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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성관계중 청소년 거부의사에도 계속 간음… '성적 학대행위' 해당
만 15세 청소년이 성관계 중 "그만하자"고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시하고 계속 간음한 것은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동복지법 적용대상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이 법 제17조 2호 등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군인 A씨에게 협박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6466). A씨는 2017년 만 15세인 B양과 성관계를 하던 중 B양이 "그만하자"고 했는데도 계속 간음해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검찰은 당초 A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재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란행위강요·매개·성희롱 등의 혐의와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또 3개의 SNS 계정을 이용해 만 15세인 C양에게 접근한 뒤 돈을 준다며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 받은 다음 C양에게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과 이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내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위력에 의한 간음 미수 및 강간미수 혐의도 받았다. 1심은 B양 관련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C양에 대한 위력 간음 미수는 유죄로, 강간 미수는 무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도 "만 15세인 B양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숙하나마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대"라며 성적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면서 1심과 같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A씨가 C양을 협박할 당시 간음할 막연한 생각은 있었으나,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과 같이 강간미수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이 유죄로 판단했던 위력 간음 미수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고, 협박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만 15세였던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라며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관념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C양에게 한 위협적인 언동은 모두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C양을 협박해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가 있었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강간미수 혐의 등에 대한 원심 판단도 파기했다.
아동복지법
성관계
거부의사
학대학위
성적자기결정권
간음
손현수 기자
2020-11-23
민사일반
[판결] "특별한정승인 인정, 미성년자가 아니라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 상속 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채무 상속을 막지 못했다면 미성년자가 성인이 됐더라도 상속은 유효하므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특별한정승인 인정 여부는 미성년자가 아니라 그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유지한 판결이다. 민법 제1019조 3항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한정승인·포기를 하지 않은 경우를 구제하기 위해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된 때'를 '법정대리인이 알게 된 때'로 해석할지, '미성년자가 알게 된 때'로 해석할지를 놓고 학계 등의 의견이 나뉘었는데, 대법원은 그동안 '법정대리인이 알게 된 때'로 해석해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9다23291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여섯 살이던 1993년 아버지 C씨가 사망하자 어머니, 누나와 함께 C씨의 재산을 상속 받았다. 여기에는 아버지 C씨가 지고 있던 B씨에 대한 1200여만원의 약속어음금 채무가 포함돼 있었다. B씨는 A씨가 미성년자였던 1993년과 2003년 소송을 내고, A씨에 대한 집행권원을 받았다. 당시 A씨의 어머니가 미성년자인 A씨를 법정대리했다. 이후 B씨는 2013년 A씨가 성인이 되자, 시효연장을 위해 다시 소송을 내고 공시송달로 승소 판결을 받았다. B씨는 2017년 8월 이를 근거로 A씨의 은행 예금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곧바로 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B씨 승소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소송을 냈다. 1,2심은 "민법 제1019조 3항의 특별한정승인 요건은 A씨 본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A씨의 한정승인 신고는 유효하다"며 "상속인이 한정승인 신고를 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한정승인자의 책임은 상속재산으로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된 적극재산이 없으므로 B씨의 승소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될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상고심에서는 민법이 정한 특별한정승인과 관련해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과 미성년자 중 누구를 기준으로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된 때'를 해석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 전합은 "대리행위는 본인이 행위한 것과 같이 직접 본인에 대해 효력이 생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대리인이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는데도,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다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해 기존의 법률관계를 번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리의 기본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척기간은 법률이 정한 권리행사기간으로 제척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며 "상속인이 당초 미성년자였다는 이유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었던 제척기간이 지난 다음 성년에 이르면 다시 새로운 제척기간을 부여받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한 제척기간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법정대리인이 착오나 무지로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을 경우, 미성년 상속인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현행 민법상 미성년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만을 예외적으로 취급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법원이 미성년자를 후견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을 중시해 이러한 특별한정승인을 허용하면 현행 민법에서 정하지 않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민유숙·김선수·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다수의견에 따르면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러 채무초과 사실을 알고 특별한정승인을 하려고 해도 이미 제척기간이 지나 상속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며 "이는 상속인의 자기결정권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정승인 제도의 입법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또 "특별한정승인은 단순승인 효력을 사후적으로 복멸시키는 제도"라며 "법정대리인이 특별한정승인 제척기간을 지나 단순승인의 효력이 유지된 경우에도 상속인이 스스로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모순되거나 법의 문언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다수의견도 채무를 상속한 미성년 상속인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공감했다. 다만 성년이 되어 다시 특별한정승인을 하는 것은 해석론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대법관들은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입법례를 제시하며 향후 미성년자 등 제한능력자인 상속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입법적 개선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민법
미성년자
법정대리인
채무상속
상속
특별한정승인
손현수 기자
2020-11-19
형사일반
[판결] 미성년자에게 채무 변제 요구하며 성행위 강요했다면
미성년자에게 채무 변제 명목으로 성행위를 강요한 것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 및 성매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20도4015). 현역 육군 소령인 A씨는 2019년 7월 미성년자인 B양에게 15만원을 주고 두 차례 성관계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B양이 한 차례 성관계를 맺은 후 나머지 한 번을 미루자 A씨는 성관계를 계속 요구하며 16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B양에게 추가로 60만원을 빌려주고는 변제를 1회 연체할 때마다 이자 명목으로 2회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한 뒤 이를 근거로 14차례에 걸쳐 성행위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받았다. A씨는 B양을 다시 만나기 전 경찰에 체포돼 미수에 그쳤다.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 5항 등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자'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청소년성보호법이 말하는 '위력'은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위력을 행사해 상대방의 자유의사가 제압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B양의 자유의사가 제압됐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위계 등 간음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A씨의 성매수 혐의와 예비적 공소사실인 강요미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에 의한 간음죄'는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B양 입장에서 성행위를 결심하게 될 중요한 동기에 대해 B양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위력'도 행사했다"며 "A씨가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은 채무변제 여력이 없는 B씨에게 성교행위를 강요하는 것과 같아 성교행위를 결심하게 할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강요
채무변제
성행위
위계간음
성매수
청소년성보호법
손현수 기자
2020-11-16
형사일반
[판결] 가출청소년 살해·암매장… '가출팸' 선배에 중형 확정
가출청소년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일명 '오산 백골시신 사건'을 주도한 20대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0808). 피유인자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공범 B씨에게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A씨는 가출한 미성년자를 상대로 숙식을 해결해주고 이를 빌미로 범법행위를 시킬 목적으로 SNS에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해 '가출팸'을 결성했다. A씨는 가출팸에 들어온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이들을 협박, 감금하며 절도, 대포통장 수집, 타인의 체크카드 배송 등 범법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A씨는 가출팸의 일원이던 C군이 도망쳐 경찰에 자신의 지시 등 범행 관련 내용을 진술한 것을 알고 보복을 결심했다. 그리고 2018년 9월 경기도 오산의 한 공장으로 C군을 유인해 측근인 B씨와 함께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피고인들은 미성년인 피해자로부터 그 어떤 대가를 치르고도 되찾을 수 없는 생명을 일순간에 앗아갔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치밀한 범행 계획과 빈틈없는 실행, 살해 뒤 시신 은닉 방법 등에 비춰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B씨에게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대법원도 A씨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보복살인
살해
암매장
오산백골시신사건
가출청소년
손현수 기자
2020-11-02
형사일반
[판결] 미성년자 속여 성관계… 성관계 동의했어도 '위계 간음죄'
거짓말로 아동·청소년을 속여 성관계에 동의하게 만들고 미성년자를 간음했다면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는 것으로, 이에 따르면 성관계를 맺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속였을 뿐 성관계 자체는 미성년자의 동의하에 맺은 경우라도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말하는 위계는 성관계 자체에 대한 오인·착각·부지를 말하는 것으로, 다른 조건에 관한 오인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 등 간음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9436). 30대 남성인 A씨는 2014년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 B(당시 14세·여)양에게 자신을 '고등학교 2학년생'이라고 속이고 온라인 상에서 사귀었다. A씨는 2014년 8월 B양에게 '사실은 나를 스토킹하는 여성이 있는데, 나에게 집착해서 너무 힘들고 죽고 싶다. 우리 그냥 헤어질까'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스토킹하는 여성을 떼어내려면 (네가) 나의 선배와 성관계를 하면 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B양은 A씨와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제안을 승낙했고, A씨는 마치 자신이 그 '선배'인 것처럼 행세하며 B양과 만나 성관계를 맺었다. 검찰은 "A씨가 위계로 미성년자인 B양을 간음했다"며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A씨의 행위를 위계에 의한 간음죄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행위자(A씨)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B양)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에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만한 사정이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위계에 의한 간음죄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 능력은 나이, 성장과정, 환경, 지능 내지 정신기능 장애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위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범행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입장과 관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B양은 A씨에게 속아 성관계를 한 것"이라며 "B양이 오인한 상황은 간음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된 것으로, 이를 자발적이고 진지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B씨는 A씨를 좋아하는 마음에 A씨가 요구하는대로 '선배'와 성관계할 것을 승낙했다"며 "스스로 성관계에 응했고 거부하지 않았다"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위계에 의한 간음죄에서 오인·착각·부지의 대상을 간음행위 자체 내지 간음행위와 불가분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다른 조건에 한정하지 않고, 간음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대상으로 확장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간음죄
미성년자
성관계
손현수 기자
2020-08-27
형사일반
[판결] 친딸 성폭행하고 "무고당했다" 주장 40대, 징역 6년 확정
미성년자인 친딸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부녀간 성폭행이라는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피해자인 딸이 자신은 강간을 당한 적이 없으며 거짓 피해진술을 한 것이라는 내용을 탄원서를 써 제출한 것은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명백한 증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징역 6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5034). 최씨는 2018년 자택에서 딸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질책을 하며 머리카락을 자르다 나쁜 마음을 먹고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범행 이후 "딸이 나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진술해 무고했다"며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해 제출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16세 청소년인 친딸을 강간한 반인륜적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강간 범행으로 건전한 성적 가치관과 정체성을 형성할 시기에 있었던 피해자는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 및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징역 6년을 선고하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각 5년간 취업제한 및 4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이에 불복한 최씨는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피해자인 딸 명의로 된 사실확인서 및 탄원서를 제출했는데, 탄원서에는 '아버지(최씨)가 나를 강간한 사실이 없는데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록상 알 수 있는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제1심 법정에서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등을 감안하면 미성년자인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협박 등에 의해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사실확인서 및 탄원서는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명백한 증거'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성폭행
친딸성폭행
강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07-13
형사일반
[판결] '버닝썬 사건 무마 의혹' 전직 경찰관, 무죄 확정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휴대폰 구글 타임라인 등 기록을 종합해보면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3480). 강씨는 2018년 7월 버닝썬에서 벌어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고 영업정지를 피하도록 '봐주기 수사'를 해주는 대가로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사건무마 과정에서 이 대표와 당시 석모 서울강남경찰서 과장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 혐의를 받았다. 강씨는 "2000만원 자체를 받은 적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지만, 이 대표는 법정에 나와 자신의 클럽에서 벌어진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1심은 이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강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강씨가 사건 청탁 또는 알선 명목으로 20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수수하는 등 형사사법 신뢰를 크게 훼손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은 "강씨가 사용한 휴대전화에 연결된 구글 타임라인 기록 등에 의하면 (청탁) 시점에 강씨는 공소장소에 기재된 호텔 근처에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장소에 강씨가 갔는지 여부와 실제 청탁을 받았는지 등 상당히 의심스러운 반증이 많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알선수재
버닝썬
손현수 기자
2020-06-25
민사일반
[판결] 19시간 외국공항에 발묶인 승객들… "항공사, 1인당 40만~70만원 배상해야"
항공기 결항으로 19시간 넘게 외국 공항에 발이 묶인 승객들에게 항공사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 임정윤 판사는 김모씨 등 77명이 제주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063405)에서 "성인 1인당 70만원, 미성년자 1인당 40만원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월 21일 새벽 3시 5분 제주항공을 통해 필리핀 클락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8시에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항공기 연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륙하지 못했다. 정비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승객들은 예정시각보다 19시간 25분 뒤인 오후 11시께 대체 항공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왔다. 이후 김씨 등은 위자료 180만원과 하루치 일실수입 190만원 등 총 1억54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임 판사는 "몬트리올 협약 제19조는 '운송인이 항공운송 중 지연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가입국"이라며 "따라서 제주항공은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승객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후 부품 교체 경과 등을 고려했을 때, 제주항공이 정비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공사는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엔진에 연료가 공급되지 않은 원인이 기록상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해당 사고가 제주항공에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정비의무를 다했어도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임 판사는 김씨 등 승객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은 인정했지만, 일실수입 피해에 대해선 "늦게 귀국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일실수입을 벌지 못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공기결항
결항
항공사
손해배상
조문경 기자
2020-06-18
형사일반
[판결] '제자 추행 혐의' 학원 여강사, 무죄 확정… “피해자 진술 신빙성 낮다”
13세 미만인 미성년 남학생 제자들을 성추행하거나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보습학원 여성 강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232). 초·중학생 보습학원 강사인 이씨는 2016~2017년 제자였던 A군(당시 11세)과 B군(당시 13세)을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학원과 자동차 안에서 A군에게 입을 맞추고 2회에 걸쳐 성관계를 맺는 등 강간한 혐의를 받았다. 또 B군에게는 4회에 걸쳐 입을 맞춘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이씨가 대체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진술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신빙성이 매우 높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신상정보 등록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객관적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2심은 "A군은 2016년 9월 학교가 가기 싫어서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결석한 당일 이씨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학교 출결 현황에는 피해자가 9월에 결석한 날은 다리골절을 사유로 한 번이 유일하다"며 "피해자는 또 이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녀왔는데, 9월 중 학교가 가기 싫어 그냥 결석한 날에 성관계를 당했다는 A군의 진술은 객관적인 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증인으로 나와 당시 기억을 살리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거의 모든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며 "이는 시간경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억손실로 치부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진실로 신고를 한 것이 맞는지 의심을 품게 한다"고 설명했다. 2심은 또 B군을 추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B군이 이씨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호감을 표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사실과 주변인 진술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행 당시 폭행·협박이나 위력을 행사했는지 미심쩍게 하는 사정들이 존재한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되고, 그 외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미성년자강제추행
성추행
강간
손현수 기자
2020-06-11
형사일반
[판결] 초등생 성추행 혐의 교감, '무죄' 확정… "피해자 진술 신빙성 떨어져"
제자인 10세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교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성인지감수성을 토대로 피해자의 사정을 감안해도 피해자 측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모 초등학교 교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8927). A씨는 2015년 10부터 12월까지 같은 학교 제자 B(당시 10세)양과 학교 폭력과 관련한 상담을 하던 중 팔을 쓰다듬고 등을 문지르는 등 수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검찰은 B양이 쓴 '징그럽고 이상한 짓만 하는 교감 선생님이 싫다', '손과 팔을 만지고 안기까지 한다'는 내용의 메모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A씨는 "B양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격려하는 의미로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린 사실은 있으나 추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B양의 진술, 메모장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의 신빙성이 낮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1년 2개월이 지난 후에야 고소가 이뤄진 점 △B양의 어머니가 B양의 진술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 △A씨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피해 횟수나 내용이 과장됐을 수 있다는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의 분석 등이 고려됐다. 2심도 "상담 과정에서 피해자를 위로·격려하기 위해 손을 잡거나 어깨를 토닥이는 등의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장은 무죄를 선고하며 A씨에게 "유익한 경험으로 생각하라"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을 토대로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사정을 감안해도 피해자의 진술에는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존재한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 피고인의 추행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성추행
성인지감수성
손현수 기자
2020-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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