 자기 합리화만 꾀하고 있어 진심 어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피고인은) 정작 유족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았고,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0년 4∼5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협박한 혐의 등으로 2020년 6월 구속 기소됐다. A씨는 B씨와 주차 문제로 다툰 뒤 B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보복 목적으로 B씨를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가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사직을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폭행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B씨에게 수술비 관련 협박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B씨가 관리소장 등에게 폭행당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B씨를 고소하는 등 무고 혐의도 받았다. 이에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던 B씨는 A씨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취지의 유언을 남기고 2020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근로복지공단은 B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앞서 2020년 12월 1심은 A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2020고합197).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의 태도나 법정진술 태도를 보더라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법원 양형기준 권고 형량인 징역 1년에서 3년 8개월을 벗어나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A씨는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재차 혐의 일부를 부인하며 양형부당을 주장해왔다.
상해
경비원
폭행
자살
감금
보복
이용경 기자
2021-05-26
행정사건
[판결](단독) 경찰관이 인권위로부터 징계대상 된 후 서장의 불문경고 받았다면
경찰관이 현행범 체포과정에서 과잉대응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징계권고 대상이 된 후 경찰서장으로부터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면 경찰관이 인권위를 상대로 내는 불복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이상주·권순열·표현덕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낸 징계권고 결정 취소소송(2021누3250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소를 각하했다. A씨는 2019년 6월 아파트 주차장에 취객이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B씨를 발견하고 상태를 확인했다. 그런데 B씨가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려 A씨 등은 B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듬해 2월 B씨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고, B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불문경고처분으로 법적효과 소멸 처분취소 구할 법률상 이익 없게 돼 인권위는 "A씨가 B씨를 제압할 정도의 필요성이 있지 않았고,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임을 알고 있던 상황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며 A씨의 상관인 경찰서장에게 징계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경찰서장은 A씨에 대해 불문경고 처분을 했고, A씨는 인권위의 징계권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체포 요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수사주체의 현행범 체포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위법한 체포행위를 했다는 인권위의 판단과 이를 토대로 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각하 판결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행정처분이 집행 등의 사유로 그 목적을 달성한 경우 법적 효과는 소멸하므로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도 소멸한다"며 "이미 경찰서장이 인권위 징계권고에 따라 불문경고 처분으로 목적을 달성해 그 법적 효과가 소멸했으므로 A씨에게는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위의 징계권고결정 통지 처분에 따라 경찰서장이 A씨에게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불문경고 처분을 했고, 두 처분 사유 모두 A씨의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의 과잉대응으로 동일하다"며 "처분의 취소 여부와 무관하게 A씨는 불문경고 처분의 위법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
경찰
징계권고
경찰관
이용경 기자
2021-05-17
형사일반
[판결] 대만인 유학생 숨지게 한 음주운전 50대, 징역 8년
음주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대만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50대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는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2020고단8191).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9%의 음주상태에서 정지신호를 위반한 채 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B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미 2012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각각 벌금 300만원,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 사건은 당시 B씨의 유족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이를 대만 언론에서 보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민 판사는 대법원이 권고한 양형기준에 따라 검찰 구형량보다 2년 더 높은 처벌을 내렸다. 민 판사는 "피고인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2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음주운전을 했고, 이 사고로 만 28세의 피해자가 사망하는 비극적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 가족들의 충격과 고통은 헤아리기 어렵고,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사고 당시 왼쪽 눈에 착용한 교정용 렌즈가 순간적으로 돌아가 시야가 흐려진 점을 참작해 달라고 했으나, 시력이 좋지 못하다면 운전에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음주운전까지 했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참작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을 용서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피고인이 해외에 있는 피해자 유족에게 사죄하고자 현지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한 점 등 제반사정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2018년 12월 개정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위험운전 교통사고에 관한 양형기준의 가중영역을 징역 4년 이상 8년 이하로, 특히 가중처벌 대상 중 동종 전과나 난폭운전 등 2개 이상의 특별 가중요소가 있을 때는 최대 징역 12년을 권고 형량으로 정했다.
대만인
유학생
음주운전
도로교통법
위험운전치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이용경 기자
2021-04-15
행정사건
[판결] 정규직 전환 정부 지침에도 기간제 계약 종료한 김천시… 법원 "정당"
근로계약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기간제 계약을 종료하더라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경북 김천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구합5587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천시는 관내 CCTV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김천시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면서 근로계약 기간을 1년으로 하는 센터 관제요원 36명을 채용했다. 김천시는 관제요원들 중 센터의 방범·어린이보호 등 CCTV 모니터링 상황보고 업무 등을 수행하던 A씨와 B씨에게 "센터에서의 근로계약이 2년 계약만료로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당초 이들은 각각 기간제 근로계약을 1회씩 연장해 A씨는 2017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B씨는 2017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근무하고 있었다. A씨 등은 김천시의 계약만료 통보에 대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있고,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하므로 김천시가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다. 경북지노위는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김천시는 이에 반발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김천시는 "센터 관제요원 채용공고 등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지 않아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스마트 관제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A씨 등이 근무하던 업무 분야의 인력을 조절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주장한 김천시와의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A씨 등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정부 지침은 공공부문에 정규직 전환에 관해 일종의 기준을 제시하는 사무처리지침 성격을 가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 지침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전환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면서 전환범위, 전환방식, 채용방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재량을 부여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해당 지침만으로 지침의 발표 당시 기간제 근로자였던 A씨 등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부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관제 시스템 도입이라는 사정변경으로 인력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김천시가 A씨 등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기간제 근로자인 이들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기간제계약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정규직
김천시
이용경 기자
2021-04-13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형제복지원 사건' 검찰총장 비상상고 기각
1980년대 대표적 인권유린 사례인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고(故)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의 무죄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검찰총장이 제기한 비상상고가 기각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박씨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낸 비상상고를 11일 모두 기각했다(2018오2, 2019오1). 검찰은 이 사건에서 "법원이 위헌·무효인 훈령을 근거로 특수감금 부분에 대해 정당행위를 규정한 형법 제20조를 적용해 무죄로 판단한 것은 법령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비상상고 이유인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때'란 실체법 적용에 관한 위법 또는 그 사건에서의 절차법상의 위배가 있는 경우"라며 "법령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전제가 되는 사실'을 오인해 법령위반의 결과를 초래한 것은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이 박씨의 특수감금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면서 적용한 법령은 내무부훈령이 아니라 정당행위에 관한 형법 제20조나 상급심 재판의 기속력에 관한 법원조직법 제8조"라며 "훈령은 정당행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전제로 삼은 여러 사실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판결이 '훈령이 상위법령에 저촉되어 무효임을 간과했다'는 사정은 형법 적용시 '전제사실'을 오인했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비상상고의 사유인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상급심의 파기 판결로 효력을 상실한 재판은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은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며 "상급심의 파기판결에 의해 효력을 상실한 재판의 법령위반 여부를 다시 심사하는 것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을 도모하려는 비상상고 제도의 주된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상급심의 파기판결에 의해 효력을 상실한 재판은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박씨의 주간감금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2심 판결에 대해서 비상상고를 했는데, 해당 판결은 상고심에서 파기돼 효력을 상실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비상상고는 '비상상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재판에 대해 제기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비상상고의 허용 여부는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 조치의 필요성과는 별개로 판단되어야 할 문제"라며 "법령위반의 의미와 범위에 관하여는 종래 대법원이 다른 비상상고 사건에서 적용하여 온 것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시설처럼 운영되며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고 시설에서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으로도 사망자는 513명으로 집계됐고, 일부 시신은 암매장돼 아직도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한 상태다. 복지원 원장 박씨는 특수감금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1989년 박씨의 행위가 당시 정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며 형법상 정당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9년이 지난 2018년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박씨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형법
특수감금
부산형제복지원사건
손현수 기자
2021-03-11
민사일반
[판결](단독) 법무사 과실로 채무일부 누락 상태로 개인회생 인가 받았더라도
개인회생신청 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의 채무를 일부 누락한 상태로 법원에서 개인회생인가를 받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곧바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업무상 실수는 인정되지만, 의뢰인이 개인회생인가 계획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는 중이어서 법원으로부터 아직 면책 결정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누락한 채무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의뢰인이 회생인가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고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으면 비로소 손해가 확정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법무사 B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8다43180)에서 "B씨는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3년 12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위해 서류 작성·제출 등을 B씨에게 위임했다. B씨는 직원 C씨에게 이 일을 처리하도록 했다. 그런데 C씨는 A씨의 개인회생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채권자 목록에 A씨의 D은행에 대한 채무를 3번(3만여원), 4번(7200만원), 5번(3만여원)으로, E카드사에 대한 채무를 10번(11만원)으로 기재했다. 서류를 접수한 법원은 2014년 1월 A씨에게 "3번, 4번, 10번 채무는 소액이므로 변제 후 목록에서 삭제하라"는 보정권고를 했다. 그런데 채권자목록에 적힌 4번 채무는 고액(7200만원)이었고, 5번이 소액(3만원)이었기 때문에 4번과 5번은 잘못 표기된 것이었다. C씨는 법원의 보정권고에 따라 A씨에게 필요한 서류를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소액채무 3번, 5번, 10번을 삭제한 뒤 수정된 채권자목록을 법원에 제출했는데, 실수로 고액채무인 4번까지 서류에서 삭제해버렸다. 법원은 수정된 채권자목록을 토대로 A씨에 대한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했는데, 인가된 변제계획에는 3번, 5번, 10번 채무 뿐만 아니라 오기로 삭제된 4번까지 삭제됐다. 결국 2015년 3월 A씨의 개인회생채권액은 1억9300여만원으로 확정됐고, 그는 5년간 매월 70여만원씩 총 4200만원(채무 원금의 약 21%)을 변제하기로 했다. 한편 D은행은 2016년 11월 A씨에게 채무 7200만원에 대한 변제를 독촉했고, 뒤늦게 해당 채무가 채권자목록에서 삭제됐음을 알게된 A씨는 "B씨 등의 업무상 과실로 개인회생 절차 채권자목록에서 채무가 누락됐고, 이에 따라 72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B씨 등이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은 인정했다. 다만 A씨가 인가계획에 따라 변제를 아직 마치지 못했고,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손해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봤다. 의뢰인은 잘못된 인가계획 폐지 신청하고 새로운 인가결정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B씨와 C씨는 직무 처리와 관련해 A씨에게 적절한 설명 내지 조언을 할 의무가 있다"며 "B씨 등은 법원의 보정권고가 오기인지, 소액의 채무가 아님에도 삭제 필요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거나 이를 A씨에게 설명해 적절히 보정하도록 조언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해배상 여부 대해서는 "개인회생절차에서 채무자의 위임에 따라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을 작성한 법무사의 과실로 일부 채무가 누락된 상태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이 제출되고 그에 따라 작성된 변제계획안을 인가하는 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즉시 위임인인 채무자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향후 채무자가 변제계획을 완료하고 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아 채무를 면책받으면 비로소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한다"며 "이때 채무자의 손해는 면책결정 이후 변제계획에서 누락된 채무"라고 했다. 이어 "채무가 누락된 상태로 인가된 변제계획에 따라 A씨가 월 70여만원을 변제하고 있더라도, A씨에 대한 법원의 면책결정이 없는 한 권리변경 효력은 없다"며 "A씨의 총 채무액은 B씨의 과실로 채무가 누락된 변제계획이 인가되기 전과 후에도 동일하고, 재산상태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당시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를 수행하고 있었을 뿐, 회생법원으로부터 면책결정을 받기 전이었으므로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법무사 패소 원심 파기 대법원은 A씨가 스스로 잘못된 인가계획을 폐지하고 새로운 변제계획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소송을 낸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경위가 어떠하든 채무가 일부 누락됐음이 발견되면 채무자 스스로 개인회생절차폐지를 신청해 폐지결정을 받은 다음 다시 개인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할 수 있다"며 "이때 채무자는 누락됐던 채무까지 포함한 전체 채무에 관해 변제계획을 작성하고 인가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누락된 채무까지 포함한 전체 채무에 대해 변제계획 인가결정을 받고 변제계획을 수행할 수 있었음에도, 개인사정을 이유로 해당 절차를 이용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원심은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참작할 여지가 있는지 고려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는 B씨 등에게 서면 작성 및 제출 등만 위임했으므로 A씨에게도 서면 등의 확인의무가 있다"며 "A씨는 회생인가결정이 나기 전에 7200만원의 채무를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변제계획안을 수정해 채무를 감면받을수 있었음에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B씨 등은 주의의무를 위반해 과실로 A씨에게 손해를 가했다"며 "변제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된 이상 채무자는 그 계획에 따른 채무만 변제할 부담을 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채무 7200만원 중 변제하지 않고 탕감받을 수 있었던 5600여만원에 대한 손해를 봤다"며 "다만 A씨가 보정권고 사항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B씨 등의 손해배상범위를 60%로 제한한다. B씨는 A씨에게 3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법무사법
면택
변제
개인회생신청
개인회생채권
개인회생
법무사
손현수 기자
2021-03-11
민사일반
[판결] 'JSA 의문사' 고(故) 김훈 중위 유족, '늑장 순직 인정' 손해배상소송서 패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임무수행 중 의문사한 고(故) 김훈 중위 유족이 국가의 늑장 순직 처리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김 중위의 아버지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0다2623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JSA내 경계부대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다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현장감식이 있기 두 시간 전 사망 원인이 '자살'로 보고된 것이 알려지면서 당시 군 수사당국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논란됐다. 대법원은 2006년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조사활동과 수사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등 명백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1차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해 위자료 1200만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당시 법원은 국가의 2, 3차 수사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2012년 국방부에 김 중위에 대한 순직 인정을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에따라 2017년 8월 김 중위가 사망한지 19년 만에 순직처리했다. 이에 유족은 "국가의 순직처리 거부 또는 지연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당시 순직으로 추정된다는 직접적이거나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받은 2, 3차 수사과정을 통해 각 사망구분 결정이나 유지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인정될 정도로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순직처리를 지연할 행정청의 악의적인 동기나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진상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조항이 없었고, 당시 뚜렷한 선례나 법령해석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바로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김 중위의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진상 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 조항이 없어 김 중위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JSA
의문사
중위
순직
정신적고통
손해배상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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