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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대검 출입제한 구역 무단 침입 '조현병' 남성 집행유예
대검찰청 내 일반인 출입제한 장소에 무단으로 침입한 뒤 공용물건을 부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 남성이 조현병을 앓고 있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선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건조물침입과 공용물건손상,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20고단1795 등).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1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 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에 도착해 청원경찰에게 "민원을 접수하러 왔다"고 밝히며 정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A씨는 갑자기 청원경찰이 안내한 민원인 주차장이 아닌 대검 과학수사센터로 이동했고, 청소를 위해 일시 개방돼 있던 법화학실 출입문을 통해 마약지문감정센터 내부까지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센터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 등 공용물건을 바닥에 던져 부순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 한 도로에서 서행 운전을 하던 B씨에게 화가 나, B씨의 차를 추월해 그 앞을 가로막는 등 B씨를 특수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또 작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용인에 있는 여러 카페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욕설과 난동을 부려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박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 중요시설에 침입해 시설 내 공용물건을 손상하는 등 공무를 방해했고, 자동차를 이용해 B씨를 협박하는 등 각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A씨는 20대 초반 원하는 대학 진학에 여러 차례 실패한 후 2007년부터 병원에 입원해 조증 진단을 받아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며 "또 조현병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향후 계속적인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업무방해 피해자들이 A씨의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건조물침입
공용물건손상
특수협박
이용경 기자
2020-10-14
형사일반
[판결] "판사에게 돈 줘 집행유예 해주겠다"… 변호사, '징역 1년' 실형
판사에게 돈을 줘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며 의뢰인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미경 부장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과 추징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합22). A씨는 2018년 폭력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적이 있는 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 B씨에게 "사건 담당 판사에게 돈을 전달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판결을 받게 해주겠다"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돈을 받으며 "위 아래로 얘기를 했고 중간에 후배 판사님하고 다 결단 맞춰서 내려온거다. 확답을 주신거다. 고수들은 밖에 나가서 (돈을 받은 것을)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변호사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채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B씨의 궁박한 사정을 이용했다"며 "A씨는 판사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사법절차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하시킴으로써 국민의 법률생활상 이익을 해할 뿐만 아니라 사법제도의 공정하고 원활한 운영을 방해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단순히 '선처를 구하기 위해 판사에게 선물이나 금품을 줘야 한다'는 정도의 말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나서 사건 담당 판사로부터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확답을 이미 받았다고 했으며, B씨가 의심스러워하자 판사들이 밖에 나가서는 그런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마치 판사들이 금품 수수를 대가로 구체적인 형벌을 두고 거래를 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경력 등 사회활동 이력에 비춰볼 때 사법분야에 있어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 그 책임이 더욱 무겁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뇌물
판사
남가언 기자
2020-09-01
형사일반
[판결] 친딸 성폭행한 아버지… '처벌불원서' 인정 못해
친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아버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피해자인 딸이 재판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가족들의 회유에 따른 처벌불원서는 진심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6965). A씨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당시 19세이던 친딸을 수차례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친딸에게 자살하겠다며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친딸의 사생활을 훔쳐보기 위해 몰래 카메라를 불법 설치·촬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피해자인 친딸은 2019년 10월 1심 재판과정에서 아버지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재판에서는 '처벌불원서'를 양형 감경요인으로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딸이 선처를 바라는 주된 이유는 A씨가 구속된 이후 모친 및 동생들이 겪게 된 생활고 때문"이라며 "이를 특별양형요소로 고려하는 것은 A씨가 가정 내에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 지배적인 지위 등을 이용한 또 다른 범행을 옹호하는 결과가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행"이라며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인간의 존엄 및 가족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여타 성폭력 사건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추가로 명령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처벌불원'이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피해자가 처벌불원의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1심 법원에서 증언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가 불과 두 달 만에 선처를 탄원하는 서면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부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피해자 어머니의 증언 태도 등에 비춰볼 때 이같은 피해자의 태도 변화는 아버지인 피고인이 처벌 받고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인한 고립감, 부담감, 죄책감의 발로로 보여진다"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강간
친딸
성폭행
친족강간
손현수 기자
2020-08-24
헌법사건
가해자 처벌 불원 밝혔다면 이후 번복해도 효력 없다
폭행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이를 번복해도 효력이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폭행 등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데,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한 번 표명하면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9헌마1120)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는 2019년 2월 전남 나주시의 한 식당 앞에서 B씨의 폭행에 대항해 낭심 부위를 걷어차는 등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도 A씨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A씨로부터 폭행 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런데 이후 B씨는 말을 바꿔 "A씨가 내 혐의와 관련해 거짓말을 해 용서할 수 없다"며 A씨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A씨의 행위가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범죄의 경중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헌법소원을 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라면,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이후에는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수사기관에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했다"며 "B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힐 당시 A씨가 향후 유리한 진술을 해줄 것을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처벌을 불원하게 된 동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다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더라도 이미 이뤄진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
처벌불원
번복
처벌
폭행
손현수 기자
2020-07-27
형사일반
[판결] '어떤 길로 가느냐' 택시기사 물음에 욕설·폭행… 만취 40대, 징역형
술에 취해 택시 기사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객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창형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20고합301). A씨는 지난 3월 서울 관악구 한 거리에서 택시에 탄 뒤 택시기사 B(61)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어떤 길로 가느냐'는 B씨의 물음에 "네 마음대로 가지 그런 것까지 물어보느냐"며 욕설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B씨가 이에 항의를 하자 운전 중이던 B씨의 옷깃을 잡아채고, 택시가 갓길에 정차한 뒤 먼저내려 B씨가 하차하지 못하도록 운전석 문을 강하게 닫아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운전자 개인의 신체에 대한 위법한 침해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와 다른 차량 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자칫 대규모 인명피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가 합의해 선처를 바라고 있는데다, 피고인이 어려서부터 홀로 사회에 나와 가족의 도움을 얻지 못하고 자립해 생활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술에 취하면 폭력을 행사하는 습벽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운전자폭행
만취
택시
폭행
욕설
조문경 기자
2020-07-03
형사일반
[판결] '증거은닉 혐의' 조국 부부 PB, 1심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자산을 관리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모(38)씨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최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130). 김씨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자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정 교수 자택의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정 교수가 동양대 교수실에 놓고 쓰던 컴퓨터 1대를 숨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본인은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가담만 했다며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소극적으로 가담한 정황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모두 발견된다"며 "증거은닉으로 국가 사법권을 방해한 점은 사회 비난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개시한 사정을 알게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본체를 은닉한 범행으로 국가 형사처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김씨가 방해했다"며 "은닉한 컴퓨터의 본체와 하드디스크에서 정 교수의 형사사건 관련 주요증거가 발견된 점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닉한 증거를 모두 제출했고 내용을 삭제한 정황까지 발견되지 않은 점과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조국
정경심
증거은닉
조문경 기자
2020-06-26
형사일반
[판결] '전자법정 입찰비리' 법원행정처 前 공무원들, 중형 확정
법원행정처가 추진한 전자법정 구축 사업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수백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전직 법원행정처 공무원들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과장 A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7억2000만원, 추징금 3억5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9072).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법원행정처 사이버안전과장 B씨는 징역 8년과 벌금 5억2000만원, 추징금 1억8000여만원이, 전 법원행정처 행정관 C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억2000만원이 확정됐다. 또 A씨 등에게 뇌물을 주고 법원 발주사업을 따낸 행정처 공무원 출신 전산장비 납품업체 관계자 C씨는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다만 이들과 함께 입찰비리에 가담했으나 언론 등에 제보한 납품업체 직원 D씨는 징역 1년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D씨는 1심에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내부고발자로서 공익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선처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법원행정처는 정보화 사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전산정보관리국 소속 과장 A씨 등에 대한 비위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에 대한 중징계 의결 요구와 함께 직위해제 조치를 내리는 한편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 수사 결과, A씨 등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국 소속 공무원들은 과거 법원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C씨 등과 결탁해 각종 대법원 사법정보화 사업 입찰 관련 법원 내부정보를 유출하거나 전정국이 작성하는 입찰 기술제안요청서에 특정 업체 제품 구성 및 사양을 기재하는 방법으로 특정 업체로 하여금 유리한 조건에서 입찰에 참여하게 했다. C씨는 이를 통해 총 400억원대의 사업을 따냈다. A씨 등은 그 대가로 입찰 관련자들로부터 6억9000만원에 이르는 뇌물을 받은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와 B씨에게 징역 10년, C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감형해 A씨와 B씨에게 징역 8년, C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일감몰아주기
박미영 기자
2020-04-29
헌법사건
동거 前 구입품 본인이 파손… ‘재물손괴죄’로 볼 수 없다
사실혼 배우자와 다투다 동거 전 구매했던 자신의 물건을 부순 것은 재물손괴죄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실혼 기간이 짧았던 점을 고려할 때 손괴한 물건을 공동소유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헌재는 최근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9헌마1254)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는 2019년 6월 사실혼 배우자 B씨와 다투다 이불과 수건, 슬리퍼 등을 가위로 자르고 밥통을 집어 던졌다. A씨가 손괴한 물건 중 이불 등은 그가 사실혼 전에 개인돈으로 구입하거나 증여 받은 것이었고, 다툼 중 흠집이 난 장판은 동거 후 A씨와 B씨가 함께 구입한 것이었다. 검찰은 A씨의 행위가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뒤 다만 사안이 경미하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이에 반발한 A씨는 헌법소원을 냈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결정 헌재는 "재물손괴죄의 객체인 재물은 타인 소유에 속해야 하고, 공동소유는 형법상 타인 소유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사실혼 전에 구입한 이불 등은 그가 단독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라며 "이후 B씨와 함께 사용했더라도 두 사람의 사실혼 기간이 약 10개월 정도로 짧았을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대한 특별한 논의가 없었고, 해당 물건에 대한 A씨의 단독소유가 피해자와의 공동소유로 변경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두 사람이 함께 구매한 장판에 대해서도 "재물손괴죄는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는 것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그 물건의 본래 목적에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며 "장판 표면에 흠집이 생긴 것에 불과하고, 교체나 수리를 요할 정도의 손상이 아니므로 장판이 손괴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타인과 함께 사용하던 재물을 부수거나 망가뜨렸다 하더라도 그 재물이 타인의 소유인지, 그 재물의 효용이 실질적으로 저해된 것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 재물손괴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재물손괴죄
사실혼
동거
공동소유
손현수 기자
2020-04-09
헌법사건
검사의 소송지휘 따르지 않은 교육감, 무조건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
행정소송에서 교육감이 검찰의 소송지휘를 따르지 않았다고 무조건 직무유기로 볼 수는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패소 가능성이 높은 사건에서 교육감이 합리적 판단을 해 업무를 수행했다면 직무유기가 아니라는 취지다. 헌재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교육감 A씨가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마1179)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제주도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이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부인 B씨는 2008년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제주도교육청은 B씨가 유죄 판결을 받았음을 이유로 해임 처분을 의결했고,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이 B씨의 손을 들어주자 제주지검은 교육감인 A씨에게 항소할 것을 지휘했다. 국가기관 등이 당사자인 행정소송은 법무부의 위임을 받아 검사가 지휘한다. A교육감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뿐만 아니라 B씨가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줬다. 이에 A교육감은 광주고검에 집행정지 인용 결정 즉시항고 포기 및 본안사건 상고 포기 의견을 제출했다. 하지만 광주고검장은 A교육감에게 상고 및 즉시항고 제기를 지휘했다. A교육감은 이에 따라 상고는 했지만 즉시항고는 포기했다. 이후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헌재, “검찰 기소유예 처분은 위헌” 전원일치 결정 그러나 검찰은 "A교육감이 광주고검장의 소송지휘를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를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한 다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A교육감은 "기소유예 처분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직무유기죄는 직장의 무단이탈이나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구체적 위험성이 있고 불법과 책임 비난의 정도가 높은 법익침해의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교육감은 광주고검장의 소송지휘에 따라 즉시항고를 하더라도 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B씨가 낸 행정소송 1,2심에서 교육청이 모두 패소했다는 점과 해임처분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부 형성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즉시항고를 제기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염려해 소송지휘에 따르지 않았다는 A교육감의 주장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교육감은 나름대로 소송지휘에 응해 본안사건에서는 상고를 제기했으나,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는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이는 A교육감이 (자신의 직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든 직무집행의 의사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소유예
직무유기
소송지휘
손현수 기자
2020-04-08
형사일반
[판결] 술 마시고 전동킥보드 몰면 "음주운전"… 처벌 사례 잇따라
술을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타다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처벌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직 스마트 모빌리티와 관련한 별도의 법규정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 각종 규제에 대해 자동차 및 오토바이 운전자와 동일한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뺑소니에 대한 처벌 등 도로교통법상 운전자에 대한 각종 규제 및 처벌도 원칙적으로는 일단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최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단8190). A씨는 지난해 10월 오전 1시께 서울 강남구 학동역 인근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12%의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앞서 음주운전 이력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으며 이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었다. 장 판사는 "자신 뿐 아니라 타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A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다시 술을 마시고 전동킥보드를 운행했고 음주 수치도 상당해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처를 받았던 것을 포함해 음주운전과 다수의 무면허 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은 A씨에게 불리한 정상이기에 징역형을 선택해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생각되지만, 다행히 사고 정도가 중하지 않고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는 '자동차 등'에 해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법인식이나 구체적 운용이 정착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A씨의 범행이 중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다시 한 번 벌금형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장 판사는 또 음주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몬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기소된 B씨에 대해서도 최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정2833). B씨는 지난해 10월 오후 9시 30분께 서울 청담동 강남구청역 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9%의 만취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몰다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장 판사는 "B씨의 음주 수치가 높고 사고로 이어진 점은 인정되지만 해당 사고는 상대 차량의 과실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B씨 또한 상해를 입었다"며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의 적용대상인 '자동차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법인식이나 구체적 운용이 정착하지 않은 측면이 있고 B씨가 아직 젊고 초범인 점, 경제 사정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무면허운전
도로교통법
음주운전
전동킥보드
박수연 기자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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