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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편성 규제·간섭 금지… 방송법 합헌"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방송편성에 관해 어떠한 규제와 간섭도 하지 못하도록 한 현행 방송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1일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던 이정현 전 의원이 방송법 제4조 2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439)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정부 대처와 구조작업상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를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고 말해 방송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 전 의원은 2019년 7월 관련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항소심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같은 해 11월 헌법소원을 냈다. 이후 이 전 의원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헌재는 "이 조항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방송사 외부에 있는 자가 방송편성에 관계된 자에게 방송편성에 관해 특정한 요구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방송편성에 관한 자유롭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일체를 금지한다는 의미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원활한 작동을 위한 기초"라며 "국가권력, 정당, 노동조합, 광고주 등 사회 여러 세력이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의하지 않고 방송편성에 개입해 자신들의 주장과 경향성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여론화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국민 의사가 왜곡되고 사회의 불신과 갈등이 증폭돼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었던 이 전 의원이 보도자료 배포 대신 방송종사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방송에 간섭한 것은 잘못된 관행으로서 방송편성 간섭 행위를 엄격히 금지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면서 "해당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이라는 공익에 비해 이 전 의원의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1963년 방송법 제정 이래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 최초의 사례이며, 헌재도 처음으로 이 조항의 위헌 여부에 관해 판단을 내렸다"며 "헌재는 권력과 방송이 유착되어온 우리 방송법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인 이 전 의원이 2014년 세월호 참사 사건에 대한 KBS 뉴스 보도에 관해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해 개입한 것은 방송편성의 자유에 대한 간섭 행위로서, 이러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간섭은 엄격히 금지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의자유
방송편성
이정현
방송법
박수연 기자
2021-08-31
형사일반
[판결] '계엄포고령 위반'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재심서 "무죄"
유신정권 때 긴급조치 해제와 언론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해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 확정됐던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조용래 부장판사)는 27일 포고령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이 확정됐던 이 이사장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0재고합11). 이 이사장은 1979년 11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저택 응접실에서 해직교수협의회와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등 5개 단체 명의로 '나라의 민주화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국내외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후 이 이사장은 긴급조치 해제와 언론자유 보장을 요구해 계엄포고령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1980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포고의 내용인 유언비어 유포 금지는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도 위반한다"며 "헌법에서도 국민 인권을 위해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했기 때문에 이 사건에 적용된 계엄포고는 당시 헌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돼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 이사장은 선고 전 최후진술에서 "박 전 대통령 사망 이후에도 집권 세력이 유신체제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이렇게라도 의사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대구교도소 수감 당시 겪었던 삼청교육(순화교육)을 언급하며 "인간에게 할 범위를 넘어서는 일들이 자행됐다"며 "재판부의 판결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부당한 계엄령이나 헌법 유린 사태에 대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 이사장은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했다가 이듬해 해직됐다. 이후 제14∼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검찰도 이날 선고 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포고령
무죄
이부영
계엄포고령위반
유신정권
이용경 기자
2021-08-27
형사일반
[판결] '신입사원 채용비리 혐의' LG전자 임직원들, 1심서 '전원 유죄'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을 진행하면서 회사 임원 자녀 등 일부 지원자를 부당 합격시켜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LG전자 임직원들에게 1심에서 전원 유죄 판결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26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모 전 LG전자 전무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1고단2632). 함께 기소된 LG전자 채용 및 인사담당 관계자 7명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원에서 1000만원이 선고됐다. LG전자 본사와 한국영업본부 채용·인사담당자들인 박 전무 등은 2014년 상반기와 2015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면서 이 회사 임원 아들 등을 부정 합격시켜 회사의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됐다. 이들은 이른바 '관리대상자'에 해당하는 응시자 2명이 각각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에 불합격하자 결과를 합격으로 바꾸고 최종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무 등을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한 뒤 심리해왔다. 임 부장판사는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므로, (부정 합격한) 이들이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실력을 갖춘 응시자라 하더라도, 면접위원들의 면접 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이 방해된 이상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며 "LG전자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서 채용과정에서 상당한 재량권을 갖는 점은 당연하지만, 그 채용 재량이 법률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공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도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죄형법정주의의 이념이 지배하는 형사법적 영역에서도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채용절차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허무는 범행으로 사회에 큰 허탈감과 분노를 자아냈고, LG전자의 비전과 가치, 기업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범행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 또는 기업의 구조적 부조리에 기인한 측면이 일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 "수사 범위와 비교할 때 기소돼 범죄가 인정되는 사례는 2건에 그쳤고, 초범 및 반성하는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업무방해
채용비리
LG전자
이용경 기자
2021-08-26
형사일반
[판결] 코로나19 확진자, 역학조사 과정서 거짓 진술 했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했다고 하더라도 조사를 진행한 공무원이 역학조사반원이 아니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적법한 역학조사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는 최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단5043).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다가 이틀 뒤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이후 광주 남구청 보건행정과 직원 등이 전화로 실시한 역학조사과정에서 해당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숨기고 가족들과 함께 집회 당일 다른 곳을 방문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검찰은 A씨를 감염병예방관리법 제18조 3항이 금지하고 있는 거짓진술 및 사실을 누락하고 은폐한 혐의로 기소했다. 김 판사는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역학조사에 관한 감염병예방법 및 시행령 규정을 종합하면, 역학조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침익적 행정행위의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그 거부·방해행위 등에 대해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성격도 가지는 바, 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역학조사가 적법한 것이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설문조사는 질병관리본부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한 역학조사반원이 설문조사 대상자를 직접 면접해 실시하거나, 부득이한 경우에 전화나 우편, 전자우편 등을 이용해 실시해야 하는데, 전화로 질문한 광주 남구청 보건행정과 소속공무원이 감염병예방법 및 그 시행령에 규정된 역학조사반원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달리 광주광역시장 또는 광주 남구청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한 역학조사반원이 A씨에 대해 이와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남구청 보건행정과에서 A씨에 대해 실시한 조사는 적법한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A씨가 그 조사 과정에서 거짓으로 진술하고 사실을 누락·은폐했다고 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 제18조 3항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무원
역학조사
거짓진술
코로나
정준휘 기자
2021-08-19
형사일반
[판결] '민주화운동 계엄법 위반' 고(故) 박세경 변호사, 재심서 "무죄"
민주화 운동을 하다 비상계엄 하에서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고(故) 박세경 변호사에게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래 약 36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 부장판사)는 1일 계엄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던 박 변호사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1재고합5). 박 변호사는 1979년 10·26사태에 따른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이듬해인 1980년 5월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에서 회합을 한 뒤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계엄사령관이 발령한 계엄포고 제1호에는 '일체의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시위 등 단체 활동은 금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수경사계엄보통군법회의는 1980년 11월 박 변호사에 대한 계엄법 위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다음 계엄법 제13조와 제15조, 계엄포고 제1항을 적용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박 변호사는 상소를 거듭했지만, 대법원은 1985년 5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후 검찰은 올해 3월 "당시 계엄포고는 위헌·위법해 무효"라며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고, 법원은 재심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국가긴급권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최소의 한도로 행사돼야 하고, 국가긴급권을 규정한 헌법상의 발동 요건과 한계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 사건 계엄포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 사건으로 피살되는 비상사태로 인해 사회에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국내외 정치사회 상황에 비춰 계엄법 제13조에서 정한 '군사상 필요할 때'로 보기 어려워 유신헌법 제54조 1항과 계엄법 제13조에서 정한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그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고, 집회의 자유·학문의 자유·대학의 자율성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계엄포고가 해제 또는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미 유신헌법과 계엄법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계엄포고는 위헌·위법한 것으로 무효"라며 "이를 위반했음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5조에서 규정하는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징역형
민주화
박세경
계엄법
이용경 기자
2021-07-02
형사일반
[판결] '조국 5촌 조카' 조범동씨, 사모펀드 의혹 징역 4년 확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 핵심 인물인 5촌 조카 조범동(37)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2230).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법위반죄의 성립,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 죄형법정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조씨에게 적용된 구체적 혐의는 총 21개에 달했다. 조씨는 조 전 장관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코링크PE의 투자처인 2차 전지업체 WFM을 무자본 인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씨는 코링크PE가 투자한 가로등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의 최모 대표와 함께 회삿돈 72억원을 빼돌려 유용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와 검찰 조사를 앞두고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또 코링크PE 등의 자금 횡령과 금융위원회 허위 보고 혐의, 사모펀드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서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공범으로 적시되기도 했다. 1심은 코링크PE와 WFM의 최종 의사 결정을 한 실소유주가 조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일부 횡령액을 제외한 조씨의 나머지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다만 조 전 장관 일가가 출자한 '블루펀드' 출자액을 금융위원회에 허위 보고한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을 뒤집고 일부 유죄로 봤다. 형량은 1심과 같았다. 대법원도 검사와 조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사모펀드
조범동
자본시장법
조국
박미영 기자
2021-06-30
헌법사건
13세 미만 아동 강제추행범 '공소시효 정지' 부칙 소급적용은 합헌
13세 미만 아동 대상 강제추행범의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부칙을 성폭력처벌법 시행 전에 발생해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도 적용토록 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 제3조 중 제21조 1항 및 3항 1호 가운데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45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05년 당시 12세인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하고 간음한 혐의로 2017년 11월 기소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A씨가 저지른 범죄의 공소시효는 각각 7년이었다. 그런데 2010년 4월 제정·시행된 성폭력처벌법 제20조 1항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인 미성년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또 이 조항은 같은 법 부칙 제3조에 따라 이 법 시행 전 행해진 성폭력범죄로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되도록 했다. 개정 성폭력처벌법에도 이 내용은 제21조 1항으로 이동해 그대로 유지됐고, 제21조 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강제추행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개정 법은 또 같은 법 부칙 제3조에서 해당 법률 시행 전 행해진 성폭력범죄 중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제21조의 개정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특수성 등 고려한 조항 개정 규정에 따라 1심 법원은 2018년 4월 A씨에게 징역 12년을, 2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항소심 재판 중 "성폭력처벌법 부칙 제3조는 범죄행위의 성립 후 당해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의 기산점을 불특정 기간 동안 소급해 연장하는 것으로 이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우리 헌법이 규정한 형벌불소급의 원칙은 '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소추가능성에만 연관될 뿐이고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소시효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그 효력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행위의 가벌성은 행위에 대한 소추가능성의 전제조건이지만 소추가능성은 가벌성의 조건이 아니므로 공소시효 정지 규정을 과거에 이미 행한 범죄에 대해 적용하도록 하는 법률이라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헌법 제12조 1항 및 제13조 1항에 규정한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언제나 위배되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소시효 규정은 형벌불소급 원칙 대상 아니다 이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는 미성년자의 인식·표현 능력의 제한으로 피해사실에 대한 인지 및 발견이 어렵고, 피해사실을 인지한 때에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따라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적인 특성이 있을 수 있으며,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비난 가능성, 수사·공판과정에서 겪게 될 2차 피해를 염려해 피해사실을 공론화하기 어려운 점 등 특수성이 있다"면서 "심판대상조항은 이 같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실체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형사소송법의 공소시효에 관한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새롭게 규정된 조항을 적용하도록 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제한되는 성폭력 가해자의 신뢰이익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해 훼손된 불법적인 상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실체적 정의라는 공익에 우선해 특별히 헌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강제추행
형법
공소시효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아동추행
박미영
2021-06-30
헌법사건
'보안관찰 대상자, 거주지 변동 때마다 신고' 보안관찰법 헌법불합치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거주지가 바뀔 때마다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가 "보안관찰법 제6조 2항과 제27조 2항 중 제6조 2항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바479) 사건에서 재판관 4(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6월 30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A씨는 2013년 7월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 받고 복역 후 2016년 7월 출소했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지정된 A씨는 출소 후 출소 사실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또 2016년 9월 주거지를 옮겼음에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보안관찰법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등의 혐의로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그 형기가 3년 이상인 사람을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정하고, 같은 법 제6조 2항 등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출소 후 주거지 등에 변동이 있을 때 7일 이내에 변동 사항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보안관철처분 대상자에게 출소 후 기존에 신고한 거주예정지 등 정보에 변동이 생기기만 하면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의무기간의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무기한의 신고의무를 부담해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해 그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대상자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의무를 부과함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러한 의무가 즉시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해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아직 재범의 위험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대상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돼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과 유사한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동일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면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없다는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되고,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것"이라며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간첩, 내란·이적 등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보안관찰 해당 범죄는 민주주의체제의 수호와 사회질서의 유지, 국민의 생존 및 자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이므로 재범 억제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대상자가 부담하는 신고의무는 기존에 신고한 적이 있는 내용에 대한 변동사항에 국한되므로, 과도한 부담이 아니다"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출소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 제6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신고의무 내용에 비춰볼 때 대상자의 불편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민에게 과중한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거나 7일의 신고기간이 지나치게 짧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안관찰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정해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국가보안법
신고
교도소
거주지
보안관찰법
박미영 기자
2021-06-24
형사일반
[판결] ‘상습절도’도 가중처벌 대상 절도 전과에 포함
상습절도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이 가중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절도 전과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349). A씨는 지난해 3월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잠 자고 있던 사람의 핸드폰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2015년 상습절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6년과 2019년 또다시 절도죄 등으로 징역형을 받은 점을 고려해 "A씨는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의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은 A씨의 상습절도가 특정범죄가중법상 가중처벌 대상인 절도 전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했다. 죄형법정주의 취지에 비춰 형벌 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기 때문에 처벌규정의 문언상 의미를 넘는 지나친 확장해석은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이 '형법 제329조부터 331조까지, 제333조부터 336조까지 및 제340조·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 처벌하는 경우'를 가중처벌 대상으로 삼으면서, 상습절도범 처벌 규정인 형법 제332조는 제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상습절도는 이 조항의 체계와 법률 문언의 통상적 의미, 개정 경위 등을 고려할 때, 그 범행주체로 정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에서의 '징역형'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의 문언상 포함되지 않는 형법 제332조의 상습절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습절도가 절도 전과에 포함되지 않으면 추후 절도 행위 때 단순 절도죄로 처벌에 불균형 또 "이 처벌규정은 형법상 누범 단순절도죄에 비해 그 법정형이 징역형뿐이고 그것도 하한을 2년으로 정해 처벌 강도가 높은 가중처벌조항"이라며 "이는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커 이에 대한 해석은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상습절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32조는 '상습으로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2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등 상습절도의 구성요건에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습절도의 전과를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에서 정한 '징역형'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단순 절도죄 전력이 세 번인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이 사건 조항으로 가중처벌 받는 반면, 세 번의 절도 전력 중 상습절도의 전력이 있는 자가 절도를 저지른 경우에는 단순 절도죄로 처벌받는데 그치는 등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A씨의 상습절도 전과 범죄사실 중 상습절도 부분은 A씨가 상습으로 두 차례 피해자들의 재물을 절취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적용법조는 형법 제332조, 제329조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A씨의 상습절도 전과는 형법 제329조의 죄로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상습절도 전과를 '징역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처벌규정에서 정한 '징역형'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특정범죄가중법
절도
상습절도죄
박미영 기자
2021-06-21
헌법사건
소지·소유한 '마약 가액' 따라 가중처벌… 특정범죄가중법 "합헌"
마약사범이 소지·소유한 마약의 가액에 따라 가중처벌토록 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특정범죄가중법 제11조 2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83)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특정범죄가중법 제11조 2항은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의 경우 소지·소유·재배·사용·수출입·제조 등을 한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의 가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1호) △5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2호)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4월 약 1950회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인 58.5g의 필로폰을 보관해 약 1462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4년 등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특정범죄가중법 제11조 2항 2호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19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특정범죄가중법이 소지한 향정신성의약품의 가액에 따라 가중처벌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가액'의 의미에 관해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가액'의 의미에 비춰 '시장에서의 통상 거래가액'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류는 거래금지 품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액을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암거래 시장 등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이상 이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의 가액 인정에 관한 사실인정의 문제가 있을 뿐, 법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약
가중처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박미영 기자
2021-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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