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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과거사 손배청구 소멸시효는 '안 날로부터 3년'
과거사 사건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8-2부(재판장 김대규 부장판사)는 '울릉도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인 서모씨의 조카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경종합법률사무소)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나31933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69년 5월 입대한 A씨는 1972년부터 2년 동안 베트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는 등 군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A씨의 숙부 서씨가 '울릉도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975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자, 별다른 이유없이 이듬해 4월 갑자기 강제전역처분을 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울릉도 간첩단 사건' 수사 당시 서씨가 중앙정보부 수사관에 의한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서씨의 아들은 재심을 청구해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A씨도 "위법한 강제전역처분으로 인해 받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월남전에 파병돼 무공훈장을 받았고, 귀국 후 특전사 공수여단에서 정보·작전 업무를 수행하는 등 현역부적합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숙부 서씨의 형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전역 당한 것은 숙부에 대한 판결 때문인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지법 "인권침해 사건 일반 국가배상 청구와 성격 달라" 이어 "강제전역처분이 있었던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해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국가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4호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규정된 사건으로 인한 국가배상청구권은 일반적인 국가배상청구권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며 "국가기관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고 사후에도 사건을 조작·은폐해 오랜 기간 진실규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민법 제166조 및 민법 제766조 2항에 따라 소멸시효 기산점을 불법행위일로 보는 것은 피해자 구제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울릉도 간첩 조작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속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 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으로 봐야 한다"며 "A씨는 2017년 12월 재심판결 결과를 알게 된 후 3년 이내인 지난해 5월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경과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단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지난해 8월 30일 민법 제166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사건(2014헌바148)에서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4호에 규정된 사건은 국가가 진실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피해자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할 책임이 있는 사건"이라며 "이러한 사건에 일반적인 소멸시효 기산점인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5년'을 적용하는 것은 국가권력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도 손해배상책임을 회피해 피해자의 재산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었다.
손배청구
과거사
소멸시효
울릉도간첩단
남가언 기자
2019-07-22
민사일반
[판결](단독) ‘운송물 인도’는 ‘수하인에 인도·점유 상태’ 의미
화물이 최종 목적지에 입항한 것만으로는 '운송물의 인도'가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운송물의 인도'는 화물이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돼 점유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또 운송물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운송물이 정상적으로 인도됐을 날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해양화물운송업체인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운송대금소송(2019다20594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2013년 A사에 중고자동차 274대를 터키로 운송할 것을 위탁하고, 30만달러의 운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당초 이 화물은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까지 운송될 예정이었는데, 터키 당국이 시리아의 정국 불안정을 이유로 시리아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화물의 환승을 위한 터키 내 입항을 불허했다. 결국 터키로 떠난 선박 2대는 그리스와 몰타에 각각 대기했고, 4개월 뒤에야 터키로 입항했다. 이에 A사는 "정치적 상황으로 불가항력의 사유가 발생했고, 상황이 호전된 후 재운송을 수행하며 이 같은 상황과 정보를 B사에 미리 충분히 제공했다"며 "약정한 30만달러와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 운임 및 보관료 등 총 2억50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B사는 "상법 제814조 1항에 따라 제척기간 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았으므로 소송은 제척기간 도과로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화물이 최종 목적지에 입항한 것만으로는 운송물 인도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어 상법 제814조 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상법이 정한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이라며, "운송물의 인도는 운송물에 대한 점유 즉, 사실상의 지배·관리가 정당한 수하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운송인이 운송계약상 정해진 양륙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을 선창에서 인도 장소까지 반출해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그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관 도과를 판단해야 하고, 이는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되었으면 인도가 행해져야 했던 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물의 목적지는 터키 내 항구이고, A사의 인도의무는 운송계약에 정한 항구에 입항한 시점이 아니라 정당한 수하인에 인도해야 완료되는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불가능할 경우 정상적으로 인도됐을 날을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아야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은 운송물이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날 또는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시점에 A사의 운송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다음 그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계산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B사는 A사에 2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2014년 5월경 자동차가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해 A사의 운송이 종료됐고, 소송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7년 9월 제기됐다"면서 "A사가 낸 소송은 제척기간을 도과해 제기된 소송으로 부적법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입항
운송물인도
점유상태
손현수 기자
2019-07-08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고문 피해자, 국가배상 청구권 기산점은 재심무죄 확정일"
권위주의 정부 시절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구금과 고문을 당하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기산점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시점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기 전까지는 배상을 청구하는 데 장애사유가 있었고, 그 원인을 국가가 제공했으므로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은 정 모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5814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수사과정에서 불법구금이나 고문을 당한 사람이 공판절차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재심절차를 통해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이나 고문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검찰이 수사관들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하고, 정씨에 대한 유죄판결은 확정돼 있는 상황에서 재심을 통해 정씨의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정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인 제공을 한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며 "정씨가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장애가 없었다며 국가의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 판단에는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1981년 버스에서 "이북은 하나라도 공평히 나눠 먹기 때문에 빵 걱정은 없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 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정씨는 수사과정에서 7일간 불법구금돼 폭행 및 고문을 당했고 오른쪽 눈이 거의 실명되는 등 후유증을 겪게 됐다. 정씨는 1982년 자신을 수사한 경찰들을 불법감금과 고문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 기소하지 않았다. 20여년 뒤 정씨는 자신의 유죄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4년 5월 "경찰이 불법감금·고문한 사실이 인정되고, 정씨의 발언만으로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정씨 등은 경찰의 불법수사와 법원의 위법한 재판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는데, 경찰이 정씨를 불법체포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소송을 제기해 청구권이 소멸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손해배상
형사소송법
장애사유
불법구금
이세현 기자
2019-02-07
민사일반
[판결]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법원이 국선변호인에 소송기록접수통지 했다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법원이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했다면 이후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해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이 취소되었더라도 법원이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이 나왔다. 기존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항소과정에서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번 판례에 따르면 앞서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통지된 종전 소송기록접수통지 때로부터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계속 진행되므로, 자칫 기간을 넘겨 재판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곧바로 항소기각이 확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적 변호사건'이라고 해서 예외 두고 있지 않고 형사소송규칙, 사선변호인에 확대적용 타당치 않아 대법원 전원합의체, 7대 5 의견으로 기존입장 재확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서모(51)씨가 항소심 재판부의 항소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재항고심에서 항소기각 결정이 적법하다며 서씨의 재항고를 기각했다(2015도10651). 서씨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죄는 법정형이 단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변호인 없이는 재판을 할 수 없는 필요적 변호사건이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서씨가 항소하자 법원은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준 다음 서씨와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발송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고,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가 기각되는데, 서씨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지 10일 후 사선변호인을 선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이 앞서 서씨와 국선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한달이 지난 후에야 항소이유서를 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났다며 서씨 측의 항소를 기각하는 결정을 했다. 이에 서씨는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주지 않으면 종전 항소이유서 제출기한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해 제출기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항소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면서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은 이런 경우에도 법원이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필요는 없다고 한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는 없는지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대법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지만 최종적으로 기존 판례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재판부는 "소송기록접수통지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의 기산점이 되므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 경우와 그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며 "형사소송규칙은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후에 선정된 국선변호인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으나, 사선변호인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2 2항에서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기 전에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그 후에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통지를 해야 한다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으며, 필요적 변호사건이라고 해서 예외를 두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항소법원이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이 새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했더라도, 사선변호인에게 새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국선변호인이 변경된 경우, 변경된 국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규칙 제156조의2 3항을 사선변호인에게 확대적용하거나 유추적용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선정해 주는 국선변호인과 피고인이 사법상 계약에 따라 선임하는 사선변호인은 그 성격이 달라 국선변호인에 대한 규정을 사선변호인에게 유추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이미 선정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자신의 책임 아래 사선변호인을 선임해 변호인이 변경된 것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호인이 변경된 경우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허용하면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이 처음부터 사선변호인을 선임하였다가 다른 사선변호인으로 변경된 경우나 국선변호인과 사선변호인 사이의 변경이 반복된 경우 등 그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운 여러 경우까지 명시적인 규정 없이 변경된 변호인에게 새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며 "이는 형사소송절차의 명확성과 안정성을 해치고 신속하고 원활한 항소심 재판을 구현하려는 항소이유서 제출제도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조재연·박정화·김선수·이동원 대법관 등 5명은 "이 문제는 소송기록접수통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령을 형식적으로 준수했는지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들은 "만일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보면, 그 변호인은 피고인 또는 국선변호인을 기준으로 한 종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서 국선변호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지나버린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며 "이는 변호인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사실상 단축시켜 특히 피고인의 방어력 보충이 필요한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의 문언, 형사소송절차의 안정성과 명확성 확보의 필요성, 항소이유서 제도의 취지, 국선변호인과 사선변호인의 성격의 차이,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불평등 우려와 악용가능성 등을 이유로,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다음 피고인에 의해 선임된 사선변호인에게 다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종래 판례(2006모623 결정 등)의 타당성을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42874473416_171433.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사선변호인
국선변호인
소송기록접수통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전원합의체
이세현 기자
2018-11-22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불기소처분 결과 통지는 행정소송 대상 아니다"
검찰의 고소인에 대한 불기소 처분 결과 통지는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모씨가 광주지검을 상대로 낸 부작위위법확인소송(2017두4746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씨의 항소를 기각해 파기자판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58조 1항의 처분결과 통지는 불기소결정에 대한 항고기간의 기산점이 되고, 같은 법 제259조의 공소부제기이유고지 제도는 고소인 등으로 하여금 항고 등으로 불복할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이러한 통지 내지 고지는 불기소결정이라는 검사의 처분이 있은 후 그에 대한 불복과 관련한 절차일 뿐 그것 자체가 별도의 독립한 처분이 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검사가 형사소송법 제258조 1항의 처분결과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항고기간이 진행하지 않는 효과가 발생하고, 제259조의 공소부제기이유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소인 등이 검사의 불기소결정의 이유를 알 수 없어 그에 대한 불복 여부를 결정하는데 장애를 초래할 수 있게 되므로, 고소인 등이 검찰청법 제10조 6항에 따라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하여진 기간 내에 항고를 제기하지 못하여' 그 사유가 해소된 때부터 항고기간이 진행하게 될 여지가 있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청구를 각하한 1심 판결의 결론이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 제258조 1항은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 사건에 관해 공소를 제기하거나 제기하지 않는 처분 등을 한 때에는 그 처분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 제259조는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 사건에 관해 불기소 처분을 한 경우 고소인 또는 고발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7일 이내에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그 이유를 서면으로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씨는 2015년 4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두고 광주지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공판검사가 별건 수사 중이던 다른 피의사실을 언급하자 해당 검사 등을 피의사실공표와 공무상비밀누설,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광주지검은 이씨의 고소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죄명란에 '명예훼손'이라고만 적은 처분결과통지서를 이씨에게 보냈다. 이에 이씨는 피의사실공표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한 처분결과통지서도 보내라고 요구했으나, 광주지검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1심은 "비록 죄명란에 '명예훼손'만 기재해 통지했더라도 고소 사건 전부에 대해 불기소처분한다는 취지로 통지한 것이므로 광주지검은 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광주지검은 명예훼손죄를 제외한 나머지 고소 사실에 대한 처분결과 통지를 누락했다"며 "이씨에게는 누락된 처분결과 통지를 구할 신청권이 있다"며 1심을 뒤집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사
고소인
처분결과통지
형사소송법
이세현 기자
2018-10-08
민사일반
[판결] “‘재산명시신청’ 독립적 시효중단 효과 있다”
민사집행법상 '재산명시신청'은 최고(催告)가 아닌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산명시에 압류에 준하는 효과를 부여하면 독립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인정돼, 재산명시 신청일이 새로운 소멸시효 기산점이 된다. 이와 달리 최고의 효력만 인정하면 6개월 안에 압류나 가처분 등의 후속조치가 없을 경우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판결은 그동안 재산명시가 최고의 효력을 갖는다는 대법원 판례(2011다78606)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상고가 제기될 경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부산지법 민사4부(재판장 성금석 부장판사)는 서모씨가 이모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8나4046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 제도는 시효기간 내에 체권자가 소제기, 보전절차 내지는 강제집행절차에 착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실행하는 경우, 또는 권리 실행행위를 할 수 없는 때에는 채권자를 보호함으로써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상호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민법은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재판상 청구·압류 또는 가압류·승인을 규정하고, 최고(催告)는 6개월내에 재판상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등의 처분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면서 최고를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사집행법상(제61조) 재산명시절차는 다른 강제집행절차에 선행하거나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가 독립적인 절차고 엄연한 법원의 재판절차"라며 "법원 재판에 따라 이뤄지는 재산명시절차와 최고는 그 성질이나 요건, 효과 등의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멸시효제도의 대전제인 바, 재산명시절차를 거친 채권자는 권리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이 명백하므로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시효중단사유로서 규정한 압류에 준한다"면서 "서씨에 대한 채권은 지급명령이 확정된 2007년 1월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데, 이씨가 2010년 11월 서씨를 상대로 재산명시신청을 했으므로 이씨의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건강보조식품 판매사업을 하면서 2006년 6월 서씨를 영업직원으로 채용하고 서씨의 누나가 보증을 선 가운데 선불금 명목으로 서씨에게 4000만원을 빌려줬다. 하지만 서씨는 실적이 거의 없었고, 이씨는 2007년 1월 대출금과 이자를 포함해 4300만원을 갚으라는 지급명령을 신청해 이를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빚을 갚지 않자 이씨는 2010년 11월 부산지법에 서씨의 재산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그 다음달 재산명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서씨는 재산명시기일에 불출석하고 재산목록 제출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결국 집행기간을 넘겼다. 이씨는 2017년 5월 다시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서씨에 대한 재산명시 결정을 받아 재산목록을 확보했으며 같은해 9월 압류를 집행했다. 이에 채무자 서씨는 "2007년 지급명령이 확정된 이후 소멸시효기간 10년이 지나 채무가 소멸했다"며 소송을 냈고, 1심은 재산명시신청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최고로 인식하면서 "2010년 재산명시 신청후 6개월이내 별다른 조치가 없었으므로 이씨의 채권이 소멸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었다.
청구이의소송
강제집행절차
시효중단
재산명시신청
왕성민 기자
2018-09-05
민사일반
언론사건
[판결] '시세조종' 금융위 조사결과 보도됐더라도
투자사의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다는 금융위원회의 조사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는 사실만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사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보도 시점을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도모씨 등 17명이 "1인당 550만~8억1900여만원 등 총 23억9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15664)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도이치증권은 2010년 11월 11일 장 마감 10분 전에 2조44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하자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도이치 측은 미리 정해둔 조건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을 행사해 약 4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른바 '도이치 옵션 쇼크'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이치증권 박모 상무와 도이치증권 법인이 기소돼 2016년 1월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받았다. 도씨 등은 이들에 대한 1심 판결 직후인 같은해 3월 도이치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과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해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했을 때를 의미한다"며 "피해자가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했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한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1년 2월 도이치은행 계열사 직원들의 시세조종행위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그해 8월부터 언론보도 및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이어지기는 했으나, 전문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인 도씨 등이 금융위, 금융감독원이나 검찰 등에서 알고 있었던 사항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시세조종행위의 위법성 판단을 위해서는 코스피200과 지수차액거래, 지수변동행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의 형사판결문의 본문만 82면에 달하는 점에 비춰 보면 일반인의 입장에서 형사판결 선고 이전에 위법한 시세조종행위의 존재 및 시세조종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도이치은행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유무에 관해서도 다투었고, 4년 이상이 지난 2015년 경에서야 도이치은행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시작했다"면서 "도이치은행의 경우 금융위나 금감원의 제재 대상과 검찰의 기소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으므로, 전문 금융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인 원고들이 민사 1심 판결 선고 이전에 도이치은행의 홍콩지점 직원들과 도이치은행과의 사용관계나 사무집행 관련성을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에는 더욱 무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도씨 등의 청구를 받아들여 "도이치 측은 연대해 23억8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도씨 등이 적어도 금융위 등의 조사결과 발표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건이 알려진 2011년 2월 23일 무렵에는 위법한 시세조종 행위의 존재 등을 인식했을 것"이라며 "소송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6년 1월 25일에 접수됐으므로 이미 시효 소멸했다"며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투자사
시세조종
손해배상청구소송
금융위원회
언론보도
이세현 기자
2018-08-10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국가에 뺏긴 ‘구로동 농지’ 제3자 등기부 취득시효 완성 후 5년 지났어도
국가가 불법 증거로 소유권분쟁 재판에서 이겨 원소유자에게서 뺏은 토지를 제3자에게 넘겨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되고 손해배상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났더라도, 원소유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의 기산점인 '손해가 현실화된 때'를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날'이 아닌 '제3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날'로 본 것이다. A씨는 1949년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2300평 규모의 토지를 분배받아 국가에게 상환곡을 납부하면서 경작했다. 그런데 정부는 상환곡 수령을 거부한 뒤 경작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A씨는 1964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다시 경작했다. 그러자 정부는 A씨의 아들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과 농민들을 불법 연행해 수사했고, 조작된 증거와 증인을 만들어내 이들을 소송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른바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이다. 기소된 사람들은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유죄판결을 이유로 A씨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1991년 승소 판결을 받아 A씨의 소유권을 다시 뺏고 B씨 등 여러 사람에게 땅을 넘겼다. A씨는 1976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A씨의 아들은 재심을 신청해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다. 유족들은 또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뺏아간 재심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승소했다.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불법적으로 빼앗았다는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B씨 등에게 넘어간 땅은 이미 등기부 취득시효기간인 10년이 지나버린 상태였다. A씨의 유족들은 B씨를 상대로 땅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최종 패소했다. 그러자 A씨의 유족은 같은해 4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국가는 "B씨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시점에 상속인들의 손해가 현실화됐다"며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 이미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19일 A씨의 상속인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나2046688)에서 "국가는 15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무권리자가 제3자에게 토지를 이전해 등기부 시효취득을 하는 경우 원소유자에게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시점은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때로 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과 같이 국가가 위법행위로 재판을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은 때에 손해가 현실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확정된 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확정된 민사판결의 당사자는 확정된 민사판결이 재심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이상, 다시 소송을 제기해도 확정된 판결에 배치되는 내용의 판결을 받을 수 없다"며 "따라서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제3자가 등기부 시효취득을 해 소유권을 취득하더라도, 소유권 침해 결과는 관념적으로 존재할 뿐 피해자인 원소유자의 현실적인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는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제3자의 취득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소유권상실이라는 결과가 손해로 현실화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이같이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원소유자가 등기명의자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았을 때 손해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지
등기부
농지개혁법
이장호 기자
2017-07-24
부동산·건축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허위·과장’ 아파트 분양광고 손해배상청구… “입주 3년내에 해야”
허위·과장 아파트 분양광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입주민이 아파트에 입주한 지 3년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표시광고법 부칙 제2조, 구 표시광고법 제11조 2항 등은 '표시광고법상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행사할 수 있는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입주시를 시효의 기산점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정모씨 등 83명이 "분양대금의 3%를 돌려달라"며 신안건설산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다212118)에서 "6억6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정씨 등은 신안건설산업이 신축한 경기도 파주시의 A아파트를 분양받아 2009년 입주했다. 이 아파트 근처에는 육군부대가 있었는데, 아파트 정문과 부대 정문이 300m에 불과할 정도로 인접해 있었다. 그러나 건설사는 아파트 카탈로그 등 분양광고문에 이 군부대를 '근린공원'으로 표시했다. 예상 조감도나 모델하우스 조감도, 공사현장 조형도에도 군부대의 존재를 표시하지 않았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면서 유의사항으로 '인근 군부대 훈련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군부대 협의내용에 따라 시선 차단벽 등이 설치될 수 있다'고만 게재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정씨 등은 건설사를 상대로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2014년 1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씨 등은 늦어도 아파트에 입주할 무렵에는 허위·과장 광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점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라며 "그 무렵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1심은 "정씨 등은 아파트 입주 무렵이나 또는 늦어도 다른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신안건설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 선고일인 2011년 11월 무렵에는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이 사건 소송은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4년 12월에 제기됐으므로 시효가 소멸됐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정씨 등이 아파트에 입주할 무렵 허위·과장광고를 알았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그런 점만으로는 그 광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관련 사건의 상고심은 2013년 11월에야 확정됐으므로 아직 3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며 신안건설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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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아파트
이세현 기자
2017-07-24
민사일반
[판결] 국가가 체납자 상대 사해행위취소소송 제기하는 경우 제척기간 기산점은
국가가 '조세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체납자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사해행위를 안 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A사 대표이사이던 채모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체납한 세금이 7억여원에 달했다. 이에 채씨는 또 다른 회사인 B사를 차리면서 2010년 A사의 유일한 재산이던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등 지식재산권을 B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특허청에 그 권리의 전부를 이전하는 등록을 했다. 그러다 2013년 3월 15일 국세청 홈페이지에 A사의 세금 관련 비위에 대한 민원 신고가 접수됐다. 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은 채씨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이전 회사의 유일한 재산을 넘겼다고 판단해 2014년 3월 14일 B사에 양사간 체결된 지식재산권 양도계약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채씨는 "특허청이 2010년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 접수를 받아 이를 처리하는 시점에서 이 사건 양도계약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국가도 이 시점에 사행행위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맞섰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국가가 B사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2015다24770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가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같은 소송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내에 제기하도록 하고 있다"며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함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한다.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조세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삼아 체납자의 법률행위를 대상으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경우,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해 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는지 여부는 조세채권의 추심 및 보전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체납자의 재산 처분에 관한 등기·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다른 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특허청 공무원이 양도 사실을 안 시점에 국가도 체납자의 사해행위 및 사해의사의 존재를 알았다고 봐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세무공무원이 체납자의 재산 처분행위 사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체납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인식할 때 이로써 국가도 그 시점에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세청은 제척기간 내에 적법하게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제척기간
사해행위
조세채권
신지민 기자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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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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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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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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